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사랑이 머무는 자리 - 26부

본문

26부 - 하얀 그림자로 남은 여인




반공일! 예전엔 토요일을 이렇게 불렀다는데, 아마도 절반의 공휴일이라는 의미가 함축됐을 것이다. 이젠 토요일마저 쉬는 직장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민혁의 회사는 반공일의 의미가 무색할 정도로 작업 강도에 박차를 가하는 편이다.


현장과 사무실을 번갈아 뛰어다니는 동안 민혁의 근무복이 후줄근하게 젖어든다. 빵과 우유로 점심을 때우고, 남은 서류 정리를 마치니 어느새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휴~ 누구 좋으라고 이렇게 뼈 빠지도록 하는 거야? 적당히 들볶아야 능률도 오르고, 애사심도 강해지는 건데……’






민혁은 낮은 탄식과 함께 일을 마무리 짓고는 마지막으로 사무실을 나선다. 그나마 은지와 통화가 돼 일요일 약속을 잡은 게 어디냐며 스스로를 위안한다.


지척에 두고도 며칠을 만나지 못한 터라 반가움이 앞서지만, 그 동안 은지에게 스며 나오던 우울한 심사를 감안하면 한편으론 걱정도 뒤따른다. 민혁은 결코 은지의 뇌관을 건드리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퇴근길을 재촉한다.


민혁은 샤워를 마치고 평상복으로 갈아입는다. 현관을 나서는데, 늦을 거냐는 형수의 질문이 뒤통수에 와 닿는다. 민혁은 어깨를 으쓱거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 채 집을 나선다. 


택시를 타고 갈까 잠시 고민하던 민혁은 차의 시동을 건다. 아무래도 하루 종일 호텔에서 머물렀을 수현에게 바깥 공기라도 쐬게 하려면 차가 필요할 성 싶어서다.


‘하여튼 묘한 여자야! 내일 올라가겠다고 고집부리는 건 또 뭐람? 더 이상 엮이면 안 되는데, 사면초가란 이걸 두고 한 말이군!’






507호 앞에 서서 민혁은 짧게, 길게, 다시 한 번 짧게 벨을 누른다. 자의든 타의든 벌써 두 차례나 몸을 섞어 어색함이 많이 누그러진 탓이지 아침에 출근하는 민혁을 향해 수현이 애교 섞인 목소리로


[그렇게 벨을 누른 뒤, 놀라시지 마세요. 아니, 웃거나 놀리는 것도 절대 사양이에요!]


라며 알쏭달쏭한 당부까지 덧붙였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벨을 누르고도 제법 시간이 흘러서야 문이 열린다. 순간 민혁은 소스라치게 놀란다. 자신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황당하면서도 엽기적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간해한다.






[아니, 수현 씨! 이게 대체 …… 옷차림이 왜 그렇죠?]


[왜요? 보기 민망할 정도로 어색해요?]


민혁의 얼떨떨한 반응에 수현이 금세 시무룩해진다. 민혁은 놀란 와중에도 재빨리 상황을 수습하고자 수현의 팔목을 이끌어 실내로 들어간다.


[그게 아니라, 너무 당황스러워서…… 표정 관리를 잘못했다면 사과 드려요.]


수현을 소파에 앉히며 민혁이 용서부터 구한다.


[절대 놀리거나 그런 뜻은 없었어요. 다만 조금 놀랬을 뿐이죠! 아마 제가 아닌 다른 누가 보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교복 차림의 수현 씨를 상상이나 했어야 말이죠!]


민혁의 설명에 수현이 고개를 든다. 눈가에 어린 눈물을 훔치며 나지막하게 입술을 연다.


[하긴, 그렇기도 하겠네요. 민혁 씨 얘기를 듣고 보니 제가 법석을 떤 것 같아 오히려 민망해지네요.]






창백하던 수현의 얼굴색이 갑자기 밝아진다. 민혁은 어린아이처럼 해맑은 수현의 미소에 아찔한 현기증을 느낀다.


[어제 민혁 씨 기다리면서 뉴스를 봤어요. 원조교제에 관한 내용이 있었는데, 불현듯 이런 생각이 떠오르잖아요. "민혁 씨도 대한민국 남잔데, 한번쯤은 해보고 싶을 거야 ." 막상 제가 뉴스 진행할 때는 더럽다, 치사하다, 뭐 그렇게만 여겼었죠!]


[………]


민혁은 쉽게 말을 잇지 못한다. 수현의 기상천외한 발상도 놀랍거니와 그걸 실천으로 옮기는 대담성이 잘래잘래 고개를 흔들게 만든다.






