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255부

본문

공동파를 출발한 전서구들이 감숙성과 가까운 사천성과 섬서성에 먼저 도착했다. 사천성에 위치한 청성파는 곧바로 회의를 소집하여 대책을 논의했다.




“배화교 놈들이 공동파를 포위했다고 합니다. 공동파에서 지원군을 보내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50년 전에 배화교가 우릴 공격했을 때, 공동파는 가장 먼저 지원군을 보내 우릴 도와주었습니다. 당연히 우리도 지원군을 보내야 합니다.”


“여기서 공동산까지 쉬지 않고 달려가도 최소한 이틀이상은 걸립니다. 그때까지 공동파가 버틸 수 있을까요?”


“공동이 버터줄길 바래야죠. 공동이 무너지면 다음은 우리차례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문주님! 시간이 없습니다. 바로 출발해야 합니다.”


“좋아요. 당장 청풍검대(淸風劍隊)와 성자십팔수(城字十八手)보내세요.”


“당장 출발하겠습니다.”




청성파의 주력인 청풍검대(淸風劍隊)와 성자십팔수(城字十八手)가 공동산을 향해 출발했다. 50년 전에 새외연합군이 청해성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사천으로 밀고 들어왔을 때, 공동파가 가장 먼저 지원군을 보내준 전례(前例)가 있기에 청성파도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지원군을 보낸 것이다. 아미파도 예외는 아니다. 아미파에서도 공동파를 돕기 위해 주력인 복호군(伏虎軍)을 공동파로 보냈다. 청성과 아미파는 공동파가 하룻밤사이에 불바다가 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전서구가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지원군을 보낸 것이다. 하지만 사천당가는 예외였다. 최근 들어 기존의 가주였던 당순기를 밀어내고 새로운 가주가 들어서서 어수선한 상황에서, 뇌옥에 있던 죄수들이 도망치는 사건까지 발생하여 공동파에 지원군을 보내줄 정신이 없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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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사이에 벌어진 공동파의 몰락(沒落)은 충격이었다. 아무리 배화교가 막강한 전력(戰力)을 갖추고 있다고 하지만 구파일방의 하나인 공동파가 하룻밤을 버티지 못하고 몰살(沒殺)을 당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공동파를 몰살(沒殺)시킨 배화교는 연기처럼 사라졌고, 다음날 불바다로 변한 공동산을 돌아본 사람들은 차마 눈뜨고 볼 수없는 참상(慘狀)에 몸서리를 쳐야했다. 수많은 제자들과 도사들로 북적거리던 공동파에 살아있는 생명체는 찾아볼 수 없고,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참혹한 시체들과 바닥에 흥건한 피가 지난밤의 참상(慘狀)을 말해주고 있었다.




금막비와 당령이 풍운일행이 머물고 있는 연관객점에 도착하였다. 모처럼만에 한자리에 모인 풍운일행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귀왕사영님들이 안보이네요. 따로 오시기로 하셨어요?” 




금막비와 함께 출발한 귀왕사영이 보이지 않자 무경이 지나가는 말로 물어본다. 




“가족들과 함께 보냈습니다.” 


“보내요. 어디로 보내요.” 


“우선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합시다.” 




풍운의 말에 일행이 자리에 앉으니 금막비가 사천당가에서 있었던 일과 귀왕사영을 보내게 된 사연을 소상하게 이야기했다. 




“허락도 없이 제 마음대로 처리해서 죄송합니다.” 


“잘 하셨어요. 가족들까지 위험에 빠트릴 수는 없죠. 그것보다 당령님의 가족들을 구하지 못해 아쉽군요.” 


“그 이야기는 이제 그만해요.” 




당령이 고개를 숙이며 말하자 모두들 입을 다물었다. 당령의 쓰라린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일사(一死)님! 오면서 들어보니 배화교 본진이 쳐들어 왔다고 하던데 사실입니까?” 




금막비가 어색한 침묵이 흐르자 얼른 화제를 돌렸다. 




“사실입니다. 우리에게도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어요.” 




풍운을 대신하여 무경이 지금까지 일어났던 십이살(十二殺)과의 일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주었다. 




“십대마왕(十代魔王)과 십이살(十二殺)이 공격했단 말입니까?” 


