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물

악연(惡緣) - 4부

본문

제 5장: 오! 수정 






“누나는 대학생마저?”




“무슨 소리야?”




“무슨 대학생이 날마다 술이 떡이 돼서 들어 오냐.”




“남 이사! 술을 먹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




2층 거실에 소파에 앉아 양말을 신고 있던 태수가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서 방에서 나와 욕실로 들어가는 지영을 바라보며 한마디 하자 지영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욕실로 들어가 버렸다.




‘정말 위험했어.’




욕실로 들어가는 지영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태수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어젯밤 일은 정말 위험했다. 자신의 떨리던 손이 지영의 분홍빛 유두 바로 앞까지 다가갔지만 결국은 만지지를 못하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학교 갈 준비나 해야겠네.”




오늘은 처음으로 가입한 클럽에 모임이 있는 날이 기도해서 준비할게 많은 태수였다.




“어제 내가 무슨 실수한 거 없어?”




욕실에서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털며 나오던 지영이 혹시나 어젯밤 자신이 술기운에 실수를 하지 않았나 걱정이 되어 태수에게 물었고 태수는 그런 지영을 잠시 바라보더니 어젯밤 지영이 침대에서 하던 말을 떠올리며 한마디 하였다.




“근데 누나.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어?”




“왜?”




거실의 커다란 거울을 쳐다보며 머리 손질을 하던 지영이 무성의하게 대답을 하고 있었다.




“정수라는 사람이 누구야?”




“......”




태수의 말에 순간적으로 멈칫하는 지영이였다. 어떻게 태수의 입에서 정수선배가 나왔는지 이해 할 수 없었다. 아마도 자신이 술기운에 쓸 때 없는 말을 한 모양이었다.




“넌 몰라도 돼!”




지영이 이 말을 남기고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태수가 보기에 뭔가 사연이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어젯밤 지영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바로 강정수라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결코 좋은 감정으로 만나는 사이가 아닌 듯 지영의 입에서는 욕설도 같이 튀어 나왔다.




“내려와서 아침 먹어라!”




“예!!”




1층에서 들려오는 큰어머니의 목소리에 태수가 대답을 하고는 지영누나 방으로 다가갔다.




“누나 밥 먹으러 내려오래.”




“알았어. 먼저 내려가.”




태수가 1층으로 내려간 지 10분정도 지난 후에 지영이 1층으로 내려왔다.




“저기. 오늘 좀 늦을 거 같아요.”




“무슨 일 있니?”




“그게 스쿼시서클에 가입했는데 오늘이 첫 모임이거든요.”




“그래! 그래도. 너무 늦지 않게 들어 오거라.”




“네.”




태수가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서면서 큰어머니께 저녁에 늦을 거 같다고 이야기하고는 학교로 향하였다.




“안녕!”




“누나 안녕하세요!”




오늘도 학교 앞 버스정류장에 수정이 태수를 기다리고 있었고 태수가 버스에서 내리자 반갑게 맞아주고 있었다.




“어제 잘 들어갔어?”




“네.”




두 사람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학교로 향하였다.




“이거 받아라!”




“이게 뭐냐?”




아침부터 별관 서클사무실에 마주앉은 주원이 철민에게 작은 약통 같은 것을 넘겨주었고 철민이 주원을 바라보며 약통의 용도를 물어보았다.




“그거. 아는 형을 통해서 얻은 건데 일본에서 몰래 들여온 환각제야.”




“환각제?”




“그래! 그 형이 그러는데 약효하나는 직빵이라고 그러더라.”




“근데...이거 나중에 별 탈 없을까?”




“걱정할거 없어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넌 내가 말 한데로 형들이나 물색해봐!”




“그건 염려마라 고삐리 먹게 해준다고 했더니 서로 하겠다고 날리다.”




“그래! 절대 우리가 했다는 증거나 물증을 남기면 안 돼 우리는 그저 뒤에서 지시만하고 직접 움직이는 것은 그 형들이 해야 돼 알았지?”




“응! 근데... 수정이는...”




“알았어! 걔는 네가 알아서 해!”




“헤헤헤!! 땡큐!”




“아참! 그거 절반씩 넣어야한다. 약효가 너무 강해서 처음 복용하는 사람이 한 알씩 먹으면 위험해 질수도 있다고 했거든 그러니까 한사람에 절반씩 넣어야해!”




“응! 알았어!”




이야기를 마친 주원과 철민이 30분정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같이 가자! 응~! 태수야! 같이 가자!!”




“싫어요!”




“그러지 말고 누나하고 같이 가자 응~!”




