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골때리는 영민이 - 11부

본문

영민은 영아가 잘 때까지 기다리다 영아가 자는 모습을 보고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영아가 이미 잠들고


나서는 가도 상관없었지만 술 냄새가 나는 상태로 갈 수 없어, 영민은 양치를 하고 술이 깨기를 기다렸다. 날은


점점 밝아오고 새벽 5시가 다 되어 갈 무렵에 영민은 옷을 입고 조심스레 영아가 깨지 않게 조용히 영아의 방에서


빠져 나왔다. BEQ에서 걸어 막사에 거의 다와갈 무렵 불침번인 박상병이 나와 밖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결전!"




"어~ 영민이아니냐? 이 시간에 어디 갔다와? 신고는 하고 간거야?"




"네! 신고 하고 오는 길입니다!"




"그래? 흐음..술 냄새 나는거 같은데..ㅋㅋ 술 마셨냐?"




영민은 순간 바짝 긴장하며 몸에 냄새를 맡아보았다. 거의 술이 다 깨서 온다고 했는데 이미 옷에 술 냄새가 베어


버린 모양이였다. 갑자기 영민이 긴장을 하자 박상병이 어깨를 툭툭 치며 담배를 한 개피 건네주었다.




"ㅋㅋ 야야~ 마셔도 돼~ 폼 보니까 BEQ나 BOQ 불려가서 한 잔 한거 같은데~ㅎㅎ 뭐 어떠냐~ 그럴 기회 아니면




언제 술 마신다고"




"그..그건 그렇지만 죄송합니다!"




"죄송 안 해도 된대두~ㅎㅎ 당직하사한테는 들어왔다고 할테니까 담배 한 대 피고 얼른 들어가라~ 피곤하겠다 야~"




"네~ 감사합니다!"




영민은 박상병이 준 담배를 피고 막사 안으로 들어가 점호까지 얼마 남지도 않았지만 조금이라도 자두는게 좋을


거 같아 잠자리에 누웠다.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새서 그런지 눕자마자 바로 영민은 잠이 들어버렸다. 잠든지 얼마


된 거 같지도 않았는데 점호 나팔이 울리는 소리에 잠을 깰 수 밖에 없었다. 비몽사몽간에 일어난 영민은 겨우


정신을 차려 점호를 마치고 아침식사도 먹지 않고 대충 아프다고 핑계를 대고는 잠자리에 누워 버렸다. 지금은


그 어떤 것보다 잠이 가장 필요한 영민이였다. 한참을 정신없이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였고,


영민은 허기를 느껴 잠에서 깼다.




"에이..두 끼나 굶었나..배고파 죽겠는데..."




영민은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관물함에서 돈을 꺼내 넣고는 PX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PX로 막 들어가려는 순간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보니 이하사였다.




"결전!!"




"어~ 그래~ PX 가게?"




"네..이하사님은 어디 가십니까!"




"나도 PX가게~ ㅋㅋ 너도 설마 아침, 점심 다 굶은거야?"




"네.. 그럼 이하사님도?"




"으응;; 완전 뻗어서 잤어~ 어찌나 잤는지..근데 깼는데 너가 없어서 얼마나 서운했는 줄 알어!"




"이하사님!! 누가 듣겠습니다!!"




"들으면 들으라지..ㅎㅎ"




"이하사님..;;"




영민이 거의 울상이 되어 이하사를 바라보자 이하사는 재미있는 듯 영민을 보며 빙긋 웃었다.




"알았어..알았어~ 장난친거야..ㅋㅋ 내가 사줄께 들어가자"




"아닙니다!"




"아니긴~ 사병 월급 얼마 된다고~ 따라 들어와"




"괜..괜찮습니.."




"어허!! 명령 불복종하는거야?"




"아닙니다! 알겠습니다!! 감사히 먹겠습니다!!"




"진작에 그럴 것이지~"




영민은 이하사가 사주는데로 냉동식품이며 과자를 마음껏 먹었다. 배고파 죽을 것 같았는데 좀 먹고나니 이제야


좀 살 것 같은 영민이였다.




"잘 먹었습니다!!"




