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215부

본문

풍운일행은 금산반일행이 떠난 지하대전에서 이번 전투에서의 부상을 치료하고 있었다. 풍운은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맞아 도치와 악무룡을 찾아보기로 했다. 도치는 어느 정도 부상이 완치되어 간단한 운동을 하고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고, 악무룡은 아직 움직이는 것도 힘들어 곽지향이 간호하고 있다고 했다. 풍운은 먼저 도치의 방으로 갔다. 도치는 방안에서 간단한 운동을 하고 있었다. 




“이제 살만한가 보구나.” 


“일사님........어서오세요.” 


“둘만 있는데 무슨 일사님이냐. 그냥 풍운이라고 불려. 뭐하고 있었어.” 


“계속 침상에만 있었더니 답답해서 운동 좀하고 있었어. 앉아.” 




도치는 풍운에게 의자를 내주고 자신도 의자에 앉았다. 풍운은 의자에 앉으려다 도치의 침상 옆에 있는 일점홍을 발견했다. 일점홍은 도치의 도끼와 함께 있었다. 




“저 검(劍).........그때 그 살수거니.” 




풍운이 일점홍을 가르치며 말하자 도치는 일점홍을 힐긋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거린다. 




“저걸 네가 왜 가지고 있니?” 


“그 여자가 나중에 찾으러 온다고 했어.” 


“그게 다냐?” 


“무슨 말이야?” 


“대충 보기에도 평범한 검(劍) 같지는 않는데, 이런 검(劍)을 너에게 맡길 정도면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거 아니야?” 


“글쎄. 살수가 아닌 무사로써 정정당당한 대결을 통해 검을 찾아가겠다고 하더군. 나한테 당한 일이 억울했던 모양이야.” 


“당해? 뭘 당해.” 




풍운이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도치를 보며 말하자 도치는 툭하고 풍운의 머리를 친다. 




“엉뚱한 상상하지 마. 그 여자는 자존심이 강한 여자였는데 나한테 형편없이 깨져서 복수하겠다는 거야.” 


“두고 보면 알겠지. 하여튼 빨리 털고 있어나라.” 




풍운은 자리에서 있어났다. 




“벌써 가려고?” 


“악무룡한테도 가보려고.” 


“가지 마라. 곽지향이 눈치 준다. 간만에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방해하지 마.”


“그런가? 알았다. 너도 쉬어라” 




풍운은 도치의 방에서 나와 악무룡의 방을 앞에서 망설이다가 사우를 찾아가 보았다. 사우는 천유와 함께 있었다. 




“왔어. 여긴 웬일이냐?” 




사우 대신 천유가 풍운에게 말했다. 




“그냥 뭐하나 궁금해서.” 


“오랜만에 한가해서 사우님께 국선도를 알려주고 있었어. 풍운 너도 함께 배울래.” 


“됐어. 간다.” 




십이사들은 오랜만에 한가롭게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풍운은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고 무경의 방으로 가려는데 명운이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명운은 풍운 앞에 멈추더니 한권의 책을 내밀었다. 




“이게 뭐죠.” 


“반역자들을 죄의 등급에 따라 정리했습니다. 한번 읽어 보세요.” 


“제가요? 왜요?” 


“사부가 한번 읽어보라고 하셨어요.” 


“그래요. 알았어요.” 




풍운은 명운에게 책을 받았다. 




“저는 이만 물려가겠습니다.” 




명운은 풍운에게 책을 전해주고 물려갔고, 풍운은 책을 들고 무경의 방으로 갔다. 풍운은 탁자에 명운에게 받은 책을 올려놓았다. 




“이게 뭐죠.” 


“금산반이 읽어보라고 보냈어. 무경이 읽어봐~” 




무경은 탁자에 있던 책을 펼쳤다. 책에는 림산에서 벌어졌던 지금까지의 사건과 사건을 일으킨 반역자들이 세세하게 명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다음 장에는 금이의 철갑기동군에게 인수한 포로들과 무림군에게 인수한 포로들을 죄의 경중에 따라 1급에서 3급까지 정리한 기록이 보인다. 무경은 명운이 정리한 자료를 모두 읽어보고 풍운에게 내밀었다. 




