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바람부는 날에는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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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한가한 공휴일 오후


잠든 4살배기 딸 [연지]를 카트에 태우고 와이프를 따라 대형마트안을 돌고 있다.




뭐 마땅히 살것도.. 없다.


딸아이가 내일 유치원에서 소풍간다는 것.. 그래서 간식거리를 준비한다는것 외에는..


충분히 단지내 상가 점포에서 살수 있는 것들을.. 꼭 여기까지 와야하는 이유를 이해


못하고 있을 뿐이다.




시끌벅적스런 대형마트안


무료한 시간..


이시간이면 거실 쇼파위에 길게 누워 TV를 보며 느긋한 낮잠을 즐길 시간인데..


개끌려 나오듯 끌려나와서 뭐하자는 건지... 왠지 한가한 낮잠을 못자고 있다는게 못내 


아쉽기만 하다.




벌써 한시간째..


다리가 아프다..


짜증도 나기 시작한다.




"미정아.. 아직도 멀었냐?.."


"조금만 더 사고.."




"먹거리 이정도면 됐지.. 뭘 더 사게??.."


"수박좀 사가려구.."




"수박은 또 왜???.."


"연지 도시락에 디저트로 넣어줄꺼야.."




"아니.. 여기 과일이랑 이정도면 됐지.. 뭘 또 사??.. 얘가 무슨 소 돼지 새끼도 아니고


이걸 어떻게 다먹냐???...."


"우리애가 다른집 애한테 꿇린단 말야..."




"야...4살짜리 코흘리게 애새끼들이 서로.. 뭐가 꿇리고 자시고 할께있어???..."


"씨이!!... 앞으로 오빠랑 마트 안와!!....."




"아나..... 씨바.......야!!......"




결혼 5년차


내 마누라 [유미정]..


결혼전..우리는 분명.. 미치도록 사랑했던 사이임에는 틀림없었다.


하루라도 못보면 미치도록 그리웠던 사이..


잠들기전에는.. 핸드폰이 뜨거워지면서 방전될 때 까지 통화를 했다.


결혼을 앞두고 일주일에 두번.. 아니 세번이상.. 밖에서 외박을 할 정도로..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정말 뜨거운 사이였다.


다들 나같은 놈이 어떻게 저런 미녀를 꼬셨냐며 부러워할 정도였다.


그당시 미정이는 죽여주는 몸매에 이쁜얼굴이다.




글래머틱한 몸매에 깊은쌍커풀에 커다란 눈..오똑하고 시원스런 콧날과 두툼하고 매력적인


입술....탈색한 긴 생머리....전직 간호사.




하지만 지금 내앞에서 획 하고 토라져서 혼자 진열대 뒤로 사라지는 [미정]이는


우리딸 [연지] 엄마이자.. 나.. [김희준]의 평범한 전업 가정주부이자..게으른 내 마누라일 뿐이다.


늘어지고 축처진 젖가슴과 배살.. 부은 볼따구..




드디어 그놈의 지겨운 장보기가 끝났다.


무빙워크..


멀찌감치 떨어져서 앞에 서있는 [미정]이..


꽉낀 청바지의 히프.. 튀어나온 똥배를 감추기 위해 입은 핑크빛 후드티..


눌러쓴 모자밖.. 길게나온 긴머리..




아까부터 화가났는지 아예 뒤를 돌아보지도 않는다.




"씨바.... 내가 뭐 어쨌다고......."




카트안에 잠든 공주님이 몸을 뒤척이고 있다.


걸리적거리는 먹거리들 때문에 편하게 잠들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옥상위 드넓은 주차장


[미정]이의 소형차가 [빽] 소리를 지른다.


카트위의 공주님을 조심스레 뒷자리에 눕힌다.


먹거리들을 뒷트렁크에 싣고 뒷좌석에 탔다.




[미정]이가 카트를 가져다 놓고 앞좌석에 신경질적으로 앉아 시동을 켠다.


아직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후덥지근한 차안..


짜증난다.




도대체 사는게 뭔지..


잠든 딸아이의 머리를 쓸어넘긴다.






