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254부

본문

팔원(八院)에서 수도에 정진하고 있던 도사들에게 구원요청이 들어왔다. 




“본문이 위험에 쳐했다면 당연히 우리라도 힘을 보태야지. 알았네. 곧 가겠다고 전하게.” 




팔원(八院)에 있던 도사들이 먼지를 뒤집어 쓴 검(劍)을 챙겨 마당으로 집합했다. 개별적으로 나섰다가 각개격파(各個擊破)를 당할 수 있기에 여럿이 모여가지는 뜻이다. 50여명의 도사들이 집합했다. 본래 70여명 도사가 있으나 나이가 많아 거동이 불편하거나 수도를 깰 수 없는 20여명의 도사는 제외된 숫자다. 




“모두 모였군요. 갑시다. 본문이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험에 쳐했다고 하니 우리라도 나서야 하지 않겠소.” 




50여명의 도사들이 팔원(八院)을 출발했다. 공동의 진정한 고수들이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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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의 혈영대 무사들이 숲의 곳곳에 매복(埋伏)하고 있다. 패천일도는 초초한 눈으로 멀리보이는 팔원(八院)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옆에서 인기척이 났다. 




“누구냐?” 


“접니다. 아직 늙은이들이 도착하지 않은 모양이죠?” 


“아니 공자님께서 어떻게?” 


“저쪽은 제가 없어도 나머지 분들이 알아서 하실 겁니다. 뭐~! 특별한 일이라도 있었습니까?” 


“젊은 도사 놈이 팔원(八院)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지원을 요청한 모양이군요. 잠깐만 기다리면 놈들이 몰려올 겁니다.” 


“긴장되는 군요!” 


“편하게 생각하세요. 놈들이 고수라고 하지만 숫자는 얼마 되지 않아요. 오백의 혈영대라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겁니다.” 


“잠깐~ 저기 놈들이 몰려옵니다.” 




패천일도가 가르치는 곳에 늙은 도사들이 달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제가 신호할 때까지 가다리세요.” 




혁린강은 나무 뒤에 몸을 숨겼다. 50여명의 도사가 숲으로 들어왔다. 혁린강은 도사들이 매복(埋伏)한 무사들 중간에 이루자 신호를 보냈다. 




“공격! 암기를 날려라.” 




검은 하늘에 형태와 크기가 다양한 수많은 암기들이 날아올랐다. 50여명의 도사들은 뜻밖의 공격에 당황했다. 설마 본진과 싸우고 있다는 놈들이 숲에까지 매복(埋伏)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막아.” 


“크윽!” 




암기들의 숫자가 너무 많다. 더구나 주위가 칠흑 같은 어둠에 쌓여 작고 날카로운 암기들을 모두 막기란 불가능했다. 10여명의 도사들이 암기를 피하지 못하고 쓰려지자 나머지 도사들이 쓰려진 도사들을 둘려쌓고 암기들을 막았다. 혁린강이 다시 신호를 보내자 곳곳에 숨어 있는 무사들이 암기를 날리는 것과 동시에 도사들을 향해 날아갔다. 암기들과 함께 검(劍)이 날아온다. 암기만 막기도 급급한 마당에 검(劍)까지 날아오니 도사들의 손발이 엉켜버린다. 더구나 숫자가 너무 많지 않는가? 




“크하하하하~ 이놈들 목을 내밀어라.” 




곰처럼 거대한 덩치의 패천일도가 도(刀)와 하나 되어 도사들 머리 위로 떨어진다. 주위에서 공격하는 혈영대 무사들이 없고, 보호해야할 동료들이 없었다면 무조건 피해야 할 만큼 강맹한 공격이다. 




“저놈을 막아.” 




세 명의 도사들이 패천일도의 도(刀)을 향해 검(劍)을 뿌린다. 




“콰아아앙~” 


“크윽” 




거대한 폭음과 함께 두 명의 도사가 피를 토하며 날아간다. 패천일도의 강맹한 힘을 버티지 못한 것이다. 




“와아아아~ 쳐라.” 