옆에 붙어 앉아 정말 끈질기게 말을 하는 수정을 보며 태수는 속으로 그 끈질김에 혀를 내두르고 있는 중이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학교 등나무 밑에 앉아 쉬고 있는데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주말에 친구와 놀러 가는데 같이 가자고 자신을 조르고 있는 중이었다.




“싫다니까요.”




태수의 입장에서야 생전 처음 보는 수정누나 친구들과 같이 놀러 간다는 게 부담스러웠고 무엇보다도 주말에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마음껏 할 수 있었기에 그 시간을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정말! 이럴 거야!”




“......”




수정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지자 주위에 있던 학생들이 두 사람을 쳐다보았고 태수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주위시선이 부담스러워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나가 같이 가자고 이렇게 부탁하는데 그거 하나 못들어주냐! 정말 너무해!”




“누, 누나!!”




수정이 눈물을 보일 듯하자 오히려 당황한쪽은 태수였다. 설마 이런 일로 눈물을 흘릴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에.




“아, 알았어요! 누나 같이 가요.”




“저, 정말!!!”




결국 태수가 백기를 들고 말았고 태수의 대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수정이 팔짝팔짝 튀며 좋아하고 있었다. 수정은 자신의 목적이 달성된 것에 정말 기뻐하고 있었다. 아침에 친구에게서 주말에 있을 여행 출발 시간을 들었을 때 무심코 태수가 떠올랐고 이렇게 점심시간에 태수에게 찾아와 조르게 되었고 결국 같이 놀러가게 됐으니 말이다.




“그럼 주말에 8시까지 누나 집으로와 올 수 있지?”




“네.”




“꼭 와야 된다! 남자가 약속을 했으면 반드시 지켜야겠지!”




“알았어요! 꼭 갈께요.”




태수와 수정이 주말에 있을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때 철민이 교실 창문을 통해 두 사람을 내려다보고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윤수정 이번 주 토요일 날 도도한 네년의 콧대를 자근자근 밟아주마!”




“근데 저 새끼는 보면 볼수록 지훈이 새끼하고 닮았단 말이야. 재수 없게.”




철민이 수정과 같이 본관 건물로 걸어오고 있는 태수를 보며 기분 나빠하고 있었다.




띠리리~♬




"정환형님 안녕하세요!“




철민이 평소에 가깝게 지내는 형님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는 주원이 계획한 일을 설명해주며 건장한 남자 5명을 부탁하였고 수화기 너머에서는 철민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는 모양인지 철민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형님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철민이 자신의 부탁을 들어준 전화속 상대에게 허리를 90도로 꺾으며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었다.




“이로써 준비는 끝났다!”




입가에 음흉한 미소를 띠고 있는 철민이 그 계획이라는 게 별반 대단한 게 없는 그저 주원이 준비해온 약을 여자들에게 먹이고 약에 취해있는 여자들을 자신들이 먼저 강간을 하고나서 철민이 부른 남자들에게 돌림빵을 시킨다는 계획이었다. 누가 누군지 모르게 자신들이야 나중에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하면 된다.




스쿼시클럽모임은 하교 후 회원들이 모여서 시내의 스쿼시센터로 이동하여 같이 저녁내기 게임을 하였는데 초보나 다름없는 태수와 한 팀이 된 수정팀이 태수의 선전으로 인하여 수정팀이 우승을 하였고 같이 저녁을 먹고 각자의 집으로 헤어졌다.




“그럼 들어가세요. 누나.”




“들어가서 차라도 마시고 갈래?”




“아니요! 너무 늦은 거 같아서 돌아갈게요.”




“뭐..그럼 할 수 없지 오늘 즐거웠어.”




“네. 저두요. 그럼 들어가세요.”




“조심해서 들어가!”




뒤돌아가는 태수를 수정이 하염없이 바라보다 태수가 잠깐 돌아서 자신을 보자 손을 흔들어 주고는 자신도 집으로 들어갔다.




“오후에?”




“응!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오후에 모여서 출발하기로 했대.”




“무슨 사정?”




“그게. 주원이 오전에 일이 있어서 오후에 자기 별장으로 간다고 그때 출발하래.”




“그럼 하룻밤 자고 와야 하는 거야?”




“아마도.”




수정이 태수와 여행을 가기로 한 하루 전날 수정은 친구 미진에게서 걸려온 전화에 난색을 표하고 있었다. 내일 아침에 출발에 저녁에 돌아올 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계획이 변경이되 하룻밤을 자고 와야 할지도 모르게 되어버렸다.




