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물

악연(惡緣)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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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장 그들만의 모임






덕천 고등학교는 운동장을 기준으로 서쪽에 교문이 동쪽에 본관건물이 북쪽에 별관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별관건물은 3층으로 지어진 건물 이였는데 1층은 대강당으로 2층은 방송반 및 각 서클클럽 사무실로 3층은 학교물품 및 자재창고로 사용하고 있었다. 별관 건물 2층은 보통 점심시간과 하교 이후 시간에 개방이 되었는데 보통 학생들은 점심시간을 주로 이용하는 편이였다.




별관 2층은 점심시간이 되면 1,2학년들이 서클 사무실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고 3학년은 입시 준비로 인하여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사무실을 찾는 경우는 드물었다.




2층에서도 가장 크고 좋은 전망을 자랑하는 사무실에 스페이스클럽이 자리하고 있었다. 물론 그들의 배경에 학교 측의 배려가 더해진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어때? 소영이는 연예인생활은 할 만해?”




“그냥 뭐... 별루에요.”




클럽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손정은이 오랜만에 등교하여 클럽사무실에 찾아온 유소영을 보며 이야기를 꺼내자 탁자에 담배 필터를 탁탁 두드리던 소영이 담배를 입에 물며 귀찮다는 듯 대답을 하고 있었다.




“왜요 선배?”




소영의 대답에 태수와 같은 반인 유민이 이해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고 유민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던 소영이 담배에 불을 붙여 깊게 한 모금 들이키고는 담배연기를 시원하게 품어냈다. 




소영은 중학생때 재미삼아 인터넷에 올린 사진이 화제가 되어 연예계에 데뷔한 케이스였다. 청순한 외모에 나이에 맞지 않은 육감적인 몸매 그러나 소영이 데뷔작에서 보여준 소름 돋는 눈물연기에 전국이 들썩였고 그 드라마 한편으로 하루 아침에 최고의 하이틴스타로 올라설 수 있었다. 




“스케줄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도 재대로 못하고 이것저것 눈치도 봐야하고 솔직히 담배하나 피려고 해도 눈치를 봐야하거든.” 




“그래도 멋진 남자 연예인도 많이 보잖아요.”




“풋!”




평소 행실에 맞지 않게 조금은 순진하게 이야기를 하는 유민을 보며 소영이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아마 일주일 정도만 자신과 다녀보면 남자연예인에 대한 환상이 싹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런데. 주원선배는 여전히 열심히 인가 보내요? 아직 안 오는 것 보니”




“주원이? 주원이야. 부모님이 좀 극성이잖니.”




“하긴.”




정은이 슬며시 소영은 바라보았다. 소영이 예전부터 주원이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주원의 참 모습을 알게 된다면 그때도 지금처럼 주원에게 마음을 줄지 의문이었다. 자신은 주원이 얼마나 비열하고 이기적이며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기에 그다지 마주 치는걸 좋아 하지 않았다.




‘주원이의 참모습을 알게 된다면 아마 너도 정나미가 뚝 떨어질 거야.’




스페이스클럽 사무실과 맞은편에 자리한 스쿼시클럽의 사무실은 몇 개월 만에 찾아온 수정의 모습에 클럽사무실을 찾은 회원들이 놀라고 있었다. 동생이 죽은 이후로 한번도 찾지 않은 클럽 이였기에 모두들 탈퇴를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정선배!”




“수정선배 정말 오랜만이에요!”




“응. 모두들 오랜만이야!”




자신의 주위로 모여드는 회원들을 보며 수정이 조금은 부담스러운지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서 소파에 가서 앉았다. 수정이 소파에 앉자 여기저기서 질문이 터져 나왔고 수정은 대답해주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저, 저기 실례합니다.”




“어, 어서와 태수야!”




“!!!!!”




