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바람부는 날에는 - 에필로그

본문

마지막회.....................................










퇴근하고 초저녁부터 장사준비에 분주한 참치회집에 들이닥쳤다.


떡이되도록 혼자 술을 퍼마셨다.




[미정]이와 마지막 포옹...


그리고 [미정]이의 그 뜨거운 눈물..




의연하게 맘먹고..드디어 새롭게 시작하자고 그렇게 다잡았었는데..


그 눈물.. 잊혀지지가 않는다.




"제발.. 행복해... 알았지??..."




어떻게 집에 왔을까????


불꺼진 안방.. 넓직한 침대위.. 혼자 널부러져 있다.


머리가 너무 아프다.




"후우..............."


입에서 술냄새가 확... 느껴진다.




"흐음........"


TV리모컨을 눌러보니.. 아침 여섯시...




시원한 물을 실컷 들이키고 화장실로 향한다.


거울앞에 섰다.




다시 태어난 거울속의 나...


다시 태어난것 치고는 몰골이 말이 아니다.




"후우.................."










아침 일곱시..


오늘도 사무실에 가장 먼저 출근해 있다.


집에 아무도 없으니.. 그냥 그전보다 일찍 출근하는게 왠지 더 편하다.




컴퓨터를 켜니 [이슬빛]이 접속해 있다.




"아차..!!.... 그렇지.. 요 기집애...요거..."




태연스럽게 접근을 했다.


일방적인 질문을 퍼부어야 겠다.




분명...뭔가가 이상하다.




[하이....이슬빛??]


[하이....찬바람..]




[오늘도 일찍 출근했네요??]


[아침에 채팅 오래 못해여.]




[어제.. 좋았어요....]


[뭐가요????.........]




[뭐긴.. 새삼스럽게...]


[치이.......]




[진짜 몰라서 그래요??]


[몰..라..영..........]




"어라???..........."




[어제 임과장한테.. 혼난거는 미안해요...]


[치이.......]




[나 먼저 가고 많이 안혼났어요??]


[몰라요.....그얘기는 그만해요...생각하기 싫으니까...]




"풋.... 이것봐라??..."




[그래도 좋았잖아요.... 안그래요??...]


[이제 그얘기는 스톱!!!.. 어제.. 언니 만나서 잘 이혼 된거에요???]




"우와!!...말돌린다..."




[네...]


[이젠 완전히 이혼남?? 호호호...]




[나.. 그노래 다 외웠어요... 버즈 마이러브...]


[외우면 뭐해용?? 부르지도 못하면서???... 바람님.. 지금 직원분들 오시네요.. 그럼..이만..]




[이슬빛]님이 로그아웃 하셨습니다.




"이기집애.. 뭘까???...뭔가 이상하다..


어쩌면 이슬빛이 조윤정이 아닐수도????????????


그렇다면 여지껏 내가 누구랑 채팅했던거였나???......."




[조윤정].....


[임홍주]녀석에게 어거지를 쓰며 읽어본 개인신상기록카드의 전화번호..


[홍주]녀석의 말에 의하면.. 맨날 지각에 게으르고.. 결국 짤렸다는것..




지금의 이 부지런한 [이슬빛]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전화를 건다.


010-7825-****




밝고 시끄러운 대기음악...




[흐음.. 여부세여....]




"헐.. 자다 일어난 목소리??..."




[흐음... 여부세여....]


"네.. 윤정씨??......."




[네.. 누구세여??....]


"혹시 찬바람 아세요??...."




[네??....찬바람이요???...잘 모르는데...]


"혹시.. 이슬빛 아녀요??...."




[흐음... 누구세요?? 저 그런거 잘 모르는데??..]


"저.. 본사 기획실의 김팀장입니다.."




[네??... 기획실 김팀장님??... 흐음... 어쩐일로...]


"저 누군지 아시겠어요??...."




[글쎄... 얼굴은 잘 모르겠는데...]


"임홍주 과장 입사동기 있잖아요... 그전에 두번 뵜었죠?..."




[아아...... 알겠다... 아.. 넵... 김팀장님... ]


"하하.. 요즘 어디 일 안나가시나 보죠??...."




[흐음.... 네... 좀 쉬고 있었는데.. 슬슬 알아보려구요...]


"네.. 다음에 연락드릴께요... 그럼..이만..."




[딸깍...]