‘어떡하지 태수한테 간다고 했으니 안 간다고 할 수도 없고 말이야..’




수정은 토요일 아침에 같다가 저녁에 돌아오는 줄로 알고 친구에게 간다고 말했는데 일이 이렇게 꼬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 엄마 또한 하룻밤 외박을 허락해 주실지 의문 이였다.




‘엄마한테 뭐라고 하지?’




‘어쩔 수 없지 태수한테 그렇게 졸라서 겨우 같이 가는 걸로 했는데 이제 와서 못 간다고 할 수도 없고 말이야.’




친구와 통화를 끝낸 수정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더니 결국 가는 방향으로 생각을 정하고는 엄마에게 허락을 받기 위해 1층 안방으로 향하였다.




“그러니까 네 친구들하고 태수도 같이 여행가서 하룻밤같이 보내기로 했다?”




“네! 엄마. 내일 하루만 친구들하고 놀다 올게요. 그러니 허락해주세요!”




정숙은 방에서 며칠 전 왔다간 태수 때문에 요즘 부쩍 죽은 지훈의 사진을 보는 습관이 늘어버렸다. 전에는 그저 어쩌다 한번 생각이 날 때 보고는 했는데 태수를 보고나서는 그 수가 부쩍 늘고 있었다. 오늘도 혼자 방에서 아들 사진을 보고 있는데 수정이 방에 들어와 내일 있을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닌가.




“이번 한번뿐이다!”




“엄마!! 고마워요!!”




정숙이 딸 수정의 말에 결국 허락을 하고 말았다. 비록 고3이라고는 하지만 지금까지 말썽부리지 않고 자신의 말을 잘 따라줬기에 이번 한번 정도 허락한다고 별다른 일이야 있겠냐. 생각하고는 허락을 해주었다.




“그 치만 정말 이번 한번 뿐이야!”




“응! 엄마 걱정 마!!”




좋아라하는 딸을 보며 언제까지나 어린양을 피는 어린아이인줄 알았던 막내딸이 이제는 어엿한 숙녀가 다된 것 같아 정숙도 속으로 흐뭇하기만 하였다. 




“여기야! 여기!”




태수는 수정과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에 나온 건 토요일오후 3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원래 아침에 출발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 오후로 늦춰졌다고 하여 오전에 남는 시간을 이용해 운동을 하고는 오후에 시간에 맞춰 약속장소로 향하였다.




“인사해! 여긴 누나친구들 여기는 정태수.”




“안녕하세요!”




“하이!”




“안녕!”




“인사는 나중에 하고 춥다! 빨리 출발하자!”




수정의 친구 미진이 아직까지는 쌀쌀한 봄 날씨에 차로 들어가며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차에 오른 수정과 친구들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자유에 서로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웠고 일행 중 유일한 남자인 태수는 가끔 자신에게 물어오는 질문에만 간략하게 대답해줄 뿐 대부분을 묵묵히 창밖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주원이 별장은 어디야?”




“그게 나도 잘 몰라 이 밴(van)도 주원이가 보네준거라 자세한 위치는 나도 잘 몰라.”




일행 중 한명이 미진에게 별장의 위치를 물었지만 미진도 정확한 위치는 모르는 듯 조금은 무책임하게 대답을 하고 있었다.




“무슨 생각해?”




“네? 아~네. 그냥 이것저것..”




“심심하지?”




“솔직히 조금요.”




수정이 뒷좌석에 앉아 묵묵히 창문만 바라보고 있는 태수를 보고는 옆자리로 다가가서 조용히 이야기를 꺼냈고 태수는 미소를 띠며 대답을 하였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이에도 차는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아저씨 얼마나 더 가야해요?”




“30분정도만 가면 도착하겠는데.”




출발한지 2시간이 넘었는데도 도착할 기미가 안보이자 미진이 기사아저씨에게 물어 보았고 운전하시던 아저씨가 룸미러로 미진을 한번 쳐다보고는 대답을 해주었다.




“언제쯤 도착할거 갔냐?”




“늦어도 1시간 안에는 도착할거 같은데.”




“정은이는?”




“여우같은 년이 눈치를 깠는지 아침에 약속 있다고 못 온다고 그러더라!”




“개 같은 년!”




창밖으로 보이는 노을을 보며 철민과 주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평소 주원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정은이 주원의 초대를 당일 아침에 거절하였고 주원은 정은이 자신을 가지고 놀았다고 생각하여 정은에 대해 치솟는 분노를 삭이고 있는 중이였다.




“아참! 형들은 지금 어디에 있냐?”




