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감기 - 2부 7장

본문

감기 - 14 개미의 날개 1






어김없이 오전 6시가 되어 아침을 먹고 양치질을 한다. 거울속의 내 얼굴을 보며 그것


이 내 참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난 알고 있다. 거울은 항상 그렇다. 그대로 보여주는 것 


처럼 하며 언제나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이 진실이라 믿게 한다. 어


느세 난 거울이 주는 그 착각의 상에 길들여져 있었다. 그리고 그 착각중에는 그녀와 


내가 만들었던 그 유리벽도 있을 것이다. 애써 모른척 했던 비밀의 방의 열쇠는 그 누


구도 아닌 바로 내손에 쥐어져 있었다. 그녀가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고 


닫아 놓았던 그 문을, 동시에 내가 열어 보기를 바라며 닫아 놓았던 그 문을 난 게임의 


법칙이라는 이유만으로 열어보지 않았었다. 하지만 판도라의 달콤한 유혹을 이겨낸 


댓가는 세상을 구원한 것이 아니라, 지금 내 가슴에 영원히 남아 씻을 수 없는 흉터로 


남고 말았다. 문신처럼 세겨진 그 날의 흔적을 볼 때 마다 그녀를 떠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머릿속으로 잊으려 한다고 해도 결코 내 몸은 그녀를 잊지 못할 것이라는 것


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은 지울 수도, 그리고 지워져서도 안되는 내 과거의 흔적이고, 


또 내 몸에 흐르고 있는 피의 굴레이기도 했다.




지난 사고로 8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만 했다. 오랫동안 누워만 있어


야 한다는 것은 다친 것 못지 않은 또 다른 고통으로 다가 왔다. 움직여야만 살아갈 수 


있는 동물이 꼼짝할 수 없다는 것은 생존을 거부당한 것 같은 깊은 절망감 마저 들게 


만들었다. 그 절망감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으로 난 이 생활에 길들여지는 익숙함으로 


선택했다. 병원에 있으면 하루 24시간의 흐름에 익숙해지게 된다. 하루에도 수 백명이 


왔다 갔다하는 대학 병원. 마치 수 많은 개미들이 들락거리는 커다란 개미집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모습으로 나타나서 사라지


는 그들은 병원이라는 개미집을 구성하고 있는 수 많은 일개미들 중에 하나이고, 난 


그들이 돌보아야 하는 여러 애벌레 중에 하나였다. 언젠가 개미집을 벗어나 넓은 세상


으로 떠나야 할, 하지만 지금은 혼자의 힘으로 살아갈 수 조차 없는 나약한 애벌레였다. 




둥지를 떠날 때가 얼마 남지 않았을 무렵, 꿈을 잃고 웅크리고 있는 애벌레에게 기적


같은 희망이 찾아왔다. 모든 것을 잃고 어디로 다시 날아가야 할지 모르고 있는 나에


게 비행을 준비중인 한 마리의 개미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운명이라고 하기


에는 부족한 말일지도 모른다. 띠뜻한 봄날, 늘어진 자신의 날개를 다듬고 있던 그 개


미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악몽에서 깨어나 또 한번의 어제같은 아침을 준비하고 있


던 때였다.




"안녕하셨어요?"


"예, 오늘도 비슷한 시간에 오시네요. 회사가 가까운가 봅니다."


"회사가 근처에 있어서요. 덕분에 아버지는 편하죠. 후후"




양치질을 한 후, 간단하게 세안과 면도를 한 나는 무료한 병실 생활을 이겨내기 위해 


베드위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그때 그녀가 병실문을 열고 들어오며 내게 안부를 물어 


왔다. 그녀에게 간단하게 인사를 한 후, 식기를 복도 한 켠에 세워져 있는 카트에 넣고 


휴게실로 걸어갔다. 외과 병동의 한 구석에 있는 환자전용 휴게실에는 적지만 몇 그루


의 나무와 가을이 끝난 후 꽃이 떨어진 화초들이 심어져 있어, 자칫 삭막해질 수 있는 


병원생활에 작은 위로가 되어주는 곳이었다. 이곳에 있으면 그나마 크레졸 냄새를 덜 


맡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아프지 않는 사람도 환자로 만들어 버릴 것 처럼 온 


몸을 감싸고 놓아주지 않는 그 병원 특유의 냄새는, 언제나 날 질식시킬 것 같은 답답


함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그 냄새는 어머니를 떠올리게 만들어서 더욱 그랬다.




