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272부

본문

풍운일행이 옥선의 배로 돌아왔다. 아침에 출발하니 오랜만에 객점에서 편안하게 쉬고도 싶었으나 악양에는 별별 사람들이 많으니 배에서 쉬는 편이 편하기 때문이다. 도치나 악무룡 등이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자 풍운과 부인들은 옥선의 선실(船室)로 갔다. 




“들어가세요. 저희들은 다른 선실(船室)에서 잘게요.” 


“왜? 둘이서 할말이라도 있어.” 




풍운이 장난스럽게 물어보자 옥선이 입술을 삐죽거린다. 




“저희들이 양보해야죠. 벽하언니를 위로해 주세요.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무경의 말에 풍운은 술에 취해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벽하를 보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어디로 갈 거야.” 


“당가식솔들이 빠져서 남는 선실(船室)들이 많아요. 먼저 갈게요.” 




옥선과 무경이 다른 선실(船室)로 갔다. 오랜만에 해후(邂逅)한 벽하를 위해 둘만의 밤을 보내도록 배려한 것이다. 풍운이 선실(船室)로 들어가 품에 안긴 벽하를 눕히고 일어나려 했다. 




“어디가?” 




벽하가 큰 눈을 깜박거리며 일어나려는 풍운의 목을 잡는다. 




“깼어.” 


“누가 자기나 했나? 계속 깨있었어.” 


“일부러 잠든 척했던 거야.” 


“그래야 다른 사람들 눈치 안보고 안겨서 오지.” 


“우릴 속였구나.” 


“그래서. 기분 나빠.” 


“그건 아니지만.” 




풍운이 은근슬쩍 목에 감긴 팔을 풀고 일어나려하자 벽하가 팔에 힘을 주었다. 




“어딜 도망가. 앉아죠.” 


“옷이라도 벗어야 할게 아니야.” 


“내가 벗겨줄게.” 




벽하는 풍운을 침상에 눕히고 옷을 벗긴다. 




“이 여자가 창피한 것도 모르나” 


“얼마나 굶었는데 보이는 거 있겠어. 들어봐~ 안 벗겨지잖아.” 




벽하가 상의를 잡아당기며 짜증을 내자 풍운은 기가 막힌 표정으로 멍하니 있었다. 




“빨리 안 일어나. 계속 이렇게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물어버리는 수가 있다.” 


“아니. 이게. 아아~ 알았어.” 




풍운은 젖꼭지에서 전해오는 짜릿한 통증에 자기도 모르게 상체를 들었다. 벽하가 젖꼭지를 깨문 것이다. 벽하는 재빠른 동작으로 상의를 벗기더니 곧바로 바지를 벗긴다. 




“역시. 너는 나를 잊지 않았구나.” 




벽하는 커다란 좆이 튀어나오자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잡고 흔든다. 




“이거야 원~ 이제 됐지. 누워봐~” 




풍운이 일어나려하자 벽하가 풍운을 눕힌 다음 배에 걸터앉는다. 




“가만있어. 방해하면 죽어.” 


“뭐~ 뭐야. 음~” 




풍운이 말을 하다말고 신음성을 삼킨다. 벽하가 커다란 좆을 물었기 때문이다. 




“쩝~ 쩝~ 그동안 보고 싶었지. 나도 보고 싶었어. 쩝~ 쩝~” 




벽하는 풍운을 깔고 앉은 상태에서 상체를 숙여 좆을 빨아준다. 풍운은 슬금슬금 올라오는 흥분에 치마를 올리니 벽하가 슬쩍 엉덩이를 들어준다. 치마가 올라가며 대리석처럼 매끈한 다리와 신비의 계곡을 가리고 있는 하얀 천이 나타났다. 풍운은 망설임 없이 잡아당기자 비명을 지르고 찢어지며 수풀이 무성한 계곡이 나타났다. 




“내려봐~” 




벽하가 엉덩이를 내려주니 풍운이 계곡을 가리고 있는 수풀을 헤치자 분홍색의 대음순과 소음순이 나타났다. 풍운은 대음순을 좌우로 벌리고 소음순을 빨아주었다. 




