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중원견문록 - 49부

본문

야설은 야설일 뿐! 현실과 혼동하지 마십시오!! 


만약,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접한 이후로 자신이 뭔가 달라졌다 싶으신 분은


잠시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멀리하시고, 운동으로 좀 더 마음과 정신을 가다듬으신 후에 


다시 찾아 주십시오. ]












‘ 돌아왔어! ’




멀리, 성수산장이 눈앞에 들어온 순간, 소소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어느 누구도 아닌 진의 얼굴이었다. 




‘ 이래서 딸자식은 키워놓으면 소용없다고 하는 걸까....?! ’




할아버지와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이제 곧 진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소소는 지금껏 해왔던 마음고생이 모두 날아간 것만 같았다. 


사람이 번잡한 정문을 피해 조용한 후문으로 들어선 소소는 말을 마굿간에 메어놓고는, 자신을 알아본 하인들과 의원들의 인사에 마주 고개숙여 답례하면서 빠른 걸음으로 후원으로 향했다. 




“ 이게 누구신가?! 응?! ”




하인들이 머무는 건물을 지나 월동문을 두개 통과해서, 가족들만이 머물고 있는 후원으로 들어서서, 먼저 의선의 거처를 찾은 소소를 맨 먼저 반겨준 것은, 화선과 장기를 두고 있던 검선이었다. 




“ 그래, 그래, 잘 다녀왔느냐? 응?! ”




짐짓 호들갑을 떨면서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선 검선은 소소에게 다가가려 했다. 절!대!로! 장을 받을 수 없어서, 자칫 지게 될 지도 모를 상황을 벗어나려는 것은 아니지. 암! 


하지만, 그걸 두고 볼 화선이 아니다. 




“ 갈 때, 가더라도 장은 받고 가야 하지 않겠나?! ”




일부러 내공까지 살짝 끌어올려서 담장 너머까지 들리도록 말하는 화선의 모습에, 소소는 어찌된 상황인지 깨닫고는 살풋 미소를 지었고, 검선은 화선을 째릿! 노려보았지만, 뒤이어 나온 화선의 한마디에 언제그랬냐는 듯 싱글벙글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 흐음! 거 한 수 물려주려 했더니만.... 흠흠! ”


“ 히히, 이 친구야, 내가 언제 장을 안받는다고 했는가?! 소소가 왔으니깐 너무 반가워서 그런거지. 자자, 어여 한 수 물리고 장기나 계속 두세! ”




그 모습에 소소는 다시 한번 미소를 짓고는, 한쪽에서 독선과 바둑을 두고 있는 의선에게로 다가가 인사를 하였다. 




“ 다녀왔습니다, 할아버지. ”




잠시, 손녀딸을 바라본 의선은 빙그레 미소지으며 입을 열었다. 




“ 그래, 잘 다녀왔느냐?! ”


“ 네, 할아버지. ”


“ 결정은......... 내렸느냐?! ”




혼자 온 것을 보고 내심 짐작은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고 물은 것은 그 또한 의선이기 이전에 지극히 손녀딸을 사랑하는 한 할아버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 할아버지와 부모님깨 죄송하지만, 진을 만난 순간부터 이미 마음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




죄송스럽지만, 소소는 의선의 눈을 피하지 않고 당당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모습에, 의선은 가만히 손녀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흡족한 미소를 미었다. 




“ 이 할애비는 언제나 니 편이란 것을 잊지 말아라. 애비는 본관에서 환자들을 치료중이다. 가 보거라. ”


“ 네. ”




소소는 의선에게 공손히 인사한 후, 독선과 화선, 검선에게도 차례로 인사를 하고서 본관으로 향했다. 


그러나, 아버지에게는 제대로 인사할 수가 없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넘쳐나는 환자들로 인하여 바쁘기 그지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인사를 주고 받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한 소소는, 어머니를 뵙기 위해 다시 후원으로 향했다. 


