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265부

본문

군산을 출발한 옥선일행이 무산삼협채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옥선은 채주의 전서구를 잃으며 풍운을 만난다는 설렘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풍운과 헤어진 기간이 일년도 지나지 않았건만 십년보다 길게 느껴진다. 그만큼 옥선에게 풍운이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풍운은 무슨 일이지 모르겠지만 나루터에 닻을 내리지 말고 대기하라고 했다. 혹시 바로 출발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여튼 잘된 일이다. 배화교 놈들이 득실거리는 사천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는 것이 안전하지 않는가? 밤이 깊은 시간에 옥선이 지휘하는 총채의 함선(艦船)들이 무산삼협채에 도착했다. 옥선은 하선(下船)하지 않고 나루터 앞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수레와 마차를 끓고 가족들까지 대동한 사천당가의 이동은 무척이나 더디다. 무사들이야 버틸 수 있다고 하지만 수레를 끄는 동물이나 어린아이들이 쉬지 않고 행군하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가 있다. 당가사람들은 중간, 중간 쉬면서 이동하느라 아침 일찍 출발했음에도 간양(簡陽)도 지나지 못하고 있었다. 




아미파와 함께 이동하는 풍운일행이 당가식솔들과의 거리를 좁혀가고 있었다. 무공으로 달련된 사람들이라 당가의 이동속도보다 몇 배는 빠르다. 하지만 지름길을 이용하는 혼륜환령과 강시들은 더 빠르다. 그들은 길이 아닌 길을 뚫고 가고 있다. 이대로 가면 당가식솔들과 풍운일행보다 환류환영일행이 먼저 간양(簡陽)에 도착할 것이다. 출발시간은 달랐지만 각자의 이동속도가 다르기에 간양(簡陽)에 도착하는 순서가 바뀐 것이다. 풍운일행은 밤이 깊어져도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아미파의 안전을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사천을 벗어나야하기 때문이다. 선두에 있던 이막수가 후미에 있는 풍운에게 달려왔다. 




“앞에 행렬이 보입니다. 당가식솔들 같은데 어떻게 하죠.” 


“이제 여기 왔어요. 너무 늦네요.” 


“어린아이들까지 있으니 속도내기 쉽지 않았겠죠. 어떻게 할까요? 추월할까요?” 


“배화교 놈들이 추격(追擊)하지 모릅니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쫓아가죠. 최소한 간양(簡陽)까지 만이라도 우리가 보호해 줘야죠.” 


“알겠습니다. 그럼 속도를 줄이겠습니다.” 




풍운일행과 아미파 무사들은 속도를 줄어 당가와 보조를 맞추었다. 배화교 놈들이 추격(追擊)할지 모르니 간양(簡陽)까지 만이라도 보호해 주자는 뜻이다. 당가무사들이 자신들을 뒤따르는 무리를 발견했다. 몇 명이 살펴본 결과 아미파 무사들로 보인다. 




“아미파 사람들이야. 어떻게 알고 쫓아오지 모르겠군.” 


“확실해. 배화교 놈들 아니야.” 


“비구니들이야. 배화교 놈들 중에 비구니 있다는 말 들어봤어.” 


“그럼 걱정할 일은 아니네. 함께 가면 서로 좋은 일이잖아.” 


“그건 그렇지. 그런데 인사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 


“인사할 마음이 있었으면 저들이 먼저 와서 했겠지. 그냥 모른척하자.” 


“하긴 인사하기도 껄끄럽다.” 




당가무사들도 아미파 사람들이 자신들을 쫓아온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비구니들 사이에 풍운일행이 끼어 있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에 지름길을 달려온 강시들이 관도로 내려왔다. 없는 길도 만들어 달려온 강시들이 당가식솔들 보다 먼저 도착한 것이다. 혼류환령은 아직 어두운 관도주위를 살펴보다가 바닥에 귀를 대본다. 멀리서 수많은 발자국소리와 바퀴가 구르는 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가까운 것이 늦지는 않은 모양이다. 환류환령은 방울을 흔들어 강시들에게 관도주위에 있는 땅속으로 숨으라고 했다. 먹잇감을 한번에 덮칠 계획이다. 혁린강은 강시들을 모두 희생시켜도 좋으니 당가 놈들을 몰살시키라고 했다. 환류환령은 강시들이 모두 몸을 감추자 주위에 있는 높은 나무로 올라갔다. 준비는 끝났다. 이제 준비한 식사를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




선두에 있는 당가무사들이 강시들이 숨어있는 관도에 도착했다.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이라 이직은 주위가 희미하게 보인다. 