“하흑~ 쩝~ 흡~ 흡~” 




벽하는 밑에서 올라오는 홍분에 경련하다가 좆을 입안가득 베어 물며 빠르게 왕복한다. 




“하이.......하이........거긴 하지 마.” 




풍운이 손가락으로 질속을 헤집으려하자 벽하가 급하게 일어나더니 풍운의 다리 사이에 걸터앉더니 머리끈을 풀어 헤쳤다. 




“첫인사를 손가락하면 섭섭하지 않겠어.” 


“아, 알았어. 그런데 머리는 왜 풀었어.” 


“두고 보면 알아.” 




벽하가 검은 물결처럼 흘러내린 머리까락으로 풍운의 상체를 빗자루처럼 쓸어주니 풍운은 간지러운 느낌과 함께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묘한 흥분이 밀려왔다. 




“그, 그만해. 간지러워.” 


“기다리게 한 벌이야.” 


“사과했잖아. 미안해.” 


“그 정도로는 곤란하지.” 




벽하는 머리를 흔들어 상체를 자극하다가 머리를 숙어 젖꼭지를 깨물어 버린다. 




“아야. 뭐하는 거야.” 


“애무야. 참아.” 


“미치겠네. 내가 잘못했어. 그만 하자. 응~ 벽하야.” 


“반성하는 태도가 아닌데.” 




벽하는 이번에는 반대쪽 젖꼭지를 깨물었다. 미칠 것 같다. 비단 같은 머리칼이 상체를 간질이는 사이에 젖꼭지에서 전해오는 상큼(?)한 고통이 오히려 흥분을 자극한다. 벽하는 핏줄이 툴툴 불거진 좆을 잡더니 귀두를 손가락으로 문지른다. 




“윽~ 잘못했어. 용서해줘.” 




풍운은 급기야 빌기 시작했다. 가장 민감한 부분인 귀두를 사정없이 문지르니 풍운도 참지 못하는 모양이다. 




“좋아. 바로 그런 자세야.” 




벽하는 치마를 울려 좆을 보지에 맞추더니 천천히 엉덩이를 내렸다. 




“아흑~ 운랑 좆은 너무 커. 보지가 찢어지는 것 같아.” 




벽하는 질속을 파고드는 묵직한 살덩이의 느낌에 척추를 타고 짜릿한 흥분이 밀려왔다. 




“미치겠다. 그만 조여.” 




벽하가 엉덩이로 원을 그리며 몸속 깊숙이 들어온 좆을 자극하자 풍운은 미칠 것 같은 흥분이 밀려왔다. 대나무처럼 꼿꼿해진 좆을 사정없이 돌리니 풍운도 참지 못하는 모양이다. 




“운랑. 어때. 좋아.” 


“헉~ 헉~ 미칠 것 같아. 언제 이런 방중술을 익힌 거야.” 


“어떻게 하면 운랑을 기쁘게 해줄까 생각하다가 책을 조금 읽었어.” 




벽하는 풍운의 상체를 젖가슴을 자극하며 아주 조금씩만 엉덩이를 움직인다. 




“헉~ 헉~ 못 참겠어. 내가 할께.” 




풍운이 어떤 목마름에 벽하을 눕히려하자 벽하가 재빨리 자세를 바로잡는다. 




“하이.......하이. 가만있으라고 했지. 운랑은 지금 벌 받는 중이야.” 


“미치겠네. 정말.........이 여자가 아주 죽이려고 작정했군.” 


“흥~ 운랑이 이 정도에 죽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벽하는 풍운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또다시 젖꼭지를 깨물었다. 




“아악~ 아파. 그만.” 


“쩝~ 쩝~ 새롭지. 고통과 흥분이 교차하며 죽을 맛이지.” 


“두고 보자. 반드시 복수할거야.” 


“호호호~ 기대할게. 어떻게 복수하는지 두고 보자.” 




벽하는 풍운의 가슴에 손을 얻고 본격적으로 방아질을 시작했다. 




“푹~ 푹~ 푹~ 푹~” 


“찰삭~ 찰삭~ 찰삭~” 


“하흑~ 보지가 터질 것 같아.” 


“나도 올라와. 벽하야 조금만 더.” 


