무협/SF

色魂 無影客! - 5부 5장

본문

철커덕!




설 무영의 용수갑에서 흙빛의 용상검이 튀어나왔다. 순간 검은 검광과 검강이 어두운 밤하늘을 치솟았다. 좌중이 술렁이었다. 용상검에서 쩌르릉! 하는 검명이 일고 천하에 없는 검기가 뻗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 비급이 무엇인가?"




남궁현군이 다급히 물었다. 그는 창궁무애검(蒼穹無涯劍)으로 신검지존이라는 명칭과 함께 검의 달인이 아니었던가? 또 다른 검법비급에 호기심이 생겼던 것이다. 또한 "쌍암의 변"은 신검성황(神劍聖皇)의 무공비급을 얻고자 하던 무림인이 저지른 변괴이기도 하였다.




"세 가지 무공으로 이루어진 천상혼원진록(天孀魂原眞錄)입니다."


"성주는 본 소림의 무공도 익힌 듯하던데, 그렇다면 성주는 얼마만큼의 무공을 달성하였소?"




궁금증에 못 이겨 천선대사가 물었다. 성산비무에서 설 무영의 건곤천무신공(乾坤天武神功)을 본 탓이었다.




"후배는 단지 행운으로 태을선인(太乙仙人)과 파천지존(破天之尊), 그리고 환영일신공(幻影一神公), 몇 분 고인의 무공을 섭렵하고 연공을 약간 이루었을 뿐입니다."


".......!"




좌중의 종사들은 한 결 같이 감탄과 경악을 감추지 못하였다. 젊은 나이에 깊이를 알 수 없는 내력의 엄청난 무공과 천병삼기 중 가히 으뜸이라 할 수 있는 용상검까지 소유하고 있지 않은가? 그 어느 것 한 가지도 무림인이 평생을 걸려도 달성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 뿐이랴, 젊은 나이에 여러 종파의 종사이고, 현기가 충만한 무형기도는 대종사로서의 면모일수 밖에 없었다. 밤은 깊어가 자시(子時)를 지나고 있었다. 따 닥! 소리를 내며 타올라 어둠을 밝히던 화배롱(火焙籠)도 차츰 줄어들고 있었다. 전각 사이를 오가던 세인들도 숙면에 들어 발걸음도 사라진지 오래였다.




문득 설 무영을 초청하였던 태청진인이 결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성주를 부른 것은 다름이 아니라, 낮에 있었던 수라군과의 혈전을 치루는 실제를 본바 있고 하여 의협심이 남다른 대협의 의견을 들어 본 후에 정무맹의 앞날을 정하자는 종사들의 의견이 있어서였소."


"그러네........"




천선대사가 태청진인의 말을 받아 이어서 좌중에게 동조를 구하는 말을 했다.




"그 결과 본좌는 설 대협을 맹주로 추대하고 싶은데, 다른 분들의 고견은 어떠하신지.......?"


"두 분의 말에 찬동하는 바이오!"




파천도군의 동의에 이어서 좌중의 종사 모두가 반론을 제기치 않았다. 그러나 설 무영이 겸손하게 거절의 뜻을 표현하였다.




"후배에게는 과분한 말씀들이십니다. 나이도 연소하여 아직 중원에 대한 견문도 적고, 정무맹의 회합 또한 이틀이나 남지 않았습니까?"




설 무영은 겸손한 거절의 반문을 하였다. 태청진인이 이에 대답하였다.




"이것은 명예나 지위를 부여하는 권위의 문제가 아니고, 천하무림을 구하는 중대사인 것이니 대협은 더 이상 거절치 마시오. 또한 나이가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요. 단지 견문이 부족함은 노부들이 원로로서 도울 것이고, 정무맹의 회합은 마도맹이 빠져 나간 상황에서 무의미해진 것이오."


"그렇다면 성산 비무에 대해서는 어떤 고견이 있으신지?"




천검성왕이 반론을 제기하고 나서자, 이에 남궁현군이 답변을 하였다.




