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구름위에 산책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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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위에 산책 








윤 설 아








제 2 부 






◇ 수학여행 ◇






화창한 봄이 돌아왔다. 




계절이 두 번 바뀌어 내가 중학교 2학년이 되었다. 




오매불망 오 미희 선생님에게서 소식이 오기를 기다리다가 이렇게 세월이 많이 흘렀다. 




오 미희 선생님은 나를 아예 잊어버린 것인지 연락이 전혀 없었다. 




처음에는 오 미희 선생님에게서 좀 기다리면 연락이 오겠지 하고 생각을 하다가 일년이 지나자 


이제는 더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결론이 났다. 




중학교에 들어가자 새로운 학교 환경에 적응을 하느라 정신이 없이 바빴다. 




학교에서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게 되었다. 




경주는 신라의 역사적 유물이 많은 도시이다. 




서울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경주로 내려가는 동안 우리 반 친구들은 무척이나 들뜬 마음으로 


수학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었다. 




오후 늦게야 경주에 도착을 해서 미리 정해 놓은 여관에 들어갔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숙박하게 된 여관은 삼성장 여관이었다. 




도착한 날은 먼 거리에서 왔기 때문에 여관에서 편히 쉬고 다음 날 아침 일찍이 경주 시내를 


구경하러 나간다고 인솔하신 선생님이 말씀 하셨다. 




학생들이 많아서 그런지 여관 앞에 예약을 해 놓은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데 영 음식이 별로였다. 




그러데 내 옆자리에 앉는 민호는 잘도 먹었다. 




내가 별로 맛이 없어 손을 대지도 않는 쇠고기 국을 자기 앞으로 갖다가 먹었다. 




다음날 




인솔하는 선생님을 따라서 경주 시내에 있는 신라 유적지를 둘러서 보았다. 




대릉원, 천마총, 안압지와 황룡사지 분황사 모전 석탑과 오릉, 계림, 첨성대, 국립경주박물관등을 


둘러보고 여관으로 돌아오니 저녁때가 다 되었다. 




그 날도 학교에서 예약한 여관 앞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역시나 음식 맛이 별로였다. 




여관방에 들어와 텔레비전을 보면서 누워 있다가 갑자기 맛있는 양념 통닭이 먹고 싶었다. 




배달을 해 달라고 여관 방문에 붙어있는 광고지를 보고 전화를 했더니 주문이 밀려서 배달이 


안 된다며 직접 와서 가져가라고 했다.




그래서 민호에게 돈을 주며 우리 방에 있는 아이들이 다 먹을 수 있도록 통닭을 여섯 마리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켰다. 




어두운 밤이라 민호 혼자 밖으로 보낼 수가 없어서 영철이와 석수를 딸려서 보냈다.




그리고는 여관 방 이불위에 누워서 민호가 얼른 통닭을 사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20분이 지나고 30분이 지났는데도 민호는 통닭을 들고 들어오지를 않았다. 




“민주야! 혹시 민호가 통닭을 사러 갔다가 길을 잃어버린 것 아닐까?” 




종수가 갑자기 걱정이 되는지 나에게 말했다.




“응? 민호가 길을 잃어? 야 아무리 밤이래도 그렇지 길을 왜 몰라? 좀 기다려 봐”




종수의 말에 나는 대수롭잖게 여기며 있다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적으로 생각하면 벌써 와야 할 시간인데 아직도 오지 않는 것이 뭔가 좀 이상했다. 




그리하여 여관방에 함께 있던 친구들을 데리고 민호를 찾으러 나갔다. 




우선 여관에 가까이 있는 통닭집을 찾아서 갔다. 




통닭을 사러 갔으니 통닭집으로 가는 게 당연한 순서였다. 




그러나 통닭집에 들어가 주인에게 물으니 벌써 통닭을 사 가지고 나갔다는 것이었다.




“응? 민호 이 자식은 통닭을 들고 어디로 갔지?”




“그걸 어떻게 아냐?” 




종수와 경철이가 사라져 버린 민호에 대하여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혹시 저희들 끼리 어디 구석에 가서 쳐 먹고 있는 것 아닐까?” 




“응? 미쳤냐? 저희들 끼리 쳐 먹게” 




종수와 경철이가 계속 민호를 향하여 주고받는 말을 듣다가 나는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이 사실을 우리 선생님이 알면 야단을 칠 것이기 때문이다. 




