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248부

본문

인시(새벽 3~4)에 시작된 전투가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마위와 함께 이층에서 내려오던 일마(一魔)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십이살(十二殺)을 발견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십이살(十二殺)이 명령도 없는데 지들 멋대로 움직인단 말인가? 가장 후미(後尾)의 여인이 보인다. 십이살(十二殺)은 아니고 어디선가 만났던 여인이다. 바로 검산계곡에서 요상하게 생긴 검(劍)을 쓰던 여자다. 




“저것들이 어떻게?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멈춰라.” 




일마(一魔)는 공중으로 솟구치며 십이살(十二殺)들을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이미 그때는 냉하상까지 건물을 빠져나간 후였다. 




“마위! 빨리 따라와! 십이살(十二殺)을 잡아와야 해.” 




일마(一魔)는 마위에게 소리치며 십이살(十二殺)을 쫓아갔다. 풍운도 일마(一魔)의 고함소리를 들었다. 급하다. 십이살(十二殺)이 일마(一魔)를 보면 어떻게 돌변할지 모른다. 




“십이살(十二殺)에게 명(命)한다. 무조건 앞서가는 냉소저를 따라가라. 냉소저. 빨리 뒷문으로 빠져나가세요. 저는 일마(一魔)를 막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십이살(十二殺)이 일마(一魔)를 보게 해서는 안 됩니다.” 


“알았어요. 일사(一死)님도 조심하세요.” 




냉하상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기에 재빨리 십이살(十二殺)을 앞질려 전속력으로 뒷문을 향해 달려가자 십이살(十二殺)도 속도를 높여 냉하상을 쫓아간다. 




“저..........저게 뭐야.” 




건물을 빠져나온 일마(一魔)가 순간적으로 멈칫거린다. 자기하고 똑같이 생긴 놈이 길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일마(一魔)가 멈칫거리는 사이 마위도 달려왔다. 마위는 두 사람의 일마(一魔)을 보고 번쩍하고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일사(一死)는 천면역용술을 익히고 있다. 이제야 사건의 전말(顚末)을 알 것 같다. 일마(一魔)로 역용한 일사(一死)를 일마(一魔)로 착각한 십이살(十二殺)이 일사(一死)를 따라간 것이다. 마위는 주먹으로 자기를 머리를 쥐어박았다. 왜? 일사(一死)이 천면역용술로 십이살(十二殺)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을까? 충분히 고려(顧慮)했어야 하지 않는가? 아니, 최소한 석실을 지키는 보초무사들만 있었어도 이런 꼴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위는 십이살(十二殺)이 쌍마(雙魔)의 명령을 거역하지는 않지만 가끔 쌍마(雙魔)의 명령 없이도 주위에 있는 사람을 죽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처음 쌍마(雙魔)와 십이살(十二殺)이 난주에 도착했을 때, 쌍마(雙魔)는 십이살(十二殺)를 객점에 두고 자기를 만나려 왔다. 그런데 객점에 머물고 있던 십이살(十二殺)이 쌍마(雙魔)의 명령이 없었는데도 객점에 있던 사람들을 몰살시킨 사건이 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마위는 건물 주위에만 무사를 배치하고 건물 안쪽은 아무도 배치하지 않았던 것이다. 




“저놈은 일사(一死)입니다. 일사(一死)놈이 일마(一魔)님으로 역용한 겁니다.”


“뭐야. 저놈이 일사(一死)란 말이야.”


“확실합니다. 일사(一死)는 천면역용술을 익히고 있습니다.”


“빠드득~ 이제야 십이살(十二殺)의 행동이 이해가 가는군. 저놈에게 멍청한 십이살(十二殺)이 속은 거야.”


“빨리 십이살(十二殺)을 잡아야 합니다.”


“나도 알아. 마위~ 저놈을 붙잡고 있어.” 




시간이 없다. 이대로 십이살(十二殺)을 빼앗기면 일사(一死)는 계속 자신으로 역용하고 십이살(十二殺)을 조정할 것이다. 일마(一魔)는 쌍륜(雙輪)을 꺼내자마자 풍운을 향해 돌격했다. 




