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그룹

그의 환생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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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x년 xx월 xx일 




오늘도 그녀를 봤다. 초가을 쌀쌀함도 그녀에겐 영향을




주지 못하는지 언제나와 같이 마이크로 핫팬츠와 긴팔 셔츠와




헐렁하게 걸쳐놓은 넥타이와 흰색의 운동화.. 항상 같은 역에서 내리고




알음알음 눈빛이 마주친지도 몇년이 지났건만 말은 커녕 아직도 눈빛을 피하기에




급급하다.. 하... 가을이다... 스산함과 허전함... 이겨내기 힘들다.. 




"탁" 그는 거기까지 일기를 쓰고 다이어리를 닫았다.




"후.. 칫, 나도 더럽게 한심하구나.. 서른 다 되도록 딱지 하나 못 떼고 일기나 쓰는 꼴이라니.."




그는 소위 명문대 출신희 창창한 앞날이 펼쳐져 있던 촉망받는 젊은이 였으나 몇번의 시련과




본디 끈질기지 못한 성품 탓에 하루하루 일용직으로 연명해야하는 처지까지 떨어진 하지만




혀와 손끝엔 독기를 품은 룸펜이였다. "티티티티팅 티티티티티팅" 




"에고.. 벌써 일 나갈 시간인가.."




그는 냉장고를 열어 생수통 하나를 집은 뒤 집을 나섰다. 새벽녘에 드리워진 반지하 집은




더 스산하기만 했다. 




" 어! 왔어? 오늘은 떔질 자리가 3개나 빠진다네? 자네 운 좋아 하하하! 가자고"




일용직일지언정 요즘엔 단순 삽질도 구하기 힘든 판에 그나마 허리라도 펼만한 떔질 자리란




말에 그는 안면을 튼 사내를 따라갔다. "철컥" 




"자네부터 타게 난 커피하나 태워와야겠어 자네도 마실텐가?"




"아니요 생수 챙겨왔습니다.."




"그래? 알았네 잠시 기다리게나"




잠시후 가장 싼 300원 짜리 블랙커피를 들고 온 사내는 그가 탄 봉고에 올랐다.




"기사 양반, 출발합시다."




30분뒤 그는 요의를 느끼곤 기사에게 말했다.




"저..저기 잠시 볼일 좀 볼수 있을까요? 생수를 너무 마셨나봅니다.."




"에이 씨 거참, 젊은 양반이 그걸 못참겠수? 1시간 정도만 참으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요.. 미치겠습니다.. 어떻게 사정 좀 봐주세요.."




그의 옆에 있던 사내가 그의 편을 들었다.




"그래 기사양반 거뭐 그리 늦지도 않을것 같은데 좀 멈췄다 갑시다.. 나도 공기 좀 마셔야겠수다 "




"아이고.. 두야! 알았수 저쪽 밭뙈기에 내려줄테니 일들 보슈"




잠시후 어느 논두렁에 차를 세운 기사는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그와 사내는 차에서 내린 뒤 




소변을 보기 위해 밭의 깊은쪽으로 들어갔다.




"아유 거 땅한번 스산하네 가을인데 누렇긴 커녕.. 쩝.. 난 저쪽가서 쌀테니




자넨 여기서 일 보게."




그는 고개짓으로 대답을 대신 하곤 일을 보기 위해 바지를 내렸다.




그는 이내 볼일을 다 보고는 바지춤을 잡고 일어섰다. 그는 갑작스레 자신의




앞에 드리워지는 그림자를 보곤 말했다.




"저도 일 다 봤어요 이제 가죠."




"니가 갈 곳은 봉고가 아니야"




"네? 무슨...으억!"




그는 쓰러지며 태양을 등져 보이지 않는 사내의 얼굴과 자신의 옆쪽에 떨어지는




큼지막한 돌덩이를 마지막 시야에 남긴 채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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