언제 다가왔는지, 내 옆 베드 환자의 보호자인 그녀가 휴게실로 들어서며 말을 걸어왔


다. 옆 자리의 아저씨는 심장에 조금 무리가 와서 왔다고 얼핏 들은 기억이 난다. 그리


고 그녀가 그 아저씨의 큰 딸이라는 것 또한 오래전에 들어서 알고 있었다. 조금전까


지 어슴프레하게 밝혀지던 하늘이 주황색을 띄며 찬란한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쏟아


지는 그 빛만큼 아침 바람에 흩날리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붉게 타오르게 하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을 계속 보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어둠속에 익숙한 벌레가 빛을 보고 움츠


려들 듯이, 그녀를 보고 있는 것은 그런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게 만들었다. 태양을 


등지고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다음주 퇴원하신다면서요?"


"예, 지겹게 있었으니, 이제 나가 봐야죠."




등뒤에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가 빛을 피해 어두운 곳을 향하는 내 모습을 부끄럽


게 만들었다. 어둡고 습한 곳에 길들여져 있던 내 몸은, 아직 밝은 곳에 나서기에는 그


녀를 만난 지난 3개월의 시간은 너무 짧기만 하다고 생각들었다. 그녀와 난, 아침 햇살


에 밀려 도망가는 어둠만큼이나 큰 거리가 존재하고 있었다. 내 가슴에 세겨진 그 흔


적을 지우지 못하는 한, 결코 다가설 수 없는 어둠의 반대편에 그녀가 서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지난 3개월 동안 매일 들어왔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나보다 2살 많다고 했던가. 좁은 병실안에서 얼굴을 보며 지낸 지난 3개월의 시간 만


큼 그녀와 난 친해졌던 것 같다. 그러나 그 후에 남은 거리는 쉽사리 좁힐 수 있는 것


이 아니었다. 촛불 아래의 어둠이 가장 어둡듯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결코 없앨 수 없


는 그런 진한 어둠이 내 몸안에 남아 있는 한, 그녀의 곁에 다가서는 것은 이 정도가 


최선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전에 그 회사로 다시 들어가시는 건가요?"


"아뇨. 얼마전 퇴사한다고 말했어요. 돌아가도 이미 자리는 없을 테고.. 다른 곳에 갈


려구요."


"음.. 무슨 일을 하셨다고 하셨죠? 제가 잘 기억이... "




그녀의 말을 들으니 살짝 웃음이 나온다. 아저씨가 내 옆 베드로 입원한 이후 그녀와 


난 그리 긴 대화는 많이 해보진 않았었다. 그건 그녀보다 내가 더 망설이고 조심스럽


게 행동한 이유가 더 컸던 것 같다. 예전의 나라면 결코 있을 수도, 또 용납할 수도 없


는 행동이었지만, 어두운 터널안에서 한 줄기 쏟아진 빛을 본 이후 난 그 무엇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상태였다. 그리고 그 빛이 내 지난 허물을 탈피하고 이곳을 떠나고자 


하는 용기를 갖게 만들었다. 그녀는 처음으로 내 몸을 둘러싼 낡은 껍질을 느끼게 한 


존재였다.




방금의 그 질문은, 그녀의 기억력이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닌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자


신의 기억을 재확인하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이제 조금밖에 남지 않은 어두운 하늘을 


진한 아쉬움으로 바라보며 그녀에게 대답했다.




"우리쪽에선 흔히 말하는 AD였습니다. 유경씨도 Visual Design일을 하신다니 아마 


잘 아실 겁니다." 


"예, 저도 그쪽과 비슷한 일을 하니까요."


"이쪽이 그렇죠. 피 말리고.. 그러나 남는 것은 하나 없는.."


"왜요? 후회되시나요?"