“폭자혈륜망(爆紫血輪網)” 




강기(剛氣)를 머금은 쌍륜(雙輪)이 무섭게 회전하며 풍운을 향해 날아온다. 풍운도 일마(一魔)와 상대한 경험이 있어 폭자혈륜망이라는 초식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초식인지 알고 선천강기(先天剛氣)를 끌어올려 주먹으로 혈륜(血輪)을 쳐내려했다. 




“퍽~” 




풍운의 주먹에 혈륜(血輪)이 힘없이 튕겨지고 풍운에게 날아오던 일마(一魔)는 달려오던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공중으로 튀어 오른 혈륜을 밟고 풍운의 머리 위를 바람처럼 지나간다. 




“이런~. 멈춰라.”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아차린 풍운이 음양비로 일마(一魔)를 쫓아가려 했다. 그런데 등 뒤에서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음향(音響)과 함께 강기(剛氣)를 머금은 부채가 날아왔다. 풍운이 돌아서며 허점을 보이자 마위가 공격한 것이다. 풍운은 금강불괴에 강기(剛氣)가 온몸을 보호하고 있으니 마위의 공격 따위는 무시하고 일마(一魔)를 쫓아가도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습관이란 무서운 것이다. 풍운은 살기(殺氣)가 느껴지자 재빨리 돌아서서 날아오는 부채를 쳐냈다. 




평**면 꽁지가 빠지게 도망쳤을 것이다. 죽지 못해 안달하는 것도 아니데 저승사자 같은 일사(一死)에게 대들겠는가?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일마(一魔)가 십이살(十二殺)을 끌고 올 때까지만 붙잡고 있으면 된다. 마위는 자신의 모든 내공을 끌어올려 돌아오는 부채를 잡자마자 어지러운 초식을 펼쳤다. 




검은 하늘에 부채그림자가 가득하다. 어느 것이 허상(虛想)이고 어느 것이 실체(失體)인지 분간하기 힘들다. 풍운은 선천강기(先天剛氣)를 극한으로 끌어올려 부채의 그림자들을 향해 장(掌)을 뿌렸다. 




“음양장. 분(分-나누다)” 




봄날 벚꽃이 날리듯 수많은 손 그림자들이 피어나 어지럽게 날고 있는 부채그림자들과 마위를 향해 날아간다. 




“콰아아앙~” 




부채그림자들이 종이처럼 찢어져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빙글빙글 돌아가던 부채가 산산이 부셔진다. 마위는 그림자들을 보고 실체(失體)를 찾으려 했다. 눈에 보이는 그림자는 많아도 실체(失體)는 하나이니 실체(失體)만 피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마위의 착각이었다. 음양장의 분결은 그림자 모두에 일정한 힘이 실려 있어 모두가 실체라고 보아야 한다.




“파파파파파” 


“크아아악~” 




마위는 수많은 그림자가 온몸을 강타하니 실 끊어진 연처럼 날아가며 붉은 피를 토한다. 마위가 풍운을 발목을 잡고 있는 사이 일마(一魔)가 십이살(十二殺)의 꼬리를 잡았다. 




“당장 멈춰라. 모두 제자리에 멈춰” 




일마(一魔)가 마왕후(魔王吼)로 소리치자 장원전체가 요동치며 냉하상을 따라가던 십이살(十二殺)이 제자리에 멈추었다. 




“안 돼. 이놈.” 




마위에게 잡혀 있던 풍운이 음양비로 일마(一魔)를 향해 날아가며 음양권으로 일마(一魔)을 공격했다. 일마(一魔)가 다른 명령을 내리기 전에 막아야 한다. 일마(一魔)는 공기가 진동하는 파공음과 함께 엄청난 강기(剛氣)을 머금은 주먹이 날아오자 공중으로 솟구쳤다. 자기가 싸울 필요는 없다. 십이살(十二殺)에게 맞기면 된다. 




“십이살(十二殺)에게 명(命)한다. 당장 일사(一死)를 죽어라. 바로 저놈이 일사(一死)다.” 




일마(一魔)가 소리를 지르지만 십이살(十二殺)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풍운과 일마(一魔)를 번갈아 쳐다본다. 일마(一魔)가 두 사람이니 누구의 말을 들어야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십이살(十二殺)을 보고 풍운의 머리가 번득인다. 




