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지은이 안녕????? - 5부

본문

[이지은]..


지금은 필리핀으로 일주일짜리 출장을 간 내 여자친구...




철없던 시절.. 이 여자에게 많은 아픔을 주었지만..


어렵게 다시만나.. 새로 시작되는 우리의 사랑은 그전과는 비교가 되지않는 성숙한 사랑이다.




하지만.. 세상사.. 쉬운일이라는게 없다는것..


이런 [성숙한 사랑]에도 난데없는 복병이란게 있을 줄이야...




힐튼호텔 본사소속의 아시아 파트 매니저 [이지은].. 


보통.. 한달중 보름은 국내에서.. 보름은 외국 각지의 힐튼호텔을 돌아다니는게 [지은]이의 


일이다.




[지은]이가 보고싶다.






이런걸 보고 주객이 전도 되었다.. 라고 하는걸까??


나좋다고 쫒아다니던 애를 싫어라 하며 피해다녔는데..


지금에 와서.. 내가 그 반대의 상황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기가 막히다.. 


내가 어쩌다 이렇게까지 푹 빠지게 될 줄이야..






[지은]이의 개과천선[改過遷善]..


그것 때문에 내가 이런거라면.. 나는 참.. 속보이는 놈이다.




너무 이쁘고.. 아름답고.. 능력있는 나의 여자.. [이지은] 


저렇게 이쁘고 능력있는 [지은]이가 내가 제대할때까지 애인이 없었다는게 참.. 


신기할 따름이다.




가끔.. 그런 경우를 본다.




눈에 확!! 띌 정도로 이쁜 여자.. 


하지만.. 옆에 붙어다니는 놈씨는 왠지.. 한참 부족해 보이는....??




지금.. 내꼴이 그꼴인가????..




"훗.... 뭐 어때??.......부럽지??... 이놈들아???...."




하지만 내심은 그렇지가 않다.


나는 무언가 불안한 나의 심정을 감추기 위해.. 억지로 행복해 하려는 건지도 모르겠다.














대략 한달 전쯤이다.




복학하기 일주일전..


모처럼 [지은]이가 이틀의 시간을 내게 되어 경포대 근처의 콘도로 일박이일간


함께 여행을 갔었다.




능숙한 [지은]이의 운전.. 나는 그냥 옆에 앉아만 있었다.


[지은]이가 운전을 권했으나.. 면허증만 있지.. 어쩌다 아빠차 몇번 몰아본적 밖에 없는


내가 끌기에는 너무나 부담스러운 고급 SUV...






어느덧 선선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저녁시간..


저녁을 먹고 콘도의 발코니 테이블에 마주앉은 [지은]이..




제법 술에 취한 [지은]이가 엄마얘기와 자기의 과거얘기를 들려주었다.




"너.. 우리엄마 무당이란거.. 알지...??...."


"...어???.... 그랬어??.. 하하... 몰랐는데...???..."




"훗.. 바보.. 거짓말 하는것좀 봐... 내가 그 때.. 너 미워서 연주한테 시켜서 병규 통해서


니한테 얘기하라고 시킨게.. 바로 나거든???...... 너 겁주려고...풋..!!....."


"....뭐??..... 흐음...... 하하....."




"엄마가 무당이란건 진짠데.. 사실은 친엄마야.... 훗...."


"....하하........" 




"그 당시 엄마가 우리집에 자주 못오는게.. 내가 혹시 신병에 들려.. 내림굿을 받아야 하는 


그런 자신의 뭐랄까??...저주받은 운명???...하여간 그런게 되물림 될까봐 일부러 그랬던거야.."


".............."




"난 역마살도 끼고.. 팔자가 더럽게 쎄다던데...훗.. 정말 그런건지..어렸을때는.. 엄마가


너무 싫었고.. 엄마가 걱정하는것도 너무 싫었어.. 그리고 겁도 많이 났고.. 흑흑..!!...."


"..........지은아...."




"흐음... 하하...바보같이... 나 술취했나 보다... 자기 앞에서 눈물 다 보이네....??..."


".............."




방금 [지은]이가 날더러.. [자기] 라고 불러주었다.


