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중원견문록 - 4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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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여명 무렵.


자리에서 일찍 일어난 진은 마당으로 나와 간단한 준비운동을 한 후에, 천부신공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전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이제는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습관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한바탕 몸을 풀고 나니, 어느 덧 해가 여명을 물리치고 높이 뜨려 하고 있었다. 




“ 흠.... 이제 7시 정도 된 건가.... ”




하지만, 해시계로 대충 짐작한 것이기에 확신할 수는 없다. 


아침도 건량으로 대충 떼운 진은 하룻밤 머문 관제묘를 뒤로 하고, 다시 북으로 길을 나서기 시작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경공을 써서 무작정 북으로 달려 나갔다. 그러면서 그동안 가장 취약했던 부분이었던 경공술을 중점적으로 익혀나가기 시작했다. 




보법이 대인전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몸을 다루는 방법이라면, 경공술(혹은 경신술)은 달리는 것이 아닌, ‘ 빨리 걷는 방법 ’ 이다. 간혹, 경공을 빨리 달리는 방법으로 착각하기도 하는데, 경공의 기본은 어디까지나 몸을 가볍게 해서 빨리 걷는 방법이다. 


경공의 기초중의 기초는 큰 걸음걸이와 호흡이며, 처음 경공을 익힐 때에는 자신의 보폭수와 내딛는 걸음의 거리를 염두에 두고, 거리와 시간을 정해야 한다. 


처음 시작은 평지에서 가볍게, 산책하듯이, 그러나 일정한 걸음과 보폭!! 그리고, 호흡!!! 을 반드시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 이것이 익숙해지면, 한쪽이나 혹은 양쪽 발목에 모래나 납이 든 각반을 차고 연습하되, 처음부터 발목에 부담이 갈 정도의 무게로 연습하면 오히려 발목이나 몸을 망치기 쉬우므로, 약간 무겁다 싶을 정도의 무게감을 유지하면서 연습해야 한다. 그러면서 차츰 무게를 늘려가는 것이다. 


여기까지 완벽히 마스터했다면, 이번에는 장소를 산으로 바꾸어 연습을 시작하며, 이것 또한 평지에서 걷는 것처럼 익숙해 졌다면 비로소, 경공의 기초 중의 기초를 마스터했다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연습이 끝난 후 몸을 다스리는 방법이다. 대게는 연습이 끝난 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고, 약초를 조합한 탕약으로 소비한 체력을 보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이 탕약에서 각각 저마다 가문이나 문파의 비전처방이 들어가는 것이다. 


현대에서도 가장 간단한 경공을 배우고 익힐 수는 있다. 문제는, 몸을 보할 탕약의 처방이다. 허한 기를 채워주고, 식욕을 북돋아 주는 ‘보약’ 이 아닌, 기의 활력을 북돋아 주고, 소비한 체력을 보할 수 있는 그런 탕약이 필요한 것이다. 


이 기본을 완벽히 마스터했을 때에야 비로소, 기를 운용해서 좀 더 빨리 걷고 나아가 빨리 달리는 방법을 익히게 되는 것이며, 보법과 경공술 혹은 경신법 이 둘을 합쳐서 신법이라 한다. 가끔 호사가들이, ‘보법이자 경공을 써서 누가 장내를 유유히 빠져나갔다’ 라는 식으로 보법과 경공술을 하나로 보는 경우도 있으며, 진이 읽었던 무협지에서도 가끔 이처럼 보법과 경공을 하나로 만들어서 ‘보법이자 경공인 무슨무슨 법을 써서.....’ 라는 식으로 나온 것을 종종 보곤 했었는데, 이는 조금이라도 무공을 알고 신법을 배워본 이라면 터무니없는 착각이란 것을 알게 된다. 




[ “혹, 보법이자 경공인 그런 것도 있습니까, 어르신?! “]




신법을 배우기 전만 하더라도, 진도 무협지에서 읽었던 보법과 경공이 떠올라 함백에게 그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지 어리석은 질문이기 짝이 없었지만 말이다. 


