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욕심(후속편) - 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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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후속편)-7




지영이 지원을 데리고 간 곳은 자신의 집과 가까운 후배의 오피스텔이었다.


후배는 3개월 코스로 어학연수를 떠난지 벌써 일주일이 넘은 상태였고 가끔씩 들리고는 청소나 해주고 환기나 시켜주며 후배대신 관리를 해주고 있었기에 지영은 아무 거리낌 없이 오피스텔에 들어서고는 지원을 소파 위에 눕혀 놓는다.


얼마나 마셨기에 정신을 못 차리고 몸도 못 가누는지 한심해보이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터트리고는 지원이 잠을 잘 수 있도록 침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얼마나 마신 거야…….내일…….. 너 두고 보자………..”


미워 죽겠다는 듯 인상을 쓰면서도 지영의 손끝은 침대 커버를 정리하고 이불을 꺼 내어 놓은 채 지원에게 다가서고는 지원을 부축하기 시작한다.


그렇잖아도 큰 키에 단단함과 무게까지 느껴지자 지영의 불만은 더 한 듯 보였고 낑낑대며 침대가로 지원을 옮길 즈음 다리에 힘이 빠지며 우려하던 현상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어마……….억…….”


간신히 일으켜 세운 지원이 중심을 못 잡고는 넘어지기 시작하며 하필이며 자신을 덮쳐버린 것이었다.


“어억……..”


쿠웅…….


아찔해지는 정신 속에 머리끝으로 딱딱함이 느껴졌고 정신을 잃을 정도는 아니 였지만 지영은 한동안 멍한 상태로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으으…………..머리가…….머리가……..아…..”


침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히며 생겨난 충격에 지영은 한동안을 꼼짝하지 못한 채 누워있어야 했고 자신의 몸을 덮어버린 지원은 아직도 눈을 감은 채 자신의 가슴에 머리를 대고는 잠을 자 듯 숨을 고르고 있었다.


머리 속이 찡하게 울리며 메스꺼운 현상을 동반한 채 지영의 몸은 힘을 쓸 수가 없었고 그렇게 지원과 겹쳐진 상태를 유지하며 잠시의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지원은 잠결에 느껴지는 포근함에 머리를 좌우로 비비며 부드러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엄마의 품처럼 따뜻하면서도 향긋한 향기도 느껴졌고 말랑말랑하면서도 탄력이 느껴지는 부드러움은 한없이 좋기만 할 뿐이었다.


몇 번의 고개저음에 여자의 가슴을 베고 있는 것도 모르는 듯 옅은 미소마저 띄어가던 지원은 자신이 누군가의 몸 위에 타고 있음을 느끼며 차츰 눈을 떠가기 시작했고 아직도 머리가 아픈 듯 지영은 인상을 찡그린 채 머리를 짚으며 통증을 달래고 있었다. 


게슴츠레 뜨여진 지원의 시선으로 누군가가 보였다.


이마에 손을 얹은 모습과 머리 곁으로 흐트러진 머리칼이 여인임을 알 수 있었고 가늘게 숨을 쉬며 잠을 자듯 보여지기도 했다.


초점이 잡히지 않는 시선에 여인이 모습이 누군가를 닮았다고 생각을 하며 지원은 한동안을 지영을 바라보고는 입가로 희미한 웃음을 떠 올리기 시작한다.


매일 같이 자신의 곁에서 예쁜 미소를 짓는 지혜가 떠 올랐고 오늘도 여전히 자신의 곁에서 머물고 있음을 확인한 지원은 기쁜 마음에 즐거운 미소와 야릇한 욕망이 느껴졌다.


야근 때문에 요사이 며칠은 지혜와 사랑을 나누지 못한 것도 기억이 났지만 자신을 부드럽게 감쌌던 포근함도 점점 지원을 들뜨게 만들기 시작했다.


지원은 당연한 듯 고개를 주억거리며 자신의 부드러움을 느꼈던 포근한 느낌이 있는 곳으로 손을 뻗고는 조심스럽게 상의 속으로 손을 넣어 갔다.


매끈하게 느껴지는 복부와 브라우스 사이를 비집으며 가슴으로 올라가는 손끝에 말랑말랑한 촉감이 느껴졌다.


지혜는 지원이 원할 때면 언제든지 옷을 벗었었다.


