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악동 종횡기(惡童縱橫記) - 1부 10장

본문

[미안..아프니??]




소소는 미안한 생각이 들어, 나긋한 목소리로 운보에게 다정스레 말했다.




[그럼 아프지 안 아파요?? 여길 걷어차면 어떡해요??씨이..]




운보는 아픔으로 인해 눈물이 맺힌 눈으로, 원망스레 소소를 바라보며 자지를 움켜


쥐고 있었다. 가뜩이나 잔뜩 발기한 상태에서 걷어차인 것 이라, 더욱 더 고통이 느


껴지고 있었다.


그 모습이 우스운지, 소소는 키득 거리며 운보의 곁에 쪼그리고 앉았다.




[킥킥…봐봐..괜찮은가 봐 줄께…]


[왜..왜 이러세요?? 어딜 본다는 거에요??]


[어쭈?? 이게 감히 이 아가씨의 말을 거역해??]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지만,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을 보겠다는데 움찔하며 경계하


지 않을수 없었다. 요 못된 계집애가 또 무슨 속셈으로 자신을 괴롭히려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운보는 자지를 잡은채 몸을 움츠렸다.


옆에 쪼그리고 앉은 소소는, 운보가 경계하는 빛을 보이자 고운 아미를 상큼 찌푸리


며, 짐짓 화난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제기랄..이 계집애는 정말 예쁘구나…확실히 제 어미를 닮았어…)




소소의 몸에서 풍기는 향긋한 내음에 운보의 가슴이 설레는 걸 느꼈다.


또한 나예설을 쏙 빼닮은 소소의 얼굴에서, 지난밤 진대운과 알몸으로 엉켜 신음을


흘려대던 나예설의 모습이 연상되어 자지가 더욱 단단해지고 있었다.




[아..윽…!!!]




자지가 커지며 고통이 배가되어 운보는 자신도 모르게 낮게 신음소리를 내게 되었다.




[어머..정말로 많이 아픈가 보네…킥킥…]




고통스러워하는 운보를 보며, 소소는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웬지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없어 키득거리고 있었다.




(이 냄새나는년 같으니…남은 아파 죽겠는데 옆에서 뭐가 좋다고 웃고있단 말이냐??


설마하니 내가 네년의 보지를 걷어차서 네년이 똑같은 고통을 느끼는 와중에도 웃음


이 나오는지 보고 싶구나..젠장할…)




속으로 진소소를 욕하면서도, 그녀의 아리따운 모습에 운보는 마음이 움직이며, 그녀


의 복숭아빛의 뺨에 입을 맞추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참아야했다.




(정말이지 하는짓을 봐서는 장래 나의 다섯번째나 여섯번째 마누라로도 손색이 있다


하겠지만…자태만은 이리도 예쁘니…음..나중에라도 이 계집애가 개..과…흠..아무튼


마음을 곱게 고쳐먹어 나에게 다정하게 대한다면 크게 선심을 써서 셋째 마누라 정도


로 삼을수 있겠구나…)




운보는 개과천선(改過遷善)의 네글자가 생각나지 않아 대충 얼버무리며, 마음속으로 


그녀의 서열을 조금은 높은곳에 놓아 두었다.




[흠…그건 그렇고..이 천한놈아…지금 해가 중천에 떴는데 여지껏 자빠져 자고있냐??]


[아이 피곤 하니까 그렇죠..]


[어쭈…이게 배가 부른소릴 하고있네…진가장의 밥으로 굶어죽지 않고 있으면 주제를


알아야지!!!]




소소는 나름대로 상전으로서의 위엄을 나타내려는 듯, 두 손을 옆구리에 갖다 대고는


제법 야무진 표정으로 정색을 한채 운보를 내려다 보고 서 있었다.




(이런 제기랄년…내가 너희 집에서 공짜로 밥을 빌어먹었더냐?? 제 할아버지의 재산


을 가지고 제년이 생색을 내고 있네…더러워서…젠장..!!!)




속마음을 그대로 표정에 드러낼순 없었다.


