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지은이 안녕????? - 24부

본문

2004년 11월..








거실에 드러누워 TV를 보고 있다.


신경질적으로 [지은]이에게 전화를 건다.




"여부세요....."


"응...자기...."




"너 요즘.. 왜 자꾸.. 늦어??????....."


"후우... 글쎄.. 앞으로 계속 이럴꺼 같은데..."




"진짜... 마누라.. 혼나볼래????....."


"호호... 우리 자기..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




"아.. 빨랑빨랑 집에와서.. 내꺼 속옷도 좀 빨고.. 밥도 차려주고.. 다리도


주물러주고 해야지...."


"으이구... 내가 니.. 시녀냐???... 어????....."




"그래....너 비행시녀 출신이었잖아...!!.."


"체..!!...이런.. 너 죽우겄어~...."




[띵동~]




"어... 누구왔다..시녀야!!.. 끊어.."


"하여간.. 이따.. 집에서 봐.. 넌 주우겄어..."




[딸깍!!!...]




핸드폰을 끊고.. 벌러덩 일어나 현관으로 향한다.


현관문을 여니... 마누라가 문앞에 [터억!!].. 서있었다.






"핫...!!.. 하하.. 여보..."


"일루와... 시녀라고??...." 




"아..아아!!... 아퍼!!.. 그러게 왔으면 들어올것이지.. 왜 장난을 쳐??..."


"이인간아... 니가 자꾸 귀찮게 전화하니까.. 그랬다....으이구....."




"사랑해... 지은아... 정말 보고싶었어...."


"체!!!...이거 왜..이래에???...안맞으려고 별 술수 다쓴다??...."




"지은아..!!.... 정말 보고싶었어.. 나.. 찢겨지는줄만 알았어..."


"어어???......."




"마누라... 앞으로 계속... 늦어질꺼 같다는 말... 진짜야???......"


"................."




잠시 숙연함이 흐른다..




나의 여자..


나의 아름다운 천사..


[이지은]....


나는 지금 진심으로 이 아름다운 여자를 바라보며 흘러내리려는 눈물을 억지로 참고 있다.




















2003년 7월....






[매앰..매앰..매앰..매앰........매애..............매앰..매앰..매애............]




뜨거운 한낮의 더위...


푹푹찌는 더위를 피해.. 회사 사옥건물 주변의 울창한 나무숲아래.. 벤취에


앉아 담배를 입에 물었다.




잠시후.. [유민철]대리가.. 여느때처럼.. 시무룩한 표정으로 내 옆에 앉는다.




"희준.. 담배 하나 주라..."


"에효오... 내.. 그러게 뭐라 그랬어??.... 형 왠만하면.. 그만해라..응???...."




"훗.....진짜..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그렇게 이쁘고 아름다운 여자는..."


"형.. 형도 잘났어??.... 아니.. 형이 맘만 먹어봐... 지은이 같은 여자.. 아니.. 훨씬


괜찮은 여자.. 쌔고 쌨잖아????..... 참내....."




"아냐... 절대.. 그만한 여자는 지구상에.. 아니.. 이지구가 생기고 나서.. 멸망할때까지..


없을꺼야..."


"하이고????....... 참내.. 눈물난다.. 눈물나...."




[유민철]대리는 두달째... [이지은]을 쫒아다녔다.


한두번.. 거절당하면.. 자연스레... 포기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끈덕지게..


[이지은]을 쫒아다니는 순정파... [유민철]대리...




어제도 여느때 처럼.. [이지은]네 레스토랑안에 새빨간 장미 한다발을 가지고 들어가


자리에 앉아 세시간동안.. [이지은]과의 만남을 기다렸다고 한다.




[이지은]은 나에게 여지껏..


"이새끼...뭐냐???..."라는 식의 어떤 전화연락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먼저 전화를 할 수도 없는 나역시.. 난감한 입장에 처한 상황이었다.




그날.. 술자리..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홍대앞 [유민철]대리의 대학원 근처의 까페이다.


저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패밀리레스토랑 [다비드]의 홍대점은 오늘도 인산인해 이다..




"형... 제발.. 그만하자..."


"후우......."




"아니.. 형때문에.. 나도 지금 친구들 모임 못나가잖아..!!.. 내입장도 좀 생각해줘야지..형!!.."


"흐음... 미안하다..희준아.... 미안해...."




"아.. 진짜.. 이형은.. 맨날 말로만... 에이!!... 짜증나...."