“저놈이 일사(一死)다. 저놈을 죽여라.” 




풍운의 고함소리에 일마(一魔)는 울화통이 치밀었다. 때려죽어도 시원찮을 일사(一死)놈이 끝까지 자기 행세를 하고 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멍청한 십이살(十二殺)놈들이 누가 진짜인지도 모르고 자기를 공격하려 한다. 




“멍청한 새끼들. 저놈이 가짜야. 저놈을 죽이란 말이야.” 




풍운과 멀리 떨어진 곳에 착지한 일마(一魔)가 풍운을 가르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니 이번에는 십이살(十二殺)이 풍운에게 달려들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 무슨 수를 내야 한다. 




“모두 멈춰~ 절대 움직이지 마라.” 




풍운의 명령에 십이살(十二殺)이 모든 동작을 멈추었고, 풍운은 번개 같은 신법으로 가장 앞에 있던 팔살(八殺)과 구살(九殺)의 혈도를 제압하고 육살(六殺)과 칠살(七殺)에게 달려갔다. 일마(一魔)도 풍운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멍청한 십이살(十二殺)이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지 못하고 갈대처럼 흔들리니 아예 혈도를 제압하여 하수아비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그놈이 가짜야. 죽어. 어서.” 




일마(一魔)가 다급하게 소리치니 멍하니 있던 육살(六殺)의 눈처럼 깨끗하고 아름다운 손이 풍운의 제문(아랫배)혈을 향해 파고들고, 칠살(七殺)의 도끼가 머리를 향해 날아왔다. 혈도를 제압하려 너무 가까이 접근했기 때문에 피하긴 늦었다. 




“음양벽(陰陽壁)” 


“펑, 펑~” 


“키아아악~” 




풍운의 주위에 순간적으로 하얀 강기막(剛氣幕)이 펼쳐지며 도끼는 튕겨나갔지만 반응이 빨랐던 육살(六殺)의 하얀 손이 풍운의 가슴을 후려쳤다. 하지만 육살(六殺)도 무사하지는 못했다. 음양벽의 반탄력에 손이 뭉개지고 극심한 내상을 입어 공처럼 튕겨나간다. 




“죽어, 죽어라. 빨리 죽어.” 




일마(一魔)가 다시 소리를 지른다. 육살(六殺)의 공격이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다. 지금이 기회다. 일사(一死)놈이 비틀거릴 때, 끝장을 내야 한다. 이살(二殺)의 비도(飛刀)가 풍운의 기문(목)혈을 향해 날아오고 십이살(十二殺)의 체직이 당문(가슴)혈을 향해 날아온다. 그거뿐이 아니다. 십살(十殺)과 십일살(十一殺)까지 공격에 가담하니 팔방(八方)에서 풍운을 공격하는 형국이다. 풍운은 바닥난 선천강기(先天剛氣)를 거두고 수라기(修羅氣)를 끌어올려 온몸을 보호하는 한번 아랫배에 기(氣)를 불어넣어 음양후(陰陽吼)를 터트렸다. 




“모두 멈춰~” 




풍운의 소리에 팔방(八方)에서 공격하던 십이살(十二殺)이 주춤거린다. 하지만 한번 시작한 공격을 멈추기란 어려운 법이다. 




“크~” 




십이살(十二殺)과 칠살(七殺)이 공격을 멈추지 못하고 수라벽(修羅壁)과 충돌하며 비틀거렸고, 풍운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손가락을 튕기니 하얀 강기(剛氣)가 두 사람의 혈도를 파고들었다. 




“빌어먹을~ 그놈을 죽이란 말이야. 폭자혈륜망(爆紫血輪網)” 




일마(一魔)는 풍운과 십이살(十二殺)이 싸우는 모습을 보다가 허공으로 솟구치며 쌍륜(雙輪)을 뿌렸다. 이대로 진행되면 십이살(十二殺)이 제압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에 싸움에 끼어든 것이다.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는 혈륜(血輪)이 폭풍처럼 몰려오고, 멈칫거리던 십이살(十二殺)도 다시 공격한다. 이대로 있으면 위험하다. 일살(一殺)과 삼살(三殺)을 치료하며 약해진 선천강기(先天剛氣)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고 다른 기(氣)을 끌어올린 시간도 없다. 풍운은 칠성둔형으로 십이살(十二殺)의 공격을 피한 다음 일학충천(一鶴衝天)으로 솟구쳤다. 




