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탐화신승 - 1부

본문

황산 깊은 곳에 있는 외딴 통나무집. 단단한 통나무로 지어진 꽤나 허름한 집이었다. 견고하게 쌓여있는 통나무들 사이로 녹색의 이끼가 잔뜩 끼어져 있었다. 여기저기 산짐승들의 가죽들이 눈에 띄는 것으로 보아 사냥꾼이 살고있는것 같다.




한창 통나무집 안에서는 남녀가 내뱉어내는 뜨거운 열기로 인해 후덥지근 했다. 황색 촛불이 어스름하게 어둠을 밝히고 있었고, 그 어둠속에서 남녀가 뒤섞여서 정사를 하고 있었다. 곰가죽이 덮여있는 침대위에 한 사내가 누워있었고, 여인은 그 위에서 용을 쓰고 있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사내의 몸은 부분부분 구릿빛 근육이 눈에 띄었다. 여인 또한 몸매가 그리 나쁜 편은 아니었다. 다소 뱃살이 나오기는 했지만 풍만한 가슴살이며 풍염하게 달아오른 허벅지는 굳세게 사내의 몸을 휘어감고 있었다. 여인이 오르락내리락 할때마다 사내는 들릴듯 말듯 희열의 숨결을 내뱉어냈다. 반면에 여인은 사타구니를 적극적으로 치받으며 잔뜩 흥분에 달해 있었다.




"아흥... 너무 좋아... 여보!! 아아아--"




여인은 이미 여러번 절정에 달했는지, 사내가 그녀의 움직임에 맞춰서 몸을 쳐올릴때마다 허벅지가 움찔움찔 경련했다. 사내는 여인의 미지근한 움직임이 마음에 안들었는지, 근육으로 다져진 팔로 그녀를 그대로 안아 올렸다. 여인은 다소 놀랐는지 잠시 멈췄다. 사내는 여인을 무릎에 앉힌다음에 맷돌을 돌리듯이 그녀를 요리해나갔다.




"아...! 스님... 그... 그렇게.. 하면...! 아흑..."




그녀의 입에서 나온 "스님"이라는 단어. 그리고 희미한 불빛에 비춰진 사내의 말끔한 머리통이 보였다. 놀랍게도 여인과 뜨거운 정사를 벌이고 있는 사내는 스님의 신분을 가지고 있었다. 여인은 미친듯이 울부짖으며 사내의 문어의 대가리처럼 깨끗한 머리를 감싸안았다. 그 와중에도 사내의 입술은 여인의 가슴이며 목이며, 심지어 겨드랑이까지 애무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여인은 더 큰 절정에 다다르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한바탕 정사를 마친후에 두 남녀는 침상위에 서로를 껴안은채 누워있었다. 여인은 포만감 가득한 표정으로 사내의 가슴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녀의 손짓에 금새 흥분이 되었는지 어둠 너머로 다시 서고있는 양물이 보인다. 여인은 그렇게 자신을 괴롭히고도 다시 발기하는 양물을 신기한듯이 쳐다보았다.




여인은 비음을 가득담은채 사내에게 말을 걸었다. 말을 걸면서도 다른 손으로는 방망이같은 거대한 양물을 주물럭 거렸다.




"스님-- 스님은 정말 대단하신것 같아요... 제 남편도 저를 이렇게까지 만족시켜주지는 못했는데... 그걸 할때 꼭 죽을것만 같았어요..."




"부처님께서는 삼라만상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아껴주라 하셨습니다. 시주님이 만족하셨다니 저는 기쁠 따름입니다. 저는 제 본분을 다했을 뿐이지요."




"호호. 어쩜 말도 이리 잘하실까... 어머!"




그녀는 자신의 애무에 하늘을 뚫을듯이 세워진 양물을 보며 새삼스럽게 놀랐다. 그리고 다시 그녀의 얼굴에 홍조가 드리워졌다. 사내 역시 흥분을 했는지 숨결이 거칠어지고 있었다. 그녀에게 의사를 묻지도 않고 그는 여인을 다시 안았다.




