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240부

본문

풍운이 사용하는 권법이 뭘까? 어떻게 보면 마치 어린아이의 주먹질처럼 보인다. 일정한 형식도 없고 화려하거나 강맹해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이마(二魔)가 힘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당하고 있다. 풍운은 최근 들어 음양비와 음양검법 외에 새로운 음양도 무공을 익혔다. 방금 사용한 음양군림보도 그중 한가지며 이마(二魔)를 상대하는 음양권도 그중 하나다. 음양권은 책에 수록된 기본초식과 수라마령신공을 응용하여 새로운 무공으로 만들었다. 쉽게 말해 반(絆), 벽(劈), 전(纏), 착(捉), 도(挑), 인(引), 봉(封), 전(轉), 벽(擘), 환(幻), 분(分), 섬(閃), 접(椄)의 13가지 초식으로 이루어진 최강의 음양권법이 탄생한 것이다.




상대를 빼앗긴 도치는 일마(一魔)를 향해 도끼를 날리니 붉은 강기(剛氣)를 머금은 도끼가 일마(一魔)의 배와 가슴을 향해 날아간다. 일마(一魔)는 바닥에 착지하여 분노(忿怒)가 치민 얼굴로 주위를 돌아보다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도끼를 가볍게 쳐냈다. 




“우릴 상대로 이런 꼼수를 준비했다. 그리고 우리는 보기 좋게 당했다.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고 다니겠군. 빠드득~ 죽인다. 한 놈도 남김없이 모두 죽어버린다.” 




일마(一魔)의 눈에 핏발이 서더니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도치에게 돌격했다. 도치는 도끼를 회수하지 못한 상태라 빠르게 물려났지만 일마(一魔)의 속도가 너무 빨라 눈 깜짝 할 사이에 썅륜이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멈춰~ 천인사도” 




도치를 따라온 냉하상의 도(刀)에서 무음(無音), 무형(無形)의 도기(刀氣)가 일마(一魔)의 전신을 향해 날아간다. 일마(一魔)는 잠깐 멈칫하며 쌍륜으로 원을 그리니 쌍륜주위로 화려한 불꽃이 피어나며 냉하상의 도(刀)가 튕겨나간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잠깐 멈칫하던 쌍륜이 또다시 도치의 목과 심장을 향해 날아온다. 




“마령월광도법 도파” 




사우의 거대한 도(刀)에서 백색의 강기(剛氣)가 일어난 일마(一魔)의 등을 향해 날아갔다. 




“빌어먹을~ 혈륜도환” 




일마(一魔)는 계속 밀어 붙이며 도치를 도륙(屠戮)할 수 있겠지만 자신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것을 알기에 재빨리 돌아서며 륜(輪)을 날리니 륜이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며 사우의 강기(剛氣)를 찍어버리고 목을 향해 날아갔다. 




“쉬아아악~” 




오색영롱한 강기(剛氣)를 머금은 화살이 사우를 향해 날아가던 륜과 충돌하니 륜이 힘을 잃고 일마(一魔)의 손으로 돌아간다. 사우가 위험에 빠지자 왕천유가 도와준 것이다. 




“이것들이 단체로 덤비겠다. 그렇다고 너희들이 무사할 줄 아느냐?” 




일마(一魔)는 힘없이 날아오는 륜(輪)을 잡더니 공중으로 솟구치며 륜을 뿌렸다. 




“혈륜광천하” 




빠르게 회전하는 두 개의 륜(輪)이 빛을 뿌리니 대지(大地)가 붉게 물들며 엄청난 회오리가 도치와 사우를 향해 날아간다. 분노(忿怒)한 일마(一魔)가 자신의 모든 힘을 륜에 담은 것이다. 냉하상과 사우의 도움으로 구사일행으로 살아난 도치는 내공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공중으로 솟구치며 날아오는 도끼를 잡아 붉은 회오리를 향해 열십자로 베었고, 사우도 도(刀)에 내공을 주입하여 붉은 회오리를 향해 일자로 베었다. 




