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정액받는 영약 - 2부 8장

본문

2-8 가족






사람이 살아만 있다면.. 어떻게든 시간은 흘러간다.. 그리고 미희와 혜에게도 시간은 흘러갔다. 


미희와 혜에게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무엇보다 여름이 끝날 때, 혜는 생리가 시작되었다. 여인이 되었다는 증거였지만 혜는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였다. 여인이 된다는 기쁨보다 남자를 상대할 시간이 다가온다는 비극이 더 강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미희와 혜의 비밀스러운 수련도 계속 되었다. 미희는 어느덧 어설펐지만 검술을 다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혜는 매일 비곡의 경계에 가서 진법을 관찰하였다. 혜에게 있어서 진법공부가 비곡에서 제일 재미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둘의 성장은 아주 느렸다. 제대로 된 스승과 책이 없는 상황에서 시간도 부족하였기 때문에 둘의 성장은 느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느덧 겨울이 다시 찾아왔다.




초겨울 아침에 미희와 혜는 기상시간에 일어났다. 그리고 참상을 정리하고 내공을 수련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평상시와 같이 무사들과 같이 움직이는 것을 기다릴 때 무사중 한명이 혜에게 말했다.




“반혜!”




“네???”




“넌.. 오늘 다른 일이 있다. 날 따라 오도록!”




“....”




혜는 무사가 오라고 해서 갔고 혜가 가는 동안 미희와 혜는 서로의 눈을 보았다. 무슨 일인지는 몰랐지만 갈수밖에 없는 상황. 미희는 걱정스러웠고 혜는 머리에 온갖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무사를 따라서 혜가 걸어가는 곳은 연무장은 당연히 아니었고 식당도 아니었다. 그리고 의약방의 방향도 아니었다. 그러니까.... 비곡의 입구! 혜가 처음 들어온 곳을 향해 가고 있었다. 혜는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걱정이 가득해졌다. 자신이 여인이 된 것도 기억났고 음녀가 하는 일이 남자를 상대하는 것이라는 것이 새삼 머릿속에 맴돌았다. 하지만 자신은 아직 13살.. 음녀 일은 15살부터 한다고 했던 말이 있었지만 두려웠다.


걱정 반 고민 반으로 무사를 따라서 비곡의 입구에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비곡의 입구에 있는 건물은 비곡의 무사.. 즉 팽가 무사들이 사용하는 건물로 비곡 소속 팽가무사들의 숙소와 음녀들이 남자들을 접대하는 시설이 같이 있는 건물이었다. 혜는 이 건물이 어떤 건물인지 알았기 때문에 걱정은 더 해져갔다. 혜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무사로부터 몇 가지 주의사항을 들었다.




“넌 현재 외부에서는 대부인의 시녀로 있다고 알려져 있는 것 알고 있지?”




“네...”




“외부에 비곡에 대해 언급하면 바로 사형이라는 것도 알고 있나?”




“네...”




“그리고 모든 대화는 우리가 듣고 있을 것이다. 자! 방으로 들어가 봐라.”




혜가 무사들의 안내를 받아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가자 한 여인이 앉아있었다. 검은 생머리에 하얀 피부 그리고 갸름한 얼굴의 경국지색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여인이 가슴에는 아기 한 명을 데리고 있었다.




"언니..."




"혜야.."




그 여인은 바로 혜의 언니인 미였다.






무사는 방 밖으로 나가고.. 혜와 미 그리고 아기만 방에 남았다. 혜는 너무 반가운 나머지 눈물을 글썽거리며 언니에게 다가갔다. 미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두 자매는 서로를 껴 앉았다.




"언니! 보고 싶었어! 오래간만이야!"




"응! 오래간만이지.."




서로의 체온을 확인한 자매는 서로를 잠시 바라보았다. 특히 예전과 별 다를 것이 없었던 미와는 달리 혜는 변화가 많았기 때문에 미가 혜를 더욱 살펴보았다. 그리고는 혜의 엉덩이를 툭툭 치면서 말했다.




"많이 컸네. 우리 혜..." 




"거의 2년 만에 봤으니..."