"더 이상의 성산비무는 소모전에 불과한 것으로 생각하오. 수호군의 수장은 성산비무의 팔 잠룡 중 마도문파인 천마성의 천마비랑과 설 대협을 제외한 육인을 자질과 우위를 감안하여 정하면 될 것이오."


"......!"




구구절절이 이치에 합당한 태청진인과 남궁현군의 진언을 수용하고, 갑론을박 끝에 모두의 의견을 도출하여 결단을 내렸다. 그들은 정무맹 수호군의 구성에 있어서 우선 자리에 모인 십 개 종파에서 이백씩의 고수를 차출하여 사개 분대로 나누고 성산비무의 여섯 잠룡을 각각 수장으로 하기로 하였다.




수호단장(守護團長), 남궁세가(南宮世家) 소가주 남궁종(南宮宗).


수호부장(守護副長), 천검성(天劍城)의 소성주 능서문(凌瑞雯).


전위대령(前衛隊領), 소림사(少林寺)의 속가제자 범호진성(梵虎眞星).


좌룡대령(左龍隊領), 남황문(南荒門)의 황성옥(黃聖鈺).


우호대령(右虎隊領), 서천도성(西天刀城)의 도천패혼(刀天覇魂).


중화대령(中花隊領), 아미파(峨嵋派)의 아랑비화(娥浪飛花) 진이화(秦梨花).




그들이 천하 무림의 앞날과 정무맹의 대책 등 담론을 끝내고 헤어진 것은 인시(寅時)가 다 되어서였다. 어둠을 밝히던 화배롱의 불빛도 희미해진 어둠속에 천하 무림의 운명을 좌우할 정무맹은 태동되고 마도의 수라천과 함께 차츰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편 객잔에 머물고 있던 소류진은 설 무영을 기다리기 지루하여 객잔 밖으로 나왔다. 늦은 밤이어도 객잔에는 성산비무에 참여한 무인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은색가루 같은 달빛 아래 그녀의 미모는 더욱 뚜렷하게 들어나 보였다. 세인들이 그녀를 힐끔거리고 쳐다보며 지나다녔다.




소류진은 천천히 걸어서 객잔 옆에는 있는 작은 정자(亭子)로 갔다. 그녀는 정자 맞은편에서 걸어오고 있는 세 여인을 주시했다. 지나치는 세인들이 세 여인을 뱀을 보듯이 피하며 지나치기 때문이었다. 모두 삼십대로 보이는 여인들은 각기 청, 홍, 백의 능라의를 걸치고 있다. 여인들은 각기 검과 채찍, 그리고 부채를 들고 있었다. 희희낙락하며 걸어오는 여인들은 세인들의 시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모습으로 활보하여 소류진이 있는 정자로 다가왔다.




능라의를 걸친 삼십대의 세여인! 소류진이 모르고 있지만 그녀들은 미려궁(媚櫚宮)이라는 여인들만 존재하는 신성 집단의 당령(堂領)들이었다. 미려궁은 변황에서 전해오는 섭혼술과 마공을 수련하는 사악한 집단이었다. 미려궁의 여인들은 섭혼술로 남자들을 혼미하게 하여 춘정을 일으키게 하고 채음보양술(採蔭補陽術)로 남자들의 정기를 취하기에 세인들이 피하는 것이었다. 또한 남자들뿐만 아니라 같은 여인들을 악랄하게 괴롭히기로 유명하였다. 




악명 높은 그녀들의 이름은 각기 초연령(草蓮嶺), 화혼령(花魂嶺), 도운령(桃雲嶺)이며 모두 과부들이었다. 정자 안으로 들어온 그녀들은 난간에 기대서서 소류진을 훑어보며 희희낙락하였다. 소류진은 그녀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설 무영이 돌아올 곤륜각으로 들어가는 산문(山問) 입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초연령이 비소를 흘리며 소류진에게 한 발자국 다가섰다.




“혹시…! 모란장원의 소 낭자 아니니?”


“.......!”




