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253부

본문

고요한 밤에 올빼미가 날아오르고 산야(山野)의 늑대들이 울부짖는다. 지독한 악취를 풍기는 강시들을 선두로 붉은 무복과 검은 무복을 입은 무사들이 공동파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 혁린강은 십살(十殺)과 십일살(十一殺)과 함께 무사들 뒤를 따르고 있었다. 




“너희 둘만 남았으니 십이살(十二殺)이란 이름은 의미가 없어졌어. 너희들에게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겠다. 십살(十殺)은 비련(悲戀), 십일살(十一殺)는 애련(愛戀)이라는 지어주마. 알겠느냐?.” 




혁린강의 달콤한 속삭임에 십살(十殺)과 십일살(十一殺)이 고개를 끄덕거린다. 멀리 대낮처럼 횃불을 밝힌 공동파 건물들이 보인다. 혁린강이 신호를 보내자 삼마(三魔)와 오백의 혈영대가 측면으로 이동하고, 사마(四魔)와 이백의 흑풍대가 후문으로 이동했다. 




“혼류환령님! 시작하세요.”


“알겠습니다.”


“딸랑~ 딸랑~” 




귀가를 거슬리는 방울소리와 함께 밤안개가 스멀스멀 물려나며 보기에도 끔찍하게 생긴 강시들이 정문을 향해 다가온다. 대낮처럼 횃불을 밝히고 정문을 수비하던 무사들은 강시들을 보고 비상종을 쳤다. 




“비상, 비상! 적(敵)이 나타났다.” 


“궁수들 앞으로 놈들을 향해 화살을 퍼부어라.” 




대장의 명령에 따라 대기하고 있던 궁수들이 일제히 화살을 쏘았다. 




“쑹~ 쑹~ 쑹~ 쑹~” 




밤하늘에 수많은 화살들이 날아올라 뒤뚱거리며 다가오는 강시들을 향해 날아간다. 




“크아아악~” 




선두로 달려오던 강시의 가슴과 목을 향해 날아오던 화살들이 힘없이 튕겨지고, 강시는 괴성을 지르며 정문을 향해 돌진(突進)한다. 




“이럴 수가? 화살이 안통한단 말인가?” 




화살들이 튕겨지는 모습을 보고 대장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상대는 인간이 아니란 말인가? 강시들이 가까워지며 찢어질 옷들 사이로 썩은 살이 덜렁거리는 흉한 몰골들이 보인다. 




“서, 설마 강시!........모두 불화살을 준비하라. 어서” 




대장은 강시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불화살을 준비하라고 소리를 지른다. 온몸이 독(毒)이나 마찬가지인 강시들이 불에 약하다는 사실을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궁수들이 불화살을 준비하기도 전에 강시들은 정문에 도착해 굳게 닫힌 정문을 공격하고 있다. 




“어서 쏴~ 놈들이 부수기 전에 쏴~” 




정문이 출렁거리며 금방이라도 부셔질 것 같다. 정문 뒤에 있는 무사들은 필사적으로 정문을 잡고 있었다. 




“으악~” 




무사들 중 한명이 비명을 지르며 쓰려졌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날아온 화살에 목이 관통당한 것이다. 누굴까? 누가 무사들을 향해 화살을 쏜 것일까? 하지만 그걸 따질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모두 피해. 화살이다.” 




무사 한명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자 정문을 수비하던 무사들이 술렁거린다. 




“콰아아앙~” 




문이 부셔지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 귀청이 찢어지는 폭음과 함께 정문이 갈라지며 악취가 진동한다. 무사들이 술렁거리는 사이 강시들의 힘을 버티지 못한 정문이 갈라지며 강시들이 들이닥친 것이다. 




“크아아악~” 




강시에게 팔이 잡힌 무사가 양쪽으로 찢어지며 처절한 비명을 지른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붉은 피를 보자 더욱 흉폭해진 강시들은 손에 걸리는 무사들을 닫치는 대로 찢어버리니 정문은 삽시간에 피가 강을 이루고 찢어진 살덩이들로 가득해진다. 




“모두 물려나. 정문을 수비하던 무사들은 물려나라.”




대장의 다급한 명령에 정문을 수비하던 무사들이 물려나니 엄청난 수의 불화살이 강시들을 향해 날아갔다. 