"가슴도 약간 봉긋해지고.. 엉덩이도 약간 커졌네... 호호 너도 이젠 여자 티가 조금 나는데?"




미의 말에 혜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주책없기는.. 나도 13살이야.. "




"그래.. 일단 우리 앉아서 이야기 하자.."




미와 혜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미가 차분히 탁자위에 있는 차를 잔에 따르기 시작했다. 자신의 잔과 혜의 잔 두 잔에 다도의 예법에 맞게 아주 예쁘게 차를 따르는 모습을 혜가 바라보았다. 그리고 혜가 먼저 미에게 말했다. 




"그.. 아기? 언니 아이?"




혜는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아이를 힐긋 보며 웃으며 말했다.




"응! 예쁘지?"




"……. 예쁘긴 한데.."




"왜?"




"누구.. 아이야?"




"아!!..."




미는 새삼스럽게 혜가 자신이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 안다는 것을 떠올렸다. 팽무하의 첩으로 들어가서.. 팽무하만이 아닌 팽가 삼형제의 정액받이를 했으니.. 이런 질문을 하는 혜가 이해가 된 것이다. 그리고 안타까운 미의 대답이 나왔다.




"사실……. 나도 몰라.."




"......."




"하지만.. 이 아이는 팽가 사람이지만 네 조카야.. 이 언니의 아들이라고.. 게다가 나랑은 다르게 팽가에서 인정을 받았기도 하고..."




미가 임신해서 아이를 낳았을 때, 팽무하는 다행히 미희의 아들을 자신의 아들로 정식으로 인정하였다. 몰론! 팽무하의 아들이 아니고 자신의 동생들의 아이일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팽가의 피를 이은 아이인 것은 확실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 팽무하는 미가 희첩인 까닭에 동생들에게 허락은 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가 낳은 아이는 팽가의 핏줄인 것은 확실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팽무하가 미의 아이를 아들로 인정한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팽가와 같은 무가에서 뛰어난 무사는 중요한 재산이었다. 그리고 팽가는 팽가의 씨를 받은 무사만을 인정해주었다. 그런 팽가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아들이라는 존재는 다른 의미로 뛰어난 무사의 후보였다. 팽무하는 미를 제외한 처와 첩이 있었지만 처와 첩이 생산한 아들은 한명밖에 없었다. 그래서 미가 호적에도 안 들어가는 희첩이었지만 미의 조카인지 아들인지 모를 아이를 자신의 아들로 인정하여 호적에 올린 것이다. 


게다가 팽무하는 미의 아들에게 직접 키울 생각도 없었다. 미에게 푼돈만 지원하면 키우는 것도 미가 키울 것이고 교육도 미가 시킬 것이다. 그리고 미가 키운 아이가 성장하여 무에 재능이 있으면 그때 자신이 그 아이의 아비 노릇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팽무하는 아이를 호적에 올리는 수고만할 생각이었다. 




이런 팽무하의 의도를 명석한 미도 눈치는 채고 있었다. 하지만 미의 입장에서는 그런 팽무하의 호의라도 받는 것이 좋았다. 자신의 아들을 위해...






"잠시.. 내가 안아 봐도 돼?"




"당연하지! 네가 애 이모인데.. 조심히 받아"




미가 혜에게 아이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혜가 아이를 조심스럽게 받았다. 아이가 곤히 자고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울지 않았다. 미는 귀여운 아이를 보았다. 그리고 미 언니가 그래도 자신이 생각하던 것 보다는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이 이름은 뭐야?"




"팽이현"




"팽이현? 좋은 이름이네... 지금 몇 달이야?"




"이제 5달"




혜가 아이를 다시 미에게 건네주었고 미는 조심스럽게 아이를 다시 건네받았다. 그리고 품안에 꼭 껴않았다. 팽무하의 장난감이 된 이후에 미는 죽지 못해 살았다. 하지만 이현을 낳은 이후에.. 모성애로 미는 이현을 키우는 재미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언니.. 요즘도.. 그 미친 팽무하 삼형제가 괴롭혀?"




"!... 애! 말조심해.. 서방님과.. 도련님들을.... 그렇게 부르면 안 돼.."




"괜찮아.. 난 볼 일 없는 사람들이니.."




