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광풍폭우(狂風暴雨) - 3부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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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장 볼륨을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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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후가 눈을 뜬 것은 오전 여섯 시쯤이었다. 인희가 벗겨놓은 것인지 알몸이었고, 옷걸이에는 그의 옷들이 걸려 있었다. 부드러운 살결의 인희가 자신의 가슴에 안겨 새록새록 잠을 자고 있었다. 그녀의 반듯한 같은 이마가 그의 성욕을 자극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지금은 그녀를 건들기 싫었다. 일견 당당해 보이던 여인이었지만, 그렇게 보고 있노라니 한 마리 상처 입은 작은 새 같았다. 후는 잠든 그녀에게서 지쳐있는 영혼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녀가 자신에게 귀속되려 한다는 사실은 그의 가슴에 부담이어야 할 텐데, 외려 지난 번 잔인했던 자신이 미안해졌다. 그도 할 수만 있다면 그녀의 지친 여정에 정류장이 되어 주고 싶었다.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무거운, 정이라고 불림이 마땅한 감정이 그의 마음속에 자라났다.


그녀는 경험이 많은 여자였다. 남자에 대한 배려가 여기저기에서 묻어나왔다. 후를 화장실에 가까운 쪽으로 눕힌 것도 그렇고, 침대 옆의 작은 탁자위에 놓여진 그의 담배와 재떨이, 자릿물( 잠잘 때 머리맡에 두는 물 )들도 그랬다. 그녀의 손은 아침이면 이불을 들어올리는 그의 성기를 가볍게 잡은 상태였다. 그것이 자신으로의 사랑임을 알고 있는 그로선, 그녀가 색녀로 보이지 않았다. 그도 그녀를 힘들게 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 여인 말고도 이미 두 명의 연인이 더 있었다. 그녀에게로 많은 것을 줄 수없음이 그의 가슴 속을 후벼 팠다. 그는 인희가 깨지 않게 조용히 일어났다. 담배를 한 대 피우고 화장실을 다녀온 그는 다시 잠을 청했다.


그가 다시 눈을 뜬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아랫도리에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그를 깨웠다. 인희의 머리칼이 그의 허벅지를 간질이고 있었다. 그가 본 것은 그의 성기가 남김없이 그녀의 입안으로 들어가 있는 모습이었다. 그가 깬 것을 안 인희가 잠시 행위를 중단했다.




“후씨, 일어났어요? 미안해요. 저 때문에 깼죠?”




그녀는 화장기 없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상큼한 미소를 지었다. 그를 애무하던 입술이 촉촉이 젖어있어 선정적으로 보이기도 하련만, 그녀에게서 후가 느낀 것은 편안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는 그녀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가만히 그녀의 눈을 응시했다. 그의 눈은 괜찮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의 눈빛이 너무도 따뜻해 인희는 왈칵 눈물이 날 뻔 했다. 그의 손길에 오금이 저려왔다. 얼마나 받고 싶었던 눈빛이었던가? 얼마나 기다리던 그의 따스함이던가? 자신을 거쳐 간 남자 중에 저렇게 따스한 사람이 있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그에게 빠져드는 자신이 얄밉기도 했지만, 그의 시선을 접한 그녀는 작은 행복감에 몸을 떨고 있었다.


그녀는 그에게 두 여인이 있음을 아는 유일한 아가씨였다. 자신에게 돌아올 행복이 크지도 길지도 않을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잠시의 행복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할 수 있는 데까지 그를 편하게 해주는 것이 그 행복을 오래 느낄 수 있는 방편임을 깨닫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인희는 현명했다. 그녀는 냉장고에서 차가운 물을 꺼내와 그에게 주었다. 목을 축인 그에게 담배를 물려주었다. 그가 연기를 내뿜자 다시 아래로 내려가 익숙하게 그의 성기를 입에 담았다. 남자들이 담배를 피우며 애무를 받을 때 가장 우월감을 가진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번에는 그의 다리 사이에 앉지 않고, 그의 옆에 무릎을 꿇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다른 손이 자신만지기 쉽게 하려는 이유에서였고, 가장 자신 있는 옆모습을 그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녀가 빨고 있는 것은 분명 어제 다른 여인의 질속을 누볐을 물건일 테지만 자신에게는 가장 소중한 보물인 양, 정성을 다했다.