소류진은 대뜸 반말을 하는 초연령의 태도에 어이가 없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무시하는 듯 대답이 없는 소유진의 태도에 초연령은 은근히 화가 치밀었다. 미간을 찌푸린 초연령이 소류진의 앞가슴을 툭 건드렸다.




“이봐! 내말이 말 같지 않아? 묻고 있잖아!”


“지금 당신과 말하고 싶지 않으니 관여치 말아요.”


“뭐 이런 게 다 있어! 우리가 누군지 알아?”


“당신이 누구인들 상관이 없다고 하지 않아요.”


“흥~! 도도하기 짝이 없군. 야~! 한 번 혼나 볼래!”




초연령은 완전히 안하무인격으로 시비조였다. 하지만 소류진은 그녀를 무시하고 외면을 했다.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한 초연령이 소류진의 앞가슴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소류진은 반사적으로 그녀의 손을 후려쳐 막았다. 순간 초연령과 시선이 마주친 화혼령과 도운령이 소류진의 주위를 둘러쌌다. 초연령의 입가에 비소가 흘렀다.




“제법인걸. 어디…!?”


“..........”




초연령이 양손을 휘두르며 소류진의 혈맥을 낚아채려고 하였다. 그러나 소류진은 방관하지 않고 초연령이 연달아 뻗는 팔을 막아냈다. 화가치민 초연령이 공력을 끓어 올려 소류진에게 달려들면서 완맥을 움켜쥐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결코 소류진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것이…!”


“어딜…!”




그녀들은 서로 장풍까지 휘두르며 서로를 제압하려고 했다. 지나쳐 가든 세인들이 하나 둘 모여 들면서 사태추이를 보았다. 소류진을 공격하던 초연령은 도리어 이마에 땀방울을 흘리며 이를 악물었다. 옆에 서 있던 화혼령까지 가세를 하여 소류진을 제압하려했다. 그때 소류진의 뒤에 있던 도운령의 눈빛이 반짝였다.




도운령은 두 명이 가세하여도 소류진을 당해내지 못함에 눈살을 찌푸렸다. 눈빛을 반짝인 그녀는 머리에 꽂은 비녀를 슬그머니 뽑아들었다. 그리고 바람같이 소류진의 뒤를 향해 비녀를 휘둘렀다. 비녀 속에서 은색 바늘 같은 암기들이 쏟아졌다.




“스 스슥~!”




도운령의 비녀 속에 날아간 암기들이 소류진의 뒷목을 향해 소리 없이 날아갔다. 앗 차! 초연령과 화혼령에게 신경을 쏟고 있던 소류진은 목덜미가 따끔해지는 것을 느꼈다. 




“음.......!”




소류진이 암기에 당한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암기들은 그녀의 기혈과 경헐에 꽂혔다. 소류진은 순간적으로 근맥이 막히고 팔을 꼼짝할 수가 없었다. 그녀들이 이처럼 간악한 수단을 쓰리라고 그녀는 생각도 못하고 방심했던 탓이었다. 이어서 초연령이 재빨리 다가와서 소류진의 기혈들을 짚었다.




“우리를 무시해!”


“도도하기 짝이 없는 것........”


“다시는 못 덤비게 해 주마.”




소류진은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초연령과 화혼령, 그리고 도운령은 능라의 자락을 걷어 올리고 소류진을 걷어차고 마구 짓밟았다. 땅바닥에 뒹구는 소류진은 그녀들의 핍박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들은 분을 삭이지 못해 씩씩거리며 소류진을 난타하였다. 세인들은 누구하나 말릴 생각도 하지 않았다. 결국 소류진이 혼절하고 나서야 그녀들은 손을 털고 정자를 나서기 시작했다.




세인들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쓰러져 있는 소류진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때 산문(山問)으로 향하는 소로에서 내려온 청년이 세인들 가까이 다가섰다. 정소루(庭沼樓)에서 정도정파의 정사들과 회합을 하고 오는 설 무영이었다.


그는 무심코 세인들 너머로 시선을 향했다가 쓰러져 있는 여인을 보고 기겁을 하였다. 그 여인은 다름 아닌 나긋한 세류요를 가누지 못하고 쓰러져 있는 소류진이 아닌가.