“딸랑! 딸랑~”


“크아아악~” 




강시들은 화살들을 피해 궁수들을 향해 돌격하고, 온몸에 불이 붙은 강시들은 도망치는 무사들을 향해 돌격(突擊)한다. 




“모두 막아. 궁수들을 보호하라.” 




궁수들을 향해 돌격하는 강시들의 앞을 도검(刀劍)으로 무장한 무사들이 막았다. 




“깡~” 




무사는 자신의 검(劍)을 멍청하게 쳐다본다. 검(劍)이 튕겨지며 이빨이 나갔기 때문이다. 




“크아아악~” 




멍하니 있던 무사의 목이 날아가며 어깨에서 붉은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니, 옆에 있던 흥분한 무사가 강시의 가슴을 검(劍)을 쑤셔 박았다. 하지만 검(劍)은 수수깡처럼 부러지고 강시의 손이 가슴을 뚫고 들어왔다. 도검(刀劍)이 통하지 않은 강시들에게 무사들이 속절없이 밀리며 궁수들과의 거리가 지척에 이르자 궁수들도 활과 화살을 버리고 강시들을 공격했다. 




“콰아아앙” 


“크아아아악~”


“내팔! 내팔!” 




궁수들과 강시들의 싸움과는 별도로 정문에서 도망치던 무사들 사이에서 엄청난 폭음과 함께 처절한 비명소리가 메아리쳤다. 온몸에 불이 붙은 강시가 무사들 틈에 들어가 폭탄처럼 폭발했고, 강시의 찢겨진 피와 살덩이들을 뒤집어쓴 무사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강시들의 살덩어리는 지독한 시독(屍毒)으로 이루어져 몸에 닫는 것만으로도 눈처럼 녹아내리는 것이다. 대장은 끔찍한 광경에 몸서리치며 벌벌 떨고 있었다. 




“후, 후퇴~ 이놈들은 우리 상대가 아니야. 후퇴하라.” 




겁에 질린 대장이 도망치며 후퇴하라고 명령하니 강시들과 싸우고 있던 궁수들과 무사들도 꽁지가 빠지게 도망치기 시작했다. 혁린강일행이 강시들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으니 궁수들의 방어선이 무너지고 정문이 열렸다. 




“일마(一魔)님 출발하세요.” 


“알겠습니다. 모두 나를 따르라! 한 놈도 남김없이 도륙하라.” 




일마(一魔)와 함께 오백의 혈영대가 폭풍처럼 달려간다. 




“와아아아~” 




가장 선두에 있던 일마(一魔)가 솟구치며 쌍륜(雙輪)을 뿌리니 붉은 강기(剛氣)를 머금은 쌍륜(雙輪)이 미처 도망치지 못한 궁수들의 머리위로 떨어졌다. 




“크아아악~” 




처절한 비명과 함께 목이 날아가거나 가슴이 찢어진 무사들이 사방으로 날아간다. 일마(一魔)는 궁수들이 감당할만한 무사가 아니었다. 혈영대 무사들은 무인지경(無人之境)으로 변한 정문을 넘어갔다. 




“삼마(三魔)님께 신호를 보내시고, 사마(四魔)님도 출발하세요.” 


“휘이이익!~” 




밝은 빛을 뿌리는 불화살이 허공으로 날아오르고, 측면에서 대기하고 있던 삼마(三魔)와 오백의 혈영대가 담을 넘었고, 사마(四魔)가 지휘하는 흑풍대도 후문을 넘었다.




일마(一魔)는 이마(二魔)와 십이살(十二殺)들의 죽음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자책(自責)하여 가슴속에 쌓인 울분이 많았다. 또한 자신의 잘못을 따뜻하게 감싸준 혁린강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무언가 보여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 일마(一魔)의 쌍륜(雙輪)이 그물처럼 촘촘한 강기(剛氣)를 뿌리자 연무장으로 도망치던 무사들의 살덩이들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아직 정상적인 몸은 아니만 공동파 무사들을 도륙(屠戮)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혈영대 무사들의 검(劍)이 빛을 뿌리자 도망치던 공동파 제자들이 반으로 갈라지며 붉은 피를 뿌린다. 일차방어선에 배치된 공동파 제자들은 혈영대 무사들의 상대가 아니었다. 혈영대 무사들은 개개인의 무공이 구파일방의 당주들과 비슷하니 일반 제자들이 상대가 되겠는가? 일마(一魔)가 이끄는 오백의 혈영대가 일차방어선을 정리하자 혼류환영을 선두로 강시들이 연무장을 향해 돌격(突擊)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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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인자는 시시각각 올라오는 보고에 정신이 없었다. 일차방어선이 반시진(1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붕괴되고 이차방어선을 향해 수많은 적군(敵軍)이 몰려오고 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적군(敵軍)의 선두가 도검(刀劍)이 통하지 않는 강시들이라는 것이다. 




