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물

악연(惡緣) - 10부

본문

제 10장: 지영의 고민






"누나. 아까 집 앞에 있던 남자 누군 줄 알아?"




"……."




태수가 욕실에서 샤워를 끝마치고 거실에 있는 전신거울을 보며 물기에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털다가 아까 지영과 이야기 하다만 게 생각이나 지영에게 다시금 물어보았는데 지영이 태수의 물음에 여전히 아무런 대꾸도 없이 패션잡지만 뒤적이고 있었다.




"무슨 사람이 그래! 말한 사람 무안하게 아무런 대꾸도 없구!"




"너도 참 궁금한 것도 많다! 누나 사생활이 뭐가 그리 궁금한데!"




"당연한 거 아니야! 우리는 가족인데 이상한 남자가 집 앞을 서성이다 누나한테 해코지라도 하면 어떡해!"




"그 사람 이상한 사람 아니야!"




태수의 말에 지영이 조금은 발끈하며 대꾸를 하였고 태수는 그런 지영의 반응에 역시 아까 집 앞에서 본 남자를 누나가 아는구나 생각했다.




"정말 미치겠네."




말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했지만 지금 지영의 속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강 정수




고3이던 시절 대학에 들어가면 멋진 남자친구를 사귀리라 마음을 먹고 있었던 지영이 앞에 같은 과 3학년 선배인 정수는 그야말로 자신이 꿈꾸어 왔던 그런 남자였다. 수려한 외모에 여자를 배려할 줄 아는 마음가짐 그리고 경제적 여유까지 지영은 정수를 처음 본 순간부터 완전히 매료되어 정수에게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하늘의 축복인지 정수도 자신에게 접근하는 지영이 실지 않았는지 두 사람은 얼마 후 캠퍼스 공식커플이 되었다. 




그러나 지영의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대학에 들어가 처음으로 맞은 축제날 지영은 처음으로 정수에게 자신의 몸을 허락하였고 그 일이 있은 후 지영이 정수의 비밀을 알게 됐는데 정수는 상대를 때리면 쾌감을 느끼는 사디스트였다.




그날부터 지영은 고통의 나날이었다. 마음은 이미 정수에게 가있었지만 그와 잠자리를 할 때마다 그가 가하는 폭력은 점점 도를 더해갔고 지영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었다. 지금 자신의 가슴에 있는 나비문신도 정수가 사랑의 증표라며 반강제적으로 시켜서 한 것이었다.




결국 지영은 정수의 변태성 때문에 그를 멀리하였고 그럴수록 정수의 행동은 보통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면을 보이기 시작했다. 단적인 예로 정수가 지영에 대해 의처증증세까지 보인다는 것이었다. 지영이 어디를 가건 10분에 한번 꼴로 전화를 걸어 지영의 현 위치를 물어보았고 때로는 지영의 집 앞에서 몇 시간씩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날이 갈수록 자신에 대해 병적으로 집착하는 정수의 모습에 지영은 점점 정수가 무서워지기 시작했고 그를 피하는 경우도 늘어만 가고 있었다.




"진짜? 정수선배 그렇게 안 봤는데."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절친한 친구 혜정을 만나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 놓기는 했지만 여전히 답답하고 무섭기만 한 지영이었다. 정수가 앞으로 자신에게 어떤 행동을 할지 지영은 알 수 없으니 말이다.




"혜정아! 나 이제 어떡하니."




"지영아! 그럼 음……. 다른 학교로 편입을 해보는 건 어때?"




"편입?"




"응! 우선 다른 학교면 더 이상 정수선배랑 마주칠 일도 없을 것이고 전화번호야 바꾸면 그만 아니겠어?"




"음."




"고민할게 뭐있어 그렇게 해, 네 실력이면 편입하는 거야 그리 어렵지 않을 거고 말이야!"




지영이 친구 혜정의 말에 잠시고민을 하자 혜정은 단정 짓듯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그럼 그렇게 할까?"




"그래 지금으로서는 이게 최선의 방법 같아! 내가 편입에 필요한 자료들을 알아볼 테니 넌 집에서 준비나 하고 있어!"




"정말 고마워 혜정아! 이 은혜 안 잊을게!!"