“무슨 냄새나지 않아.” 


“무슨 냄새?” 


“시체 섞는 냄새 같은데.........자네는 어때?” 


“역한 냄새가 나기는 하는데.........무슨 냄샌지 모르겠어.” 


“아무래도 수상해.” 


“주위에 공동묘지라도 있는 모양이지. 가세!” 




무사들은 자기들끼리 떠들며 강시들이 숨어 있는 관도를 지나쳤다. 조금만 주위를 기울였다면 이상한 점을 발견했을 것이다. 흙들이 밖으로 파해 쳐진 경우도 있고, 주변과는 달리 잡초가 없는 곳에 있지 않는가? 선두가 지나가고 가족과 집기를 태운 마차들의 행렬이 도착했다. 마차주위에는 밤새도록 걸어와 지친표정이 역역한 어린아이들과 여자들의 모습도 보인다. 환류환령은 당가식솔들이 중간에 이르자 방울을 꺼냈다. 




“딸랑~ 딸랑~” 




귀에 거슬리는 방울소리와 함께 관도주위가 갈라지며 보기에도 끔찍한 강시들이 기어 나왔다. 




“키아아악~” 


“엄마~ 제가 뭐야.” 




여자들과 아이들이 강시들을 보자마자 비명을 지른다. 아직 주위가 어두운데 살이 문드러지고 악취가 진동하는 강시들이 나타났으니 얼마나 무섭겠는가? 




“저, 저건 강시...........모두 한곳으로 모여. 가족들을 보호해라.” 




무사들이 가족들 주위를 에워싸며 무기를 꺼낸다. 가장 후미(後味)에 있던 풍운이 비명소리를 들었다. 천이통(天耳)통과 천안(天眼)통으로 주변을 살피고 있었기에 선두에 있는 이막수보다 먼저 감지한 것이다. 




“비명소리야. 다녀올게.” 




풍운이 말과 함께 음양비로 날아올라 비명소리가 들린 곳으로 날아간다.




“운랑..........같이 가요.”




멀리 공포에 떨고 있는 당가식솔들과 그들에게 다가가는 강시들이 보인다. 강시를 보는 것은 처음이지만 악취가 진동하고 간간히 뼈까지 드려난 모습에 강시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강시? 설마 귀왕대?” 




강시들을 보자 귀왕대라는 이름이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중원 무림에서 강시들을 이용하는 문파는 없다. 물론 감춰놓는 문파가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도망치는 당가를 공격할리가 없지 않는가? 




“크아아악~” 




조용한 여명을 발기발기 찢어버리는 비명소리를 시작으로 강시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당가 무사들은 습관적으로 독(毒)과 암기를 뿌리지만 강시들에겐 통하지 않는다. 강시들에게 독(毒)은 상큼한 별미(別味)라고 할 수 있었으며, 온몸이 강철처럼 단단하여 암기가 뚫지 못한다. 당가무사들에게 강시는 천적(天敵)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엄마...........아악~” 




강시가 어린아이와 아녀자들의 사지(四肢)를 찢어버린다. 강시들의 숫자가 삼백이 넘고 행렬의 중간을 공격했기에 무사들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강시들의 먹이가 되는 것이다. 풍운은 새처럼 날아가 어린아이를 공격하는 강시의 머리를 후려쳤다. 




“꾸어억~” 




강시가 비틀거리며 피를 뿌린다. 하지만 워낙 대가리가 단단해서 수라기(修羅氣)를 머금은 권(拳)으로도 죽지 않는다. 풍운은 손을 떨고 강시의 목을 후려쳤다. 신체 약한 부분인 목을 후려치니 강시의 머리가 날아갔지만 몸통만 남은 강시가 풍운을 공격한다. 풍운은 수라기를 극성(極聖)으로 끌어올려 강시를 후려치니 주먹이 가슴을 뚫고 반대편으로 뚫고 나왔다. 하지만 역시나 강시는 죽지 않고 풍운의 어깨를 잡고 비튼다. 