후도 하체의 쾌락을 느끼며 꽁초까지 연기를 빨아들인 담배를 껐다. 그녀의 오른쪽 가슴을 주무르던 그의 왼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담배를 끈 오른손은 그녀의 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었다. 그는 인희의 정성에 동화되어갔다. 그가 그녀의 엉덩이를 자신의 얼굴 쪽으로 당기자,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아는 그녀는 하던 짓을 멈추고, 엉덩이를 빼려고 하였다.




“후씨, 거긴 안 한다면서… 어… 어… 흐읍~!!”




후는 말없이 그녀를 당겨 그녀를 입안에 넣고 유린했다. 인희의 고개가 젖혀진다. 입에서는 연신 기성이 쏟아진다. 인희는 헐떡거리면서도 그에게 애무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녀는 여러 가지를 주문했고, 후는 충실히 그것을 이행했다. 그녀의 허리가 몇 번을 들썩이게 되었을 때에는 그도 어느 정도 숙달이 되었음을 인식한 듯, 그녀도 가르치는 것을 관두고 다시 그의 중심에 몰두했다.


그녀가 후의 농간에 몇 번의 오르가즘을 느꼈을 때 후도 한계에 이르는 것을 느꼈다. 그녀를 들어 옆으로 눕혔다. 인희는 그를 맨살로 맞고 싶었지만, 아직까지는 위험한 날이었다. 그도 곧 폭발할 것 같았기에 그녀는 그에게 콘돔을 씌웠다. 후는 뭐가 미안한 건지 머리를 긁어댔다. 그런 모습에 인희는 더욱 가슴이 뜨거워졌다. 후의 혀에 이미 자극을 받은 그곳은 아무런 저지 없이 그를 받아들였다. 인희는 자신의 아랫배가 가득 찬 느낌에 요분질을 치고 있었다. 후가 왕복운동을 한 것은 몇 분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동안 인희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수십 차례 오고갔다.




“아… 후씨~~!!”




“끄어어~~억!!”




후가 긴 사정을 마치는 동안 인희는 새끼를 품는 어미 새처럼 그를 안아주었다. 둘의 오르가즘이 잦아들기를 기다린 인희는 그에게서 콘돔을 벗겨내고 입으로 뒷마무리를 해주었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정액 냄새가 향긋하게 다가왔다. 마무리 도중 그의 성기가 다시 발기했다. 그녀도 맨살의 그를 받아들이고 싶어졌다. 방금보다 시간이 길어질 것이라 판단되어 예방품을 쓰지 않기로 했다. 그녀는 개처럼 뒤로 엎드렸다. 그가 잡기 편하게 엉덩이를 위로 들어올렸고, 허리를 낮추어 그가 삽입하기 쉽게 해주었다. 성난 그를 잡고 자신의 입구에 맞추자 나머지는 그가 알아서 했다.


방안은 금세 요란한 소리로 빈틈없이 채워졌다. 선생으로서의 인희는 자신이 절정을 맞을 때마다 자세를 바꿨다. 그녀가 위에 올라타기도 했으며, 모로 누운 그녀의 한쪽다리를 들고 그의 것을 자신의 입구와 수직방향으로 들어오게 했을 때에는 자궁입구를 때리는 그의 거셈에 미치도록 비명을 질렀다. 다시 두 번의 체위를 바꾸었을 때에는 그가 그녀의 위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이제 예방품을 써야할 시기가 온 것 같다. 하지만, 후도 그녀도 그냥 계속하고 싶었다.




“후씨…, 그냥해요. 나머진 제가 알아서 할게요.”




“보니깐 위험일인 것 같던데, 괜찮겠어?”




“걱정 마세요. 선생님이 어련히 알아서 할려구요.”




인희는 콘돔 말고도 다른 방법을 몇 가지 알고 있었다. 그 방법 중의 하나를 실천할 모양이었다. 후는 그녀를 믿고 다시 움직임을 시작했다. 인희는 자신의 두 다리를 접어 무릎이 가슴을 누르게 한 자세로 그를 맞았다. 위로 들려진 그녀의 질을 본 후는 곧바로 깊숙이 때려 박았다. 땅에다 대못을 박는 목수처럼 그의 허리가 망치질을 이어갔다. 그가 절정에 가까운 몸부림을 보였다. 인희는 흥분 속에서도 그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인희야! 나, 나… 나올려구 그래.”