"이럴수가!!!!!!! 조윤정이는 이슬빛이 아니다!!!..............."


"여지껏.... 누군가가 날 속였다........."




오늘 하루종일 이 충격에 휩싸여 있다.


어제.. [미정]이와 이혼이 되고.. 그 스잔한 아픔에.. 


이런 황당무계한 충격!!..




[민지]는 임원들과 점심식사이후 외출이다.


오늘은 사무실에 오지않고 바로 퇴근이라고 한다.






또다시 여지껏....이 황당한 채팅사건에 대해.. 어쩔줄 몰라하고 있다.






아니... 그러고 보니... 내가 [조윤정]이라고만 알고 있었지...


이슬빛이 [조윤정]이라고 직접 얘기한적은 없었으니..........


그렇게 알고 있는 나를 가지고 놀며 여지껏 채팅을 했었나???




하긴.. 가지고 논게 아니라.. 나의 고민.. 이것저것.. 인생상담을 해주고


나의 기분을 오랫동안 풀어주었던게 정답이다.




그러고 보니.. 회사얘기를 하지 말자던것... 사람이름을 부르지 말자는 것..


애매한 대답과 일방적인 질문...


이제야.. 내가 너무 바보스러웠다는게 느껴졌다.




도대체 누굴까??




[보연]이 누나?????


점심때나 되어야 일어나는 누나인데.. 절대 아니다.






설마... 


[미정]이???????


[미정]이라면.. 난 수백번 이혼당했을텐데...


그런 너저분한 사생활이 까발려지고.. 아니다.. 절대 아니다...


내앞에서 자기 잘못에 대해 그렇게 미안해 했던것도.... 


아니다.. 아니.. 생각도 하기싫다.. 


그래... 내 허물을 다 아는데.. 그렇게까지 미안해하며.. 빌었을 리 없어.. 맞아.. 미정이는 아니야..






[고실장]????????


그렇구나... 어쩌면..고실장일 확률이......


그래!!!...씨바... 민지였어!!!!!!!!!!!!!!!!!!!!!.....


이런..젠장!!.... 나이많은 여자에게 채이고..


나이어린 기집애에게 찝적대기나 하는 그런 꼴을 보여주고야 말았군.. 아.. 씨바..... 쪽팔려...




"아...씨바... 좃됐네...진짜....."






그나저나 [민지] 얼굴 어떻게 볼까??...




퇴근후...


서둘러 집에와서 컴퓨터를 켰다.


[이슬빛]의 정체를 캐내고만 싶다.


만일 [민지]라면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취부를 만회 해야만 한다.




로그아웃되어 있는 아이콘...


[이슬빛]....




그렇게 한참동안 기다린다.


로그온 되지 않는다.




[명준]이 녀석에게 전화가 온다.


받지 않는다.




[선영]이에게 전화가 온다.


받지 않는다.




"씨바... 진짜.. 이것들.. 쌍으로 노네??....."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뒤적거릴 때 쯔음..




[딩동..]


[이슬빛 님이 로그온 하셨습니다]




[하이... 이슬빛??]


[하이... 찬바람..]




[지금 퇴근하셨나용??]


[넵.........]




[오늘은 우울해요...]


[어제 언니랑 이혼한거 때문에요??]




[아뇨.. 제 애인이요.. 하루종일 임원들이랑 외근나가버렸거든요..]


[헐..............]




[너무 보고싶네요.. 제애인이요..]


[아무리 언니가 미워도 그렇죠.. 하루 지났는데.. 너무 하신거 아녀용???]




[어차피.. 이혼준비를 오래해서 그런지.. 그리고 그 애인이 너무 좋아서 그런지..


와이프한테는 미안하지만 제 심정이 그렇네요...]


[헐.....죽이는 바람....]




"씨바...... 이거.. 점점 분위기가 이상하다....."


"이정도 했으면.. 좋아라 해야 하는거 아니야??? 뭐야???.... 민지 아닌거야????..."




서둘러 [민지]에게 전화를 건다.


[띠리리.....]




[넵..고민지입니다..]


"저에요..민지씨...."




[저.. 지금 손님들과 이동중이에요.. 이따 도착중에 전화드릴께요..]


".........네..."




핸드폰으로 새어들리는 주변 사람들의 말소리...자동차 경적소리..