“운랑도 한번 읽어보세요.” 


“관심 없어. 대륙상회 내부 일을 내가 알아서 뭐해.” 


“금산반님은 이중에서 누굴 죽이고, 누굴 용서할 건지 운랑께 물어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운랑도 보셔야죠.” 


“그만큼 피를 보았으면 됐지 또 누굴 죽이겠단 거야.” 


“운랑이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알아요. 하지만 모두를 용서하긴 어려워요.” 


“쩝~ 그런가?” 




풍운은 무심한 눈길로 책을 펼치더니 빠른 속도로 책장을 넘긴다. 




“이 책대로라면 죄 없는 놈이 한 놈도 없고, 모두 죽일 놈들만 있네.” 


“같은 사건이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어요. 그 책은 참고만 하시고 운랑이 보고 느꼈던 것을 종합하여 스스로 판단하세요.” 




풍운은 책을 탁자에 내려놓고 눈을 감았다. 지금까지 림산에서 벌어졌던 사건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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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린무일행의 이동속도는 무척이나 느렸다. 아무리 불사마공(不死魔功)을 익힌 혁린무라도 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수라진백마공과 폭풍도를 무리하게 사용해 부상이 악화되었다. 또한 살아남은 20명의 혈영대 무사들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만일 림산전투에서 승리했다면 아무리 부상을 입었다 해도 지금처럼 피곤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림산전투에서 입에 올리기조차 부끄러운 참패(慘敗)를 당할 후라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 한걸음, 한걸음이 천근만근처럼 느껴진다. 혁린무는 날이 어두워지자 바닥에 주저앉았다. 현재 혁린무일행은 악양에서 2시진(4시간) 거리에 있었다. 




“공자님 조금만 더 힘내세요. 조금만 더 가면 악양입니다.” 


“무사들도 모두 치쳤어. 잠깐만 쉬었다가자. 너희들도 쉬어라.” 




혁린무는 뒤에 있던 나무에 등을 기대고 어두워지는 하늘을 올려다보았고 혈영대 무사들도 서로 눈치를 보더니 바닥에 주저앉았다. 모두들 심신(心身)이 치진 상태라 자리에 앉자 졸음이 밀려온다. 




흑도연합군은 혁린무일행과는 달리 말을 타고 이동중이라 이동속도가 빨랐다. 또한 도망치는 놈들보다는 쫓아가는 사람들이 힘도 덜 들고 뚜렷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속도도 빠르기 마련이다. 흑도연합군의 앞에 넓은 평지가 나타났다. 평지에는 중간, 중간 있는 나무들을 제외하면 초원을 연상하게 할 만큼 넓었다. 




“하벽님 앞에 배화교 잔당이 있습니다.” 




앞서 달려가던 무사가 초하벽에게 달려왔다. 




“드디어 꼬리를 잡았군. 모두 무기를 점검해라.” 




초하벽이 무사들에게 명령하니 무사들이 자신들의 무기를 점검했다. 땅거미가지는 초원에 길게 늘어진 그림자가 보이고 그림자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혁린무는 지축을 울리는 말발굽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놈들은 누구지.” 


“제가 누군지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공자님은 먼저 출발하세요.” 




형오일살이 무기를 점검하고 초원을 달려오는 무사들에게 달려갔다. 혁린무는 옆에 세워두었던 도(刀)를 잡았다. 기분이 이상하다. 아무래도 자신들을 노리고 오는 놈들 갔다. 혁린무는 주위를 돌아보니 사방이 뚫린 평지다. 




“하필이면 이런 곳에서...........안되겠다. 모두 도망친다.” 




혁린무는 악양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고, 나머지 무사들도 혁린무를 따라 나섰다. 형오일살은 가장 선두로 달려오는 금빛무복을 입은 무사들을 보고 재빨리 방향을 틀었다. 무사들의 복장으로 보아 천마마련의 금마마령대가 확실하다. 그럼 자신들을 쫓아오는 놈들이 흑도연합군이라는 말이다. 




초하벽도 형오일살과 혁린무일행을 발견했다. 




“금마마령대 돌격하라. 사사비연대! 놈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길을 막아라.” 




