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바람부는 날에는 - 24부

본문

일요일..저녁


[연지]와 [미정]이와 함께 어제 오전에 동해안으로 왔던 가족여행..


낮에 잠깐 해변을 걸어다닌것과 사진을 몇장 찍은거 외에는 아무것도 한게 없다.




올라가는 차안의 분위기.....




[연지]는 피곤한지 뒷자석에서 깊게 잠들어 있고


내옆.. 내 와이프.. [미정]이는 오늘따라 말이없는 편이다.




차가 많이 막히는 서울근교..


라디오의 음악소리가 들린다.


애처로운 발라드 곡..


누구노래인지도 모르겠다.




[마이러브... 다시 사랑해요.. ]


[다시..그댈..놓치않아요... 멈춘 내심장을 뛰게 할 사람.....]




절절한 가사에 절절한 목소리..


남자목소리 치고는 꽤 애절해 보인다.




"흑..............이이...이잉........"




꽉막힌 요금소 앞..정체지역..옆을 돌아보았다.


[미정]이가 또 울음을 억지로 참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찡그런 입술..이 덜덜 떨리고 굵은 눈물이 줄줄 흐른다..




"후우........"




"미정아.. 오늘이 우리의 마지막 여행이었네...."


"흑흑....흑흑흑..........."




"오빠.. 너 없어도 이제는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꺼 같아..너도 행복하길 바래.."


"흑흑.....그럴께.......으흑......"




"미정아...이젠 더이상 울지마.. 이젠 더이상 미안해 하지 않아도 돼..


너.. 지난 한달동안.. 나에게 너무 잘해주었어...."


"흑..흑.............."




"오빠는 정말 행복했어.. 정말.. 영원히.. 너를 못잊을 정도로..."


"으흑흑....흑흑...."




이별앞에 의연해지자고 그렇게 굳게 다짐을 했건만.. 이순간.. 나역시 눈물이 나오려나보다.


[미정]이...


아파트를 준다고 해도 완강히 거절하더니 나도 모르는 사이.. 내앞으로 명의변경이 되어있고..


모든 보험증서도 수급자를 고친것들 몇개를 빼고는 다 해지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준비된 이혼서류...


참 종류도 많고 복잡하다.


협의이혼의사 확인 신청서


이혼신고서


가족관계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등등등...






월요일....저녁..


[연지]가 오후에 처가집으로 보내어 졌다고 한다.


가슴이 쓸려나가는 이 처참한 기분은 도대체 무얼까??


내자식.. 내 딸래미.. 마지막으로 함께 있는 동안만이라도 실컷 내 두눈에


담아두려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모든게 일사천리로..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어져만 가는 것 같다.




마지막 밤을 보내기위해 서둘러 일찍 퇴근했다.




[미정]이와 [연지]의 짐이 정리되어 있다.


옷가지들과 애 장난감들이 무척 많기도 하다.




"하하... 참 많기도 하네.."


"응.. 포장하다 보니.. 그래.."




"이 많은게 다 응암동 집에 들어가 지겠냐??..."


"그러게...."




"내일은 월차냈으니까.. 같이 정리하자.."


"아냐...화물 기사아저씨 예약 해뒀어.. 제시간에 법원에서 만나기만 하면 되는거지.."




"그래도 내일은 같이 있을래......"


"그리고 오빠..이거...."




"..이거 뭐야??..."


"연지앞으로 되어있던 통장이랑.. 보험해약한거랑.. 가지고 있던거.."




"됐어.. 이건 다 연지앞으로 해둬.. 다달히 보육비도 넣을테니까.."


"으흑.....!!....흑흑.......흑흑흑...."




".........."


"옵빠...흑흑.... 나... 도저히 용서가 안돼지!!....나....!!!... 나..미친년이야!!...


어떻게 옵빠아...아...!!!...."




".........."


"옵빠아!!......흑흑....옵빠아!!....어엉..엉엉...엉....."




[미정]이의 통곡소리....


