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바람부는 날에는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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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3시...


택시를 타고 유흥가의 공영주차장에 도착했다.


그 앞에 진을 치고 있는 대리기사 아저씨들....




하지만 애용하는 대리운전 회사의 전화번호를 누른다.


[네..oo대리운전입니다...계신곳이 어딥니까??...]


"네...목동이요..."




[가양동까지 10000원입니다..기사님이 연락드릴겁니다...]


"네...."




우리집이 가양동인지.. 이 고마운 분들은 이미 알고 있다.


대리기사 아저씨와 함께 집으로 향하고 있다.




달리는 차안..


[누나..오늘 넘 아쉬웠지만 너무 좋았어...잘자]




문자를 보냈다.


잠시후... 




[드르르륵..]


핸드폰이 잠깐 몸을 떤다.


"훗... 바로 답신이군.."




[귀여운 희준.. 오늘만 날이 아니잖아? 앞으로 기대할꺼야..꼭..]




"크흐흐흐........."




"하하..사장님..뭐 좋은 일 있으셨나 봅니다....."


"아..네.... 아주...좋은 일이 있었죠..........."




새벽3시30분..


아파트 지하 주차장..




"네..감사합니다... 들어가십시오.."


"네..수고하셨어요.."




핸드폰을 차에다 두고 내렸다.




[삑]!!...




엘리베이터를 타고 층수를 누른다.




바지속.... 내 꼬추...


얼얼하다.


[보연]이 누나의 그 탱탱한 조개에 너무 거세게 물려버렸다.


누나의 그 미친듯한 몸부림과 색소리...


그 색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돌고 있다.




"큭............"




왠지 웃음이 나온다.




아까 그 작은방 침대위의 꼬마기집애..


그 꼬맹이는 [정아]누나의 둘째애였다.


[정아]누나는 안방에서 큰애랑 둘째가 함께 자고 있는줄 알았던 것이었다.




그꼬맹이의 눈빛...


똘망똘망하게.. 우리의 행동을 다 지켜본 것이다.




"훗...아마 평생 기억할지도 모르겠군...."




왠지.. 이 꼬맹이에게 미안하고 죄책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까의 그 아찔함.....


외도....


내가 오늘 한 이런 행동이 외도인건가??...




슬며시.. [미정]이에게도 미안한 생각이 점점 들기 시작한다.


분명히 자고 있겠지...??


설마.. 걸리지는 않겠지...??




"안쌌으니까........"




[땡!!!!!!!!!......]




야심한 새벽... 정적을 깨는 엘리베이터....




[띠..띠띠..띠띠..띠....띠..]


[띠리리...철커덕.....]




조심스레 집안에 들어간다.


불꺼진 거실..


문열린 안방..


문열린 작은방으로.. 흐릿한 빛줄기가 새어 나온다.




슬쩍 고개를 들이미니.. [미정]이가 잠옷차림으로 의자에 걸터앉아 나를 째려보고 있다.


눈부시게..밝은 컴퓨터의 모니터.....그 후광을 입은...[미정]이의 화난 얼굴....




"하하.....자기... 안잤어????....."


"............."




[미정]이가 벌떡.. 일어난다.


천천히 걸어온다.




"지금 몇신줄 알아???...."


"지금..뭐...2시 좀 넘었겠지...."




"지금 장난해?? 새벽4시가 넘었거던???....."


"어...그래???.....하하......"




"아까..전화 왜 안받았어..??..."


"몰랐어... 진동으로 되어 있어가지고.... 나중에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늦었잖아..


자는거 깨우기도 그렇고..."




큰일이다.


[미정]이가 쉽게 넘어가려 하지 않을 태세다.




"또 노래방갔냐??? 아님 룸싸롱??...."


"뭔소리야???....그냥.. 애들하고 놀고.. 하다 보니까.."




"남자들끼리.. 이시간까지 뭐하고 놀았는데??? 어???....."


"그냥.. 술한잔 하고.. 하는 얘기 또하고.. 그냥 그랬어..."




"언년이랑 있었냐??? 어????......"


"체.... 언년이라니??........."




"너... 이시간이면 뻔해.... 또 룸싸롱 갔지?? 2차 나갔냐??... 어??????..."