“요즘에는 안 괴롭히고 잘해주셔.. "




미는 여전히 팽무하에게 있어서는 좋은 성적 노리개였다. 팽무하는 가끔 생각날 때마다 미를 찾아가서 성욕을 풀었고 팽무이와 팽무삼도 마찬가지였다. 미는 삼형제가 원할 때 마다 그들의 좃을 받아주어야 했다. 하지만 예전처럼 무자비하게 폭력을 쓰지는 않았고, 임신한 이후에는 아주 조금 배려를 해주었으니 예전보다 잘해준다고 말할 수도 있었지만.. 




"퍽이나 잘해주겠다..."




"....."




혜의 정곡을 찌르는 말에 미가 할 말이 없었다.




"언니 여전히 그 집에서 살아?"




미가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혜에게 물었다. 팽무하 삼형제에 의해 미를 비롯한 세자매가 팽가에 처음 들어온 그날을...








팽가에 들어온 첫날




오랜 여행을 마치고 팽가의 입구에서 일행은 마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제갈세가의 마부는 돌아가기 위해 마차를 몰고 갔고 팽무하를 비롯한 삼형제는 오래간만에 보는 팽가에 기쁜 표정을 지었다.




"돌아왔다! 얼마 만에 보는 팽가냐!"




"흐흐흐 지겨운 여행이 끝났습니다."




"형님들 어서 가주님께 보고하러 갑시다."




팽무하 삼형제는 제갈세가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하기위해 팽가로 들어갔다. 그리고 바로 가주전으로 향했다. 그리고 가주전으로 향하는 팽가 삼형제 뒤에는 미를 비롯한 3자매도 뒤따라 걸었다. 그런데 미는 제대로 걷지를 못해서 혜의 부축을 받아서 걸었다. 전날 너무나도 가혹하게 3명의 남자로 부터 보지와 항문을 무참히 유린당한 그녀는 가랑이가 너무 아파서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다. 미는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혜의 부축을 받아 열심히 걸었지만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었다.




"이 년아! 왜 이리 느려?"




"죄송합니다.. 서방님.."




"이해해주죠 형님! 어기적거리는 게 흐흐 어젯밤 저희가 너무 쉬지 않고 해서 그런가 봅니다. 크크"




"이년 덕분에 그나마 마차 안에서 할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용서하고 가시죠. 형님."




팽무하는 동생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말했다. 




"이런 걸음으로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겠지.. 너희는 바로 내 집으로 가 있어라."




"네 서방님.."




"내 집은...."




팽무하가 미에게 자신의 집을 설명하였고 미는 팽무하의 설명을 알아들었다. 그리고 팽무하 삼형제는 바로 가주전으로 향했고 미를 비롯한 세 자매는 팽무하의 집으로 갔다.




"언니 괜찮아?"




"응.. 난 괜찮아..."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 의원한테 가봐야 하는 거 아냐?"




"아냐.. 언니 괜찮아.."




미는 동생에게 걱정을 끼치기 싫었고 괜찮다는 말만 하였다. 선은 약간 어색했다. 원래 사이가 그렇게 좋지 못한데다가.. 미가 창녀처럼 팽가 삼형제를 상대하는 모습에 거부감이 들었던 탓에 미를 부축하지도 말을 걸지도 않았다. 혜는 그런 선이 못마땅했지만 미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도 가만히 있었다.








힘겹지만 천천히 걸어서 세 자매는 팽무하의 집까지 도착하였다. 팽무하는 팽가 10대 고수답게 팽가의 내원에서도 큰 집을 가지고 있었고 대문부터 컸다. 미가 대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저기.. 계신가요?"




"누구신지?"




늙은 하인이 나와서 미에게 말했다. 미는 자신이 누군지를 말하는 것이 어색했다. 하지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저.. 팽무하 무사님을 서방님으로 삼고 있는 사람입니다."




"네?"




"이번에 새롭게 팽무하님의 첩이된 미라고 합니다."




"!"




하인은 놀라면서 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세 자매는 팽무하의 집으로 들어갔다.