[교복 입은 제 모습, 어때요? 그런대로 봐줄만 하나요?]


성감을 자극하는 정도를 넘어, 차라리 뇌쇄적일 만큼 충격적이었지만 민혁은 짐짓 헛기침을 하며 에둘러 대답한다.


[허, 흠…… 잘 어울리네요. 교복이 아름답기는 또 처음이에요!]


[휴~ 다행이네. 살까 말까, 사실 망설였거든요. 한 살이라도 더 어려보이고 싶은,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랑을 얻고 싶은 여자의 마음이려니, 그렇게 헤아려주세요.]


[아니, 무슨 말씀을…… 지금보다 더 어려보인다면 그건 영계가 아니라 병아리에 가깝죠. 수현 씨는 늙어도 주름마저 예쁠 거예요.]


[너무 비행기 태우시지 마세요. 저, 고소공포증 심해요.]


[비행기라니…… 제 진심이에요! 어떤 남자가 수현 씨에게 반하지 않을 …… 읍……]


민혁은 자신의 말을 끝맺지 못한다. 수현의 부드러운 혀가 민혁의 입술을 비집고 들어온다. 팔과 팔이 엉키고, 혀와 혀가 뜨겁게 타오른다.






긴 입맞춤 뒤에 수현이 일어서고, 민혁은 의아한 눈길로 쳐다본다. 두어 걸음 물러서며 수현이 손끝으로 자신의 목과 가슴, 허리 등을 차례로 훑어가며 몸을 비튼다.


[지금 여기에 아나운서 강수현은 없어요. 이 순간 저는 여고생 강수현이에요.]


그렇게 여고생 수현의 스트립쇼가 시작된다.


‘몇 번이나 살을 섞었다고 저렇듯 거침없이 행동하는 것일까, 무모하다 싶은 저런 용기는 어디에서 샘솟는 것일까?’


민혁은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수현의 현란한 몸짓을 감상한다.






웃옷의 앞섶이 열리고 수현이 가느다란 손이 젖가슴을 문지른다. 춤을 추듯 허리가 요동치고, 무릎이 꺾인다. 개처럼 엎드린 자세로 기어오더니 민혁의 아랫도리 부근으로 혀를 날름거린다.


민혁의 좆이 팽팽하게 일어선다. 엉금엉금 뒤로 물러난 수현이 윗도리를 벗어 민혁에게 물어다 준다. 얼떨결에 받아 쥔 민혁은 교복 치마가 툭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수현이 팬티 위를 문지른다. 레이스 문양 아래로 서서히 물기가 번지고, 수현이 달뜬 신음소리를 내뱉는다.


[하앙! 하…… 아흑, 아앙……]


기어이 수현의 손가락이 팬티 속으로 들어간다. 엉덩이가 심하게 뒤틀리더니 허리가 젖혀진다. 뒤이어 브래지어와 팬티마저 바닥에 나뒹군다.






혀를 말아 입술을 적시면서 수현이 다가와 민혁에게 올라탄다. 비록 바지 위지만 수현이 보지를 돌려가며 민혁의 자지를 강하게 압박한다.


참을 수 없는 강한 충동이 민혁을 휘감고, 수현의 젖가슴을 큼지막하게 베어 문다. 민혁이 바지 지퍼를 내리려는데, 수현이 제지한다.


[민혁 씨! 잠시만, 그대로 있어요.]


욕정에 불을 지핀 것도 모자라 애간장을 태워버릴 작정인지 막 결합하려는 순간에 수현이 찬물을 끼얹는다.


[왜? 뭐가 잘못됐나요?]


진한 아쉬움이 민혁의 뇌리에 엄습한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수현이 속옷은 그대로 둔 채 교복만 다시 입고는 민혁에게 걸터앉는다.


[이래야 원조교제의 제 맛이 우러나지 않겠어요!]


아닌 게 아니라 알몸이었을 때보다 감정의 증폭이 훨씬 더해진다. 민혁은 흘러내린 바지를 발끝으로 밀어낸다. 교복 치마를 말아 쥐고 수현이 허리를 내린다.


수현의 엉덩이를 움켜쥔 채 민혁도 질세라 허리를 밀어 올린다. 찰박거리는 물소리가 귓전을 맴돈다.


[하으…… 하응, 아…… 아흑……]


[헉, 허억…… 수현 씨! 주, 죽을 것…… 같아요.]


[아…… 허응, 아…… 아앙…… 너무 좋아! 아흥…… 아……]


[쑤겅, 쑤겅…… 퍼, 퍼벅…… 어떻게 이런 생각을 다 했어요?]