집으로 향한다.




[띠리리리.....]


"어??? 명준이 새끼?....."




"여보세요.."


[야!!...머하냐??...]




"어.. 그냥.. 와이프랑 애랑 장보고 집에 가는길.."


[그냥.. 뭐하나 전화해 봤어..이따 오랜만에 얼굴이나 볼까??]




"너 지방 있다더니... 언제 올라온거냐??..."


[내가??? 내가 언제??...........]




"하하... 그래.. 맞아..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냐??... 짜식.. 개고생했겠네...."


[너...지금 왠 횡설수설이냐??....]




"그래.. 이따가 저녁때.. 잠깐 보지..머.....동네에서.....음..애들 다 온다고??.."


[새끼.. 미정이 있다고 연기하는구만???....이따 전화해..]




[딸깍..]




전화를 끊고 룸밀러로 [미정]이의 눈치를 살핀다.


모처럼만의 공휴일..




놀이공원에 놀러가자는걸 한사코 귀찮아 하며 뒹굴뒹굴..했더니 오늘 아침부터..


기분이 안좋아 있었다.


그러더니.. 마트에서 시시껄껄한 꼬투리를 잡아 지금.. 잔뜩 삐져있는 저 표정..


운전하는데만 집중하는지.. 뒤쪽으로 눈을 돌리지 않는다.




이따 저녁때 일주일전 이혼했다던.. 프리한 이혼남 [명준]이 녀석과 한잔 걸치고는 싶은데.. 


왠지 오늘 분위기가 좋지는 않다.




"씨파... 내가 어쩌다 이꼴이 되어 이렇게 사는건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하하... 범수라고.. 너도 알지?? 걔가 지방에서 오랫동안 일하다가 어제 올라왔나봐..


간만에 친구들이랑 다들 모이기로 했거든...하하..짜식이..동네 회집에서 저녁 쏜다네..??"




".............."




"미정아.. 이따 오빠 잠깐 나갔다가 올께.."


"..치이....나가던지..말던지............."




"하하... 금방 올께.. 저녁만 먹고.. 뭐.. 바로 오지..뭐..."


"...바로오던지..외박을 하던지.....알아서 하셔..."




"하하...우리 미정이.. 화났어????....."


"아니.. 내가 왜??........"




"오빠 이따 잠깐 나갔다 와도 되지??..."


"오빠가 언제 내가 가지말라고 하면 안나갔어?????????........"




약간 짜증이 묻어나오는 대답...






집으로 왔다.


오후4시30분..




[미정]이의 눈치를 본다.


[미정]이가 잠든 딸아이의 옷가지를 조심스레 챙기는 사이..


널부러진 침대위 이불을 정리하고 쇼파위의 벗어재낀 옷가지들도 정리했다.


이런....잠든 [연지] 공주님이 깨어 나셨다.




"우리.. 연지 깼어??..."


"아빠.. 나 쉬야 마려.."




"응.. 그래.. 아빠랑 화장실 가자.."


"냅둬.. 연지 엄마랑 가자..."




[미정]이가 애를 데리고 화장실로 향한다.


싱크대의 설겆이통에서 오늘 오후에 먹었던 점심 식기들을 설겆이한다.


잠시후 [미정]이가 내 옆으로 오더니 퉁명스럽게 한마디를 한다.




"오빠..참.. 별 짓 다한다.. 안어울리게..??..."


"하하.. 우리 사랑하는 미정이 수고.. 조금이라도 덜어주어야지...."




"엄머??? 체........"




[미정]이가 팔짱을 낀채 어이없어 하는듯 하지만 잔뜩 머금은 미소를 주체하진 못한다.




[미정]이가 화가 좀 풀린듯 하다.


저녁때 [명준]이 녀석을 만나러 밖으로 나가기위해 지금 쌩쇼를 하고 있는거다.




"씨바... 진짜 살기 힘들다.. 다들 나처럼 비굴하게 살아갈까???..."


"씨바... 아니겠지... 나만 지금 이렇게 사는걸꺼야..............."






저녁여섯시..


청바지와 자켓을 조심스레.. 주섬주섬 차려입느다.




