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위태로운 사랑 - 에필로그

본문

드디어 에필로그입니다~ 에필로그는 희진이의 시각으로 쓰여졌습니다~!! 즐겁게 감상해주세요~






어머니를 모시고 내려오는 내내 마음이 몹시 불안했다. 나를 향해 초점없는 공허한 눈빛으로 바라모며




이야기하던 세민씨때문에..마음이 너무 불안해 견딜 수 없었다.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 거 같은 그




눈빛이 마음에 걸려 서둘러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하지만 그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머니는 내 손을 붙잡고 계속해서 당부의 말을 했다.




"희진아..비록 내가 낳은 친딸이 아니지만..넌 나에겐 친딸이나 다름없어..그러니까 어서 이 곳에서




생활은 청산하고 서울에 올라와서 다시 시작해..알았지?"




"생각해 볼께요..정말 아직은 잘 모르겠어서 그래요.."




"그래..알았다..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겠지..가자 수진아.."




"네..엄마..언니 몸 관리 잘해..어서 올라가.."




수진이도 아까 세민씨의 눈빛이 몹시 마음에 걸렸는지 어머니의 말씀이 끝나기가 무섭게 빨리 




올라가라고 날 재촉했다. 차가 출발하는 걸 보고 미친듯이 내달렸다. 제발 아무일 없기를 간절히




빌며..더 이상의 불행한 일은 존재하지 않길 빌며.. 하지만 그런 내 바람과는 달리 고작 2층의 




복도의 중간에 위치한 방으로 가는 길은 몇 시간이나 걸리는 거 같았다. 뛴다고 뛰고 있었지만,




뛰는 것 같지 않고 너무나 멀게만 느껴졌다. 드디어 방 앞에 도착해서 문고리를 잡고 돌렸지만




잠겨 있었다.




"어떻게 된거지...세민씨..무슨 짓을 한거야..세민씨.."




순간 머릿 속이 하얗게 변하며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난 미친듯이 문을 쾅쾅 두드리며 세민씨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하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난 더욱 더 크게 이름을 부르며




문이 부서져라 두들겼다. 어느새 내 얼굴은 눈물범벅이 되어가고 있었고, 손은 빨갛고 붓고 살갗이 까져서




피가 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이 방 안으로 어서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만이 내 머릿속에 존재하고 있었다. 일분 일초가 지날수록 내 마음은 초조해져 미칠 것만 같았다. 




미친 듯이 두들기는 소리에 신경이 쓰였는지 옆방에서 아저씨가 인상을 잔뜩 지푸리며 밖으로 나왔다.




"머유?? 다른 사람 잘 수도 있는건데 조용히 좀 합시다!!"




순간 난 아저씨에게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빌었다. 체면따위는 나에겐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은 




세민씨가 살아있는 모습을 보는게 나에겐 가장 중요한 일이니..




"아저씨..흐흑..문 좀 열어주세요..제발요...흐흐흑..사람이..사람이 죽을지도 몰라요..."




"죽어??그게 무슨소리야!! 아가씨~ 제대로 얘기 좀 해봐.."




"모르겠어요..몰라요...흐흑..제발 이 문 좀 열어줘요..어서요..흐흐흑.."




난 아저씨의 다리를 붙잡고 거의 허물어지다시피 했다. 더 이상 내 몸 속에 아무런 힘도 남아있지 않은 듯




했다. 그리고 너무나 절망스러웠다. 그 방에서 나오는게 아니었다..어떤 상황이었어도 세민씨 옆에




내가 남았어야 했다는 자책감에 괴로워 미칠 것만 같았다.




"거..무슨 일인지 모르겠구만..하튼 급한 거 같으니..기다려보슈!!"




아저씨가 내려가고 잠시 후 주인아주머니가 올라와서 아저씨에게 정황을 전해듣고 문을 열었다.




난 열자마자 안으로 뛰쳐나가 주변을 살폈다. 세민씨는 침대에 너무나 평온하게 누워 있었다.