“콰아아앙~” 


“크윽~” 


“으아아아악~” 




천지(天地)가 진동하는 폭음과 함께 자욱한 흙먼지가 피어오르며 주인을 잃어버린 팔다리가 사방으로 날아간다. 경황(驚惶)이 없었던 풍운도 생각하지 못하고, 울화통이 치민 일마(一魔)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다. 4명의 십이살(十二殺)이 풍운에게 제압되어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고 일마(一魔)가 모든 힘을 대해 펼친 쌍륜(雙輪)은 폭풍 같은 기세로 날아왔다. 그런데 쌍륜(雙輪)을 상대할 풍운은 도망쳐 버리고, 일마(一魔)도 손을 떠난 쌍륜(雙輪)을 회수하지 못했다. 물론 풍운을 공격하던 나머지 십이살(十二殺)은 위험을 감지하고 재빨리 피했지만, 풍운에게 제압된 4명은 피하지도, 받아치지도 못하고 쌍륜(雙輪)의 공격에 사지(四肢)가 잘리고 온몸이 찢어진 것이다. 자욱하게 피어난 흙먼지가 가라앉으며 온몸이 난도질당해 고깃덩어리로 변한 4명의 모습이 드려났다. 풍운과 일마(一魔)는 눈앞에 벌어진 현실에 할 말이 잃어버렸다.




한편 풍운과 일마(一魔)가 십이살(十二殺)과 엉켜 싸우고 있을 때, 냉하상은 발만 구르고 있었다. 이상하게 진행되는 싸움이라 끼어들기도 힘들다. 그때 풍운의 공격에 피를 토하고 날아갔던 마위가 꿈틀거리며 일어나는 모습이 보였다. 마위는 일마(一魔)와 풍운간의 이상한 싸움을 보고 정문을 향해 달려갔다. 삼마(三魔)와 시안무사들을 부르기 위해서다. 냉하상은 마위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마위의 뒤를 쫓았다. 안 그래도 어려운데 지원병까지 오면 십이살(十二殺)을 구하겠다는 본래계획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멈춰~” 




버들가지처럼 하늘거리는 일점홍이 마위의 거골(어깨뼈와 팔뼈의 교차점)혈을 향해 날아간다. 평소의 마위라도 냉하상의 상대가 되지 않았을 것인데 지금은 부상까지 당했다. 마위는 일점홍을 피할 자신이 없자 땅바닥을 굴렸고, 일점홍은 아슬아슬하게 마위을 스치고 지나갔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일점홍이 뱀처럼 휘어지며 바닥을 구르고 있는 마위의 위중혈(무릎 뼈 뒤쪽)을 관통했다. 




“크아아악~” 




마위가 비명을 지르며 꿈틀거리자 일점홍은 거골혈(어깨)까지 뚫어버린다. 




“크아아악” 




팔과 다리에 구멍이 뚫린 마위가 고통에 몸부림친다. 




“조용하지 못해. 닥치지 않으며 머리를 뚫어버린다.” 




그때 엄청난 폭음소리와 함께 살덩이 하나가 냉하상에게 까지 날아왔다. 일마(一魔)가 전력(全力)을 다해 펼친 폭자혈륜망(爆紫血輪網)이라는 초식은 바위도 부셔버리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어 사방으로 튀어 오른 4명의 살덩이가 냉하상에게까지 날아온 것이다. 




:--------------------




삼마(三魔)가 쥐새끼처럼 시안무사들 틈으로 숨어버리자 상대를 잃어버린 이막수일행은 악무룡일행과 합류(合流)하여 시안무사들을 도륙(屠戮)하고 있었다. 시안무사들은 죽는지도 모르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끊임없이 몰려온다. 




“이 새끼들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네. 그래 오늘 한번 신나게 싸워보자.” 


“야~ 백정! 우리 누가 많이 죽이나 내기할까?” 