[하으, 하윽…… 저는 창녀에요. 하응…… 민혁 씨, 단 한 사람을 위한 창녀! 아흥……]


‘아, 어쩌면 나는 이 여자를 진정 사랑하게 될지도 몰라! 아니, 진작부터 사랑하고 있어.’






민혁은 펌프질을 하면서 수현의 얼굴을 응시한다. 수현 역시 발갛게 달아오른 표정으로 민혁을 주시한다. 끈적끈적한 눈빛이 두 사람의 망막에 맺힌다.


[사랑해요, 민혁 씨!]


민혁은 차마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지 못한다. 수현의 입술이 짓뭉개질 만큼 세차게 흡입할 뿐이다. 그 속으로 짭조름한 무엇이 뒤섞인다. 소리 없이 수현이 울고 있었던 것이다.


[좋아서, 너무 기뻐서 우는 거예요. 그러니까 아무 말씀 마세요!]


앳된 경주마처럼 수현의 허리놀림이 빨라진다. 민혁은 애써 수현과 마주보지 않으려 자세를 바꾼다. 수현을 돌려 세운 민혁은 애액이 묻어 번들거리는 자지를 엉덩이 사이로 들이민다.


테이블을 잡고 있는 수현의 뒤쪽에서 민혁이 빠른 속도로 전진과 후진을 반복한다.


[그, 그렇게…… 한 번만 더 세게…… 하악, 하윽…… 더 깊이……]


[수, 수현 씨! 이젠 울지 않을 거죠?]


[하응, 하아……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아흑…… 아, 허엉…… 하늘 아래 당신이, 제 사랑이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해요.]


비릿한 신음소리와 함께 수현이 덧붙이는 마음 씀씀이가 민혁의 어지러운 심사를 통째로 뒤흔든다.






수현의 애절한 고백은 곧장 신호탄처럼 돌아와 민혁의 부푼 자지를 힘껏 물어뜯는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수현의 보지가 수축되고, 민혁은 얼른 자지를 뽑아 수현의 엉덩이에 사정한다.


1탄에 이어 제대로 장정된 2탄이 발사되고, 수현의 엉덩이가 리드미컬하게 떨린다. 여운을 음미하듯 3탄이 나갈 즈음, 희멀건 덩어리 위에 한 방울의 눈물이 스르륵 미끄러진다.


소파에 털썩 주저앉은 민혁은 잠시 침울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수현 또한 엉덩이를 뒤로 내민 채 테이블을 잡은 자세 그대로 멈춰 있다. 말려 올라간 교복 치마로 인해 표정을 살필 수 없다.


이윽고 정적을 깨뜨리듯 민혁이 일어난다. 휴지를 뽑아 수현의 엉덩이를 깨끗하게 닦고, 자신의 무릎에 앉힌다.


민혁은 손을 뻗어 땀으로 헝클어진 수현의 앞머리를 가지런히 정리한다. 수현의 투명한 동공 속에 세파에 찌든, 한 남자의 위선이 덩그러니 앉아 있다.






민혁은 악마의 속삭임보다 달콤한 유혹을 외면하기 싫다. 자고 나면 마음이 바뀌더라도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지기로 한다.


[수현아, 사랑해! 오늘은, 오늘만큼은 너를 사랑해!]


일순 심장이 멎은 듯, 주위가 조용해진다. 해저에서 울려 퍼지는 메아리처럼 아득하게 들려오는 민혁의 목소리에 수현의 고개가 살짝 흔들린다.


예삿말임에도 불구하고 한없이 친근한 울림이 수현의 눈시울을 붉게 물들인다.


[그래요, 민혁 씨! 언제든 오늘만 저를 사랑하시면 돼요. 언제든 내일이 되면 미련일랑 갖지 마세요. 저는 그렇게 시간의 방랑자로, 영원히 민혁 씨 곁을 서성이는 그림자가 되겠어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하얀 그림자로 남아 민혁 씨를 사랑하겠어요!]


수현의 양 볼을 흥건히 적시고 있는 눈물 사이로 은지의 모습이 서서히 겹쳐진다. 민혁은 누구인지 분간할 수 없는 여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갖다댄다.




<다음 편에 계속>

[19금]레드썬 사이트는 성인컨텐츠가 합법인 미주,일본,호주,유럽 등 한글 사용자들을 위한 성인 전용서비스이며 미성년자의 출입을 금지합니다. 사이트는의 자료들은 인터넷에 떠도는 자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작권,초상권에 위반되는 자료가 있다면 신고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130건 139 페이지    AD: 비아그라 최음제 쇼핑몰   | 섹파 만나러 가기   |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