의선이 머물고 있는 건물을 지나 월동문을 두개 지나서, 후원 중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거처를 찾은 소소는 방문 앞에서 인기척을 내고 인사를 하려다가 멈칫했다. 안에서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뒤뜰에 계시나......?! ’




뒤뜰엔 어머니가 가꾸어 놓은 작은 화단이 있어, 주로 어머니가 혼자 아님 아버지와 같이 시간을 보내는 장소이기도 했다. 


일부러 인기척을 내가면서 뒤뜰로 향한 소소는 자그마한 탁자에 앉아있는 어머니를 발견하고는 달려가 안길까 하다가 이내 어머니 곁에 있는 누군가를 발견하고는 조금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다름 아닌 자신의 친부였기 때문이었다. 


어머니를 생각해서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아직은 친부라는 존재는 낯설고도 먼 존재였다. 




“ 다녀왔습니다, 어머니! ”




그래도, 인사는 해야했기에, 소소는 조심스레 다가가 어머니에게 인사하고는 친부에게도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 그래, 잘 다녀왔니? ”


“ 네. ”




왠지 붉어진 얼굴을 하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 새삼 아름답다 여기면서 소소는 짐짓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 마음의 결정은 내렸고?! ”


“ 네. 할아버지와 부모님께 죄송하지만, 진을 만난 순간부터 제 마음은 이미 정해졌습니다. ”




딸의 확고한 대답에, 어머니 목연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딸을 안고는 등을 가볍게 토닥이면서 나직이 속삭이듯 말했다. 




“ 네가 어떠한 결정을 하든, 나나 아버지나, 할아버지는 언제나 너의 편이란다. ”




어머니의 그 한마디는 소소에겐 너무나 커다란 위로요, 축복이었다. 




“ 네, 어머니! ”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아낸 소소는 애써 밝게 대답했다. 




“ 이만, 쉬러 갈께요. ”


“ 어머?! 진을 만나러 가는 게 아니고?! ”


“ ......... ”




목연연의 짓궂은 농에, 소소는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얼굴만 붉힌 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 모습에, 목연연은 빙그레 미소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 지금, 진이라는 사람은 산장에 없단다. ”


“ ..........!! 네?! ”




목연연의 말에, 소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 혹시, 그 사람이 떠난 건가요? 네? 어디로 떠났는지 아세요?! 네?! ”




소소는 자기도 모르게 목연연에게 매달리다시피하며 다급히 물었다. 목소리도 어느새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로 변해 있었다. 




‘ 아......! ’




창백한 안색으로 어쩔줄 몰라하면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딸의 그 모습은 목연연으로써는 처음보는 모습이었다. 한순간의 기분이 아닌, 딸이 진실로 진을 사랑하고 있음을 깨달은 목연연은 가만히 딸의 등을 두드리면서, 어찌된 일인지 차근히 얘기를 해주었다. 그제서야 소소는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 자! 그러니깐, 그만 가서 푹 쉬렴. ”


“ 네, 어머니! ”




그토록 보고 싶었던 진을 지금 당장 볼 수 없다는 것이 소소는 너무나 아쉬웠지만, 진을 만날 날을 고대하며 자신의 처소로 향했다. 


방으로 들어온 소소는 간단히 목욕을 한 후, 의복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반시진도 지나지 않아서 소소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야만 했다. 긴장이 너무 풀어졌던 탓일까?! 남궁천의 입술과 손길이 떠오르면서, 여느 날과는 다르게 더욱 큰 쾌감이 몰려왔기 때문이었다. 




“ 후우.......! 후우...........! ”




애써 심호흡을 해보았지만, 한 번 달아오른 몸은 좀처럼 진정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뒤뜰로 나와 무공을 펼치면서 한바탕 몸을 움직여 보았지만 마찬가지였다. 




“ 아흑........! ”




오히려 몸을 움직이자 쾌감만 더욱 커져버렸다. 몸에 힘이 풀려버려 소소는 신음을 내뱉으며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그리고는 슬며시 오른손을 움직여 보지로 가져갔다. 




‘ 안돼!! ’




속으론 안된다고 외쳐보지만, 잔뜩 쾌락에 들떠 있는 몸은 더 이상 말을 듣지 않았다. 




