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감기 - 2부 8장

본문

감기 - 15 개미의 날개 2






드디어 퇴원을 하는 날. 이 곳을 떠나 바깥 세상의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


이 되다 못해 떨리기 까지 한다. 반년을 훌쩍 넘기는 병원 생활이 남긴 흔적들에 정리


를 해야 할 것이 많아 여동생, 연우가 와서 도와주었다. 연우가 수납을 하러 간 사이에 


체스터에서 옷과 짐을 꺼내 넣고 있는데 간호사가 와서 내게 쪽지를 건내준다. 




"과장님이 이거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이건 퇴원하시고 드셔야 할 약이구요."


"고맙습니다. 간호사님."




간호사가 약과 함께 건내주는 쪽지를 받아보니, 선배의 핸드폰 번호와 흉부외과 번호, 


그리고 응급실 전화번호가 적혀있다. 몇 줄 안되는 쪽지지만 선배의 세심한 배려를 느


낄 수 있었다. 그도 나라는 존재를 통해 또 다른 이를 떠올리는 거울밖의 인형이었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의 모습속에 각자의 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장님은요?"


"아마, 지금쯤이면 술방 들어가셨을 거예요."


"예. 고맙습니다. 과장님께는 제가 따로 인사드릴께요."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게 되서 축하드려요." 




웃으며 인사를 해주는 간호사에게 간단하게 인사를 한 후 주차장으로 향하는 엘리베


이터에 몸을 실었다. 1년에 가까운 시간을 집을 떠나 병원에서만 살았더니, 가지고 가


야 할 짐들도 상당했다. 연우와 내가 들고 가는 가방에는 어디서 부터 흘러 들어왔는


지 알 수 없는 각종 책들이 꾸역 꾸역 들어 차 있다. 




"뭐가 이렇게 많아? 꼭 이사가는 거 같잖아."


"몰라. 실려 올 때는 빈손으로 온 것 같은데.. 갈 때는 한 보따리네. 큭큭.."


"약은 챙겼어?" 


"응.. "




주차장에 도착해서 동생이 운전하는 차에 올라탔다. 벌써 공기부터 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20년 동안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담장안에 갇혀있다가 기적같은 탈출


에 성공한 듀플레인이 생각나는 것은, 그의 심정과 지금 나의 마음이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더러운 하수도를 통해 쇼생크를 탈출하고 맑은 공기를 들여 마셨을 때의 그의 


환희를, 나 또한 달리는 차 안에 들어오는 차갑고 더러운 도시 특유의 냄새를 가슴속 


가득 들여 마시며 느낄 수 있었다. 도시가 주는 자유스러움이 벌써 느껴지는 듯 했다. 


차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지겹게 내 몸을 따라 다녔던 그 숨막히는 병원 특유의 크


레졸 냄새가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바람에 내 몸을 둘러싸고 있던 오래된 껍질이 


이제서야 산산히 부서져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 휩쓸고 지나간다. 어둡고 습한 땅속


에서 몇 년을 웅크리고 있던 애벌레가 드디어 낡고 더러운 몸을 버리고, 찬란한 태양이 


기다리고 있는 세상밖으로 날아가는 날이었다. 




"오빠, 바람이 찬데.. 괜찮아?"


"응, 답답했는데 이제야 좀 살겠다. 후우..."




자동차 엔진이 만들어 내는 익숙한 소음과 진동을 느끼고 있자 담배 생각이 간절해 진


다. 항상 운전을 할 때면 한 손에는 담배를 들고 있었는데, 다시금 담배 연기를 들여마


시고 폐포안 깊숙히 그 연기에 취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담배를 피고 싶은 진한 갈


증에 불을 붙이지 않은 마른 담배를 입에 물고 있을 무렵, 동생이 내 얼굴을 살짝 살펴


보며 말을 걸어 왔다. 




"옆에 아저씨 딸 있잖아."


"응?"


"전에 언니보다 좋은 것 같아. 연락처라도 받은 거 없어?"




전에 언니라면, 몇 번 내 오피스텔에서 자고 가는 것을 들켰었던 유지영 그녀를 말하


는 것일 테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그녀를 잊었다고 애써 생각하고 있었는데, 동


생의 말을 들으니 한쪽 가슴이 다시 쓰려오기 시작했다. 그녀와 난, 내 가슴에 만들어


진 이 흉터처럼 지울 수는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져 가는 존재로 남을 거라


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그렇게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간 회색빛 사진이었다. 아무것


도 그려지지 않은 백지처럼 잊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녀를 떠올리자 다시 욱신거


리기 시작하는 것은, 이 흉통 만큼이나 그녀가 내게 남기고 간 흔적은 너무나 컸기 때


문이다. 하지만 내가 그녀를 욕할 자격이라도 있을까. 그녀의 마지막 말마따나 나 또


한 최악일 따름인데. 그녀와 나는 이 도시라는 밀림을 살아가는, 어느 한 곳에 정착할 


곳 없어 떠도는 짐슴일 뿐이었다.




