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질펀할 Girl - 11부

본문

그자가 몸을 일으켰다. 나는 그냥 누워 있었다. 




돌 위에서 눈을 감고 쾌락의 순간을 음미했다.




그자는 내 스커트도 내려주지 안고 일으켜 주지도 않았다.




눈을 살며시 뜨고 그자가 바지 올리는 모습을 보았다. 




바지를 올린 그자가 나를 버려두고 돌아서 갔다. 




벤치로 가서 내 핸드백을 집어 들더니 거꾸로 들고 쏟았다.




나는 놀라서 안 되요를 외쳤지만 몸을 일으킬 수가 없었다.




허리가 말을 안 들었다. 허리가 아파서 허공에 손만 저었다.




그자는 핸드백을 털어 내용물을 몽땅 챙겨갔다.




가까스로 몸을 추스르고 벤치에 갔을 때 핸드백은 텅텅 비어 있었다.




집에 갈 차비도 없다.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고 있어서 천만다행이었다.




신분증까지 챙겨 갔다면 난감할 뿐이었다.




나는 주말 병을 앓을 때 신분증을 의도적으로 소지하지 않는다.




혹시나 추한 상황에서 자신이 노출되는 봉변을 면하기 위해서이다.




스커트를 내리고 몸을 보니 꼴이 말이 아니다.




허리는 부러진 듯 아프고 다리는 휘청거렸다.




하얀색 셔츠와 핑크색 스커트엔 흙과 오물이 묻어 표범 가죽 같았다. 




구겨지고 일그러져 있었다. 팔 다리도 얼룩무늬다.




썩을 놈이 재미만 보면 되지 뒤끝이 더럽다.




어디 가서 잡는다는 말인가? 잡으면 뺏긴 물건을 되찾을 힘이 있는가?




한심한 꼴로 공원을 나왔다.




불가능인줄 알면서도 발길은 지하도를 향하고 있었다.




경찰서도 생각했다. 




남자 꼬드기다가 핸드백을 다 털렸다고 신고할 수는 없었다.




내 몸에 좃물을 뿌린 놈이 재산을 다 털어 갔다고 해야 하나.




강간을 당했다고 신고하면 어떨까?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선생님이, 교양 있고 지적인 우아한 걸이 무슨 몹쓸 일을 당한단 말인가.




사람들이 불쌍하다 하지 않고 재미있어할 일이 될 것 같았다.




샌들 굽을 또각또각 거리며 계단을 수차례 오르내렸다.




다리가 아프다는 생각도 못했다. 그자를 찾아야했다. 




차비라도 달라고 사정을 해야 했다. 이 밤중에 누구를 붙들고 




차비를 구걸 할 수 있겠는가.




경찰서에 가려해도 이곳에 왜 왔는가 물으면 대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잠든 노숙자들의 얼굴에 덥혀있는 신문지를 일일이 까 볼 수도 없었다.




그러다가 또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 




잘못하면 떼로 몰려들어 참혹한 광경을 연출할지도 모른다.




숨을 죽이고 계단을 오르면서 살피고 내려오며 들여다보았다.




그자는 보이지 않았다. 믿을 곳은 경찰서뿐인데 내가 떳떳치 못해 가지 못한다.




그자는 내가 경찰서로 달려갔으리라 믿을 것이다. 




그러면 이곳에 있을 리가 없다. 어디 꽁꽁 숨었을 것이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더 이상 그곳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집에 갈 차비는 다른 곳에서 만들어야 했다.




이 꼴로 그 먼 거리를 몇 날 몇일을 걸어서 갈수는 없었다.




지하도 안으로 들어갔다. 화장실을 찾았다.




거울에 비쳐진 내 꼴은 미친년 같았다.




계단에 누우면 노숙자들과 어울릴 것 같았다.




아니 그들 보다 더 엉망이었다. 어디 가서 치마 들추어도




남자들이 고개 돌릴 행색이었다.




눈물이 흘러 나왔다. 사실 억울할 것도 없는데 속상했다.




집에 갈 차비는 어떻게 하나? 그것이 걱정이었다.




우선 수돗물에 팔을 씻었다. 얼굴도 씻고 다리도 씻었다.




옷도 벗어서 탈탈 털었다. 손으로 머리도 빗었다.




다시 거울을 보니 여자 같았다. 지저분한 여인이 거울 속에 있었다.




어떻게 집에 가나? 차비는 어떻게 구하나.




지하도 입구에 앉아서 계단을 내려다보았다.




잠자는 노숙자들을 유심히 살폈다. 조용하다.




얼빠진 년처럼 앉아 있었다. 누군가 동행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길다면 긴 인생 여로에 동행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면 기대고 아프면 보살펴주는 동행이 있어야했다.




나는 왜 쏠로일까? 자유? 우아한 걸? 남자 기피? 




정답이 없다. 첫사랑. 두 번째 남자. 세 번째 유부.




그들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그들이 우아하게 포장된 배고픈 걸로 만들어 버렸다.