수정이 오랜만에 만난 클럽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태수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섰고 수정이 들어오는 태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하지만 사무실 안에 있던 2학년들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들도 수정의 동생 지훈을 잘 알고 있었기에 들어오는 태수를 보고서 지훈이 들어오는 걸로 착각을 할 정도였다.




“인사해 여기는 우리클럽의 회장을 맡고 있는 2학년 윤 설란 선배고 이쪽은 선배들 그리고 이쪽은 이번에 신입회원으로 들어올 1학년 정태수 서로 인사해.”




“안녕하세요!”




“아, 안녕!”




태수와 인사를 나누기는 했지만 2학년 선배들은 얼떨떨하기만 하였다. 




“이쪽으로 오세요! 가입신청서 및 회원 프로필을 작성해야 하거든요.”




“네!”




2학년 윤 설란은 회원 서류를 작성하고 있는 태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수정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물어보았다.




-어떻게 된 거에요. 수정선배? -




설란의 질문에 수정은 그저 웃기만 할뿐 대답을 해주지는 않았다.




“저기 전부 적었는데요.”




“그럼 회원규칙에 대해 말해줄게요.”




태수가 작성한 서류를 훑어보며 설란이 규칙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고 수정은 설명을 듣고 있는 태수를 가끔 힐끗거리며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매주 수요일 날 사당동에 있는 00스쿼시 장에서 전체 모임이 있으니 빠지지 말고 참석하세요.”




“네.”




설명을 마친 설란이 태수가 작성한 서류를 컴퓨터에 옮겨 적기 위해 소파에서 일어나 책상으로 다가가자 수정이 설란이 들고 있던 서류를 빼앗더니 설란에게 윙크를 해주었다.




“내가 해줄게 설란아!”




“선배가요?”




“응!”




“그럼 부탁드려요.”




갑작스런 수정의 행동에 조금 당황하기는 했지만 뭐 자신의 수고를 덜어준다는데 굳이 거절할 필요가 없기에 다시금 소파에 와서 앉는 설란이었다.




‘이참에 태수의 신상에 대해 좀 알아놔야지.’




수정의 꿍꿍이를 모르고 있는 설란 태수였기에 두 사람은 그저 소파에 마주앉자 어색한 대화를 나누고 있을 뿐이었다.




‘집에 놓아둔 스쿼시 장비도 손봐야겠네.’




태수의 인적사항을 적은 문서파일을 자신의 이메일로 보내고 나서 수정은 집에 놓아둔 스쿼시 장비를 떠올렸다. 동생이 죽고 나서 한 번도 꺼내지 않은 장비였지만 앞으로 수요일 마다 태수와 같이 스쿼시를 할 생각인지라 그동안 놓아둔 장비를 손볼 생각이었다.




2층 클럽사무실 가장 안쪽에 위치한 곳에 격투기클럽이 있었는데 회원 대부분이 남자로 이루어진 이곳은 평범한 학생들은 접근조차 하지 않는 곳으로 격투기클럽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만 실상은 폭력서클에 가까운 곳이었다.




자욱한 담배연기가 가득한 창문을 열어 놓기는 하였지만 품어대는 연기가 창문으로 빠져나가는 연기를 압도하여 사무실 안은 그야말로 너구리를 잡고 있는 실정이었다. 스페이스클럽에 있어야할 차주원이 웬일인지 이곳 격투기 클럽회장인 최철민과 같이 앉자 있었다.




“유소영이 오랜만에 학교에 왔다며?”




“응 그런가봐.”




“걔는 보면 볼수록 침 넘어 간단 말이야.”




“왜? 관심 있냐?”




“관심 있다고 하면 다리라도 놔줄 거냐?”




힘껏 빨아드린 담배연기를 시원하게 뿜어낸 차주원이 맞은편에 앉자있는 최철민을 바라보며 재미있다는 듯이 물어보았고 최철민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을 해주고 있었다.




“뭐. 때에 따라서는.”




“지, 진짜?”