“배화교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눈에 가시 같은 존재일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를 가장 먼저 죽이려고 했겠죠.” 


“휴~ 제가 없는 사이에 많은 사건들이 있었군요. 저도 드릴 말씀이 있어요. 사천을 빠져나오다 배화교 놈들을 목격했습니다.” 


“배화교 놈들의 목표가 감숙성이 아니라 사천성이었던 말인가? 그놈들이 사천성에는 무슨 일로 나타난 거죠?”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숫자가 엄청났습니다.” 


“우리가 십이살(十二殺)일로 지체하는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군요. 아무래도 대륙상회와 천상루를 다녀와야겠어요.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부터 해봐야죠.” 




풍운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무경이 손을 잡았다. 




“운랑이 천상루를 다녀오시고 대륙상회 쪽은 다른 분을 보내세요.” 


“그게 좋겠군.” 




풍운 품속에서 막사검을 꺼내 무경에게 내밀었다. 




“무경이 다른 분과 함께 대륙상회를 다녀와. 나는 천상루를 다녀올게.” 


“조심하세요. 일마(一魔)나 삼마(三魔)가 아직 우릴 노리고 있을지 몰라요.”


“무경도 조심해서 다녀와~. 다른 분들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 미리 짐을 챙겨두세요.”




풍운이 천상루난주지부로 출발하자 무경은 마수와 함께 대륙상회를 찾아갔다. 천상루 난주지부장과 풍운이 차를 앞에 두고 마주앉았다. 지부장이 술상을 내오겠다고 했지만 풍운이 극구 사양하여 차를 마시는 것이다. 




“도와주는 것도 없이 계속 신세만지는 군요.” 


“본궁의 위에 있는 분들이 마수마랑님 일행에게 관심이 많으신데 우리가 힘들게 찾지 않아도 마수마님께서 일행의 소식을 알려주시니 우리도 수고를 덜고 있어요. 또한 마수마랑님을 통해 얻는 정보도 많으니 상부상조(相扶相助)라고 해야겠죠. 그래! 이번에는 무엇이 궁금해서 오셨나요?” 


“배화교의 움직임에 대해 알고 싶어서 왔어요.” 




풍운이 말을 돌리지 않고 직접적으로 물어보자 난주지부장도 요점만 대답했다. 




“어제 밤에 공동파가 불바다가 되었어요. 대공자가 지휘하는 본진이 공동파를 쑥대밭으로 만든 거죠?” 


“고, 공동파가 불바다로 변해요. 모두 전멸(全滅)했다는 말입니까?” 


“무림맹에 파견되거나 외부에 나가있던 사람들을 제외하고 모두 죽었어요.” 


“그럴 수가? 공동파가 쑥대밭이 될 때까지 아무도 몰랐단 말입니까?” 


“하룻밤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풍운은 순간적으로 할말을 잃어버렸다. 배화교의 전력(戰力)이 막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구파일방의 하나인 공동파가 하룻밤사이에 전멸(全滅)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휴~ 공동파가 그렇게 힘없이 무너질 줄이야.”


“저희들도 놀렸어요. 하지만 사실입니다. 공동산을 돌아본 본궁 제자들의 보고에 의하면 대부분의 건물들이 불타고 아녀자와 어린아이들까지 몰살(沒殺)당했다고 합니다. 공동파를 지상(地上)에서 지워버린 거죠?”


“빠드득~ 어린아이들까지 죽었던 말입니까?”


“공동파에 있던 사람은 모두 죽었어요.”




풍운은 배화교의 만행(蠻行)에 치를 떨었다. 도사들과 무사들을 죽이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부녀자와 어린아이가 무슨 죄가 있다고 죽였단 말인가? 배화교 놈들은 하나같이 피에 굶주린 악마(惡魔)들이란 말인가? 




“어떻게 인간을 탈을 쓰고 그런 짓을 할 수 있죠?”


“우리가 알고 있는 대공자는 삼공자나 이공자와는 달린 간악(奸惡)하거나 포악(暴惡)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런데 이런 짓을 한 것을 보면 우리가 모르는 다른 뜻이 있을 겁니다.”


“뜻은 무슨 놈의 뜻? 어린아이들까지 죽이는 놈이 인간입니까?”




