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첫사랑 코코아그녀♡ - 2부

본문

나의 시선이 뽀얀 김을 내뿜고 있는 따스한 커피와 코코아로부터


그것들을 나르고 있는 분주한 새하얀 손으로 옮겨갔다.


너무나도 작고 새하얀 손이다. 그녀의 손으로부터 점점 위로 나의 시선이 향해져갔다.


줄무늬 와이셔츠를 입고, 새까만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나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 쪽으로 향했다. 


그녀의 얼굴은 너무나도 조그마했다. 그리고 너무나도 새하얗다.


등까지 내려오는 새까마한 머리카락을 가진 그녀는 너무나도 청순해보였다.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새까만 동공의 눈을 가지고 있었고, 오똑하지는 않지만


앙증맞은 귀여운 코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코에 뒤지지 않을 귀여운 입술을 가지고 있었다.


순간, 2초간 아무생각이 나지 않았다. 내 눈은 그녀의 얼굴에 정지되어 있었다.


그녀가 커피와 코코아를 성호와 나의 앞에 각자 놓인 후,


살짝 미소를 띄우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카운터쪽으로 걸어갔다.


그 뒷모습을 보며, 처음으로 내 심장이 뛰고 있음을 인식했다.


내 심장은 주인이 인식못하는 사이, 미친듯이 뛰고 있었다.


어깨가 움찔거렸다. 가슴에서부터 퍼져나오는 설레임이라는 것의 파장이 내 어깨를 움찔거리게 만들었다.


그 파장은 다음에는 다리에 퍼져나가서 다리를 떨게 만들었다.. 아니, 내 온몸이 떨렸다. 


"안먹고 모해? 빨리 먹엉 식겠어"


성호가 말하는 소리를 듣고나서야, 내 몸의 떨림이 몸추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 어... 그래..."


나는 카운터 쪽으로 사라져버린 그녀의 흔적을 찾기위해서 온 신경을 눈에 집중하여, 여기저기 살펴보았다.


내 두 눈은 쉴새없이 그녀의 모습을 찾아다녔다.


그녀는 어디로갔는지 내 두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디갔지? 저기 안쪽에 있나? 조금 있으면 다시 나오려나?


그 짧은 순간, 나는 수백가지 생각을 하면서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그녀를 찾았다.


하지만, 성호가 커피를 다 마시고, 나에게 빨리 먹으라고 재촉하는 바람에 허겁지겁 맛을 느낄새도 없이


코코아를 원샷할 때까지 그녀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커피점을 나오는 순간까지도 내 눈은 그녀를 찾았지만, 그녀는 다시 한번 내게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집으로 오는 지하철을 타고, 자리에 털썩 앉아서 멍하니 그녀를 생각했다.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짧게 지나갔지만, 내 기억속 한중앙에 그녀의 모습이 떡하니 자리잡고 사라질줄을 몰랐다.


꿈을 꾼 것만 같았다. 다른 생각을 하면 그녀의 모습이 사라질것만 같아서 너무나도 겁이 났다.


그녀의 모습을 집에 오는 내내 기억해내야 했다.


이어폰을 귀에 쳐박으면, 노래가 내 기억을 방해할까봐, 그 좋아하는 mp3를 가방 깊숙한 곳에 쳐박아뒀다.


"이번역은 두류, 두류입니다"


나는 잃어버릴 뻔 했던 정신을 다잡고, 지하철에서 내렸다. 


표정없이 지나가는 사람, 길거리에 나앉아 구걸하고 있는 사람, 엄마를 잃고 펑펑 울고 있는 여자아이..


평소에는 하나하나 눈에 쏙쏙 들어왔던 사람들이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집을 향해 걸어가는 정신줄을 놓아버린 한 미친놈이였다.


나는 그렇게 집에 들어와, 쇼파에 털썩 하고 주저 앉았다.


내가 왜 이러지... 원래 제정신은 아니였지만, 정신을 놓았던 적은 없었다.


나는 정신을 잡기 위해서 거울 앞에 섰다.


거울안에는 여드름도 많고, 머리는 곱슬머리에 정리까지 하지않아 엉망이 되어있고


코에는 개기름이 끼여있는 웬 미친놈이 한 명 서 있었다.


아... 정말 싫다.. 이렇게 생긴놈이 그렇게 예쁜 그녀를 보고 심장이 뛰었다.. 설레었다.. 


................................좋아하게됐다...............................


나는 허겁지겁 화장실로 달려가, 머리를 감았다. 


샴푸는 물론, 일생동안 단 한번도 쓴적없었던 린스까지 머리에 마구마구 쏟아부었다.


머리를 얼른 감고, 세수를 시작하였다.


웬지 이렇게 씻고 나면 내가 달라질것만 같았다. 잘생긴 녀석이 거울에 서 있을것만 같았다.