"고맙기는 친구사이에!"




혜정의 손을 잡으며 고마움을 표하는 지영 그런 지영을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는 혜정이 두 사람이 서로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시절 짝이 되고서 부터였다. 




"근데 누나?"




"으, 응?"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지영이 태수의 부름에 생각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아까 큰엄마한테 들으니 편입 준비한다던데 누나 다른 학교로 편입하려고?"




"응! 그럴 생각이야!"




"왜? 지금학교도 괜찮잖아!"




"그럴 이유가 있어!"




지영의 말에 태수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금 지영이 다니고 있는 학교도 서울에서 꽤 알아주는 대학교였는데 지금 다니는 학교를 마다하고 굳이 다른 학교로 편입학하려는 지영의 행동을 태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너! 공부 안 해!"




"……."




자꾸만 자신을 귀찮게 하는 태수를 보며 지영이 한마디 하였고 지영의 말에 태수가 갑자기 꿀 먹은 병아리처럼 아무런 대꾸도 못하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수정인 무슨 좋은 일 있어? 왜 그렇게 실실 웃고.”




“으 ,응? 아, 아니야 아무것도.”




“뭐가 아닌데?”




오랜만에 온가족이 모여 앉자 즐거운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이처럼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도 좀처럼 없는 일이었다. 맏이인 수진은 스튜어디스라는 직업의 특성상 좀처럼 가족식사에 참석하지 못하였고 둘째인 수영은 대학 3학년임에도 취업준비에 하루 종일 학교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 밤늦게나 귀가하는 형편이었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모처럼만에 온가족이 한 대모여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식사 내내 수정이 자꾸만 혼자서 실실 웃고 있는 게 맏언니 수진의 눈에 들어왔고 혼자서 웃고 있는 이유를 수진이 물었고 자신의 물음에 대충 얼버무리려는 수정을 보며 수진이 쉽게 물러설 생각이 없는 듯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있었다.




“언니는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그러니까! 혼자서 웃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뭐가 그리 궁금해!”




“어머! 왜 화를 내니 난 그저 네가 식사시간에 혼자서 웃는 게 뭔가 좋은 일이 있나 하고 물어본 건데.”




“식사시간에 목소리 높이는 거 아니다.”




“......”




“......”




정숙의 한마디에 수진과 수정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조용해졌고 수정은 적절한 타이밍에 난처한 자신을 구원해준 엄마가 고마웠다.




수정이 식사도중 문득 오늘 학교에서 태수와 가졌던 두 번째 섹스가 생각이 났고 그 생각에 빠져들자 마냥 즐거워진 자신을 느끼고 있었다.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태수에 대한 미움과 원망 그리고 알 수 없는 그리움으로 자신의 마음은 심란함 그 자체였는데 지금은 먹구름이 걷히고 맑은 하늘이 드러나듯 자신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또한 어제와 다른 점은 태수를 생각하면 자신도 모르게 심장이 빨라지면서 기분 또한 좋아 진다는 것이었다.




“아참! 수정아!”




“네, 네?”




엄마의 갑작스런 부름에 수정이 황급히 대답을 하였다.




“학교에서 태수를 보거든 언제 한번 집에 왔다 가라고 해라!”




“왜요? 태수에게 무슨 하실 말이라도 있으세요?”




“그러고 보니 태수본지도 1주일이 넘었네!”




“그러게!”




다시금 우루루 쏟아지는 말들 수진과 수영도 태수를 못 본지 1주일이 넘었다는 걸 알고는 한번쯤 보자고 난리였다. 




“조용! 얘들이 무슨 말을 못해!”




엄마의 한마디에 다시금 조용해지는 식탁




“수정이 너는 태수보거든 엄마가 밥이라도 한끼 먹자고 전해라! 알았지?”




“네! 엄마.”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수진과 수영이 태수에 관해 수정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았지만 수정은 무성의하게 대답을 해주었고 그런 수정의 태도에 수진과 수영이 못마땅한 듯 투덜거렸다.




“기집애! 두고 봐 내가 태수에게 멋진 선물하고 말테니까!”