여관이 있는 주위를 살펴보며 계속 민호와 영철이 석수를 찾고 있는데 저 만치 보이는 진명장 


여관 입구에서 열 댓 여섯 명쯤 되어 보이는 남학생들이 빙 둘러 서 있었다. 




처음에 우리는 그냥 대수롭잖게 생각을 하며 그냥 지나치려고 하는데 갑자기 민호의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도대체 왜 그래?”




“뭐 이 새끼! 왜 그래? 몰라서 물어?”




“도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는데”




“야 이 새끼 봐라! 감히 우리한테 따지고 드네.”




“아무 잘못도 없는데 너희들이 시비를 걸고 있잖아”




“시비? 그래 시비를 걸었다 어쩔래?”




석수의 말에 상대방이 큰 소리로 대꾸를 하고 있었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아무 잘못도 없는 우리를 이리로 끌고 와서 때리는데”




영철이의 목소리도 들렸다. 




“민주야! 저기 민호와 석수와 영철이가 있는 모양인데”




종수가 나를 보며 말했다. 




“그래! 나도 들었어!”




나는 민호와 석수와 영철이를 빙 둘러 싸고 서 있는 그들에게 다가갔다. 




“민호야! 왜 그래?”




내 말에 민호는 구원자가 나타나자 얼른 땅바닥에 엎드려져 있다가 일어서며 말했다. 




“민주야! 잘 왔어! 아 이 새끼들이 괜히 우리에게 시비를 걸고 지랄이잖아!”




“그래? 너희들 왜 그러는데?”




내가 그들 앞에 썩 나서며 말하자 민호와 석수를 둘러싸고 있던 그들이 우리 쪽을 향해서 돌아섰다. 




여관 앞 가로등 불빛에 그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너희들 오늘 애들한테 사과 안하면 내 손에 작살 날 줄 알아! 그리고 나는 너희들이 아무리 수가 


많아도 나에게는 상대가 안 되는 것을 잘 알거든 그러니 괜히 까불지 말고 날뛰지 마라!”




내 말에 그 중에 제법 힘을 좀 쓴다고 생각하는 놈이 내 앞을 나서며 말했다. 




“아 그러세요? 제법 자신이 있나 보지? 그럼 먼저 나하고 한판 붙어 봐! 그리고 나서 저 애들에게 


사과를 하든지 말든지 할게”




“그래? 좋아! 어디 한번 붙어 봐!”




나는 재빨리 공격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놈은 자기의 덩치 큰 것만 믿고서 앞뒤를 안 가리고 나에게 달려서 들었다. 




나는 재빨리 몸을 회전시키며 번개같이 몸을 낮추어 밑돌려 차기로 놈의 발목을 걷어찼다. 




그러자 마치 거목이 쓰러지듯이 놈이 땅바닥에 “쾅” 하고 자빠졌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어리둥절하여 자빠져 있는 놈의 허리를 발길로 내려 차버리자 완전히 


뻗어 버린다. 




그리고 움찔하면서 정신을 잃고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는 둘러 선 놈들을 향해 그대로 2단 발차기를 


하면서 몇 놈을 꺼꾸러뜨렸다. 




그러자 둘러선 놈들이 혼비백산 하면서 재빨리 여관 안으로 달아났다. 




잠시 놈들을 지켜서 보다가 민호와 영철이와 석수를 데리고 여관으로 돌아왔다. 




통닭이고 뭐고 다 끝났다. 




민호의 말을 들어보니 영철이와 석수랑 통닭집에서 통닭을 사가지고 나오는데 놈들이 괜히 시비를 


걸면서 자기들을 진명장 여관 앞으로 끌고 가서는 통닭을 빼앗고는 때리더라는 내용이었다.




“이제 통닭은 물 건너갔다. 그냥 잠이나 자자”




내 말에 모두들 잠을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여관 입구에서 웅성웅성하는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리더니 


얼마 후에 우리 반 담임선생님이 우리 방에 들어오셨다. 




“야! 김 민주! 너 이리 나와!” 




우리 담임선생님이 무척이나 화가 나신 모양이었다. 




“왜 그러세요? 선생님!”




종수가 옆에서 물었다. 




“야! 이놈들아! 몰라서 물어? 민주가 경성 중학생을 때려서 병원에 실려서 가고 야단이 났다”




“네엣?”