“콰아아아앙~” 




주위에 있던 잔재가 먼지처럼 날아가고, 대지(大地)에 뿌리박고 있던 바위가 산산이 부셔지며 강기(剛氣)의 폭풍에 날아간다. 일마(一魔)는 강기(剛氣)의 폭풍에 쓸려나오는 쌍륜(雙輪)을 바라보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십이사(十二死)는 배화교가 키운 사냥개다. 아무리 잠마동에서 인간한계를 넘는 훈련을 받았다고 해도 자신의 상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삼공자나 이공자를 당한 것도 운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다른 놈들보다 조금 더 잘 싸우는 애송이쯤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직접 상대해보니 십이사(十二死)의 무공은 상상이상이다. 개개인이 이미 일문의 장로급 이상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나 이마(二魔)와 싸우고 있는 놈은 이미 인간한계를 넘었다. 이제야 대공자가 십이사(十二死)를 경계하고 두려워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일마(一魔)는 공중으로 솟구쳐 쌍륜을 잡았다. 강기(剛氣)의 폭풍이 물려가기도 전에 또 다른 폭풍이 파도처럼 밀려왔기 때문이다. 패도적인 무공을 사용하는 도치와 사우는 영장평원의 혈투에서부터 손발을 맞춰왔기 때문에 일마(一魔)의 썅륜을 막자마자 동시에 공격을 퍼부었다. 도치의 도끼가 강기(剛氣)의 폭풍을 뚫고 일마(一魔)의 심장을 향해 날아가고, 사우의 도(刀)가 목을 향해 날아간다. 그거뿐이 아니라 냉하상의 일점홍이 뱀의 혓바닥처럼 일마(一魔)의 허점을 파고들고 천유의 화살이 등을 향해 날아간다. 일마(一魔)는 사방에서 날아오는 공격에 입술을 깨물고 쌍륜을 날리니 두 개의 륜이 주위를 회전하며 강력한 막을 형성했다. 




“꽝~콰콰콰콰쾅~” 




도치의 도끼와 사우의 도(刀)가 빠르게 회전하는 혈륜의 속도가 줄이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냉하상의 일점홍이 파고든다. 일마(一魔)는 내공을 썅륜을 조정해 일점홍을 쳐내는 순간 소리 없이 날아온 천유의 화살이 어깨를 관통했다. 




“윽~ 빌어먹을~” 




공중에서 비틀거리는 일마(一魔)의 얼굴에 당황하는 빛이 역역하다. 자신이 형편없이 당해고 있다. 이게 말이 되는가? 일마(一魔)는 자신의 모든 내공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려 했다. 그런데 내공이 이어지질 않는다. 이건 또 어떻게 된 것일까? 무경이 설치한 진을 힘으로 돌파하며 과도한 내공을 소모했기 때문이 아닐까? 일마(一魔)의 백회혈(머리)을 향해 붉게 물든 도끼가 날아오고, 흰색 강기(剛氣)를 머금은 도(刀)가 심장을 향해 파고든다. 




제갈무경은 진안에서 풍운일행과 쌍마일행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물론 무공이 약해서 싸움을 피하는 것은 아니다. 움직이는 무공서고인 무경은 풍운의 노력으로 임독양맥과 생사현관이 타동된 이후 자신에게 적합한 무공을 익혀 절대고수에 반열에 올랐다. 이마(二魔)와 풍운의 대결은 볼 필요도 없다. 극마, 극사지경에 이르고 최근 들어 빙백정의 정기(精氣)까지 흡수한 풍운에게 이마(二魔)는 더 이상 적수(敵手)가 되지 못했다. 처음에는 위태롭게만 보이던 도치, 냉하상, 사우, 왕천유도 이제는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며 일마(一魔)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일마(一魔)가 아무리 배화교가 자랑하는 무사라고 해도 도치일행 모두를 상대한다는 것을 무리가 있었다.