“나도 수정이 잘난 척하는 거 꼴 보기 싫어서 앞으로 태수한테 더 잘해줘야겠네!!”




‘풋 그래! 잘들 해보셔! 호호호!!!’




두 사람이 수정의 행동이 아니꼬운지 은근슬쩍 수정을 도발을 했지만 자신과 태수와의 관계를 전혀 모르는 수진, 수영이기에 자신을 도발하려는 두 사람의 행동을 보며 수정이 속으로 코웃음만 치고 있었다. 




“근데 수정아!”




“왜?”




수영이 갑자기 정색을 하며 자신을 부르자 또 무슨 장난을 치려고 그러나 하고는 수정이 조심스럽게 대답을 하였다.




“태수 말이야. 여자 친구는 있어?”




“여자친구?”




“그래! 태수도 남잔데 여자 친구가 있을 거 아니야.”




“그, 글쎄.. 아마 없는 걸로 아는데...”




“진짜? 의외네 태수정도면 여자들이 줄을 설 텐데..”




“그러게 요즘 여고생들은 태수에게 별다른 매력을 못 느끼나?”




어느덧 수정의 대답과는 상관없이 대화는 수진과 수영 두 사람의 수다로 이어지고 있었다. 태수의 여자 친구 문제에서 시작하여 태수의 외모 그리고 가족까지 태수의 신변잡기로 수다를 떨고 있는 두 사람이었다.




‘태수한테 여자 친구가 있을까?’




아무런 뜻 없이 지나가듯 물어본 수영의 말에 짐짓 고민에 빠진 사람은 수정이었다. 비록 같은 학교를 다닌다고는 하지만 학년이 틀린 관계로 학교에서 마주칠 기회라고는 점심시간이 전부였다. 물론 억지로 만나고자 한다면 언제든지 만날 수야 있겠지마는 그건 어디까지나 일부로 시간을 냈을 때의 일이였고 실상은 그러지 못했다.




자신이 객관적으로 생각하기에도 태수의 외모는 잘생긴 축에 들었고 여고생이라면 남자친구로 삼고자 할 것이었다. 거기에 오늘 별관옥상에서 있었던 활약덕분에 태수는 이제 전 학년의 여학생들로부터 가장 주목받는 남학생이었다.




‘어떡하지...’




수정의 머릿속은 갑자기 태수의 여자 친구문제로 점점 복잡해지고 있었다. 자신과 태수와의 관계는 무엇인가. 애인? 아님 여자친구? 그것도 아니면 그냥 아는 선배 생각할수록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수정이었다.




‘태수에게 여자 친구가 있을까? 아냐! 없을거야! 입학한지 얼마나 됐다고.’




수정은 확신 할 수 없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없을 거라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입학한지 얼마 되지 않은 태수가 벌써 여자 친구가 생겼을 리 만무하다고 말이다.




“아무래도 확인을 해봐야겠어!”




“어머! 깜짝이야!”




“근데 뭘 확인해?”




“으, 응? 아, 아니야 아무것도!”




외마디 말과 함께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는 수정의 행동에 수다를 떨던 수진과 수영이 깜짝 놀랐고 수진의 되물음에 대충 둘러댄 수정이 자신의 방으로 향하였다.




“육십이~! 육십삼~! 육십사~!”




지영에게 공부 안한다고 잔소리를 듣고서 방으로 들어온 태수는 침대에 두 다리를 올려놓고는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 상태로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는 중이었고 특별한 도구 없이 방에서 할 수 있는 운동으로는 팔굽혀펴기만 한 게 없었다. 하지만 역시 공부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태수였다.




“띠리리리~!! 띠리리리~!!”




한참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을 때 책상위에 놔둔 전화가 어서 빨리 받으라는 듯 열심히 울어대고 있었다.




“헉~! 헉~! 여보세요?”




“여보세요? 태수니? 나야 수정이!”




“아~! 누나! 근데 이 시간에 어쩐 일이세요?”




운동으로 거칠어진 숨을 돌리며 태수가 전화를 받았고 전화기에서는 수정의 명랑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수정이 이 시간에 전화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에 태수는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였다.




“응! 그게.. 뭐 하나 물어볼게 있어서..”