“야! 민주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적당히 좀 하지 아주 작살을 내면 어떡해?”




담임선생님은 나를 향해 낭패스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도 민호와 영철이와 석수를 여럿이서 둘러싸고 때렸기에 참을 수가 없어서 그랬습니다.”




내가 사실대로 말하자 선생님은 나를 바라보시며 말했다. 




“네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상대방이 크게 다쳐서 병원에 갔다는데 아주 골치 아프게 됐다. 


어쨌든 우리 여관으로 경성 중학교 학생 대표와 선생님들이 찾아왔으니 가서 사과를 하고 문제를 


해결 하도록 하자”




이리하여 같이 있던 친구들과 함께 선생님을 따라서 경성 중학교 선생님과 학생 대표가 와서 기다리고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방안으로 들어서자 방안에서 한참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던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우리를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민주야! 저기 계신 분들이 경성 중학교 선생님들이시다. 그리고 옆에 있는 학생들은 학급 반장들이다.”




“박 선생님! 아 저 애가 민주라는 애 입니까?”




뚱뚱한 체격의 남자 선생님이 우리 담임선생님께 물었다. 




“아, 네, 바로 이 애가 민주입니다. 태권도를 어릴 때부터 배워서 아주 잘 합니다.


그리고 민주 아버지가 한화제약 사장님이시고 어머니가 강동여고 교장 선생님이 십니다“ 




“아 그러십니까? 집안은 아주 쟁쟁한 집안이군요.”




날카롭게 생긴 남자 선생님이 나를 보면서 말했다. 




“그런데 애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여러 가지 상황이 아주 복잡합니다. 그러니 일단 애들을 돌려서 


보내고 우리 선생님들끼리 서로 원만하게 의논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담임선생님의 말에 다른 선생님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막상 민주를 불러서 보니 애가 일은 저질렀지만 본래 품성이 착한 것 


같고 또 자기 어머니가 강동여고 교장 선생님이시라고 하니 더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 보다 조용히 


마무리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말을 끄집어내었던 뚱뚱한 체격의 선생님이 말했다. 




“민주야! 선생님들에게 인사를 하고 너희들 방으로 가도록 해라”




“아 네 선생님!”




담임선생님의 말씀에 우리들은 머리를 숙여서 그곳에 계시는 선생님들에게 인사를 하고는 그 방을 


나왔다. 




방을 나와서 복도를 걸어서 가는데 뒤에서 어떤 여학생이 나를 불렀다. 




“민주야! 잠깐 나하고 이야기 좀 해!”




“???”




나는 아무런 영문을 몰라 뒤를 돌아보니 경성중학교 학교 반장이라는 여학생이었다. 




내가 말없이 그 자리에 머물러 서 있자. 내게 다가온 여학생이 말했다. 




“나 신정아라고 해! 나도 민주 너처럼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배웠거든 그래서 민주너를 보고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불렀어!”




“응? 그래? 놀랍네! 하긴 우리 관장님 딸도 너처럼 태권도를 어릴 때부터 배우더라! 그럼 너도 잘 하겠네 


태권도를”




“응 우리 주위에서는 제법 잘 한다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어?”




“그런데 너희 학교는 남녀 공학이네”




“그래 우리 학교는 남녀 공학이야!”




여관 복도에서 신 정아와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보니 옆에 서 있던 애들은 우리 둘만 남겨놓고 모두 각자 


제 방으로 다 가버렸다. 




오늘 처음으로 만난 신 정아와 나는 오랫동안 둘이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정아야! 내가 바래다 줄 게”




“응 그래”




나는 왠지 정아에게 마음이 끌리고 있었다. 




둘이서 여관 복도를 걸어 나와서 밖으로 나왔다. 




“민주야! 우리 저기 가서 뭐 좀 마실래?”




정아가 저 만치 보이는 24시 편의점을 가리키며 말했다. 




“응 그럴까?”




나도 정아의 말에 순순히 응했다. 




둘이서 편의점으로 들어가 마실 것을 사서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불빛 아래서 정아를 바라보니 무척이나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야! 너희 집이 부자라서 나는 상대가 안 되겠지?”




“응 갑자기 무슨 그런 말을 해 나는 네가 맘에 드는데”




순간 나도 모르게 이 말을 하고서 ‘아차’ 하고 후회를 했지만 너무나 부끄러웠다.