“ 아........!! ”




소소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었다. 비록 옷 위로 만진 거였지만, 보지는 어느새 뜨거운 열기를 내뿜은 체, 둔덕과 계곡의 형태가 보일 정도로 잔뜩 젖어있었다. 그걸 깨닫는 순간, 미소 짓고 있는 남궁천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가 웃으면서 다가와 오른손을 잡더니, 살며시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 아, 안돼........! ’




간절히 애원해 보았지만, 손은 주인의 의지를 거스르고는 슬며시 손가락을 움직여 둔덕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러다 계곡을 발견하고는 두 손가락으로 살짝! 계곡을 벌리고는 중지로 아래에서 위로 슬슬 문지르기 시작했다. 


순간, 보지가 짜릿해지면서 아찔한 쾌감이 솟구쳐 올라, 소소는 자기도 모르게 커다란 신음소리를 내고 말았다. 




“ 하앙........! ”




깜짝 놀라 행동을 멈추고, 급히 왼손으로 입을 막았지만, 보지는 움찔거리면서 더욱 큰 쾌감을 원했다. 알고 있다는 듯, 남궁천의 환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짓더니, 계곡을 쓰다듬던 오른손 중지를 위로 올리더니, 이내 음핵을 찾아 위 아래로 빠르게 문지르기 시작했다. 




“ 흐응....! 아.......! ”




좀전보다 더한 자극과 쾌감에, 소소는 왼손으로 더욱 힘껏 입을 막아보았지만, 새어나오는 소리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 내 몸이 이렇게 음란한 몸이었었나.....?! ’




자괴감에 눈물이 나오려 했다. 하지만, 더욱 당혹스러운 건, 쾌감이 커질수록 남궁천의 환영이 더욱 뚜렷해지면서, 그에게 달려가 안기고픈 마음 또한 더욱 간절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 진.......! 진......! ”




자신에 대한 자괴감과, 진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인해 끝내 소소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덕분에, 조금은 마음의 안정을 되찾은 소소는 자리에서 일어나 진의 처소로 향했다. 


진이 너무나 보고파, 진의 체취라도 느낄 겸 계속해서 남궁천을 떠올리다간 어떻게 될지 두려워, 차리리 진의 처소에서 진을 떠올리면서 잔뜩 달아오른 몸을 진정시키기 위해서였다. 




“ ...............아! ”




그건, 소소로써도 처음 겪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진의 처소에 들어선 순간, 인식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을 보였다. 뭔가를 느낀 듯, 잔뜩 굳어있던 ‘단’이 스르르~! 움직인 것이다. 그와 동시에, 잔뜩 달아올랐던 몸이 서서히 진정되기 시작했다. 


그 후에야, 소소는 잔뜩 달아올랐던 몸이 서서히 진정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의 방에 들어서서, 침대에 앉아 진의 체취를 느끼고자 눈을 감고 한껏 숨을 들이쉬자, 달아올랐던 몸은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 때의 몸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와 함께, 몸속에서 뭔가가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져, 소소는 살며시 두 눈을 떴다. 


붉은 기운이 허공에서 먼지처럼 흩날리며 사라지고 있었다.




“ 아! ”




순간, 소소는 그 기운이 뭔지를 깨달았다. 지금껏 내내 자신의 몸을 들뜨게 했던, 그리고, 남궁천의 몸에서 느껴지던 색공의 기운이었다. 




“ 어떻게........?! ”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알 수 없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진이 자신을 지켜주었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소소는 진의 처소에서 지내면서 아버지와 의원들을 도와 환자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함연 내외와 의선은 거기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남들 눈에 어떻게 비칠지언정, 소소가 선택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뭐, 보는 눈도 없지만 말이다. 