신법에 대해 알게 되고, 보법과 경신술을 조금씩 배우면서 진은 자신이 함백에게 얼마나 어리석은 질문을 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따지고 들면, 그 차이점은 무수히 많으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차이점은 사용 방법과 그 운용체계가 다르다는 것이다. 보법은 어디까지나 대인전을 목적으로 만든 신법이며, 경공은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든 신법으로 그 차이가 너무나 명확하다. 


보법과 경공을 배우면서부터 진은 그것을 확연히 깨달을 수 있었다. 




‘ 꼬르르륵~~~~! ’




과거든 현대든, 배꼽시계는 정확한가 보다. 밥 달라고 아우성치는 소리에, 진은 힐끗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느 덧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점심도 먹을 겸해서 잠시 쉴 곳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보이는 거라곤 멀리 있는 산외엔 온통 황량한 벌판뿐이었다. 




“ 에잇! 조금만 더 참아다오, 배야! ”




아무데나 주저앉아 건량으로 배를 떼울 수는 있겠지만, 잔뜩 먼지 섞인 바람까지 들이마시는 것은 절대로 하고 싶지 않았다. 10여 분 정도 더 달리니, 초지대가 보이면서 커다란 강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바다를 보는 듯한 무척이나 커다란 강이었다. 거기서 쫌만 더 올라가니, 무척이나 커다란 마을도 나타났다. 아니, 마을이라기 보단 작은 도시 같은 곳이었다. 진은 몰랐지만, 장액이라는, 성도는 아니지만, 어엿한 하나의 도시다. 


그 도시에서 머물까 하다가 진은 다시 길을 나섰다. 속세를 떠나서 좀 더 자연의 아름다움과 야생을 즐기기 위해서라는 그런 거창한 목적이 아니라, 지금은 그저 좀 더 이 자유로운 기분을 만끽하고 싶어서였다. 


그렇게 두, 세 시간을 더 달리니, 초목지대와 거친 바위로 이루어진 산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 멋지구나...! ”




강을 따라 드넓게 자리 잡은 초지대는 눈에 익숙하면서도 낯설은 야생화로 인해 아름다웠고, 주로 바위로 이루어진 산은 그 세가 험하나, 그 나름대로 멋들어진 자태를 보이고 있었다. 


진은 경공을 멈추고 천천히 거닐면서 주변을 감상했다. 




“ 아.....! ”




한국의 풍경이 아기자기하고 고요한 가운데에 멋들어진 모습이라면, 중원의 풍경은 웅장하면서도 광대했다. 비교를 안하려 해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그렇게 비교가 되어진다. 




‘ 아마도...... ’




이 드넓은 대륙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렇게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감상하다보니, 어느덧 해가 저물려 하고 있었다. 




“ 이런..... ”




주위를 둘러봤지만, 적당히 머물 곳이 안보였다. 그 흔하다는 관제묘조차 보이지 않았다. 여기저기 둘러보며 적당한 곳을 물색한 곳을 찾다가 문득, 동굴이 떠올라 진은 눈앞에 있는 산으로 올랐다. 산세도 험하고, 무척이나 높은 산이었지만, 여느 산과는 달리 수목과 수풀이 울창한 산이었다. 




“ 너무 쉽게 생각했나..... ”




무협지에서 주인공이 산에서 길을 찾다 동굴을 발견하고 쉬는 장면이 자주 나와서, 혹시나 하고 따라해 본 건데, 역시 현실은 현실인가보다. 동굴은커녕, 동굴로 짐작되어지는 곳조차 찾아볼 수가 없었다. 




“ 후우.....! ”




기왕 이리된 거, 오기로라도 한 시간정도를 더 찾아 헤멨지만, 여전히 동굴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깊숙이 산중으로 들어와 버린 꼴이 되고 말았다. 날조차 어두워지려 하고 있었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랄까?! 낙차가 적은 폭포와 그 아래 자리한 자그마한 연못, 그리고, 그 옆에 제법 넓게 자리한 평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 문제는........ ”




연못 주위에, 각종 짐승들의 발자국과 오물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는 데 있었다. 아무래도 이 연못은 각종 동물들의 식수처인 듯싶었다. 그래도, 이제 와서 다른 장소를 물색하기에는 날이 너무 어두워져 있었다. 