"씨바!!!!!!!!!!!...............민지 아니네???????...."




[바람님????]




손가락 끝이 떨린다.




[흐음.. 화장실 가셨나???]


[아뇨....]




[근데.. 아까 마이러브 진짜 가사 외우셨어요?????]


[........아뇨....]




[거짓말쟁이....]


[.....그만 할께요....]




[네?? 뭐를 그만이요?? 챗이요??]


[네... 집에 손님 오셨네요....]




[이시간에 누가요??]


[...........애인이요....]




[헐....빠르다.. 역시 바람.. 대단해영...]




"미정이다...!!!.."




여지껏... 


나의 모든것을 알고 있었던...


미정이........


미정이... 내 마누라... 




[이슬빛]의 아이콘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버즈-마이러브..


플레이를 누른다.




[안돼요. 더는 못해요.


그대없이 사는 일.




나 때문에 그대 망가진다며 이별을 원한건 나인데


매일 가슴이 갈라져요.


숨이 다 끊어질 만큼 울어요.


수천번 잊었다 외쳐 봐도,




내 삶은 어느새 벼랑 끝에 서있네요.


My love 다시 사랑해요.


세상 반대쪽 끝에 살아도 찾을게요.


다시 그댈 놓지 않아요.


멈춘 내 심장을 뛰게 할 사람.....]






[우리 헤어지길 잘했죠.


얼마나 슬픈 일인지 알았죠.


하늘은 모자란 내 사랑을 눈뜨게 하려고 잠시 갈라 논 거였죠.




My love 다시 사랑해요.


세상 반대쪽 끝에 살아도 찾을게요.




다시 그댈 놓지 않아요.


멈춘 내 심장을 뛰게 할 사람.




나 때문에 망가진 게 맞네요.


내가 그대 가슴 안에 못이었네요.




사랑하고 책임 없이 도망친 나를,


성급한 이별을 용서받고 싶어요. 




My love 혼자 있어줘요.


그대 있는 곳으로 지금 달려 갈게요.




조금만 더 기다려줘요.


우리 다시 사랑해야만 해요]




이슬빛이 아침 저녁으로 듣는다는 노래...


미정이가 맞다..


그래서 그날 라디오에서 이노래를 듣고 운것이다.


이가사내용....


씨발........






이 기집애가.. 


아직도 후회를 하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것이다.


나의 그 추잡한 사생활을 알면서도......


여지껏... 자기 잘못만..을 빌고 빌었다니...!!!!!




"흑흑.....씨발........기집애......정말....."






눈물이 흘러 내리나 보다...




씨바... 이런 대중가요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다니...!!...


지금 내가 제정신인지....


서둘러 정신을 차렸다.






[로그아웃 안하시나??......]


[이슬빛님.....]




[애인 오셨나용??]


[아뇨..]




[헐.. 불쌍해... 좋다 말았겠네요??]


[아뇨.....]




[왜요????......]


[이제는 마이러브 노래 부를수 있을꺼 같아서요..]




[헐.....]


[만나요...]




[싫어욧...]


[내일 만나러 갈께요..]




[안돼요.. 나 진짜 짤리면 어떻게 해요???]


[짤려요.. 차라리 내가 데리고 살께요....]




[풋.......]


[.........]




"미정아... 이 바보... 차라리 내 허물 캐고 소리지르고 그러지 그랬어???.... 이 병신....."


"흑흑흑......이..미친년...진짜...씨발....흑흑....."


"너 정말 나 사랑했구나..... 미안해... 그런것도 모르고....."






[하늘은 모자란 내 사랑을 눈뜨게 하려고 잠시 갈라 논 거였죠....]




"그래.. 씨바.. 유치한 이런 노래 가사가 진짜인줄도 모르겠다...."




[내일 봐요... 알았죠????]


[안돼는데....]




로그아웃 해버렸다.






[띠리리...]


[민지]전화...........




"여보세요..."


"희준씨.. 미안해요.. 아까는 손님들과 이동중이었네요.."




"민지씨... 아니.. 실장님....."


"네??..."




"죄송합니다...."


"뭐를....요??...."




"저 이혼 안했습니다.. 아니 못하겠네요.. 와이프를 너무 사랑해요..."


".........."




"미안해요.. 정말 죄송해요..."


"흐음...... 아뇨.. 내일 만나서 얘기 하죠.."




"죄송합니다...."