"글쎄.. "




사실 난 말보다 행동력이 빠르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리고 그녀의 연락처는 여동생


이 걱정하기 전에 이미 챙겨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행동력이 빠르다고 해서, 다음의 


행동을 더 쉽게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나 지금처럼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


을 때는 더욱 더 그랬었다. 지금은 한번 부서졌던 내 가슴에 다른 누군가가 다시 들어


오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같은 자리에 또 다시 상처를 입을 것 


같은, 한번 발톱이 부러지는 아픔을 겪은 맹수가 느끼는 두려움이었다. 그것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설려는 내 발목을 잡고 있었다. 전혀 모르는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사람처


럼, 난 앞으로 이어질 그 시간에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훗, 싫지는 않았나 봐? 얼굴 표정을 보니.."


"시끄러. 한 눈 팔지 말고 운전이나 똑바로 해. 이번에 또 다치면 난 진짜 죽어."


"앞으로 뭐 할거야?"


"여행이나 가볼려구. "


"어디? 일본?"


"유럽."




유럽으로 여행간다는 말에 동생이 운전을 하다가 고개를 확 돌려 날 쳐다본다. "이 년


이 드디어 날 죽일려고 작정을 했구나!" 하는 두려움이 들기 시작했다.




"야이! 야! 운전 똑바로 안해? 진짜 또 다치면 죽는다니까!"


"나도 데려가줘. 응?"


"넌 니 남편이랑 가. 내가 니 애인이야? 재충전하러 여행가는데 니가 왜 따라와? 응?"


"솔직하게 말해. 돈 아까워서 그렇지?"


"나중에 내가 결혼하면 그때 다 같이 가던가, 지금은 혼자 가고 싶어."


"오빠가 결혼하면? 백년쯤 후에? 차라리 데리고 가기 싫다고 말해. 핑게 대지 말고!"




밉지 않은 장난을 치며, 동생과 함께 정말 오랜만에 내 오피스텔에 돌아 왔다. 지난 1


년 남짓한 시간동안 빈집이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마치 어제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그 다음날 다시 돌아온 듯 따뜻한 온기가 오


피스텔안에 가득 담겨있다.




"그동안 내가 청소했어. 깨끗하지? "




미우나 고우나 가족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어떻게 이


어진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역시 가장 밑바닥에 추락했을 때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역


시 가족밖에 없을 것이다. 추악한 내 모습을 보고도 놀라거나 비난하지 않을 유일한 


존재. 그런 동생이 마련해 준 따뜻한 밥을 먹은 후 약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나 그럼 갈께. 몸조리 잘 하고.. 오늘은 푹 자."


"오늘 정말 고마워. 남동생 같던 놈이, 결혼하더니 여자가 됐네. 큭큭.."


"웃기시네. 나 원래 여성스럽거든."




문을 열고 나가며 동생이 내 얼굴을 보지 않고 몇 마디 말을 남기고 떠난다. 




"여자는 여자가 잘 알아. 그 언니 마음에 들면 잡아. 또 어디서 이상한 여자 데려오지 


말고.. 차라리.. 잘 된건지도 몰라."


"훗, 바보 같은 소리를.. 피곤할건데 집에 잘 들어가고.. "


"응. 여행갈 때 전화하고 가."


"그래. 운전 조심해."


"내가 오빠야? 큭큭.. 하여튼, 간다." 




동생이 떠난 후, 깊은 적막에 휩싸인 오피스텔 안에서, 오직 시계바늘이 지나가는 규


칙적인 소리만이 귀에 들어올 뿐이다. 잠이 오지 않았다. 조금전까지 동생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어둠속에 이렇게 혼자 있으니 이 세상에서 홀로 버려진 듯한 느낌이 날


사로 잡아 버렸다. 째깍거리며 흘러가는 저 시계바늘 처럼 규칙적이고 기계적인 사회


인으로 살았다고 자부했건만, 어느 순간 나만 동떨어져 버린 듯한 느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 걸까. 훌쩍 떠나간 시간이 남기고 간 그 흔적을 찾아, 저 시계바늘 소리를 정신


없이 쫒아가는 듯한 외로움에 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을 뜬 눈으


로 지새우다가 새벽녁이 되어서야 바람에 휘날리는 하얀색의 꽃잎들을 본 듯한 착각이 


잠시 들었다가 사라져갔다. 그리고 겨우 깊은 잠에 빠져들 수 있었다. 