“이놈들이 무림의 금기(禁忌)인 강시까지 동원할 줄이야.” 


“문주님! 이차방어선까지 붕괴되면 끝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차방어선에서 막아야 합니다.” 


“알고 있다. 다른 곳을 수비하는 무사들에게 불화살과 폭약을 준비해서 연무장으로 집합하라고 하라.” 




광인자의 명령이 떨어지자 측면과 후방을 지키던 무사들까지 연무장으로 달려간다. 이차방어선이 무너지면 끝이라고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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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마(三魔)가 지휘하는 오백의 혈영대가 측면담장을 넘어왔다. 문주의 명령에 따라 연무장으로 달려가던 무사들이 당황하는 사이 삼마(三魔)의 검(劍)을 필두로 혈영대 무사들이 공동파 제자들을 도륙(屠戮)하기 시작했다. 폭약을 가지려 창고로 달려가던 무사가 얼굴을 붙잡고 쓰려진다. 혈영대의 검(劍)에 두 눈이 날아간 것이다. 




“이놈들~ 죽어라.” 




겉에 있던 동료가 검(劍)을 뽑으려 했으나 혈영대의 검(劍)이 심장에 박혀 있었다. 




“킥킥킥~ 상대가 안 되는군. 흩어져라. 건물에 불을 지르고 거치적거리는 놈들은 모두 죽어버려.” 




삼마(三魔)의 명령에 오백의 혈영대가 사방으로 흩어지며 건물에 불을 지르고 연무장으로 향하던 무사들을 도륙(屠戮)하기 시작했다. 공동파의 전력(戰力)이 한곳으로 집중되지 못하고 허리가 끊어지며 각개격파(各個擊破)를 당하는 것이다.




사방에서 불기둥이 솟구치고 연무장으로 바쁘게 달려가는 무사들이 보인다. 가슴에 검은 천을 달고 있던 무사가 주위를 살펴보더니 창고에 기름을 뿌리고 불을 지른다. 




“불이야. 무기고가 불타고 있다.” 




무사는 고함을 지르며 다른 곳으로 도망친다. 역시나 가슴에 검은 천을 달고 있는 주방장이 음식창고에 불을 질렸고, 마구간을 지키던 무사는 말들을 풀어주고 불을 질렸다. 그것뿐이 아니다. 갑자기 날아온 동료의 검(劍)에 허망하게 죽은 무사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공동파 곳곳에 숨어있던 간세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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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파 정문과 떨어진 넓은 공터에 아직 출발하지 않은 혁린강 일행이 모여 있었다. 혁린강은 패천일도와 혈영대 대장을 부르더니 땅바닥에 지도를 그렸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건 공동파일대의 지도입니다. 여기가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이죠.” 




혁린강은 공동파의 본진이 모여 있는 연무장을 가르치더니 다음으로 내당건물들과 떨어진 숲을 가르쳤다. 




“오마(五魔)님께 오백의 혈영대를 드리겠습니다. 지금 바로 달려가 이곳 숲에 매복(埋伏)하고 계세요.” 


“매복이요? 왜요?” 


“현역에서 은퇴하고 수도(修道)에만 정직하는 도사들이 본진과는 별도로 팔원(八院)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들은 웬만한 일에는 나서지 않지만 이번같이 공동파가 존폐(存廢)위기에 쳐할 때는 예외 없이 나타납니다. 이곳이 팔원이고, 팔원에서 본진까지 가려면 반드시 이곳 숲을 지나야 합니다. 오마(五魔)님은 그놈들을 죽이고, 팔원(八院)을 정리하세요.” 


“알겠습니다.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놈들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 번에 덮쳐야 해야 합니다. 현역에서 은퇴했다고 하지만 만만치 않은 실력들을 가지고 있어요.” 


“명심하겠습니다.” 




오마(五魔)가 오백의 혈영대를 이끌고 숲으로 달려간다. 