운보야 진가장에 노비문서로 묶여있는 형편이 아닌지라,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떠


날수 있는 몸 이었다.


하지만 세상 물정을 알리없고, 나이도 어린 운보가 진가장의 지붕밑을 떠난다는 것은


여간 두려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같은 나이의 소소가 구박을 한다 하더라도, 아니꼽지만 참는 도리밖에 없는 형편 이


었다. 속마음을 그대로 표정을 드러냈다가는, 당장 이 성질 더러운 계집애의 발길질


을 받아야 하리라…




[빨랑 일어나…나랑 같이 갈데가 있으니까…]


[어딜요??]


[이게 냉큼 따라나설 일이지 뭔 말이많아??!!]




소소는 귀엽게 코끝을 찡그려 주름을 만들며 인상을 쓰면서 운보를 다그치고 있었다.


앙증맞은 그녀의 표정에 운보는 마음이 움직이며,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딜 가는지 알아야 따라가죠..아직 밥도 안 먹었는데..]


[밥을 못 먹은건 네놈이 게으른 탓이니 누굴 원망하겠느냐?? 재너머 관제묘(關帝廟)


에 가야 하는데 소왕이의 고삐를 잡아줘야 겠다]




소왕이는 소소가 아끼는 작은 말(馬)의 이름 이었다.


아직 말을 타는데 익숙치 않은 소소 이기에, 말고삐를 잡아줄 사람이 필요하단 뜻 이


리라…


운보는 뒷 머리를 긁적이며 소소를 따라 방문을 나섰다.




[그런데 거긴 뭐하러 가는데요??]


[그놈참…따라오면 될 일이지 참 말많네…오늘이 아버님과 숙부님이 사냥에서 돌아


오시는 날 아니더냐?? 당연히 이 소소님께서 마중을 나가야지..]




(이런 제기랄…네 아비를 마중나가는데 내가 왜 따라가야 한다는 거냐..??)








소소가 탄 말고삐를 잡고 대문을 나서던 운보는, 저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 달아 올랐


다. 이쪽을 향해 걸어오는, 나예설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 이었다.


그녀는 하늘거리는 분홍색의 장삼에 비단신을 신은채, 사뿐거리는 걸음걸이로 그들


이 있는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 이쁜선녀님 어딜 가시나??]




나예설은 나긋나긋 하면서도 간드러진 목소리로 웃으며, 말위에 앉아있는 소소를 바


라보며 물었다. 지난밤 진대운을 향해 엉덩이를 내밀고 아양을 떨어내던 모습이 떠오


르며, 운보는 가슴이 세차게 뛰 노는걸 느꼈다.




[응 엄마…재너머 관제묘에 가서 아버님이 오실때까지 기다리러 가는거야..]




소소는 말고삐를 당겨, 나예설의 앞에 소왕을 세우고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운보의 눈길은 자신도 모르게 곁에 다가선 나예설의 엉덩이쪽을 스치고 지나갔


다. 둥글고 탐스러운 엉덩이를 드러내 놓은채 흔들어 대던 모습과, 그 안쪽의 검은숲


사이로 보이던 그녀의 보지가 생각나자, 운보는 자지로 피가 쏠리는 느낌이 들었다.


불룩해지는 자지를 들키지 않기 위해, 운보는 재빨리 몸을 돌렸다.




[어머나아....우리 선녀님은 효성도 지극 하구나..호호…네가 기다리고 있다가 반기면


아버지도 무척 기뻐하실게다…]


[아버지께서 이번에 작은 토끼를 한마리 산채로 잡아다 주신다고 약속 하셨거든..헤헤..]


[그래..잘 다녀 오너라…그나저나 언제 오실줄 알고 벌써부터…]


[괜찮아…아버님 오실때까지 소왕이랑 놀면 되니까..]




두 모녀의 대화를 듣고 있던 운보는, 속으로 투덜 거리고 있었다.




(이런 제기랄…아침도 못 먹었는데…잘못하면 점심까지 굶게 생겼구나…)












황보세가(皇甫世家)에서는, 가주인 황보철의 부름으로 온가족이 탁자에 둘러앉아 회


의를 하고 있었다.