장난감이 잔뜩 있는 놀이방에서 정신없이 노는 딸아이..


재미없는 드라마 재방송에 시선을 고정시킨 [미정]이..




"저녁준비는 안할껀가??.."




"자기야.. 오빠 나간다.. 먼저 밥 먹어.."


"몇시에 올꺼야??.."




"어... 저녁먹고.. 뭐.. 호프한잔 하다보면... 음..10시나 11시??..."


"아까는 저녁만 먹고 온다며??..."




"아니.. 그게 친구들끼리 오랜만에 만나서 저녁먹다보면... 하하.. 그냥 그럴수도


있을꺼 같아서.."


"알았어.. 알아서 해..."




"그래... 저녁 먼저 먹고.. 만약 늦어도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고.."


"체.. 뭐냐?????????.... 이젠 아예 새벽에 오겠다는 거냐???....."




그제서야 [미정]이가 뒤를 돌아다 본다.


슬슬 일어나더니 팔짱을 낀채... 나에게 다가온다.


앞머리를 위로 바짝 올려 머리핀을 꽂아 넓어보이는 이마..


찐한눈썹에.. 살짝 독기가 담긴 눈빛....




현관앞에서 서둘러 신발을 싣는다.


"아차...차키...."




현관옆..피아노위....


"씨바..하필 왜 저기다 올려놓았을까...."




"오빠.... 니가 저녁에 오든.. 새벽에 오든.. 나 상관 않겠는데...


잠든 사람 깨우지 마라???......"


"하하...알았어......"




[미정]이가 돌아선다.


잽싸게 손을 뻗어 차키를 쥐어 주머니에 넣는다.


밖으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탔다.




지하주차장..


[미정]이의 차 옆..몇칸 떨어진 곳에 주차된 내 차..


[삑!!!]




시동을 켠다.


[명준]이 녀석에게 향한다.




도심지..유흥가 먹자골목근처의 공영주차장.


차를 파킹하고 [명준]이 녀석과 만났다.




"야... 이혼하더니 아주 너 살만 한가 보다?? 피둥피둥.. 살붙었네??.."


"훗... 좋은건지 나쁜건지.. 솔직히 모르겠다....간만에..한잔하자..!!"




왁자지껄한 회집..


간만에 만난 [명준]이 녀석과 술자리에 마주앉았다.


푸짐한 여러가지 스끼다시.. 이슬이 송송 맺힌 쇠주 뚜껑을 힘차게 돌려딴다.




"야.. 그럼.. 애는 지금 어디있고??.."


"장모가 키우지....."




"그래??..........."


"좃같은년...씨발... 그럴꺼면 애새끼를 데려가질 말던가..좃도.....


살던집도 주고.. 니미..다달히 양육비까지.. 챙겨주고... 씨발..미쳐버리겠다..진짜.."




"그러게..새꺄.. 잘 살아야지.. 뜬금없이.. 왜 이혼이냐?? 이혼은...."


"누군 그러고 싶어서 했냐????? 돈도 안버는 년이 허구헌날 친구들이랑 여행이나 다니고..


명품가방에 명품옷에.. 지 하고싶은거 다사고 돌아다니면서 지서방 알기를 개좃으로 알고.... 


애새끼도 허구헌날 처갓집에 쳐박아놓고.. 이건 뭐..집안꼴이 되어야지...???...."




"훗......"


"존나게 이혼 안해준다는거.. 씨발... 몇달을 신경전 한거였다....니미..요새는 이혼하기도


까다롭더라...."




"그래??.."


"에효.... 씨발.. 장가 한번 잘못 가가지고... 니미럴....."




"자...마시자....짠!!..."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명준]이 녀석이 은근히 술을 많이 마셨다.




"야..씨바..2차가야지.. 옘병..딸꾹!!..."


"그래..2차 좋치.. 2차는 내가 쏜다...가자!!..."




비틀비틀..걸어나와 먹자골목 거리의 수많은 사람들의 물결로 합류해 버린다.




"안녕하십니까... 조용필입니다.. 부킹300%입니다.. 형님들.. 오늘 물 조옷습니다....."