그저 농담 삼아 한말 이였는데 뜻밖에도 주원이 전혀 생각지 못한 말을 하고 있었다.




“당연하지 소개뿐이냐 그것도 할 수 있게 해줄 수 있어.”




엄지 손가락을 검지와 중지 사이에 넣고 말을 하는 주원을 보며 순간 정신이 번쩍 드는 철민이였다. 비록 같은 학교에 다닌다고는 하지만 TV에서만 봐오던 소영을 직접 품어볼수 있다는 말에 혹 한 철민이였다.




“주, 주원아. 내가 어떡하면 되는데?”




자신이 꺼낸 말에 다급하게 대응을 해오는 철민을 보며 주원은 속으로 웃음을 삼키고 있었다. 비록 자신이 필요에 의해 철민을 가까이 하지만 자신이 원하면 언제든지 부릴 수 있는 수족과도 같은 존재가 철민이었다.




주원은 어려서부터 총명하기로 유명했는데 그 총명함만큼이나 학업성적도 항상 톱클래스에 들었고 누구보다도 자존심이 강하고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는 성격을 소유한 게 주원이었다. 자신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회복하는 주원이었다.




그런 주원이 충격적인 일을 당하였는데 중학교에 다니던 어느 날 평소 주원을 좋지 않게 생각하던 몇몇 아이들이 주원을 교실에 가두고 폭력을 휘두른 사건이 발생하였고 그 일이 있은 후 주원은 힘을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고 당시 같은 학교에 다니던 또한 소위 짱이었던 철민이에게 접근을 하였고 그때부터 친해진 두 사람 이였다. 




“철민아!”




“으, 응?”




“너 정은이 알지?”




“손 정은? 너희 클럽 회장이잖아 당연히 알지.”




“너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줄 수 있냐?”




“무슨 부탁인데?”




“그게....”




“야~! 전부 잠시만 나가있어!”




“네!” 




무언가를 이야기할 것처럼 보이던 주원이 잠시 주위를 둘러보았고 주원의 의중을 알아챈 철민이 클럽사무실에 있던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고 있었다.




“말해. 무슨 부탁인데?”




“저기 내가 이번 주말에 우리별장에서 파티를 할 생각이거든 그때 말이야....”




주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철민이 점점 주원의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철민이 자신은 상상도 못했던 일을 주원은 태연하게 꾸미고 있었고 이야기를 듣고 있던 철민의 얼굴에 차츰 미소가 피어나고 있었다.




“정은이를? 근데 별일 없을까?”




“걱정하지 마! 조심만 한다면 너한테는 별다른 피해가 가지 않을 거야!”




“그나저나. 할 수 있겠어?”




“그거야 두말하면 잔소리지!”




주원의 말에 철민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을 하였고 자신감 넘치는 철민의 모습에 주원도 자신이 생각대로 일이 풀리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손 정은 




초. 중학교 시절까지 전교1등을 놓쳐 본적이 없는 주원이에게 정은의 등장은 시련이자 자신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무너트린 장본인 이였다. 아무리 열심히 밤새워 공부를 해도 자신은 항상 2등이었고 수석의 자리는 항상 정은이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페이스클럽의 회장직도 정은이만 없었다면 자신이 차지할 수 있었는데 전임 회장과 회원들의 만장일치로 정은이 회장으로 뽑혔다. 그동안 추락한 자신의 자존심을 만회하고자 조금은 비열한 방법을 몇 번 써보기는 했지만 그다지 효과는 거두지 못했고 오히려 자신의 본성만 정은에게 탈로 나는 결과만 초래하고 말았다.




“저기 있잖아. 주원아!”




“으, 응? 왜?”




잠시 잡생각에 빠져있던 주원이 철민의 부름에 대답을 했지만 우물쭈물하는 모양이 뭔가 자신에게 할 말이 있는 듯 보였다.




“뭔데? 말해봐!”