"내일..딱 한번만.. 만나볼께... 그리고 물러설께......."




"아이고... 유민철 대리님... 정말 징글징글~ 합니다....."


"후우.........."




고불거리는 긴머리를 화악.. 쓸어넘기며...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두눈에 맺힌 눈물을


함께.. 감추어 버리는 [유민철]....




"그래... 내일... 내일이면.. 형도 아픔을 잊겠구나...."




마치... 오래전.. [지은]이를 못잊고 방황하던 그 때가 생각난다.


지금의 [유민철]처럼... 그때.. 나도 반쯤 미쳤으니까...




[정지은]과 사귀다가.. 여름휴가 때의 [이지은]과의 그 재회의 사랑..


그리고 아픔... 


할수만 있다면... [이지은]에게 돌아가고 싶은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이제와 무슨 낯으로... 그 여자에게 돌아갈 수 있단 말인가..


돌이켜보면.. 걔랑 나랑은 처음부터 만나지 말았어야 했던 운명이었다.


알면 알수록.. 나로인해.. [이지은]이 상처만 입는... 그런 운명이었다.




[이지은]...


[지은]이...




어쩌면 [이지은]을 미친듯 사랑했기에... [지은]이란 이름의 다른여자를 통해..


[이지은]이 나에게 소홀했던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 바람을 피웠었나 보다..




이제는 [유민철]대리처럼.. 나역시.. 내 마음속에서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이지은]으로


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만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후우..... 덥다....더워....."








다음날...


저녁.....




[띠리리리.....띠리리리....]




"여보세요...."


"나야.. 지은이..."




"헉!!.. 이지은??..."




"어어... 지은아..."


"몇번 만나주면 돼???..."




"어??...."


"저새끼.. 몇번만나주면 니입장이 괜찮겠냐고???????......"




"아..아니... 그게 아니라..."


"알았어..!!.. 됐어!!!... 끊어!!!...."




잔뜩.. 격앙된 [이지은]의 목소리...


무슨 변명할 여지도 없이..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어 버린다.




"아... 씨바.. 이 형은 도대체... 무슨 얘길 했길래....."




[이지은]에게 전화를 건다.


안받는다..




또 전화를 건다..


또 안받는다..






다음날 아침..


[주]유피테크...




내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다가오는 [유민철]대리..


[유민철]의 손목을 잡고.. 사옥 뒷뜰로 향한다.




"형!!.. 뭐야???.... 걔 만나면서.. 왜 내 핑계를 대??...어????....."


"뜬금없이 무슨소리야????......... 내가 왜 니 핑계를 대????......."




"후우...... 좋아.. 말해봐.. 어떻게 됐어??...어제??...."


"솔직히.. 꽃다발만 퀵으로 보내고.. 못갔어.. 형이 논문때문에 바빴거든..."




"진짜야????..... 그래서..."


"근데.. 문자가 왔더라고... 잠깐 홍대앞에서 보자고..."




"그래???......"


"훗... 그냥.. 저번에 너랑 나랑 지은씨 처음본 까페.. 거기서 잠깐 얼굴보고..


차한잔 했지..머... 술은 다음에 하기로 하고...."




"무슨얘기 했어???....."


"짜식이.... 뭘.. 그런거까지..."




"아 빨랑!!!......."


"그냥.. 회사얘기.. 공부얘기.. 지은씨는 자기 사업얘기... 그정도??..."




"내얘기는??..."


"훗.. 잠깐 했지..머.. 일잘하고.. 똑똑하고.. 내가 그래도 니칭찬은 잘해줬지....."




"정말 그거 뿐이야???..."


"그럼...."




"흐음... 다음에.. 또 만나기로 했어??..."


"연락준대.. 훗... 어제..나 한숨도 못잤다... 진짜.. 꿈만같다....."




[유민철]대리.....지금 나와 얘기를 나누며 [이지은]생각에 잔뜩.. 흥분한채... 


어쩌질 못하는듯한 표정이다..




"지은이가.. 괜히.. 내생각해서... 내 직장 상사이기 때문에.. 어제 이 남자를 만난거였구나.."


"훗... 몇번 만나다 말려고 그러는군...."














2003년 9월...






[유민철]대리가 출근과 동시에.. 나를 와락 껴안았다.




"희준아!!!... 넌.. 진짜... 나의 영웅이야..!!!......"


"뭐가???....또 만났어????..."




