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음마전기 - 1부 3장

본문

이름이 뭐지?"




"저. 저는.. 저는,, 방미연 이에요."




안찰사의 딸 방미연은 애처럽게 떨면서 대답했다. 




"흠. 방미연."




자신의 말에 순종적인 모습에 조금 마음에 든 음마황. 음마황은 여자의 반응을 귀신처럼 알아내는데 도사다. 그리고 지금 이 계집을 다루는 법을 깨달았다. 바로 살기와 공포로 이용하는 것이다. 지금 이 계집은 공포에 심지가 제약된 듯 제대로 이성적인 판단을 못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음마황이 살기를 죽이고 편안하게 이야기하자 안심한듯 약간의 호의까지도 엿보일정도다.




사실 음마황 정도의 고수가 내는 살기는 일반인의 심령을 흔들정도로 치명적이지만 그것으로 사람을 다루는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어떤 이는 죽음의 공포에도 초연하고 어떤 이는 손가락 발가락이 다 뽑혀도 저항한다.


음마황은 심즉살(心卽殺)의 경지에 이른지 오래, 이 품안에서 애처롭게 떨고 있는 계집을 마음만으로 죽이는것은 매우 간단하다. 하지만 그것으로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인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계집의 재미있는 약점을 알아냈으니 이 약점을 이용하면 교접할 때까지 아무런 장애가 없을 것 같았다.




"몇 살이냐."




음마황이 묻자 방미연이 놀란 가슴에 손을 얹어 진정시키며 겨우 대답한다.




"열. 열아홉이에요."




"흠. 열아홉이면 충분히 시집갈 수 있는 처녀로군."




"네. 네."




두려움에 각인이 된듯 이젠 음마황의 혼잣말에도 일일이 대꾸하는 방미연. 음마황은 그게 마음에 든 듯 흥미가 일어 좀더 이야기를 끌어본다.




"그럼. 평소에 시집가는 걸 생각해본적이 있나?"




"..... 가 가끔요."




"그럼 시집가서 첫날밤에 무얼 하는지 알고 있나?"




"......."




음마황의 질문에 대답하기 어려운듯 쉽게 말을 잇지 못하는 방미연. 순결한 처녀가 답하기 곤란한 질문이었지만, 망설이다가 이내 대답한다.




"네. 조. 조금은 알고 있어요."




"흠. 그럼 시집가서 사랑하는 남편의 품에 안기면 어떨거 같으냐."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문제인듯 필사적으로 답을 궁리하는 방미연,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고 대답했다.




"편. 편안하고 좋을것 같아요."




음마황은 방미연의 대답을 듣자 팔을 뻗어 방미연의 동체를 끌어안은후 몸과 머리를 자신의 가슴에 완전히 묻게 했다. 타의에 의해 남자의 품에 처음으로 안겼지만 꿈틀대기는 커녕 미동도 하지 않는 방미연. 음마황의 넓은 가슴은 방미연을 감추고도 남아 방미연은 완전히 음마황의 품속에 파묻힌다. 음마황 답지 않게 부드럽고 상냥하게 끌어 안은 탓인지 방미연은 색마의 품에 안기는데도 괴롭고 싫지 않았다. 




실상 이번 포옹이 예상외로 방미연에게 준 영향은 컸다. 너무나도 두려운 공포에서 벗어나자 정상적인 사고보다는 비이성적인 생각만 들었기 때문이다. 


방미연은 지금 자신이 끔직하게 싫어해야만 하는 이 색마가 왠지 자신을 심하게 해치지만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도 다행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자 조금은 색마의 품이 편안하고 설레였다. 처음으로 남자에게 안겨보는 방미연은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잊고 오히려 탄탄하고 듬직하기 그지없는 음마황의 가슴근육과 남자의 체취를 느끼며 왠지 모르게 몽롱한 기분이 되어 버리는것이었다.




"흡"




그리고 그런 생각을 떠올리고는 그녀는 화들짝 놀라 숨을 멈췄다. 지금껏 접해본 첫 남자, 그리고 자신의 처녀를 가져갈 색마. 엄청난 수의 여자를 겁탈한 나쁜 사람. 방미연이 끝없는 상념을 이어갈때 음마황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 품에 안기니 어떠냐."




"...."




방미연은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오랫동안 궁리했지만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었다.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적당한 단어를 찾는데 그런 방미연을 보고 음마황이 조금 언성을 높여 재차 묻는다.




"대답해라."




"저. 저.."




음마황이 재촉하자 심하게 더듬거리는 방미연. 그 모습에 음마황은 얼굴을 찌푸린다.




"이."




방미연은 음마황의 얼굴이 점점 더 찌푸려지며 목소리에 살기가 실리자 두려움에 되는데로 얼른 대답했다. 