병원에서 그렇게 잠을 잤는데도, 단지 집이라는 이유만으로 잠이 쏟아지는 것 같았다. 


며칠을 밥을 먹는 것을 제외하곤 잠을 자다, 겨우 몸을 추스리고 깊어진 겨울 만큼 두


터운 옷을 입고 거리를 나섰다. 교보 문고에 들려 각종 여행서적을 훑어 보고 몇 개의 


정보를 머리에 담아 다시 거리로 나섰다. 그리고 예전 회사에 있을 때 몇 번 이용을 해 


본 적이 있는 여행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데스크에서 몇 가지를 물어보니, 유럽


담당 팀장에게 안내를 해준다.




"안녕하세요. 유럽팀장 심희경입니다. 유럽으로 여행가실 예정이라구요?"


"예, 독일과 체코를 둘러보고 싶은데요. 좀 자유로운 팩키지가 있나요?"


"다른 곳은 여행하실 생각이 없으신가요? 현재 저희가 기획하고 있는 다른 상품이 있


는데, 함께 보시는 것이 어떠실까요?"




은색 테두리가 유난히 빛을 내는 안경을 쓰고 있는, 나보다 어려보이는 팀장은 준비한 


몇 가지 유럽 팩키지 카탈로그를 익숙한 습관처럼 내게 보여주며 말을 했다. 그녀의 


작은 행동 하나 하나에서 오래전 내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상대방에 따라 저절로 반


응하는 자동화된 기계의 느낌. 인간이 살아가는 도시문명안에서, 상대를 나와 같은 인


격체가 아닌 재화의 거래 수단으로 보았던 내 오래전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그녀가 


건내 준 카탈로그에는 다양한 일정과 가격에 따라 유럽의 여러 곳을 둘러볼 수 있는 


팩키지들이 마치 전자제품 설명하듯이 나열되어 있었다. 셀 수 없는 시간동안에서야 


이룩된 상대국 도시의 유구한 문화를, 얼마간의 알량한 돈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것 처


럼 팩키지에 도식화되어 있었다. 하지만 난 평소에 여권 스탬프 수집하러 가는 듯한 


이런 여행을 상당히 싫어했다. 카칼로그 중의 하나를 읽어 보면서 그녀에게 말을 했


다. 이런 자동응답기 같은 대화는 이젠 나도 사절이다.




"여기 이것들은 상당히 많은 곳을 거쳐야 하네요. 영국은 개인적인 이유가 있어서 가


기 싫고, 프랑스는 일 때문에 몇 번 가본 적이 있고, 이탈리아는 지금은 말고 나중에 


가보고 싶군요. 오랜만에 가는 여행인데 단순하게 장날에 시장가 듯이 눈도장 찍으러 


다니는 것은 좀 그렇잖아요. 그럴바에는 차라리 경주에나 가죠. 불국사에 가서 사진찍


고, 석굴암 입구에서 사진 찍고, 천마총에 가서 또 사진 찍고.. 이거 웃기지 않아요?전 


가능하면 한 곳에서 오래 있을 예정인데, 여행 기간은 3-4주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출발은 다음주로 하고 리턴은 오픈티켓으로 하구요."


"후훗"




내 대답이 다소 엉뚱한지 코위에 올려진 안경을 살짝 고쳐쓰며 웃음을 흘리는 그녀. 


사무적인 표정 뒤에 숨겨진 본 모습이 어떤지 잠깐 상상이 되었다. 그녀의 의도적으로 


짓는 웃음이 사라지고 조금 짖굿은 듯한 표정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조금 어려운 표정


이었다. 저 표정의 뜻이 "재미있는 놈인데.."인지, 아니면 "조금 흥미가 생기는데.."였


는지 헷갈렸다. 그간 내가 너무 오랫동안 여자를 잊고 지냈던 것이 아닌가 잠시 생각


을 하게 되었다. 예전의 나라면 한번 변하는 표정안에서 수 많은 메세지를 읽어낼 수 


있었건만, 너무 간만에 밀림으로 돌아와서인지 작은 표정 변화에도 이렇게 혼란을 겪


고 있었다. 