씁쓸한 분위기의 측은한 [지은]이가 왠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서둘러 눈물을 훔치며 억지웃음을 지어보이는 [지은]이에게 입을 열었다.




"너.. 역마살 낀건 맞나 보다... 여기저기 죽여주게 출장만 다니니까...."


"........"




"하지만 니 팔자가 쎈거같아 보이진 않아.. 니 옆에 항상 내가 있고.. 꼭 너를 지켜줄테니까.."


"치이~... 하여간 말은??...."




"지은아.. 방금전에.. 나한테.. 자기라고 했지??... 다시 한번 그렇게 불러줄래??..."


"호호...내가 언제??....."




"아 그랬잖아!!... 빨랑..??.... 응???...."


"......흐음.... 자기야~.....호호.."






"씨이파.....T_T....."






다짜고짜 [지은]이의 손목을 잡아끌어 침대로 향한다.




밤바다의 술렁임..


저멀리.. 오징어잡이배의 불빛의 깜빡임..


열려진 콘도의 발코니창으로 밤바다로부터 들어오는 해풍으로 커튼이 출렁이며 춤을 춘다.




새햐안 침대위에 발가벗겨놓은 [지은]이와 샤워도 잊은채.. 열정적으로 미친듯..


키스를 나누고 있다.




"후움.... 훔...쪼옵... 쫍...... 하아~... 자기야..... 사랑해...."


"지은아.. 사랑해..."




지금.. 이순간.. 그 어느것도 우리의 뜨거운 사랑을 멈추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내머리칼을 쥐어뜯듯 감싸쥐며 쓸어넘기는 [지은]이의 거친 손길..


[지은]이의 거친 숨결..


[지은]이의 거친 입술..




그리고 어느덧.. [지은]이의 거친 몸부림..




[지은]이가 뜨겁게 달아오른다.


꼭 활활 불타오를것만 같은 섹스이다.




[지은]이의 선홍빛 조갯살을 입안으로 삼키려는듯.. 아름다운 [지은]이의 보짓살을


감격적으로 파고들며 기뻐했다.




[지은]이가 가랭이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나의 좃대를 길다란 손가락으로 쥐어든다.


그리고 [지은]이의 뜨거운 몸속으로 나의 좃대가 깊게 잠기기 시작이다.




고개를 뒤로 재낀채.. 연신 신음소리를 질러대는 [이지은]...


내 가슴위에 올려진 [지은]이의 두 손의 손가락들이 쫘악 벌려지기 시작이다.




[지은]이의 손가락끝에 힘이 들어가진다.




















"희준!!.. 희준!!......"


"............."




"야... 김희준!!!..."


"어???.... 어... 왜??..."




강의가 끝났는데도.. [지은]이 생각에 넋을 놓고 앉아 있다가.. 


같은과 학우인 [광식]이와 [명훈]이가 부르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몇번을 불러야 알아들어??.. 같이 안가??..."


"안가..."




"너 진짜 안가는거 맞다??.. 나중에 후회하지마라??..."


"안간다니까... 짜식들.. 애인있는 놈한테.. 미팅은 무슨??...


니들끼리나 잼있게 놀아.. 잘 좀 엮어보고..."




"아..진짜.. 어쩌냐??... 남자 하나 비네??..."


"용진이 데려가자.."




"야.. 그림이 안나오잖냐...그림이...용진이 그새끼.. 꾀제제해가지고.. 되겠냐???..."


"누구 데려가지??.........."






"병신들.. 그림 좋아하네.... 지들은??....."






[광식]이와 [명훈]이..


나와 같은 또래의 같은과 복학생 친구들이다.




[광식]이가 오늘 여학교에 다니는 아는 여동생의 주선으로 그학교의 무용과 여대생들과


3대3 미팅이 있는 날이었다.




"야... 니 애인 외국있다며???... 이럴때.. 임마.. 바람도 피워보고.. 하는거지.."


"아.. 그럼??... 나같으면 국내.. 아니 같은 과 씨씨가 있더라도.. 무조건 나간다.."


"..................."




"명훈아.. 우리 이따가 신촌에서 만났다가 이태원 클럽으로 갈까???...."


"그냥.. 가까운 홍대앞으로 가지???......"




"하하.. 그래.. 콜!!... 무용과니까.. 몸매는 일단 죽인다고 봐야지... 그치???.."