그녀의 말을 들으니 담배가 피고 싶어졌다. 후회라. 그렇다기 보단 뭔가 간절했던 것


을 잃은 느낌이었다. 마치 하늘을 날다가 날개를 잃어버린 이카루스의 절박함이 지금 


내 마음과 같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날개를 잃은 자가 하늘을 바라보며 부르짖는 비


명이 아직 내 가슴에 남아 있었다. 그 비명은 때 늦은 후회와 짙은 절망감이 담겨 있었


다. 그날 이후 그 소리없는 비명이 끊임없이 날 괴롭히고 있었다.




"마치 낙오된 기분입니다. 처녀비행을 마친 개미는 스스로 날개를 떼어 낸다고 하던


데, 전 누군가에 의해 제 날개가 강제로 뜯겨진 느낌이라고 할까요. 얼마전 문병 온 본


부장님이 그러더군요. 후임이 정해졌는데... 미안하다구요.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저


도 이미 예상한 일이기도 하구요."




환의의 작은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개피를 꺼내 물었다. 바람을 따라 날아가는 담배 연


기가 지금 내 모습을 비웃는 듯 했다. 그리고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침 출근


을 위해 입은 그녀의 갈색 정장치마와 검은색 코트가 잘 어울리는 듯 했다.




"하지만.. 기분은 그렇습니다. 누군가 장난으로 잡아 뗀 내 날개를 바라보는 심정이라


고 하면.. 아마 맞을 겁니다."




내 말에 대답을 하지 않고 건물밖 풍경을 구경하는 그녀. 오히려 이런 정적이 내 마음


을 편하게 만들었다. 마음에 와닿지 않는 어설픈 위로도 없이, 그 어떤 말을 해도 들어


줄 것 같은 편안함이 들게 했다. 그건 아마도 지금까지 너무나 많은 말들속에서 살아


왔기에 한번도 이런 고요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던 것에 대한 반발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그녀에게 속마음을 털어 놓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날 모르는 이들과 함께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텔레비


젼의 수 많은 부품들 중에 하나로 살아가다 작은 나사 하나가 빠져나왔는데, 텔레비젼


은 고장난 곳 없이 잘 나오는 것을 보면.. 그 버려진 부품은 어떤 생각이 들까요?"


"언제고 한번은 겪어야 할 일이었을 뿐이예요. 우린 그런 기계적인 문명속에 살아가


고 있는 것이구요. 한 개인의 존엄성보다 개개의 능력과 성능이 우선되는 곳에서요. 


언젠가 버려질 수 있는 소모품적인 존재. 우린 그런 것이 아닐까요?"




그녀가 내 말에 웃으며 대답을 해주었다. 나쁘지 않은 그녀의 위로가 오늘은 조금 다


르게 다가왔다. 그녀의 미소띈 목소리를 들어도 내 마음은 조금도 편안해지지 않았다. 


억지로 위로받고 있다는 느낌, 이런 기분은 질색이었다. 마치 우는 아이에게 주어지는 


막대 사탕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울고 싶을 땐 실컷 울게 해야 하는데, 그녀는 그게 


서툴다는 생각이 든다. 이 사람은 아이를 낳으면 애 좀 먹겠구나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 잠시 스치고 지나갔다.




"이곳을 나가게 되면 한동안 여행을 가보고 싶습니다. 일본도 좋고, 인도도 좋고, 유


럽도 좋겠지요. 모르는 곳, 날 모르는 사람들 속에 섞여 잃어버린 날개를 다시 찾고 싶


은 생각 뿐이군요."




한동안 내 얼굴을 바라보던 그녀가 지갑에서 명함을 한 장 꺼내 내게 주었다. 




"그 여행, 다녀오신 후 연락주세요."




내 손에 쥐어진 노란색 작은 명함. 대양주식회사 디자인사업부 Senior Designer 심


유경. 휴게실 주위를 둘러쳐진 녹색 펜스를 손으로 만지며 그녀에게 말을 했다. 이 녹


색의 펜스는 비단 휴게실만 가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도 함께 가두고 있다는 


느낌이 손끝으로 전해져 온다. 내 마음을 가두어 두고 내가 끊임없이 세상을 동경하게 


만들고 있었다.




"제의인가요?"


"글쎄요. 어떻게 받아들이실지는 본인 스스로 결정할 일이잖아요?"