"그래!!!..임마..!!!.... 아흑!!!!.... 너무좋아!!!... 미치겠어!!!...."


".....하하......"




한달에 한번.. 만나줄까 말까 하는 [이지은]이.. [유민철]대리를 이번달에만


두번째.. 만나준 역사적인 기록이다.




이쯤하면.. [유민철]을 차버릴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상황이다.


지난 몇달간... 숨죽이며.. 지켜봤는데... 더이상.. 기다릴 수가 없는 상황인것만 같다. 






그날.. 회사일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은]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이지은입니다..."


"나야..희준이......"




"..아..또..왜에??......."


"..만나!!.. 할얘기 있어..."




"바빠......"


"야!!.. 니가 싫으면 그만인거야... 괜히 내입장 생각하지마.. 절대 그런거 아니니까...."




"신경꺼.. 내가 알아서 할께..."


"뭐????......."




"훗... 만나보니.. 사람 좋더라??... 니네회사 CEO 아들이라며???... 진작에 그런것좀


가르쳐 주지 그랬어??....."


"..지..지은아....."




"걱정마... 데리고 놀다 버리던지.. 사귀다 괜찮으면.. 결혼까지 하던지... 그건 내가


정할테니까...."


"...하하.....흐음.. 그 형이.. 사람은 괜찮긴 하지.... 저.. 지은아..."




"호호... 그사람.. 되게 유머러스하고.. 진짜 매너 좋더라....."


"............."






지금 머릿속이 복잡하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냥.. [유민철]대리가 하도 귀찮게 들들 볶아서.. 당연히 채일줄 알고.. [지은]이네 가게를


가르쳐줬던게... 그게 이렇게나 화근이 되었던 걸까??...




지금 생각지도 못한 둘의 로맨스에.. 내 머리가 새하얗게 새어가는 기분이다.




"아... 아냐... 아냐.... 이..이럴수가...."




차를 몰고... [이지은]네 가게로 향한다.


꽉막힌.. 강남대로... 주차장과도 같은 퇴근길 정체..


한남대교로 빠지려는 차량과.. 터미널에서 올라오는 차들.. 역삼동에서 내려오는 차들..


주차장이 따로 없는 이상황에서.. 도로공사까지 벌이고 있는 이곳...




어렵게 [이지은]네 패밀리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어엇!!!!......"




긴머리의 [유민철]대리가.. 화사한 원피스의 [이지은]이 함께.. 다정하게 웃으며..


어디론가 향한다.




주차장에 차를 파킹하고.. 서둘러 뒤따른다.


저멀리.. 향하는 둘....




[유민철]대리의 팔에.. 슬쩍.. 걸친.. [지은]이의 손..


그 둘이 들어간 커피숍...


그 커피숍 밖에서 이 둘을 바라본다.




너무나 밝게 웃으며... 얘기를 주고 받는 [지은]이..


그리고.. 환한 웃음의.. [유민철]대리...




그 둘의 너무나 행복한 모습에.. 그저 넉을 놓고 바라보다.. 뒤돌아 섰다.


[지은]이는 나를 위해.. 내 입장을 위해.. [유민철]대리를 만나는게 절대 아니었다.




태어나 처음이었다.


그렇게나 활짝.. 웃는 [지은]이의 모습은...






며칠후.........




"왜에... 진작에.. 씨바... 나는 그렇게 웃게 만들지 못했으까...딸꾹!!!...."


"체!!!... 병신...새끼..!!!....."




[윤섭]이네 가게안... 잔뜩 놓여진 빈맥주병을 사이로 마주앉은 [병규]....




"후우하아.....씨바알...!!!....."


"지은이 새로 만난다는 남자가.. 니가 해준 놈씨였구나???...."




"씨발!!!.. 내가 해준게 아니라니까아!!!!......후우...."


"뭐..새꺄.. 연주가 그러던데... 지은이가.. 어쩔수 없이.. 니 입장 생각해서.. 만났었다고.."




"후우......!!!..... 니미....."


"흐음... 근데.. 지은이가.. 그 친구.. 꽤.. 맘에 들어한다 그러더라고... 되려..니한테..


흐음.. 고맙다나.. 어쩐다나.... 흐음......"




"씨이발....!!!!......."


"그러게..새끼야!!..니가 좋아하면서.. 왜.. 소개를 시켜줘???...어???...."




"병규야.... 내가... 내가.. 이지은한테.... 지은이한테...몹쓸짓... 너무 많이 했지???..."