상석에 앉은 황보철을 중심으로, 왼편에는 그의 부인이자 세가의 안주인인 유운련(柳


云煉)이 앉아 있었으며, 그밑으로 황보연(皇甫淵), 황보영(皇甫永), 황보취(皇甫就)등


세 자매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세가의 장자(長子)인 황보건(皇甫建)과 그의 처인 호연란(湖聯蘭),


차남인 황보수(皇甫修)와 화영영(華永永) 부부가 차례대로 앉아 있었다.




황보철이 말없이 헝겁으로 자신의 애검(愛劍)을 닦으며 손질을 하는 모습을 보며, 가


족들은 긴장으로 인해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가 저렇듯 검을 만지며 회의를 할 때에는, 뭔가 중대한 언질을 할 것이라는 일종의


의미를 담은 행동 이었으며, 거역을 하거나 반론을 제기할수 없다는 일종의 압력을 나


나내는 것 이었다.




황보철은 잘 벼려진 장검을 닦으며, 문득 지나가는 투로 조용히 말했다.




[연아(淵兒)의 혼처(婚處)가 호남의 진가장으로 정해졌다]


[…!!!]


[…!!!]




일순 자리에 앉은 모든 식솔들은. 흠칫하며 표정에 동요를 나타냈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누구하나 토를 달고 나서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당사자인 황보연은 눈에 띄일 정도로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탁자 아래에 꼬옥


쥔 두 손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




[하지만 아버님!!!]


[어허~!!!]




황보연이 뭐라고 항변을 하려 했지만, 부릅뜬 황보철과 눈이 마주치자 황급히 입을


다물고는 고개를 떨구었다.




(쳇…!!!그깟 재물만 있지 농사나 짓고 장사나 벌이는 집안의 어린것 이라니…)




강호를 질풍처럼 누비는 젊은협사(俠士)와의, 낭만적이고 달콤한 사랑을 꿈꾸던 황보연


으로써는 불만일 수 밖에 없는 상대였다.


더군다나 올해 열아홉인 황보연에 비해, 자신의 상대인 진대운은 세살이나 어린 풋내


기라고 했으니 더욱 더 탐탁치 않을수 밖에…




[하하..잘되었다 연아야..]


[그래요..정말 축하해요 아가씨..]


[언니 축하해..!!!]




좌석에 앉은 식구들이 한마디씩 축하의 말을 건네고 있었지만, 그들도 황보연의 심정


을 모르는 바가 아니었기에 표정들이 썩 밝지만은 않았다.




[크험..그렇지 잘 된 일이고말고..이 애비가 볼때는 그만한 혼처도 없다..허험..우리 집


안이 무가(武家)라고 해서 꼭 무가의 자식과 혼인을 하라는 법은 없지..암..]


[그렇습니다 아버님…]


[옳으신 말씀입니다..]




황보철이 장검을 탁자위에 올려놓으며, 근엄한 표정으로 말하자, 장자인 황보건과 둘


째 며느리인 화영영이 거들고 나섰다.


황보철은 흡족한 듯 탐스런 수염을 쓰다듬고는, 차남인 황보수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래 둘째는 연아의 상대인 그…진대운이란 아이에 대해서 알아보라고 했는데…무슨


성과가 있더냐??]


[아 예 아버님…진대운이란 아이..아..아니..진공자는 진가장의 외동아들이자 장자로써…]


[으흠…거기까진 다 아는거고…무슨 무예나 그런걸 익히지는 않았더냐??]


[예..그게..명문(名門)은 아니지만…그 화운촌이란 곳의 비룡도장이란 곳의 장문제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허어..장문제자라…제법 기재(伎材)인가 보구나…]


[그…그런것 같습니다..아버님..]




대충 얼버무리는 황보수의 대답에, 황보영과 황보취가 키득 거렸다. 


