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야설

깊고 푸른 날 - 10부

본문

그녀의 입술을 찾아 내 입술로 덮었다.


우리 둘 사이에는 순식간에 숨막힐 듯한 긴장감이 찾아왔다


긴장감은 내 뛰는 가슴 과 보조를 맞춰 은밀하게 그녀를 향해 녹아들었다.


갑자기 그녀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3장 나는 팀장 님 을 사랑해요.




수치를 전부 수정하고 나자 그녀가 들어왔다.


일분의 오차도 없이 제 시간에 들어오고 있었다.




“다 했어?”




나는 아직도 그녀가 다시 반말을 하게 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혹 둘이만 있을 때는 반말을 하는 건가?




“지금 막 다 고쳤어요.”




“어디 이리 줘봐.”




수정한 서류를 그녀에게 넘기자 마치 기계처럼 그녀의 눈이 A4 용지를 훑어 내려갔다.


언뜻 보기 만해도 굉장한 속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음을 졸이면서 그녀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그녀가 수정된 서류를 책상에 놓더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역시 내가 일부러 틀리게 고친 수치를 찾아낸 모양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우선 등받이에 몸을 기대면서 두 손을 깍지 껴 배 위에 올려 놓았다.




아주 차분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휘유우우..”




내가 잘못 본 걸까?




그녀가 방금 한숨을 쉬었다.




눈을 지그시 감고 그녀는 한숨을 쉰 상태로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불안했다.




생각지 못했던 그녀의 태도를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정 씨 혹시 자 로 맞아 본 일 있어?”




“네?”




뜬금없는 질문에 나는 당황했다.




“나는 학창 시절에 50센티 자로 매를 받아 본 적이 많았어. 꽤 아프더라고.”




“플라스틱 자 요??”




나의 멍청한 물음에 그녀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만 끄덕였다.




“이번에는 신경을 써서 수정을 했을 거라고 생각했어.”




“네?”




“맹한 사람들 은 왜 그렇게 고치는 것이 어려운 거지?”




그녀의 말은 암호 같았다.


무엇을 의미 하는지도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 였다.


나 에 대해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정말 많이 헤깔렸다.




드르르르~~




그녀는 그렇게 눈을 감고 잠시 더 있다가 자신의 책상 서랍을 열었다.




그녀의 하얀 손이 다시 나왔을 때 분명히 볼 수 있었다.




플라스틱 재질로 된 50센티 자 를..




“현정 씨.”




“네.”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가슴이 뛰고 목이 멨다. 




그녀가 나를? 나를??




“나는 오늘 현정 씨를 보고 새로운 사실 한 가지를 알 수 있었어요. 바로 체벌이라는 것은 꼭 아이들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체벌?




나는 목이 울리도록 침을 삼키며 그녀의 말에 집중했다.




“미안해요. 나는 어떤 사람이 바보 같이 자신의 할 일을 못해낼 때 심할 정도로 신경이 쓰여요. 이런 것도 다 우리 경리 부의 이미지 문제를 생각해서 라는 점을 알아줘요.”




“무슨 말이에요?”




“제가 이 자를 왜 꺼냈을 것 같아요?”




분명했다.




그녀는 나에게 처음으로 체벌을 하려는 것이다.




나는 밀려오는 흥분을 주체 할 수 없었다.




“현정 씨에게 다소 실망했지만 그래도 앞으로의 가능성을 믿어 보겠어요. 하지만 오늘 현정씨는 저에게 체벌을 좀 받아야 할 것 같군요.”




그녀에게서 체벌이라는 말이 나오자 아랫부분이 흥건하게 젖어 버렸다.




“이거 였구나. 틀린 것이 있다면.... 다음에 하려고 했던 말은 바로 체벌 이었어.“ 




나는 떨리는 시선으로 그녀의 얼굴을 주시했다.




“체벌은 그 사람의 태도를 고치기 위한 방편으로 쓰이니까. 반성 할 마음이 들지 않으면 안되겠죠? 좀 아프겠지만 금방 끝날 테니까 참아요.”




자를 한쪽 손에 탁 탁 내리치는 그녀는 나에게 더 없이 아름답게 보였다.




그녀에게 체벌 받고 싶은 마음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되자 나는 일부러 조금 튕겨 보기로 했다.




“팀장님 솔직히 제가 벌을 받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어요.”




“뭐?”




그녀는 놀랐는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히히.. 의외의 반응에 좀 놀랐을 거야.




“아이처럼 제가 왜 팀장 님에게 매를 맞아야 하는 거죠? 전 아이가 아니라고요. 그렇다고 학생 과 선생의 관계도 아니고..”




충격이 컸는지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 얼굴만 주시했다.


잠시 후 그녀의 입술이 비틀려 올라가는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쓴 웃음이라는 것이 저럴 거라고 생각했다.


<11회에서 계속..>






제 소설을 즐겨 보시는 분이 있는 것 같아 일 회 분을 더 올려 드려요. 위안으로 삼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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