"야!!!...내가 언제...룸싸롱 가서 2차 나간적 있어??...어????....."




"그럼.. 저번달에.. 한가게에서 어떻게 카드값이 200만원이 나와??? 어???..."


"아니.. 사람이 여러명이다 보니까.....양주하고 안주하고...잔뜩..........."




"요즘.. 인터넷 검색하면 다나와.. 내가 그런거 모를줄 알어??...어??????..."


"야..!!... 쓸데없이 신랑 뒤나 캐려하지말고.. 그놈의 인터넷으로.. 요리하는거나


산림살이하는거 좀 배워라!!...어????...."






[미정]이가 잔뜩 째려본다.


나역시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야심한 새벽... 이 오밤중에.. 지금 뭐하자는 건지..


[미정]이가 약간 표정관리를 하더니 태연스럽게 내 두눈을 쳐다보며 한마디를 던진다.




"오빠..전화기 줘봐...."


"야.!!...너 왜그래?? 남의 전화기는 왜 찾냐??..."




"빨랑 줘봐......어서!!!...."


"아..차에 있다...차에...밧데리 충전시켜놓는다는게 그만....."




"오빠.. 차타고 갔다 왔어??? 동네에서 논다 그러지 않았어??..."


"아니.. 그게..... 나가는데.. 갑자기 목동에서 만나자는거야...."




"빨랑 가서 가져와........"


"야!!!!!...너 왜그래??......"




잠시 정적이 흘렀다.




"오늘 각방이다... 내 옆에 오지마... 알았냐??.."


"하이고...... 야... 내가 고맙지...어????......"




[미정]이가 안방으로 가더니 이불과 배게를 가지고 온다.


옷을 마저 갈아 입는데.. 신경질적으로 이불과 배게를 집어던지고 가버린다.




"체.... 성질 머리 하고는....니미....."




[미정]이가 하던 인터넷..


책상에 앉아 마우스를 클릭해 본다.




"이거 머야????.... Miz net ??... 니미럴꺼... 할일없는 여편네들이.. 이딴데나 접속해서..


순전히.. 남편 뒷조사나 캐는 그런데.. 맞네??... 한심한 년들...쯧쯧........."




"에효.... 니미... 다.. 쇼핑이네.. 쇼핑... 이것들이 한심한 여편네들 죄다 모아놓고..


결국은 물건 팔아먹으려고 이런 싸이트 개설했구만??......."




이불을 펴고 대충 씻고 들어와 벌러덩 누웠다.


오랜만에 누워보는 딱딱한 방바닥..




안방에서 TV를 켰는지.. 소리가 들린다.


방문을 쾅 닫아 버렸다.




"마누라가 안자는군......"




미안하다.


진짜 죄책감이 느껴졌다.


이시간까지 안자고.. 기다리다.. 결국 화딱지 나서 잠을 안자고 있는 [미정]이...




미친놈.....


아무리 생각해도.. 분명히 난 잘못한게 맞다.


집에 오기전에는 별 죄책감이 없었지만.. 지금은 무척 죄책감이 든다.




다음날....




"흐음..................."


심한 갈증에 문득 눈을 떳다..!!!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밝은 햇살....




"아차!!!!!!!!!!!!!!!!!!.....씨발 좃됐다!!!!!!!!!!!....."




핸드폰을 차에 두고 왔으니.. 아침 알람이 울리지 않은 거였다!!...


거기에다 문을 쾅 닫고 잤으니.. 




"이런...마누라.. 좀 깨워주지..... 씨발..."




서둘러 밖을 나갔다.


거실벽 시계...... 9시....




[미정]이는 태연스럽게 TV를 보고 있다.




"야!!!..... 좀깨워주지....아...진짜....."


"훗........ 나도 오빠 기다리다가 어제 못자서.. 늦잠 잤거든???..."




"아.... 씨발........"




서둘러 대충 씻는둥 마는둥.. 허겁지겁.. 옷을 챙겨입고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저..기집애.... 유치하게..진짜........."




차에 올라 시동을 켜고 출발이다.


"벌써 9시20분....... 니미럴..."


"아차!!!! 오늘 기획실 미팅!!!!...."




"씨발....핸드폰..전화..."




서둘러 회사로 전화를 건다.