“ 할 수 없군. 녀석들에겐 미안하지만...... ”




진은 그래도 연못에서 멀리 떨어진 평지 가장자리에다 자리를 잡고는, 내공을 끌어올려 오른손에 30cm정도의 강기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허릴 숙여 바닥에 강기를 댔다. 풀이 잘려나가고, 쓰윽~! 바닥이 패인다 싶은 순간, 지름 2m 정도의 둥근 원이 만들어졌다. 동물들에게 전하는 일종의 영역 표시다. 


내공을 거둔 진은 짐 속에서 백반을 꺼내, 제법 깊게 패인 홈을 따라 일정 간격으로 뿌렸다. 뱀의 접근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런 후, 다시 강기를 만들어 중앙쯤을 파서 작은 구덩이를 만들고는, 꽤 많은 나뭇가지와 장작 등을 구해와 구덩이에 모닥불을 지폈다. 




“ 역시........ ”




진은 생각하면 할수록 무공을 익히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먼 거리를 이동했어도, 피곤하지 않았고, 내공을 사용하면 이런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또렷이 구분할 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삼매진화를 일으켜 아주 간단하게 모닥불을 지필 수도 있으니깐 말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일반인에 비해 최소 서, 너배의 힘을 더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인으로서는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일을 가뿐히 해낼 수가 있다. 뭐, 그래도 최소 그 무공수준이 일류정도는 되어야 하지만 말이다. 어찌 보면, 슈퍼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하지만.......... ”




진은 살며시 오른손에 내공을 끌어올렸다. 손끝이 반짝인다 싶은 순간, 사악~! 빛을 발하며 푸르른 강기가 만들어졌다. 야밤에 보는 푸르른 강기는 시린 듯 차가워 보이면서도 아름다웠다. 진은 자신이 운이 좋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처럼 손쉽게 강기를 생성하곤 하지만, 무림인이 강기를 생성하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강기를 생성하기 위해선 적어도 일 갑자 이상의 내공이 필요하다. 말이 일 갑자지, 최소 60년 이상의 고된 노력이 필요하단 얘기이며, 일 갑자의 내공을 가졌다 하더라도 정, 기, 신에 대한 깨달음이 없이는 강기를 형성할 수가 없다. 억지로 강기를 형성할 수는 있겠지만, 그건 진정한 의미의 강기가 아닐뿐더러, 오히려 몸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 


한 마디로 말해, ‘강기’ 는 무림인이 꿈에서조차 갈망하고 갈망하는 그런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신의 몸에는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강대한 내공이 깃들어 있으며, 육체조차 의선 함백이 감탄할 정도로 최상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사물의 위치와 특성, 그리고 십 여년 전의 일들조차 떠올릴 정도로 머리 또한 놀랄 만큼 좋아져 있었다. 


덕분에, 무림인이 5,60년을 고되게 수련해도 도달할까 말까하는 절정의 경지를 손쉽게 이룰 수 있었으며, 강기 또한 이처럼 자유자재로 다룰 수가 있게 되었다. 무림인들이 알면 허탈해 하다못해 자살할지도 모를 일이 자신에게 일어난 것이다. 




‘ 어쩌면......... ’




우스운 생각이겠지만, 이 모든 게 신의 장난일지도 모른다. 그 외에 무슨 말로 자신이 이곳에 있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 그렇다면.......... ’




세상에 댓가 없는 공짜는 없다고 했다. 신은 자신에게 강대한 내공과 최상의 육체, 그리고 뛰어난 머리를 주었다. 하지만, 그 만큼 엄청나게 위험한 일을 자신이 처리해야 한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 꼬르르르륵~~!! ’


“ .................. ”




뭐, 이 모든 것은 무신론자와 신자가 알아서 생각할 일이고, 지금 당장 급한 것은 밥달라고 아우성치고 있는 자신의 배를 채우는 일이다. 




“ 그래도....... ”




이제는 생각해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왜 이 세계에 오게 되었는지를 말이다. 