천유의 화살이 무서워 숲에서 나오지도 못했던 시안무사들이 천유가 일마(一魔)에게 한눈을 판 사이에 단체로 몰려나왔다. 하지만 그들의 앞에는 악무룡과 곽지향이 있었다. 가죽장갑을 낀 곽지향이 손을 흔들자 달려오던 사안무사들이 여름철 눈사람처럼 녹아내린다. 곽지향이 교묘하게 바람과 내공의 힘으로 독(毒)이 사안무사들에게만 펴지게 만들고 있다. 붉게 변한 악무룡의 장영(掌影)들이 봄날 바람에 날리는 꽃잎처럼 시안무사들을 향해 날아간다. 무사들은 가볍게만 보이는 장영(掌影) 무시하고 달려오는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하나의 꽃잎이 무사의 머리에 가볍게 내려앉았다. 




“크아아악~” 




무사의 머리가 폭죽처럼 터지며 온몸이 불구덩이에서 뛰쳐나온 사람처럼 붉게 변한다. 지금까지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악무룡이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며 익힌 화령화무장이 드디어 모습이 드려낸 것이다. 무경이 시선을 옮겼다. 유미림과 악무룡만으로도 시안무사들을 막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이막수부부와 마수는 벽력탄의 폭발로 사방으로 날아간 십이살(十二殺)을 찾았다. 십이살(十二殺)은 땅속으로 피한 쌍마와 달리 폭발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폭발의 회오리에 휘말려 사방으로 날아갔다. 마수가 검게 변한 사내를 발견했다. 사내는 한쪽 팔이 뭉겨져 하얀 뼈가 드려나고 온몸이 검게 그을려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보기도 힘들었다. 마수는 부채를 만지작거리며 사내를 살펴보다가 움직임이 없자 사내의 천극혈(귀 뒤에 사혈)을 향해 부채를 날렸다. 십이살(十二殺)은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인간한계를 넘나드는 잠마동의 모든 관문을 통과하여 아무리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벽력탄이 무림최고의 화기(火器)이며 폭발의 중심에 있어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고 하지만 이만한 부상에 죽었다고 단정하긴 힘들기에 확실하게 끝내기 위해 사혈을 공격한 것이다.




“깡~” 




부채가 목까지 다가온 순간 죽은 듯이 누워있던 사내가 부체를 쳐내며 힘들게 일어났다. 얼굴 반쪽은 밀가루반죽처럼 녹아내려 눈알이 덜렁거리고 있다. 폭발을 온몸으로 막은 사살(四殺)이다.




“크으으윽~” 




알아듣기 힘든 괴성을 지르며 힘들게 일어난 사살(四殺)이 비틀거린다. 한쪽 팔뿐만 아니라 다리도 뼈까지 드려날 정도로 부상을 당한 모양이다. 




“그런 상태에서도 고통을 호소하기는커녕 끝까지 싸우겠단 말이냐? 대체 너희들은 얼마나 혹독한 훈련을 받은 거냐?” 




마수의 음성이 촉촉하게 젖어 있다. 아무리 자기를 죽이러 온 적(敵)이지만 같은 잠마동 출신으로 그들의 고통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수는 부채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삶의 마지막 불꽃을 태워 끝까지 싸우겠다고 나섰지만 저 정도 부상이라면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죽을 것이다. 차라리 고통 없이 보내주는 것이 자신이 베풀어줄 수 있는 마지막 배려가 아닐까? 마수의 부채가 공중을 선회하며 사살(四殺)의 목을 향해 날아간다. 




“크아아악~” 


“깡~” 




다리를 붙잡고 비틀거리던 사살(四殺)이 공중으로 도약하며 날아오던 부채를 쳐내고 그 여세를 몰아 마수의 가슴으로 파고든다. 마수는 예상 밖의 반격에 당황하며 빠르게 물려났으나 사살(四殺)의 검(劍)은 수없이 늘어나며 단중, 운혈(가슴)혈을 향해 날아온다. 배화교 십대마공의 하나인 절정마검이 펼쳐진 것이다. 마수는 피할 구석이 없자 바닥을 구르니 검영(劍影)들이 등과 가슴을 스치듯 지나가며 옷이 걸레가 된다. 마수의 대응이 조금만 늦었어도 옷이 아니라 온몸이 난도질당했을 것이다. 그나마 절정마검이 얼마나 악랄하고 잔혹한 검법인 줄 알고 있는 마수가 창피를 무릅쓰고 바닥을 굴렸기에 무사한 것이다. 사살(四殺)은 부상당한 다리로 바닥에 착지하여 마수를 향해 돌아서다가 비틀거렸고 마수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바닥에 떨어진 부채를 회수하며 벌떡 일어났다. 