"힘도 좋으셔... 그렇게 많이 하고도..."




이미 그녀의 쫄깃하게 살이오른 조갯살에는 하얗고 진득한 애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굳이 삽입을 위해 애무를 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였다. 사내의 거대한 양물은 곧바로 오동통통한 동굴안으로 파고 들어갔고, 양물이 왔다갔다 할때마다 하얀 애액이 여기저기로 튀겼다. 그렇게 또 두 남녀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한두시진이 지나고 한바탕 정사를 끝마치고 사내가 집 바깥으로 나왔다. 드디어 햇빛에 드러난 사내의 모습. 그는 역시 중이었다. 허나 범상치 않은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키는 범인보다 머리 서너개는 더 컸고, 기골이 장대하여 웬만한 사람이라면 대적치도 못할 덩치를 가지고 있었다. 허름한 승의 사이로 구릿빛으로 빛나는 근육들이 보인다. 얼굴 또한 옛날 전설로만 회자되는 송옥 반안의 정도는 아니지만 굵고 두툼한 입술하며 다부진 콧날과 혜안을 담고있는 눈동자는 보는 여인으로 하여금 단숨에 반하게 할정도의 수준이었다. 옷차림은 허름했지만 범상치 않은 기도를 가지고 있는 사내였다.




그는 황산에 있는 수많은 절들중 하나인 무명사에 기거하고 있었다. 무명사라는 다소 괴상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절에는 단둘만이 살고 있었는데, 그중 한명이 지금 산속에 난 소로길을 걷고 있는 명진이라는 청년승이었고, 다른 한명은 무명대사라는 주지스님이었다. 본래 무명사는 황산에서도 가장 규모가 작은 절에 속했다. 물론 지금도 그 규모가 작은건 여전했지만, 예전과 차이점이 있다면 이제는 당당히 황산의 명승지로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무명사라는 절이 명승지가 된 것은 불과 삼사년밖에 되지 않았다. 명승지가 된 이유도 알고보면 별게 아니었다. 바로 명진이라는 이름을 가진 청년승 때문이었다. 황산 근방에 아낙네들이나 젊은 처자들에게 명진은 신같은 존재였다. 티하나 찾아볼수 없는 구리빛 피부결과 그에 버금가는 호남의 기상을 담고있는 이목구비는 여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당연히 무명사에 수많은 여인들이 명진 스님을 찾아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은 여색을 멀리해야 하는 스님의 신분을 가진 명진이 수많은 여인들과 질펀한 정사를 나눈다는 것이었다. 방금전 나온 집은 사냥을 천직으로 하여 근근히 먹고 살고 있는 사냥꾼의 집이었고, 남편이 며칠 자리를 비운 사이에 명진이 남편 노릇을 대신 해준 것이었다. 명진은 그녀의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저 뱃살이 두툼하고 아랫도리가 제법 쫄깃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물론 여자 경험이 이번 한번은 아니었다. 근 수삼년동안 승복을 입고 범한 여인만 해도 족히 수십명은 되었다. 대부분이 촌마을에 사는 과부나 과년한 처자들이었지만 말이다.




그가 스님의 신분으로 이렇게 여자를 밝힐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름아니라 그의 몸속에 강호 최고 색마 단리수유의 영혼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유는 생전에도 수많은 여인을 탐했다. 물론 여색을 즐기는게 주요한 이유였지만, 거기에는 무공을 익히려는 속셈도 들어가 있었다. 수유가 그를 가르친 스승에게서 배운 무공은 이름도 없는 무공이었다. 단지 정사를 통해서 여인의 음기를 갈취하고, 그 음기를 자신의 내공으로 만드는... 어떻게 보면 다소 졸렬한 무공이라 할수 있었다. 물론 명진의 몸을 가진 상태에서도 수유는 여인과 정사를 할때마다 조금씩 내공을 단전에 채워나가고 있었다. 과거 삼천명이 넘는 여인을 범하면서 만든 삼갑자가 넘는 내공에 비하면 아직 간에 기별도 안갈 정도의 수준이었지만 명진은 다시 재기할수 있다는 야심찬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신을 이런 상황에 처하게 만든 정파의 맹주 이세민에게도 복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르게 내공을 회복해야 했다.