참 힘든 모든과정....... 그렇게 끝났다.




밤새 한숨도 못자는 [미정]이..


내 팔에 머리를 배고 누워 눈만 감고 있는게 분명하다.




나역시 마찬가지이다.


잠이 오지 않는다.




되돌리고만 싶다.


그 때.. 차라리 차에서 내리지만 않았더라도..


미행을 하지않고.. 그냥 불러 세웠더라면..














일주일 후.....




[띠리리....]


"여보세요....."


[형부.. 나... 미연이..]




"..........."


[흑...형부...언니때문에 미치겠어.....]




"..........."


[형부!!.. 그냥 언니 용서해 달란 얘긴 안할께.... 그냥.. 함께 데리고 살아주면 안돼????...]








[띠리리....]


"여보세요...."


[애미다..이자식아....]




"어..엄마....."


[아직도 연지엄마한테는 얘기없냐??...]




"...응......다음주나 한번 가서 빌어봐야지..뭐....."


[이눔자식...어떻게 된게..어쩜 지 애비나 똑같은지... 왜 바람을 피워..이새끼야!!! 왜!!!!!...]




"미안해......"


[에혀.......내가 한번 만나볼까???...응???...]




"아냐..!!...엄마... 됐어..!!... 내가 알아서 할께...."


[바보같은 놈의 새끼!!..... 걸리질 말았어야지..이새끼야!!.... 아휴....]




"....미안해 엄마.. 너무 걱정하지마...."


[밥은 먹었냐???....현주랑 엄마가 내일 갈까???.....]




"아.. 됐어....... 아직 아무한테도 말하지말고 기다려........"


[에휴..... 이 병신같은 새끼............]














보름 후...


아침 일곱시...삼십분... 사무실...




[딩동...]




[하이...찬바람님...]




[.... 뭐야?? 심심...]




어제밤에도 제대로 잠을 못자고야 말았다.


퀭한 두눈..


시간이 지나면 모든게 익숙해지고 그 시간이 빨리 지나주길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혼을 후회하지 않는다.


정당한 합의 이혼이었다.


[미정]이의 바람...


지난 시절동안 나를 속이고 그 돌팔이에게 바쳤던 [미정]이의 사랑..




이혼하고 일주일 동안은 홀가분한척.. 지내려 무척이나 노력했다.


하지만 그 일주일이 지나고 어느날..문득 퇴근후..... 


썰렁한 집안에 들어섰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야 말았다.




모든게... 원망스럽다.


너무나 외롭다.


이쁜 내 마누라 [미정]이도 없고.. 눈에 넣어도 아플것 같지 않는 내딸 [연지]도 없다.




[고민지..]


[민지]......


내가 이혼하고 의외로 힘들어한다는걸 조심스럽게 지켜보는것 같다.




[민지]와의 데이트.. 그전처럼 행복하지만은 않다.


마누라가 있었을 때 몰래 피우던 바람이 아니어서 그런건가??


도대체 지금 내가 왜 이런 혼란함을 겪고만 있는건지 모르겠다.






[바람님.... 바쁘셈??? 이시간에??]




맛없는 커피를 내려놓고 무거운 손가락을 자판위에 올렸다.




[아뇨.. 그냥이요..]




[오늘도 일찍 출근하셨네요..]


[네... 그랬네요..]




[왠지 우울??...]


[이슬빛님이 어제 접속을 안해서 그런가봐요..]




[요새 많이 바빠요.. 우리 이제부터는 밤에 채팅하기로 할까요?? 각자 집에서??..]


[원래.. 채팅은 근무시간에 땡땡이 하는 맛으로 해야 잼있고 스릴있는거에요..]




[치이.. 바람님.. 넘 땡땡이셔.. 하여간 저는 오늘부터 땡땡이 안칠꺼에욤..]


[그래요 그럼.. 나는 낮시간 아님 절대 채팅 안할꺼에요]




[헐... 왠지.. 기분 나쁘네여??...바람님.. 한번 해보겠다는 거에요??]