“진매~!”




설 무영은 세인들을 헤치고 들어가서 소류진을 일으켜 안았다. 누구에게인가 암습을 당하여 기혈을 찍힌 것이었다. 그는 다급하게 소류진이 찍힌 기혈을 풀어주며 외쳤다.




“진매~! 어찌된 거요?”




하지만 소류진은 아직 진기를 모으지 못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세인들 속에서 누군가 객잔 밑의 소로를 가르치며 말했다.




“미려궁의 삼령(三嶺)에게 당한 것이오.”


“.........!?”




설 무영이 세인이 가르치는 방향을 주시했다. 어두운 소로 멀리 능라의를 펄럭이며 사라지는 세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소로를 바라보는 설 무영의 눈빛은 분노로 이글거렸다. 그는 급히 소류진을 끌어안고 객잔으로 들어갔다.




객실로 들어가 혼절한 소류진을 침대위에 눕힌 설 무영은 부리나케 객잔을 뛰어 나왔다. 삼령들이 사라진 소로를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에는 불꽃이 일어났다. 그는 경공을 펼쳐 소로를 달려갔다. 소로 끝에 이어지는 또 다른 길에 능라의를 펄럭이며 가고 있는 그녀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오래지 않아 유유 작작 걸어가는 삼령을 만날 수 있었다.




설 무영은 대뜸 삼령 앞을 가로 막고 서서 그녀들을 노려보았다. 그는 미려궁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다. 남해에서 자신을 도살하려던 미려궁(媚櫚宮)의 호법 여옥란(呂鈺蘭)을 도리어 혼심화강으로 교접하고 살해한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그를 보고 그녀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도운령이 한발 앞으로 나서며 그에게 손가락질을 하였다.




“뭐야…! 너는........”


“소저들이 미려궁의 삼령이오?”




안하무인격으로 대뜸 반말을 하는 그녀의 말에 설 무영은 더욱 화가 치밀었다. 그러나 자초지종을 듣기위해 그는 치미는 분노를 참고 물었다. 설 무영의 물음에 그녀들은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비소를 흘렸다. 그런데 그녀들 중에 화혼령이 눈동자를 크게 뜨고 놀라는 눈빛을 했다.




“아니, 도화성의 성주........!?”


“그럼 흑설매.......!?”


“흑풍야차......!”




그녀들은 각기 입을 벌리고 다물지 못했다. 성산비무에서 설 무영의 극상무공을 익히 보았기 때문이었다. 더욱이나 그녀들은 자신의 호법 여옥란이 그에게 살해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 있었기에 분노하고 있었다. 그녀들은 이내 정색을 하고 허리를 꼬면서 묘한 눈빛을 했다. 그를 유혹하는 눈빛이었다.




“이제 보니 대협이셨군요.”


“우리와 함께 매화주라도 한잔 하시렵니까?”


“대협과 즐거운 시간을 갖고 싶은데요.”




각기 한마디씩 흘린 그녀들 중 초연령은 능라의 앞섶을 젖혀 젖가슴을 들어 내보이며 유혹하는 몸짓을 하며 한발 앞으로 나섰다. 화혼령은 홍색 능라의 자락을 걷어 올려 허벅지를 들어내며 유혹하는 눈빛을 하였다. 그에 질세라 도운령은 설 무영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혀를 내밀어 보였다. 그러나 설 무영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냉엄하게 물었다.




“진매를 핍박하였는지 묻고 싶소?”




“진매라면…!? 아! 모란장원 진 낭자!”


“도도하기에 우리가 버릇 좀 고쳐줬지요.”


“진 낭자와 어떤 관계이지 모르지만, 그깟 일로! 진매보다는 우리와 함께. 호호호.......”




각기 한마디씩 흘린 그녀들이 설 무영의 주위를 맴돌며 눈빛을 반짝였다. 그는 심호흡을 하면서 내심 강기를 끌어 올렸다.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그녀들의 눈빛은 섭혼술이었다. 돌아가면서 그의 혼을 빨아드리는 그녀들의 눈빛은 요사스러웠다. 그는 단순하게 그녀들을 상대하다가는 낭패 당할 것 같았다.