“크아아악~” 




사살(四殺)이 다시 자세를 잡고 마수를 향해 검영(劍影)을 뿌린다. 부상당한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날카롭게 예리한 공격이다. 한번 크게 당한 마수는 상대를 무시하는 마음을 버리고 내공을 부채에 불어넣어 날아오는 검영(劍影)을 베어버린다. 




“사람이 아니군.” 




마수가 중얼거리며 사살(四殺)의 검(劍)을 상대하는데 뒤에서 사늘한 살기(殺氣)가 느껴졌다. 사살(四殺)과 함께 폭발의 중심에 있던 오살(五殺)이 깨어난 것이다. 오살(五殺)은 양쪽다리가 뭉개지고 가라진 뱃가죽 사이로 내장이 흘러내리고 있다. 하지만 그도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마수를 향해 도(刀)를 휘둘렸다. 




“위험해.” 




마수를 향해 날아오던 도기(刀氣)가 뱀처럼 꿈틀거리는 체직에 반향을 틀어졌다. 마수가 위험에 쳐하자 어느새 유미림이 나타나 마수를 구해준 것이다. 




“마수야. 그놈을 처리해! 이놈은 내가 처리하겠다.” 




유미림과 함께 나타난 이막수의 팔목에서 번쩍하는 빛과 함께 두 자루 단검(短劍)이 오살(五殺)의 목과 심장을 향해 날아간다. 갑자기 다리가 없어져도 뇌(腦)가 그걸 인식하고 온몸의 신경세포가 알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오살(五殺)의 뇌(腦)는 양쪽다리가 뭉개졌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인식하지 못하고 평소대로 양쪽 다리에 보법을 밟으라는 명령을 전달했고, 도(刀)로 이막수의 베어왔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한 것이다. 한 자루 단검이 오살(五殺)의 목젖을 관통하고 또 다른 단검(短劍)이 심장을 반으로 갈라버린다. 그리고 이막수의 손이 번쩍하는 순간 오살(五殺)이 마지막 힘을 다향 도기(刀氣)는 힘없이 반으로 갈라졌다. 역시 이사(二死)에 어울리는 깔끔한 마무리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아무리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도 온몸의 근육과 세포들이 견딜 수 한계가 존재한다. 사살(四殺)의 움직임이 둔해지며 날카로움이 사라졌다. 특히나 한쪽 팔이 뭉개진 부분에 많은 허점이 보인다. 사살(四殺)의 검(劍)이 번쩍이며 마수의 가슴을 공격하려 있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 모양이다. 마수의 부채가 잔상(殘像)을 남기며 팔이 뭉개진 쪽으로 돌아서 심장을 파고든다. 사살(四殺)은 수비를 포기하고 마수을 공격하지만 부채는 사살(四殺)의 가슴을 할퀴고 마수에게 돌아왔다. 




“휘이익~” 




뱀처럼 꿈틀거리는 유미림의 체직이 마지막까지 저항하는 사살(四殺) 인후혈(목구멍 밑)을 뚫어버리니 사살(四殺)의 목에서 붉은 피가 분수처럼 솟구친다. 마수는 안타까운 눈으로 쓰려지는 사살(四殺)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사살(四殺)은 쓰려지는 와중에도 마지막 힘을 다해 마수을 향해 검(劍)을 던졌다. 




“지독한 놈!” 




마수가 팔을 잡고 비틀거린다. 너무 거리가 가까워 미쳐 검(劍)을 피하지 못하고 어깨가 베어진 것이다.




“마수야 괜찮아.” 


“살짝 베인 정도입니다. 이사님.......빨리 나머지 놈들을 죽어야 합니다.” 


“나도 알고 있어. 그런데 놈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아.” 