풍운이 버럭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자 지부장은 난감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죄송합니다. 당신에게 화낼 일이 아닌데 저도 모르게 흥분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사천에 배화교가 나타났다는 말이 있던데, 그건 어떻게 된 겁니까?” 




풍운이 사과하며 다시 묻자 지부장은 짧은 한숨을 쉬더니 요점만 대답했다.




“이진(二陣)입니다. 대공자는 쌍마(雙魔)와 십이살(十二殺)로 구성된 일진(一陣)과 육마(六魔)에서 구마(九魔)까지가 지휘하고 혈영대와 흑풍대로 이루어진 이진(二陣)을 분리했어요. 그중에서 이진(二陣)이 사천으로 들어간 겁니다.” 




풍운의 머릿속에 수많은 상념(想念)들이 스치며 지나간다. 자신과 일행이 십이살(十二殺)에게 묶어있는 동안 배화교는 공동파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사천성까지 마수(魔手)를 뼈치고 있다. 이대로 있다가는 사천성이 위험하다. 




“배화교 본진은 현재 어디죠?” 


“사천성으로 가고 있어요.” 


“사천성이라? 혹시 일마(一魔)일행의 소식은 알 수 있나요.” 


“본진과 합류(合流)했다고 알고 있어요..” 


“음~ 잘 알겠습니다. 그만 일어나야겠네요.” 


“잠시만! 정보를 받기만하시고 그냥 가시면 섭섭하죠. 마수마랑님께서는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거죠?” 


“일행과 상의해보아야 하겠지만 사천성으로 갈 겁니다.” 


“알았어요. 조심하세요. 비록 일마(一魔)일행이 물려갔지만 배화교는 지금도 호시탐탐 마수마랑님 일행님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해요.” 


“충고 고마워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또 뵙죠?” 




풍운이 천상루를 나와 객점으로 돌아오니 대륙상회에 갔던 무경일행도 돌아왔다. 풍운과 일행은 서로의 정보를 종합 분석하여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공동파를 쑥대밭으로 만든 배화교의 다음목표가 사천무림이란 것이다. 




“운랑! 혹시 무림맹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물어봤어요.” 


“아니! 그쪽에서는 무슨 정보라도 있어.” 


“내부적으로 무슨 이야기가 오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고 해요.” 


“공동파가 몰살(沒殺)당한 이상 무림맹도 가만있지는 않을 거야.” 


“물론 그렇겠죠. 하지만 걱정이네요. 무림맹에는 이 난국(難局)을 꿰뚫어보고 타개(打開)할만한 인물이 없어요.” 


“홍인스님도 있고, 화원명도 있잖아.” 


“만인(萬人)을 포용하고 이끌어가기에는 그릇들이 너무 작아요.” 


“잠깐만! 무림맹 이야기는 그만하죠. 언제 그놈들이 우릴 도와줬습니까? 방해나 안하면 다행이죠.” 




도치가 중간에 끼어들며 말하자 풍운과 무경은 쓰게 웃고 말았다. 다른 사람들도 도치와 같은 심정일 것이다. 




“무림맹 이야기는 그만하고 앞으로 우리가 할일에 대해 성의해 보죠. 먼저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일살(一殺)과 육살(六殺)입니다.” 


“일살(一殺)과 육살(六殺)문제는 차후에 논의해요. 지금당장 치료하기도 불가능하잖아요.” 


“그렇다고 언제까지 저대로 방치할 수는 없잖아.” 


“가사상태가 유지되는 한 별다른 문제는 없어요. 치료를 해도 운랑께서 완전히 회복한 다음에 하셔야 해요.” 


“저도 무경님과 같은 의견입니다. 내일당장 전투가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상황에서 일사(一死)님의 부상이 심해지기라도 하면 큰일입니다. 지금은 최대한 몸을 아끼서야 할 때입니다.” 


“그럼 계속 짐짝처럼 짚어지고 다니자는 말인가요?” 


“대륙상회에 맡기세요. 중원전체에 거미줄 같은 유통망을 가지고 있으니 언제라도 연락만하면 우리들이 원하는 곳으로 보내줄 겁니다.” 


“음~ 나쁜 방법은 아니군. 그런데 혹시 이동 중에 잘못되지는 않겠지.” 


“그럴 위험은 없어요.” 