“헉~! 헉~! 뭐, 뭐를요?”




“근데...지금 뭐해?”




“지금요? 운동하고 있는 중이에요!”




“아~!”




여전히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전화를 받는 태수 그러나 태수가 왜 가쁜 숨을 몰아쉬는지 그 이유를 모르는 수정이 의아함에 태수에게 물었고 지금 운동중임을 태수가 이야기 해주었다.




“누나 저한테 뭐 물어볼게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아~! 저기..그게...혹시 말이야...여, 여자 친구 있어?”




“여자 친구요? 없는데요!”




이런 질문하기 조금 쑥스러웠는지 수정이 더듬거리며 말을 했지만 태수는 거리낌 없이 대답을 해주었다.




“저, 정말?”




“하하하! 그럼요!”




전화기를 통해 시원하게 웃으며 대답하는 태수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오르는 수정이었고 자신이 왜 태수의 말 한마디에 가슴이 벅차오르는지 그 이유를 아직은 잘 모르는 상태였다.




“저기..태수야..우리엄마가 시간나면 집에 한번 놀러 오래.”




“그래요? 알았어요! 시간나면 한번 가볼께요!”




두 사람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통화를 하고 있을 때 지영은 친구에게서 걸려온 전화 한통화로 인해 자신의 방에서 고민에 빠져있었다.




“정수선배가 조금 전에 있었던 술자리에서 널 가만 두지 않겠다고 했데! 어쩌니 지영아!”




지영은 앞으로 어찌해야할지 걱정스러웠다. 그동안의 행적으로 보아 정수라는 사람이 이대로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막무가내로 나올 줄은 정말 몰랐다. 솔직히 정수선배가 자신에게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 겁이 날 정도였다.




“어쩌지! 어쩜 좋아! 경찰에 신고할까?”




그렇지만 경찰에 신고하기에는 아직까지 정수선배가 자신에게 별다른 위해(危害)를 가한 적이 없었다. 딱히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었고 지영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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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 왔어?”




“응! 오늘 학교 끝나고 만날 장소를 알려주겠데!”




아침에 등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민이 태수에게 다가와 넌지시 선우에게서 어젯밤 연락이 왔다고 알려주었다.




“그런데..태수야..저기 그 애들 어떻게 할 거야?”




자신이 부탁을 하기는 했지만 막상 일을 벌리고자하니 솔직히 두렵기만 하였다. 




“뭘 어떡해 반쯤 죽여 놔야지! 그런 놈들은 맞아야 정신을 차리거든!”




“으, 응..그래..”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응! 고마워! 근데... 저기 아침은 먹은 거야?”




자신을 걱정해주는 태수를 보며 유민이 기분이 좋아졌는지 태수에게 매점에서 무언가를 사주고자 하였다.




“아침? 난 먹고 왔는데 넌 안 먹은 거야?”




“응! 배고프다! 우리 매점가자!”




“매점?”




“아이! 그러지 말고 빨리 가자!!”




아침밥을 먹고 온지라 아침부터 매점에 가는 게 조금 그러했는데 유민이 태수의 팔짱을 끼며 반강제적으로 매점으로 끌고 가고 있었고 복도에 있던 아이들이 팔짱을 끼고 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다.




“넌 뭐 좋아해?”




“저, 저기 이것 좀 풀 수 없어?”




“아~! 미안 나도 모르게..”




유민의 팔짱이 조금 부담스러웠는지 태수가 조심스럽게 유민에게 말을 하였고 유민은 조금 아쉬운듯 한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풀어주었다.




“어머! 태수야! 뭐 먹으로 왔어?”




“태수야. 누구야?”




수정과 유민 그리고 태수가 매점입구에서 딱 마주치고 있었다.








조금은 죄성한 마음뿐입니다. 마음같아서는 하루에 한편씩 올려드리고 싶으나 저 또한 직장생활을 하는관계로 글을쓰는 시간이 그리 많치를 않습니다. 정말 틈틈히 적어논것을 올리기에 분량면에서도 적은느낌입니다.


늦게 퇴근하는 날에는 피곤하여 한자도 적지 못하고 씻고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상.. 저에 넋두리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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