“흑풍대 대장님!” 


“여기 있습니다.” 


“대장님은 이곳에서 흑풍대를 지휘하세요. 도망치는 놈들을 모두 죽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한 놈도 놓치지 않겠습니다.” 


“혈영대 대장님! 이제 우리도 출발하죠.” 




혁린강을 비롯한 나머지 혈영대가 공동파를 향해 진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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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연무장에 탕마삼십팔수(蕩魔三十八手)로 이루어진 삼절검진(三絶劍陳)과 복마검대(伏魔劍隊)로 이루어진 탕마검진(蕩魔劍陳)이 펼쳐져 있고, 그들 주위로 수많은 무사들이 모여 있었다. 공동파가 자랑하는 두개의 절진이 펼쳐진 것이다. 




“딸랑~ 딸랑~” 




영혼을 울리는 방울소리와 함께 보기에도 끔찍한 강시들이 연무장으로 들어왔다. 진을 이루고 있는 검수들은 바짝 긴장하며 진형을 넓게 펼치기 시작했다. 




“킥킥킥~”


“크아아악~” 




강시들이 삼절검진을 향해 돌격하니 무사들의 검(劍)이 강시들을 향해 날아왔다. 




“깡~! 깡~ 깡~!” 


“크아아악~” 




무사들의 검(劍)이 강시들을 베지 못하고 튕겨나간다. 하지만 모든 강시들이 무사한 것은 아니다. 서로의 힘을 합친 검(劍)이 강시의 팔을 자른 경우도 있고, 눈을 뚫어버린 경우도 있었다. 




“강시들을 포위하라.” 




탕마일수(蕩魔一手)의 명령에 따라 나머지 삼십칠수가 강시들을 포위하며 빠르게 회전하며 강시들을 향해 공격 퍼부었다. 




“깡깡깡~” 




세 자루 검(劍)이 강시의 목과 가슴을 공격하니 강시가 비틀거리는데 목이 반쯤 잘려 덜렁거린다. 아무리 단단한 강시들이라고 하지만 강기(剛氣)를 머금은 검(劍)에는 버티지 못하는 모양이다. 




“십마(十魔)! 강시들이 밀리는데.” 




일차방어선을 정리하고 뒤늦게 도착한 일마(一魔)가 혼류환영을 보고 말했다. 




“기다려~ 저놈들은 금강시를 만들다 실패한 놈들이지만 한 가지 장점이 있어. 몸이 완전치 않아 죽을 때, 터져버린다는 거야.” 




“콰아아앙” 


“크아아악~” 




혼륜환영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폭음소리와 함께 처절한 비명소리가 올려 펴졌다. 온몸이 난도질당한 강시가 폭탄처럼 터졌고, 시독(屍毒)을 뒤집어쓴 탕마검수들이 진흙처럼 녹아내리며 지르는 비명이다. 




“잘됐군. 혈영대~ 돌격하라. 놈들을 죽어라.” 




일마(一魔)와 혈영대가 돌격하자 혼륜환영은 강시들을 탕마검진 쪽으로 돌렸다. 강시들은 적(敵)과 아군(我軍)을 구분하지 못하니 무너진 삼절검진은 혈영대에게 맡기고 탕마검진을 공격하는 것이다. 탕마일수를 향해 쌍륜(雙輪)이 날아온다. 탕마일수는 무의식적으로 쌍륜(雙輪)을 쳐내려 했다. 




“까가가가강~” 


“욱~” 




톱니바퀴처럼 날카로운 륜(輪)과 검(劍)이 충돌하며 불꽃이 피어난다. 탕마일수가 엄청난 힘에 밀려 비틀거리는데 또 다른 륜(輪)이 등을 향해 파고들었다. 




“크아아악~” 




탕마일수는 자신의 가슴을 보며 괴성을 지른다. 륜(輪)이 관통한 가슴에서 붉은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고 있다. 탕마일수는 이를 악물고 일마(一魔)를 향해 돌격하며 검(劍)을 뿌렸다. 




“흥~ 이따위 공격에 당할 내가 아니지.” 




일마(一魔)는 손가락으로 검(劍)을 튕기더니 반대편 손으로 탕마일수의 머리를 공격했다. 탕마일수는 주먹을 피해 고개를 숙였으나 갑자기 날아온 쌍륜(雙輪)에 다리가 잘려나갔다. 일마(一魔)가 쌍륜(雙輪)이 날아오는 시간을 계산하고 탕마일수를 유인한 것이다. 