“좋아. 일살(一殺)과 육살(六殺)은 대륙상회에 맡기는 것으로 하고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저기...........제가 이런 부탁드릴 처지는 아니지만 용기를 내서 말씀드릴게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저의 본가가 사천에 있어요. 배화교의 다음목표가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사천까지 들어온 이상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거예요. 당가를 구해주세요.” 




당령이 힘들게 말하며 고개를 숙인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성도를 중심으로 오른쪽에 청성파가 있는 청성산(靑城山)이 있고, 밑에는 아미파가 있는 아미산(峨嵋山)이 있다. 배화교가 어디를 공격할지 모르지만 아미파와 청성파 사이에 끼어 있는 사천당가를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것이다. 당령도 그걸 알기에 힘들게 부탁한다. 가문은 자신을 버렸지만 당령은 가문를 버리지 않았다. 또한 당가의 지하뇌옥에는 가족들이 잡혀 있지 않는가? 공동파의 모든 사람들을 몰살(沒殺)시킨 배화교가 사천당가라고 예외로 하겠는가? 사천당가가 잘못되면 가족들까지 위험하다는 결론이다. 




“당령님께서 부탁하지 않아도 모두가 당가를 돕는데 찬성할 겁니다.” 


“일사(一死)님! 여기서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바로 사천으로 출발하죠. 회의는 가면서해도 충분하지 않습니까?” 




금막비도 당령의 마음을 알기에 급하게 서두르는 모양이다. 




“그게 좋겠군요. 대륙상회에 일살(一殺)과 육살(六殺)을 부탁하고 바로 출발합시다.” 




풍운일행은 짐을 챙겨서 그동안 머물던 연관객점을 나와 가사상태인 일살(一殺)과 육살(六殺)을 대륙상회에 맡기고 사천성 성도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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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맹을 향해 수많은 전서구들이 날아들고 긴급회의가 소집되었다. 대회의장에 구파일방과 칠대세가의 대표들과 무림맹의 책임자들이 모여들었다. 




“대체 무슨 일입니까?” 


“앉으세요. 감찰당주가 설명하실 겁니다.” 




맹주의 말에 책임자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감찰당주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더니 중원전역이 그려진 지도를 펼쳤다. 지도에는 옥문관에서 공동산으로 연결된 빨간 줄과 사천으로 연결된 줄이 그어져 있고, 감숙성일대에 붉은 점들이 찍어있었다. 




“지도에 표시된 빨간 줄은 배화교 놈들의 이동경로이며, 붉은 점은 배화교에게 멸문(滅門)당하거나 공격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저기 공동산의 붉은 점은 뭡니까?” 


“조금 전에 공동파에서 지원요청이 왔습니다. 배화교가 공동산일대를 포위했으니 지원군을 보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뭐~ 뭐요. 공동산이 포위돼요.” 




공동파에서 파견된 책임자가 벌떡 일어났다. 공동산이 배화교 놈들에게 포위되었다면 공격이 임박했다는 말이다. 




“앉으세요. 무턱대고 갈수는 없지 않습니까? 배화교 놈들의 병력(兵力)규모나, 놈들의 목적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맹주님께서는 소림이 공격받고 있어도 그렇게 말씀하시겠습니까? 자파(自派)의 일이 아니라고 너무 쉽게 말씀하시는 군요.” 


“어허~ 말씀이 심하군요. 공동파에서 파견되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엄연한 무림맹 소속입니다. 맹주님께 사과하세요.” 




옆에 있던 사람이 소리치자 공동파에서 파견된 책임자는 입술을 깨물고 주저앉았다. 무림맹에 파견된 이상 무림맹의 규율을 따라야 한다.




“죄송합니다.” 


“험험~ 감찰당주! 계속 보고하세요.” 


“먼저 배화교의 움직임에 대해보고 드리겠습니다. 옥문관을 넘어온 배화교는 둘로 갈라져 한쪽은 사천성으로 들어왔고, 한쪽은 감숙성일대의 문파들을 멸문(滅門)시키며 공동산까지 진격하여 포위했습니다. 다음으로 놈들의 인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천으로 들어온 인원은 이천 명 정도로 파악되며, 공동산을 포위한 인원은 오천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놈들의 복장으로 보아 흑풍대와 혈영대로 보여 집니다. 그리고 이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지만 놈들 중에 강시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정보도 있습니다.”