“응. 내가 좋다고? 민주 네 말을 들으니 내가 기분이 너무 좋네.”




내 말에 정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얼마 후 편의점을 나와서 함께 거리를 걸었다. 




어느 새 정아는 내 손을 잡고 있었다. 




나는 정아에게 그대로 이끌려서 따라가고 있었다. 




진명장 여관 입구에 와서 둘이서 멈추어 섰다. 




여관 입구에 「경성중학교의 수학여행을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서 있었다. 




정아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무척이나 망설이며 서 있는데 정아가 먼저 말했다. 




“민주야! 그럼 잘 가! 내일 우리 만나자!”




“그래 내일 만나자!”




비록 처음 만났지만 왜 그런지 나는 정아가 너무 좋았다. 




아니 그 순간 꼭 정아를 끌어안고 입 맞추고 싶은 생각이 났지만 애써 참았다. 




나의 이런 마음을 정아는 아는지 모르는지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 




삼성장 여관으로 돌아오니 그때까지 우리 담임선생님은 주무시지도 않고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어디 갔다가 이제 오니?”




“아 네 잠시 밖에 나갔다 왔어요.”




선생님의 물음에 나는 짤막하게 말했다. 




“저어 아무래도 이번 일은 너희 어머니에게 알리는 것이 좋겠다. 너에게 맞은 놈의 치료비도 


지불하려면 말이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선생님”




다음날 




양쪽 학교가 서로 친목을 도모한다는 이유로 함께 경주 시내로 구경을 다녔다. 




다시 만난 정아와 함께 나는 무척이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다른 애들이 보든지 말든지 정아는 내 손을 꼭 잡고 다녔다. 




에밀레종을 보면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포석정, 삼릉계곡, 용장골, 칠불암 마애석불, 서출지, 화랑교육원, 불국사, 다보탑, 석가탑, 청운교, 


백운교, 석굴암, 선덕여왕릉, 구황리 삼층석탑을 둘러보고 여관으로 돌아오니 오후 6시 였다. 




잠시 쉬었다가 마지막 날 밤이라 대명리조트 12층 스카이에서 야경을 벗 삼아 저녁을 먹었다.




모처럼 식사다운 식사를 하게 되자 모두들 엄청나게 좋아했다. 




양쪽 학교가 친목을 하면서 함께 어울리니 분위기가 정말 수학여행다운 맛이 났다.




정아는 계속 내 곁에서 잠시도 떠나지 않고 늘 함께 붙어 다녔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동해안을 둘러서 서울로 출발을 하게 되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가 아쉬움을 남긴 채 각자 자기 학교에서 대절을 한 관광 버스에 올랐다. 




“민주야! 잘 가!”




“그래 정아야! 서울에서 만나자!”




사람들의 시선만 없었다면 정아를 한 번 꼭 안고 싶었는데 차마 그러지를 못하고 아쉬워하며 헤어졌다. 




뜻밖에도 수학여행지에서 만난 정아! 




나는 어느 새 그 애에게 마음을 쏟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면서도 나는 정아와 만날 생각을 하면서 기분이 들떠서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아니나 다를까 엄마는 엄청 화가 나 계셨다. 




“민주야! 너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려고 그러니?”




“네엣?”




“앞으로 그냥 조폭 두목이나 해라!”




“아이 엄마도 참 민주가 싸우고 싶어서 싸웠나 그 애들이 먼저 시비를 거니까 우리 민주가 뚜드려 


팬 것인데”




옆에서 성혜 누나가 한 마디 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왜 네가 불쑥 나서니? 그냥 경찰에 신고를 하든지 선생님들에게 알려야지”




“엄마는 그 상황을 잘 몰라서 그래요”




내가 하소연 하는 음성으로 말했다. 




“아무리 상황이 그래도 그렇지 네 엄마의 체면을 생각해야지 너희 담임선생님께 사과하고 치료비 


보내고 너희 아빠가 아시면 어떻게 되겠니?”




“엄마 이제 다 마무리 잘 되었잖아요 그러니 민주를 이제 자기 방으로 올라가서 쉬게 하세요.”




성혜 누나가 말하며 나를 일으켜 세워 이층으로 데리고 갔다. 




내 방으로 들어서자 성혜 누나는 내 등을 도닥이며 말했다. 