"내가 괜한 걱정을 한건가...아냐..그렇게 두들겼는데 잠만 잘리가 없잖아.."




난 재빨리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침대 바닥에 떨어져 뒹굴고 있는 약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설마...설마..아니겠지.."




약병을 주워들고 이름을 읽으며 내 머리는 절망으로 뒤덮혀 갔다.




"수..면..제....안돼!!!!!세민씨!!! 세민씨!!"




난 세민씨를 붙잡고 미친듯이 울부짖었다. 이럴 순 없었다..이럴 순...평생을 불행하게 살았던 사람..




이렇게 가게 할 순 없었다...이렇게는.. 눈물이 하염없이 뺨을 타고 흘렀다. 얼마나 눈물이 많이 나는지




앞이 흐려져 세민씨의 얼굴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정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모든 걸 포기하고




선택한 사람인데..어떻게 선택한 사람인데...가슴이...가슴이 너무나 아파왔다. 




그 순간 주인 아주머니가 나의 어깨를 흔들었다.




"이 봐~ 아가씨~ 무슨 약을 먹었는지 모르겠지만..어서 119신고부터 해봐~!! 혹시 살릴 수 있을지 알아.."




순간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아직..아직 얼마 지나지 않았을꺼야..어머니가 내려가고 일어난 일이니..그래 정신 차려야해!!"




난 서둘러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119에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119응급차가 도착하고 차는 근처의




병원으로 가서 위세적을 한 뒤 세민씨를 목포의 큰 병원으로 옮겼다. 그 일련의 시간들은 마치 나에겐




정지된 시간인 듯이 느껴졌다. 아니..그러길 바랬다..모두가 정지해서 다시 그 전의 시간으로 돌아갔으면..




몇 시간 전의 그 행복한 시간들로 돌아갔으면.. 병실에 누워있는 세민씨를 보니 하염없이 눈물만이




흘러왔다. 의사는 위세척을 빠른 시간안에 했으니 괜찮을꺼라 했지만..본인의 의지가 없으면 어쩌면




깨어날 수 없을꺼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은 마치 내게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로 들렸다. 난 며칠을 아무것도




먹지도 않고, 세민씨 옆에 앉아서 세민씨만을 바라봤다. 제발 깨어나기만을 바라며..다시 한 번 그 환한 웃음을




내게 지어주길 바라며.. 하지만 4일이란 시간이 지나고 있었지만..그는 깨어나지 않고 있었다. 살지도..죽지도




않은 그런 상태로 그 시간들이 지나고 있었다.




"세민씨..무슨 생각하는거야...나 원망하는거야?? 나 당신 떠나지 않아..약속했잖아...절대..당신




떠나지 않는다구..그러니까 어서 빨리 일어나..제발..어서..."




그런 내 간절한 바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민씨는 너무나 평온한 모습으로 계속 잠들어 있었다.




"바보..내 맘도 모르구..언제까지만 잘꺼니.."




그 때 문이 열리며, 수진이와 종혁씨가 들어섰다.




"수진아...여보.."




"언니..잠깐 형부랑 얘기 좀 해..내가 오빠 옆에 있을께.."




"그래.."




난 남편을 따라 밖으로 나와 벤치에 앉았다. 겨울이 다 지나고 완연한 봄인지 바람이 차지 않고, 너무나




따스했다. 




"잘 지냈어...?"




"그냥..그랬어...당신은?"




"휴...난 그냥 그랬어..세민이는 괜찮은건가.."




"모르겠네..몸에는 별 이상이 없다는데 깨어나질 않네...깨어나기 싫은건지.."




"그렇군...계속 세민이 곁에 있을꺼야...?"




"응...미안해.."




"아니..아니야...당신 세민이 정말 많이 사랑하는 모양이야.."




"어..당신에겐 면목 없지만..나 그 사람을 너무 많이 사랑해..흐흑.."




나와 주변사람들 때문에 그렇게 누워있는 세민씨를 생각하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 나왔다.