남자들의 혼을 흐트러트리고 정기를 취하는 미려궁(媚櫚宮)의 여인들! 여인의 정조를 헌신짝처럼 여기며 사술로 무림의 정도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악명이 높은 요녀들! 그녀들의 눈동자에서는 설 무영의 혼을 흔들어 노려는 듯이 요괴스러운 안광이 발산하였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음…! 네년들이 사술을…! 그렇다면 네년들이 고개도 들고 다니지 못하도록 해주마!) 




설 무영은 운기를 끌어 올리며 초연령의 눈동자를 뚫어지게 마주 보았다. 그의 눈빛과 마주친 그녀는 흠칫 놀랬다. 강렬하게 쏟아져 나오는 그의 눈빛에 그녀는 현기증을 느꼈다. 그의 혼을 빼앗으려던 그녀는 도리어 몽롱해지고 있었다. 그녀의 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설 무영은 입속으로 환영일신공(幻影一神公) 야준(冶俊)의 혼심화강(昏心花康) 초식을 읊조렸다.




(심연래(心淵來). 심연여(深淵如). 심연래(心淵來). 심연미(深淵眉) 희래몽환미(嬉來夢幻眉). 도래환심몽(渡來歡心夢).......)




순간 초연령이 몽롱한 눈빛으로 허리를 휘청거리더니 설 무영에게 매달리며 흐느적거렸다. 오히려 뜨거운 욕화로 달아오르는 그녀의 얼굴이 달덩이처럼 달아올라 있었다. 이글거리는 설 무영의 눈빛이 화혼령에게 향했다. 그녀는 갑자기 자신의 눈동자 속으로 들어오는 그의 눈빛에 기겁을 하였다.




“아! 안 돼.........”




하지만 화혼령마저도 쓸어질듯 휘청거리며 설 무영의 어깨를 붙들고 매달렸다. 그에게 섭혼술을 시연하던 도운령은 흠칫 놀랬다. 그녀들의 섭혼술에 당하지 않는 남자는 없었다. 그런데 초연령과 화혼령의 변하는 태도에 그녀는 기겁을 하였다.




(아! 안 돼! 우리 섭혼술이 도리어.........“




강기를 잔득 끌어 올린 화혼령은 더욱 강렬한 안광으로 설 무영의 눈동자를 꿰뚫어 보았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에 부딪친 설 무영의 눈동자에서 붉은 안광이 쏘아져 나갔다. 그의 강기에 눌린 그녀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녀는 안간힘을 쓰며 읊조렸다.




(아…! 안 돼.........)




“끙…!”




하지만 도운령은 목구멍 속 깊이 신음을 흘리며 어깨를 늘어트리며 시선을 떨어트렸다. 그러나 이미 그녀의 머릿속에는 설 무영의 모습이 환각으로 떠올려졌다. 설 무영의 양 어깨에는 초연령과 화혼령이 매달려 허리를 비비 꼬고 있다. 도운령도 결국 흐릿한 눈빛으로 설 무영의 가슴에 머리를 묻으며 읊조렸다.




“대, 대협…! 하 읍! 부디 소첩을 거두어........”


“아니 소첩부터.........”


“하 으! 저, 저를 안아 주시와요........”




욕화에 달아오른 도운령에 이어 초연령, 화혼령이 이구동성으로 습기어린 목소리를 흘렸다. 코웃음을 친 설 무영은 오른 팔에 초연령을 왼팔에 화혼령을 끌어안았다. 도운령이 왼팔에 매달린 화혼령을 밀어내고 안겼다. 그리고 그녀는 능라의 앞섶을 벌리고 그의 손을 잡아 당겨 젖가슴을 더듬게 했다.




설 무영은 서로 가슴에 안기려는 그녀들을 데리고 객잔으로 향했다. 객잔에 있던 세인들의 시선이 모두 그에게 향했다. 악랄하기로 유명한 미려궁의 세 여인이 그에게 매달려 객잔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그를 바라보는 세인들의 입이 쩌 억 벌어져 있었다. 고의로 세인들의 시선을 끌려고 설 무영은 서둘지 않고 점소이를 불렀다.