팽무하의 집에서는.. 난리가 났다. 갑작스러운 첩이라니! 이미 처와 첩을 가지고 있던 팽무하의 여인들은 하인으로부터 들은 소식에 당황 하였다. 특히 성격이 더러운 팽무하의 본처는 하인으로부터 이 사실을 듣고 화를 참지 않았다. 




"뭐? 첩?" 




"네.. 주인마님.."




"이 양반이 미쳤나? 저번에 분명! 첩을 들이면서 다른 첩은 안 받겠다고 한사람이!!"




"....."




"그년! 어디 있어? 어?"




"지금 외방에서 있습니다." 




"당장 가자!"




"네 마님"




팽무하의 본처는 그 길로 바로 외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외방의 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외방안에서 쉬고 있던 세 자매를 보았다.




"어떤 년이야? 어?"




"……."




"어떤 년이 새로운 첩이냐고?"




서슬 퍼런 눈빛의 본처의 기세에 세 자매는 기가 죽어버렸다. 그리고 미가 살며시 손을 들었다.




"네 년이냐? 이 년이!! 어디서 남의 서방을 꼬아!!"




본처는 미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미의 머리채를 잡았다. 그리고 머리를 쥐어뜯기 시작했다. 미는 무기력하게 본처의 폭력을 당하고 있었다. 자신이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대접을 받을 줄은 몰랐다. 그래도 미는 본처와 싸워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자신을 때리는 본처에게 반항하지 않았다. 그리고 혜가 말리기 시작했다.




"그만하세요..!!"




"넌 뭐야?"




"동생이요.."




"뭐야? 이 년이.. 혹까지 달고 왔네? 넌 저리 꺼져!!"




"악!"




혜는 본처가 밀쳐내자 밀려나서 넘어져버렸다. 그리고 본처는 계속 미의 머리를 쥐어뜯었다. 한참을 미에게 화풀이 한 본처는 조금 진정이 되었는지 더 이상 손을 쓰지는 않았다. 하지만 눈에 깃든 독기는 여전했다. 




"이 개년아! 어디서 어떻게 우리 남편 꼬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네 맘대로 될 것 같아? 천만해! 내가 두 눈 뜨고 있는 한! 넌 첩으로 못 들어올 거야! 알겠어?"




"……."




본처는 악담만 남기고 방을 떠났다. 미는 머리가 산발이 되었고 얼굴에는 손톱자국과 상처만 남았다. 혜가 걱정스러워 미를 챙겼다.




"언니 괜찮아?"




"응 언니 괜찮아..."




미는 속에서 터져 나오는 울음을 꾹 참고.. 혜를 다독였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비참한... 상황이었고 죽고 싶은 기분이었다.




본처가 떠난 이후에 외방에서 세 자매는 조용히 있었다. 그리고 시간은 어느덧 흘러서 해가 지고 저녁이 왔다. 그리고 그 동안에 방에는 본처 외에는 외방에 단 한명도 들어오지 않았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세 자매는 주린 배를 잡고서는 외방안에서 조용히 있었다. 그리고 아주 늦은 밤... 외방의 문밖에서 말소리가 드렸다.




"하...... 부인! 그냥 희첩이라니까! 희첩!"




"희첩은 첩 아닌가요? 장난해요? 당신! 왜 나한테 말도 안하고!! 첩을 들이냐고요!!"




“호적에 안올릴 첩도 당신과 상의해야 해?”




“호적에 안올려요? 정말?”




“그렇다니까!!




“그래도!! 매일 집에서 부딪치면서 폭발하는 내속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네? 저년만 보면 내가 울화통이 터질 건데!!”




“아 정말.. 어차피 저년은 집에서도 살지 않을 것이니 그만 좀 하시구려! 부인"




"집에서 안 산다니.. 무슨 말이죠?“




“어차피 희첩인데 그냥 외원에 조그마한 집에서 살게 할 것이오. 앞으로 신경 안 써도 되오!”




“……. 정말이죠?”




“그렇다니까!!!” 






둘의 대화가 끝난 듯 잠시 정적이 흘렀고 팽무하가 외방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리고는 미에게 말했다.




"야! 일어나 여긴 너네집이 아니야.."