"........병신....."




"...... 말하면 뭐하냐??????......"


순간 [연주]가 들어와.. [병규]옆에 앉으며... 냉소적으로 한마디를 내던졌다.




"씨이바....연주야.... 난.. 왜 이렇게.. 걔한테 한발 늦지???.... 왜.. 이럴까???..."


"에효......너 지은이 진짜 사랑해???....."




"후우... 그런가봐!!... 미치겠어... 불안해서...."


"병신........."




"그런자식이.. 왜 자꾸 다른 지은이 만나???.... 너 이러는거.. 그 나이어린 지은이도 아냐???"


"누구???? 임지은??? 저번에 여기 온 애???...."




"그래!!....."


"그다음날 헤어졌어......"




"뭐???........."


"그다음날... 정지은과 한강에서 만나.. 정리하고.. 걔랑도 그러고나서 안만났어..여지껏.."




"흐음...핫...."


"아..머가??..."




갑자기 [병규]와 [연주]가 서로 옆구리를 쿡쿡.. 찔러가며 내눈치를 보며 얘기를 주고 받는다.




"왜에???......어?????......."


"핫하하.. 아니... 우리는... 지은이도 마찬가지로... 흐음.. 너 그때..걔.. 여지껏..


잘 만나는지.. 알았지......"




"뭐???????..........."




"이씨.. 자기가 그랬잖아??...."


"내가 언제??..그냥 그럴꺼라 그랬지..." 




[병규]와 [연주]가 다시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다.




"호호... 희준아... 내가 있잖아.. 내일.. 지은이 만나서.. 꼭.. 니얘기 할께.."


"그래... 희준!!!.. 힘내..짜식아!!... 친구 좋다는게 뭐냐??...어????........"




차마.. [지은]이에게 나를 받아달라는 염치없는 부탁을 못하는 상황에서.. [연주]와 [병규]의


쿵짝 맞는 호읍을 내심 기대할 수 밖에 없었다.








며칠후..


[주]유피테크..




오늘도 밝은 표정의 [유민철]대리..


하지만.. 내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표정관리에 힘을 쓰지만.. 그게 쉽지는 않다.




그런 분위기를 느끼고 있는 [유민철]대리..


그래서 인지.. 애써 나와의 눈길을 피하고.. 지극히 업무적인 것 외에는


나와 이런저런 사적인 얘기를 나누지 않으려는듯 하다.




나는 지금... [이지은]과 [유민철]... 이 두사람을 한꺼번에 잃어가는게 분명하다.




그날 퇴근전... [이지은]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심장이 터질것만 같았다.




"만나서 얘기하자..."


"그..그래..지은아... 내가 갈께... 어디로 갈까??... 응????...."




"으음.... 우리.. 그전에 자유로 문산쪽 가다보면..우측에 있는 우리 같이 갔던 까페 기억나지??


옆에 모텔도 있고...."


"아...하하... 자알 알지........!!...."




"거기서 보자...어...한... 저녁10시.. 쯤??....."


"그래...!!... 내가 일찍가서 기다리고 있을께... 알았지???..."




전화를 끊었다.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과 희열이 솟구쳐 오른다.




[유민철]대리가... 저 멀리서 내 표정을 읽더니.. 나와 눈이 마주치자.. 서둘러 서류가방을


정리하는듯 해 보인다..




"흐흐흐.... 민철아..!!!..... 짜식아..!!!.... 미안하게 됐다...!!...."




역시..친구좋다는게.. 이런거다.


[병규]와 [연주]가 화끈하게.. 내 심정을 전한것이다..




서둘러.. 퇴근을 한후.... 보석가게에 들려... 거금을 주고.. 이쁜 금반지를 


하나 구입했다.




[지은]이에게 내 지난 구질구질한 모든 잘못을 반성하고.. 무릅을 꿇고.. 


프로포즈를 할 것이다.




뒷좌석에는 노란 장미꽃 한다발을 준비했다.


금반지와 함께.. 전해줄것이다.


[지은]이는 빨간색이 아닌 신비스러운 노란색장미를 좋아하는걸..나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만나는 재회의 장소가.. 하필.. 그곳이라니...


지난날.. [지은]이가 나를 데려갔던 곳...


따지고 보면.. 나와 [지은]이의 아픔과 아쉬움만 남았던 기억의 그곳의 까페와 모텔이었다..


하지만 오늘부로.. 그곳은 희망과 사랑..의 장소로 다시금 기억될 곳이다.




