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상간

모자들의 교향곡 - 2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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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들의 교향곡 25부 






키스를 하던 선규는 몸을 가리고 있는 엄마의 두손을 움직여 자신의 허리뒤로 갖다놓았다. 그리고는 두손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하나씩 잡고 끌어당겨 그의 몸에 밀착시켰다. 그러자 엄마의 부드러운 젖꼭지들의 감촉이 그의 가슴에 와 닿았고 보드라운 음모는 성기부위를 간지렵혔다. 명숙은 아들에게 키스를 당하며 안긴채 불안감으로 어찌할바를 몰랐다. 아들과 너무 붙어있어서 몸을 가릴수도 없어 그저 지금 벌어지는 상황이 부끄럽고 두렵기만 했다. 그녀의 머리속에는 그동안 선규를 키우면서 엄마로서의 권위를 가지고 아들을 엄하게 키우지 않았던것이 후회스러웠다. 선규아빠가 있었어도 늘 혼자있게 되어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어떻게나 될까봐 애지중지하며 오냐오냐하고 키웠던게 화근이었던것 같았다. 그래서 자신은 선규의 기분을 눈치보며 살았었고 또한 허물없이 자라서 그런지 선규도 그에게 마냥 잘해주기만 하는 그녀를 아무 격식없이 대해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와서 살고있는 방식을 고친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것까지는 않았다. 그런생각을 하니 문득 혜영이가 부러웠다.


[혜영이처럼 자식을 키웠어야 했는데. 혜영이와 태수는 이런 일을 상상도 못할거야]


그러는데 별안간 뜨거운 무언가가 그녀의 꽃입입구에 닿아서 기겁을 했다. 정신을 차리고 눈동자를 밑으로 내려보니 선규는 어느새 무릎을 약간 꿇고 귀두를 그녀의 치부에 갖다대고 있었다. 너무나 오래간만에 자신의 그곳에서 남자성기의 느낌이 오니 명숙은 당황하고 얼굴이 더욱 화끈거렸다. 다급하게 두손으로 선규의 얼굴을 잡고 간신히 입을 떼어 애원했다.


"서..선규야, 안한다고 약속했잖아"


선규는 계속 부들부들 떨고있는 엄마의 육체를 안고 겁에 질린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안할거야. 그냥 내가 이 세상으로 나온곳을 느껴보고 싶어서 그래"


그말을 듣자 명숙은 지금 자신과 벌거벗고 스킨쉽을 하는 상대방이 아들이라는 사실이 더욱 명확하게 인식이 되어 정신이 아찔해지기만 했다. 아들의 귀두에 음부가 닿지않을려고 히프를 뒤로 뺄려고 했지만 선규가 단단히 붙잡고 있어서 그럴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저 선규의 거칠어진 숨소리를 들으며 온몸이 경직된채로 끝없는 공포감에 빠져들었다.




아까 엄마가 아이스크림을 빨아먹는것을 보았을때부터 흥분해 있었던 선규는 무너져가는 이성을 붙잡을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러나 생애 처음으로 보는 여자의 실제나체때문에 그리 쉽지가 않았다. 또한 그여자가 자신의 엄마라는 사실이 그의 흥분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벌거벗은 엄마를 안고싶어서 자리에서 일어나 겁을 먹고있는 그녀를 안아보니 풍만하고 원숙한 육체가 느껴져 끓어오르는 성욕을 주체하기가 힘들었다. 그의 머리속에는 평생 옆에서 자신을 돌봐주고 키워준 엄마를 그의 여자로 만들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엄마의 수풀이 그의 발기된 성기를 간지럽히자 저도모르게 귀두를 음모속으로 밀어넣었다. 엄마의 애원을 듣고 다시금 마비되어 가는 이성을 어느정도 찾았으나 성기에서 느껴지는 엄마의 질입구는 그를 미치도록 만들기에 충분했다.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음부때문에 성기가 사정할뻔까지 했다. 조심스럽게 허리를 움직이며 더욱 오무린 엄마의 두다리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직감으로 치부의 한가운데에 있는 구멍을 찾아서 귀두를 갖다대니 그곳은 건조했다. 여자가 흥분하면 그곳이 젖는다는걸 선규도 알고있어서 약간의 실망감이 몰려왔다.