“어쭈구리. 나랑 그런 내기를 하자는 말이야. 좋아. 지는 놈이 술 사기다.”


“좋지. 에라 이거나 먹어라.”


“콰아아앙~”


“크아아악~”




악무룡이 소이탄을 날리자 시안무사 세 명이 핏덩이로 변해 날아간다. 도치의 도끼도 무섭지만 악무룡의 소이탄이나 화령화무장도 만만치 않았다. 




삼마(三魔)는 술기운이 달아나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건 싸움이 아니다. 도륙(屠戮)이다. 십이사(十二死)는 양떼 우리에 들어온 늑대들처럼 시안무사들을 도륙(屠戮)하고 있다. 이제야 대공자가 십이사(十二死)를 두려워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놈들은 이미 한명, 한명이 최절정고수의 반열에 올라 있었다. 더욱 무서운 것은 무공만 높은 것이 아니라 탁월한 싸움꾼들이라는 것이다. 예기(銳氣)가 줄줄 흐르는 검(劍)이 번득일 때마다 두세 명의 시안무사가 쓰려진다. 군데기 하나 없는 깔끔한 솜씨다. 거대한 도(刀)가 한번 지나가면 앞에 있던 시안무사들이 걸레처럼 번한다. 지독하게 패도적인 도법(刀法)이다. 가장 무서운 놈들은 둘이서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놈들이다. 이놈들은 마치 유람(遊覽)이라도 나온 놈들처럼 시안무사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살인(殺人)을 즐기고 있다. 




검(劍)을 잡은 손에 과도한 힘이 들어간 모양인지 부들부들 떨린다. 무섭다. 놈들의 무공이 월등하게 높아서가 아니다. 조금 전에도 상대해 보았지만 일대일로 붙으면 상대도 안 되는 놈들이다. 놈들이 무서운 것은 필요 없는 초식이나 움직임 하나 없이 꼭 필요한 힘과 움직임만으로 시안무사들을 베어버리는 능력이다. 그건 아무리 무공이 높은 사람이도 쉽게 행할 수 없는 능력으로 오직 온몸으로 터득한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능력이다. 




삼마(三魔)는 자기도 모르게 뒤를 돌아본다. 일이 이지경인데 쌍마(雙魔)는 뭐하고 있는 것인가? 부상이 극심한 이마(二魔)는 그렇다고 쳐도 최소한 일마(一魔)와 마위는 나서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갑자기 엄청난 폭음소리와 함께 일마(一魔)의 마왕후(魔王吼)가 들렸다. 무언가 잘못 되었다. 




“혹시 성동격서?..........모두 후퇴. 후퇴하라.” 




늙은 생강이 맵다는 말처럼 많은 전투를 경험한 검치독인의 순간판단은 빨렸다. 




“모두 후문으로 후퇴해.” 




검치독인의 명령에 시안무사들이 썰물처럼 빠지며 후문 쪽으로 달려갔다. 




“놈들이 도망가는데 어떻게 하지. 쫓아가야 하나?” 




도치를 비롯한 나머지 일행이 도망치는 시안무사들을 바라보고만 있다. 무경과 풍운은 절대 사생결단(死生決斷)식으로 싸우지 말라고 했다. 시간만 끌어주면 된다고 했다. 




“아무래도 이상해. 우리도 쫓아가보자.” 




이막수가 먼저 시안무사들의 쫓아가자 망설이던 나머지 일행도 이막수를 쫓아갔다. 마수와 유미림은 장원주위를 돌아다니며 비밀통로를 찾고 있었다. 본래는 왕천유도 함께 찾기로 했지만 비밀통로를 찾겠다고 담벼락에 올라간 왕천유가 싸움에 정신이 팔려 있어 마수와 유미림만 찾고 있는 것이다. 멀리서 들리는 병장기 소리와 비명소리에 집중이 안 된다. 




“마수님~ 그만하죠. 우리가 찾기 전에 싸움이 끝나겠어요.” 


“쩝~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우리도 가볼까요.” 


“일사(一死)님께 나무라지는 않으시겠죠.” 


“별말씀 없을 겁니다. 처음부터 기대하지도 않으신 눈치던데요. 뭘~” 


“우리 가요. 수랑이 걱정돼서 안 되겠어요.” 