“우두둑~” 


“크아악~” 




바닥에 쓰려진 탕마일수의 갈비뼈가 부러지며 붉은 피를 토한다. 일마(一魔)가 꿈틀거리는 탕마일수를 짓밟은 것이다. 삼절검진이 무너진 탐마삼십팔수는 일마(一魔)와 혈영대의 상대가 아니었다. 




싸움에서 절대고수의 존재는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적(敵)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아군(我軍)의 사기를 높임으로써 심리적으로 유리한 고지에서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탕마일수와 마찬가지로 나머지 탕마삼십팔수를 도륙(屠戮)한 혈영대 무사들은 주위에 있는 무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한편 삼백 명으로 이루어진 탕마검수들은 강시들과 치열한 전투를 펼치고 있었다. 이미 10구의 강시가 터졌고 십여 명의 탕마검수가 죽었다. 강시들이 폭탄처럼 터진다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탕마검수들이 최대한 거리를 두고 치고 빠지는 식으로 공격하고 있어 강시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탕마검진은 공동파가 자랑하는 최고의 검진이다. 




혁린강이 지휘하는 혈영대가 무인지경(無人之境)으로 변한 정문을 지나 연무장에 도착했다. 혁린강은 탕마검진에 고전(苦戰)하고 있는 강시들을 보고 혼류환영을 불렸다. 




“강시들에게 좌측을 집중 공격하라고 하세요. 우측은 혈영대가 맡겠습니다. 그리고 진이 깨지면 강시들은 다른 무사들을 정리하라고 하세요.” 




혼류환영이 방울을 흔들자 우왕좌왕하던 강시들이 오른쪽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니 탕마검수들도 오른쪽으로 치우치며 왼쪽이 허술해졌다. 




“혈영대~ 돌격하세요.” 


“와아아아~ 죽어라.”




혁린강의 조용한 명령에 뒤늦게 도착한 혈영대가 탕마검진을 향해 돌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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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인자는 무사들을 보고를 받고 벌떡 일어났다. 이차방어선을 지키던 삼절검진이 무너지고 탕마검진까지 위험하다고 한다. 더구나 측면을 치고 들어온 배화교 놈들이 건물에 불을 지르고 연무장으로 향하던 무사들을 도륙(屠戮)하고 있어 전투가 사방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까? 이차방어선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고 내부로 침입한 적군(敵軍)을 제압하는 것도 급하다. 




“할 수 없군. 팔원(八院)에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어.” 




광인자는 무사들 불려 팔원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지시하고 자신도 무기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 이차방어선까지 위험하니 마지막 삼차방어선을 지켜야 한다. 삼차방어선이 뚫리면 공동파가 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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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단어가 이렇게 생생하게 느껴지긴 처음이다. 배화교 무사들은 공동이란 명성에 기대어 목에 힘주고 큰소리 한번 치면 알아서 대가리 숙이는 놈들이 아니다. 50년이라는 세월동안 뼈에 사무치는 원한과 중원정복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실전(實戰)을 방불케 하는 훈련으로 달련된 무사들이다. 공동파 무사들이 언제 이렇게 무시무시한 무사들과 싸워보았겠는가? 훈련보다는 놀고먹기 바빴던 무사들이 감당하긴 배화교 무사들은 너무 강했다. 




강시들의 공격에 탕마검진을 이루는 무사들이 오른쪽으로 쏠리자 혈영대 무사들이 허술해진 왼쪽을 향해 돌격했다. 




“막아. 뚫리면 죽는다.” 


“와아아아~”


“깡~ 깡~”




검진을 이루는 탕마검수들을 향해 혈영대 무사들의 검(劍)이 날아간다. 탕마검진이 포위하고 있던 강시들이 안에서 공격하고, 혈영대 무사들이 밖에서 공격하자 탕마검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진을 크게 나누면 두 가지 각기 다른 특성으로 나눌 수 있다. 일당백의 소수의 인원으로 다수의 인원을 제압하는 진이 있으며, 다수의 인원이 힘을 합쳐 일당백의 강력한 적(敵)을 제압하는 진이 있다. 또한 적(敵)을 어떻게 상대하느냐에 따라 포위형진과 나열형진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즉 소수의 적(敵)을 포위하여 섬멸(殲滅)하는 진과 일정한 형태로 넓게 포진하여 다수의 적(敵)을 섬멸(殲滅)하는 진이다. 탕마검진은 엄밀하게 말하면 다수로 소수를 제압하는 포위형진에 속한다. 이런 진의 경우 포위한 적(敵)에게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만 밖에서 안으로 치고 들어오는 공격에 대처하는 능력은 취약하다. 