[아침일찍 출근해서 뭐해요??]




[그냥.. 음악들어요..]


[아침부터 음악감상이라.. 크..]




[바람님도 해보세요.. 좋아요..]


[그렇군뇨...클래식??]




[절대아님.. 졸려요..]


[그럼 대중가요???...]




[대중가요는 음악 아닌감??..]


[역쉬.. 영계는 티가 나는군뇨..]




[치이...]




이젠.. 채팅도 지겹다.


아무 의미도 없다.




아침부터 손가락이 무겁기만하다.


이슬빛 [윤정]이에게 인사도 하지않고 메신저 아이콘을 로그아웃 시켜 버렸다.




"이젠 니년도 지겹다.. 밤에 채팅하자고?? 미쳤나...??..."


하긴 집에 마누라가 없으니.. 집안에서 채팅을 하던지.. 야동보고 딸딸이를 치던지..


이제는 누구하나 눈치볼일 없다는건 좋긴 하다..




바쁜 오전일과..


점심시간.......




직원들이 밥먹고 들어왔다. 


[종수]형, [고민지]실장 이렇게 셋이서 식당으로 향한다.




요근래들어 식사시간의 구도가 이렇게 잡혀갔다.


누가봐도 자연스러워 보인다.


[민지]는 오늘도 애써 차분해 보이려 한다.


내 이혼소식을 알고 있는 [종수]형 역시 마찬가지이다.




식판을 들고 [민지]앞에 마주앉은 나와 [종수]형..




"..요즘 일찍 들어가보니 어떻냐??.."


"어떻긴.. 그냥 죽을 맛이지........"




"짜식이.. 조강지처를 버리다니... 넌 임마 고생해봐야돼.. 그렇게 생각 안드십니까?? 실장님??."


"..훗....그냥 조용히 식사하고 싶네요.."




"넵.. 죄송합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민지]..


내가 힘들어 하는걸 보고..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게 분명하다.


안그래도 되는데.. 내가 너무 괴로운 모습을 보여준거 같아 미안하기도 하다.


오늘은 [민지]를 좀 달래주어야 겠다.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마음을 다시 다잡고.. 이 섹시한 여자와 그 설레이고 불안한 그 무언가를


시작해 보아야겠다.




퇴근후.. [고실장]과 자주가는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어느 레스토랑의 테라스..


와인과 이태리요리를 곁들여 저녁겸 술을 마시고 있다.




"오늘은 좀 괜찮아 보이는데.. 제 생각이 맞는건가요??.."


"네.. 요며칠 보다는 많이 나아졌네요.."




"언제 또.. 법원에 가셔야 돼요??.."


"다음주 수요일이요...숙려기간 끝인거죠..."




"흐음... 왠지 불안해요.."


"죄송해요.. 깨끗히 마음을 비우지 못해서.."




"아뇨.. 그냥 차분하게 마음 먹고 기다릴래요.. 희준씨도 너무 미안해 하거나 하지 마세요.."


"고마워요.."




"그리고.. 오늘밤..잠깐.... 저와 함께 시간 보내요... 흐음...."


"하하........"




"흐음.......뭐에요??... 대답 안하시구??...."


"네.. 그렇게 할께요.."




"치이... 나빠요???..... 나 기대해도 좋다구 해놓구선??..."


"알았어요......"




[민지]와 함께 호텔 객실로 들어왔다.


와이프와 이혼하고 두번째...


마지막 함께 관계를 한지 일주일째...




저번에도 그랬지만.. 왠지 [민지]와 함께 섹스를 나누다보면 [미정]이 생각에 죄책감이 느껴졌지만


더이상은 그럴 필요가 없는것이다.




하얀 살결..에 탄력이 있는 [민지]..의 알몸..


그 알몸위를.. 천천히 애무를 하고 있다.




젖꼭지를 검지로 빙그르르 돌리며 입술을 슬쩍 벌려 [민지]의 몸 구석구석을 천천히 가져다


대고 있다.