“저. 저길 봐요~” 




유미림이 한쪽을 가르친다. 폭발의 여파가 미치지 않았던 거대한 바위 뒤에서 두 명의 여인이 나타났다. 십이살(十二殺) 중 가장 후미(後尾)에 있던 십살(十殺)과 십일살(十一殺)은 앞에 있던 나머지 십이살(十二殺)이 폭발의 폭풍을 막아주는 찰라에 바위 뒤로 날아갔다. 하지만 그녀들이 아무리 빨라도 폭발의 폭풍우를 완전히 피하지는 못해 약간의 내상을 입었다. 마수와 이막수는 여인들을 보며 마른침을 삼킨다. 폭발의 폭풍우에 휘말려 걸레처럼 변한 옷 사이로 하얀 젖가슴과 허벅지가 드려났고, 얼굴에 보이는 요사한 미소와 보보(步步)마다 살짝 드려나는 속살이 숨 막히는 요기를 뿌린다. 마수와 이막수는 고개를 흔들었다. 이미 벽궁수혜와 궁아라에게 달련된 그들이기에 십살(十殺)과 십이살(十二殺)의 유혹을 쉽게 떨쳐버릴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저기.........또 있어요.” 




유미림이 가르친 곳에 흙먼지가 들썩거리더니 온몸이 붉게 변한 산만한 덩치와 대나무처럼 마른 사내가 일어났다. 폭발의 순간, 잠마동에서 아무리 열악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법을 터득한 십이살(十二殺)은 가장 선두에 있던 사살(四殺)과 오살(五殺)을 방패삼아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방패가 있었다고 해도 폭풍의 회오리에 휘말려 극심한 내상과 화상은 피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지금 일어난 산만한 덩치의 사내와 대나무처럼 마른 사내는 일살(一殺)과 칠살(七殺)로 온몸이 구운 고구마처럼 변하고 극심한 내상을 입은 상태였다. 진안에 있던 무경은 다급하게 뛰쳐나와 풍운에게 달려갔다. 마수와 이막수가 죽인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십이살(十二殺)이 살아 있다. 얼마나 혹독한 수련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벽력탄의 폭발에도 죽지 않았던 것이다. 




“운랑........빨리 그자를 처리하세요.”




초감각을 가지고 있는 풍운도 이미 나머지 십이살(十二殺)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급하다. 오늘 십이살(十二殺)을 처리하지 못하면 두고두고 후환이 될 것이다. 풍운은 수라기를 거두고 선천강기를 끌어올리며 비틀거리는 이마(二魔)를 향해 권(拳)을 날렸다.




“우르르르릉~”




주먹이 다가오기도 전에 주위공기가 요동치며 천둥소리와 함께 엄청난 압박감이 전해진다. 이마(二魔)는 이를 악물고 쌍륜에 자신의 모든 내력을 담았다. 배화교 십대마왕 중에서도 서열 2위인 자신이 적(敵)에게 등을 보일 수는 없다. 




“히압~ 폭자혈륜망(爆紫血輪網)”




이마(二魔)가 날린 혈륜(血輪)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회전하며 풍운의 주먹을 향해 날아오다가 주먹의 바로 앞에서 요동치며 거미줄 같은 강기(剛氣)를 뿌린다. 붉은 그물이 모든 것이 파괴한다는 혈륜마공(血輪魔功)의 마지막 초식이다. 하지만 이마(二魔)의 공격은 처음부터 무리수가 있었다. 혈륜마공(血輪魔功)의 마지막 초식인 폭자혈륜망은 쌍륜협격진에 의해 일마(一魔)와 동시에 펼쳐야 본래의 위력을 발휘한다. 풍운의 주먹은 폭자혈륜망의 허점을 파고들며 그물을 종이처럼 찢어버리고 이마(二魔)의 운월(어깨), 안중(가슴), 수월(명치) 등 상체를 향해 날아갔다.