“흑풍대나 혈영대라고만 하니 얼마나 대단한 놈들인지 모르겠군.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보세요.”




방금 이야기한 사람은 하북팽가에서 파견된 사람이다. 팽가의 책임자라는 사람이 흑풍대와 혈영대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다. 그건 나머지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무림군이 한두 번 흑풍대나 혈영대와 싸워보기는 했으나 그들이 얼마나 대단한 놈들이진 모르고 있다.




“그건 감찰당주보다 제가 설명하는 편이 빠르겠네요.”




개방에서 파견된 책임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중원제일의 정보망을 가지고 있는 개방이 감찰당주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을 것이다. 




“배화교에는 5개의 부대가 있는데, 먼저 교주의 친위부대와 정보를 담당하는 시안부터 설명하죠. 시안은 중원각지와 각대문파에 잠입하여 정보를 수집하는 놈들입니다. 우리가 잘 모르고 있지만 여러분 문파나 세가에도 시안의 간세들이 있을 겁니다. 다음으로 방금 감찰당주가 이야기한 흑풍대와 혈영대가 있고, 강시들로 이루어진 귀영대가 있습니다. 먼저 흑풍대에 대해서 설명하죠. 혹시 50년 전의 일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배화교 오산기 무사들은 구파일방의 주력이 상대하기 벅찰 정도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흑풍대는 기존의 오행기 무사들 중에서 실력자들만 뽑아서 만든 부대입니다.”


“서, 설마. 흑풍대가 그렇게 강하단 말입니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 흑풍대 개개인이 구파일방이나 칠대세가의 향주들과 비슷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음으로 혈영대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혈영대는 흑풍대에서 다시 실력자들만 뽑아서 만든 부대입니다. 개개인이 구파일방의 당주들과 비슷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마지막으로 귀영대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귀영대는 강시들로 이루어졌다고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실체가 들려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놈들의 숫자나 위력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이상으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개방책임자의 설명이 끝나자 사람들은 넋을 잃고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개방의 정보가 모두 사실이라면 일만(一萬)에 가까운 배화교 놈들을 무슨 수로 막는단 말인가? 




“소문이란 과장되기 마련이며, 놈들이 아무리 강하다고 하지만 우리에게 엄청나게 많은 무사들이 있습니다. 50년 전에도 놈들을 물리치지 않았습니까?”


“그때는 흑도와 힘을 합쳤기 때문에 가능했죠. 하지만 지금은 흑도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지 않습니까?”


“공동파가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에 쳐했는데 언제까지 앉아서 떠들기만 할 겁니까?”




공동파에서 파견된 무사가 참지 못하고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그때 거지한명이 회의장으로 달려와 개방책임자에게 속삭이니 개방책임자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저기, 전할 말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죠.”


“방금 개방의 긴급연락망을 통해 급전(急傳)이 왔는데..........공동파가...........잿더미로 변하고.........모두 죽었답니다.”


“바, 방금 뭐라고 하셨죠. 본문이 어떻게 됐다고요.”


“한명도 남김없이 모두 죽었답니다.”




공동파 책임자는 너무나 충격적인 소식에 멍하니 자리에 주저앉았다.




“확실한 겁니까?”


“감숙성에 있는 거지들이 직접 공동산에 올라가 확인했다고 합니다.”




회의장이 한순간에 깊은 침묵에 쌓였다. 공동파가 잿더미로 변하고 모두가 죽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소식에 모두들 할말이 잃어버렸다. 




“맹주님! 이렇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공동파가 무너진 이상 놈들의 다음 목표는 사천무림일 겁니다. 어서 빨리 무림군을 보내야 합니다.” 


“맞습니다. 전 무림에 무림첩을 발송하고 당장 무림군을 보내야 합니다.” 




사천에 위치한 청성파의 책임지가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지도의 붉은 줄을 보면 배화교의 다음목표가 사천무림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론 감숙성과 가까운 섬서성에 위치한 화산파나 종남파도 급하긴 마찬가지다. 배화교가 쳐들어왔다는 소문을 듣고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시간만 허비하고 있던 무림맹이 공동파의 몰락소식으로 발칵 뒤집힌 것이다.