"이야~ 역시 한 창 때라서 그런가~ 완전 잘 먹네"




"제가 원래 식욕이 좀 좋습니다!"




"그래~ 그렇구나 근데 이영민 이병 다음주에 바뻐?"




"언제 말씀이십니까?"




"다음주 주말에"




"현재까지 특별히 잡혀있는 일은 없습니다!"




"그래? 그럼 다음주에 나랑 잠깐 나갔다 오자"




"컴퓨터 때문에 그러십니까? 그럼 인터넷으로 사시면 더 싸.."




"어허!! 그건 내가 알아서 할 문제고! 알았지?"




"네..알겠습니다!!"




영민은 엉겹결에 이하사와 그렇게 약속을 해버렸다. PX에서 나와 막사로 돌아가 티비를 좀 보다보니 일요일은 끝이


나고, 그렇게 정신없는 영민의 주말이 지나갔다.




"참..알 수 없는 분이야.."




영아를 향한 이상한 느낌.. 영민은 그 느낌이 뭔지 자세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히 싫지만은 않은 그런 느낌


이였다.






다시 월요일이 시작되고, 영민은 이하사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대했고 이하사 또한 영민에게 그렇게 대했다.


2주 뒤에 검열이 있어 영민은 금요일까지 일한다고 어떻게 시간이 간 지 모르게 정신없이 보냈다. 그리고 토요일이


되고 영민은 점심을 먹고 나서 이하사가 있는 BEQ로 향했다. 잠시 기다리자 BEQ에서 이하사가 나왔다. 이하사는


평소와는 다른 군복이 아닌 청바지에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다. 늘 군복차림의 모습을 보다 일상복의 모습을 보니


느낌이 또 달랐다. 군복을 입고 있을 때는 자기보다 한참의 어른으로 보였는데 이제서야 본인 또래의 평범한 20대


초반의 여자로 보였다. 상큼하고 귀여운 영아의 모습을 보자 영민의 가슴이 묘하게 떨려왔다.




"뭐지..이 느낌은.."




멍하게 영아를 바라보던 영민은 영아의 말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근데 당직사관하고 사령한테는 다 신고하고 왔지?"




"네! 하고 왔습니다!!"




"그래~ 잘했어~ㅋㅋ 야!! 내가 빽 써줘서 외출 나가는 줄 알어~ 100일 휴가도 안 된 애 외출 데리고 나가기




쉬운 줄 알어?"




"네!! 고맙습니다!!"




"아이고~ 됐어 됐어 그냥 해 본 소리야~ 나때문에 따라 나가는건데 무슨~ㅎㅎ"




"아닙니다!! 고맙습니다!"




"그래 알았어 얼른 타"




영민이 차에 타자 차는 출발해 위병소에 잠깐 신고를 하고는 부대 밖으로 나갔다. 차창 밖으로 바깥의 풍경을


보면서도 영민은 잘 실감이 나지 않았다. 군대를 와서 처음 나가는 외출이라 그런지 영민의 마음은 설레고 


떨려왔다.




"밖에 나오니 좋지?"




"네! 좋습니다!"




"하긴..처음 나오는 거일텐데 안 좋다면 그게 이상하다..ㅎㅎ"




차는 한참을 달려 양주를 지나 의정부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와 영민과 영아는 의정부 시내를 돌아


다녔다.




"히히..우리 이러고 있으니 연인 같지 않아?"




"자..잘 모르겠습니다..!!"




"떨기는..그리고 그냥 영아라고 불러봐"




"네?"




"그냥..그 때처럼 불러봐"




"어..어떻게 그럽니까!!"




"뭐..어때~ 지금 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괜찮아~ 얼른!!"




"그..그래도"




"어허!! 명령 불복종?"




"아우..자기 불리할 때만.."




하지만 힘없는 일반 사병이 어쩔 수 있겠나..영민은 결국 영아의 말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여..영아야.."




"헤헤~ 그러니까 꼭 너가 내 남자친구 같다~ 울 영민이 내가 남자친구 삼을까?"