그녀의 마음을 훔칠수 있을만한... 그녀를 좋아할 수 있을만한....


하지만, 그렇게 구석구석 깨끗히 씻어도 웬 못생긴 새끼가 거울앞에 서 있었다...


한번 더 좌절했다... 


존나 싫다 진짜... 나란 새끼가 싫다


그녀의 눈에 들고싶다... 그러기 위해선 잘생겨져야한다... 


나는 지울수없는 이 생각에 미친듯이 머리를 만지기 시작했다. 


가르마를 이쪽으로 타면 더 잘생겨보이려나...


아니면, 머리를 이렇게 위로 올려볼까... 이건.. 아니다..


머리를 밑으로 내려볼까.. 그래.. 이게 제일 낫네..


나는 사용법도 잘 모르는 고데기를 무지막지하게 머리를 갖다대었다.


곱슬곱슬 자유분방하게 퍼져있던 내 머리카락들이 고데기를 갖다대자, 일렬로 줄을 서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조금씩 희망을 찾아갔다. 


곱슬하던 모습을 다 펴자, 아까보다는 괜찮은 녀석이 거울앞에 서 있었다.


미소가 나왔다.. 희망이라는 두 글자가 내 가슴에 불쑥 솟아나왔다. 


하지만, 옷을 보니 너무나 허름했다.


나는 얼른 옷장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옷 사는 취미가 전혀 없었던 나는 온통 칙칙하고 옛날옷들밖에


없는 것을 보고 또 다시 한숨이 나왔다.


그 중에서 가장 나은 흰색 와이셔츠와 새파란 청바지를 입어보았다.


그리고는 거울을 바라보았다.


그래.. 괜찮아.. 나도 괜찮아... 


그런데.. 이상하다...............


거울속에 비치는 놈이 미소를 짓고있다... 미소를 짓는다는게... 도대체 얼마만인가..


그래... 미소 지으니까... 너도 잘생겼어! 임마! 그녀 앞에서 이렇게 미소짓는거야!


그녀가 나를 괜찮게 생각하도록! 괜찮은 남자라고 생각하도록!


나는 옷을 조심스럽게 벗어서, 침대위에 가지런히 놓은 후, 계속해서 그녀를 생각했다.


"내일 아침 일찍 그 커피점에 가서, 그녀를 보며 미소를 짓는거야.. 그럼 그녀가 날 괜찮은 남자라고 생각하겠지..?"


나는 얼른 내일이 오길 바라며, 미소 짓는 연습을 했다.


씨익... 젠장할... 안면근육이 땡긴다.. 너무 연습을 많이 했나보다.


이러다가, 내일 아침에 안면근육이 마비되어서 이상한 썩소를 날리면 안되는데..


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처음으로 육체의 피곤함이 아닌 정신의 피곤함을 느끼며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이른 시간, 잠에 들었다..............


......


눈을 떴다! 몇시지? 얼른 휴대폰을 열어보았다.


am 7:00! 이럴수가... 이렇게 이른 시간에 나 스스로 번쩍 눈을 떠보기는 처음이다.


나는 얼른 머리를 감고, 고데기로 머리를 쭉쭉 편후,


준비해두었던 흰색 와이셔츠와 새파란 청바지를 입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거울을 살펴보았다.


괜찮다... 그래, 괜찮은 놈이 있다. 


나는 웬지 우쭐하는 기분을 느끼며, 집을 빠르게 나섰다.


"웬일이냐, 혼자서 일어나서 학교가네?"


엄마가 뒤에서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얼른 집을 나섰다. 


나의 이런 모습을 엄마한테 보여주기 쑥스러웠다. 엄마가 이상하게 생각할것 같아서 얼른 도망치듯 집을 나섰다.


"다녀올께요!"


그 어느때보다, 활기찬 아침인사를 하고서..


심장이 터질것 같다.. 긴장된다.. 초조하다.. 그녀가 보고싶다..


나는 초조함에 손톱을 물어뜯으며, 다리를 떨면서 지하철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지하철 창에 비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머리와 옷을 정리했다.


후... 빨리빨리빨리빨리... 도착해라...


내 바램과 달리 지하철은 너무나도 느렸다. 이렇게 느리게 느껴지기는 처음이다.


느림보 지하철에서 나는 얼른 뛰쳐나와,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버스가 학교에 도착했지만, 내 눈은 학교밖 다비쳐 커피점에 집중되어 있었다.


나는 버스에서 1등으로 내려, 학교밖 다비쳐 커피점으로 달려나갔다.


커피점 유리창 안으로 어제보다 더 예쁜 그녀가 열심히 커피점 유리창을 닦고 있었다.


또 다시 내 정직한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하는것을 느끼며, 나는 어제 미친듯이 연습한


미소를 어색하게 지으며, 커피점 안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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