미는 본처와 팽무하의 대화를 들었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물어보았다.




"서방님.. 여기가 서방님집인데.. 제 집이 아니라니.."




"잔말 말고! 따라와!"




미를 비롯한 세 자매는 팽무하를 따라서 외방을 나섰고 밖에서 있던 본부인은 미를 죽일 듯이 노려보기만 하였다. 팽무하는 그 길로 자신의 집을 나왔다. 그리고 내원에서 외원으로 나왔다. 그리고 팽가의 외원에서도 구석진 곳으로 걸어갔으며 세자매도 따라서 걸었다. 그리고 외원 구석의 조그마한 초가집에 도착하였다.




"야! 앞으로 네가 지낼 집이야."




"네?... 저.. 서방님..."




"왜?"




"전.. 서방님의.. 첩인데.."




"그래서?"




"...."




"말하기 귀찮으니 긴말하지 말고! 앞으로 여기가 네 집이야."




"네...."




팽무하가 조그마한 주머니를 미에게 던져주었다. 그리고 미는 그 주머니를 열어보았다. 주머니에는 금자 3개와 은자가 10개 들어가 있었다.




"생활비다. 앞으로 그 돈으로 살고 돈 부족하면 내 마누라한테 받아. 그리고 몸종 하나 붙여주마"




"네.."




사실상 받지 말라는 소리였지만 혜는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잘 청소해놓고! 나랑 내 동생들 오면 항상 다리 벌릴 준비하고!"




"네……."




그리고 팽무하는 돌아갔다. 팽무하가 돌아가고.. 나서도 세 자매는 멍하게 집 앞에서 서있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충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이다. 한참 지나서 미가 정신을 차리고 동생들에게 말했다.




"우리.. 들어가자. 밤이 춥다."




미는 동생들을 데리고 조그마한 초가집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먼지가 조금 있긴 했지만 깨끗한 집이었다. 피곤한 자매들은 말없이 청소하고 이불을 깔고 누웠다. 그리고 잠을 청했다.


그날이 혜가 기억하는 팽가에서의 첫날이었다.








혜는 그 조그마한 초가집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직도 언니가 그 집에서 살고 있는지를 물어본 것이다.




"응.. 아직 그 집에 살아"




"아니 진짜...... 미친놈들! 명색이 자신의 아들을 낳은 여자인데 아직도 그런 집에서 살게 해?"




"아니야! 나도 그 집이 편해.. 본가에 들어가도.. 눈치만 받는 걸."




독하디. 독한.. 팽무하의 본처를 생각하면.. 혜도 이해는 되었다.




"게다가 아들 낳은 후에는 본가에서 애 키우라고 지원도 해줘서.. 사는 건 문제 없어"




"......"




"야! 나 괜찮아! 잘살고 있어. 너 언니 몰라? 나 이현이 키우는 것도 재미있고 그 초가집 마당에 꽃밭도 만들었어.. 그리고 평소에 내가 좋아하던 책도 많이 읽을 수 있고!"




"...."




"그나저나.. 넌 어떻게 지내? 대부인이 잘해주셔? 대부인 시녀가 되어서 평소에 연락도 못하고 지내는 게 걱정이긴 한데.. 너 생활은 할 만해?"




"어.. 편해.."




미는 혜가 비녀가 된지 모르고 있었다. 아니! 당연히! 비녀라는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미는 혜가 팽가 가주의 부인인 대부인의 시녀가 되어서 평소에 외부와 연락이 되지 않는 다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미도.. 혜가 그렇게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냥 편하다는 말만 하였다.




"생활은 어때?"




"그게.. 언니 내부 생활에 대해서 말하면 안 돼..."




"아.. 그래.. 알았어."




"우리 다른 이야기 하자.. 선언니는 어떻게 지내?"




“선? 아.. 선이..”




자매 중 다른 한명인 선에 대해서 물어보자 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사실 잘 몰라..”




“왜?”




“그 애가.. 나와 연락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




선은 원래부터 그랬다. 미, 혜와는 다른 배에서 태어난 탓에 제갈세가에 있을 때도 사이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좋지도 않았다. 자매였지만 마치 남처럼 살아왔었다. 그리고 팽가에 도착한 이후에 선은 다시 예전처럼 미와 혜하고 연락되지 않았다. 그래서 미는 선이 자신과 연락하고 싶지 않아서 연락하지 않는 다고 생각하였다. 