“수라기도 통하지 않는 건가?” 


“운랑~ 마기(魔氣)를 사용하세요. 강시들은 화(火)로 다스려야 합니다.” 




무경이 어느 사이 날아와 풍운에게 소리친다. 독(毒)은 화(火)와 상극이니 수라기보다 양(陽)의 성질을 강한 아수라참마심공을 사용하라는 말이다. 풍운은 수라기를 거두고 마기(魔氣)를 끌어올려 수도(手刀)로 강시의 팔을 잘라버린다. 




“운랑. 이걸 사용하세요.” 




무경이 가지고 있던 막사검을 내밀었다. 막사검은 무림십대기병의 하나로 강철도 두부처럼 베는 검(劍)이다. 




“그건 무경이 가지고 있어.” 


“우리도 왔습니다.” 




이막수와 도치, 사우 등이 도착했다. 이막수는 풍운이 당하는(?)을 것을 보았기에 처음부터 용천검(龍泉劍)을 사용하니 강시들이 난도질당해 쓰려진다. 다만 강시들이 뿌리는 피를 뒤집어 쓴 사람들이 녹아내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이게 뭐야.”




이막수가 팔을 흔들며 검은 피를 떨어낸다. 강시의 피가 튀자 온이 녹더니 살까지 녹는다.




“막수님. 움직이지 마세요.”




어느 사이 나타난 곽지향이 이막수의 팔을 잡아 옷을 찢었다.




“아파도 참으세요.”




곽지향은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단검(短劍)으로 검게 변한 살을 도려낸다. 그대로 두면 온몸에 독(毒)이 펴져 위험하기 때문에 살까지 도려내는 것이다. 곽지향은 혈도를 막아 피를 멈추게 하더니 자신의 옷을 찢어 상처를 감쌓준다.




“됐어요. 모두 이걸 복용하세요. 시독(屍毒)의 해독제 입니다.” 




곽지향이 다급하게 약을 꺼내 일행에게 나누어준다. 배화교가 강시들을 이용한다는 것을 알고 시독(屍毒)의 해독제를 지니고 다닌 모양이다. 




“수랑을 치료해줘서 고마워요! 잘못되시진 않겠죠.”


“살을 도려내고 해독제를 드셨으니 괜찮을 겁니다. 미림님도 빨리 드세요.”




유미림은 지향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약을 받아먹었다. 풍운은 주위를 돌아보았다. 사방에서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고, 도망치는 가족들의 모습이 보인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강시들에게 쫓겨 다니고 있다.




“가족들의 안전이 우선입니다. 가족들을 공격하는 놈들부터 막으세요.” 




풍운의 말에 해독제를 먹은 일행이 가족들을 위협하는 강시들에게 달려가려했다. 




“운랑. 운랑은 강시를 조정하는 놈을 찾으세요. 분명히 근처에 있을 겁니다.” 


“그게 급한 일이 아니야. 냉소저. 냉소저가 찾아주세요. 천유님은 후방(後方)에서 지워해 주시고 무경은 무사들을 지휘해. 이렇게 싸우다가는 다 죽어.” 


“알았어요. 그게 제가 알아서 할게요.” 




풍운이 아수라참마신공을 극성으로 끌어올리자 거대한 장군의 형상이 나타났다. 아수라참마심공이 극성에 이르면 나타나는 현상이다. 강시들에게 손도 써보지 못하고 속절없이 당하고 있던 당가무사들은 갑자기 나타난 풍운일행을 보고 힘을 얻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원군이 나타났으니 힘이 모양이다. 




“어디! 신나게 한번 싸워볼까?” 




전신(戰神) 도치가 물 만난 고기처럼 강시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도끼를 휘두르니 강시들이 추풍낙엽(秋風落葉)처럼 사방으로 날아간다. 금강불괴에 가까운 놈들이라 죽지(?)는 않지만 무지막지한 내공의 힘에 사지(四肢)가 날아가는 놈들도 많다. 사우의 도(刀)가 빛을 뿌리니 강시가 반으로 갈라진다. 비록 무리십대기병에 속하지 않지만 도강(刀剛)을 머금은 사우의 도(刀)로 베지 못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가장 무서운 사람은 이막수와 악무룡이었다. 살이 뭉텅이로 잘려나간 이막수가 이를 악물고 무림십대기병인 용천검(龍泉劍)을 휘두르니 그가 지나는 곳은 온몸이 난도질당한 강시들이 쌓여간다. 악무룡은 화령화무장으로 강시들을 불덩이로 만들고 있었다. 독(毒)으로 뭉쳐진 강시들에게 극양(極陽)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화령화무장은 천적이나 다름없었다. 다만 화령화무장은 내공소비가 극심하다는 약점이 있다. 