[엄마는 정말 흥분이 잘 안되는 모양이네. 오래동안 혼자살아서 이정도면 될줄 알았는데]


느낌을 설명할수없는 엄마의 조개살의 감촉을 즐기면서 힘을 안주고 귀두를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엄마의 울먹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선규야, 이제 그만해줘"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니 아침처럼 눈시울은 또다시 붉어져 있었다. 선규는 타이르는듯이 말했다.


"이러는것도 도저히 안되겠어?"


"그..그냥 이러는게 너무 오래간만이라서 기분이 이상해"


선규는 새빨개진 그녀의 얼굴을 잠시 응시하다가 한숨을 쉬며 포옹을 풀고 침대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어지간하면 그의 간절한 마음을 받아줄법도 한데 그러지를 않는 엄마가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자신이 원한다고 떨고있는 엄마를 강제로 범할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약속을 지켜 그녀가 그에 대한 신뢰감을 갖도록 하여야 했다. 포르노나 성인소설을 읽으면 여자가 야릇한 감정이나 흥분을 느껴 곧 성관계를 맺게 되는데 엄마는 너무나 달랐다. 섹스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엄마의 말이 정말로 진실인 모양이었다.


[정말 힘드는구나. 아빠도 이래서 바람을 피웠나?]


하지만 엄마의 그런면이 선규에게는 또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래, 너무 쉬우면 재미가 없지. 더군다나 엄마가 흥분을 빨리하는 여자라면 싫을거야. 계속 밀어부쳐 봐야지. 열번찍어 안넘어가는 나무는 없대잖아]




명숙은 겁에 질려있다가 선규가 갑자기 떨어지자 깜짝 놀랬다. 또 무슨 짓을 하나해서 쳐다보았더니 선규는 침대위에 앉아서 한숨을 쉬며 멍하니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모습을 보니 안도가 되긴 했으나 어쩐지 마음이 불편했다. 조심스럽게 옆에 앉아서 다리를 꼬아 그곳을 가린뒤 한팔로 가슴을 가리면서 이제는 방바닥을 보고있는 선규를 쳐다보았다. 풀이 죽어있는 아들을 보니 그녀모르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미안해, 선규야. 원래 이런거를 안좋아하는데 거기다가 너와 이런다는 생각을 하니 나도모르게 겁이 나서......."


가슴을 졸이며 아들의 눈치를 살피는데 선규는 얼굴을 들고 힘없이 미소짓더니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었다.


"괜찮아. 엄마마음을 이해해. 하지만 나에게 익숙해지도록 좀 노력해주면 안되겠어?"


맥빠진 소리로 말하는 선규를 보니 명숙은 왠지모르게 숙연해졌다.


"그..그럴게"


잠시 적막이 흐른뒤 선규는 다시한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만 자자. 이러다가 엄마나 나나 감기 걸리겠어. 내가 불끌게"


선규는 엄마를 눕혀 이불을 덮어준다음 불을 끄고 옆에 누웠다. 명숙은 가만히 누워있는 선규를 보고 착잡했다. 매일 아들과 남부끄러운 짓을 하는 자신이 어처구니가 없었고 더군다나 그에게 꼼짝도 못하는 자신이 한심하기도 했다. 이렇게 하기로 어쩔수없이 아들과 합의를 보았으나 그래도 아무런 반대없이 그가 시키는대로 하는 자신이 알다가도 모를일이었다. 그렇게 마음이 뒤숭숭하다가 문득 선규가 고맙게 느껴졌다. 그녀의 기분은 상관않고 억지부리던 남편과는 달리 욕구불만이 많을텐데도 끝까지 약속을 지켜주는 선규가 불쌍하게도 여겨졌다. 엄마와 몸을 섞기를 간절히 원하는것을 알기때문에 그녀의 심정을 헤아려주는 선규가 가슴에 와 닿아서 마음이 흔들렸다.


[선규가 착하기는 착해. 참느라고 힘들었을텐데 그런 내색을 안하는걸 보면]


어쩐지 그에게 뭐라도 해줘야 마음이 편해질것 같았다.


"선규야"


"응?"


"내가 자위라도 해줄까?"


"됐어. 그냥 자"


선규의 다정한 목소리를 듣자 명숙은 더욱더 미안함이 들어 그에게 다가가 이불속에 있는 성기를 잡아주었다. 아직까지 수그러들지 않은 성기는 무척이나 뜨거웠다.