산길을 한시진 정도 타고나서 명진은 자신이 기거하는 무명사에 도착했다. 무명사는 규모는 작았지만 제법 절묘한 경치를 자랑했다. 절 뒤에는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절벽이 있었고, 절간 옆에는 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다. 특히 이 시냇물은 경사로를 따라서 절 한가운데로 흘러들었고, 마당에 있는 작은 정자로 흘러들어가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명진은 몇년이 넘게 보아온 것이라 별것이 아닌듯 절안으로 들어섰다.




"스님~ 오늘도 무사히 시주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명진이 절로 돌아와서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이 절의 주인인 주지스님께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이 절에는 큰스님과 명진만이 살고 있었다. 큰스님은 백발백염이 무성하게 나있는 노인네로, 명진조차도 제대로된 나이를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더 놀라운 사실은 어릴적부터 명진에게 무공을 전수해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고작 산골에 처박혀 사는 중이 가르쳐주는 무공이 별게 있겠냐고 무시했던 명진조차도 점차 큰스님이 가르쳐주는 무공에 크게 감탄할 정도로 큰스님의 무공은 절묘하기 그지없었다.




생전에 명진이 소림사의 무공을 몇번 견식했던 적이 있는데, 큰스님이 가르치는 무공의 원류는 소림사의 것과 얼추 비슷했다. 그러나 소림사 무공이 다소 투박했다면, 큰스님의 무공은 더욱 부드러우면서도 그속에는 소림사 무공 특유의 강맹함을 지니고 있었다. 당연히 명진은 주지스님과 소림사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 궁금했고, 수년동안 그것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으나 큰스님이 그 질문에 대해서만은 입을 굳게 다무는 탓에 아무것도 알아낼수 없었다. 어쨌든 명진은 화려했던 과거 색마의 삶을 조금씩 잊으며 수년동안 지루한 산사에서의 생활을 해오고 있었다.




"잘 다녀왔느냐. 많이 힘들었나 보구나. 여기까지 땀냄새가 진동하는 것을 보면..."




"아... 네... 오늘 날씨가 더워서 땀을 좀 흘렸나 봅니다. 바로 씻고 오겠습니다."




명진은 움찔했다. 사실 시주를 받아온 거라고 해봤자, 쌀 몇되와 사냥꾼 아내에게서 얻어온 잡곡 몇말 뿐이었다. 지금까지 여자랑 노닥거리다 온걸 들키기라도 할까봐 명진은 곧바로 평소에 자주 가던 계곡으로 향했다. 계곡은 절에서 대략 반시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곳인데, 황산에서도 아주 깊숙한 곳에 위치한 곳이라 사람의 발길이 완전히 끊긴 곳이라 할 수 있었다. 크기는 제법 커서 주변에 살던 산짐승들이 가끔씩 내려와서 물을 마시고 가곤 했다. 물론 이곳은 명진만의 비밀 장소로 황산에서 수십년동안 살아온 주지스님조차 모르고 있는 곳이었다. 여자와 떡치느라 노곤해진 몸을 풀기위해서 명진은 오늘도 계곡으로 갔다. 거의 다 도착했을때, 계곡쪽에서 사람의 음성이 들려왔다. 이런 일은 처음이라 명진은 발소리를 죽이고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서서히 다가가보니 그것은 여인들의 음성이었다. 대략 세네명의 여인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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