“아아아아앙~ 운랑.” 




벽하는 스스로의 흥분을 주채하지 못하고 허리를 비틀다가 길게 한숨을 쉬더니 자세를 교정한다. 몸을 반대로 돌려 다리를 붙잡고 방아질을 하는 것이다. 풍운도 이제는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벽하의 젖가슴을 주무른다. 




“하이......하이.......아아앙. 운랑 올라와.” 


“철썩~ 철썩~” 


“나도 못 참겠어.” 


“운랑 싸줘. 안에. 가득.” 


“간다.” 


“울컥~ 울컥~” 




풍운이 벽하를 안은 상태에서 사정하니 하얀 정액이 벽하의 질속에 가득해진다. 벽하는 질을 움질거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더니 힘없이 바닥에 쓰려진다. 술이 적당히 취한 상태에서 무리해서 힘든 모양이다. 




창문을 통해 들어온 달빛에 쓰려진 벽하의 모습이 드려났다. 하얀 침상에 검은 머리카락이 넓게 펼쳐져 있고, 앞섬이 벌어져 하얀 젖가슴이 드리나 있다. 그리고 살며시 올라간 치마 사이로 길고 날씬한 다리가 보인다. 정사(情事)이후 여자의 흐트러진 모습이 이렇게 농염(濃艶)하게 보이긴 처음이다. 풍운은 벽하의 모습에 심취하여 벽하의 위로 올라갔다. 




“자는 거야.” 


“떨고 있어.” 


“왜?” 


“혼자서 당신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그래서 떨고 있어.” 




벽하의 솔직한 말에 풍운이 피식 웃는다. 




“남들이 들으면 내가 무슨 짐승이라도 되는 줄 알겠다.” 


“치~ 당신 짐승이잖아.” 


“그래. 그렇게 생각한단 말이지.” 




풍운은 벽하의 다리를 벌리더니 아무런 예고도 없이 좆을 쑤셔 박았다. 




“아흑~ 아파.” 


“짐슴이 뭔지 보여주지.” 




풍운은 벽하의 머리를 잡고 인정사정없이 좆질을 시작하니 벽하는 보지에서 짜릿한 아픔이 전해진다. 




“아파........살살해요.” 


“좀 전에 벽하 뜻대로 했으니 이번에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풍운의 거친 움직임에 벽하는 폭풍우를 만난 난파선처럼 요동친다. 




“살살........아아악~ 부셔져. 부셔져버려.” 




벽하가 침상을 붙잡고 소리치지만 풍운은 벽하의 머리를 잡고 계속해서 몰아붙인다. 




“엄마.........나 죽어........아아아앙........올라와.” 




거대한 폭풍이 밀려온다. 광풍폭우(光風暴雨)가 밀려오듯 한번 휘몰아친 쾌락의 폭풍은 벽하를 끝없니 낭떠러지로 밀어버린다. 




“아아아앙............아흑~” 




벽하가 무섭게 경련하며 힘없이 늘어진다. 절정에 이른 모양이다. 하지만 풍운의 만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벽하를 뒤로 돌려 엎드리게 하더니 치마를 걷어 올리고 또 다시 좆질을 하는 것이다. 벽하는 이를 악물고 참았다. 보통 여자들 같으면 벌써 까무러쳤을 것이나 경험이 있기에 이 정도까지 버티는 것이다. 하지만 아픔과 고통.......그 속에 피어나는 쾌락의 파도는 참는다고 참아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그만...........운랑. 제발 그만.......아아악~” 


“안돼. 아직 멀었어.” 




풍운은 밑에서 흔들거리는 젖가슴을 우악스럽게 움켜잡고 계속해서 밀어 붙이니 벽하는 세 번째 절정에 이르려 힘없이 쓰려진다. 




“벌써 쓰려지면 곤란하지.” 




풍운이 이번에는 벽하의 한쪽 다리를 들고 좆을 밀어 넣으니 좆이 자궁까지 들어온다. 




“너무 깊어. 찢어질 것 같아........아앙~ 운랑. 제발 그........그......아아악~” 




벽하는 이제 알아듣기 힘든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흔드니 검은 파도가 침상에 휘몰아친다. 