"그래..내 욕심이겠군..당신을 계속 잡고 있는다면...여기 지장 찍어.."




남편은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내밀었다. 이혼 서류였다...남편의 도장이 모두 찍힌..




"여..여보.."




"괜찮아..나도 많은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야..내가 마지막으로 당신한테 해 줄 수 있는 일은




이것밖에 없군.."




"고마워..흐흑..고마워..."




남편에게 너무나 미안했지만...한편으로 너무나 고마웠다..내가 도장을 찍자 남편은 홀가분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친구로 계속 남는것도 그런가??"




"아니...괜찮아.."




"고맙네..그래도 친구로는 남을 수 있는 부부사이라니..세민이 잘 챙겨주고 다 나으면 서울로




올라올꺼지..?"




"그건..잘 모르겠네.."




"그래...연락하고..난 이만 갈께.."




남편은 나에게 손을 흔들며 점점 멀어져갔다. 몹시도 미안한 마음이 계속해서 남았다. 나로 인해




충분히 힘들었을 그 사람에게도 너무나 미안했다. 하지만..지금 내 마음속엔 세민씨뿐이 없으니..




그 때 수진이의 병원이 떠나가라 날 부르며 뛰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언니~!!! 언니!!!"




"왜 그래??"




수진이는 한 달음에 나에게 뛰어와 내 손을 잡고 병실을 향해 뛰었다.




"무슨 일인데?"




"오빠가..오빠가 깨어났어!!"




순간 머릿 속이 멍해지며, 난 환청을 들은 듯한 느낌이었다. 수진이의 손에 이끌려 병실에 들어가




살짝 떠진 세민씨의 눈이 날 보는걸 보고서야 알 수가 있었다.




"꿈..꿈이 아니구나..꿈이..아니야....."




"흐흐흑....세민씨..세민씨..!!"




난 세민씨에게 달려가 누워있는 그의 품에 안겼다. 얼마나 보고 싶던 눈빛인가..이 사람의 이 따뜻한




눈빛...너무나 날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그 눈빛...




"왜..왜 이제 깨어났어..왜...흐흑.."




"하아..니 목소리가 또렷이 들리는걸 보니..여기가..저승은 아닌가보다..하하.."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흐흑..바보..왜..왜 그런거야..평생 같이 하자며.."




"미안..미안해...너가 이리 슬퍼할 줄 몰랐어..그걸 알았다면 바보같이 안 그랬을텐데.."




"됐어..괜찮아..괜찮아..이렇게 내 곁에 살아있으면 된거야.."




난 그 사람을 붙잡고 한참을 펑펑 울었다. 눈물은 흘린만큼 흘린거 같았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결국 간호사까지 와서 환자가 진정을 취해야 한다는 말에서야 난 세민씨에게 떨어졌다. 세민씨는 날 




보며 환하게 웃으며 다시 잠이 들었다. 혹시나 다시 못 깨어날까 불안했지만..




하지만 그런 내 걱정과는 달리 수진이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가는 길을 바래다주고 오자 언제




일어났는지 세민씨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날 향해 환하게 웃고 있었다.




믿을 수 없는 현실..하지만..현실이었다...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던 그의 환한 웃음..그 사람..




바로 세민씨가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나에게 돌아왔다..너무나 밝은 모습으로..절망적이던..너무나




힘들어보이던 그 모습들을 모두 지우고..너무 환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또 다시 눈물이 고여 흘러내리려했다.




"나 바보같지..자꾸 울려고 하구.."




"아니..괜찮아..정말..이쁘다...우리 희진이는 우는 모습도 이쁘네.."




"바보냐..우는게 뭐가 이뻐..치.."




"진짜..완전 이뻐..천사같네..하핫.."




"그래..고마워.."




"고맙긴...어.."




순간 세민씨의 말이 끊어지고 멍하니 나의 뒤를 바라봤다. 뒤를 돌아보자 알 수 없는 중년의 남자가




서 있었다.