"그..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ㅋㅋ 완전 당했나부네...그새 존댓말이 나오는 걸 보니"




"그럼 안 당했하겠어요..;;"




"말투 완전 오락가락 너 완전 웃기는 거 알어?ㅋㅋㅋ"




"그..그런가...몰라..하튼 그건 좀.."




"알았어 나두 그냥 해 본 소리야~ 뭐 사줄까? 뭐 먹을래?"




"또 사주면 내가 미안한데.."




"뭐 어때~ 나중에 제대하고 찾아가면 많이 사줘~"




"제대...?"




제대하고 찾아온다는 말에 영민의 가슴은 다시 묘하게 떨렸다.




"자꾸 내가 왜 이러지.."




영민은 얼굴까지 살짝 화끈 거리는 걸 느끼며 재빨리 시건을 다른데로 돌렸다.




"야!! 뭐 먹을꺼냐고"




그 때 자신의 앞에 버거킹이 눈에 들어왔다. 안 그래도 배도 고픈데 마땅히 갈 곳 찾기도 힘든 판에 영민에겐 아주


좋은 장소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햄버거 먹자"




"햄버거?ㅋㅋ 주말마다 군대리아 먹는데 지겹지도 않냐?"




"그거랑 이거랑 같냐고요..ㅎㅎ"




"그건 그렇다~ 하긴 사제 햄버거랑 어찌 비교를..ㅋㅋ 그래 가자~"




영아와 영민은 버거킹에 들어가 와퍼 세트를 두 개를 시켰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햄버거라 그런지 영민에겐 정말


세상에 이런 맛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맛있게 느껴졌다. 




"야야~ 천천히 좀 먹어..ㅋㅋ 완전 좋아 죽네~ 하나 더 시켜줄까?"




"아니~ 됐어~ 맛있는 걸 어떡해..ㅎㅎ"




"그래~ 맛나게 먹으삼~"




신나게 떠들며 햄버거를 다 먹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약간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이제 들어가야 되나?"




"왜 아쉬워?ㅋㅋ 하긴..첫 외출인데..약간 늦게 들어가도 되긴 하는데..그래도 일찍 들어가는게 눈치도 안 




보이고 좋겠지?"




"그렇겠지..에휴.."




"좀만 참어~ 좀 있으면 100일 휴가잖어"




"좀은~ 아직 한참 남았어~~"




"어쨌든~ㅋㅋ"




"근데 컴터 안 사?"




"컴터는 너 말대로 인터넷에서 살껀데~"




"그럼 나 왜 데리고 나온거야??"




"데이트?ㅋㅋ"




"뭐??"




"진담인데~ 데이트 할라고 한 번 끌고 나왔다"




"어휴..하여튼.."




"아~ 맞다 들릴데 있다"




"어디?"




"따라와봐"




한참을 가다 영아는 속옷 가게 앞에서 멈춰섰다.




"속옷 사게?"




"어~ 왜?"




"아니~ 그냥..들어갔다와"




"같이 들어가자~"




"뭐???!!"




"뭘 놀래~ 같이 가자"




"싫어!! 미쳤어~"




"미쳤다니? 어허~ 이게 상관한테"




"몰라! 쳇~ 이럴때만 상관이냐"




"그래 이럴때만이다~ 얼른 따라와"




영민은 영아가 잡아끄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가게 안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여자 점원이


해맑게 웃으며 영민과 영아를 맞았다.




"어서오세요~"




"네~ 속옷 좀 보려는데요"




"네~ 이쪽으로 오세요..옆에 분은 남자친구세요?"




"네~ 남자친구 보려고 찾아왔어요"




"진짜요? 이야~ 남자친구분 좋으시겠다"




"그럼요~!! 그치 자기야?"




"어?? 어어~~ 네 좋죠..하핫;; 이런 여친이 어디겠습니까"




졸지에 영아의 남자친구 되어버린 영민은 황당했지만 그렇다고 아니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였다. 영민이 멍


때리고 있는 와중에 영아는 점원에게 가서 뭐라고 속닥이더니 영민의 옆으로 왔다. 영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점원은 입을 가리고 웃고 있었다.




"야..너 무슨 소리했어"




"ㅋㅋ 글쎄~"




"뭐라 했는데??"




