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광풍폭우(狂風暴雨) - 2부 9장

본문

제 2 장 수난시대




- 9 -




방안에 더운 열기가 식을 무렵, 둘은 욕실로 향했다. 이번에는 순진이 그를 씻겨주었다. 그녀도 후가 하던 것처럼 손만 가지고 그를 씻겨주자 그의 몸이 또 일어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방의 예약시간이 다 되어가는 시점이라 다음을 기약하며 샤워를 마쳤다.




그가 순진을 집 앞까지 바래다주자 6시가 조금 덜 된 시간이었다. 두 번이나 땀을 쏟은 그는 수분부족 때문인지 호프가 땡겼다. 그는 ‘순 시스터즈’에게 공정을 지키리라 마음을 먹었다. 순진과 헤어지자마자 곧바로 순정에게 음성을 넣었다. 스스로를 나쁜 놈이라 규정지은 그였기에 망설임은 없었다. 2호선을 갈아탄 그가 내린 곳은 기숙사와 순정의 집 중간에 있는 건대입구역이었다. 그는 잠시 후에 있을 순정과의 섹스를 생각하자 벌써부터 아랫도리가 뿌듯하다. 미친놈처럼 실실 웃고 있는 그에게 순정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뭐가 그리 좋아서 웃고 있었어?”




그는 뜨끔했지만, 이내 표정을 바꾸고 대답을 했다.




“응, 갑자기 재밌는 얘기가 생각나서…, 근데 왜 이렇게 빨리 왔어? 난 한 2,30분정도 기다릴 생각이었는데…….”




“후가 부르는데 이쁘게 하고 오려고 설쳤더니 시간이 좀 걸렸어. 근데 니가 기다린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택시타고 왔어. 나 잘했지?”




“으이구, 내가 조금만 기다리면 되는 데, 돈 아깝게스리…….”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후의 표정을 밝았다. 순정도 웃으며 그의 팔을 가슴사이로 꼭 끼운다. 팔이 그녀의 가슴사이에 점령당하자 그의 물건이 청바지를 뚫고 나올 듯이 부풀었다. 그는 호프보다는 순정의 가슴을 빨아 마시고 싶어졌다. 그는 좀 전에 보아둔 호프집을 지나 여관으로 곧바로 들어갔다. 낮에 순진과 했던 것처럼 대실을 하고 방에 들어간 후는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에서는 방금 씻고 나온 듯 상큼한 과일향이 풍겨 나왔다. 그도 방금 순진이 씻겨준 몸이라 샤워가 필요 없었다. 그의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금세 둘의 몸은 실오라기 하나 없이 벗겨졌다. 나신이 된 그는 그녀의 몸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웬만한 참외보다 큰 그녀의 가슴이 그의 손에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순정의 엉덩이에도 이빨 자국이 생겼으며, 배꼽은 때까지 벗겨졌다. 그는 인희가 이끌던 방식을 기억하며 순정을 공략해 나갔다. 머릿결을 시작해 귓불, 어깨, 겨드랑이 할 것 없이 그의 혀를 스치지 않은 곳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가 잠시 멈춘 곳은 그녀의 거웃 위에서였다. 이제껏 아무런 제지가 없던 순정이 처음으로 그를 잡았다.




“후야…, 거긴… 허억~!! 더러워. 안 돼!!”




후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입을 대었다. 그녀의 샘물이 꿀인 듯 후의 입술은 그것을 남김없이 빨아 먹었다. 그녀의 몸이 심하게 요동쳤다. 포르노에서 본 대로 균열 윗부분을 빨아들였다. 순진은 그의 혀가 멈추어주길 바랬지만, 그는 잔인했다. 균열사이로 혀가 난입했을 때에는 머릿속이 텅 비어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녀는 후가 좀 더 거기에 머물렀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하지만, 후는 곧 그곳에서 떨어져 나왔다. 그는 그녀를 위에서부터 포갰다. 그는 아무런 준비동작 없이 곧바로 찔러 들어갔다. 순정의 허리가 젖혀졌다. 입에선 알 수 없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헙헙~~!! 후, 후, 후야~~!! 나, 난, 난,… 너만 있… 으… 으….”




그가 돌고래의 모습으로 변해갔다. 순정은 고통 속에서도 후의 얼굴이 쾌락으로 빠져드는 것을 보며 행복해 했다. 며칠 전의 첫경험이 그녀에게 고통을 던져주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육체가 그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면, 아픔쯤은 아무래도 좋았다. 아픔이 심했지만, 흥분을 이길 수는 없었다. 후의 허리가 빨라졌을 때 그녀도 그와 함께 소리를 질렀다.




“아흑~~!! 후야. 나 좋아~~~!!”




“순정아~~!! 사랑해~~!! 커헉~~!!”




그의 움직임이 멎었다. 그가 움찔거린 횟수가 낮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순정이 알 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기름을 다 빼낸 그가 순정의 옆에 누워 담배를 물었다.




“말도 없이 이리로 데려와서 미안해.”




“난 후가 좋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나 신경 쓰지 마. 그리구 미안하단 말 하지 말아줘. 누가 뭐래도 난 니 여자잖아.”




그녀의 말을 듣고 난 후가 생각을 해보니 순정은 방금 그가 그의 아래를 빨아들일 때 말고는 그의 행동을 저지한 적이 없었다. 다른 여인이라면 색에 미친 여자나 창녀라는 느낌을 받을 것일 텐데도 말이다. 후는 헌신적인 그녀에게서 사랑을 배웠다. 그의 몸이 다시 일어섰지만, 순정이 힘들까봐 아무 소리 없이 그녀를 욕실로 끌고 갔다. 순진에게 한 것처럼 손으로 그녀를 씻겨 주고, 자신도 샤워를 했다. 순정 역시 그의 손길에 담긴 정에 취해 방사(房事)보다 더한 충족감을 경험했다.




한 시간 반이 안 되어 여관을 나온 그들은 호프집으로 갔다. 소시지 안주를 곁들여 맥주를 비우자 진땀을 세 번이나 뺀 후는 ‘캬아~~’ 소리를 연발하고 있었다. 그들은 3,000cc를 두 번 비우고서야 지하철을 탔다.


순정을 집 앞에까지 보내고 나니 후는 한숨이 나왔다. 지하철을 타고 가려니 자신이 없어 택시를 잡았다. 반포대교를 건너는 도중 삐삐가 울렸다. 택시 기사는 다행이 그 당시에 구하기 힘들었던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했다. 인희였다. 택시를 돌려 신촌의 미라보 호텔로 향했다. 미라보에서 내린 그는 인희를 만날 수 있었다. 인희는 그를 호텔로 이끌었다. 객실에 들어간 그는 피곤에 쩔어 잠이 들었다. 인희는 아무 말 없이 한숨 섞인 표정으로 그의 옷을 벗기고 그 옆에 누워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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