모처럼 느끼는 설레임. 그것은 처음 본 낮선 생물을 바라보는 짐승의 기분이다. 앞발


로 살짝 툭 건드려서 화가 났을 때 어떤 반응을 하는지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가슴속


에서 밀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불이 꺼진 방안에서 그녀가 어떤 소리를 내는지 들어보


고 싶었다. 그 누구도 아닌 오직 나 하나를 위해 불러주는 그 노랫소리가 어떤지 듣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여행 상담을 받으면서, 처음 본 낮선 여인의 벌거벗은 몸을 상


상하는 내 모습에 실없는 웃음이 흘러나온다. 애써 탈피를 했다고 믿었건만, 그 낡은 


껍질이 있던 흔적은 그렇게 쉽게 지울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보다.




"후후.."




내 웃음의 의미를 오해했는지, 잠시 날 바라보던 그녀는 조금전 얼굴 표정에서 다시 


사무적인 태도로 급작스럽게 변화기 시작했다. 다시 익숙한 자동응답기 목소리가 들


려왔다. 묘한 긴장감이 느껴져 설레이던 시간이 작은 오해 하나로 사라져 버렸다.




"원하시는 여행 상품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개별 상품으로 신청을 하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네요. 큰 무리는 없지만 그렇게 하시는게 현지에서 편하거든요. 물론, 자


유 여행인 만큼 팩키지 보단 다소 금액이 올라가는 것은 단점이지만요. 첫번째 입국은 


프랑크푸르트로 하시는게 어떠세요?"


"도착지는 별 상관없습니다. 다만 독일을 여행한 후 프라하는 꼭 구경해보고 싶은데


요. 도착해서 교통편은 불편하지 않겠죠? "




체코의 프라하는 예전부터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 중에 하나였다. 밀란 쿤테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꽤 감명깊게 읽었던 나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토


마스와 테레사가 함께 거닐었던 그 거리의 흔적을 찾아 가보고 싶은 소망이 오래전 부


터 있었었다. 또한 프라하의 호텔 세면기에 토마스처럼 소변을 보고 싶은 마음도 함께.




"예. 유럽 어디를 먼저 도착하시더라도 여행에 큰 불편은 없으실 거예요. 철도가 상당


히 잘 되어 있으니까요. 만일 독일을 먼저 여행하실 거라면 체코로 이동하실 때는 침


대칸이 있는 야간열차를 이용하시면 편하게 이동하실 수 있으시구요."


"혼자 찾아 갈 생각인데 다행이군요. 가이드는 필요없이 교통편과 숙박만 해결했으면 


좋겠습니다. 리턴은 프라하, 인천 직항 오픈으로 해주시구요. 혹시 모르니 여행국 주


재 대사관 번호와 보험, 여권 복사도 부탁드릴게요. 아, 그리고 여행자수표 발행도 대


행되죠? 직접 은행가기 귀찮거든요.. " 


"여행이 처음이 아니신가 봐요?"


"글쎄요.."




그런 모호한 미소를 던지고 여행사를 나온 나는, 그녀에게 받은 명함을 곱게 접어 오


피스텔로 돌아오는 지하철안에 던지고 나왔다. 그녀는 내 감각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


볼려고 접근한 초식동물이었다. 그저 앞발의 힘이 어느 정도 남았는지 알아볼려고 접


근했다가 보기 좋게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다. 그녀는 코뿔소였다. 온순한 것 처럼 보


이지만, 날카로운 뿔로 자신의 몸을 지키고 있는 저돌적인 코뿔소였다. 난 그것도 보


지 않고 노리고 있다가 그 뿔을 보고서야 장난을 멈추었던 것이다. 예전 감각이 너무 


녹슬었다는 느낌이 든다. 




어차피 이젠 그런 생활로 돌아갈 필요는 없지만, 사냥꾼이란 언제나 긴장감을 놓치면 


안되는 존재가 아니었던가. 오늘의 실수는 내일 더 큰 포획물을 위한 훌륭한 훈장이 


되어 줄 것이다. 또한 뿌리를 내릴 곳을 겨우 찾은 나에게는 더이상의 그런 행동은 무


모한 도전이기도 했다. 곤충은 탈피를 전후로 해서 먹이가 변한다고 한다. 안주할 곳


을 찾은 나는, 이번 탈피를 통해 스스로의 먹이를 바꿔야 했다. 예전에는 아름다운 포


획물에 그 목적이 있었다면, 이제는 사냥을 하는 그 자체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갈고 닦아야 할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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