"아.. 그럼?????....... 이런 기회가 두번다시 오겠어???.... 안그래???...."




"우와.. 씨바랄꺼... 오늘 진짜.. 죽여줄꺼야....."


"큭큭....생각만 해도.. 아쥬 그냥..!!!!!!!......"




지금 이것들이 내앞에서 나를 녹이고 있다.




"씨파... 무용관데........T_T....."




정말 쉽지않은 결정이다.


하지만.. 지난날.. 내가 [지은]이에게 저지른 엄청난 죄악을 생각하며..


남자의 짐승같은 본능을 꾸역꾸역.. 참아내는데 결국.. 어렵사리 성공하고야 말았다.




"그래.. 무용관지.. 지랄인지.. 몸매 죽여준다 해도.. 설마 지은이만 하겠어??..."


"짜식들.. 저것들이 아직 지은이를 못봐서 그런거지...."










다음날..




교양필수 [공업수학]..


이놈의 수학은 고등학교나 대학이나.. 평생.. 이공계를 쫒아다니는 원수과목이다.




"자.. 이부분의 부피는 어떻게 됩니까??.. 적분을 이용해 보면 간단하죠.. 그쵸??..


자..이파이..인테그랄 영에서 일까지.. 엑스 마이너스 엑스의 제곱의 가로닫고..제곱..디엑스.."


[..................]




"자... 간단하죠???......"


[..................]




그때였다.


[광식]이와 [명훈]이가 강의가 시작하고 20분이 지나서야 뒷문을 빼꼼 열고..


굽신거리며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머야???.... 저새끼들...!!...."




어제 입었던.. 그 복장이다..!!!...








왁자지껄한 쉬는 시간..




"야.. 이새끼들... 니들 옷도 그렇고.. 어제 집에 안갔냐..??..."




"하하... 명훈아.."


"광식아!!!!......"


[와락..!!...]




"체... 병신들....."




"명훈아.. 어제 진짜 죽여줬지??..."


"광식아.. 고마워!!.. 난 태어나서 그렇게 이쁜 천사는 처음봤어..!!..."




"명훈아.. 나 꼬츄가 얼얼해..."


"광식아!!.. 난 부랄까지 얼얼해.."




"푸헐......"




이것들이 지금 쌩쑈를 하는건지... 


하지만.. 몇시간후.. 강의실을 옮겨가던 중.. [명훈]이 녀석이 결국 다 불었다.




"니미럴.. 무슨 놈의 무용과들이 죄다 얼굴에 핵폭탄이 떨어졌는지.. 뎬장할..."


"후훗........"




"좃또..!!.. 꽝식이 그 개새.. 아는 동생년인지..그 주선자년.. 그년이 왕폭탄인데..


지보다 이쁜애 데리고 나왔겠냐???... 나.. 진짜.. 환장하는줄 알았다..."


"......그럼 어제.. 뭐했어???.."




"아.. 그냥.. 니대신 데리고 나간 용진이 새끼.. 미팅만 하고.. 급한일 있다고 도망가는


분위기 같길래.. 그냥..우리도 나왔지 머..... 그냥.. 우리끼리 술퍼마시고 신촌에서


냄비들 꼬시다가 실패하고..그러느라고.. 밤샜다.."


"하하....짜식들......"










오늘은 친구들이 피곤해 보여서 오늘은 수업끝나고 더이상 놀지 못할꺼 같다.




버스승차장...




서울로 향하는 학교버스를 기다린다.


길다란 줄..


중간쯤에 서있다.


앉아서 갈수 있는지 없는지.. 내 앞쪽의 머릿통수를 세어본다.




맨 앞쪽.. 길다란 생머리를 묶은 이쁘장한 여대생 하나가 뒤돌아보더니 누군가를


찾는듯 두리번 거린다.


친구를 기다리나 보다..


순간.. 이 여대생과 눈이 마주쳤다.




"이쁘게 생겼군..."




하얀블라우스에 진한 청바지..


수수한 차림에 이쁜얼굴의 여대생..




"이러면 안돼지... 암..!!...."




언젠가 군대가기전 [지은]이를 만났을 때 했던 말이 생각난다.