마흔 살 까지는 결혼을 염두에 두었다.




살림도 혼수를 의식하며 사 들였다. 




정작 나는 인연이 없었다. 두 팔 벌려 나를 원하는 




남자도 없었고 마음에 드는 남자가 나타나도 내가




선뜻 다가서지 못했다.




돌아보면 아쉬운 순간도 많았다.




내가 좀 더 적극성을 보였으면 맺어질 인연도 있었다.




첫사랑의 두 얼굴이 내 발목을 잡았다.




두 번 째 사람처럼 여자가 너무 밝힌다 할까봐 겁났다.




세 번째 유부처럼 양다리 걸쳤나 살피다 놓치기도 했다.




마흔이 넘으면서 나는 독신을 선언했다.




이 미모에 이 머리에 탄탄한 직장에. 아쉬울 것이 없었다.




남자에게 시달리고 아이에게 매달리며 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쓸데없이 아옹다옹 하며 피곤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독신. 얼마나 멋진 단어냐. 자유. 얼마나 위대한 낱말이냐.




어차피 한세상 살다 떠나면 그만이다. 




나 죽으면 누가 울어주는지 산소에 누가 찾아오는지 모를 일 아닌가.




돈 벌어 값지게 쓰고 남으면 사회에 돌려주면 이름 석 자 남기지 않겠는가?




남자 잘 못 만나 사네 못 사네 눈물 짜는 여인들 많이 봤다.




가정에 얽매여 꿈을 포기하는 여인들 많이 보았다.




자식에게 목숨 걸고 인생을 다 바쳤다가 배신당하는 여인들 여럿 보았다.




시부모에게 휘둘려 기도 못 펴고 사는 여인도 많다.




평생을 가정부처럼. 남자의 몸종처럼 허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독신을 선언하고 주말 병이 생겼다. 재미있었다. 스릴도 있었다.




인생 이렇게 사는 거라고 자랑하고 싶었다.




하지만 자랑할 곳은 없었다. 남들이 나의 신나는 생활을 




삐딱하게 보기 때문이다. 




손가락 여덟 개 있는 동네에 열 개짜리가 가면 병신이다.




세상이 나의 멋진 두 얼굴의 인생을 인정해 주지 않기 때문에




나 혼자 즐기고 나 혼자 묻어야 했다.




오늘은 누군가가 그립다. 동행이 필요했다.




이럴 때 나를 찾아와 보듬어 주고 위로해 줄 남자가 있었으면.




아무것도 묻지 않고 내 핸드백을 털어간 그자를 잡으러 




나서 줄 남자가 필요했다.




주먹질을 하던 첫사랑도 괜찮다. 밝힌다고 구박하던 




두 번째도 좋다. 순응할 수 있었다.




역전 벤치에 앉아서도 온통 차비 생각뿐이었다.




멀리 사람이 지나가면 그자인가 유심히 지켜봤다.




경찰서에 가고 싶었다. 그러면 편하게 집에 갈 수 있을 것이다.




머리가 멍해서 둘러댈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자신이 없었다.




돌변한 그자는 박력 있었다. 




벤치에서 나를 번쩍 안아 풀숲으로 옮겨질 때 기대가 컸다.




돌 위에 엉덩이를 올리고 가랑이 쩍 벌리고 그자를 받아들이던 




순간이 떠올랐다. 허공에 뜬 느낌. 꽉 찬 구멍.




여자에게 환장한 것 같던 펌프질. 좃을 깊이 박은 체 




소변을 갈기듯 힘차게 쏟아대던 정액.




가히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돈은 줄 수 있었다.




핸드백 속의 물건을 다 줄 수는 있었다.




나중에라도 더 많이 줄 수는 있었다.




근데 망할 넘이 차비까지 들고튀어 버렸다.




나는 역전을 지나 멀리 보이는 모텔을 향해 아픈 허리와 




후들거리는 다리를 끌고 갔다.




세상이 어둡고 조용한데 모텔 간판만 눈이 부셨다.




마당에 서서 간판을 쳐다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지나가는 남자를 붙들고 모텔에 들어가 차비를 구걸해야 하나?




모텔 카운터에 가서 남자하나 소개해 달라고 부탁해야 하나?




자신이 없었다. 용기가 나지 않았다.




누구에게 차비 좀 가져 오라고 연락할 친구도 없다. 




있다 해도 연락할 방법도 없다. 그자가 휴대전화도 가져갔다. 




공중전화 걸 동전도 남기지 않았다.




모텔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마음은 가는데 몸이 가지 않았다.




(질문 : 여러분이 이런 상황이라면 차비를 어떻게 마련할까요?)


<차비 마련할 방법 좀 갈쳐 주세용.>




지성과 교양으로 가득 찬 우아한 걸이 돈이 필요해서 옷을 벗을 수는 없었다.




돈을 받기위해 남자 밑에 누워 버둥대기는 싫었다.




차라리 걸어가고 싶지만 너무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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