패천일도의 활약에 힘을 얻는 혈영대 무사들이 벌 떼처럼 달려든다. 아무리 경험이 풍부하고 고수라고 하지만 끝없이 몰려오는 혈영대 무사들을 감당하긴 쉽지 않았다. 물론 도망치겠다고 했으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부상당한 동료들을 버리고 도망칠 수는 없지 않는가? 




“비련(悲戀), 애련(愛戀)! 너희들 심심하지 않아. 가서 혈영대 무사들을 도와주거라.” 




혁린강의 명령에 비련(悲戀)과 애련(愛戀)이 도사들을 향해 날아갔다. 무공실력만 보면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지만 몸속에 무궁무진한 내공을 힘이 있기에 약간이나마 도와주어도 많은 힘이 될 것이다. 비련(悲戀)과 애련(愛戀)이 혈영대 무사들 틈에 끼여 도사들을 향해 장(掌)을 뿌렸다. 도사들은 혈영대 무사들과 섞여 있는 어약하게만 보이는 여인들의 공격을 무시했다. 하지만 그게 실수였다. 




“크아아악~” 




비련(悲戀)과 애련(愛戀)의 장(掌)이 도사들의 검(劍)을 박살내고 가슴을 때리니 도사들은 오장육보가 뒤틀리며 피를 토한다. 처음부터 검기(劍氣)를 사용하거나 피했다면 이런 결과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긴 세월을 골방에 틀어박혀 수도만 하던 도사들이라 여자를 보자 마음이 약해져서 벌어진 일이진도 모른다. 쓰려지는 도사들의 숫자가 늘어간다. 이제 절반도 남지 않았다. 자신들보다 오히려 강한 패천일도의 공격과 엄청난 숫자의 혈영대 그리고 양념처럼 간간히 공격하는 비련(悲戀)과 애련(愛戀)의 공격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며 도사들은 힘도 써보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다. 만일 매복공격(埋伏攻擊)을 당하지 않았다면, 숲이 아닌 시야(視野)가 트인 평지에서 싸웠다면 이렇게 무참하게 당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혈영대 무사들은 주위에 있는 나무와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하늘과 땅 등 팔방(八方)에서 공격하니 도사들이 허망하게 당하는 것이다. 마지막까지 저항하던 도사가 패천일도의 도(刀)에 피를 토하며 쓰려졌다. 혁린강은 주위를 살펴보고 쓰게 웃고 있었다. 비록 도사들을 모두 제압했지만 혈영대 무사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백여 명의 혈영대 무사들이 죽거나 부상을 당한 것이다. 




“저, 저건 또 뭐야?” 




혁린강은 비련(悲戀)과 애련(愛戀)을 보고 실소(失笑)를 금치 못했다. 비련(悲戀)과 애련(愛戀)이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은 도사들의 위에 올라가 엉덩이를 들썩거리고 있다. 




“하이! 하이!” 


“크윽! 이놈들 차라리 죽어라.” 




비련의 밑에 깔린 도사가 부르르 떨며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비련(悲戀)은 도사의 고함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허리를 요동치니 도사가 부르르 떨다가 앙상한 뼈만 남기고 죽었다. 비련(悲戀)과 애련(哀憐)은 평소 습관대로 도사들이 쓰려지자 그들의 정기를 갈취하는 것이다. 혈영대 무사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숨 막히는 요기(妖氣)를 뿌리는 비련(悲戀)과 애련(哀戀)이 하얀 엉덩이를 까고 숨을 몰아쉬는 것을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죽어도 좋으니 비련(悲戀) 같은 년과 뒹굴어보고 싶다는 놈도 있을 것이다. 




“공자님 저대로 두실 겁니까?” 




패천일도의 말에 혁린강은 헛기침을 했다. 혁린강도 보기 민망했던 모양이다. 




“금방 끝나겠네요. 잠깐 기다려 봅시다.” 




혁린강의 말대로 비련(悲戀)과 애련(哀憐)은 빠른 속도로 도사들의 정기를 갈취하고 있다. 오랜 세월동안 여자를 멀리했고, 죽음이 임박한 도사들은 요사한 비련(悲戀)과 애련(愛戀)의 유혹에 너무나 쉽게 빠지는 것이다. 