세상의 반은 여자라고...


그러다보니.. 이쁜여자도 많고..


자꾸 한눈이 팔리는게 어쩔수 없는가 보다..


하지만.. 어렵게 시작해서 요즘.. 꿈결같은 사랑을 나누고 있는 [지은]이에게 


두번다시 실수하고 싶지가 않다.




[지은]이를 못본지가 벌써 일주일..


드디어 내일이면.. [지은]이가 귀국한다.




"내일 밤이면 우린 만날 수 있다..."










다음날..


아침부터 설레인다.


어젯밤.. 느닷없이 걸려온 한통의 전화......


오늘 귀국하는 [지은]이와 이따 늦은시간이지만 저녁을 함께 하기로 약속을 했다.




참.. 우습다.


일주일 안봤다고.. 내가 이러다니..




[이지은]...


그동안 참 오래된 사이였고.. 알꺼 모를꺼 없는 줄만 알았는데..


저번 콘도의 여행 이후로.. 내가 몰랐던 [지은]이의 과거를 알게 된 후부터는


왠지 점점더 깊이.. [지은]이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버스 승차장에 줄을 섰다.


앉아서 갈수 있는건지.. 없는건지.. 아리송하다.


앞쪽의 머리통 개수를 세어본다.




"오우~ 예!!..."


가까스로 앉아간다..!!!... 










집에 도착해서 [지은]이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초저녁이 조금 넘은 시간..




[지은]이의 호출이 왔다.


서둘러 [지은]이에게 전화를 건다.




"네.. 이지은입니다..."


"어.. 지은아!!...도착했어??..."




"응... 근데.. 어쩌지??.. 나 오늘 많이 늦을꺼 같애.. 중요한 미팅자릴 들려야 하거든.."


"그래??... 몇시나...??..."




"글쎄.. 한 11시??..."


"열한시??... 하하.. 뭐 기다리지...뭐.. 까짓꺼..."




"아냐.. 더 늦을 수도 있어.... 우리 그냥.. 내일 만나자.."


"내일???.... 그래..그럼.. 뭐 하는수 없지...."




"호호.. 미안해.. 대신 내가 너 선물 사왔으니까.. 기대해도 돼.. 알았지??..."


"하하.... 기대할테니.. 실망시키지 마라??..."




"어휴 착해.. 희준이.. 자.. 뽀뽀..."


"됐어... 빨랑 볼일이나 봐..."




"어이야~ 빨리~....."


"아..진짜... 쪽!!!!...."




"호호호... 귀여운것.. 그럼 내일 보자.. 사랑해..."


"............."




[딸깍...!!..]




전화를 끊었다.


아쉬움과 허탈감...짜증이 밀려온다.




[띠리리리....]




집전화가 울린다..




"여보세요...."


"아..모야???... 대답도 않코 그냥 끊어???...."




"무슨 대답??..."


"화난거야??....그래???...."




"아냐.. 무슨 화는..."


"미안해.. 자기야.. 나 바쁜걸 어떡해..??.. 이해하지??..."




"훗!!...... 그래.... 이해해.. 걱정마..."


"그럼.. 너 화안난걸로 알고 끊는다??...."




"그래.... 볼일봐...."


"내가 내일 전화할께... 끊어..."




"응......"


[딸깍!!!...]






전화를 끊고 침대위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학생과 사회인.. 그것도 아주아주 바쁜 사회인...


내가 조금만 더 참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지금의 아쉬움들이 무뎌질까????...




쉽지가 않다.








아버지와 어머니.. 누나.. 나..


가족들과 모처럼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누나와 단둘이 거실에 앉아 티비를 보고 있다.


내옆으로 슬그머니 다가온 누나가 웃음을 머금은 표정으로 나즈막하게 속삭인다.




".. 김희준.. 너 애인생겼다며??..."


"뭐?? 애인????....치이~.. 그런거 없어... .."




"저~ 쪽 신화아파트 앞에서 왠 여자랑 있는 너 봤다는 사람 있어.. 왜이래???..."


"신화아파트??... 아아~... 난 또 누구라고..."




"애인맞지???..."


"그냥..친구야..옛날 고등학교때 알던 친구..모처럼 지나다가 우연히 만나서 잠깐 


얘기 몇마디 나눈거 뿐이야.."