“저기 그 파티에 수정이도 부르면 안 될까?”




“수정이? 아~! 윤수정이!”




“응.”




“근데 수정이는 왜?”




“그, 그게..”




“너. 수정이 좋아하냐?”




“........”




“대답이 없는걸 보니 그런 모양이네 뭐 한명 늘어도 별로 상관없으니 알아서해.”




“그래? 헤헤헤~! 정말 고마워!”




주원의 승낙에 철민이 조금은 비굴하게 웃고는 고마움을 표하고 있었다.




“근데... 수정이는 어떻게 데리고 오려고?”




“그건 나한테 맡겨둬!”




“뭐 그건 너 편할 대로하고 근데 당분간 비밀유지는 해야 한다!”




“그야 물론 당근이지!”




“그럼 다음에 보자.”




이야기를 끝마친 주원이 사무실을 빠져나갔고 철민은 피우던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는 휴대폰을 들어 3학년 중에 수정과 친한 여학생을 물색하고 있었다.




“태수야! 너 스쿼시 장비 없지?”




“그야 당연하죠!”




“그럼 말이야 내가 줄 테니 장비는 따로 구입할 생각하지 마 알았지?”




“안 그러셔도 되는데...”




“나한테 남는 장비가 있어서 그런 거야.”




“뭐. 주시면 고맙고요.”




수정의 물음에 당연한 거 아니냐는 듯 태수가 대답을 하자 수정은 지훈이 사용하던 스쿼시 장비를 태수에게 줄 생각을 하였다. 태수야 굳이 준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럼 학교 끝나고 우리 집에 안 갈래?”




“누나 집에요?”




뜬금없는 수정의 제안에 태수는 망설여지고 있었다. 만난걸로 치면 지금이 두 번째인데 집에 같이 가자니 누나가 별다른 악의를 가지고 하는 말이 아니었기에 태수도 거절을 하지 않았다.




“그럼 학교 끝나고 만나자!”




“네.”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별관 2층에 있던 학생들이 하나둘씩 자신들의 교실로 향하고 있었다.




“미진아. 어때?”




“나는 좋기만 한데. 수정이하고 같이 가면 되는 거지?”




“응! 수정이 하고 꼭 같이 와야 해.”




“알았어! 내가 수정이한데 이야기해서 같이 가도록 할게.”




“부탁해 미진아.”




“뭘 초대해준 내가 고맙지.”




“내가 가자고 했다는 말을 꺼내지 말고.”




“응! 알았어!”




수정의 친구 이 미진과 이야기를 끝마친 철민이 뒤돌아 걸어가면서 머지않아 자신의 몸 아래에서 신음소리를 질러댈 수정을 생각하며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지금까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철민은 이번 주말이면 수정의 알몸을 볼 수 있을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덤으로 손 정은까지 말이다. 물론 일만 잘 처리되면 요즘 가장 잘나가는 유 소영까지 넘볼 수 있지 않겠는가. 이래저래 기분이 째지는 철민이였다. 




“안 가면 안 돼?”




“아이~! 그러지 말고 같이 가자 수정아!!”




“별로 가고 싶지 않은데...”




“정말 이러기야! 친한 친구가 부탁하는데!”




“휴~! 알았어. 가면 되잖아!”




“야호~!! 진짜지 나중에 딴소리하기 없기다!”




“그래 기집애야!”




수정이 결국 친구 미진의 설득에 넘어갔고 토요일 날 만나서 같이 가기로 하였다.




‘정말 가기 싫은데..’




수정이 솔직히 가고 싶은 맘이 없었지만 이미 약속을 한지라 어쩔수 없다고 생각했다.






-초반인지라 야한장면은 나오질 않습니다. 그래도 재미있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 -


-상황설정이 조금은 어색하거나 조금 맞지 않은 부분이 나오더라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쓰다보면 저도 가끔 


미쳐 생각 못하거나 혼동할때가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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