“맹주님! 시간이 없습니다. 빨리 결정하세요.” 




화산파 책임자도 일어나 다그치듯 말하자 맹주도 더 이상 망설일 여유가 없었다. 




“십이사(十二死)를 잡기 위해 조직했던 무림군과 오향을 사천으로 보내고, 오당은 무림 전역에 무림첩을 발송하여 무림군을 모으세요.” 


“흑도에도 도움을 요청해야합니다.” 


“흑도 놈들이 우리말을 듣겠습니까?” 


“그놈들도 중원 무림인 아닙니까?”


“입장 바꿔서 생각해 보세요. 여러분이 흑도 입장이라면 무림군에 참여하겠습니까?” 




맹주의 말에 사람들은 쓰게 웃고 말았다. 50년 전에 새외연합군을 물리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도 40년 전에 벌어진 흑백대전에 패배해 암혹 속에 살고 있는 흑도가 자기들을 돕겠다고 나서겠는가? 무림맹의 하늘에 수천마리의 전서구가 날아올랐다. 무림맹이 무림첩을 발송하여 중원전역에 산제(散劑)한 무림인들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흑도 무림에 속한 문파로 날아가는 전서구는 없었다. 처음부터 흑도 무림인들이 무림군에 참여 할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도 없었지만 40년 동안 거들먹거리며 살아온 백도가 흑도에 머리를 숙이며 도움을 요청하기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무림맹의 성문이 열리며 오향을 필두로 무림군이 사천을 향해 출발했다.




혁린강이 지휘하는 본진은 천상루 말대로 사천성 구채구(九寨溝)로 향해 진격하고 있었다. 혁린강의 마차에 일마(一魔)를 비롯한 십대마왕이 집합했다. 




“어제 밤에 수고하셨습니다. 쉬지도 못하고 바로 출발해서 죄송합니다.”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불만을 터트리는 놈들이 있습니다.” 


“저도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어요. 조금만 더 참으라고 하세요.” 


“이렇게 서두르시는 이유라도 있습니까?” 


“여러 가지 있어요. 첫 번째는 우리가 공동산에 머물고 있으면 중원 놈들이 접근하기 힘들어요. 저는 하루라도 빨리 공동파의 참상(慘喪)이 중원전역에 알려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행적(行蹟)이 알려져서 좋을 것이 없겠죠. 두 번째, 공동파는 각대문파에 지원을 요청하는 전서구를 보냈습니다. 감숙성과 가까운 섬서성과 사천성에 가장 먼저 도착하겠죠. 그럼 50년 전의 전례(前例)가 있으니 청성이나 아미는 곧바로 지원군을 보낼 겁니다. 여기서 한번 여쭈어보겠습니다. 제가 사천성에 미리 이진(二陣)을 보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그냥 정찰(偵察)하라고 보내신 것 아닙니까?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단순한 검치독인이 말하자 혁린강은 고개를 흔들었다. 




“단순히 정찰만 위해서라면 그렇게 많은 사람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혹시 위위구조(圍魏救趙),, 이일대로(以逸待勞)라는 계책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적(敵)의 전력(戰力)을 분산(分散)시켜서 약해진 틈을 타서 공격하는 것이 위위구조(圍魏救趙)이며, 산중에 있는 호랑이를 들판으로 끌어내 잡는다는 계책이 조호리산(調虎離山)이고, 적(敵)을 기다렸다가 공격하는 것이 이일대로(以逸待勞) 아닙니까?” 


“환요님께서 정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미와 청성 그리고 사천당가는 분명 주력을 공동파로 보낼 것이며, 공동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사천성 송반(松潘)을 거쳐 구채구(九寨溝)로 통하는 관도를 이용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우리들은 구채구와 송반 사이에 미리 도착해 매복하고 있다가 허겁지겁 달려오는 놈들을 섬멸(殲滅)합니다. 이게 이일대로와 조호리산의 계책입니다. 다음으로 사천성에 미리 들어가 있는 이진(二陣)은 주력이 빠져나간 아미와 청성을 공격합니다. 이게 위위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제가 다음에 설명하겠다고 했던 전서구를 그냥 보내준 두 번째 이유를 아시겠죠.” 