"욱기네??..... 신화아파트 정문앞에서 서로 헤어지기 싫어서 껴안고 그러는거 다 봤다던데??.."


"쉿!!!!.... 누가??? 어??... 누가 그래????....."




"호호... 이거 김희준.. 다컷네??... 애인도 있고...???...."


"이런.. 이씨이!!!.. 민정이 누나지???.. 그치???....아흐~..진짜...."




"애인이 키가 170도 넘어보이고 엄청 이쁘다던데... 너 능력도 좋다???...."


"하여간에.. 김현주... 무조건 비밀이다..!!..."




"하는거 봐서....."


"일루와!!!... 이씨이!!!!....."




"꺄아악!!!!!... 야!!!!!......"


"빨랑 약속해!!... 빨랑!!..."




"꺄악!!.. 징그럽게 어딜만져??.... 아호호호.. 아퍼!!..호호호... 이거 놔!!..."


"아!!.. 빨랑!!!!....."




"알았어...!!... 호호... 알았어..."


"................"




거실의 방바닥위에서 누나를 제압하고야 말았다.


누나의 몸위로 올라 두손목을 한손으로 잡고 다른손으로 옆구리와 목을 간지럽히면.. 


누나는 끝난다.




내방으로 왔다.


갑자기 누나와 [지은]이 얘기가 나와서 그랬는지.. [지은]이가 너무 보고싶다.




시계를 쳐다본다.


저녁 9시...




"그래.. 늦더라도 봐야겠다....."








10시가 넘은 시간..


[지은]이네 아파트로 향하기 시작이다.


걸어서 5분거리..




육중한 담벼락..


정문을 지나.. 아파트로 둘러쌓인 단지내 놀이터가 보인다.


벤취에 앉아 담배하나를 꺼내물었다.




하얀담배연기를 내뿜으며 건물을 바라본다.


불꺼진 17층의 [지은]이방의 발코니..




목이 아프다..




그렇게 오랜동안 기다린다.


새삼 지난날.. 우리 아파트옆.. 체육공원에서.. 내방의 발코니를 바라보며 나를 기다렸던


[지은]이를 떠올린다.




[지은]이가 지금의 내심정이었을까??...


한정없이 기다리고 있는 시간이 무료하고 따분함이 느껴지기 시작이다.




"훗.... 그때.. 내가 얘한테 저지른 죄값을 받는걸까??..."




11시....


11시 30분..




하품까지 나온다.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집게로 쓰레기를 주워가며 랜턴을 비춰대다가 나를 발견하고


흠칫 놀라 입을 연다..




"아저씨!!.. 어디사세요??..."


"네??... 아.. 여기 108동 1702호에 사는 사람 친군데요.. 집앞에서 기다리는 거거든뇨.."




"108동 1702호???... 아아~.. 그 키큰 처녀??..."


".. 네...."




"그집 아가씨가 외국일 바빠서 매일 집으로 오지는 않는거 같던데..오늘은 오는 날인가 보죠??"


"하하... 네..맞아요..."




"그 아가씨.. 오는날까지 아는 정도면.. 그냥 친구는 아닌가 보네???..."


"..하하.. 그냥 친한 사이랄까................."




"하하.. 애인이구만??... 여지껏.. 기다리는걸 보니까..."


"하하............."




그때였다..


헤드라이트가 비춰지며 [지은]이의 SUV차량이 단지내로 진입한다.




[부응~.........끼익.....]




드디어 오랜시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놀이터 벤취에서 벌떡 일어나는 찰라...




차에서 내리는 남자와.. 여자...


조수석에서 내리는 [지은]이..


운전석에서 내리는 왠..남자......




"허걱!!!!....."




경비아저씨가.. [지은]이와 함께 내리는 남자를 보더니 내 표정을 읽고 있다.




왠 남자와 [지은]이가 내가 있는 놀이터쪽으로 오고 있다.


순간.. 자세를 숙여.. 쥐똥나무 울타리뒤로 숨어버렸다..




경비아저씨가 헛기침을 하며.. 랜턴을 비춰가며 쓰레기를 줍는 시늉을 한다.


알수없는 불안감이 온몸을 휘어감고 있는 상황이다.