혈영대 무사의 검(劍)이 진을 이루고 있는 탕마검수의 심장을 향해 날아간다. 탕마검수는 본능적으로 수비를 무시하고 혈영대 무사의 목을 베려했다. 지금까지 훈련한대로 당연히 옆에 있는 무사가 막아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과 밖의 공격에 진형이 흐트러져 무사를 보호해 줄 사람은 없었다. 




“크아악~” 




가슴을 불쏘시개로 쑤시는 느낌에 밑을 보니 붉은 피가 분수처럼 솟구친다. 무사는 이를 악물고 검(劍)을 잡은 손을 힘을 주었다. 혼자 죽기 억울하니 같이 죽자는 것이다. 하지만 검(劍)이 반도 나아가지 못한 상황에서 머리가 날아가며 검(劍)이 힘없이 떨어진다. 진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거대한 땜도 작은 틈을 이기지 못하고 터지듯 탕마검진을 이루는 삼십여 명의 무사가 쓰려지자 유기적으로 움직이던 검진이 깨지며 싸움은 피아(彼我)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엉켜버렸다. 이건 공동파 무사들에게 최악의 상황이었다. 실전경험이 미천한 공동파 무사들은 본래 가지고 있는 실력도 발휘해보지 못하고 허망하게 죽어가고 있었다.




혁린강이 차가운 눈으로 연무장을 지켜보고 있는데 옆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겁도 없이 혁린강에게 접근하던 공동파 무사가 비련(悲戀)의 손에 죽은 것이다. 




“여기 내가 없어도 되겠군. 가자” 




혁린강은 느릿한 걸음으로 패전일도 일행이 매복(埋伏)하고 있는 숲으로 향했다. 혈영대 대장의 검(劍)이 피를 뿌린다. 일마(一魔)와 더불어 혈영대 대장이 지나온 자리는 너부러진 공동파 무사들 시체가 즐비했다. 이제 공동파의 이차방어선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여기저기에서 솟구치는 불기둥과 사방에서 들리는 처절한 비명소리를 뚫고 후문을 넘어온 이백의 무사들이 있었다. 그들은 주변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외면하고 건물들을 향해 달려갔다. 가장 선두에서 달려가던 벽안환요의 손이 번쩍이자 허름한 건물의 문이 박살나며 비명소리가 메아리친다. 건물 안에는 공동파 무사들의 식솔들이 숨어 있었던 모양이다. 




“모두 죽어라! 손에 인정을 두는 놈은 용서치 않겠다.” 




벽안환요의 차가운 명령에 흑풍대 무사들이 건물로 들어가 겁에 질린 노약자와 부녀자들을 도륙(屠戮)하기 시작했다. 벽안환요는 반항도 못하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무심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혁린강이 벽안환요에게 이런 일을 맡긴 이유가 무엇일까? 여자이기 때문에 안전한 일을 맡긴 것일까? 벽안환요는 혁린영 앞에서 보여주는 누나 같이 포근하고 연인(戀人)처럼 다정함과는 달리 배화교 무사들 사이에서 저승사자로 통한다. 여자의 몸으로 사마(四魔)의 지위에 있기에 밑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욱 엄격한지 모른다. 흑풍대 무사들은 벽안환요가 지키고 있기에 손을 사정을 두지 않고 닫치는 대로 죽이고 있다. 벽안환요가 없었다면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을 강간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반각도 지나지 않아 건물 안은 피가 강을 이루고 주인을 알 수 없는 팔다리가 사방에 널려 있었다. 벽안환요는 건물 안을 살펴보더니 아직 꿈틀거리고 있는 여자아이의 머리를 박살내버린다. 




“태워라.” 




시체들이 즐비한 건물에 불길이 치솟자, 벽안환요와 흑풍대는 다시 사람들이 숨어 있는 건물을 찾아 겁에 질려 떨고 있는 사람들을 무참하게 도륙(屠戮)하기 시작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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