당연하다는 듯 지원은 지혜와 뜨거운 섹스를 즐겼고 지혜도 지원과의 섹스를 거부하지 않고는 항상 즐거움을 느꼈기에 지원은 여느 때와 같이 지영의 상체를 더듬으며 상의를 벗겨가기 시작한다.


하나 둘 단추가 풀리고는 하얀 살결이 드러나고 하얀 브레지어가 보였지만 지원은 거추장스러운 껍질을 벗겨내 듯 단번에 브레지어를 올려버리고는 가슴으로 얼굴을 묻어가기 시작했다.


달콤하게 느껴지는 유실이 입 속으로 빨려 들며 지원은 엄마의 젖을 음미하듯 맛있게 가슴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지영은 아파오는 통증에 지원이 자신의 몸을 더듬어 오자 말려야 된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키려 힘을 써 보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걸 느꼈다.


잠시의 틈에 상의가 벌려지고는 말릴 사이도 없이 지원의 입 속으로 자신의 가슴이 빨려 드는걸 보아야만 했고 자신의 몸 위에 얹어진 채 치마를 걷어 올리는 지원의 손길을 느껴야만 했다.


다급한 듯 지영은 몸을 틀어 말려야 된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미미하게만 느껴지는 자신의 행동에 거친 호흡만을 내뱉으며 눈만을 크게 뜰 뿐이었다.


언제 벗어 내렸는지 지원은 바지를 벗어 내린 상태였고 자신의 하체 사이로 지원이 들어 오는 게 보이자 지영은 소리를 지르며 지원의 행동을 막아보려 했지만 역시나 그녀의 입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이 자신의 다리를 들어 올리는 지원의 손길만을 느끼며 멍한 상태가 되어간다.


충격적인 일이었다.


지영은 자신이 너무도 어이없게 지원에게 몸을 열어주는 게 믿겨 지지가 않았다.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도 없었지만 이렇게 부하직원과 섹스를 나누고 싶지도 않았다.


지원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란 것도 알 수는 있었지만 지영은 제발 꿈 이기만을 바라며 지원이 손을 멈춰 주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치마가 들려지고 지영의 하체가 지원의 눈 속으로 들어왔다.


윤기가 흐르는 허벅지와 길게 뻗은 곡선이 제법 아름다웠다.


하얀 팬티 속에서 자신의 페니스를 기다리며 쾌감을 느낄 지혜의 샘을 생각하며 지원은 천천히 그녀의 하체 깊숙한 곳으로 얼굴을 숙이기 시작했다.


지원의 혀와 입술이 탐험을 시작했다.


무릎 끝에서 시작된 꿈틀거림이 천천히 하얀 성에 감싸여진 샘으로 향하고 오아시스의 달콤함을 알아 버린 듯 낙타의 긴 혀는 목을 축이고 싶은 욕망에 점점 하얀 성을 향해 조금씩 조금씩 전진을 하기 시작한다.


거무스름한 샘의 윤곽의 드러나며 지원의 입술이 하얀 성을 타고는 목마름을 호소하자 하얀


성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냈다.


지영은 정신이 없었다.


집에서도 남편과의 섹스는 항상 보편화된 방법으로 이뤄졌었고 남편이나 자신은 서로의 몸


에 애무다운 애무를 해본적이 없었기에 지원의 행동은 충격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상상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나마 한 달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정도였기에 자신의 무릎에서부터 시작된 느낌은 지영으


로서는 충격적인 감각이었고 간지러우면서도 알 수 없는 목마름이 점점 자신의 몸 속에서 느껴지기도 했다.


조금씩 벌려진 다리 사이에서 지원은 팬티 위로 지영의 샘을 공략하기 시작한다.


지원의 축축해진 혀가 팬티를 적시며 지영의 민감한 부분을 자극하였고 혀끝으로 느껴지는 


까칠함도 재미있다는 듯 음미한다.


“으….으………..”


지영은 자신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신음소리에 놀라움을 느꼈다.


안타까움을 느낄 정도의 지원의 애무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으며 목마름을 느끼게 만


들었고 더 깊숙이 그 감각을 느끼게 해줬으면 하는 희망마저 생겨가며 자신의 안타까움을 


겉으로 드러내는 게 무섭게도 느껴졌다.