“음~ 안 되겠군. 패천일도님은 혈영대를 이끌고 팔원(八院)을 정리하세요. 남은 놈들이 있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패천일도와 혈영대 무사들이 팔원(八院)을 향해 달려갔다. 혁린강은 나무에 등을 기대고 비련(悲戀)과 애련(哀憐)을 지켜보다가 마지막 도사가 숨을 거두자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가자! 너희들 먹이가 또 있을 것이다.” 




혁린강은 부상자들에게 후퇴하라고 명령하고 비련(悲戀)과 애련(愛戀)과 함께 팔원(八院)을 향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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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파 곳곳에서 차마 눈뜨고 볼 수없는 처참한 광경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동안 정채를 숨기고 있던 배화교 간세들은 아직까지 자신을 동료라고 생각하는 무사들을 죽이고 곳곳에 불을 지르고 있다. 그거뿐이 아니라 간세들 중에는 평소에 눈여겨보았던 여인을 지하창고 같은 곳에서 강간하는 놈들도 많았으며 심지어는 아직 여자라고 부르기도 힘든 나이어린 소녀들을 강간하는 놈들도 있었다. 




“크아아악~ 네놈이 감히~”




늙은 도사가 자신의 심장에 박힌 검(劍)을 보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제자라고 믿고 있던 놈이 심장에 검(劍)을 쑤셔 박은 것이다.




“킥킥킥~ 네놈 눈에는 아직도 내가 제자로 보이냐? 죽어 새끼야.”




제자는 스승의 팔다리를 잘라버리더니 한명의 소녀를 끌고 왔다. 평소 스승이 아끼고 사랑하는 여제자다.




“개자식~ 향상 이년만 편애했지. 이년이 당하는 꼴을 보면서 죽어라.”


“안 돼~ 짐승 같은 놈~”




제자는 여제자의 옷을 찢어버리니 여자는 눈물만 흘리고 있다. 제자에게 암습을 당해 혈도가 제압된 모양이다. 제자는 여인의 치마를 찢어버리고 그녀의 소중한 동굴에 흉물스러운 몽둥이를 쑤셔 박았다. 




“이........이런 짐승 같은 놈~”




스승은 평소 아끼던 제자가 강간당하는 모습을 보며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고, 제자 놈은 아직 나이어린 여자제의 동굴이 너덜너덜해 질 때까지 몽둥이질을 계속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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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죄인들을 가두어 두었던 뇌옥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본래 있던 죄인들은 한곳에 몰아넣고 노인과 어린아이 그리고 여자들이 숨어 있었다. 창고 등에 숨어 있던 사람들을 도륙(屠戮)한 벽안환요와 흑풍대가 뇌옥까지 밀고 들어왔다. 




“누구! 당신들은!”




뇌옥으로 들어온 사람들을 발견한 사람들의 얼굴이 공포에 물들었다. 온몸이 피로 얼룩지고 아직도 피가 떨어지는 검(劍)을 들고 있는 흑풍대 무사들을 발견한 것이다. 




“죽어라.”


“공동파의 죄인들도 있을 겁니다. 그들도 죽이는 겁니까?”


“죽어.”




벽안환요의 차가운 명령에 흑풍대 무사들이 공포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키이악~ 살려주세요.”


“짐승 같은 놈들! 어린아이까지 죽이다니. 크아아악~”




처절한 비명소리와 함께 붉은 피가 사방으로 튀고 주인을 잃어버린 목이 허공으로 떠오른다. 벽안환요는 지하 깊숙이 숨어 있던 사람들까지 모두 찾아내 도륙하더니 뇌옥에 불을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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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마(三魔)가 지휘하는 혈영대는 공동파 곳곳을 쑤시고 다니며 눈에 보이는 사람들을 도륙(屠戮)하며 곳곳에 불을 질렸다. 삼마(三魔)일행은 공동파 전력(戰力)이 한곳에 집중할 수 없도록 곳곳에서 불을 지르고 무사들을 도륙했고, 내부에 숨어 있던 간세들도 삼마일행과 함께 곳곳에 혼란을 조장하여 공동파가 구상했던 삼차방어선을 사전에 무력화시켜 버렸다. 밀집한 건물과 지형지물을 이용해 배화교를 상대하겠다는 본래의 구상은 좋았으나 수많이 건물이 불타고 곳곳을 쑤시고 다니는 삼마(三魔)일행과 간세들에게 공동파 무사들은 싸워보지도 못하고 허망하게 죽은 것이다.