‘ 어쩌면 진짜 신이란 존재가 있어서 나에게 뭔가....... 응?! ’




건량을 잘근잘근 씹으면서 생각에 빠져들려던 진은 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들리는 인기척에 슬며시 내공을 끌어올리고 신경을 집중했다. 




‘ 하나, 둘....인가....?! ’




것도 좌우 양쪽에서였다. 조심스레 다가오던 기척은 불빛을 발견했는지, 이내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싶은 순간, 양쪽에서 두 명의 인영이 나타났다. 




‘ 무림인이군. ’




꽤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짧은 시간 안에 나타날 수 있는 인물은 무공을 익힌 무림인밖에 없다. 진은 슬며시, 양쪽에서 나타난 인영을 바라보았다. 


왼쪽에서 나타난 인영은 17, 8세쯤 되어 보이는, 꽤 잘생긴 소년이었고, 오른쪽에서 나타난 인영은 소년과 비슷한 또래인 듯 했으나, 소녀라고 하기엔 상당히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둘의 공통점을 찾으라면 둘 다 꽤 오랜 여행을 했는지 지저분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 우....... 꿀꺽.....! ”


“ 잉..... 맛있겠다..... 쩝쩝....... ”




상당히, 아니 무지 애처로운 눈빛으로 입맛을 다시면서 진의 손에 들린 건량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애처로운 모습에, 진은 자기도 모르게 손에 들린 건량을 소년과 소녀에게 내밀었다. 




“ 고맙습니다! ”


“ 어머?! 고마워요. ”




소년과 소녀는 감사의 말을 하며 건량을 받으려다, 그제서야 진외에 서로의 존재를 인식했는지 힐끗 서로 바라보고는 이내 진의 손에 들린 건량을 낚아채다시피 해서 들고는 입에 우겨넣다시피 하면서 씹기 시작했다. 


하지만, 꽤 오래 굻었는지 순식간에 먹어치우고는 슬며시 진의 좌우에 앉아 모닥불을 쬐는 척! 하면서, 서로를 경계하면서 다시금 진의 손에 들린 건량을 힐끗힐끗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마치 개와 고양이 같아 진은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아버렸다. 




“ 흥! 뭐가 그리 우습죠?! ”




그 모습을 본 소녀가 날카롭게 진을 째려보았다. 




“ 아, 아니.... 미안합니다, 소저. 나도 모르게 그만. ”




사과했지만, 진은 좀처럼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 사과의 뜻으로... 좀 더 드실래요?! ”




진은 억지로 웃음을 참으면서 소녀에게 건량을 내밀었고, 소녀는 진을 째려보면서도 낚아채듯 건량을 받아 입에 넣고 씹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소년은 부러운 듯 바라보았다. 




“ 이것 참...... ”




진은 소년에게도 건량을 내밀었다. 그 건량을 받아 입에 넣고 씹으면서도 소년은 좀처럼 소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 흥! ”




소년의 시선을 느낀 소녀가 날카롭게 째려보고는 돌아앉자, 소년은 금방이라도 울것처럼 울상을 짓더니만...




“ 형님! 저 아무래도 저 소저에게 반한 것 같습니다. 아! 이런 게 사랑인 걸까요?! 네?! ”




느닷없이 진을 형님이라 부르면서 사랑의 열변을 토해냈다. 




“ 컥! ”




소년의 갑작스런 행동에, 진은 하마터면 사레걸릴 뻔 했고, 소녀는 ‘ 뭐 이런 바보가 다 있나’ 하는 눈빛으로 소년을 째려보다 아예 몸을 돌려 앉아 버렸다. 그래도 소년은 넋 나간 사람처럼 소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입에 건량을 문체로......




“ 아아, 그 모습조차 너무 아름답소, 소저! ”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말이다. 




“ 하아.......! ”




진은 문득, 이 소년과 소녀와의 만남이 앞으로 계속될 것과 함께 그 앞날이 결코 평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그래도......... 




‘ 이런 게 ’인연‘ 이란 것일까.....?! ’


























p.s : 늦어져서 무지무지 지송함당..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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