"네....기획실입니다.."


"나..김팀장이야... 내가 집에 일이 있어서.. 좀 늦게 가거든???.."




"팀장님.. 안그래도 지금 회의 있다고 실장님이 막 찾으셨는데..."


"이대리 니가 좀 잘 얘기좀 하고.. 나대신 아침회의에 가라..응??..."




"어머... 팀장님.. 제가 어떻게...."


"너도 브리핑자료 알고 있잖아.. 내 책상 위에 보면 신제품 디자인실에서 올라온 자료 있어..


그거 보고.. 그냥 읽기만 해...응???...."




"........."




출근시간이 지났는데도 꽉막힌 짜증나는 교통체증..




주식회사 [드림 퍼니쳐]




회사에 막 도착했을 때....


암울한 기획실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아...씨바.... 죽었구나....."




기획1팀장이 무거운 표정으로 모가지에 엄지손가락을 긋는 제스쳐를 보낸다.




조심스레 내 자리에 앉았다.




까탈스럽고...성질머리 더러운 [고실장]이 이끄는 기획실..


나는 이 회사의 본사 기획실의 기획2팀 팀장이다.




오늘은 중요한 미팅자리에서 기획실에서 주관하고 있는 새제품에 대한 디자인,


소비자성향에 따른 마케팅조사 결과등에 대해 임원들에게 브리핑이 있던 터였다.




이대리가 눈치를 보며 결재서류를 들고 슬금슬금 다가온다.


"저....팀장님....."


"어...이대리.. 미팅 어떻게 됐어??..."




"실장님이..그냥.. 알아서 하겠다고.. 저는 빠지라고 하셔서..."


"그래???......"




"근데... 팀장님 오시면.. 자기 방으로 오라구..하셔서...."


"후우.............알았어......."




[똑똑똑....]


"들어와요........"




기획실장실의 문을 빼꼼 열고 들어갔다.


나와 동갑내기 노처녀.. [고민지]실장...




커다란 키에.. 완벽한 몸매..


유학까지 갔다온 엘리트 낙하산....우리회사 사장의 막내딸이다.....


싸가지없고 재수없는 것만 빼면 괜찮은 조건의 괜찮은 여자...


하지만 나같은 소시민을 언제나 벌레보듯 대하는 클래스가 틀린 상위계층의 여자..




"김희준 팀장.....오늘 저 물먹이려고 작정하신거였나요??...."


"죄송합니다...."




"훗..........변명해보시죠...."


"네??...."




"이유가 있을꺼 아니에요??.....나름대로.."


"아...네....우리 애가.. 출근전에 갑자기..배가 아프다고 해서....."




"그러면 늦으면 늦는다고...일이 있으면 있다고 그시간에 보고를 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죄송합니다....." 




"출근전..전화 한통 하는게.... 그게 그리도 어려운일인가 보죠??...."


"죄송합니다.."




"아님..전화 한통 하는게 싫었다거나...."


"..........."




"김팀장..설마.. 내가 이회사 사장딸이라... 이자리에 있다고 사람 우습게 보는건 아니시죠??..."


"네???... 아니.. 절대 그럴리가요...."




이 싸가지가 책상에 앉은채 나를 책상앞에 세워놓고.. 도도한 표정으로


계속해서 면박을 주고 있다.




[고실장]이 알없는 검은색 테두리의 안경을 벗는다.


두손을 깎지 낀채 턱을 받치더니 내눈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한마디 꺼낸다.




"김희준팀장이 몇년차 이시죠??...."


"네..7년차 입니다...."




"팀장 자리 오른지 얼마나 되셨죠??.."


"네..2달 됐습니다..."




"훗.... 솔직하게요... 아래 직원들 한테 챙피하지 않나요??..."


"네???????.........."




"자기랑 동갑내기... 여자... 훗...나한테 욕먹고...이렇게 깨지고.. 그런게.. 직원들


한테도...그리고 자기자신에게도...챙피하고 자존심 상하고 뭐...그럴꺼 아니겠어요??....."


"아...네..................... 죄송합니다..."




"훗.........."


"............"




"...가요..."


"네..???....."




"훗.....내 말 안들려요??.......... 나가라니까?....."


"아....네........."




속에서 부글부글... 열기가 솟구친다.