애써 진대운을 추켜올려 주려는, 황보철과 황보수의 대화가 해학적으로 들렸기 때문이


리라. 하지만, 옆에 앉은 황보연이 두 동생을 향해 눈을 흘기자, 대뜸 웃음을 그치며 정


색을 하였다.




[음..그 비룡도장 이라는 곳의 장문인..진대운의 스승은 어떤분 이시더냐??]


[저..그것이..이왕삼 이라는 분인데…잘 알려지지 않으신 분 이십니다]


[흐음..아마도 숨은 고인(古人) 이신게지..]


[그..그렇겠지요..]


[큭..큭..]




이번에도 황보영과 황보취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법 소리를 내어 웃은지라, 상석에 앉은 황보철의 귀에까지 들린듯


했다.




<쾅!!!>




[이런 천둥벌거숭이 같은년들을 봤나??!!뭐가 우습다는게냐??!!!]




황보철이 커다란 손바닥으로 탁자를 내리치며 고함을 지르자, 황보영, 황보취 두 자매


는 찔끔하며 정색을 했다.


다른 식솔들도 얼굴을 굳히며, 두 자매를 향해 비난의 눈길을 보내자 둘은 더욱더 위축


이 되는 듯 했다.




[허험…]


[저..저는 싫습니다..]


[뭐야??]




황보철이 목을 가다듬느라 헛기침을 하는데, 황보연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가주의 얼굴이 급격히 붉어지는 가운데, 중인들의 안색은 파리하게 변하고 있었다.




[저는 진가장에 시집가기 싫습니다…그냥 혼자 살거에요..]


[여..연아야..]


[아..아가씨..그..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대부인인 유운련과 화영영이 급히 말리고 나섰지만, 이미 뱉은말은 주워담을수 없는 법,


황보철의 안색이 급격히 변하고 있었다.


다른 식솔들은 이미 만약의 사태에 대비에, 의자에서 엉덩이를 살짝 들어 올린채 언제


라도 자리를 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거의 검붉은 색으로 변한 황보철의 안색이, 그의


별호처럼 검은색으로 변하면, 무슨 사단이 벌어질지 알수없는 노릇 이었기에 언제라도


대피할수 있도록 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너는 이번 혼사가 우리 세가에 어떤의미를 지니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더냐??]


[저..저기..그것이…]




파르르 떨리는 황보철의 수염을 보며, 뒤늦게 자신의 실태를 깨달은 황보연이 재빨리


말꼬리를 흐리며 수그러 들었다.




[알고 있느냐 모르고 있느냐??]


[아..알고 있습니다..아버님..]


[그럼..이제 이 애비의 말을 순순히 따르겠느냐??]




금방이라도 폭발 할것만 같은 팽팽한 기류가 감도는 가운데, 식솔들의 온 신경은 황보


연의 입에 집중되고 있었다. 


그녀의 대답 여하에 따라, 재빨리 자리를 피할것인가 아닌가를 결정해야 했기에…




[따…따르겠습니다…]


[휴우…]


[하아..]




황보연이 고개를 떨구며 조그만 소리로 대답하자, 식솔들의 입에서 일제히 안도의 한


숨이 새어 나왔다.


검붉게 변했던 황보철의 얼굴색도, 서서히 본래의 색을 찾아가는 중 이었다.




[잘생각했다 연아야…]


[그래요 아가씨..설마 아버님이 결정하신 일인데…]


[맞아 언니..부잣집으로 시집 가는건데…오히려 잘된거야..]




식솔들은 행여나 황보연이 또 다른 말을 할새라, 재빨리 치하와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었다. 하지만 당사자인 황보연은, 끝내 불만인듯, 탁자 아래에 감춘 두 주먹을 파르르


떨고 있었다.




(쳇!!! 두고봐…진가장의 애송이…내몸에 손만 댔단봐라…)












태산(泰山)을 배경으로 자리잡은, 황보세가의 뒤편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게 펼쳐진 들판이 있었으니, 사람들은 도운평(到雲坪)이라 불렀다.


말 그대로 도운평은 드넓은 지평선 끝으로 구름만 보일 정도로, 끝없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두두두두두!!!!!>




[이럇!!이럇!!!]