"그쪽에선 어떤 일을 하죠?" 


"뭐 다른 회사와 비슷한 일을 해요. 신제품 디자인 개발에서 마케팅 이슈 비주얼화까


지. 이쪽에선 늘 하는 일이 다 비슷하죠. 어치피 우리가 요구하는 것도 쓰임세에 맞는 


부품일 따름이니까요." 


"후후.."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었는데, 막상 내게 내밀어진 손


길이 다시 이런 일이라는 생각에 웃음이 흘러나왔다. 마치 벗어날 수 없는 멍에가 내


게 씌여진 느낌이었다. 아무거나 함부로 먹지 못하게 누군가 몰래 내 몸에 씌워 놓은 


보이지 않는 멍에. 그것이 느껴졌다.




"왜요? "


"이 바닥을 뜰까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모처럼 받은 제의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 


거라는 생각에 웃음이 나네요. 벗어날 수 없는 굴레에 빠진 기분이랄까요."


"돌아가기엔.. 우린 이미 너무 갔어요. 새롭게 무언가 시작한다는 것은, 지금 우리 나


이에는 그 어떤 것 보다 어렵고 힘들지도 모르니까요."




나이가 가장 민감한 사람은 미혼의 여성, 그 다음이 결혼을 한 중년의 남자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일까. 난 내 나이에 대한 중압감을 평소에 느껴 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런 이질적인 느낌의 "우리 나이"라는 말에 터질 듯한 장난이 입


안에서 멤돌기 시작했다. 이건 무언가 내 가슴을 긁을 때 튀어나오는 어쩔 수 없는 오


랜 습관중에 하나였다.




"유경씨.. "


"왜요? 제의에 생각있으세요?"


"아, 그런게 아니라.. 눈가의 살짝 진 주름. 예쁘시네요."




그 말을 한 즉시 그녀의 얼굴에 반응이 나타났다. 역시 이 여자는 미혼이었어.라는 생


각도 함께. 살짝 내 눈을 흘기며 바라보는 그녀가 밉지 않아 보였다. 그리고 이후의 그


녀의 반응이 사뭇 기대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래, 나 너보다 2살 많거든. 됐어?"




생각외의 반응에 울적했던 그동안의 기분이 좋아졌다. "오호, 이 여자 은근히 성깔 좀 


있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병실로 돌아가며 그녀에게 말을 했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


생동물을 보았을 때의 강한 호기심이 내게 어떤 행동을 부채질하기 시작했다.




"퇴원을 하고 여행을 다녀오게 되면, 선물을 하나 드리지요."


"됐거든요."




말은 그렇게 해도 그녀의 목소리에서 다른 느낌이 묻어난다. 그걸 놓칠 내가 아니였


다. 여자의 말과 행동에는 백가지 의미가 있다고 하지 않는가. 도시라는 밀림속에서 


너무나 오랫동안 살아왔던 나에게 그녀의 행동은 이미 읽혀지고 있었다. 지금은 이런


몸이지만, 한때 난 그 밀림속을 종횡하던 강한 포식자 중에 하나였다.




"어떤 꽃 좋아하세요?"


"왜 촌스럽게 꽃이라도 사주게요?"


"뭐.. 일단 알아야 사주던 말던 하죠. 어떤 꽃 좋아하세요?"


"데이지. 흰색과 붉은색."




휴게실 문앞에서 그녀를 보며 난 정말 진심으로 웃어주며 그녀에게 말을 했다. 




"다행이네요. 데이지를 좋아하신다니.."


"왜요?"


"장미를 좋아하면 어쩌나 걱정을 했거든요." 


"장미는 왜요? 그것도 나쁘진 않은데.. 보통 여자들은 장미 좋아하지 않아요?"




늦봄에 이곳에 실려왔을 건데 벌써 초겨울의 찬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 바람을 따라 희


미한 향기가 전해져 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어떤 향기가 그렇게 이


른 아침에 전해져 왔다. 한동안 내 몸을 스쳐지나가는 바람을 따라 그 향기를 느끼고 


있다가 병실로 들어가며 그녀에게 나지막히 대답을 했다.




"장미, 제가 가장 싫어하는 꽃이라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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