탕마검진과 삼절검진이 무너진 이차방어선은 피가 강을 이루고 시체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일마(一魔)와 혈영대 대장이 지휘하는 혈영대는 탕마검수들을 비롯한 공동파 무사들을 도륙(屠戮)했고, 십마(十魔)가 지휘하는 강시들은 연무장으로 유입(流入)되는 공동파 무사들을 철저하게 죽어버렸다. 




“일마(一魔)! 끝났다. 어제 어떻게 하지?”


“삼차방어선으로 가야지. 강시들을 먼저 보내게.”


“저기 봐~ 삼마(三魔)가 얼마나 쑤시고 다녔는지 모르겠지만 멀쩡한 건물이 하나도 없어. 모두 불타고 있는데 저길 지키는 놈들이나 있겠어.”


“아직 문주나 장로들이 나타나지 않았어. 아마 저길 지키겠다고 버티고 있을 거야.”


“그럴 수도 있겠군! 가보세.”




이차방어선을 무너트린 강시들과 혈영대가 사방에 불길이 치솟고 있는 내당으로 향해 진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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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파에서 도망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혼자만 살겠다고 도망치는 무사들도 있었고, 공동에서 잡일을 하던 하인들과 하녀들도 많았다. 그들에게는 공동파 보다는 자신의 목숨이 소중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흑풍대 무사들이었다. 공동파를 포위하고 있는 흑풍대 무사들이 도망치는 사람들을 도륙(屠戮)한다.




“아악! 살려주세요. 저희들은 시녀들입니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흑풍대 무사들에게 포위당한 30여명의 시녀들이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흑풍대 무사들은 10대 후반의 시녀들을 음탕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냥 죽이긴 아깝지 않는가? 




“몸이나 한번 풀고 죽이자. 그냥 죽이긴 아깝잖아.”


“죽으려면 무슨 짓을 못해. 자넨 대공자님에 대해서 잘 모르는 모양인데, 대공자님은 군율(軍律)을 중시하는 분이야. 허락 없이 여자들을 강간했다가 자네가 죽는 수가 있어.”


“설마 어차피 죽일 년들 강간 좀 했다고 죽이기나 하겠나?”


“설마가 사람 잡아. 나도 몇 년 전에 대공자와 함께 출정할 때까지 그렇게 생각했지. 그런데 우리들 중에 몇 놈이 평소대로 부녀자들을 강간했네. 다음날 그 친구들 모두 참수(斬首)됐어. 용서가 없었어.”


“빌어먹을...........너무 하는군. 우리 같은 놈들이 그런 재미도 없으면 재미로 싸우나?”


“하하하~ 두고 보면 알겠지만. 풀어줄 때는 확실하게 풀어주는 분이 대공자님이야. 자자~ 이년들은 일단 잡아가세.”


“안 죽이고 잡아가자는 말인가?”


“불쌍하잖아. 나중에 써먹을 때가 있어.”




무사들은 나이어린 시녀들을 군막에 감금했다. 흑풍대 무사들은 도망치는 사람들 중에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을 골라 감금하는 한편 나머지 사람들은 어린아이까지 가차 없이 베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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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원(八院)으로 진격했던 패천일도와 혈영대가 3명의 도사들을 포위하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팔원에 남아있던 20명 중에 마지막 남은 사람들이다. 




“빌어먹을~ 상대는 3명이야. 모두 쳐라.”




혈영대 무사들이 도사들을 향해 돌격했다.