“퍽........퍽, 퍽, 퍽, 퍽”


“크아아악~”




북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이마(二魔)가 기대고 있던 나무가 부려지며 이마(二魔)와 함께 날아간다. 풍운은 허공에 피를 뿌리며 날아가는 이마(二魔)을 보고 아직도 공중에서 회전하는 쌍륜(雙輪)을 잡아 이마(二魔)를 향해 포창처럼 날렸다.일마(一魔)는 내공이 이어지지 않자 쌍륜(雙輪)으로 보냈던 내공을 발끝으로 인도하여 공중으로 솟구쳤다. 전후좌우에서 날아오는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는 땅속이나 공중밖에 없다. 일마(一魔)를 향해 날아오던 도끼와 도(刀)가 방향을 틀어 일마(一魔)의 따라온다. 지금상태에서는 자존심이 상하지만 도망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런데 그때 이마(二魔)의 비명소리가 귀속을 파고들었다. 아무리 정신이 없어도 수십 년을 한 몸처럼 지내온 이마(二魔)는 들리는 모양이다. 




“이마(二魔)!”




피를 뿌리며 날아가는 이마(二魔)가 보인다. 기가 막힌 것은 자신들의 무기인 쌍륜(雙輪)이 이마(二魔)의 심장과 목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위험하다. 저대로 두면 죽는다. 이젠 자존심이 문제가 아니다. 이마(二魔)를 구해야 한다. 일마(一魔)는 몸을 가볍게 만들며 몸을 뒤집어 도치와 사우를 향해 장(掌)을 뿌렸다.




“퍼어어엉~”




일마(一魔)의 장(掌)이 도치의 도끼와 사우의 도(刀)가 만들어낸 강기(剛氣)와 충돌했고, 일마(一魔)는 그 힘을 역이용해서 이마(二魔)을 향해 화살처럼 날아가 이마(二魔)를 향해 날아오는 쌍륜(雙輪)을 회수하는 동시에 이마(二魔)를 잡고 시안무사들이 모여 있는 숲으로 도망친다. 알량한 자존심보다 이마(二魔)를 구하는 것이 더 급했기 때문에 십이살(十二殺)까지 버리고 도망친 것이다.




“어딜 도망가.........벽(劈-쪼개다)”




새롭게 익힌 음양권법으로 이마(二魔)를 몰아붙이고 있던 풍운은 일마(一魔)가 이마(二魔)를 구해서 도망가자 쌍마(雙魔)를 향해 주먹을 날리니 무음(無音), 무형(無形)의 강맹한 강기(剛氣)가 쌍마를 향해 날아갔다. 




“퍼어어억~”


“윽~ 쿨럭, 쿨럭”




숲을 눈앞에 둔 일마(一魔)가 휘청거리며 피를 토한다. 하마터면 잡고 이마(二魔)까지 떨어트릴 뻔 했다. 일마(一魔)는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이 밀려왔지만 이를 악물고 마위가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모두 쌍마(雙魔)님를 구출해.........어서.”




마위와 무사들이 몰려와서 쌍마(雙魔)를 보호하며 안전한 곳으로 끌고 간다. 




“쌍마님.......괜찮으세요.”


“헉~ 헉~ 너희들은 뭐하고 있어. 어서 놈들을 공격해.”


“그게 쉽지 않습니다. 한발자국만 나가려해도 화탄이나 독이 날아오기 때문에 한발국도 나가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처음에는 왕천유의 화살 때문에 발이 묶여 있던 시안무사들은 이제 악무룡과 곽지향에게 발이 묶였다. 악무룡과 곽지향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숲에서 뛰쳐나오는 놈들을 철저하게 도륙(屠戮)한다. 어떻게 수백 명의 무사들이 단 두 사람에게 묶여 있을 수 있을까? 답은 악무룡이 가지고 있는 화탄과 곽지향의 독(毒)에 있다. 악무룡은 자신을 피해 십이살(十二殺)에게 가려는 놈에게는 소이탄을 선물하고 가까이 접근하는 놈들에는 화령화무장을 선물한다. 곽지향은 더 무섭다. 곽지향은 어느새 사람이 지나갈만한 요소요소에 독(毒)을 뿌려놓았다. 그걸 모르고 한자국만 잘못 밟아도 한줌의 독수(毒水)로 변한다. 더구나 바람과 내공을 이용한 귀신같은 용독술(用毒術)은 시안무사들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그나마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악무룡이나 곽지향 숨어 있는 무사들은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마도 나머지 일행이 십이살(十二殺)을 처리할 때까지 기다리는 모양이다. 막말로 악무룡이 숨어 있는 시안무사들에게 벽력탄을 던지거나 곽지향이 귀신같은 용독술로 독(毒)을 풀었다면 싸워보지도 못하고 전멸(全滅)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마위도 그걸 알기에 섣불리 공격을 하지 못하고 멀리 떨어진 곳에 몸을 숨기고 있다. 잘못하면 벽력탄이나 독(毒)이 날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마(一魔)는 지형지물에 몸을 숨기고 있는 시안무사들을 돌아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가슴을 붙잡고 피를 토한다. 무음(無音), 무형(無形)의 음양권이 일마(一魔)의 반탄강기기를 뚫고 오장육보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이마(二魔)에 이어 일마(一魔)까지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당한 것이다. 