"아..아버지.."




"세민씨 아버지세요?"




"그렇네..자네가 그 처자인가.."




"네..그럼 말씀 나누세요..전 나가있겠습니다.."




"아니야..들어도 상관없으니 거기서 듣게.."




"그래..나가지마.."




나가려는 나의 손을 꼭 잡는 세민씨때문에 난 그냥 앉아서 이야기를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오랜만이구나.."




"그렇네요.."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 이런 모습이라니..너란 녀석도 참.."




"죄송하네요..한심한 모습만 보여서.."




"대충 자초지종 이야기는 다 들었다.."




"그러셨군요...아버지를 원망해서 죄송해요.."




"아니다..뭐..넌 어릴때라 알 수가 없는 일이니...그건 그리구 우리들 일이니..너가 미안해 할 




일도 아니다..흠...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이냐..?"




"모르겠습니다..저도 잘.."




"저 아가씨랑 떠날 생각이냐.."




"그렇게 한다면 말리실 생각인가요.."




"아니..너가 어린애도 아니고 너의 결정에 맡기마.."




"네..."




"여기..놓고가마..내가 해 줄 수 있는건 이런거밖에 없구나.."




"돈인가요...? 그럼 가져가세요.."




"아니다..받거라..이렇게 하고싶어서 그런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세민씨 아버님은 나를 보며 간단한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가버리셨다.




"어쩔 생각이야...?"




"글쎄...당신이 결정해야지..나를 버리든...형님에게 가든.."




"바보..그건 이미 세민씨와 떠나올 때 결정했다는 사실을 몰라서 묻는거야.."




"그래두...둘 사이는.."




"끝났어..그 사람이 와서 이혼도장 찍어줬어.."




"정...정말? 언제.."




"아까..그러니까 더 이상 신경쓰지마..그리구 그 돈 어차피 받을꺼면 우리 같이 떠나자..멀리..




정말 아무도 우리를 모르는 먼 곳으로.."




"그래..그러자..그런 곳으로 가자..아무도 우리를 찾아올 수 없는 곳으로.."




며칠 뒤 세민씨는 퇴원했고, 몸을 추스리고 가자는 내 말에도 불구하고 떠날 준비를 서둘렀다. 




도저히 그의 고집을 꺽을 자신이 없어 나도 서둘러 떠날 준비를 했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물론 부모님과 동생..주변의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간다는 사실이 미안했지만..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건 내 옆의 이 사람..이세민이었기때문에....




우린 모든 준비를 마치고 체코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아무도 없는...우리만이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곳으로 가는 첫번째 발걸음을 내딛었다.. 




지금 분명한건 내가 그 사람을 많이 사랑하고..그 사람도 나를 많이 사랑한다는 사실이다...




이제 우리는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영원히..




내 옆에 누워 어느새 잠든 그의 모습을 보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힘들었던 모든 시간이




꿈같기만 하고 너무나 행복했다. 그리고 그 웃음 속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슬픔이 아닌




기쁨의 눈물이..




"사랑해요...사랑해..세민씨...내 모든 것..."




ps. 드디어 위태로운 사랑을 마무리하게 되었네요~!! 보영이 외전이나 단편이 아닌 나름 장편시리즈 중에서 




처음으로 마무리 짓는 글이라 그런지..마음이 시원섭섭하네요~ㅎㅎ 처음엔 보영이시리즈를 쓰며 나름 소프트한




내용도 다루고 싶다는 생각에 편하게 집필을 한 작품인데 나중에는 보영이시리즈보다 살짝~ 더 신경을 쓴 부분도




있을 정도로 꽤나 신경을 쓴 작품이 되었습니다~ㅎㅎ 어쨌든 마무리하게 되니 기분이 좋기도 하고 살짝 아쉽네요




앞으로도 지금 연재하고 있는 작품과 새로 연재하게 될 작품들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그리고 추천과 댓글이




많은 힘이 되시는거 아시죠??ㅎㅎ 그럼 좋은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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