하지만, 다음 날 소소는 산장에 문제 아닌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침부터 환자들을 돌보다 시간이 남아서, 모처럼 정문으로 나가 환자들을 받아들일까 하다가, 각종 예물과 비단, 그리고 금괴가 은괴가 든 상자를 들고서, 환자가 서 있는 줄과는 멀리 떨어져서 줄을 지어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 대체, 이게........?! ”




한 두명이라면 모를까, 열 댓명은 되어보여, 소소는 의원각의 문을 넘어갈려다 말았다. 때마침, 정의원이 바쁜 걸음으로 다가오자, 소소는 정의원을 불러 물었다. 




“ 정의원님! 대체 저 사람들은 뭔가요? ”




정의원은 문틈 밖으로 소소가 가리킨 사람들을 보더니, 이내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 아가씨의 파혼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찾아온 사람들입니다. ”


“ 네?! ”


“ 그러니깐, 말이죠........ ”




남궁천이 파혼을 선언했지만, 성수산장이나 성수신녀 함소소는 여전히 남자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남궁천이 약혼자로 있을 때는 그저 입맛만 다시며 아쉬워했지만, 파혼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여기저기서 선물을 들고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의선이 직접 나서서, 환자들 외엔 절대로 받지 않으니, 쓸데없는 수고들 하지 말라고 해도 그래도 혹 소소와 인연이 닿을까 싶어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저렇게 줄서서 기다리다가 해가 지면 돌아가고, 다음 날 어김없이 또 찾아온다는 것이다. 


덕분에, 정의원만 바빠졌다. 환자들 돌보는 것도 바쁜데, 그래도 찾아온 손님이라 차마 무시할 수 없어서 정의원이 나서서 손님을 맞긴 했는데, 그게 잘못이었다. 다른 의원들은 행여나 그들과 눈이 마주칠까봐, 정의원이 맡고 있는 환자들을 돌봐주는 대신에, 번-말이 번이지, 매일 번갈아가면서 정문에서 환자들을 맞는 일이다.-까지 맡겨 버렸다. 


덕분에, 정의원은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저들을 상대해야만 했고, 어느덧 의원이라는 호칭대신에 총관이라는 호칭으로 불리워지게 되어, 가끔 하인들조차 그를 총관이라 부를 지경이었다. 




“ 이제 아가씨가 돌아오셨으니, 전........ ”




채, 전의원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소소는 얼른 정의원의 말을 잘랐다. 




“ 아! 이제 보니, 할아버지가 부탁하신 걸 깜빡했네요. 그럼, 정의원님 수고하세요. ”


‘ 죄송해요, 정의원님. 저도 저들을 상대할 자신이...... ’




그리고는, 정의원이 뭐라 할 새도 없이 후다닥 뒤돌아서 환자들 곁으로 달려가다시피 했다. 




“ 아니.... 저.....저......... ”




정의원은 어느새 저만치 가 있는 소소의 등을 바라보다, 문틈으로 보이는 손님 아닌 손님들을 바라보다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 에휴........! 내 팔자야........!! ”






하지만, 이틀 후, 조용히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어서 다시 찾아왔습니다. ”




남궁천이었다. 


술시 중반, 해어화와 단 둘이서 조용히 성수산장을 찾은 남궁천은 의선의 거처에서, 의선과 함연 내외와 소소를 번갈아 보면서 강한 목소리로 말했다. 




“ 못난 사람이라 욕해도 좋습니다. 파렴치한이라 욕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함소저가 택한 사내가 대체 누구인지!! 제 이 두눈으로 똑똑히 확인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




남궁천의 말에, 함연내외는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고, 의선은 침묵에 잠겼다. 소소는 부모님께는 죄송한 마음때문에, 남궁천에게는 미안한 마음으로 인해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하고 있었다. 




“ 진이라는 사내를 보고 싶습니다. 제 나름대로 그를 평가해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함소저에게 어울리는 자라면 모든 걸 깨끗이 포기하고 물러나겠습니다. 그자가 함소저에게 어울리지 않는 자라면, 함소저의 어리섞은 안목을 비웃으며 세가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것이 전 약혼자였던 제 자그마한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




남궁천의 말이 끝나자,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 짧은 침묵을 깨고 의선의 입이 열렸다. 