"...참..나빴네요....그쵸??..."




"죄송합니다...."


"...그렇게 아파할때부터 느꼈는데... 진작에 말씀하셨더라면.. 제가 조금이라도 덜.. 흑!!...."




"............"


"끊을께요...."




[딸깍!!]






밤새도록 잠이 오지 않는다.




자기 잘못을 그렇게 뉘우치고.. 


그 대가로 내 바람을 눈감아 준다??




아니다.. 


내가 피운 바람보다.. 더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보다 더 미안했기 때문에..


그렇게 용서를 빌었던걸까??? 






어느덧.. 아침...


회사에 전화를 했다.




"이대리??... 실장님 오면 나 늦는다.. 그래??..."


"네??????......"




"내가 지금 너무 아파... 병원에 가야 하거든..."


"그래요??? 어디가요??...."




"너무 걱정마.. 좋아질꺼야... 알았지??...."


"네..........."




[띠리리.....]


"어????????.....매..매형!!..."


"쉿!!...처남.. 제발 도와줘..."




"뭐..뭐를 요??..."


"미정이 출근했지??.."




"네..매형.."


"처남 그 병원좀 가르쳐줘..."




"네..... 왜..요??.."


"하여간 미정이나 미연이처제한테 절대 말하면 안돼.. 


내가 너무 죄를 많이 지어서.. 싹싹 빌어야 하거든... 여자들은 깜짝 방문해야 좋아하잖아.."




"하하...... 어디냐면요.."








[미정]이가 일한다는 병원....


처갓집 근처의 동네 정형외과이다.




"젠장.. 그놈의 돌팔이가 생각나는군.. 아니 간호사들도 전문이 따로 있는건가???..


하필.. 정형외과가 뭐냐??..."




나이롱 환자들로 보이는 아저씨들이 환자복에.. 


담배를 꼬나물고 지들끼리 농담따먹기나 하고 있다.




접수대앞..... 


대기실의 환자들이 이른아침부터.. 수두룩하다.




밖에서 술이 떡이됐는지.. 늦은 아침인 이시간에..


다시 병실로 기어들어가는 남자들도 보인다.....




기웃거린다...




"풋.... 저기있군..."




유달리 큰키에.. 몸에 착.. 감기는 간호사 복장.. 단정하게 묶은 머리..


우아한 나의 천사.... [미정]이....


마치.....7년전... 친구녀석이 입원했던.. 그 종합병원 생각이 난다.


그때의 그 감동이 떠오른다.




"그래.. 그렇게 만나서 2년간.. 뜨겁게 사랑을 했어..


그리고 너와 결혼한거야......"




"너의 바보같은 사랑... 그게 너에겐 순수했을 아픈 로맨스였지만.. 


나의 무관심이 너를 그렇게 만든게 맞을지도 몰라.....그리고 내가 너를 사랑하는 남편이라면


앞으로가 중요한 거였어... 그걸 너무 늦게 깨달아 버렸어... 젠장할.....


그리고 여지껏......너몰래 피운 나의 외도.. 정말...미안해......이제야 다 들켜버렸네.. 


너는 나에게 그렇게 용서를 빌었지만.. 나는 너에게 아직 용서를 빌지 못했어..


남은 여생을 꼭 너에게...아니 너를 위해 살아갈께....."






이 아름다운 나의 천사가


차트를 정리하고 무언가를 열심히..챙기느라 정신이 없다.


왠지.. 어설퍼 보이는 면도 있다.


[미정]이가 접수대 뒤.. 커튼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잠시후 [주사실]로 보이는 곳에서 무언가를 들고 밖으로 나온다.




"유선생님!!...."


"네에!!........"




"어맛!!!!!!!!!!!"


[챙그랑............]




"이런!!!......."


[미정]이가 누군가의 호출에 뒤를 돌아보다 그만 들고 있던 약병과 주사기를 바닥에 쏟아버렸다.


[미정]이를 호출했던 젊은 의사녀석이 잽싸게 달려와서 거든다.




"놔두세요...제가 정리할께요.. 손다쳐요..!!.... 거기.. 김선생.. 이연희씨.. 빨랑 거들어요.."


"넵...."




"죄..죄송합니다.."


"하하.. 아니에요... 그럴수도 있죠..."




"젠장할.. 또 그 빌어먹을 로맨스의 새로운 시작이 되겠군??...."