마수와 유미림은 비밀통로를 찾는 것을 포기하고 정문을 향해 달려 가보니 시안무사들이 도망치고 이막수일행이 뒤를 쫓고 있었다. 마수와 유미림도 이막수일행을 쫓아갔고 담벼락에 위에 있던 왕천유도 일행을 쫓아갔다.




:----------------




풍운은 처참하게 너부러진 시체들을 보고 복받치는 울분(鬱憤)을 억누르고 있었다. 8명의 십이살(十二殺) 중에 4명이 죽었다. 자신이 혈도만 제압하지 않았다면 죽지 않았을 것이다. 일마(一魔)가 터무니없는 공격만 하지 않았다면 죽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무리를 해서라도 막았다면 죽지 않았을 것이다. 누구의 잘못인가?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 같다. 그래서 화가 난다. 바로 자신의 실수로 4명이 죽었기 때문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나는 것이다. 




화가 나기는 일마(一魔)도 마찬가지다. 설마 일사(一死)가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갈 줄은 몰랐다. 십이살(十二殺)을 희생시켜도 일사(一死)만 죽일 수 있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과는 최악이다. 일사(一死)는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고 4명이 죽고 2명은 중상이다. 8명 중에서 이제 말짱한 년은 2명밖에 남지 않았다. 그것도 전투에 도움도 안 되는 십살(十殺)과 십일살(十一殺)만 남은 것이다. 




“죽어..........저놈을 죽이란 말이야.” 




악이 받친 일마(一魔)가 살아남은 십이살(十二殺)에게 고함을 지른다.




:---------------------------------------------




이마(二魔)도 창문을 통해 밖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건물을 빠져나가기 전에 마위와 일마(一魔)가 떠드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일마(一魔)와 싸우고 있는 놈이 일사(一死)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일마(一魔)가 위험하다. 8명의 십이살(十二殺) 중에 4명이 죽었다. 더구나 마위도 이상한 검(劍)을 쓰는 여자에게 잡혀 있다. 




“위험해. 일마(一魔)! 도망쳐” 




풍운이 얼마나 무서운 놈이라는 것을 몸소 체험한 이마(二魔)가 소리를 지른다. 일마(一魔)혼자서는 일사(一死)를 당할 수 없다. 도망쳐야 한다. 그런데 도망쳐도 시원찮을 일마(一魔)와 십이살(十二殺)이 일사(一死)를 공격한다. 저대로 두면 위험하다. 이마(二魔)는 품속에서 증폭마환단을 꺼냈다. 먹으면 죽는다. 하지만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 이마(二魔)는 망설임 없이 증폭마환단을 삼켰다. 약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며 속이 타는 것 같다. 




“우우우~”




잠시 후에 온몸의 심줄이 불어지며 힘이 솟구친다. 이마(二魔)늘 벌떡 일어나 쌍륜(雙輪)을 챙겨 일마(一魔)을 향해 날아갔다.




:--------------------------




바람도 없는데 풍운의 옷이 나부끼며 주위에 있던 흙과 돌이 공중으로 떠오른다. 분노(忿怒)한 풍운이 자신도 모르게 마기(魔氣)와 사기(邪氣)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일마(一魔)가 멍하니 서있는 풍운을 향해 쌍륜을 날리지만 풍운은 움직이지 않는다. 일마(一魔)는 쾌재를 불렸다. 폭자혈륜망(爆紫血輪網)에 풍운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위이이잉~” 


“콰아아앙~” 




엄청난 폭음과 함께 쌍륜(雙輪)이 날아갈 때, 속도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날아온다. 석상처럼 굳어 있던 풍운이 쌍륜(雙輪)을 후려친 것이다. 놈이 변했다. 완전히 딴사람 같다. 일마(一魔)는 엄청난 살기(殺氣)에 튕겨진 쌍륜(雙輪)을 회수하자마자 빠르게 후퇴했다.




풍운의 몸이 순간적으로 늘어나며 도망치는 일마(一魔)을 향해 날아온다. 너무나 움직임이 빨라 잔상(殘像)이 보이는 것이다. 




“막아. 놈을 막아라.”