초하벽의 명령이 떨어지자 사사비연대 무사들이 말 등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천마마령대는 타고 있는 말에 체직을 가하며 도망치는 형오이살과 혁린무일행을 쫓았다. 형오일살과 흑도연합군과의 거리가 좁혀진다. 형오일살은 이를 악물고 경공을 발휘하여 혁린무의 겉으로 다가갔다. 




“이살...........공자님을 모시고가라. 나머지는 나를 따른다.” 


“어떻게 하려는 거야.” 




이살이 불안한 눈으로 일살을 바라본다. 




“이대로 있으면 모두 죽어. 공자님만이라도 피신시켜야 한다. 이살은 공자님을 모시고 가고 나머지는 남는다.” 




“빌어먹을...........알았어.” 




이살은 혁린무의 손을 잡고 전력을 다해 도망쳤고, 형오일살과 삼살을 비롯한 나머지 혈영대 무사들은 흑도연합군을 향해 돌아섰다.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 한다. 준비해.” 




형오일살은 검(劍)을 빼들고 검집을 던져버렸다. 




“일살.........그동안 즐거웠다. 저승에서 만나자.” 




삼살은 옷을 찢어 검(劍)과 손을 단단하게 고정시켰다. 초하벽은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는 20여명의 혈영대 무사들을 발견했다. 놈들은 혁린무가 도망칠 시간을 벌어주려는 모양이다. 




“금마마령대...........놈들을 쓸어버려.........돌격하라” 




금마마령대가 형오일살이 지휘하는 혈영대 무사들을 향해 돌격한다. 형오일살과 삼살은 검(劍)에 내공을 주입하고 흑도연합군을 향해 날아올랐다. 일살과 삼살은 이미 죽기를 각오했기에 처음부터 전력을 다한 절정마검을 펼치니 두 사람의 검(劍)에서 무수한 검영(劍影)들이 피어나 흑도연합군에게 날아갔다. 




“금마마령대 놈들을 막아라.” 




초하벽의 명령에 10명의 금마마령대가 날아올라 자신들을 공격하는 형오일살과 삼살을 공격했다. 




“쾅아앙~” 


“쨍~ 쨍~ 쨍~” 




검과 검이 부딪치자 불꽃이 일어난다. 형오일살과 삼살은 자신들의 몸을 돌보지 않고 금마마령대가 만들어낸 검영(劍影)들 틈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쨍~쨍.” 


“헉~ 이게 뭐야. 크윽~” 




금마마령대 한명이 가슴을 잡고 떨어지고 형오일살과 삼살은 공중제비를 돌아 형영대 무사들이 있는 곳으로 착지한다.




“놈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배수의 진을 쳤군. 놈들을 포위하라.” 




초하벽의 명령에 흑도연합군이 20여명의 혈영대 무사들을 포위했다. 




“시간이 없다. 모두 죽어라.........돌격~” 




초하벽의 명령에 금마마령대 무사들이 혈영대 무사들을 포위하고 공격을 시작했다. 형오삼살은 림산전투에서 흥분한 혁린무를 진정시키다 외팔이가 되었다. 한 자루 검(劍)이 자궁혈(목)을 향해 날아오고, 세 자루 검(劍) 몸통을 향해 날아온다. 상대는 지금까지 상대했던 놈들과는 다르다. 천마마련 최고의 부대인 금마마령군이기 때문이다. 형오삼살은 이를 악물고 상체를 숙여 목으로 날아오는 검을 피하고 세 자루 검을 향해 파고들었다. 한 자루 검(劍)이 옆구리를 파고들고, 또 다른 검이 가슴을 파고든다. 형오삼살은 마지막 힘을 모야 자신의 몸에 바람구멍을 만든 놈들을 향해 절정마검을 펼쳤다. 




“크윽~” 


“크악~” 




두 마디 짧은 비명과 함께 금마마령군이 쓰려지는 모습과 다섯 자루 검(劍)이 날아오는 모습이 보인다. 형오삼살은 눈을 감았다. 최선을 다했기에 미련은 없다.