쥐똥나무숲 사이로.. [지은]이와 왠 남자가 함께 앉는다.


제법.. 가까이 붙어 있는 상황이다..




"호호... 이사님... 여기까지 저 데려다 줘서 어떡해요??..."


"하하... 뭘요..... 저야 여기서 택시타고 가면 되는걸요..."




"오늘... 너무 좋았어요..."


"별말씀을요... 지사장님이 안그래도 각별히 모시라고..특별지시를 내리셔서.. 이렇게


모시게 된게.. 오히려 제가 영광인거죠..."




"사장님께는 본사보고때 실적문제는 크게 신경쓰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네.. 감사합니다...매니져님...."




"이사님께서.. 사장님의 작은 아드님이라고....."


"핫.... 하하.. 네.. 둘째에요...미국에서..경영학석사과정 밟고 작년에 귀국했습니다.."




"미국에 오래 사셨나요??..."


"네.. 10년 넘게 있었죠...."




"미국.. 어디??..."


"네..뉴욕 맨하탄입니다.."




"아.. 그래요??.. 거기 브룩클린 브릿지.. 너무 멋지던데.."


"하하.......네에.."




"제작년까지 친구들과 여행 무척 많이 갔었거든요.. 미국여행만 10번도 넘게 갔어요.."


"아.. 그래요???...."




"여기저기 안가본 나라도 없지만.. 그래도 미국만한데가 없어요..."


"매니저님께서 여행을 좋아하시나봐요...??..."




"네...어렸을 때 부터.. 혼자였거든요.. 늘상 집에만 있으니.. 사업하는 엄마가 저를 외국에 


계신 친척집이나 친구네집으로 자주 보내더라구요.."


"아아......."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태리.. 캐나다..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러시아..오스트레일리아.. 뭐 안가본데가


없네요.."


"하하... 그러니 견문이 넓으셔서.. 이렇게 큰자리에 계신건가요??..."




"훗... 큰자리라뇨??... 그냥 운좋게 힐튼 회장님께 잘 보여 본사소속으로 있는거 뿐이죠.."


"하하.. 별말씀을요...." 




"씨파... 점입가경이로세!!!.... 좃또..!!!...."




"한국오면.. 언제나 외로워요.. 엄마는 항상 사업으로 바쁘시고.. 엄마가 하시는 일.. 왠지


적성에 맞지 않는거 같아..관심없구요..지금일이 좋긴한데... 한군데 정착하지 못해서인지.."


"아....네에......"




"..외롭다???.....씨파...!!.....하늘이 노랗쿠나........"




얘기를 들어보니.. 우려할만한 심각한 관계는 아닌게 분명하다.


하지만.. [지은]이가 이 놈씨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튜어디스로.. [비행시녀]의 그 개고생은 말하지않고.. 친구들과 여행이다.. 


엄마가 여행을 보내셨다는 둥... 거짓말을 늘여놓으며.. 저 남자를 꼬시려는 분위기가


분명하기만 하다...




"오늘 너무 늦었네요.. 괜히 저때문에...??..."


"하하... 별말씀을요...."




"그럼.. 전 이만.. 올라가서 쉴께요..."


"넵.... 매니져님.. 오늘.. 모시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훗.... 자기는 너무 매너가 좋으시네??..."




"씨팔!!!!!!!!..... 자기????????????............"




분명.. [지은]이가 저 놈씨에게 한 말이 맞다..


순간.. 피가 꺼꾸로 치솟는 기분이다.




흐릿한 가로등 아래에서 [지은]이가 이 놈씨의 양복 옷깃을 두손으로 다잡아 주는 상황이다..




"씨바......... 좃또..!!!!!!!!!.........."








이 년놈들이 놀이터 밖으로 나가버린다.


놈씨가 [지은]이에게 인사를 하고.. 아파트 정문쪽을 향해 언덕길을 내려가고 있다.




[지은]이가 두팔을 팔짱을 낀채.. 이 놈씨의 뒷모습을 바라다 본다.


그러더니 자기집으로 향한다.




벌떡.. 일어나 [지은]이에게 향한다.




"야!!!...... 이지은!!..."


".....!!!!!!!!!!!!......"




나를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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