"으웁.........으흑............"




짜릿함이 느껴질때마다.. [민지]는 몸을 부르르 떨면서도 잘 참고 있다.




[미정]이에게는 이런 애무를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미정]이는 간지럼을 많이 타서 였을까?? 지금의 [민지]보다 참을성이 없다.


이렇게 지그시 눈을 감고 느껴주었다면 좋았을텐데..


도대체 왜 그랬을까??????




마지막.. 한달..


그중에 이십일정도....




그 기간동안 정말이지 [미정]이와 많은 부부관계[?]를 나누었다.


어쩌면 여지껏 결혼해서 살아온동안 했던 성관계 회수보다 더 많았을 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니.. 그런거 같다..




애무를 못하게 하고..


살짝 은밀한 곳에 손을 대려 하면 변태취급 당하고..


지금처럼 젖가슴에 입이라도 대는 날이면 미친듯.. 


내 목을 두팔로 거세게 감아버리며 자지러 진다.




이런.. 다시는 [미정]이 생각 하지 않기로 해놓구서.. 또다시 [미정]이 생각을 하며


섹스를 하고 있다니....




그렇게 왠지 우울한 금요일밤을 [민지]와 함께 불태워 버렸다.


















며칠후




그동안 빈집구석에서 유일한 낙은 [윤정]이와 채팅이다.


하루에 두시간은 기본이다.




그전에 직장생활 하면서 몰래 채팅할때는 아침에 잠깐 점심시간... 그리고 퇴근직전 잠깐 이었다.


하지만 퇴근하고 나서.. 할일도 없고.. 시간도 안가고.. 밖에 돌아다녀봐야.. 술이나 퍼마시고


폐인이 될꺼 같으니 차라리 집에서 이러고 있는게 나은거 같긴 하다.




[어제 그 드라마 보니까 잼있었죠??..바람님 기분도 덜 꿀꿀하고...]


[정말 그렇네요...]




[그전에는 언니와 드라마 안보셨었나 봐요????]


[전혀 안봤어요.. 왠지 보면 다음편 궁금해져서.. 그게 싫었거든요..]




[내일이 드디어 마지막 날??...]


[내일 마지막으로 얼굴 보면.. 이젠 끝인거죠..]




[호호...지금 기분이 어떨까?? 왜 내가 궁금하지??...]


[그냥 아무렇지도 않아요.. 이제 적응이 되어 가나봐요..]




[이혼하면 나 작업한다더니.. 왠지 기대도 되는데요???]


[하하.. 안그래도 그날..오후.. 광주에서 미팅이 있습니다..]




[근데 여자들은 이혼남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혼남은 사람 아니에욧??????????]




[바람님은 너무 나랑 나이차이도 많이나고...왠지 작업해도 안될꺼 같은데..]


[한번 넘어오나 안넘어오나 봅시다.]




[괜히 저번처럼 남들있는데서 그러지 마요??]


[내가 뭐???? 어쨌다고요...]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잖아요..]


[이상한 눈???? 글쎄.. 그냥 쳐다본건 사실이지만.. ㅎㅎㅎㅎ]




[벌써 우리 메신져 채팅한거 2시간이네.. 그쵸??]


[잉...?? 벌써??...]




[하여간 바람님.. 모처럼 그 우리회사 애인분이랑 잘 되어간다니.. 다행이긴 하네요..]


[걱정마요.. 이슬빛님 이슬빛님이랑도 잘 되어갈꺼에요..]




[으히구.. 이 바람둥이..]


[우리 도대체 언제 얼굴 한번 보나요????]




[내일 보잖아요...]


[아..그거 말고 개인적으로.. 밖에서.......]




[싫어욧.. 남들이 뭐라고 보겠어요.. 나이차이가 13년인데..]


[뭐 어때서????]




[아..그럼 오늘은 이만...난 오늘도 컴퓨터의 시작과 끝은 음악으로...]


[음악이라고 하지말고 대중가요라고 해요...]