“크윽~” 




형오일살은 삼살이 쓰려지는 모습을 보았다. 삼살은 마지막 힘을 다해 2명의 금마마령군을 베어버리고 자신도 끝내는 고슴도치가 되어 쓰려졌다. 형오일살은 주위를 살펴보았다. 이미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던 20여명의 혈영대 무사들은 금마마령대의 상대가 아니었다.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두 명의 혈영대 무사의 머리가 공중으로 날아오르며 붉은 피가 분수처럼 솟구친다. 형오일살은 검(劍)을 잡은 손에 자신의 모든 내공을 몰아넣었다. 형오일살의 검(劍)에서 차가운 살기를 머금은 검영(劍影)들이 피어올라 금마마령대 무사들을 향해 날아간다. 




“크악~” 


“크윽~” 




두 명의 금마마령대 무사가 검과 함께 팔이 날아가며 쓰려지고, 네 자루 검이 형오일살의 가슴을 향해 파고들었다. 형오일살은 금나수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검(劍)을 잡고 검(劍)을 직선으로 내리치니 자신을 공격했던 금마마령대 무사의 몸이 반으로 갈라지면 붉은 피가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하지만 형오일살도 무사하지는 못했다. 손은 걸레처럼 변하고 네 자루 검이 등과 가슴을 파고들었다. 형오일살은 비틀거리는 몸을 검에 의지해 힘들게 버티고 섰다. 




“비록 적(敵)이지만 진정한 무사다. 금마마령대.........고통 없이 단칼에 끝내라.” 




초하벽의 명령에 한명의 금마마령대가 비틀거리는 형오일살의 목을 베어버렸다. 초하벽이 하늘을 올려다보니 하늘을 날고 있는 사사비연대가 신호를 보냈다. 




“초하벽님.......혁린무와 나머지 한명이 서쪽으로 도망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무리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사사비연대 중 한명이 신호를 보고 초하벽에게 보고했다. 




“그게 무슨 말이죠. 정체를 알 수 없는 무리라니요?”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혁린무부터 잡고 보죠.” 




초하벽은 차가운 시체로 변한 형오일살일행을 뒤로하고 도망친 혁린무의 뒤를 쫓았다.




혁린무는 죽고 싶었다. 이게 무슨 꼴이란 말인가? 이천의 무사를 이끌고 중원으로 들어왔다. 장강수로십팔채와 대륙상회를 장악하여 중원 정복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다. 혁린영의 실패를 비웃으며 자신은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했다. 그런데 지금, 2천의 무사는 모두 죽었고, 부하들의 희생을 뒤로하고 혼자 살겠다고 도망치고 있다. 




“공자님..........힘을 내세요. 악양까지만 가면 천상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형오이살도 일살일행의 죽음을 보았다.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혁린무만은 반드시 살려야 한다. 형오일살 일행을 처리한 흑도연합군이 다시 뒤를 쫓아온다. 어떡해서든 흑도연합군의 추적을 뿌리치고 악양으로 가야한다. 흑도연합군과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 혁린무는 뒤를 바라보더니 발걸음을 멈추었다. 




“형오이살...........더 이상 부끄러운 꼴 보이지 말자.” 


“공자님.........안됩니다. 공자님만이라도 도망쳐야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 형오이살.........그동안 성질 더러운 놈 모시느라 고생 많았다. 우리 무사답게 싸우다 죽자.” 




혁린무는 도(刀)를 양손에 잡고 아수라진백마공을 끌어올렸다.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죽겠다는 결의(決意)다. 형오이살은 안타까운 눈으로 혁린무를 바라보다가 자신도 검(劍)을 뽑았다. 혈오일살일행이 조금만 더 시간을 끌어주어 평지에서 벗어날 수만 있었어도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형오일살일행은 일다경(15분)도 버티지 못하고 차가운 시체로 변했고, 자신들은 평지도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더구나 하늘에는 사사비연대가 감시하고 있다. 혁린무가 아수라진백마공을 끌어올리자 그의 몸이 붉게 물들더니 붉은 기류가 뭉클뭉클 피어오리기 시작했다. 




초하벽도 혁린무와 형오이살을 발견했다. 




“멈춰라.” 




초하벽은 혁린무 앞에 무사들을 멈추게 하고 자신이 직접 말에서 내리려했다. 




“벽랑........벽랑이 직접 상대하실 겁니까?” 