“빌어먹을.........내력이 이어지질 않는군. 이거나 먹어.” 




악무룡이 소이탄을 강시 입에 처박으니 폭음소리와 함께 머리가 날아간다. 강시들도 소이탄을 버치지 못하는 모양이다. 




“휘이익~” 


“크악~” 




천유의 화살이 당가무사들을 공격하는 강시의 목을 관통한다. 죽지는 않지만 강시가 비틀거리는 사이에 당가무사는 무사해 강시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유미림은 이막수 옆에서 간간히 달려드는 강시들을 영사혈편으로 날려버렸고, 곽지향은 강시에게 당한 사람들을 치료하느라 정신이 없다. 




“쉬이이익~” 


“모두 한곳으로 모여. 전열(戰列)을 정리하라.” 




떠오르는 붉은 태양빛에 반짝이는 유성우(流星雨)가 허공을 선회하며 강시들을 베어버린다. 사천당가의 비밀암기인 유성우(流星雨)의 등장과 함께 금막비와 당령 가족들이 도착했다. 아미파 사람들과 함께 오느라 일행보다 늦게 도착한 것이다. 




“저, 저분은 당순기 가주님~” 




당순기의 고함소리를 듣고 당가무사들이 당순기를 발견했다. 뇌옥에 갇혀 있다고 알고 있는 당순기가 등장하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도망치기 바쁘던 사람들이 당순기 주위로 모여든다. 위기의 순간에 나타난 전직가주가 구원의 신처럼 느껴진 모양이다. 금막비는 당가무사들을 쫓아오는 강시들을 유성우(流星雨)로 날려버렸고, 당령은 영팔우(影捌雨)로 강시들을 날려버린다. 금막비가 가지고 있는 유성우와 더불어 당가의 삼대 비밀암기인 영팔우까지 나타났다. 당령은 영팔우(影捌雨)의 암기가 떨어지자 이번에는 혈막우(血莫雨)를 꺼냈다. 혈막우(血莫雨)와 영팔우(影捌雨)은 귀왕사영이 가지고 있었다. 금막비를 잡기 위해 당순기가 준 것이 당령에게 전해져 가족들을 구하는데 쓰이고 있다. 이래서 세상일이란 모르는 것이다. 




“항마복룡진(降魔伏龍陳)을 펼쳐라. 강시들을 막아.” 




금정신니의 명령에 아미의 비구니들이 선장과 계도로 이루어진 항마복룡진을 펼쳤다. 진으로 강시들의 앞을 막은 것이다. 




“가주님.........가족들에게 이곳으로 모이라고 하세요.”


“알았네............당가무사들은 들으라. 가족들과 함께 후퇴해. 빨리.”




무경의 말을 당순기가 다시 전하니 어지럽게 흩어져 있던 당가무사들이 가족들을 이끌고 아미파 뒤로 모여들었다. 풍운일행이 쫓아오는 강시들을 물리쳐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가족들이 후퇴하자 비구니들이 강시 앞을 막는다. 




“운랑. 강시들을 유인하세요. 놈들이 접근을 차단해야 합니다.”


“알았어.” 




아수라참마심공으로 강시의 머리를 날려버린 풍운이 앞으로 나서니 나머지 일행도 한곳으로 모여 들었다. 강시들도 공포라는 것을 아는 것일까? 풍운일행이 앞을 막자 강시들이 머뭇거린다. 




괴물 같은 괴력(怪力)을 발휘하는 풍운...........


곰 같은 덩치에 검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도끼를 들고 있는 도치.........


하얀 강기(剛氣)를 머금은 도(刀)와 검(劍)으로 강시들을 난도질하는 사우와 이막수...........


강시의 천적(天敵)으로 떠오른 악무룡 등등...........