"편. 편하고 좋아요."




"앗"




방미연은 얼떨결에 말해 놓고 보니 너무 부끄러웠다. 겁탈당하고 있는데도 좋다니. 미친년이라고 불러도 할말이 없지 않은가. 방미연은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것처럼 얼굴이 새빨개 졌다. 음마황이 마침 자신을 껴안고 있어 자신의 얼굴을 못보는게 너무나 다행이었다.




"그런가..."




음마황은 방미연이 말에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기특한 느낌이 들어 조금 더 힘껏 껴안아 주고는 손으로 머리와 등을 어루만져 주었다. 




그러고 있기를 오랜시간.




방미연은 음마황이 한편으로는 너무너무 두렵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점점 편안하고 포근해졌다. 그런 자신의 속마음에 놀란 방미연. 하지만 자신의 마음이 왜 이런지 갈피를 잡을수가 없었다. 그러한 그녀의 귀에 음마황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린다.




"이곳에서 계속 있겠느냐? 아니면 나와 같이 다른 방으로 가겠느냐."




방미연에게는 불감청 고소원이었다. 지금 이 대청에서 색귀들이 만들어내는 지옥에서 벗어난다니... 행여나 음마황이 마음을 바꿀까 싶어 급히 대답했다.




"다. 다른 방으로 가고 싶어요."




"그래."




그 말을 듣고는 음마황은 공주님을 안듯 방미연을 안고는 일어나 채주의 침실로 갔다. 






열 사람이 누워도 될만큼 거대한 침상이 있는 채주의 침실로 들어선 두사람. 


방미연은 색귀들이 여자들을 겁탈하는 끔찍한 소음이 사라지자 한결 마음이 편안해진듯 했지만 최악의 색마로 일컬어지는 음마황이 여전히 자신을 안고 있는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처음에 느꼈던 것 만큼 끔찍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두렵고 무서운것은 여전했지만 자신이 음마황을 싫어해서라기 보다는 이제는 음마황이 자신을 싫어하는게 더 무섭고 두려워졌던 것이다.




"이 사람이 날 싫어하면 또 무서운 기운을 내뿜을거야."




방미연은 아까 받은 충격이 워낙 컸던 탓인지 이젠 자신을 겁탈할 색마조차 쉽사리 미워할 수 없었다. 만약 자신이 이 사람을 미워한다면 이 사람도 자신을 미워할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음마황은 그런 복잡한 눈빛을 하는 방미연을 일별하고는 침상위에 걸터 앉아 신중하게 그녀를 자신의 무릎위에 앉힌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눈을 감아라."




"네.."




방미연은 음마황의 말에 거역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눈꼬리가 파르르 떨리는게 귀여워서 음마황은 슬며시 욕정이 올랐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두고 좀 더 미모를 감상할 요량으로 손으로 그녀의 고개를 살짝 쥐어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




"제법 귀엽구나. 하지만 미인은 아니야. "




자신이 미인은 아니라는 말에 눈에 띄게 실망하는 방미연. 색마의 말이니 전혀 신경쓸 필요가 없는데도 어느새 방미연은 음마황의 말 한마디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음마황은 그런 방미연을 보고 슬쩍 미소 짓다 계집의 미모를 평가하는 것을 계속한다. 동그스럼 한 얼굴이 귀엽고 단아하지만 자세히 뜯어본다면 처음의 느낌처럼 역시 약간의 결점이 있었다. 귀하게 자라온 여자임을 증명하듯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의 얼굴, 눈은 큰데다 속눈썹은 진하고 길어 귀엽지만 이내 미세한 여드름 자욱과 약간의 잡티가 음마황의 눈을 찌푸리게 만든다.


게다가 동그스럼한 얼굴형이 가장 문제였다. 그 얼굴형이 귀엽게는 느껴지지만 아름답다고는 느껴지게 만들지 않았던 것이다. 전체적으로 소녀같은 천진난만한 인상이랄까. 그래도 귀여움보다는 여성스러움을 더 좋아하는 음마황에게는 크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하긴 음마황이 천여명의 여자를 섭렵했어도 최고의 미인은 여태까지 만나지 못했다. 얼굴이 예쁘다고 몸매가 좋은 여자도 드물고 둘다 좋다고 해서 보지까지 예쁘고 즐거운 여자는 더더욱 드물기 때문이다. 최고의 미인에 근접한 여자는 있어도 그런 여자는 한번도 만난적이 없다는 것, 사실 자신의 이런 엽색행각도 반은 그런 여자를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음마황은 그렇게 방미연의 얼굴을 천천히 감상하다가 서서히 그녀의 새빨간 입술로 자신의 입술을 가져갔다. 