“응! 1명은 지금 운전하고 있고 나머지는 숨어서 술 마시는 중일걸. 아마 내가 폰 때리면 바로 올 거야.”




“그건 네가 알아서 하고 나는 이만 서울로 갈 테니까. 뒷일은 탈 없이 내가 말 한대로 해라.”




“응! 그건 걱정 말아 이미 형들하고도 말을 맞춰놨으니까.”




주원이 오직 정은만을 타깃으로 잡았는데 정은이 오지 않은 관계로 주원은 이미 이번일 에 대해 흥미를 잃었고 나머지 일은 철민에게 맡기고 자신은 서울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근데..오다보니까 마을에 사람들이 하나도 안보이던데 왜 그런 거야?”




“아~! 그거 이 근방에 있는 2~3개 마을이 대규모 리조트개발로 인해 배상금을 받고 모두 떠나갔거든 그래서 집은 있어도 사람은 살지 않아. 한마디로 유령마을이지!”




“크크크 니 말대로 완전히 유령마을이네.”




"난 갈 테니까. 내가 아까 말 한대로 뒤탈 없이 처리해야한다.”




“걱정 말라니까!”




“그럼 즐거운 시간 보내라! 하하하!!”




“조심해서 내려가라. 친구!! 하하하!!!”




주원이 서울로 돌아가자 마치 자기 세상인 것처럼 마냥 즐거운 철민이었다.




“벌써 어두워지네..”




“그러네요!”




창밖으로 보이는 어둠이 서서히 내려앉는 주변 풍경을 수정이 보고 말을 하자 태수도 수정을 따라 창밖을 보며 수정의 말에 대꾸를 해주고 있었고 수정의 나머지 친구들은 차츰 어둠이 내려앉는 것도 모른 채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차안에 있는 사람들은 주원의 차가 방금 자신들을 지나쳤다는걸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목마르지 이거 마셔”




“와! 음료수다! 그렇지 않아도 목말랐는데!”




“감사합니다!”




운전을 하던 남자가 약속된 장소에 이르자 운전석 옆 좌석에 놓아둔 음료수를 아이들에게 권했고 아이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음료수를 받아 마시기 시작했다.




“마실래?”




“아니요! 전 별로.”




“그럼 나뒀다가 목마르면 마셔.”




“네!”




수정이 음료수를 권하였지만 태수는 지금 음료수보다 3시간 가까이 참아왔던 생리적 욕구가 더 급한 상태였다.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갈까?”




태수의 마음을 알았음일까? 10여분 정도 지나자 운전하던 남자가 차를 세우더니 급히 차에서 내려 볼일이 급한 사람 것처럼 외진 곳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저기..나도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응!”




태수도 밴에서 내려 급히 주위를 둘러보다 어느 한곳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음료수는 준거야?” 




“당연하지!”




“약효가 나타나려면 얼마나 있어야하지?”




“글쎄? 듣기로 10분정도는 지나야 한다던데.”




“그럼 네가 약효가 퍼지기 시작하면 차로 돌아가서 차를 으슥한 곳으로 주차시켜 그럼 우리가 뒤따라 갈 테니까 알았지?”




“알았어!”




급한 볼일 보기 적당한곳을 찾아서 시원하게 볼일을 보고 있던 태수의 귀에 낮선 사내들의 대화소리에 등골이 오싹해지는걸. 느끼고 있었다. 사내들의 대화 내용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었다.




‘누나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한다!’




태수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한 가지 뿐이었다. 대충자리를 정리하고 사내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조심스럽게 그 자리를 빠져나와 밴으로 향하였다.




“젠장!”




차안의 전경은 사내들이 이야기 한대로 약효가 서서히 퍼지기 시작한 모양인지 누나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게 태수의 눈에 들어왔다.




“으챠~!”




태수가 약에 취해있는 누나들을 흔들어 보았지만 이미 약에 취해있는 누나들이 반응을 보일 리 만무했고 어쩔 수 없이 한명씩 들쳐 업어서 사내들이 알지 못하는 장소로 옮겨 놓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누나! 정신 좀 차려요!”




태수는 자신과 친분이 있는 수정을 제일먼저 들쳐 업고 이미 어둠이 짙게 깔린 마을속으로 숨어들었다.




“헉!!!”




수정을 숨길 수 있는 곳을 찾아 정신없이 움직이던 태수가 갑자기 허공을 밟는듯하더니 앞으로 꼬꾸라지고 말았는데 업고 있는 수정의 몸무게가 더해지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단발마의 비명과 함께 기절하고 말았다. 어둠속에 1미터 남짓한 턱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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