"내키지 않으면 안해줘도 돼"


"그냥 해주고 싶어서 그러니까 신경쓰지마"


선규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듯 부드럽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내심 흐뭇해하고 있었다. 비록 자위를 해주는거지만 그래도 엄마가 스스로 원해 하고있어서 성욕을 참았던 보람이 그런대로 있었다.


[이게바로 작은 도약이지. 이걸 시작으로 해서 서서히 엄마의 마음을 열게 하는거야]


욕구불만이었던 성기는 엄마의 손에 의헤서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명숙은 그녀의 가슴을 만지작 거리는 아들의 손길을 느끼며 문득 아까 선규가 했던 말이 기억났다.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 물어볼수가 없었지만 선규의 말이 사실인지를 확인해 보고 싶었다.


"아까 네가 한말 진심이야?"


"무슨말?"


"네아빠가 아니라 너였더라면 나를 두고 바람을 피지 않았을거라는 말"


"응. 진심이야. 왜? 내말이 믿기지가 않아?"


"그..그냥. 네가 갑자기 그런 말을 해서"


"그말을 들으니까 좋아?"


그러자 명숙은 수줍게 웃었다.


"몰라"


하지만 비록 아들이 한말이었지만 누군가가 자신에 대해서 그렇게 말해주니 기분은 좋았다. 그러자 왠지모르게 자신에 대해서 좋게 말하는 아들의 말이 또 듣고 싶어졌다.


"네눈에 내가 그렇게 예뻐 보여?"


선규는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단호한 어조로 대답했다.


"엄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 아니, 엄마만 예뻐"


그말을 듣고 명숙은 기분이 은근히 좋았으나 한편으로는 그런 자신이 한심하기도 했다.


[참, 나도 어지간히 속물이구나. 그런 말을 듣고 싶어하고]


그러는데 선규가 성적인 행위를 좋아하지 않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졌다.


"내가 재미없지?"


"뭐가?"


명숙은 부끄러움을 느끼며 고개를 떨구고 조용하게 말했다.


"내가 네기분을 못맞춰주잖아. 그래서 네아빠도 떠난건데....."


그녀가 말을 못끝내고 가만히 있자 선규는 팔을 뻗어 명숙을 안았다.


"그건 아빠가 엄마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나는 그렇지 않아"


"......"


"엄마를 정말로 사랑했다면 엄마의 마음을 돌릴려고 노력해야지 그런다고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는게 어디있어?"


"그렇게 생각해?"


"응. 사랑한다면 그정도는 해야 되는거 아니야?"


명숙은 어른처럼 말하는 선규가 신기했다.


[사랑이라는걸 알지도 못하는 애가 어쩜 말을 청산유수같이 하냐?]


그럼에도 그런식으로 말하는 선규의 말에 빠져들게 되었고 아들이라는 점만 빼고는 얘기를 나누기가 선규아빠보다는 훨씬 편안한 느낌을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선규와 그녀의 속마음이 달라서 걱정이었다.


"그래도 계속해서 내가 끝내 마음을 돌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거야? 너도 남자인데 그러면 인내심의 한계가 있잖아"


만약에 그런일이 생긴다면 선규가 그녀를 겁탈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소름이 끼쳤다. 그러나 선규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해. 책을 읽으면 몇백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하는 천리마라는 말이 나오잖아. 그런데 그말은 너무 사나와서 어느누구도 다루기가 힘들고. 근데 주인공이 나타나서 애를 써가며 결국에는 그말을 온순하게 만들잖아. "


"그런데?"


"그것과 똑같애. 이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훌륭한 말을 사납다고 그냥 포기하는것은 어리석은 짓인거 같애. 엄마도 마찬가지야. 나에게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인데 어디서 엄마같은 여자를 만나겠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엄마의 마음을 돌릴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선규의 말을 열중해서 듣던 명숙은 그만 웃음을 터트렸다.


"그럼 내가 말이란 말이야?"


"그냥 엄마가 그만큼 그럴 가치가 있다는 거지. 아......" 




말을 하느라고 엄마가 자위를 해주고 있다는것을 잊고 있었는데 별안간 사정이 임박해오자 선규의 입에서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어..엄마, 나올려고 그래. 아......"