거칠 것 없는 지원의 애무에 지영은 차츰 혼란스러움을 느끼기 시작하고 지원은 갈증을 풀겠다는 듯 지영의 팬티를 잡고는 천천히 끌어 내리기 시작했다.


다소 무성한 수풀이 보였고 자신의 침 때문인지 아니면 그녀의 샘 속에서 흐르는 샘물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애액이 흥건하게 보여지며 지원은 마른 침을 삼키기 시작했다.


“하으응……..아응……..허억…….으음…….”


지원의 공략에 지영은 머리 속이 하얗게 비는 듯 하얀 광명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뱀이 꿈틀거리며 자신을 농락하는 건지 이상 야릇한 쾌감은 허리 끝에서부터 등골을 타고는 머리 속으로 번져가기 시작했다.


지영의 샘은 지원의 입 속에 점령 당하고는 수많은 애액을 토해내기 시작하고


여자를 다루는 솜씨가 능숙해서인지 지원은 지영의 샘 속 곳곳을 누비며 민감한 부분을 자극하고 빨아들이고는 지영의 신음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지게 만든다.


“하응……아흑…..아………..아………”


지영의 꿈틀거림이 심해지며 지원은 다음을 준비하는지 미소를 머금은 채 팬티를 벗어 내렸다.


우람하게 솟아난 지원의 페니스가 위용을 드러내고는 지영의 샘을 마주보고 있었고 지영은 지원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겠다는 듯 숨을 멈추고는 그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걷어 올려진 치마가 보이고 벌거벗은 자신의 하체와 상체가 그의 눈 앞에서 그를 반기고 있었다.


지영은 조금 전까지 느꼈던 자극적인 쾌감과 자신의 신념 사이에서 처절한 갈등에 휩쌓인 채 고민에 빠져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발생한 사소한 일이 결국 자신과 지원에게 이런 일을 벌이게 만들었고 지영은 미련이 남았지만 이렇게는 안된다는 생각에 그의 눈을 쳐다보고는 제발 여기서 끝냈으면 하는 애원의 눈빛을 지원에게 보내기 시작했다.


다가서는 지원이 보였다.


이글거리는 눈빛이 그녀의 시선 가득히 느껴졌고 늑대의 미소 같은 음흉함도 보여졌다.


제발 그만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의 눈빛을 바라보며 지원이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는 그녀의 샘으로 페니스를 대여가기 시작했다.


이미 많은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깊은 듯한 그녀의 샘은 지원에게는 욕망을 풀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었기에 지원은 망설임 없는 행동을 보였고 다소 슬픈 듯한 지영의 눈빛을 바라보며 천천히 그녀의 샘 속을 진입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벌어지는 지영의 입술과 절망적으로 변해가는 눈망울이 이율배반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정신과 육체가 분리되었다면 모를까 지영의 모습은 더욱 지원을 감질나게 만들며 욕망을 부추길 뿐이었다.


쫀득거리는 듯한 느낌을 성기 끝으로 느끼며 지원는 서서히 그녀의 샘 속으로 진입을 하고는 자궁 끝까지 페니스를 밀어 붙였다.


“아…..아…….아흑……..”


자그마한 탄성이 그녀의 입을 통해 터져 나오며 천천히 지영의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절망을 넘어 이제는 자포자기한 듯 지영은 표정을 굳힌 채였고 지원은 지영의 다리를 어깨로 걸쳐올리고는 서서히 율동을 시작한다.


찔걱이며 마찰음이 들려왔고 지원의 동작이 깊고 강하게 이루어지며 눈을 감은 지영이 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음….으음……..으응……하응…….아앙……..”


점점 방안에 열기가 번져가며 두 사람의 동작이 빨라지기 시작했고 한동안을 목석처럼 지원에게 몸을 맡겼던 지영도 차츰 열기가 오르는지 지원을 팔뚝을 잡고는 섹스에 적극적으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악…..으응…….으응…….아…………아……”


“허억…..허억………..”


빨갛게 상기되는 지영이 얼굴에 가끔씩 황홀한 쾌감을 느끼는지 환한 표정을 떠 올렸고 지원은 지영의 쾌감에 빠져드는 걸 바라보며 감각이 상승되는 것을 느껴간다.


“아앙….아앙………아……모….못 참겠어………아…아……..”