“민주야! 너무 그 일에 신경 쓰지 마라! 네가 잘못한 것은 아니니까”




“누나! 고마워!”




“애는 고맙기는 얼른 씻고 푹 쉬어라 피곤할 테니”




욕실에 들어가 김이 나는 욕탕에 몸을 잠그고 눈을 감으니 갑자기 그 동안 잊고 있었던 오 미희 


선생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러다 잠시 후에 오 미희 선생님의 얼굴 위에 수학여행지에서 만난 정아의 예쁜 얼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 




왜 그런지 모른다. 




내 마음 속에 새로운 이성으로 정아가 자리를 잡은 것이다. 




이번 일요일에 정아를 만나야지! 




얼른 씻고서 방으로 가 정아가 일러 준대로 폰으로 전화를 할까 하다가 혹시나 정아의 부모님들이 


이상하게 여길까봐 그냥 참았다. 




다음날은 하루 종일 집에서 쉬었다.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갔다 온 뒤라서 하루 특별히 우리 학년에게 하루 쉬도록 허락을 해 주었기 때문이다. 




저녁을 먹고 나서 내 방에 들어서니 갑자기 내 휴대폰 벨이 울렸다. 




받고 보니 그토록 기다리던 정아에게서 온 전화였다. 




“민주야! 잘 쉬었니? 나 정아야!”




“응 그래 정아 너도 잘 쉬었지?”




“그래 민주야! 우리 내일 저녁 때 한 번 만나면 안 될까?”




“정말? 나는 너무 좋지!”




“그럼 내일 우리 학교 가는 길에 있는 「하늘정원」에서 만나!”




“하늘 정원?”




“찾기가 쉬워! 큰 사거리에서 오른 쪽을 보면 큰 건물 이층이야!”




“응 그래 찾아 갈게”




“그럼 민주야! 잘 자!”




“그래 정아도 잘 자!”




전화 통화를 끝내고 나자 나는 온통 마음이 날아갈 듯이 기뻤다. 




얼른 내일이 왔으면 하고 기다려졌다. 




그 날 밤 꿈속에서 나는 정아와 함께 온통 꽃밭 속을 뛰어서 다니다가 잠에서 깨어났다. 




그날은 수업을 하는 동안에도 정아와 만날 생각만 하고 있었다. 




오후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세수를 하고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거울 앞에서 내 모습을 비추어 보면서 나도 이만하면 아주 멋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촌역에서 내려 정아의 학교 쪽으로 걸어서 가니 어제 밤에 말해 준 대로 사거리가 나오더니 협성 


빌딩이라는 큰 건물이 나오고 바로 그 건물 이층에 하늘 정원이라는 간판이 붙어서 있었다. 




이층으로 올라가 문을 여니 여기 저기 몇 쌍의 남녀가 앉아서 차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종업원이 안내를 하는 대로 밖이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약속 시간이 20분 쯤 남아 있었다. 




내가 너무 빨리 왔나? 




이런 생각을 하며 혼자 앉아서 있는데 출입문이 열리며 화사한 예쁜 옷으로 갈아입은 정아가 들어선다.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정아에게 손짓을 하며 불렀다.




“정아야! 여기!”




그러자 신 정아는 사뿐사뿐 내가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3부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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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위에 산책을 연재 하면서 느끼는 마음은 왜 그런지 외롭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래도록 한쪽 구석에 놓여있던 낡은 일기장의 먼지를 털고 다시 읽어보는 그런 


마음처럼 큰 기대도 없이 그렇게 씁니다. 




어쩌면 철이 없던 어린 시절 동심의 세계에서 느꼈던 그 때의 그 일처럼 차분히


순수함을 잃지를 않고 싶어져요. 




글을 쓸 때마다 느끼는 고마움은 항상 저의 글에 따뜻하게 댓글을 달아 주시고 


추천을 눌러주시는 모든 분들의 소중한 마음이랍니다.




너무나 감사 합니다. 




참 구름위에 산책을 읽으시는 애독자 분들께서는 프롤로그부터 보셔야 내용이 


이해가 될 거예요.




글의 진행이 일기장처럼 진행이 되니까요.




오늘도 ** 식구 여러분! 




설아의 글을 재미나게 읽어주시고 좋은 시간들이 되세요.






* 나가실 때에는 설아를 위해서 추천을 한번만 눌러주시고 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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