[또 그러시네?? 대중가요는 음악 아닌가요??]


[대중가요.. 뭐 듣는거에요??]




[말해주면 아시나요?? ]


[다 알죠..]




[버즈라고 알아요??]


[알죠....]




[버즈 노래 뭐 알아요??]


[하여간 다 알죠..갑자기 생각이 안나서..헐...]




[그럼.. 안녕이여...]


[잠깐만요 이슬빛님....]




[말씀하세요.]


[아침저녁으로 컴퓨터 킬때랑 끌때 듣는 노래 제목뭐에요??]




[왜요???]


[가사외워서 나중에 불러주려구요..]




[올~.......감동이야......]


[빨랑이요...]




[버즈의 마이러브]


[알았어요.. 조만간 가사 다외우면 그때는 진짜 만나는거에요?? 밖에서??]




[치이.. 봐서염.. 그럼 이만..]


[넵.. 내일봐요..]




손가락이 얼얼하다.


[윤정]이 요 기집애..


슬슬 작업해봐야 겠구나...


또다른 목표가 생기니 활력이 생긴걸까??




저번주까지 무진장 힘들어 했는데.. 어제와 그제.. 그리고 오늘.. [윤정]이와


채팅을 신나게 하다보니.. 기분이 많이 좋아진게 분명하다.




기지개를 펴고 담배를 입에 물었다.


어느덧 주변을 둘러보니 어두컴컴한 저녁 9시30분...




인터넷에 접속을 한다.




버즈-마이러브




노래를 찾는다.


찾았다.




노래한곡을 핸드폰결재를 하고 다운을 받았다.


저장위치 경로를 정하는데.. 이런!!!... 컴퓨터에 잔뜩 다운되어 있는 대중가요들..


그전에 [미정]이가 실컷 다운 받았었나보다.. 젠장할.. 플라이투더스카이,동방신기,버즈,MC몽..


별에별 대중가요의 전곡이 다 있다..




"이런.. 돈아까비...."


"아니.. 얘는 이걸 다 다운을 받았단 말이야???... 참내..."






MP3파일.. 플레이를 한다.




바이올렌과 피아노 간주..


부드러운 노래이다.




[안돼요.. 더는 못해요.. 그대 없이 사는일...


나때문에 그대 망가진다며.. 이별을 원한건 나인데...]


.........


.........




따분하다..


절절한 음악.. 우울하다..


애절한 남자의 목소리.. 




갑자기 짜증이 몰려온다.




"하압.........흠냐...흠냐..."


하품이 나온다.




이런 구질한 가사와 노래를 외워서 그 나이어린 기집애를 작업해야 하나??..


왠지 자신이 없어진다. 




"어라????....."




"이거 그러고 보니.. 그전에 마지막 여행에서 오다가 라디오에서 들었던 노래??... 


[미정]이가 이노래를 듣고 울었던 노래 같기도 하고.. 아.. 그렇네???"




[나때문에 망가진게 맞네요... 내가 그대 가슴안에 못이었네요..


사랑하고 책임없이 도망친 나를.. 성급한 이별을 용서받고 싶어요...


마이 러브.... 혼자 있어줘요..]






다음날.. 점심시간에 법원앞에서 [미정]이를 만났다.


요며칠간 그래도 많이 의연해 진거 같았는데.. 막상 만나니..무척이나 가슴 한구석이 허전하다.




나의 허전한 마음과는 전혀 다른 [미정]이의 표정..


무척이나 밝아보인다.


마치.. [명준]이녀석과 이혼했던 [선영]이를 오랜만에 만났을 때.. 보았던 그 인상이다.




이혼하기 한달전.. 그렇게나 절절했던 그 때와는 너무나 달라보인다.


왜 그런생각이 들었을까???


슬픈 얼굴의 [미정]이의 모습이 눈에 익어서 였는지.. 새삼 밝은 표정의


[미정]이의 얼굴을 보니.. 은근히.. 화가 나는것 같다.