“ 결자해지라 했다. 소소가 결정하거라. ”




의선의 말에, 소소는 고개를 들어 의선을 바라보다-의선은 손녀의 시선에, 믿는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남궁천을 바라보았다. 남궁천은 기다렸다는 듯 뜨거운 시선으로 소소를 바라보았다. 이제는 의식하지 않아도 저절로 발동되는 양의무극신공의 기운을 담고서. 


그 시선에서 당장이라도 자신을 덮칠 듯한 뜨거운 욕망과, 원망, 그리고 허락하지 않는다면 무력을 써서라도 이루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읽은 소소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 좋아요. 남궁가주님이 원하는 대로 하세요. ”












“ 좋아요. 남궁가주님이 진짜로 원하는 게 뭐죠? ”




허락은 했지만, 소소는 남궁천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더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자신의 거처 뒤뜰로 남궁천을 불러낸 것이다. 




“ 아까 말했듯이, 진이라는 사내를 보길 원할 뿐이오. 그래서, 그가 당신에게 어울리는 자라면 깨끗이 당신을 포기하겠소. 하지만!! ”




잠시 말을 끊은 남궁천은 양의무극신공을 극성으로 끌어올려 환상지안공을 두 눈에 담았다.


소소가 떠난 후,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다잡은 남궁천은 운기를 한 후, 놀라고 말았다. 불완전해서, 음양동을 찾아서 완전한 양의무극신공을 익히지 않는 이상은 십성을 바라보지 못할 거라는 무공서에 적힌 글과는 달리, 어느새 자신의 양의무극신공이 십성에 달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불완전해서 일까?! 보름마다 한번은 반드시 여인을 안아야 했다. 그래도 좋았다. 양의무극신공은 더욱 완숙해 졌으며, 이제는 마음먹은 대로 양의무극신공을 다스릴 수가 있었다.


무공 또한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늘어났다. 강기는 더욱 쉽게 형성할 수 있었고, 허공섭물 또한 마음먹은 대로 펼칠 수 있었다. 이기어검의 경지가 바로 눈앞까지 다가온 것이다. 


자신감을 되찾은 남궁천은 모든 걸 총관에게 맡기고, 이렇게 다시 소소를 찾아온 것이다. 진이라는 사내를 보기 위해서! 그를 죽여서라도 소소를 되찾기 위해서!! 




‘ 이번에는 기필코 당신을 굴복시키고 말 것이오! 양의무극신공를 써써라도!! ’




성수산장까지 오는 동안, 십성에 이른 양의무극신공을 마음껏 써보았고, 그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어떠한 여인도 자신의 유혹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혹시나 싶어,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 사십대 초반의 비구니를 따라가, 밤이 되자마자 두건을 쓰고 정체를 감춘 후, 양의무극신공을 극성으로 끌어올려 유혹하자, 일각도 못되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다룰 수가 있었다. 




‘ 기필코!! ’




남궁천은 자신감이 가득 담긴, 뜨거운 시선으로 소소의 두 눈을 바라보며 강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 그자가 당신에게 어울리는 자가 아니라면, 당신을 다시 되찾을 것이오!! ”


“ ..............!! ”




소소의 두 눈에 격동이 일었다. 




‘ 성공이다! ’




흔들리는 소소의 눈빛을 눈치 챈 남궁천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일각가까이 버티던 비구니도 끝내 저런 눈빛을 한 후에야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남궁천은 좀 더 강한 어조로 마지막 결정타를 날렸다. 




“ 그 만큼 당신을 사랑한단 말이오!! ”


“ ............!! ”




소소의 두 눈이 눈에 보일 정도로 거세게 흔들렸다. 




‘ 됐다! ’




남궁천은 속으로 환호를 외치며, 소소에게 다가서면서 부드럽게 다시 한번 말했다. 




“ 사랑하오, 소매!! ”




그러면서 두 손을 들어올려 소소의 어깨를 감싸 안아갔다. 


























p.s: 무척이나 늦어져서 지송합니다........ㅠ.ㅠ


하지만, 사무실 지킴이도 때로는 바쁠때가 있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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