일마(一魔)의 다급한 고함소리에 이살(二殺)과 육살(六殺)이 풍운의 앞을 막았고, 십살(十殺)과 십일살(十一殺)이 뒤를 공격한다. 풍운의 움직임이 순간적으로 멈추었다. 자신의 잘못으로 4명이 죽었는데 또다시 죽일 수는 없다. 




“펑펑펑~”


“크윽~”


“크아아악~”




부상이 심한 이살(二殺)과 육살(六殺)은 풍운의 방탄강기(防彈剛氣)에 피를 뿌리며 튕겨나가고, 십살(十殺)과 십일살(十一殺)이 주르륵 밀려난다. 하지만 풍운도 무사하지는 못하지는 못했다. 십이살(十二殺) 중에서 십살(十殺)과 십일살(十一殺)의 무공이 가장 약하지만 내공만은 가장 높았기에 두 사람의 장(掌)이 등을 후려치자 풍운도 피를 토하며 비틀거린다. 




“그래. 잘했어. 모두 물려나. 혈마파천”




일마(一魔)의 쌍륜이 세로로 회전하며 비틀거리는 풍운을 향해 날아온다. 풍운은 주먹에 마기(魔氣)와 사기(邪氣)를 불어넣고 날아오는 쌍륜(雙輪)을 후려치며 일마(一魔)의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헉~ 이게 뭐야. 막아라.”




쌍륜(雙輪)이 힘없이 튕겨나가고 풍운이 파고들자 깜짝 놀란 일마(一魔)는 팔로 가슴을 보호하며 빠르게 물려났고, 십살(十殺)과 십일살(十一殺)이 두 사람 사이를 파고들었다. 




“빌어먹을.........”




풍운은 차마 십살(十殺)과 십일살(十一殺)을 공격하지 못하고 이를 갈며 뒤로 후퇴하더니 애매한 건물을 향해 주먹을 후려쳤다.




“콰아아아아앙~”




한쪽에 있던 건물이 폭탄을 맞은 것처럼 산산이 부셔지며 사방으로 날아간다. 




“일마(一魔)! 내가 왔네.”




이마(二魔)가 일마(一魔)의 옆에 착지했다. 일마(一魔)는 깜짝 놀라 이마(二魔)를 살펴보고 곧이라도 울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




“자네. 설마........아니겠지. 아니지. 아니라고 말해.”


“내가 살면 얼마나 살겠나. 멋지게 싸우다 죽겠네.”


“바보 같은 사람. 죽을지 알면서도 끝내 그걸 먹었단 말인가?”


“자네가 내 입장이라도 나처럼 했을 거야. 자네가 죽는 꼴을 어떻게 보나?”


“이마(二魔).”




일마(一魔)가 말을 잇지 못한다. 이마(二魔)가 자신의 위험을 보고 증폭마환단을 먹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네. 저기 저놈.........나를 이 꼴로 만든 저놈을 길동무 삼아야 저승 가는 길이 심심하지 않을 거야. 일마(一魔) 도와 줄 거지.”


“그래. 쌍륜합격진(雙輪合格陳)이 얼마나 무서운지 저놈에게 보여주세.”




쌍마(雙魔)가 떠들고 있는 사이, 삼마(三魔)를 비롯한 시안무사들이 몰려왔고 그 뒤를 따라 이막수와 마수일행이 몰려왔다. 이번 난주전투에 참여한 사람들 중에 무경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삼마(三魔)를 비롯한 시안무사들이 쌍마(雙魔)주위로 몰려가고 풍운과 냉하상을 발견한 이막수와 마수일행도 풍운을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어디로 가야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살아남은 4명의 십이살(十二殺)이 중간에 끼어 있었다. 




<<계속>>

[19금]레드썬 사이트는 성인컨텐츠가 합법인 미주,일본,호주,유럽 등 한글 사용자들을 위한 성인 전용서비스이며 미성년자의 출입을 금지합니다. 사이트는의 자료들은 인터넷에 떠도는 자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작권,초상권에 위반되는 자료가 있다면 신고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881건 31 페이지    AD: 비아그라 최음제 쇼핑몰   | 섹파 만나러 가기   |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