"저이...씨발....년................"




문을 닫고 넥타이를 풀어해치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담배를 입에 무는데 1팀장 [종수]형이 왔다.




"희준아... 뭐래냐??..."


"아후.....씨발년...저거....후우.....씨발....."




"저거 요즘들어.. 더 지랄하더라고.... 씨발.. 낙하산이니.. 지도 지네 애비나 임원들에게


실력을 인정받고 싶어는 하겠지...."


"후우........좃같아서........씨발..........."




차라리 남자상사에게 개새끼..소새끼 소리 들으며 화끈하게 깨지는게 낫지..


저런 싸가지없는 어린 기집년에게 자존심 구겨가는 소리를 들으며 굽신거려야 하는 신세가


정말 더럽고 아니꼬울수가 없다.




"이따 한잔 할까??..."


"됐어요......"




"에이... 기분 풀어야지.. 형이 풀어줄께..."


"아... 됐다니까......."




가뜩이나 어제일로 마누라가 화가 나있을텐데.. 이정도 설움을 겪었다고 또 술을 꺾을 수는


없는거다.




퇴근1시간전....


[명준]이 녀석에게 전화가 왔다.




"어...왜??..."


[이따 저녁이나 먹자...]




"저녁??......안돼.. 집에 가야돼.."


[그냥 저녁이나 먹는건데.... 잠깐이야.. 할얘기도 있고..]




"알았어.. 어디로가??..."


[어제 만났던 횟집...]




[딸깍]...




실장실의 문이 열리더니 [고실장]이 걸어나온다.


1팀장에게 무언가 지시를 한다.


연신 굽신거리는 1팀장.. [종수]형.. 


[종수]형은 나와 입사동기이다.




"그럼.. 먼저 갈께요.. 내일아침에 늦지 않게 브리핑 준비 하세요.."


"네..실장님.. 완벽하게 갖추어 놓겠습니다.. 그럼 들어가십시오..."


[꾸벅.....]




"체.... 씨바..."






서둘러 결재서류를 챙긴다.


기획실장 싸가지가 잠깐 자리를 비운사이에 책상위에 올려놓기 위해서다.


그 재수없는 면상과는 오늘 하루만이라도 마주치기가 싫었다.




[또각..또각..또각..]




싸가지가 나갔다.




실장실에 들어가서 넓직한 책상위 모서리에 결재서류를 올려다 놓았다.


돌아섰다.




"헙!!!!!!!!!!............."




[고실장]이 문앞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단발머리.. 정장차림.. 알없는 뿔테안경..


팔짱을 끼더니 천천히 걸어온다.




[또각..또각..또각..또각..]




"뭐에요?? 주인도 없는 방에....."


"아... 결재서류인데.. 제가 계실데 못올려서요...."




"그럼.. 내일 아침에 올리면 되잖아요...."


"하하... 네...."




"훗.....당신........ 뭐야???......"


"........네???............."




"나랑은 마주치기도 싫다는 거야??...."


"아니...그게 아니라......죄송합니다.. 사실 아까 꾸중들은 일도 있고 해서.. 


그냥 얼굴 뵐 명목도 없고..."




"훗.. 김희준 팀장님..."


"........."




"남자가 말이야.. 좀 당당할 줄도 아셔야죠.. 딸린 2팀 팀원들이 다섯이잖아요..."


"네......."




"어디.. 그래가지고 팀장 역할 제대로 해낼 수나 있겠어요??...."


"........."




"후우.....이...씨바......."




싸가지 [고실장]이 부동자세로 서있는 내곁을 지나 자기 책상위에 올려진


나의 결재서류를 촤르륵... 넘겨본다.




"훗....마케팅조사 서류가 인지도 항목이 빠졌네... 다시 준비해요!!..."




[촤르륵!!!!!!!!!!!!!!!!!!!!!!!!!!!!!!!]




이 싸가지가 결재서류를 빼내더니 획 날려버린다.


무수한 A4용지가 내 앞에 흩날린다.


정신이 혼미해진다.


분노가 치민다.




[고실장]이 자기책상 서랍안에서 무언가를 챙긴다.


나를 지나쳐 나가버린다.




[또각..또각..또각..또각..]




"흐휴우.....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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