광활한 도원평을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말 한마리가 있었다.


멀리 점 으로만 보이던 붉은색의 홍마(紅馬)는, 금새 가까와질 정도로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말등에는 역시 붉은색의 경장을 차려입은 미소녀(美小女)가, 연신 채찍을 휘두


르며 재촉을 하고 있었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채찍을 휘두르는 여인은 황보연 이었다.


주변에 소문이 자자한 미모답게, 아름다운 얼굴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고, 몸에 착


달라붙은 경장또한 땀에 젖은 듯, 육감적인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 놓고 있었다.




[이럇!!!이라앗!!!]




꽤 오랜 시간을 격렬하게 달린듯, 홍마는 거친 숨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황보연의 채찍


질은 멈출줄을 몰랐다.


맘에도 없는 혼인을 해야하는 분풀이를 말에게 하기라도 하는 듯 보이는, 황보연의 얼굴


은 금세 울기라도 할듯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쳇…어째서 내 생각은 조금도 않으시는 거지?? 정말이지…그 먼 호남의 조그만 시골마을


로…그것도 나이도 어린 풋내기 녀석한테 시집을 보내려 하시다니…)




이번 혼사에 불만이 많은 황보연 이었다.


그렇다고 철석간장(鐵石肝腸)이 아니고서야, 가주인 황보철에게 반항을 할 담력도 황보연


에게는 없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애꿎은 말에게 화풀이를 하듯 도원평을 달리며 우울한


심사를 달래는 중 이었다.








달리는 동안 아무도 만나지 못할것 같았던, 드넓은 도원평 이었건만 저 멀리 몇 개의 그림


자가 보였다.


워낙 멀리 떨어져 있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말을 타고 오는 네명의 사람이 분명했다.


어차피 그쪽으로 말을 달리던 길이라, 황보연은 아무 생각없이 그쪽으로 말을 몰아 달리고


있었다.




점점 간격이 좁혀지며 그들의 모습이 황보연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각기 한 마리의 말위에 앉은 그들은, 한명의 소년과 세명의 여인으로 보였다.


질풍같이 달리는 황보연과는 달리, 그네들은 유람이라도 나온듯 전혀 급할것 없다는 태도


로, 천천히 말을몰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푸른색의 장삼을 걸친 소년과는 달리, 여인네들은 챙이넓은 죽립에 면사를 드리우고 하얀


장삼을 걸친 모습이었다.


여인네들은 면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기에 나이를 짐작할 수는 없었지만, 날씬하도 풍만


한 몸매에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무림인 인듯 보였다.




[이럇!!!비켜!!!]




그들과는 아무런 일면식도 없는 사이 였지만, 황보연은 울적한 마음에 괜히 시비라도 걸듯


달리던 기세를 수그러뜨리지 않은채 그들을 향해 말을 몰아가며 비키라고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들은 흠칫 하며 무서운 기세로 말을 달려오는 황보연을 쳐다볼뿐, 일부러 길을


비켜줄 생각은 없는 듯 보였다.




[에잇!!!비키라는 소리가 안들려??!!!]




가뜩이나 부아가 치밀어 있던 황보연은, 앞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맨앞에 있는 소년을 향


해 채찍을 휘둘렀다.


갑자기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채찍에, 소년은 일순 흠칫하며 어깨를 흔들었다.




[……!!!]




황보연의 채찍이 소년을 후려치는 순간, 소년의 신형이 흐릿해지며 채찍은 허공을 때리고


말았다. 뒤이어 소년의 뒤에있던 여인의 오른손이 움직이는가 싶더니, 채찍은 무엇엔가 부


딪히기 라도 한듯 반탄력을 일으키며 황보연 에게로 되돌아왔다.




[히히히힝!!!]


[워---워---!!!]




갑자기 되돌아 날아오는 채찍에 황보연의 홍마가 놀란듯, 길게 울부짖으며 앞발을 높이 쳐


들었다. 급히 내력을 돋구어 채찍을 갈무리한 황보연은, 말의 고삐를 당기며 놀라 날뛰는


홍마를 진정 시켰다.