“이봐! 넓은 방을 주게.”


“이미 방을 정하지 않았습니까?”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점소이가 세 여자를 껴안고 있는 설 무영의 눈치를 살폈다. 빙긋이 웃음을 흘린 설 무영이 느긋하게 말했다.




“돈 벌기 싫은가?”


“아닙니다. 이쪽으로........”




점소이가 설 무영과 세 여인을 힐끔거리면서 앞서서 걸어갔다. 삼령은 세인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팔에 매달려 걸어갔다. 객잔의 세인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설 무영과 세 여인을 바라봤다. 설 무영이 점소이의 안내를 받고 들어간 객실은 꽤 넓은 객실로 침대 여러 개가 놓여 있었다.




설 무영은 점소이가 나가자 말자 방문을 닫았다. 삼령은 몸을 비비꼬면서 그의 가슴에 머리를 묻기도 하고 그의 얼굴에 입맞춤을 하였다. 그리고 앞을 다투어 그가 걸친 옷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아 으! 대, 대협.........”


“하 아! 저를, 저를 안아줘요........”


“나, 난 몰라. 소첩의 가슴에 불이.......”




설 무영은 그녀들에 의해 하복부를 가린 속곳만 걸치고 있다. 그녀들은 스스로 걸친 옷들을 벗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들의 젖가슴을 번갈아 어루만지며 침대에 걸터앉았다. 그녀들은 마치 몽유병자처럼 흐릿한 눈동자로 속곳마저 벗었다. 스스로 발가벗은 그녀들이 차례로 침대위로 올라가 누우며 설 무영에게 손짓을 했다.




“어서…! 하 읍.......”


“하 응! 빨리........”


“아 하! 저부터.......”




그녀들의 발가벗은 모습은 각기 달랐다. 좌측에 누운 화혼령은 통통한 체구에 무르익었고 가운데 누운 초연령은 자그마한 체구에 앙증스럽고 우측에 누운 도운령은 날씬한 체구에 신장이 컸다. 그녀들은 자신의 비소를 손바닥으로 문지르며 꿈틀거렸다.




설 무영은 천천히 침대위로 올라가 세 여인들의 종아리를 번갈아 쓰다듬었다. 그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그녀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허리를 비틀었다. 그의 손길이 여인들의 허벅지를 지나 검은 방초를 쓸어 올렸다. 화혼령의 방초는 무성하고 춘초같이 돋아난 초연령의 방초는 부드럽고 도운령의 방초는 빗질을 한 듯이 비단결처럼 부드러웠다.




설 무영의 혼심화강(昏心花康)에 욕화를 일으킨 그녀들의 비소에서는 이미 진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교접하려는 욕구로 달아오른 그녀들은 제각기 설 무영을 향해 손을 뻗치며 교음을 흘렸다.




“하 우~! 소첩을........”


“아 으, 하 아, 저, 저를.......”


“어서, 저부터.......”




그녀들은 다투어 설 무영과 먼저 교접하려고 혀를 내밀어 입술을 적시기도 하고, 자신의 젖가슴을 움켜쥐며 둔부를 들썩거린다. 그는 가운데 누워 아릿한 눈빛으로 올려다보는 초연령의 허벅지를 끌어 당겼다.




야준(冶俊)의 음양비술(陰陽秘術) 중 이익(二益)은 안기(安氣)!


설 무영은 초연령의 다리를 양와(兩臥)하여 허벅지에 걸고 무릎을 꿇었다. 교접을 하면서도 완급 조절이 편하고 손을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회음이 꽃망울처럼 피어있는 초연령의 비소는 뿌연 진액으로 흥건하였다. 그는 남자의 우람한 실체를 쥐고 그녀의 비소 속으로 밀어 넣었다.




“음…!”


“하 잇! 윽.......”