“빌어먹을!”


“으~ 음~”




죽은 듯이 누워있는 이마(二魔)의 심음소리가 들린다. 일마(一魔)는 재빨리 이마(二魔)를 살펴보았다. 음양권에 온몸의 뼈마디와 오장육보가 뒤틀려 지금당장 손을 쓰지 않으면 위험하다. 젖비린내 나는 애송이들에게 등을 보인다는 것이 분하고 원통하지만 지금은 방법이 없다. 이마(二魔)의 생명이 경각에 달렸고 자신도 내상을 깊지 않았는가? 이대로 있으면 자신들뿐만 아니라 시안무사들까지 전멸(全滅)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인 것이다.




“마위! 이마(二魔)를 모셔라. 모두 후퇴한다.”


“그냥 이대로 철수하자는 말씀입니까?”


“이마(二魔)가 위험하다. 그리고 지금상태에서 더 싸워야 우리가 이길 가망성이 없다. 분하지만 후퇴한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십이살(十二殺)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십이살(十二殺)! 그놈들이 아직 살아 있어.”




일마(一魔)는 십이살(十二殺)이 벽력탄의 폭풍에 휘말려 흔적도 없이 날아간 것으로 알고 있었다. 땅속에서 나오자마자 풍운일행과의 대결이 시작되어 십이살(十二殺)를 찾아볼 경황도 없었기 때문이다. 마위는 폐허로 변한 들판에 십이사와 대치하고 있는 십이살(十二殺)을 가르쳤다. 




“저기 보세요. 2명은 당했지만 나머지 10명은 살아 있습니다.”


“저놈들이 살아 있었구나.”


“빨리 손을 써야 합니다. 이대로 두면 모두 당합니다.”


“알면 빨리 구출하지 뭐하고 있는 거야.”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악무룡과 곽지향 때문에 한발자국도 움직이기 힘든 상황입니다. 거기다가 쌍마(雙魔)님 때문에 빠졌던 왕천유의 화살까지 날아오기 때문에 저희들이 나서긴 힘들어요.”


“그럼 어떻게 하자는 말이야. 저놈들을 두고 우리끼리만 도망치자는 말이야.”


“일마님께서 십이살 보고 도망치라고 해야죠. 십이살(十二殺)은 오직 대공자님과 쌍마(雙魔)님의 명령만 듣지 않습니까?”


“빌어먹을! 내가 또 나서야 한다는 말이군. 마위 이마를 치료하며 호법을 서주게. 잠깐 동안 엉킨 내공을 바로잡겠네.”


“알겠습니다. 빨리 하세요. 시간이 없습니다.”




일마(一魔)는 이를 악물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온몸의 세포들이 고통을 호소한다. 오장육보뿐만 아니라 등뼈에도 이상이 있는 모양이다. 일마는 길게 심호흡을 하며 자리에 앉더니 어지럽게 엉켜있는 내공을 바로잡기 위해 내공을 순환시켰다. 마위는 일마가 보호하며 이마를 살펴보더니 급한 대로 구급약을 이마에게 먹었다. 천고의 영약은 아니지만 약을 먹을 이상 얼마간은 버틸 것이다.