“크아아악~”


“크윽~”




도영(刀影)과 검영(劍影)이 날아올라 도사들을 향해 돌격하던 혈영대 무사들을 베어버리니 무사들은 추풍낙엽(秋風落葉)처럼 사방으로 날아간다. 세 명의 도사들 중에 한명은 도(刀)를 사용하고 나머지 두 명은 검(劍)을 사용하는데 그들의 무공은 지금까지 상대했던 도사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강했다. 혁린강이 느릿한 걸음으로 팔원(八院)에 올라왔다. 그는 도사들과 혈영대 무사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고개를 흔들었다.




“오마(五魔)님! 물려나라고 하세요.”




혁린강의 명령에 혈영대 무사들이 도사들을 포위한 상태에서 조심스럽게 물려났다.




“자전마도(紫電魔刀), 절정검(絶情劍), 통천검(通天劍)이라! 오마(五魔)님께서 자전마도를 사용하는 도사를 맡아주세요. 비련(悲戀)과 애련(愛戀)이 나머지 두 명을 상대할 겁니다.”


“이년들이 저 도사들의 상대가 되겠습니까?”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오마(五魔)님은 한명만 상대하세요.”


“알겠습니다.”




오마(五魔)가 도(刀)를 휘두르며 도사들에게 돌격하니 자전마도를 사용하는 도사가 오마(五魔)의 앞을 막는다. 




“가라. 가서 도사들을 공격하라.”




비련(悲戀)과 애련(愛戀)이 도사들을 향해 날아가며 요사(妖邪)한 웃음을 뿌린다.




“이런! 요망한 것들 죽어라.”




도사들의 검(劍)이 비련과 애련을 향해 날아온다.




“애련(愛戀)! 좌로 삼보, 앞으로 일보, 자세를 낮추고 중극, 기해혈(아랫배)을 공격하라. 비련(悲戀)! 우로 일보, 공중으로 도약하며 총회, 곡차(머리)혈을 공격하라.”




혁린강의 명령에 애련(愛戀)이 검(劍)을 피하며 도사의 아랫배를 공격했다.




“이런!”




도사의 검(劍)이 멈칫거린다. 이대로 나아가며 애련(愛戀)의 목이 날아갈 것이다. 그런데 애련(愛戀)은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요사한 웃음을 뿌리며 자신의 아랫배를 파고들고, 도사는 순간적으로 마음이 흔들려 검(劍)이 멈칫거렸다.




“크윽~”




도사가 피를 토하며 비틀거리고, 반대편에 있던 도사도 머리를 붙잡고 비틀거렸다. 공중으로 도약한 비련(悲戀)의 장(掌)이 도사의 중극혈을 강타한 것이다.




“혈영대! 쳐라.”




혁린강의 명령에 혈영대 무사들이 비틀거리는 도사들을 향해 돌격하고, 비련(悲戀)과 애련(愛戀)도 도사들을 공격하니 도사들은 번번한 방향도 못하고 피를 뿌리며 쓰려진다. 세상에 완벽한 검법은 없다. 반드시 허점이 있기 마련이다. 혁린강은 절정검과 통천검의 약점으로 비련(悲戀)과 애련(愛戀)을 공격하게 했다. 하지만 허점을 알고 있어도 수양(收養)이 깊은 도사들을 상대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수양이 깊은 만큼 대처하는 능력도 뛰어나 상대가 허점을 파고들기도 전에 난도질당하기 일쑤다. 비련(悲戀)과 애련(愛戀)은 공포와 고통이라는 감정이 없다. 검(劍)에 목으로 날아와도 영혼의 주인인 혁린강의 명령에 복종한다. 더구나 도사들은 비련(悲戀)과 애련(愛戀)의 요사함에 마음이 흔들려 공격다운 공격도 못했다.




“크아아악~”




패천일도의 도(刀)에 마지막 도사가 쓰려진다. 혁린강은 도사들이 목숨을 걸고 지키려 있던 건물의 문을 열어보았다. 건물에는 나이가 연로(年老)한 2명의 도사가 눈을 감고 있었다. 




“세상이 피에 잠겨도 자기들만 우화등선(羽化登仙)하면 그만이라는 건가?”


“시주는 누군데! 이런 악행(惡行)을 지지르는가? 하늘이 무섭지도 않단 말인가?”