정신이 든 명숙도 그의 성기를 잡고있는 손을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선규는 흥분을 더이상 참을수가 없어 이불을 열어잿힌다음 재빨리 몸을 일으키고 성기를 엄마의 배위에 갖다대었다. 갑작스런 선규의 행동에 당황한 명숙은 그를 말릴틈도 없었다. 혹시나하는 생각으로 다시금 불안감이 들기 시작하는데 별안간 그녀의 배위로 아들의 뜨거운 정액이 쏟아져 내렸다. 


"어억!.... 으......"


명숙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믿기지가 않는듯 입을 벌리고 그녀의 손등과 배위로 떨어지는 정액들을 그저 느끼고만 있었다. 


"으윽.... 아......"


선규는 마침내 사정을 마치면서 몸안에 묵었던 모든것이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어 몹시 상쾌해졌다. 더군다나 엄마의 몸위에 정액을 분출하니 만족감이 몇배로 느껴지는 것이었다. 


"헉헉.... 휴........"


마지막 정액한방울을 떨어트리고 몸에 힘이 빠진 선규는 침대위에 주저앉았다. 엄마는 여전히 그의 성기를 잡은채 아무말없이 조용히 있었다.


"미안해, 엄마"


생각지도 않았던 선규의 행동에 충격을 먹었던 명숙은 이내 정신을 가다듬으면서 급히 옆에 있는 휴지들을 뽑아 배위와 손에 흥건히 묻어있는 정액들을 닦았다. 그러면서 자신의 복부에 묻어있던 끈적끈적한 아들의 정액을 만지니 불쾌하지는 않고 그저 기분이 이상했다. 선규는 여전히 아무말이 없는 그녀를 달래기에 바빴다.


"침대위에 묻을까봐 그랬던거야. 화났어?"


명숙은 한숨을 쉬며 몸을 일으켰다.


"아니야. 잘했어. 씻고 올게"


그리고는 계속 거친숨을 쉬며 앉아있는 선규를 뒤로 한채 얼른 화장실로 갔다.




사흘뒤에 혜영은 문닫을 시간이 되어 책방정리를 하고있었다. 일요일저녁에 면도를 해준뒤로 서먹서먹했던 태수와의 관계도 많이 나아져서 그를 대할때 그녀의 마음에는 전과 같은 커다란 부담감이 생기지 않았다. 어쩌다가 태수를 볼때마다 그와 가졌던 성관계가 떠오르고 이성적인 감정이 생겨서 그녀를 당황하게 했으나 예전과 같은 모자지간으로 되어서 마음이 무척이나 편안했다. 또한 태수가 아무런 내색없이 전처럼 그녀에게 잘해주어서 고맙기 그지 없었다. 시계를 바라보니 그가 올려면 아직 20분이나 남아있었다. 밖으로 나와있는 책들을 책장에 꽂던 혜영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리다가 순간적으로 저도모르게 흠짓했다. 손님인줄 알고 쳐다보았는데 들어온 사람은 바로 유진이었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두손을 입으로 불던 유진은 그녀를 보며 반갑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셨어요, 아주머니?"


"어서 와"


"갑자기 읽고싶은 책이 있어서 문닫기전에 올려고 뛰어왔는데 다행이네요"


"유진이학생이 가고난뒤에 문을 닫을거니까 천천히 골라"


혜영은 태수와 선규의 얘기를 들은후에 유진을 보기는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옆에서 책을 고르기 시작하는 그녀가 신경쓰였다. 태수와 유진이가 함께 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기분이 은근히 나빠졌고 아들의 마음이 그녀에게 가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질투심까지 일어나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아주머니라고 부르는 유진의 말이 오늘따라 신경에 거슬렸다.


[꼭 내가 저보다 나이가 많다고 말하는것으로 들리네]


그러다가 문득 자신의 속좁음이 일깨워져 자책감이 들었다.


[내가 왜 이리 유치하지? 저애는 태수에게 잘해주는 고마운 애잖아. 이런식으로 생각하면 안되는데]


그러나 시계바늘이 조금씩 움직이는걸 보며 점점 초조해지는 혜영은 유진이 책을 고르는 시간이 오늘따라 길게 느껴졌다.