초하벽의 옆에 있던 여언상이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한다. 




“적(敵)의 수장이니 나도 예의(禮義)로써 상대해 줘야지. 걱정하지 마.” 




초하벽은 여언상의 어깨를 다독거리고 말에서 내렸다. 




“동해어부님.......나머지 한 놈을 부탁합니다.” 


“허허허~ 나한테도 기회가 오는군. 알았네. 나머지 한 놈은 내가 처리하지.” 




동해어부는 어깨에 걸치고 있던 낚싯대 챙겨 말에서 내려왔다. 예전에 풍운과의 대결에서 부려진 낚싯대 대신 새로 장만한 낚싯대다. 




“어디 얼마나 싱싱하지 볼까?” 


“휘이익” 




동해어부의 낚싯대가 휘어지며 가느다란 줄이 형오이살의 목을 향해 날아간다. 형오이살은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줄을 향해 검(劍)을 내리쳤지만 검은 거미줄에 걸린 것처럼 움직이질 않았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이놈아. 천잠사로 만든 줄이 쉽게 끊어질 것 같아.” 




동해어부는 차갑게 웃으며 낚싯대를 잡아채니 형오이살은 손아귀가 찍어지는 고통에 그대로 동해어부를 향해 날아올랐다. 




“흥~ 마지막 발악이냐.” 




동해어부는 낚싯대로 좌우로 흔들어 자신에게 날아오는 형오이살의 속도를 줄이고 품속에서 종이를 꺼내 허공에 뿌렸다. 형오이살은 갑자기 눈앞에 캄캄해지며 두 마리 용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자 헛바람을 들이켰다. 배교 장로인 동해어부가 술법을 펼친 것이다. 




“좌로 이보, 앞으로 일보, 멸절파황을 펼쳐라.” 




초하벽과 대치하며 차가운 눈으로 동해어부와 형오이살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던 혁린무가 소리를 지르니 형오이살은 혁린무의 말대로 좌로 이보, 앞으로 일보를 이동해 검(劍)을 뿌렸다. 동해어부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검영(劍影)들을 보고 낚싯대로 좌우로 크게 휘두르니 형오이살이 만들어낸 검영(劍影)들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두 마리 용이 형오이살의 머리와 가슴을 파고들었다. 




“크아아악~” 




형오이살은 나무토막처럼 쓰려지고, 동해어부가 낚싯대를 휘두르자 얇은 낚싯줄이 쓰려지는 형오이살의 목을 휘감아 돌아가자 주인을 잃어버린 목이 허공으로 떠오르며 붉은 피가 분수처럼 솟구친다. 




“끝났군. 나머지는 하벽공자가 처리하게!”




동해어부가 손을 떨고 물러나자 혁린무는 자신의 앞에 있는 초하벽을 노려보았다. 이제 모두 죽고 자신밖에 남지 않았다. 상대는 자신과 비슷한 나이로 벽옥처럼 하얀 피부에 여자처럼 곱게 생긴 사내였다.




“나는 배화교의 혁린무라고 하네. 자넨 누군가?”


“이름이 밝히기 힘들군요. 그냥 천마마련 사람이라고만 말씀드리죠.”


“나 같은 놈에게 이름도 알려주기 싫다는 건가?”


“그건 아닙니다. 말 못할 사정이 있습니다. 준비하시죠.”


“자네 혼자서 나를 상대하겠다는 건가? 아니면 주위에 있는 놈들과 함께 상대하겠다는 건가?”


“당신의 상대는 접니다. 금마마령대나 사사비연대는 이번 대결에 나서지 않을 겁니다.”


“대단한 자신감이군. 좋아. 나도 최선을 다하겠네. 자네도 최선을 다하게.”




혁린무는 아수라진백마공을 끌어올리니 그의 주위에 일렁이던 붉은 기운이 아수라의 형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초하벽도 처음부터 전력을 다해 아수라참마신공을 끌어올리니 그의 몸 주위에도 붉은 기운이 피어올라 아수라의 형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배화교 십대마공의 하나인 아수라진백마공과 천마마련의 아수라참마신공이 50년 만에 다시 대결하는 것이다. 과연 이들의 대결은 어떻게 될 것인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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