“무섭소. 너무 무서워서 밤잠을 설칠 정도요. 그래서 현실을 피하보자 부단히도 노력했지만 이놈의 운명이 나를 이곳까지 끌고 왔소.”


“눈을 돌리면 피안(彼岸)이라 했소. 지금이라도 눈을 돌려보시오.”


“하하하~ 공자님 같은 말씀들만 하시는군. 좋소. 저기 있는 두 여인들이나 바른 길로 이끌어 보시오. 그럼 나도 당신들 말대로 하리라. 비련(悲戀), 애련(愛戀)! 도사들을 맡기겠다. 일이 끝나면 내려오라.”




혁린강은 비련(悲戀)과 애련(愛戀)을 도사들의 방에 집어넣고 문을 닫았다. 




“패천일도님과 나머지는 나를 따르라. 이제 그만 정리할 때가 되었다.




패천일도와 무사들은 뒤를 돌아보며 혁린강을 따라 불타는 건물들이 즐비한 공동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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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인자는 주위를 돌아보며 치를 떨었다. 공동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건물들이 불타고 있고, 곳곳에서 처절한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한쪽 팔이 날아가 긴 혈흔(血痕)을 남기며 젊은 도사 한명이 달려왔다. 




“무, 문주님! 이차방어선이 무너졌습니다. 다 죽었어요.” 


“벌써! 이차방어선이 무너졌단 말이냐?” 


“이제 이곳도 위험합니다. 도망쳐야 합니다.” 


“가긴 어딜 간단 말이냐? 모두 옥쇄(玉碎-옥처럼 아름답게 부서진다는 뜻으로, 명예나 충절을 위하여 깨끗이 죽음을 이르는 말)를 결심하고 싸워야 한다.” 




광인자가 말하는 사이 또 다른 도사들이 달려왔다. 




“부녀자와 노약자들이 숨어 있던 창고와 뇌옥이 불타고 있습니다. 저대로 두면 모두 죽습니다.” 


“장경각에 불타고 있으며, 그곳을 지키던 무사들도 모두 죽었습니다.” 


“공동산 일대가 포위당했습니다. 도망칠 때가 없습니다.”


“곳곳에서 반란이 있어났습니다. 더구나 측면을 치고 들어온 배화교 놈이 곳곳을 돌아다니며 불을 지르고 닫치는 대로 죽이고 있습니다.”


“강시들이 몰려옵니다. 피해야 합니다.” 


“숲속에 팔원(八院)의 원로님들 시체가 즐비합니다.”




광인자는 정신없는 보고를 받다가 검(劍)을 빼내고 검집을 던졌다. 삼차방어선은 이제 의미가 없어졌다. 건물들에 숨어 있던 궁수들은 화마(火魔)를 피해 도망치다가 내부로 침입한 배화교 놈들에게 도륙(屠戮)당했고, 사방에서 아비규환(阿鼻叫喚)의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 더구나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있던 팔원(八院)의 원로들까지 죽은 이상 이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장렬하게 죽는 길밖에 없어 보인다. 




“이곳에서 뼈를 묻는다.” 


“무, 문주님!” 


“승패(勝敗)는 이미 기울었다. 도망칠 수 있는 사람은 도망치고,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은 이곳으로 모이라고 해라. 공동이란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싸우다 죽는다.”




살아남은 무사들이 불타는 건물들을 뒤로하고 장문인을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이제 물러설 곳도 없다. 강시들을 선두로 배화교 무사들이 모여 들었다. 일마(一魔)가 지휘하는 오백의 혈영대도, 삼마(三魔)와 사마가 지휘하던 무사들과 그동안 공동파에 숨어 있던 간세들도 모두 모여들었다. 




“저놈들이 마지막인가 보군.”


“날이 밝기 전에 끝납시다. 그래야 상쾌한 기분으로 아침을 먹을게 아니요.”


“하하하~ 좋은 생각입니다. 저기 선두에 있는 놈이 문주인 광인자인가 보군요. 저놈은 누가 처리하겠소.”


“십마(十魔)는 강시를 조정해야하고, 일마(一魔)와 삼마(三魔)오라버니는 피곤하시니 제가 처리할게요.”