[이러다가 둘이 서로 만날텐데]


마지못해 혜영은 책을 보는 유진에게 한마디 했다.


"찾는 책이 없어?"


"아니에요. 소재가 비슷한 책들이 있어서 비교하는 중이에요"


얼굴을 들고 웃으면서 대답하는 유진은 다시 들고있던 책을 들여다 보았다. 태수가 오늘은 늦게 오기를 바라며 정리를 계속 하던 혜영은 이윽고 유진이가 책한권을 들고오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다야?"


"네"


책을 받아 겉표지에 있는 제목을 보니 "인권과 권력"이라고 적혀있었다. 그단어들은 생전에 남편이 군사정권을 비판하면서 자주 쓰던 말이었다. 혜영은 이상한 얼굴로 돈을 꺼내는 유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음악을 한다면서 이런것도 읽어?"


"다음학기에 들을 교양과목때문에 그것에 관한걸 미리 읽어둘려고 그러는거에요"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는 유진에게 혜영은 거스름돈을 주며 말했다.


"유진이학생은 데모같은걸 안하지?"


"네. 그리고 요즘은 그런거 없어요. 군사정권이 없어지는데 데모가 왜 일어나겠어요?"


혜영은 책을 비닐봉다리에 넣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거야 모를일이지"




그러는데 별안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혜영과 유진은 동시에 문쪽을 쳐다보았다.


"엄마, 저 왔어요. 어?"


웃으면서 들어오던 태수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유진을 바라보았다.


"누나도 있었네요?"


유진도 마찬가지로 놀라며 말했다.


"평일에도 여기에 오니?"


"네. 엄마와 같이 집에 갈려고요"


태수는 쑥스러운지 머리를 긁적거리며 대답했다. 혜영은 얼른 유진을 내보낼려고 책이 들어있는 봉다리를 내밀었다.


"자. 여기 있어"


유진은 부드러운 웃음을 지으면서 봉다리를 받았다.


"태수가 참 착하네요. 안녕히 계세요, 아주머니"


"그래 잘가"


유진은 인사를 하고 나가다가 여전히 미소를 띄면서 태수에게 말했다.


"다음에 보자"


그녀가 나가자 태수는 혜영을 쳐다보았다.


"엄마, 잠깐만 누나와 얘기를 하고 올게요"


"그렇게 해"


태수가 급히 밖을 나가자 혜영은 문쪽으로 다가와서 창문으로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는 태수와 유진을 바라보았다.




둘이 서로 마주보면서 무엇인가를 소근거리는 태수와 유진은 혜영이 보기에도 연인들처럼 잘 어울려 속마음이 착잡했다.


[마치 아들을 뺏긴 기분이네] 


그러다가 잠시 유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녀가 산 책을 생각하니 역시 유진은 태수에게 어울리지가 않았다. 남편때문에 고생을 많이 해서 혜영은 인권이니 권력이니 하는 단어를 들으면 저도모르게 속으로 치가 떨렸었다. 그래서 태수가 나중에 그런것에 빠져들어 애아버지처럼 고생할까해서 겁이 나곤 했었다. 그런데 유진이가 태수에게 그런생각을 주입시킬까봐 은연중에 걱정이 들었다.


[혹시 저애가 태수한테 나쁜 영향을 끼치는거 아니야?]


그러면서 혜영은 계속 안좋은 눈으로 보고있는데 점점 생각해보니 유진이보다는 태수가 더 얄미웠다. 태수는 책방에 들어왔었을때부터 그녀에게는 제대로 된 말한마디가 없었고 오직 유진에게만 관심있어하는 눈치였다. 또한 유진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표정은 유난히 반갑고 밝아보였었다. 마치 태수가 그녀를 소외시하는것 같아 쓸쓸함이 느껴졌고 섭섭했다. 또한 엄마를 사랑하다느니 엄마밖에 없다느니 하는 애절한 말을 해서 그녀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태수가 유진이앞에서는 전혀 다르게 행동하는것 같아 배신감마저도 들었다. 그러다보니 심한 분노가 치밀어올라 어느새 주먹이 쥐어지고 부르르 떨고 있었다.