고개를 젖히며 지영은 강한 쾌감을 터트렸고 지원은 탄력을 받은 듯 점점 동작이 커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성기가 지영의 샘 속을 넘나드는걸 훤하게 볼 수가 있었고 지영의 샘 속의 감각도 꽤나 자극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아학……아……더…..더 해줘…….아…..아………”


바닥을 움켜진 지영의 손에 핏줄이 돋아나며 지영은 쾌감이 극에 다다른 듯 몸을 휘어가며 자극을 받아 들였고 지원은 온 힘을 쏟아 넣듯 강한 동작으로 연신 지영을 몰아치기 시작한다.


“아….어억…..억……허헝……어엉…….좀….더…더…….”


“허헉…..헉………”


활처럼 몸을 휘어가는 지영이 다채로운 모습을 보이며 흐트러지기 시작하고 지원은 절정이 멀지 않은 듯한 느낌에 그녀의 허리를 움켜쥐고는 강한 율동으로 그녀를 몰아가기 시작한다.


흐느적거리던 지영이 부르르 몸을 떨며 굳어지기 시작했다.


절정을 맞이 하는 듯 잔 경련이 허리와 엉덩이로 느껴졌고 그 느낌은 지원에게도 전해지며


강한 분출의 느낌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아앙……….앙…….아…….아악…………억…억….”


길게 이어지던 지영의 신음이 자꾸만 끊기면서 알 수 없는 옹알거림이 들려왔고 지원은 성기 끝으로 몰려드는 강한 자극을 느끼면서 삽입 된 성기를 빼내고는 그녀의 수풀로 분출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허헉……..으윽…………”


여러 번의 분출이 이어지며 지영의 하체는 지원이 쏟아낸 정액으로 범벅이 되었고 지영은 아직도 혼미한지 바닥으로 몸을 눕인 채 석상처럼 몸을 굳히고 있을 뿐이었다.




“흐흑……….흑……..뭐야….이게………..”


“죄송합니다…….과장님…..제정신이 아니 였나 봅니다……”


“흑…….난……. 유부녀라 말야…….요즘 애들 같이 함부로 몸을 굴리는 그런 여자가 아냐…….흐흑………”


지원은 난감했다.


시원한 욕망을 분출하고 난 후 자신의 아래에 누워있는 여자가 지영이란 걸 깨닫고는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서럽게 눈물을 흘리는 김과장에게 지원은 손을 모은 채 죄송하다는 말만을 반복하며 자신의 실수를 빌어 볼 뿐이었다.


어쩌다 자신이 이지경이 됐는지 한 숨만이 터져 나왔고 수습되지 않는 상황에 초조한 마음만이 앞서기 시작한다.


얼마 동안의 흐느낌으로 조금은 진정이 되는지 지영은 울음을 멈추었고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렸다는 생각에 차츰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우연히 일어난 일이었지만 자신의 실수도 있었다.


지원에게만 이번 일을 미루는 건 옳지않다는 생각도 들었고 어떻게 보면 자신도 이번 일에 책임을 느껴야 하는 만큼 빠른 마무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아직도 손을 모은 채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철없는 부하 직원도 측은하게 보였고 자신도 모르게 빠진 채 섹스를 즐긴 자신도 정상적이지는 않았다고 생각을 했다.


“지원씨……어떻게 하면 돼…..이제………”


“예에…..??………”


“어떻게 하냔 말야…….난 임자 있는 몸인데………누군가라도 알면 난 어떻게 되냐구…..”


“……그….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전혀요………”


“….좋아…그러면…..이번 일은….지원씨와 나…..둘만의 비밀이다……만약…..”


“………..??…………”


“이번 일이 알려지거나 누군가가 예상이라도 한다면 그날로 난 이세상에 없을테니깐…..알아서 생각해………”


“……..아무도 모를 겁니다…..그리고 그 비밀은 꼭 지킬께요………..”


날까로운 시선으로 지원을 바라보는 지영의 눈 속엔 불안하면서도 알 수 없는 눈빛이 흘러 나왔고 한동안 지원의 얼굴을 바라보던 지영은 자리를 일어서고는 옷 매무새를 가다듬으며 문 밖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찬바람이 이는 듯한 지영의 행동에 지원은 한동안을 멍하니 앉은 채 조금 전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 곰곰히 생각을 했다.