"어???....머야??..."




나이트클럽의 영업차 나온 웨이터들이 찌라시를 돌리고 있다.


[명준]이 녀석이 그 찌라시에 붙어있는 알사탕을 집어던지며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야.... 우리.. 좃도 오랜만에.. 나이트나 한번갈까???...."


"하하... 씨바... 나이트는 무슨...."




"야.. 그러지 말고.. 한번 가자... 좃또... 나 이혼했는데.. 니가 좀 기분 풀어주라.."


"... 그래 그럼...한번 간만에 나이트 한번 가볼까나??...."




결혼하고 한번도 가본적 없는...


나이트..












[DARK NIGHT]




웅장한 박쥐모양의 외관


젊은 냄비들이 쏟아져 들어간다.




"히야아...씨발... 저 냄비들 좀 봐라..."


"하하... 죽여주네...."




넓직한 입구의 홀로 들어섰다.




"어서옵셔..."


"야!!..조용필이 불러!!..."




여러명의 웨이터들..


지들끼리 무선으로 연락을 취하더니.. 아까 길거리에서 잠깐 봤던 그 [조용필]이 달려


나온다.




"넵..형님들.. 정말 오랜만입니다...."


"야.. 난 오늘 너 처음 보는건데???...."




"하하..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좃도 우린 룸이거던??? 룸으로 가자!!.."




"넵.. 알겠습니다... 이리로 오십시오..."


"씨바...고추는 없고.. 죄다 냄비들 뿐이네??........히야야...."


"우와아...씨발..........."




실로 몇년만이던가.


이 감격적인 곳....




시끄러운 음악소리..


빠른비트의 리듬에 쭉쭉빵빵한 걸들이 미친듯.. 몸을 흐느적거리며 춤을 추고 있다.




"저건 몸을 푸는거다.... 오늘밤 화끈한 섹스를 위해서....."




왠지 스테이지위의 여자들을 보며 그런생각이 들었다.




룸안에 들어가서 문이 닫히자.. 이제야 좀 조용한것 같다.


쭉쭉빵빵한 언니들 구경을 못하게 된게 나는 못내 아쉬웠다.




"야... 밖에.. 짜녀들 죽이던데.. 왜 안에서 먹으려 그러냐??.."


"새끼는... 원래 임마.. 작업하려면 룸잡고 있는놈처럼 보여야..제대로 된 애들도 오는거야.."




"그러냐???...."


"하하....유부남이 뭘 알아야지??......"




"하하하.....이새끼....이거...."


"하하.......난 돌씽이지..부담없는거 하나는 이혼하니까 좋더라......으하하하...."




술과 안주가 오고.. 몇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웨이터가 이쁘장한 여자를 데리고 온다.




"머야??? 왠 영계???....."




내옆에 척..앉힌다.


이제겨우 20살..21살??




"너무 어리다..... 싫어..."


"그럼..니가 보내..임마..."




[명준]이 녀석과 눈짓으로 대화를 한다.




"저.... 하하.. 우리 나이 많은데..."


"호호.. 몇살인데여??..."




"서른넷이에요..."


"호호.. 별로 안많은 건데??..."




"그쪽은 이제.. 20살??.."


"정말이여?? 호호.... 훨씬 더먹었는데......."




"그냥...너무 어려 보여서.. 부담스럽네요.. 죄송합니다.."


"치이........."




긴머리의 영계백숙이 획 나가버린다.




웨이터를 다시 불러..


우리의 취향을 똑똑하게 전했다.




나이는 무조건..30살 이상


얼굴,몸매까지 되면 더좋고..




만원짜리 두장을 셔츠주머니에 쑤셔 넣는것도 잊지 않았다.




"야...좀 똑바로 좀 해 봐라...어???..."


"하하..걱정 마십시오!!..형님들 취향을 안 이상...확실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허구한날.. 일에 시달리고 집에서는 마누라한테 시달리고... 그렇게 살다가..


나이트라니.... 지금 잔뜩 기대감과 흥분감에 어쩔줄 몰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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