[아들놈이란 다 똑같애. 말만 그렇게 하다가 지또래의 여자를 만나면 금새 나몰라라 하고. 나는 저때문에 얼마나 마음고생하고 있는데]


이제 아들에 대한 애틋한 감정은 사라지고 그저 괘씸하기만 했다. 얘기가 끝난는지 태수가 유진에게 인사를 하고 책방쪽으로 몸을 돌리자 혜영은 얼른 안쪽으로 들어와 계속 정리를 하는척을 했다.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가는 태수는 엄마가 안색이 안좋고 상당히 기분이 안좋아 보이는것을 직감적으로 알수있었다. 아까 책방에서 엄마와 유진을 동시에 만났었을때는 무언가 어색했었고 왠지모르게 기분이 묘했었다. 더군다나 지난번에 유진에게 엄마로 인한 고민을 말해서 그런지 속이 뜨끔거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뜻밖에 그녀를 보게되니 반가움도 들어서 유진이 나갈때 그냥 잘가라고 인사를 해주고 싶어 쫓아나갔었다. 웃는 유진이와 몇마디를 주고받다가 갑자기 그녀가 그때 그가 대신 인용한 친구는 어떻냐고 물었다. 태수는 속으로 화들짝 놀라며 지금은 어느정도 괜찮아진것 같다고 대충 얼무버렸다. 빨리 책방으로 들어가 보라는 유진의 말에 태수는 그녀와 헤어지고 다시 들어와보니 엄마는 지금처럼 얼굴표정이 굳어있었고 말도 대충 할말만 했다. 처음에는 혹시 유진과 무슨일이 있었나해서 조바심이 났었지만 버스를 타고 가면서 엄마가 그에게 화가 났다는것을 점차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엄마가 그에게 면도를 해준뒤로 불편했던 관계가 많이 좋아졌고 또한 이성적인 감정이 아직 남아있었지만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생각해서 잊을려고 노력하며 지냈었다. 그러나 예전처럼 부모로서 잘해주던 엄마가 이렇게 돌변하니 태수는 어찌할바를 몰랐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나 곰곰히 생각해보았으나 떠오르는것이 없었다. 마음이 매우 무거워진 태수는 옆에서 무표정으로 걸어가는 엄마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엄마"


"....."


엄마는 여전히 아무말없이 앞만 쳐다보며 걸음을 내딛었다. 태수의 마음은 점점 초조해져 갔다. 자신이 잘못한것이 있다면 빨리 용서를 빌고 엄마의 기분을 풀어주고 싶었다.


"기분이 안좋으세요?"


"......."


"화가 나셨어요?"


"......."


"제가 무슨 잘못을 했어요?"


그러자 엄마는 그를 힐끔 보더니 다시 앞을 보며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서 가자" 


확실히 엄마가 자신에게 화가 났다는것을 확신한 태수는 당황스러워져서 아무말도 못하고 묵묵히 그녀를 따라 집으로 들어갔다. 그런다음 엄마는 여전히 아무말없이 그냥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왜 저러시지?]


엄마가 저런식으로 화내는 것을 본적이 없던 태수는 매우 당혹스럽고 다급해져서 얼른 그녀의 방으로 따라 들어갔다. 코트를 벗던 엄마가 계속 굳어있는 얼굴로 쳐다보자 태수는 저도모르게 움찔했다. 그를 바라보는 엄마의 얼굴에서는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태수는 답답하고 속이 상해서 애원하듯이 물었다.


"왜 그러세요? 제가 잘못했으니 화가 나셨다면 그만 풀으세요"


그러자 엄마는 무뚝뚝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네가 뭘 잘못했는데?"


그말에 태수는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지만 엄마의 마음을 풀어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계속 빌었다.


"잘은 모르지만 제가 무조건 잘못했어요. 다음부터는 안그럴게요"


엄마는 차가운 눈으로 그를 응시하다가 다시 무뚝뚝하게 말했다.


"곧 밥먹을테니 가서 옷이나 갈아입어라"


"엄마....."


"나도 옷갈아 입어야해. 그러니까 어서 네방에 가"


그러면서 엄마는 어쩔줄을 모르는 그를 무시하고 옷장속에서 갈아입을 옷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하는수없이 태수는 한숨을 쉬며 쫓겨나오듯이 방을 나왔다.