입술을 깨문 초연령이 허리를 들어 올리며 신음을 흘렸다. 설 무영은 천천히 비속 속으로 실체를 밀어 넣었다가 빼내기를 시작했다. 감격한 초연령이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는 좌측에 누워서 자신의 비역을 문지르고 있는 화혼령을 엎드리게 했다.




야준(冶俊)의 음양비술(陰陽秘術) 중 칠익(七益)은 익액(益液)!


설 무영의 격공탐조(擊空探爪)에 의해 엎드려 뒤돌아보는 화혼령의 몽롱한 눈빛! 설 무영은 그녀의 둔부를 높이 올리게 했다. 여인의 전신을 애무하기 편하고 회음부를 자극하여 절정에 도달하게 하기 쉬운 자세였다. 화혼령의 들어 올려진 둔부 사이로 유난히 많은 진액을 흘리고 있는 비소가 훤히 보였다. 그는 그녀의 비소 속으로 중지를 넣어 헤집었다.




“하 윽! 어찌.......”




화혼령이 급히 숨을 들이마시며 자지러지는 교음을 흘렸다. 설 무영이 우측을 바라봤다. 갈망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도운령의 눈동자는 욕화가 들끓어 핏줄까지 돋아나 있었다. 그는 도운령을 등을 돌리고 모로 눕게 하였다.




야준(冶俊)의 음양비술(陰陽秘術) 중 삼익(三益)은 이장(利臟)!


애타게 갈구하는 도운령의 충혈된 눈동자! 설 무영은 그녀를 측와하여 두 무릎을 굽히게 했다. 둔부를 비트는 도운령의 비소는 번들거리는 진액으로 흥건했다. 그녀의 등 뒤에서 측와하여 교접하기 편한 자세였다. 또한 힘을 들이지 않고 움직임을 합칠 수 있으며 정기의 소모가 적기 때문이다. 그는 그녀의 비단결 같은 방초로 덮인 비소 속으로 오른손의 중지를 깊이 밀어 넣었다.




“어 맛! 하 앙.......”




화들짝 놀라는 도운령의 허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설 무영은 자신의 정기 소모를 줄이면서 그녀들이 빠른 시간에 격렬한 절정에 도달하도록 자궁혈(紫宮穴), 단중혈(丹中穴), 거궐혈(巨闕穴) 음교혈(陰交穴) 회음혈(會陰穴,) 등 여인의 생리혈들을 격공간에 파천혈타지(破天穴打指)로 타혈을 하였다.




설 무영은 허우적거리는 초연령의 비소 속으로 남자의 실체를 진퇴시키면서 좌측 화혼령의 비소와 우측 도운령 비소 속으로 양 손 중지를 빠르게 움직였다. 그의 허리를 부둥켜안은 초연령은 희열에 못 이겨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화혼령은 그의 중지가 비소 속으로 드나들 때마다 들어 올린 둔부를 흔들었고, 도운령은 연거푸 뒤를 돌아보면서 그의 중지가 박힐 때마다 허리를 비틀며 교음을 흘렸다.




“하 으, 아 하, 하 아,.........”


“아 으, 하 우, 하 앙.........”


“아 윽, 하 으, 아 항.........”


“턱, 턱, 턱, 찌걱, 찌걱. 턱, 턱, 찌걱........”




흐느끼듯이 아우성치는 그녀들의 교음 소리는 음률을 읊어내듯이 반복적으로 이어졌다. 방안은 습한 열기와 끈적이는 마찰 소리가 가득했다. 마치 세 마리의 말을 몰고 가는 형태로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설 무영과 발가벗고 허우적거리는 세여인의 광경은 가히 직시할 수없는 목불 견이었다.




“..........!?”




문득 인기척을 느낀 설 무영의 시선이 방문을 향했다. 문틈으로 반짝이는 눈동자! 우르르 몰려들은 세인들이 문틈으로 방안을 엿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설 무영은 세인들의 시선도 개의치 않고 코웃음을 쳤다.


어차피 그는 미려궁(媚櫚宮)의 삼령(三嶺)들이 고개를 들고 다니지도 못하도록 만들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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