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Days with Roses - 1부 5장

본문

나는 담배를 찾았다. 수정이가 잽싸게 라이터를 들어 내게 불을 붙여주었다.


“너… “


“네, 오빠? “


생글거리는 얼굴에, 물어볼 말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나는 어색한 기분이 들어 농담조로 말했다.


“너, 내가 그렇게 좋냐? 하하. “


“응, 수정이 오빠가 너무 좋아요. “


즉시로 빤하게 내 눈을 쳐다보며 대답하는 그녀의 말에, 난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음, 그 거짓말 정말일까? “


“정말이예요! 난 정말로 오빠가 너무 좋아요. “


수정이는 억울하다는 듯 두손을 꼭 쥐면서 내게 얼굴을 들이대며 말했다.


난 그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사실, 그 말이 진심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룸에서도, 섹스할때도 그녀가 나에게 너무하다 할 정도로 잘해주긴 했었지만, 그거야 어쩌다 맘에 드는 손님이라서 그랬을 수가 있는 거 아닌가?


무엇보다도 이런 곳에 일하는 아가씨가 처음 본 남자에게, 그것도 별달리 돈이 많지도, 얼굴이 잘생기지도 않은 나에게 그렇게 반한다는 일이 있을 수가 없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 그녀가 정말로 내게 첫눈에 반했다는 걸 알게 되기까지는 꽤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후의 일이었다.


“오빠… 결혼했죠? “


수정이는 내 왼손 약지에 끼워진 결혼반지를 보며 물었다.


“이거? 하하… 나 이혼했어. 이 반지는 별 달리 뺴기도 뭐해서 그냥 끼고 다니는 거야.”


“정말? 정말로 이혼하셨어요?”


“뭐하러 그런 걸 거짓말하냐? 별 죄도 아닌데.”


“흐응… 그럼 오빠, 그 반지 앞으로도 빼지 마세요?”


“왜? “


“그래야 딴 계집애들이 오빠한테 접근 안하죠. 결혼한 사람인줄 알고, 히히. “


“하하… 누가 나 같은 녀석한테 접근씩이나 하겠냐? “


수정이는 대답없이 예쁘게 웃더니 내게 안겨왔다.


나는 그녀를 꼭 품고서 한동안 쉬었다. 


잠시 후 내가 몸을 일으켜서 옷을 주워입기 시작하자, 수정이는 아쉬운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가시게요? 내일 일요일이니까 쉬시잖아요. 저랑 자구 내일 아침에 같이 아침먹고 가시면 안돼요? 제가 꼬리곰탕 사드릴께요. 오늘 축난 정력 보충해야죠. “


“하하… 그러고 싶지만 집에 딸내미가 기다린다. 혼자서 무서울 테니, 들어가야 해. “


“아, 그렇구나… 그럼 들어가셔야 겠다… “


사실 나는 이혼한게 아니라 아내가 죽은 지 3년째였다. 


내 나이 스물 여섯에 결혼해서 꼭 4년을 같이 살다가 세살박이 딸 하나를 남기고 간 아내는, 이제 여섯살이 된 딸의 얼굴을 볼 때마다 새록새록 그 얼굴이 떠오르곤 했다.


아내와 세살 터울이 져서 결혼할 때 갓 대학 입학생이던 처제가 이제 스물일곱의 나이로 나와 같이 살며 딸을 돌봐주고 있지만, 언젠가 그녀도 결혼해서 나가살아야 할테고, 그러면 딸과 나만 남게 될 것이다.


아내와 처제는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셔서, 우리가 결혼할 때 자연스레 우리와 함께 살게 되었고, 딸은 처제를 [이모엄마]라고 부르며 졸졸 따랐고, 처제도 딸을 극진하게 아껴주었다.


어쨌거나, 수정이에게 그런 이야기까지 털어놓을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다시 보기도 힘든 아가씨이다. 


내 형편에 누가 사준다고 하지 않는 이상에는 이렇게 비싼 룸살롱을 들락거릴수는 없는 일 아닌가?


나는 옷을 모두 챙겨입었다. 


수정이는 팬티와 브래지어만 빠르게 걸친 후에 내가 옷입는 시중을 들어주었다.


나는 지갑에서 명함과 십만원짜리 수표 한장을 빼서 건넸다.


“자, 생각나면 전화하고… 이건 수정이 집에갈 차비.”


“어머? 오빠 이런 건 필요없어요. 나 이 명함만 받을래. “


“받아. 이건 팁이 아니라 너한테 주는 선물이야. 마음같아선 이걸루 꽃이든 목걸이든 사주고 싶지만, 이 한밤중에 그럴 수가 없으니 네가 이걸루 뭐든 좋은걸 사. 그게 내가 사주는 선물이라 생각하고. “


어차피 박차장이 팁으로 십만원은 지원해 준다고 했겠다, 월요일에 회사에서 달라고 하면 될 일이다. 


명함이야 매너상으로 건네는거고...


나는 그렇게 머리를 굴리며 수정이의 브래지어속에 억지로 수표를 밀어넣었다.


수정이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다가 웃으며 그 돈을 받았다.


“그래요, 그럼. 나 이거 정말로 오빠가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소중하게 간직할께요.”


그후로 언제나, 수정이의 지갑 속 제일 안쪽에는 그 수표가 있었다는 걸 안 것은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서였다.


수정이가 후다닥 옷을 챙겨입고서, 나를 따라 호텔을 나섰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수정이는 내 품에 파고들면서 물었다.


“오빠, 나 진짜루 전화해도 돼요? 혹시 사모님이 계셔서 연락했다가 오빠 곤란해 지시는 거 아녜요? 그럼 나 연락 안할꺼구… “


“너, 내가 거짓말 한 거 같냐? 정말루 나 이혼했다. 연락하는거는 아무 상관없어. 그치만… 나 같은 놈 전화해봤자 별루 재미도 없을텐데… “


“흐흥, 오빠가 얼마나 멋지신데요. 그럼 나 전화드려도 되는 거죠? “


“그래, 그렇지만 자주 오지는 못한다. 나 별루 돈 많지 않거든?”


사실은 다시는 오기 힘들거다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다 싶었기에 나는 그렇게만 말했다.


“괜찮아요, 오빠. 시간나면 맛있는거나 한번 사주세요. 저 아무거나 잘먹어요. “


“하하… 그러지. 접대라도 있으면 꼭 여기로 오마.“


“꼭이예요? 약속한 거 예요?”


그녀는 날 끌어안은 팔에 힘을 주며 말했다. 


나도 마주 안아주고서,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내려 호텔문을 나섯다.


택시를 타는 내게, 수정이는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오빠… 나 잊으면 안돼요? 수정이가 오빠 진짜 좋아한다는거… 잊음 안돼요?”


나는 대답 대신에 그녀를 가볍게 한번 안아주고서, 볼에 입맞춤을 했다.


택시를 타고 가면서, 백미러에 비친 수정이는 계속 내가 탄 택시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술과 섹스로 피곤함을 느끼면서 의자에 깊숙히 파묻혔다. 






음... 여기까지가 1부 끝입니다. 재미있으셨는지 모르겠네요.


여기까지는 정신없이 두드렸는데, 이 뒤로는 계속 쓸까 말까 싶어요.


이야기는 머릿속에 들어있는데, 별루 재미도 없는 이야기를 자꾸 올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어쩄거나, 재미없는 글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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