강시들에게 풍운일행 한명, 한명이 공포 그 차제라고 할 수 있었다. 한편 냉하상은 강시들을 조정하는 혼류환령을 찾고 있었다. 혼류환령도 그걸 알기에 당가식솔들이 버리고 도망친 마차에 숨어 있었다. 




“빌어먹을........저놈들이 십이사(十二死)인 모양인데. 일이 더럽게 꼬였군.” 




혼류환령이 혼자서 중얼거린다. 그도 십이사(十二死)가 어떤 놈들인지 알고 있다. 이마(二魔)가 놈들에게 죽었고, 십이살(十二殺)이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혼자서 어떻게 해볼만한 상대가 아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강시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 강시들은 실패작이라고 할 수 있다. 공동파 무사들을 상대할 때부터 돌출된 문제지만 강시들의 행동이 너무 둔탁하다. 삼류무사들도 어렵지 않게 벨 수 있을 정도니 다른 말이 필요하겠는가? 다만 강철 같은 몸뚱이와 독(毒) 때문에 일류무사들도 어렵지 않게 상대할 수 있었는데 어떻게 된 놈들인지 십이사(十二死)는 독(毒)이나 강철 같은 몸뚱이도 통하지 않는다. 환류환령 말대로 일이 더럽게 된 것이다. 




냉하상은 주위를 돌아보다가 이상한 놈을 발견했다. 차림새도 이상한 놈이 기분 나쁘게 생긴 방울을 쥐고 마차 뒤에 숨어있다. 강시를 조정하는 놈이 확실하다. 냉하상은 그림자 술법으로 놈에게 접근했다. 강시들을 조정하는 놈은 십대마왕 중 혼류환령라고 알고 있다. 결코 만만한 놈이 아니다. 




어지럽게 흩어져 있던 당가식속들이 당순기의 등장과 함께 한곳으로 모여들었고, 당가무사들도 가족들을 철통같이 지키고 있다. 또한 그들 앞에는 아미의 비구니들이 항마복룡진(降魔伏龍陳)으로 길을 막고 가장 선두에는 풍운일행이 강시들을 매섭게 몰아붙이고 있다. 강시들은 풍운과 도치의 무지막지한 내력에 튕겨나가거나, 이막수나 사우에게 난도질당하고 있다. 그것뿐만 아니다. 악무룡의 화령화무장과 소이탄에 불덩이가 되거나 금박비의 유성우에 사지가 날아가고 있다. 악무룡은 내력이 이어지지 않자 뒤로 빠져 아미파 사람들과 강시들의 거리를 살펴본다. 벽력탄의 폭발범위를 계산하는 모양이다. 




“일사님. 조금만 더 밀어 붙이세요.” 




악무룡이 벽력탄을 들고 소리 지르자 풍운도 악무룡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도치님. 사우님. 조금만 더 힘내세요.” 




풍운이 마기(魔氣)를 머금은 음양권으로 강시들을 밀어내자 사우와 도치도 혈부부법과 마령월광도법으로 강시들을 밀어낸다. 물론 힘들게 버틴 놈들은 이막수의 검(劍)이나 금막비의 유성우에 난도질당했다. 삼백의 강시들이 십여 명도 안 되는 십이사에게 형편없이 밀리는 것이다. 




“벽력탄이다. 모두 후퇴.” 




거리가 확보되자 악무룡이 벽력탄을 던졌다. 풍운일행은 벽력탄이 떨어지기 전에 재빨리 후퇴한다. 예전 같으면 도치가 걱정이었지만 이제는 도치도 남부럽지 않은 경공과 신법을 익히고 있어 폭발이전에 물려날 수 있었다.




“콰아아아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관도에 깔린 돌들이 튀어 오르고, 강시들의 찢어진 몸뚱이가 사방으로 날아간다. 




“당령~ 지금이야.” 




금막비의 고함소리에 당령이 혈막우(血莫雨)를 쏜다. 




“휘이이잉~” 




기나긴 휘파람소리와 함께 녹색의 불꽃이 날아가더니 화염(火焰)에 허우적거리고 있던 강시들에게 떨어진다. 




“콰아아앙~” 




폭음과 함께 그나마 살아남은 강시들이 온몸이 찢어지거나 화염(火焰)에 쌓여 죽어간다. 무림 최고의 화기(火器)인 벽력탄과 당가가 자랑하는 혈막우(血莫雨)에 의해 삼백구정도 남아있던 강시들이 세상과 이별을 고한 것이다. 