"여보!!!!!!!!!!!!!!!!!!!!!..........유미정!!!!!!!!!!......"




제법..큰소리로 외쳤다.




[미정]이가 뒤를 돌아다 본다.




"...오..오빠!!............."




[미정]이가 서서 꼼짝도 못하고 나를 바라보고 있다.


[미정]이의 앞으로 성큼 걸어갔다.




"내가 만나러 온다고 했지??...."


"..........오빠........"




"야..... 사람들 다 쳐다본다.. 잠깐 나가자.. 응??.."




의사..간호사.. 환자들...


다 넋을 놓고.. 나와 [미정]이를 쳐다보고 있다.


그러더니 수근거리고 다시 다들 제 할일을 하고 있다..




병원앞... 담배를 입에 물었다.


잠시후 [미정]이가 나왔다.




담배를 꺼버리고.. [미정]이의 손목을 잡고 주차장 벤취에 앉았다.




"오빠.. 나 빨리 들어가야 하는데..이따가 얘기할까?? 응??..."


"그냥.. 짤려...... 내가 먹여살려 준다고 했지??.." 




"오....오빠............"


"미안해.....미정아...... 정말 사랑해.....이제야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달았어..."




"으흑흑...........흑흑..."


"미안해....정말 미안해..그만울어...응??? 내가 니한테 빌어야지......"




[미정]이가 지친 머리를 내 어깨에 기대어 있다.




이 여자...내 마누라.....


나의 지치고 힘들었던.... 


내가 지켜주어야 할 나의 천사이다.






"너 관할에 신고 했냐??..."


"으흑흑... 아직..."




"..나도....."


"...미안해...으흑흑............."




"벌금내고.. 다시 혼인신고 해야 하는건가???...."


"흑흑....흑흑흑......."




"미정아... 미안해... 용서해줘.....앞으로 잘할께...너보다 내가..더 잘할께... 응??.."


"흑흑.....오빠......고마워....사랑해.....흑흑흑......."




"미안해...그동안 내가 너무 많은 잘못 저질렀어.. 내가 한짓에 비하면... 오히려 내가..


후우...진짜 입에 담기도 쪽팔리고...미안하다........."


"흑흑흑...아니야.....흑흑흑..내가 미안해....."




처갓집에 혼자 들려 장인어른과 장모님께.. 


무릅을 꿇고 사과를 했다..


[미정]이는 아직 병원이다.




"어머님..아버님.. 정말 죄송합니다..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 저희가 못난 모습 보여드렸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이거.. 김서방.. 뭐라 말을 해야할지.....정말.. 못난 저 녀석을 용서하는건가??..."




"용서는요.. 제가 잘못을 빌어야지요..... 사실.. 제가 잠깐 외도를 한거 뿐이었어요..."


"..뭐????........."


"..흐음...남자가 그럴수도 있지!!!... 그런일로... 처갓집으로 짐싸들고 와???...내 이녀석을..!!.."




"정말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지었어요... 제발 미정이를 다시 주십시오..정말 잘하겠습니다..."


"아니!!!.. 사소한 문제라니..!!.. 이게...이게!!.. 말이되는가??? 김서방....!!!! 어????.."


"이사람이!!!... 당장...!! 미정이랑 연지 짐 챙겨서 돌려보내지 못해!!!!....."




화물차가 도착했다.


오전부터 부랴부랴 싸기 시작한 짐이 점심이 지나서야 다 포장이 되었다.




"형부!!!.....흑흑....정말 고마워요....."


"아냐.. 처제.. 진짜 내가 잘못한거야..."




"치이.. 아닌거 다 알아요..... 엄마아빠도 그거 알고.. 일부러 저러시는거에요.."


"아냐.... 나중에 알면 기절할껄??..... 하여간 조만간에 보자..."




또 하루종일 짐을 날라야만 했다.


엘리베이터앞.. 잔뜩 내려진.. [미정]이와 [연지]의 옷과 책과 장난감...




드디어 다 날랐다.




저녁... [연지]와 [미정]이가 집으로 왔다.




"압빠!!!......."


"우와!! 연지야!!...내새끼!!!...."




[와락!!!!!!!!]




"압빠... 왜 안왔어????.."


"집에서 연지 기다렸지......"




"미정아......이리와..."


"흑흑....오빠..........."