“그........그만.......헉~ 헉~ 헉~” 




벽하가 네 번째 절정에 이르려 힘없이 늘어지니, 풍운이 벽하를 반듯하게 눕히고 위로 올라왔다. 




“하이.........하이........내가 잘못했어. 그만해.” 


“나는 아직 멀었는데.” 


“더 하면 죽어. 벽하 죽어도 좋아.” 


“짐승이라며.........지슴이 그런 거 따지겠어.” 


“아흑~ 나쁜 놈. 잘못했다고 했잖아.” 




풍운이 통통 부어오른 질을 원을 그러가며 희롱하니 벽하가 입술을 깨물며 신음한다. 




“운랑. 살려줘. 응~ 제발.” 


“나는 아직 만족하지 않았단 말이야.” 




풍운이 어린아이처럼 말하자 벽하는 울상이 되었다. 




“옥선이나 무경 불려. 그녀들하고 하면 되잖아.” 


“정말이야. 벽하가 원하는 거야. 그치.” 


“그래 이 나쁜 놈아. 빨리 내려와.” 


“이대로 끝내면 쓰나? 하던 건마저 해야지.” 




풍운이 입맞춤을 하며, 한손으로 젖가슴을 희롱한다. 이번에는 봄날의 따뜻한 바람처럼 한없이 부드럽다. 하지만 이미 예민해 질대로 예민해진 벽하는 작은 흥분에도 미칠 것 같은 흥분이 밀려왔다. 




“하이......하이......아아앙. 운랑. 나 죽어. 그만.” 


“조금만 참아. 이제 끝나가.” 


“그만 하란 말이야. 아흑~” 




벽하의 목이 휘어진다. 모든 사물이 흐려지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온몸이 부셔질 것 같은 흥분과 감당하기 힘든 쾌락에 의식마저 흐려진다. 




“아......아.........아~” 




벽하가 간간히 알아듣기 힘든 비명을 지르며 바들바들 떨고 있다. 계속된 흥분에 이제는 온몸이 쾌락에 빠진 모양이다. 




“우.........운랑.............사.........사랑...........해.” 




벽하의 고개가 힘없이 떨어졌다. 끝내 의식의 끈을 놓친 모양이다. 




“이런......아.........나온다.” 




벽하가 기절한 상태에서도 보지가 우물거리며 씹어주자 끝내는 풍운도 참지 못하고 다량의 정액을 토해낸다. 간발의 차이라고 할 수 있었다. 풍운은 땀에 젖은 벽하의 머리까락을 정리해준다. 볼수록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여인이다. 




한번의 정열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뚝배기처럼 펄펄 끓어오르는 여인이다. 사랑 앞에서 물불을 가리지 않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여인이다. 풍운은 벽하의 옷을 벗겨 편안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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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빙궁의 궁주에게 전해지는 빙백신공(氷白神功)은 풍운이 익힌 수라마령신공처럼 인간이 익히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무공이다. 전대 궁주인 냉가령은 빙백신공(氷白神功)을 익히기 위해 배화교주와 정략결혼까지 했다. 무공을 익히는데 필요한 빙백신정(氷白神晶)을 복용하기 위해서는 빙백신정과 반대로 극양(極陽)의 성질을 가진 성화백련마단(聖火白蓮魔丹)이 필요한데, 성화백련마단은 배화교주에게만 전해진다. 냉가령과 혁린무진은 서로의 필요에 의해 혼인하여 빙백신정과 성화백련마단을 복용하고 남녀화합을 통해 서로의 무공을 증진시킨 것이다. 하지만 빙백신정을 복용한 냉가령조차 십성이상을 익히지 못했다고 알려져 있다. 