[웬 놈들인데 감히 황보세가의 영역에서 시비를 일으키느냐??!!!]




채찍을 쥔 손목이 시큰거리는 느낌에, 상대방의 내력이 심상치 않다고 느낀 황보연은 앙칼


진 목소리로 네남녀를 향해 고함을 질렀다.


상대의 정체가 무엇이든, 이곳이 황보세가의 영역인 이상 전혀 기가 죽을 필요가 없다고 생


각한 때문이었다.




[어머님..저 아리따운 소저는 왜 길을가는 사람에게 시비를 일으키는 걸까요??]




뒤의 여인들을 바라보며 질문을 하는 소년을 보며, 황보연은 흐믓한 기분에 뒤틀린 심사가


조금은 풀어지는 느낌이었다.


제법 준수한 얼굴에 십 오륙세 정도 되어보이는, 소년의 입에서 나온 "아리따운 소저"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 이었다.




(자식…보는 눈은 있어 가지고…)




하지만 황보연의 흐믓한 기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소년의 질문을 받은 가슴이 큼직해 보이는 여인과 소년이 주고받은 말 때문 이었다. 그 여


인은 한눈에 보기에도 커다란 가슴을 가지고 있었는데, 출렁 거리는 유방이 헐렁하게 가린


장삼 사이로 확연히 보일 정도였다.




[무영(撫瑛) 그대의 말은 한가지는 맞았고 한가지는 틀렸습니다]




여인의 목소리는 나른한 듯 간드러진 느낌을 주고 있었다.




[허어..어떤것이 맞고 어떤것이 틀렸는지요??]


[저 아가씨가 우리에게 시비를 일으키는건 맞지만 그리 아름답지는 않지요]




대답은 가슴이 커다란 여인의 옆에 나란히 서있던, 키가 큰 여인의 입에서 나왔다.


역시 면사로 얼굴을 가린 그 여인은, 웬만한 남자들 보다도 훨씬 큰 키에 균형잡힌 몸과 긴


다리를 가지고 있었다.




[하하하!!!생각해 보니 그렇군요…저 소저도 꽤 아름답지만 어머님들과 형수님의 미모에는


견줄바가 못되지요..]


[그럼요..호호호…]


[아이..소첩을 놀리다니..그대..그대는 너무해요…]




세 여인은 각기 간드러지게 웃는가 하면, 몸을 꼬아대며 부끄러운 몸짓을 해 보였다.




(뭐..이런것들이 다 있어??)




미모로는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황보연 인지라, 자신을 놀리는 듯한 네 남녀의 대


화에 부아가 치민듯 아미를 상큼 찌푸렸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네들의 주고받는 말에, 이상함이 느껴졌다.


소년은 그녀들에게 어머님이나 형수님 이라고 부르는 반면, 여인들은 하나같이 연인(戀人)


이나 지아비를 대하듯 했기 때문 이었다.




[흥!! 간이 배밖으로 나온 것 들이로구나!!!감히 이 아가씨의 길을 가로막은 것도 모자라 희


롱을해??]


[소저 우리는 시비를 일으킬 생각도 없고 그저 조용히 길을 가는것 뿐이랍니다…그러니 괜


한 시비 일으키지 마시고 그냥 가던길 가시지요..]


[요 조그만 녀석이 감히 누굴 훈계하려 들어??!!]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하던 차에, 화풀이 대상을 만난것이 신이난듯 황보연이 소리를 지르며


허공에 채찍을 휘둘렀다.




[황보가의 여식인가?? 그년 참 성질한번 더럽구나!!!]


[뭐..뭐야??!!!]




그말은 맨 뒤에 있던 여인의 입에서 나왔다.


앞선 두 여인보다는 젊어 보이는 듯한 그 여인역시, 죽립에 면사를 드리우고 있었으며, 버들


가지같은 호리호리한 몸매에, 교태로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인 듯, 황보연은 대뜸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허리에 차고있던


장검을 뽑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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