분명 지혜였는데 어쩌다 지영으로 그 모습이 바뀌었는지 자신의 행동에 대한 후회가 밀려 들었고 문 밖을 나섰던 지영이 자신을 바라보며 소리친 후에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정지원……빨리 안나와…??…..…여기….니 집 아니다……….”


“예에……??…..아….예…..나갑니다………..나가요…….”




속쓰림이 꽤나 거북스러웠지만 지원은 육체적으로 느껴지는 거북함보다 정신적으로 몰려드는 불안감에 정신이 없었다.


회사에 출근을 했지만 업무는 머리에 들어 오지 않았고 자꾸만 생각나는 김지영과장과의 일에 한숨만을 내리 쉬며 책상만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아까부터 힐끗거리는 심과장이 점심 시간이 될 즈음 지원을 불러 세운다.


“정지원……..잠깐 와 봐라………”


“예…….무슨…..??…..”


“심부름 좀 해라……..이거 …..천안 공장에 가지고 가서…공장장에게 전하고 모레까지는 기간을 맞춰 달라고 얘기 해…..미리 전화는 했으니….그냥 주기만해도 될 거다…..”


”예에…..천안요…..??……”


갑자기 천안까지 다녀 오라는 심과장의 얘기에 지원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고 머뭇거리는 행동을 보고있던 노과장이 나직한 목소리로 끝마무리를 한다.


“바보야……가서 좀 쉬다 오란 얘기다…..구석에 쳐 박혀서 한 숨만 쉬지 말고…..”


노과장의 얘기에 심과장의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고 두어 명의 과장들이 미소를 지은 채 고개만을 끄덕이고 있었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지원은 다소 풀어지는 감정을 느꼈다.


아마 심과장은 어제 자신이 얘기한 구조조정에 대해서 지원이 큰 충격을 받아서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았는지 지원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천안 공장 출장을 지시했고 지원은 안에서보다는 밖에 있는 것이 낫겠다는 듯 책상을 정리하고는 차를 주차해 둔 주차장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지하에 세워 둔 차로 다가 설 즈음


지원은 멍한 듯 차의 앞에 멈춰 섰고 열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 영업부의 김지영과장과 팀원 한명이 자신에게 걸어 오는 것을 지켜보기 시작한다.


어디를 다녀 오는 것인지 한아름 서류 뭉치를 가슴에 안은 채 지영은 팀원에게 얘기를 하고 있었고 지영의 말을 경청하는 팀원은 자신들의 앞을 막고 있는 지원을 바라보고는 의아한 표정이 되어간다.


“그렇지만…..너무 손해가 많을 것 같은데…..뭐 다른 방법이…………”


우연히 고개를 돌리던 지영의 시선에 차고로 내려오는 길목을 막아선 지원의 모습이 보였고 지영은 흠짓하는 표정으로 한동안 지원을 바라보다 눈을 빛내고는


“어디 가시나……킬러 양반…….??…..”


“………출장……가요…………”


“출장…..??……왜 이젠….. 본사에서 끝나지 않고 지방까지 살생부를 작성하나부지……”


“……아….아녜요……심과장님 심부름 갑니다…….”


가늘게 눈을 뜬 영업부의 이대리는 싸늘한 말을 연신 토해내는 모습에 다소 민망스러우면서도 불안한 감정을 느끼고는 김과장의 팔을 잡아 끌며


“과장님……왜 이래요……..??….….그냥 가요…..”


차가울 정도의 모습으로 변한 김지영과장의 속내를 그는 알고 있었다.


입사 초기 사수로 있던 부장이 이번 구조조정에 억울한 누명으로 사직서를 써야 했고 입사 동기 역시 자금부 이사의 인맥이란 미명하에 사직을 종용 받고는 회사를 떠났다는 걸 김지영과장은 지켜 봐야 했기에 전략팀에 대한 원성이 많다는 걸 이대리는 알고 있었다.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는 지원은 그녀가 내뱉는 말을 한마디 대꾸도 않은 채 듣기만 했고 김지영 과장은 자신의 할말을 다한 듯 한동안을 지원을 쳐다보다 지원을 밀치고는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당혹스런 표정의 이대리가 김과장을 따라 올라가며 지하 주차장은 금새 적막에 쌓였고 지원은 동상처럼 멍하니 자리를 지키고 서있기만 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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