혁린강의 설명이 끝나자 일마(一魔)일행은 멍하니 혁린강을 바라본다. 혁린강은 옥문관에서 부대를 나눌 때부터 방금 이야기한 계책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모양이다. 




“혹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라도 있나요. 있으면 말씀하세요. 다시 설명해드릴게요.” 


“아닙니다. 너무 놀라서 잠시 할말이 잃어버렸습니다.” 


“놀라실 일도 아니죠. 조금만 생각하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계책입니다.” 




혁린강이 대수롭지 않게 말하지만 환요일행은 혁린강의 계책에 혀를 나두르고 있었다. 만일 혁린강의 개책이 뜻대로 이루어진다면 옥문관을 넘어 온지 1개월도 안되는 사이에 감숙성과 사천성을 쓸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50년 전에 사천에서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패배한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환요님! 제가 시안에 연락해서 구파일방과 칠대세가의 움직임에 대해보고하라고 했어요. 조금 있으면 수많은 전서구들이 날아올 겁니다. 환요님께 청성과 아미 그리고 사천당가의 정보를 정리해 주세요. 나머지 분들은 나가셔도 좋습니다.” 




환요를 제외한 나머지 일행이 나가자 혁린강은 이진(二陣)을 지휘하는 십대마왕에게 자신이 구성한 작전을 소상하게 설명한 서찰을 전서구편에 날려 보냈다.




육마(六魔)일행이 지휘하는 이진(二陣)은 성도근방의 야산에 머물고 있었다. 성도근방에 사천당가가 있고 아미와 청성파도 가깝기 때문이다. 육마(六魔)일행에게 혁린강의 전서구가 도착했다. 육마(六魔)는 전서구를 읽고나서 회의를 소집했다. 칠마(七魔)를 비롯한 각부대의 대장들이 집합하자 육마(六魔)는 혁린강의 서찰을 보여주었다. 




“대공자님의 심계(心計)가 대단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 일 줄은 몰랐어요. 우리보다 몇 수는 앞을 보시는 분이세요.” 


“어떻게 할까? 공자님께서는 주력이 빠져나간 아미나 청성을 공격하라는 말씀인데?” 


“새벽에 청성파의 청풍검대(淸風劍隊)와 성자십팔수(城字十八手)가 출발했고, 아미파에서도 주력인 복호군(伏虎軍)이 출발했어.” 


“사천당가의 움직임이 없나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전혀 없어.” 


“사천당가의 간세들에게도 별다른 연락 없었나요? 이유가 있을게 아닙니까?” 


“워낙 패쇄적인 가문이라 간세들이 잠입하기도 힘들었지만 힘들게 잠입한 간세들 대부분도 하인이나 하녀신분이라 자세한 것은 모른다고 하네.”


“빌어먹을~ 그놈의 당가 놈들은 뭐가 그리 숨길게 많은지 원~ 하여튼 이상한 가문이라니까?” 


“그게 지금까지 당가를 지탱하는 힘이었는지 모르지. 사실 암기나 독(毒)은 알기만 하면 피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당가는 자신들의 비밀을 철저하게 숨김으로서 지금의 위치에 올라있는 거야.” 


“당가 이야기는 그만하세. 놈들이야 천천히 처리해도 늦지 않아. 우선 청성과 아미를 먼저 치세나.”


“공자님께서는 간세들을 이용해 내부를 혼란시킨 다음 기습(奇襲)을 하라고 하셨어요.” 


“그게 외에 구체적인 작전지시는 없었지.” 


“나머지는 저희들에게 맡긴다고 하셨어요.” 


“좋아. 그럼 몽환염희와 내가 아미를 작살내고 올게. 육마(六魔)와 팔마(八魔)가 청성을 맡아라.” 




칠마(七魔)인 혈영마왕의 제안에 모두들 동의했다. 




“그럼 혈영대와 흑풍대도 반으로 나누죠. 칠마(七魔)와 구마(九魔)가 각각 오백의 혈영대와 흑풍대를 이끌고 가세요. 저와 팔마(八魔)가 나머지를 이끌고 청성으로 갈게요.” 


“회의 끝났군. 바로 출발하자.” 




성도근교에 모여 있던 일천 혈영대와 일천 흑풍대가 반으로 나누어져 아미산과 청성산을 향해 출발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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