"그래... 그래서 지은이가 거기서 나를 보자고 한거야...."




달리는 차안..[병규]에게 전화를 건다.




"응...."


"공부 잘되가냐???..."




"그냥..그렇지..."


"이번에는 꼭 붙어야지??..."




"그러기나 말이다.. 연주를 봐서라도 붙어야지.. 그래야 내년에 식올리지..."


"후우... 그래... 그랬으면 좋겠다.. 나도 지은이랑.. 잘되서..하하..."




"지금 지은이 만나러 가냐???..."


"그래....."




"일단은 너 만나본다던데... 그게 오늘이군... 잘됐음 좋겠다..친구..!!.."


"그래... 고맙다..... 연주한테 전해줘... 이은혜는 꼭.. 웬수로 갚겠다고..!.."




"하하....그래.."


"고맙다고 꼭 전해줘... 나중에 꼭 쏜다고..."




"총쏴죽이겠다고??...."


"하하....."




전화를 끊고 나서.. 미친듯.. 밟기 시작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시속 150km를 쳐달리고 있다..


마음이 급했나 보다..




순간.. 정신을 차리고 속도를 줄인다..


마치.. 오래전.. [지은]이가 나를 조수석에 태운채.. 이곳에서 엄청나게 속도를


내던때가 생각난다.




"훗...... 긴장했군..... 후우......"




길게.. 심호흡을 한다.


여지껏.. 태어나 이렇게나 떨렸던 적은 없었다.


그것도.. 남도 아닌... 알꺼 모를꺼 없는 11년된 여자친구에게....




"지은아... 오늘부터.. 난.. 너 하나만을 위해.. 살아갈께... 사랑해..."




이윽고.. 도착했다.


오래전 왔던곳... 크게 달라진게 하나도 없다.




까페에 들어갔다.




여종업원에게 노랑색 장미 한다발을 건네주고... 이따 여자손님이 오고.. 


내가 음악좀 바꿔달라고 하면.. [지은]이가 좋아하는 스티비원더의 음악을 틀어주고.. 


노랑장미다발을 가지고 와달라는 부탁을 당부했다...




장난끼 어린 표정으로 웃음을 잔뜩.. 머금은 이쁘장한 여종업원에게.. 거금 이만원을


팁으로 주었다.




내 품속에는 금반지가 들어있는 작은 보석함이 만지작 거린다.




지금.. 이 기분...




도대체 무어라 설명이 안되는 상황이다.


태어나서 이렇게나 긴장되고.. 기쁜 순간은 단한번도 없었던거 같았다. 




왜.. 진작에.. 나의 아름다운 천사와 이런 데이트를 못했었는지.. 다시금.. 후회가 된다.


시계를 본다.


아홉시..삼십분...




"후아아........... 씨이바......." 








얼마나 기다렸을까...


시간이.. 10시가 넘었다.




혹시.. 얘가 바쁜일로 오늘 못온다면 어떡하지??....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시간이 10시 10분이 지날 무렵.... 드디어.. 까페의 통창너머로.. [지은]이의 BMW가


헤드라이트를 비추며...주차장쪽으로 들어온다..




"우와....씨이...바......"




자리 앞에 놓여진.. 물컵의 물을 벌컥..벌컥.. 원샷을 해버린다.


드디어.. 운명의 시간이 온것이다..




나의 고마운 천사에게..... 나의 이 타는듯한 모든 심정을 다 까발리고... 지난날의


용서와... 사랑을 얻어내야 하는.. 시간...




[딸랑!!!.....]




까페문이 열렸다..


[이지은]이다...!!!...




너무나 이쁜 [지은]이가 들어온다..!!!




화사한.. 정장자켓에.. 새햐얀 셔츠와 팬던트.. 고부라진..골져스한 긴 머릿결에.. 손에는


무언가를 잔뜩 들고... 밝게 웃으면서 들어온다..




"핫...하하... 지은아..!!!... 여기..."


"호호... 희준아... 좀 늦었지......"




"아냐... 나도 이제 막 왔어..."


"그래??.....으이구......"




[지은]이가 내 맞은편에.. 앉으며 밝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너무나 아름다워.. 순간 심장이 멎을것만 같았다.




"하하....."




[딸랑!!!.....]




"민철씨.... 이쪽이에요...!!!...."


"........!!!!!!!!!!............."




"허걱!!!!!!!!!!!!!.........."