다음날은 신문대금을 받는 날이었다. 선규는 그동안 엄마에게 정신이 팔려 지난번에 우연히 엿보거나 들었던 여자들을 잊고 있었으나 신문대금을 받는 날이 가까워오자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다. 요즘 엄마와 알몸으로 스킨쉽을 하며 지내서 그여자들에게는 관심이 없었지만 그래도 그들이 어떻게 생겼는지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배달을 하면서 아파트의 복도창문으로 우연히 훔쳐보았던 여자의 집문앞에 도달했다. 그여자의 옷을 벗던 모습이나 섹스를 하던 장면들을 기억하니 야릇한 흥분이 몰려왔다. 비록 멀리서 본거였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그런 야한 모습들을 보여준 여자였다. 선규는 떨리는 가슴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그러자 조금있다가 집안에서는 허스키한 여자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


선규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천천히 대답했다.


"신문대금을 받으러 왔읍니다" 


잠시후 문이 열리며 매혹적으로 생긴 여자가 얼굴을 내밀었다. 단발머리의 여자는 30대초반으로 보였으며 매우 세련된 모습이었다. 선규는 미소를 지으면서 다시한번 말했다.


"신문대금을 받으러 왔는대요"


"얼마죠?"


선규가 액수를 말하자 여지는 기다리라고 말한후 잠시 안으로 사라졌다가 이윽고 현관문을 열고 나왔다. 외출을 하려는건지 문을 잠그는 여자는 얼굴에 진한 화장을 하고 있었고 정장을 입고 있었다. 


[저녁이 다 되어가는데 어디를 나가나?]


의문이 든 선규에게 여자는 돌아서서 핸드백에서 돈을 꺼내주자 선규는 영수증을 써서 그녀에게 주었다. 선규보다 키가 약간 작은 여자는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저번달부터 시작했어요"


선규는 지난번에 보았던 장면들이 다시 기억나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고개를 끄덕이던 여자는 묘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몇살이야?"


"15살인데요"


"그럼 이번에 고등학교에 올라가?"


"네"


선규가 보아도 여자는 상당히 매력적인 몸매를 가지고 있었고 왠지모르게 귀품이 있어 보였다. 


"귀여운 얼굴이네"


그말을 듣고 선규는 왠지 부끄러움을 느껴 얼굴이 빨개지자 여자는 조용히 웃으면서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는 돌아서서 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음에 또 봐요"


귀신에 홀린듯 멍하니 서있던 선규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급히 인사를 한다음 아래층으로 뛰어내려갔다. 그리고는 정신을 가다듬자 그때서야 바지안에 있는 성기가 어느새 발기된것을 알아차렸다. 윗층에서 엘리베이터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달아오른 얼굴을 감싸쥐었다.


[어휴, 내가 왜 이러지? 내가 당황하는 모습을 그여자가 눈치채지는 않았을까?]


머리를 흔들어 생각을 떨쳐버린후에 남은 집들을 돌아다니며 신문대금을 회수하고 아파트단지를 나왔다. 그리고는 주택가에 가서 두남녀가 섹스하는 소리를 엿들었던 집의 초인종을 눌러보았으나 아무도 없는지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몇번 더 눌러보다가 이내 포기하고 다른 집들을 가보았다. 그러다가 그의 소리를 듣고 지갑을 가지고 나오는 여자를 본 선규는 저도모르게 흠짓 놀랐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그때 섹스하는 소리를 듣고 골목을 나오다가 우연히 마주친 여자였다. 그여자도 그소리를 들었으면 그가 거기서 무었을 했는지를 알거라는 생각을 하니 매우 부끄러움이 들었다. 그당시에는 급하게 뛰어가느라 자세히 보지를 못했었는데 지금 유심히 살펴보니 여자는 아파트에서 보았던 여자와 비슷한 나이인것 같았다. 키는 엄마정도 되었고 중간길이의 머리를 한 평범한 가정주부처럼 보였다. 여자는 왠지모를 이상한 표정으로 그를 보더니 얼굴에 약간의 홍조를 띄었다.


"얼마죠?"


선규가 액수를 말하자 여자는 지갑에서 돈을 꺼내주었다. 그런다음 거스름돈과 영수증을 건네받자 여자는 아무말없이 대문을 닫고 들어갔다. 무엇인가 어색함을 느낀 선규는 닫혀진 대문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다른 집으로 대금을 받기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25부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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