그의 허리움직임이 정점에 닿았다고 느낀 순간 인희는 재빠르게 그를 밀치고 그의 일부를 입에 머금었다. 그녀도 절정을 맞은 듯 연신 허리를 들썩이며 미친 듯이 그를 탐했다. 재빠른 그녀의 행동에도 불구하고, 약간 늦은 감이 있어 그녀의 얼굴은 첫 번째 정액을 고스란히 받게 되었다. 하지만 나머지는 그녀의 입속으로 사라졌다. 몇 차례 목젖을 꼴깍이던 그녀는 얼굴에 묻은 것까지 손으로 끌어와 자신의 입속으로 밀어 넣었다.


뒤처리를 끝낸 그녀는 그대로 침대로 쓰러졌다. 그와 이제 두 번째 정사지만, 그와의 관계 후에는 몸에 기운이 남아있지를 않았다. 그의 힘에 눌린 곳은 은근한 압박감을 유지했다. 그가 떠나간 자리에는 한참이나 꽂혀있는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마저도 인희에게는 연이은 절정을 가져다주었다.




그는 인희를 씻겨 주고 있었다. 후는 그녀들에게 무엇을 해주는 것을 좋아했다. 그것이 목욕처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더욱 좋아했다. 보수적이고 단순한 성격인 그가 세 여인의 마음을 훔친 것은 이런 그의 특징도 어느 정도 기여를 했다. 그리고 그녀들이 더욱 빠져드는 것은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정성이 묻어난다는 점이다. 그는 목욕을 시켜줄 때에도 거품타올 같은 도구를 쓰는 것을 꺼려했다. 자신의 몸으로 충분히 해줄 수 있기 때문이고, 힘 조절을 잘못해 상처가 날까 조심하기 때문이다. 여름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긴 손바닥의 굳은살마저 행여나 여인의 피부를 긁을까봐 조심하는 모습은 그녀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런 그녀들의 마음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지금도 인희의 머리를 드라이기로 말려주고 있었다. 머리를 쓸어 넘기는 것도 빗이 아닌 그의 손가락이다. 그의 손이 머리를 스칠 때마다 인희는 아래가 젖어오려 한다.


인희는 애써 흥분을 감추고 화장을 했다. 옷부터 입고 화장을 하려던 모양이었는데, 후가 화장부터 하라고 해서 그 말을 좆았다. 후는 인희의 몸을 감상하며 담배를 물었다. 얼굴에 무엇을 바르는 동안에도 그녀의 가슴은 출렁이고 있었다. 담배를 끈 그는 화장을 하는 그녀의 앞으로 다가가 가슴을 입안 가득히 흡입했다. 한 번 더 노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지만, 체크아웃 시간이 다 되어간다.




인희가 후를 데리고 간 곳은 호텔 주차장이었다. 정문으로 나오지 않고 주차장으로 온 것을 이상해 하던 그를 인희가 재차 이끈다. 그녀의 발길이 멈춘 것은 흰색의 아반떼 앞이었다.




“어? 이거 누구 차야?”




“제 자가용이에요. 출퇴근용으로 구입했었는데 사고 나는 게 무서워서 자주는 안 끌고 나가요. 자 얼른 타요.”




조수석으로 가려던 후가 머뭇거리며 말을 꺼냈다.




“저어… 이 차, 내가 한 번 몰아 봐도 돼?”




“후씨, 운전할 줄 알아요?”




“운전면허는 현대인의 기본이잖아.”




“그래요? 그럼, 후씨가 운전해요. 차 몰아본 적은 있죠?”




“자주는 아니었지만, 차를 좋아해서 그런지 금세 늘더라구.”




후가 열쇠를 건네받고 시동을 걸었다. 인희도 스틱은 무리인 듯 그녀의 차는 오토였다. 오토가 처음인 후를 위해 그녀가 간단한 조작법을 알려주었다. 주차장을 빠져나온 그는 30분정도가 지나자 운전이 몸에 익어 인희가 봐도 자신과는 비교도 안 되게 부드러운 주행을 하고 있었다. 올림픽대로를 타고 양평에서 점심을 먹은 그들은 후의 기숙사 앞에서 헤어졌다. 돌아가는 아반떼를 보며 후는 자신도 차를 가지고 싶어졌다. 그러나 그는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판단할 줄 알았다. 적어도 그는 아직까지 차가 필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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