“하하하~ 복이 터졌군. 절세미녀인 환요가 보내준다면 저놈도 불만 없을 거야.”




일마(一魔)의 말에 환요는 피식 웃더니 앞으로 나갔다. 광인자는 주위를 둘려보며 절망했다. 사방에 적(敵)들밖에 보이지 않고 자신 주위에 모여 있는 무사들은 모두 합쳐야 백 명도 넣지 않았다. 




“광인자 나와라!”


“내년은 누구냐?”


“나이도 어린놈이 입이 거칠구나! 와라!”




벽안환요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소매 속에 감추고 있던 하얀 손을 꺼내며 자세를 잡자 광인자는 이를 악물고 앞으로 나섰다. 광인자의 분노(忿怒)한 검(劍)이 빛을 뿌리니 하얀 검기(劍氣)가 벽안환요의 온몸을 향해 날아간다. 이제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벽안환요에게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한 광인자가 처음부터 전력을 다한 것이다. 벽안환요는 검기(劍氣)를 보며 코웃음을 치더니 금빛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광인자에게 파고들었다. 




“이제 끝나가는 모양이군요.”




일마(一魔)의 옆에 오마(五魔)와 혁린강이 도착했다. 팔원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한달음에 달려온 것이다.




“저놈이 문주인데 환요가 몸 좀 풀겠다고 해서 보냈습니다.”


“잘하셨어요. 곧 있으면 날이 밝겠네요. 문주는 환요님께 맡기고 나머지 놈들을 정리하세요.”


“알겠습니다. 모두 쳐라. 한 놈도 남김없이 죽어라.”




일마(一魔)의 고함소리를 시작으로 공동파 무사들을 포위하고 있던 강시들과 배화교 무사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공동파 무사들이 속절없이 죽어간다. 결연한 의지로 옥쇄(玉碎)를 각오했으나 숫자도 많고, 실력도 떨어지고, 더구나 사기까지 바닥까지 떨어진 공동파 무사들이 막기에 배화교 무사들의 실력은 너무 강했다.




광인자의 손발이 엉킨다. 주위에서 아끼고 사랑하던 제자들이 죽어가고 만만하게 보았던 벽안환요는 엄청난 고수였다. 하얀 손이 날아온다. 검(劍)에 내공을 불어넣고 손을 베려했다. 




“퍽~ 퍽~”




하얀 손이 마술처럼 검(劍)을 피해 가슴과 아랫배를 강타했다. 순간적으로 진기가 이어지지 않고 하얀 손은 비틀거리는 광인자의 머리를 박살내버린다. 광인자는 불타는 공동파 건물들을 바라보며 힘없이 쓰려졌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구파일방의 하나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공동파가 배화교의 공격을 하룻밤도 버티지 못하고 전멸(全滅)한 것이다.




“사상자(死傷者)를 수습하고 후퇴하세요.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정리는 흑풍대가 할 겁니다.”




혁린강은 무사들을 이끌고 후퇴했고, 공동파를 포위하고 있던 흑풍대는 불바다로 변한 공동파로 올라가 구석구석에 숨어 있던 사람들을 찾아내 도륙(屠戮)했다. 




팔원(八院)에 애련(愛戀)과 비련(悲戀)이 늙은 도사들의 위에 올라가 엉덩이를 들썩거리고 있었다. 진리(眞理)를 깨달아 신선이 되겠다던 도사들이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비련(悲戀)과 애련(愛戀)에게 정기를 빼앗기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비련(悲戀)과 애련(愛戀)은 혁린강이 있는 군막으로 돌아왔다. 




“한심한 놈들. 도(道)를 깨달아 신선이 되겠다는 놈들이 너희들의 유혹하나도 이기지 못했단 말이냐?”




혁린강은 불타는 공동파와 여명이 밝아오는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속세의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부귀영화에 눈이 멀어 양민을 보살피고 바른 길로 인도하기는커녕 사리사욕을 채우기만 급급했던 공동이 망하는 것은 당연한 순리일 것이다. 그대들이 진정 진리를 추구하고 양민을 선도(善導)하던 도가(道家)였다면 이렇게 허망하게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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