"... 잘 지냈어??.."


"응..오빠는??.."




"나도.... 연지는??.."


"어제부터 새로 어린이집 등록했어.."




"연지보고 싶다... 무진장.."


"치이.. 나는 안보고 싶었구나??..."




"..하하.. 보고싶기도 하고.. 그러더라.. 솔직히.."


"......다음주에 연지 한번 볼래??..."




"아니.. 싫어..."


"치이... 왜???...."




"몇달 안볼래.. 보면 진짜.. 미칠지도 모르겠거든..."


"...보고싶으면 봐야지??..."




"넌 항상 같이 있으니까 모르지!!!.... 흐휴우....."


나도 모르게 짜증을 냈다..


[미정]이가 눈을 돌린다.




"흐음.. 그래 그럼..... 오빠 이따 나와서 밥먹자..."




"안돼.. 미팅시간 잡혀 있어서.. 바로 광주가야해.."


"점심도 안먹고??..."




복도까지 늘어선..수많은 이혼남녀들..


이혼하는 사람들이 많다지만.. 이렇게나 많은건지..




그들틈에 섞여 있는 [미정]이와 나.. 






결연한 의지가 보이는 [미정]이.....




"그래.. 너도 이제 그렇게 밝은 표정으로... 니 인생을 새롭게 시작해라...."




이제야 깨끗하게 모든걸 떨칠 수가 있다.




[미정]이가 저렇듯 행복해 보이니..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하자...


그리고 나도 이제 나를 돌아보고.. 새로 시작하자..!!!








법원 주차장 입구...




"너 차는??..."


"안가지고 왔어...."




"하하... 진짜 마지막이네... 자..!!.. 악수..!!.."


"............"




[미정]이와 악수를 나누었다.


[미정]이가 눈물을 보이며 순간 활짝... 웃는다.




"풋....너는 웃으면서 눈물을 흘리냐??..."


"한번 안아볼래....오빠...."




[척....]




[미정]이를 안았다.


진짜 마지막 포옹이다.




"잘 살아... 진짜 행복해야해.. 알았지???...."


"흑흑......으흑흑흑흑........"




[미정]이의 입술이 또 심하게 떨린다.


떨군 눈망울에 또다시 마구 눈물이 흘러 내린다.




"하... 씨바...."


"으흑흑흑..........으흑흑흑흑.........."




[미정]이가 손으로 입을 막고 뒤돌아 뛰어간다.


정신없이 달려간다.




또다시 가슴이 쓸려나간다.




"기집애...의연한척.. 행복한척 했었던 거였구나....."






차를 몰고 광주로 향한다.


"씨바... 연기를 하려면 끝까지나 하던지....... 니미....."




광주 생산공장에서의 외국 바이어의 미팅..


항상 바쁜 [박이사]를 만났다.




"허허..... 김팀장.. 오랜만일세..."


"네..이사님.. 귀국후 몇번 뵙지도 못했네요.."




"이거 굵직한 영업을 다 잡아놨으니.. 나도 이제 본사안에 있을껄세..."


"네.. 정말 고생많으십니다...이사님.."




공장안을 시찰한다.


[홍주]녀석이 굽신굽신하며 임원들을 안내한다.




이제부터 진짜 이혼남이 되어서인지.. 아까 [미정]이의 눈물을 봐서인지..


오늘 영... 기분이 찹찹하다.




손님들과 임원들을 보내고 [임홍주]과장과 컨테이너박스 안으로 올라갔다.




"어라????...."




[윤정]이 자리에 처음보는 얼굴의 여자 직원이 보인다.




"조윤정씨는 어디 갔냐??..."


"관둔지 꽤 됐지... 왜??... 아쉽냐??...."




"뭐????????......."


"짜식이.. 놀래긴??? 어이.. 미스리.. 커피두잔 콜??..."


"네엡..."




"언제???????????......어??..."


"한달전쯤인가??... 왜???....돈꿔줬냐???... 하하..."








"씨바.....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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