쌍마(雙魔)가 무책임하게 도망치자 이제 평지처럼 변해버린 검산계곡에는 부상당한 십이살(十二殺)과 그들을 제거하려는 풍운일행만 남았다. 풍운은 쌍마가 도망치자 쓰게 웃고 말았다. 생각 같아서는 끝까지 쫓아가서 끝을 보고 싶지만 지금은 더 급한 일이 있다. 폭발에 죽었어야 할 십이살(十二殺)이 살아있다. 그들부터 처리해야 한다. 풍운이 무경과 함께 이막수일행과 합류(合流)하자 이마(二魔)를 상대했던 도치일행도 이막수일행의 겉으로 왔다.




“크크크크~ 죽여라.........죽여라.......죽인다. 죽인다.”




악무룡과 곽지향을 제외한 일행이 한자리로 모이자 살아남은 열명의 십이살(十二殺)도 한자리로 모여 멍한 눈빛으로 중얼거린다. 풍운일행을 죽이라고 최면 받은 십이살(十二殺)이 풍운일행을 보자 뇌리(腦裏)에 박힌 명령을 중얼거리는 것이다.




“운랑..........저들 눈빛을 보세요. 정상이 아니에요.”




풍운은 십이살을 보고 있다. 무경의 말대로 정상이 아니다. 몽롱한 눈빛이 그걸 말해주고 있다. 




“설마 수라섭혼.”




마수의 머릿속에 수라섭혼이라는 무공이 스치듯 지나간다. 십이살(十二殺)의 눈빛과 행동이 책에서 보았던 수라섭혼에 영혼을 제압당한 사람이 보이는 행동과 일치한다. 




“마수님! 수라섭혼이 뭐죠?”


“아수라진경에 있는 섭혼(攝魂)술로 한번 걸리면 영원히 시술자의 종으로 살아야 하는 악마의 대법입니다.”


“뭐야. 그럼 저놈들이 섭혼술에 영혼이 제압당했단 말이야.”


“배화교가 우리의 실패를 교훈삼아 다시는 배신할 수 없도록 영혼을 제압한 모양입니다. 아참~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저놈들은 고통을 느끼지 못합니다. 팔이 뭉개지고, 머리가 터져도 생명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싸웁니다.”


“그게 가능해.”




풍운이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묻자 마수대신 무경이 대답했다.




“고통을 느끼는 감각신경을 마비시키면 가능해요. 하지만 문제는 신경을 마비시키면 고통뿐만 아니라 오욕칠정(五慾七情)도 느끼지 못하는 바보가 된다는 겁니다.”


“죽일 놈들..........어떻게 사람을 저렇게 그렇게 만들어. 저게 사람이야. 무경. 저들을 구할 방법이 없을까? 아무리 적(敵)이지만 너무 불쌍하다.”


“어려워요. 마비된 신경이야 다시 살릴 수 있다고 하지만 수라섭혼의 최면을 풀기란 쉽지 않아요.”


“마수님. 마수님도 방법이 없는 겁니까?”


“없어요. 안타깝지만 죽어야 합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무슨 방법이 있을 겁니다.”


“수라섭혼을 푸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시술자가 풀어주는 겁니다. 또는 스스로의 의지로 극복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상황에서는 두 가지 방법 모두 불가능할 겁니다. 마지막 방법은 수라섭혼보다 더욱 강력한 섭혼(攝魂)술로 또다시 섭혼하는 겁니다. 하지만 제가 알기로 수라섭혼은 현존하는 섭혼술 중에서 가장 강력한 섭혼술입니다. 수라섭혼보다 더 강력한 섭혼술은 없다는 말이죠.”




마수의 말에 풍운이 고개를 흔들며 무경을 바라본다. 무경은 움직이는 무공창고이며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다. 그녀라면 무슨 방법이 있지 않을까? 무경은 풍운을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저도 마땅히 떠오르는 방법이 없어요.”


“수라섭혼보다 더 강력한 섭혼술은 없는 거야.”


“저는 아수라진경이라는 무경(武經)과 그 무경에 있던 무공들이 실려 있는지는 알고 있지만 그 무공 하나하나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 수라섭혼도 마찬가지죠.”


“간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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