"하하.... 이쪽에 있었구나... 하하... 김주임.. 나 왔어...."




정장차림의 [유민철]대리가 내 앞에 마주앉은 [지은]이의 옆에 다정히 앉는다.




"아...하하.. 둘이서..왔어??...."




"히히.. 놀래켜 주려구 그랬지......."


"하하... 사실은.. 우리가 좀.. 진작에 준비했었어야 했는데... 하하... 좀 늦었어..


미안해.. 김주임... 아니.. 희준아......"




"호호.. 민철씨가.. 꼭.. 오늘 아니면 안된다는거야...."


"자기는???.... 저번주에는 자기가 바빠서 안된다구 해놓구선??...."




".............."




피가 거꾸러 치솟으려는 상황이다.


지금.. 이런 황당무계한 상황에서.. 억지웃음 외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있다.




"흐음... 우리.. 저번주에....."


".............."




"호호.. 내가 말해도 돼??...."


"치이..뭐가 어렵다고.. 희준아.. 우리 저번주 토요일날.. 약혼했어...."




"....띵!!!!!!!!!!!!........."




순간 오함마로 머릿통을 쌔려맞은 기분이다..




[지은]이가 수줍게.. 손가락을 펼쳐 보인다.


[지은]이의 손가락에는 첫눈에 봐도.. 우아하고.. 이쁜 백금과 다이아로 장식된..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순간.. 내 품속에서 만지작 거리고 있었던.. 초라한 금반지를 꺼낸다는 엄두조차..


사라져 버리고 있다.




"이거는.... 형이.. 지은이랑.. 준비한 선물이다..."


"호호... 금으로 어느정도 해주자고 했는데....자꾸.. 민철씨가.. 아니래는거야..."




"하하.... 이런걸...뭐하러...."




[지은]이와 [유민철]대리가 건넨건 [****]명품가방과 지갑 세트이다.




저멀리.. 이쁘장한 여종업원이 나의 눈치를 보고 있다.


조온나게 쪽팔리다..




암울하기 그지없다.




"우리... 호호호... 크리스마스이브날.. 결혼하기로 했어.."


"고마워.. 희준아... 너는 진짜.. 나의 아니.. 우리의 영웅이야...!!..."




"훗..... 하하.. 축하해...."






지금.. 내 앞에서.. 너무나 다정스럽고 행복해 하는 두사람...


저번에 보았던것처럼 [이지은]이 해맑고 환한 웃음을 또 지으며..어깨를


감싸쥔 [유민철]의 손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축하해... 안그래도 사실.. 둘..약혼소식 들었어...."


"잉???....정말????....."


"하하.... 그랬어???...."




"자기가 말했구나???...으이구..."


"하하..아냐??......."






"추..축하해... 지은아.. 민철이형... 하하...나..나도.. 준비한게 하나 있어...!!...."




"뭐??...."


"하하....정말??..." 




"흐음... 내가 집에서 일이 있다고 빨리 오라고 아까 부터 난리거든?????....


나.. 먼저 갈께.. 알았지???......."




"왜에?????......"


"야... 갈때 가더라도 준비한거 주고 가야지???...."




"씨이..!!.. 자기는??.... 희준아... 뭔데??? 급한일이야??...."


"응.... 나중에 얘기 할께...... 저..저기요!!!!!!!........"




"네에......."




"여기 음악좀... 바꿔주세요..!!!....."




밖으로 뛰쳐나가버렸다..


바보..병신... 미친 개새끼처럼... 그만.. 울컥...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하마터면... 두사람 앞에서... 쏟아지는 눈물을 보일뻔 한 것이다..




"흑!!!!!!!!..... 씨이발...!!!.... 흐음....."




흐느끼지 않으려.. 애를 쓰며.. 나의 차로 향한다.


미친듯.. 솟구쳐 흘러내리는 눈물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혹시.. 통창너머로.. 나를 바라보고 있지나 않을까...쪽팔리기 싫어서..


눈물을 훔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드넓은 자갈밭 주차장이 왜이리도 넓어 보이는지...


드디어 차안에 올라.. 시동을 켜고 출발했다.




통창 안.. 밝은 까페...


노란.. 장미한다발을 들고.. 무척... 행복해 하는 [지은]이의 얼굴을 보고야 말았다.




"미안해..... 사랑해....... 정말... 행복해야..해........"




까페 주차장으로 연결된 야외 스피커로 내가 신청했던 스티비 원더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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