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그룹

잠입수사관 - 9부

본문

"자네가 오늘 일하는 모습에, 나는 대만족이네. 보통이라면 무서워하거나 부끄러워 하는 일도 열의를 가지고 하는 것을 보고, 자네에게 중요한 일을 맡겨도 되겠다고 생각했네."


"예."


"됐다... 억지로 참은 보람이 있는 것 같네..."


"우리 회사와 같이 종합상사가 되면 규모도 커지게 되고 여러 가지 상품을 취급하게 되네. 사내에서 상품을 개발하기도 하지. 오늘의 스포츠 웨어가 좋은 예다. 하지만, 일류 종합상사로서 밖에 드러낼 수 없는 상품도 있지. 최근에는 그런 상품의 수요가 높아, 우리 회사도 그걸 무시할 수 없게 되었네. 명확히 말하면, 우리 회사의 이름이 아니라 다른 회사에 판매를 위탁하고, 개발원도 그 회사로 하지. 최근에는 이런 업무 형태가 느리기는 하지만 점점 정착되어 가고 있지만, 그다지 잘 되어가지 않는 것이 현상이네. 판매는 통신과 인터넷을 사용한다."


"그런데, 제가 뭐를..."


"자네에게는 처음 예정 이상으로 타부문의 일을 책임지고 했으면 하네. 일단은 고위급 총무부에 자리를 두지만, 실질적으로는 타부문의 일을 우선시킨다. 일의 내용은 밖에 드러낼 수 없는 상품의 기획, 개발, 시험이 주가 된다. 본래라면 파견 사원에게는 이런 일을 시키지 않지만, 자네는 특별 대우를 하지. 이것은 내 권한으로 하는 것이므로, 받아들인다면 도중에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했으면 하네."


"밖에 드러낼 수 없는 상품..."


리까꼬의 흥미를 돋우는 말을 이노우에가 계속했다.


"자, 보통의 경우, 부문 이동이 없으면 같은 일을 계속해야 하지만, 자네의 일은 복수 부문의 일을 동시에 병행해서 하는 것이지."


"그렇게 중요한 일을 오늘 막 온 저에게 맡겨도, 괜찮습니까?"


"나도 솔직히 자신이 없네. 하지만, 자네에게 맡겨보자고 생각하고 있네. 다음에는 자네 하기 나름이지. 어떤가?"


"예, 솔직히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을지 어떨지, 그게 걱정이라..."


"자네라면 틀림없네. 내가 보증하지. 하지만, 파견사원으로서 하지만, 파견사원으로서의 계약을 벗어나는 일이다, 그 때문에 자네와 회사 사이에 신규 계약을 맺어야 하네."


"계약이라고요?"


"그렇지. 파견회사와의 계약으로 사내에서 알게 된 정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입밖에 내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파견사원이 알 것 같은 정보가 사외로 유출되도 큰 일은 아니지. 그러나 자네가 지금부터 할 일은 입밖에 조금이라도 나가면 곤란해."


"그건, 물론입니다. 계약사원으로서의 상식입니다."


"그렇지. 유출되면 누가 정보를 흘렸는지 바로 알 수 있지만.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겠나, 말겠나?"


"하나,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뭔가?"


"만약 받아들이지 않으면, 제 일은 어떻게 됩니까?"


"스포츠 웨어 영업부의 일은 이미 자네를 구성원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그대로이네. 그 이외에는 중역들 전자 메일을 회람시키는 일, 커피 준비, 복사 등 사소한 일을 하게 되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이 방에서 나갈 수가 없고, 결코 중대한 일은 할 일이 없지."


"어느 부문이 됩니까?"


"그건 말할 수 없네. 계약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 말할 수는 없지. 상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아무 것도 모르는 채 게약을 하라는 말씀입니까?"


"그렇게 되는 건가?"


"..."


"이 일에서 실적을 올리면, 고위급 총무부 내부에서 기밀에 관한 일을 하게 되겠지. 그걸 생각했으면 하네."


리까꼬는 고위급 총무부의 내부 기밀과, 밖으로 알릴 수 없는 일을 하는 복수 부서에의 출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했다.


"어떻게 할까... 아무래도 오늘 같은 일이 잔뜩 있겠지만... 수사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야..."


"지금 대답해야만 합니까?"


"지금 바로."


"이미 누드도 보여줬고 참을 수 있을 것 같으니... 되어가는대로 해 볼 수 밖에..."