"남자친구 오랜만에 보는데..외박할꺼라고..남친한테 이쁜거 입고 잘 보이고 싶다 그랬어.."




"뭐???!!"




"야!! 목소리 줄여"




"어?어어..뭐야..진짜 그랬어?"




"그래..ㅋㅋ"




영민과 영아가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점원은 빨간색과 까만색의 속옷셋트를 보여주었다. 둘 다 약간 망사로 된


부분이 있어 상당히 야해 보였다.




"자기야 이거 어때?"




영아는 까만 속옷을 영민을 향해 가르켰다.




"그..그건 좀..야하지 않나?"




"그런 이건?"




영민은 차라리 까만게 나은거 같았다. 빨간 속옷은 까만 속옷보다 노출도가 더 심해 너무 야해보였다.




"이거 옆에 가터벨트 셋트도 되죠?"




"네~ 그럼요 손님! 그럼 이걸로 하실껀가요?"




"네~ 그럴께요~ 자기야 괜찮지?"




"어??어어..;;"




영민은 영아를 자기에게 확 끌어당겼다.




"뭐야..왜 저런거 사?"




"싫어? 이쁜데..ㅋㅋ"




"아오~ 내가 돌겠네..."




"됐어~ 돈이나 받으시지"




"이건 뭐야?"




"너가 남자친구라 그랬는데..내 돈으로 살 수는 없잖아..호홋.."




"그래 알았어;;아우~ 골이야"




영민은 계산을 마치고 영아와 함께 밖으로 나와 차가 세워진 곳으로 향했다. 가는 내내 영아의 머리를 한 대 쥐어


박고 싶은 걸 겨우 겨우 참았다.




"아오!! 상관만 아니면;; 완전 민영이 스탈인가...;; 전에 그 약해 보이던 모습은 다 거짓말인거 아냐?"




그런 영민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영아는 차를 타고 부대로 복귀하는 내내 싱글벙글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한참을 달려 부대에 들어오니 8시가 거의 다 되어갔다. 차를 BEQ 앞에 세우고 영민이 가려는데 영아가


갑자기 영민을 붙잡았다.




"내일..낮에 와..아님 오전.."




"왜 그러십니까?"




"부대 들어왔다고 바로 딱딱한 말투네...칫..알면서..오기 싫으면 오기 말든지 흥~"




영아는 뾰루퉁한 삐진 표정으로 BEQ로 들어갔고, 영민은 그런 영아의 모습을 한참을 보다 지통실로 가서 신고를


하고 막사 안으로 들어왔다. 옷을 갈아입고 씻고 나오자 점호시간이 다 되어 점호를 하고 나자 모두들 티비를 보고


신나게 웃고 떠드는데 영민은 혼자 티비로부터 멀찌감치 자리를 깔고 누웠다. 피곤하기도 하거니와 몇 주 티비를


보다보니 별로 티비엔 흥미가 없었다. 밖에 있을 때도 티비에 그다지 재미를 못 느끼던 영민이였기에 당연한 일이


였다. 


영민은 누워 잠을 청했지만..아직 자기 이른 시간인지..시끄러운 티비소리때문인지 도무지 잠이 오질 않았다. 


자꾸만 몸을 뒤척이다보니 영아와 했던 낮의 데이트가 생각이 났다.




"데이트라...참..뭐가 어떻게 흘러가는건지...에휴..근데 진짜 가야 되나...아니..가야겠지..?"




아까는 정말 가고픈 생각이 없었는데, 영아랑 떨어져 있어서인지 영민은 갑자기 영아가 부쩍 보고싶어지며 내일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맘이 왜 이러냐...영아가 좋아지는 걸까.."




ps. 같은 부대 출신을 만나니 반갑네요~ㅎㅎ 그런데 윗 글에 언급되어 있듯이 저는 양주에서 근무를 했어요~




20사단의 여단 중에 하나인 양주에 있는 부대에서 근무를 했지요~ 그래서 영민이 군 복무 지역도 양주고요~ㅎㅎ




오늘은 스토리 전개상 화끈한 장면이 없네요~;; 그래도 이해 해주시고 추천, 댓글 상콤하게 날리고 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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