냉가령은 언젠가 설초희라면 빙백신정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빙백신공을 완성할 수 있다고 했다. 그건 설초희가 천녀태음신체(天女太陰身體)이기 때문이다. 천녀태음신체은 전설로 전해지는 태양신체(太陽身體)와 반대로 온몸이 극음(極陰)으로 이루어져 빙공을 익히는데 천부적인 자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태양신체가 나이 이십을 넘기지 못하고 온몸이 불덩이로 변해 죽는 것처럼 천녀태음신체도 나이 이십을 넘기지 못하고 온몸이 얼음덩어리로 변해 죽을 운명을 타고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초희가 이십이 넘었는데도 아직까지 살아있는 이유가 뭘까? 어릴 적에 빙궁에 선택되어 빙궁에 전해지는 특별한 대법으로 천녀태음신체를 치료하고 빙백신공을 꾸준히 익혔기 때문이다. 물론 부작용도 있었다. 실핏줄까지 보이는 투명한 피부와 검은자가 없는 백안(白眼) 그리고 눈처럼 하얀 백발이 된 것이다. 




초희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연공실로 가려했다. 하루라도 수련을 거르면 온몸이 얼음덩어리로 변하기 때문이다. 




“궁주님! 다정화가 찾아왔습니다.” 


“이 시간에........들어오라고 하세요.” 




초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이 열리며 다정화가 들어왔다. 




“밤늦게 죄송합니다. 급하게 보고드릴 일이 있습니다.” 


“앉으세요.” 




초희의 말에 다정화가 자리에 앉자 초희도 반대편에 앉았다. 




“무슨 일이죠.” 


“마수마랑일행이 도착했습니다.” 


“이곳에 도착했다는 말인가요.” 


“예! 조금 전에 악양 나루에 도착해서 아미파와 당가식솔들이 하선(下船)하고 있습니다. 물론 마수마랑일행도 확인했습니다.” 




다정화의 말이 끝나자 초희는 한동안 말없이 생각에 잠겨 있었다. 생각이 복잡한 모양이다. 




“바로 떠나진 않겠죠.” 


“간세들의 보고에 의하면 오늘밤 이곳에 머물고 내일 군산으로 간다고 합니다.” 


“군산은 여기서 얼마나 걸리죠.” 


“멀지는 않습니다. 다만 섬이고 주위 경계가 철저하여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오늘 밤이나 내일 새벽에 만나야한다는 말이군요.” 


“그래서 급하게 보고 드리는 겁니다.” 


“일단 위치를 파악하시고 날이 밝기 전에 보고하세요.” 


“새벽에 만나실 겁니까?” 


“지금은 수련을 해야 합니다. 수련이 끝나면 가죠.” 


“인시(04~06시 사이)에 오면 되는 겁니까?” 


“수련이 끝나면 제가 연락할게요.” 


“알겠습니다.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다정화가 물려가자 초희는 연공실로 향했다. 처소지하에 있는 연공실로 들어가자 잠자리날개처럼 얇은 궁장까지 벗고 중앙에 있는 좌대에 앉았다. 천녀태음신체의 저주에서는 벗어났으나 하루라도 수련을 거르면 온몸이 얼어붙는 또 다른 저주에 시달리고 있다. 저주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빙백신공을 극성으로 익혀 극빙지체(克氷之體)가 되는 것이다. 초희가 기(氣)를 끌어올리자 투명하도록 하얀 젖가슴을 가리고 있던 머리카락이 공중으로 나풀거리고, 서리가 낀 것처럼 연공실 전체가 얼어붙기 시작했다. 초희가 뿜어내는 냉기(冷氣)에 단단한 석벽조차 얼음덩어리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초희가 공중으로 떠오르며 빛의 덩어리로 변해간다. 인간이 익히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빙백신공이 십성에 이르려 나타나는 증상이다. 전대궁주인 냉가령이 빙백신정까지 복용하고도 십성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일이다. 




“휴~” 




얼마의 시간이 흘렸을까? 초희의 숨소리와 함께 연공실에 가득했던 하얀 연기가 초희의 코 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서서히 좌대로 내려온다. 




“이게 한계일까? 아무리 노력해도 십성을 넘지 못하는 것일까?” 




초희는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더 이상의 진척(進陟)이 없다. 정령 빙백신공은 인간이 익힐 수 없는 무공이란 말인가? 아니다. 분명히 길은 있다. 전설로 전해지던 수라마령신공을 완성하여 극마지체가 된 사람도 있고, 소수마장을 익힌 사람도 있다. 빙백신공을 완성하여 극빙지체가 되는 길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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