"알겠습니다. 하겠습니다!"


"그래, 다나까 씨라면 그렇게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했었지. 그러면 이 계약서에 싸인해 주게."


리까꼬의 마음이 변하기 전에 계약해 버리려는 속셈인지, 리까꼬의 눈 앞에 계약서가 들이밀어졌다.


계약서는 두 장이었고, 한 장은 보통 계약서의 내용이었지만, 또 한 장은 소위 이면 계약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적혀 있었다.




- 업무 상 알게 된 내용은 절대로 입밖에 내지 않겠습니다.


- 명령 받은 일은 거부할 수 없다는 점에 동의 합니다.


- 정보의 누설 및 일을 거부할 경우, 나는 어떠한 벌칙도 감수하겠습니다.


- 이 계약은 파견회사에 등록되어 있는 업무와는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파견회사에의 업무보고에 포함시키지 않겠습니다.




요약하면 이와 같은 내용이 어려운 말로 쓰여져 있었다.


리까꼬는 이 내용을 보고, 등에 찬바람이 이는 것 같았다. 정말 이런 계약을 해도 될까?


리가꼬는 고민에 빠졌다.


"그러면, 여기에 싸인하고 여기에 엄지로 날인해 주게."


"잠, 잠깐만요..."


"그만둘 건가? 계약하면 매달 하는 일에 따라 특별 격려금이 지급되지. 상당한 액수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노우에의 냉랭한 눈초리가 리까꼬의 눈을 보고 있었다.


"결심이 흔들리는가?"


"아니오, 결코 그런... 알겠습니다. 싸인하겠습니다."


리까꼬는 자신에게 불리한 계약이라는 사실을 머리 속에서 몰아내려는 듯이, 펜을 꼭 눌러 싸인을 했다.


그 계약서는 악마와의 계약서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면, 계약 끝이군. 내일부터 잘 부탁하네. 출근은 이 방으로 하게.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후에, 여기서 다른 부서로 이동하도록 하겠네. 알았나?"


"예, 알겠습니다."


리까꼬는 계약서 복사본을 이노우에에게 받은 후, 사복으로 갈아입고 회사를 뒤로 했다.


大手町에서 동서선을 타고 니시후네바시에서 내려, B-4라고 번호가 붙어있는 3층 맨션으로 들어갔다.


집은 2층의 모퉁이로, 부엌은 하나였지만 목욕탕, 화장실, 세면대는 모두 각각 만들어져 있고, 방은 4평 정도의 크기였다. 언제라도 생활이 가능하도록 되어있고, 침대 정리도 깨끗이 되어있었다.


방 안에는 리까꼬가 아리까에게 부탁해 놓았던 커다란 서류가방이 놓여 있었다. 당분간 이 집에서 생활해야 한다.


벽에 걸린 전화를 들고, 아리까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전화는 도청되면 전화기 본체의 램프가 깜빡이도록 되어 있다.


"예!"


"난데. 그럭저럭 합격했어."


"마끼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뭐라고 들었는데?"


"아니오...? 별로 특별한 이야기는..."


"그래, 그러면 됐어.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


"뭔가 이상하네요, 다나까 씨."


"아아 됐어, 그 이야기는. 일 이야기지만..."


리까꼬는 지장이 없는 부분만을 아리까에게 전달했다. 알몸이 되었던 일 따위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마끼는 집에 있을까?"


"집에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A-2에 살고 있습니다. 전화는 3XX6-X25XX입니다."


"알았어, 전화해 볼게. 물건은 고마워. 그럼, 편히 쉬어."


"들어가세요."


리까꼬는 하루꼬이면서 마끼의 지금 거처에 전화를 걸었다.


신호는 가는데, 받지를 않는다. 메시지를 남기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으므로, 13회 울릴 때까지 기다린 후 전화를 끊었다.


"한 잔하러 나갔나? 나에게 연락도 하지 않다니, 군기가 빠졌어, 이 놈!"


그러나, 리까꼬는 마끼가 리까꼬의 수치스러운 모습을 보아버려서 연락하기 껄끄러워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업무태만을 봐 주기로 했다.


리까꼬는 목욕탕에 들어가, 오늘 많은 사람에게 노출되었던 알몸을 갂아내듯이 닦고, 보이지 않는 오물을 떨어내려는 듯 했다.


침대에 들어가자, 내일 일을 자꾸 생각하게 되어, 쉽게 잠들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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