“저, 저게.......” 




환류환령은 불타는 강시들을 보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나마 믿고 있던 강시들까지 폭약에 날아가니 심리적인 충격이 상당한 모양이다. 




“헉~ 이건 또 뭐야.” 




온몸이 사늘한 살기(殺氣)에 혼류환령이 무의식적으로 바닥을 구른다. 




“크윽~” 




혼류환령은 어깨에서 붉은 피가 솟구치지만 한참을 굴려야 했다. 주위에 흙들이 날아오르고 마차가 박살나고 있다. 피하지 않으면 마차가 아니라 자신이 박살날 판이라 고통 따위나 느끼고 있을 시간은 없다. 냉하상은 미꾸라지 같은 혼류환령을 향해 계속해서 일점홍(一點紅)을 뿌리고 있었다. 심장을 베려했지만 환류환령이 피하는 바람에 어깨를 뚫었다. 




“이놈~ 죽어라.” 




바닥을 구르던 환류환령이 손을 흔드니 강철 같은 손톱이 일점홍에 날아간다. 목숨처럼 아끼는 손톱이지만 상대의 작은 빈틈을 찾아 바닥에서 일어나는데 성공했다. 




“여, 여자” 




환류환령은 자신을 공격한 사람이 냉하상임을 알고 어이가 없었다. 바닥을 기가 만든 사람이 여자라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냉하상의 모습과 들고 있는 이상한 검(劍)을 보자 무서운 이름 하나가 떠올랐다. 




‘천인살막’...............신강제일의 살수문파. 


일점홍은 천일살막주의 상징이다. 




“어떻게 천인살막이 여기에.” 


“닫쳐. 죽어라.” 




얼음가루가 풀풀 날리는 음성과 함께 붉은 뱀이 심장을 향해 날아온다. 혼류환령은 어깨를 잡고 재빨리 뒷걸음친다. 체면이 말이 아니지만 지금은 도망쳐야 한다. 냉하상 혼자라면 어떻게 싸워보겠지만 믿었던 강시들이 사라지고 사방이 적(敵)이다. 놈들 중에는 이마(二魔)를 죽인 일사(一死)도 있지 않는가? 




“어거나 먹어.” 




혼류환령이 검은 손톱으로 일점홍을 쳐내고 반대 손으로 손목을 잡으려 하니, 냉하상은 일점홍의 반향을 바뀌어 손목을 잡으려는 환류환령의 손을 베려했다. 독(毒)으로 뭉쳐진 손톱에 상처라도 입으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환류환령은 냉하상이 물려나자 장(掌)을 뿌린다. 




“음~” 




냉하상은 역한 냄새에 재빨리 물려나고 혼류환령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공중으로 날아올라 나뭇가지를 밟고 도망친다.




“이런~ ” 




냉하상은 도망치는 혼류환령은 보고 입술을 깨물었다. 쫓아가서 끝장을 보고 싶지만 혼류환령의 독장(毒掌)이 부담스럽다. 풍운은 폭발의 여운이 가라앉자 주위를 살펴보니 더 이상 위협이 될 만한 상대는 없었다. 벽력탄과 혈막우에 강시들이 잿더미로 변한 것이다. 




“아참~ 냉소저. 냉소저 어디 계세요.” 




풍운의 소리에 한쪽에서 냉하상이 걸어왔다. 




“여기 있어요.” 


“찾아나요.” 


“찾기는 했는데.......놓쳤습니다. 죄송해요.” 


“그, 그래요. 죄송하게 뭐가 있습니까? 어디로 도망쳤죠?” 


“저쪽으로 도망갔어요.” 




풍운은 혼류환령이 도망친 방향을 힐끗 살펴보다가 고개를 돌린다. 지금은 혼류환령보다 일행의 안전이 우선이다. 




“모두 무사하신 거죠.” 


“이막수님이 약간 상처를 입었고 다른 분들은 괜찮아요.”




풍운은 일행의 안전을 확인하고 길게 한숨을 쉬었다. 긴박한 상황의 연속이었지만 다행이 강시들을 물리치고 당가식솔들을 지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배화교의 추격이 이것으로 끝이라는 보장이 없다. 어서 빨리 배화교의 추격 범위를 벗어나야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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