"촉"




음마황은 촉촉한 느낌이 입술에 느껴지며 욕정이 솟구쳤다. 자신이 고개를 쥐고 있는 탓인지 안찰사의 딸 방미연은 첫 입술간의 접촉에 흠칫 떨더니 이내 미동도 하지 않는다. 음마황은 그 상태로 조금 기다리면서 계집에게 첫 입맞춤의 감각을 음미할 시간을 주다가 어느순간 혀를 내밀기 시작했다. 




"흠칫"




음마황이 혀를 내밀자 흠칫하며 몸을 떨며 동요하는 방미연 그러나 음마황의 혀는 방미연의 동요에 전혀 개의치 않고 계집의 입술을 핥고는 혀를 입술사이로 들이밀었다. 처녀의 딱딱한 치아가 닿고 부드러운 입술안쪽의 점막이 혀를 간지럽힌다. 그런데도 음마황은 만족하지 못하고 치아사이로 집요하게 혀를 들이밀어 이내 그녀의 입안으로 혀를 집어 넣는데 성공한다.




음마황의 긴 혀는 능숙한 사냥꾼처럼 방미연의 입속에 들어가자 재빨리 놀라 움츠리고 있던 그녀의 혀를 휘감아 올렸다. 방미연은 음마황의 혀가 입안에 들어오자 놀래서 어쩔줄 모른채 혀를 이리저리 돌려 피해보려했지만 능숙한 사냥에 반항조차 못하고 혀가 포획당해 버렸다. 그리고 조금씩 상대의 입으로 빨려들어가는 그녀의 혀.


이내 조금식 빨려들어가던 방미연의 혀는 어느새 음마황의 입에 가득 들어차게 되고, 그러자 그는 계집의 혀를 최대한 뿌리까지 힘차게 빨아들여 완전히 굴복시킨후 처녀의 혀를 살짝 깨물기도 하고 또 어금니로 씹어보기도 하면서 고문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음마황이 방미연과 입을 맞춘지 한식경. 음마황다운 긴 입맞춤이었다. 음마황은 이렇게 긴 입맞춤을 즐겼는데 긴 입맞춤이 처녀의 경계심을 풀어버리고 달아오르게 하는데 꽤나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방미연은 음마황이 입맞춤을 하자 너무 두렵고 무서워 어쩔줄 몰랐었다. 그리고 음마황이 자신의 혀를 깊이 빨아들일땐 눈물이 핑돌 정도로 아픔이 느껴지기도 했었다. 게다가 자신의 혀를 아무런 조심도 없이 깨물어 대자 음마황이 너무 야속하게 느껴졌다. 마치 자신이 학대받는 노예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방미연에게는 입맞춤이란 아픈것이라는 공식이 새겨질 참이었다.


그런데 아픔에 익숙해지자 점점 이상한 느낌이 찌르르 들기 시작한다. 씹히고 깨물리는 와중에도 아픔과 함께 드는 묘한 감각. 왠지 살랑살랑거리면서 설레이는 느낌이 혀로 시작해 가슴에 스며 들었던 것이다. 




"아."




그리고 방미연은 음마황이 혀로 자신의 혀를 감싸며 위로할때 확실히 깨달았다. 입맞춤은 아프지만은 않다는 것을 오히려 야릇한 재미가 있다는 것을. 음마황에게 깨물릴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고 자신의 혀를 휘젖을때마다 설레임이 느껴졌다.


게다가 설명할수 없게도 입맞춤이 오랜시간 계속되자 방미연은 안타깝고 애타는 느낌이 새록새록 들었다. 입맞춤 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몸속도 음마황이 조금 휘저어 주었으면 하는 느낌.


어느덧 방미연의 혀는 자신도 모르게 음마황의 혀와 어울리고 있었다.




한참을 입을 맞추다가 음마황이 감았던 눈을 떠보니 방미연의 얼굴에는 이젠 보기좋게 홍조가 올라있고 비록 감고 있는 눈이었지만 눈꼬리에는 욕정이 비치기 시작했다. 음마황의 경험으로는 틀림없이 방미연의 보지가 젖어 있으리라 생각했다. 처녀이기때문에 계집 자신은 잘 모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음마황이 방미연과 얼굴을 떼자. 




"아"




하고 방미연은 아쉬움을 내뱉더니 차가운 공기가 닿는 혀를 다시 자신의 입으로 넣었다. 음마황은 그런 계집을 두 손으로 뺨을 쓰다듬어 주었다. 방미연은 자신의 얼굴에 음마황의 손이 닿자 또 다시 입맞춤을 하는 줄 알고 이젠 살짝 입을 벌리고 혀를 내밀어주기까지 한다. 처녀가 하리라 생각되지 않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귀여운 보챔이었다. 음마황은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살짝 입을 맞추어 응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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