“그 언니.. 여전하구나..”




“그래... 선이는 원래 그랬지.. 내가 다른 것 이야기 해줄게! 내 몸종이 소원이라는 아이인데.. 너랑 같은 나이야.. 근데 그 아이가..”




미는 혜와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사실.. 이미 죽어버린 부모님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았고 예전 제갈세가에서의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지 않은 두 자매가 할 이야기도 특별히 없었다. 그래서 잡담을 나누게 된 것이다. 특별하지 않은 잡담이었지만 두 자매는 오래간만에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둘이 이야기를 하던 도중 갑자기 미의 품에 이던 아이가 깨어서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는 아이가 울자 능숙하게 아이를 달래기 시작했다.




"아이구.. 우리 장군님.. 깼어요?"




"앙앙~~~"




"아이고.. 배고파서 그런가? 잠시.. 기다려요.."




미는 상의를 풀어헤쳤다. 그리고 아이를 낳은 탓에 예전보다 더 커진 풍만한 하얀 유방을 옷에서 꺼내었다. 그리고는 젖을 애에게 물렸다. 그러자 이현은 미의 젖을 빨아 먹기 시작했다. 이현이 자신의 품에서 젖을 먹으면서 울음을 그치자 자연스레 미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피었다.




"언니.. 그래도 다행이네.."




"뭐가?"




"언니가 그렇게 웃는 거.. 오래간만에 봐.."




"웃는 거라니?"




"언니가 자연스럽게 웃는 거.. 세가를 나온 이후에.. 처음 봐.."




"그래?"




미는 다시 해맑게 방긋 웃었다. 그리고 미가 웃자 혜도 같이 웃었다. 그리고 그때 무사가 방으로 들어왔다. 




"혜야! 시간 다 되었다! 대부인께서 찾으신다."




"……. 언니 나 가봐야 한데."




"그래.. 가봐야지.. 가기 전에 잠시 이리와 봐."




"왜?"




"와봐.."




혜가 미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미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서 혜의 목에 걸어주었다. 그것은 예전에 엄마로 부터 받은 목걸이였다.




"혜야... 넌 똑똑하니까.. 내 의미를 알지?"




"……."




"마지막으로 한 번 안아보자."




아이에게 젖을 주고 있어 불편한 자세였지만 자매는 서로 껴안았다. 혜는 울지 않으려했지만 눈에서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렸다.




"그럼.. 다음에 볼 수 있으면 보자.."




"응 언니.."






무사에 의해 혜가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혜는 무사가 안내하는 다른 방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방안에는 다른 무사가 앉아있었다.




“여기 앉아.”




“네..”




“오늘 너희 자매를 만나게 해준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두 가지 이유?”




“하나는 너희 언니가 너무 많이 너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을 해서 만나게 주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네가 비곡에서 조용히 잘 지내라는 의미이다. 즉 네가 문제를 일으키면 언니가 피해를 받겠지...”




“.....”




“잘 알겠나?”




“네...”




“그럼 가 보도록” 




모든 일을 마친 혜는 무사를 따라서 다시 비곡으로 들어갔다. 비곡으로 들어가는 길에서 혜는 하염없이 울었다. 그리고 목에 걸린 목걸이를 만져 보았다. 언니가 목걸이를 자신에게 주었다는 것은 언니는 아이 때문에 더 이상 팽가에서 나갈 수 없으니.... 혜, 너라도 나중에 팽가에서 나가서 자신의 인생을 살라는 언니의 뜻이었고 똑똑한 혜는 그런 언니의 뜻을 알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언니의 마음 씀씀이 그리고 자신의 처지에 혜의 울음은 도저히 그칠 수가 없었다. 혜가 언니를 만나고 온 다음날부터.. 혜는 무려 1주일을 심하게 앎아 누웠다. 마음이 너무나도 아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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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2부가 9잠 10잠이 남았습니다만..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네요..ㅠㅠ




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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