[미정]이를 와락 껴안았다.


마치 길고 긴 여행을 다녀온 것 같다.




지금.. 내 옆에 내 마누라가 내 어깨에 기댄채.. 그렇게 함께 서서.. 


발코니 너머의 도심을 바라보고 있다. 




"이바보...내 마누라... 으이구......"


".......사랑해....."




"너..이슬빛... 그동안 참 재밌었겠다..."


"..찬바람..........진짜 안거야??....."




"어떻하냐??...이제.. 오빠.. 다 들켰는데..?? 너한테 어떻게 하면 용서가 될까??...."


"사랑하니까... 내가 잘못한게 크니까... 내가 용서하고.. 앞으로 내가 더 잘할께..."




[미정]이가 돌아서서 나를 껴안는다.


"너무 따뜻하다..."


[미정]이와의 포옹.... 하마터면.. 다시 못해보는지 알았다.




"내가.. 더 잘할께..."


"아.... 우리 자기... 껴안고 있으니까.. 너무 좋다..."




지난 4년...6개월..


신혼초 잠깐동안을 빼면..비록 얼룩진 결혼생활이었지만..


그 얼룩으로... 이 아름다운 천사와.. 한평생의 달콤함과 아름다움을 놓칠뻔 했다..




나와 [미정]이는 그렇게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로 다시 새롭게 


우리의 인생을 만들어 가기로 한것이다.
















[에필로그...............]






한달후...






[다가다가닥...다가닥...]




[찬바람님... 여실장 한테 또 깨졌어요??...]


[아뇨....]




[이런... 안깨졌으면 왠지 수상한데???..]


[이그.... 깨졌으면 깨졌다고 하겠어요???? 이슬빛님이 속상할텐데요????...]






"저.. 김팀장님.. 실장님 호출이요..."


"또???....흐음... 알았어.."




복장을 추스리고 실장실 앞에 선다.


[똑똑똑...]




문을 열고 들어가 목례를 하고.. 책상앞에 섰다.


[민지]가 알없는 뿔테안경을 빼더니 툭 던진다..




"흐음... 오늘이 무슨요일이죠?? 김팀장님??..."


"넵..... 금요일입니다.."




"그럼... 우리가 데이트 하는 날이네요.."


"넵....."




"근데... 제가 오늘 저녁에 임원들하고 중요한 손님을 접견해야 해서요.."


"아...그래요??....."




"그래서.. 주말은 좀 힘든거 같으니까.. 월요일로 하시죠.."


"어?? 월요일은.. 제가.. 저녁에.. 좀.. 약속이..."




[민지]가 벌떡 일어난다..


책상을 돌아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




"와이프한테.. 내가 이렇게 까지 양보하는건데... 희준씨도 좀 베푸세요.. 월요일입니다.. 아셨죠???.."


"네........"




"우리는 정신적 교감일 뿐이에요... 아시잖아요..."


".......네....."




집으로 향하는 길...


후덥지근한 여름 저녁 퇴근시간..




누군가에게 전화가 온다.




[띠리리.....]


"여보세요......"


[저.....기획실의 김팀장님 이시죠...???...]




"네..그런데요?? 누구시죠??..."


[저.....혹시.. 한달전쯤에..전화 통화했던.. 그.. 조윤정이라고 기억...하시나요??..]




"아...아..... 네.. 윤정씨.. 하하...어떻게 제 전화를 알고...????..."


[.....전화 온거.. 저장해 두었거든요...]




"하하... 그러세요???...하하...어쩐일로??...."


[시간 있으시면.. 찾아뵙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이거 어쩐다????......제가 지금 좀 바쁜데......... 괜찮으니까..전화상으로라도..."


[저... 그전에...생산부에 파견되었을 적에... 팀장님이... 본사에 힘써주신다고....]




"아...하하......네....맞아요......"


[...사실.... 그회사 본사에 입사하고 싶은데.... 이번에... 공채뜬거..보구...]




"흐음... 그럼.. 잠깐 뵙죠.... 어디로 오시냐면요??...."




[조윤정]


이슬빛으로 알고 있었던... 그 영계...




난..뭐...... 지금.. 바람이 아니라.. 그냥.. 회사의 업무능력향상을 위한..


남자들의 동물적 본능를 자극시킬... 훌륭한 예비 여직원을 만나러 가는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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