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푸른바다를 자유롭게 나는 새 - 1부 1장

본문

1부 - 歸鄕(귀향) -1장-




시카고 국제공항 ( Chicago International Airport )


이곳은 뉴욕의 JFK 국제공항과 함께 미국중동부지역 최대의 공항으로 꼽힌다.


JFK 공항이 뉴욕시와 워싱턴시등 미동부지역의 대도시들에 용무가 있는 승객이 


이용하는 반면, 시카고 공항은 미국 중동부 군소도시를 연결하는 허브공항 역할을 


하는 곳 이다.


미란이 이 공항을 찾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어쩜! 스타킹 올까지 나갔잖아!”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위해 티켓팅을 하러 줄을 서있던 미란은, 무심코 밑을 


내려보다가 자신의 스타킹에 길게 올이 빠져나간 것을 발견하고 급히 화장실로 향했다.


‘어쩌면 이렇게 일진이 사나울까·······’


미란은 벗은 스타킹을 휴지통에 집어 던지며 고운 이마를 찡그렸다.


그랬다. 오늘은 아침부터 유독 재수가 없었다. 


패션 디자이너인 미란은 오늘 아침에 참석하기로 했던 세미나에 한 시간이나 늦게


도착했다. 자신이 다녔던 뉴욕패션스쿨에서 주최하는 매우 중요한 세미나였다.


물론 자신이 너무 시간을 딱 맞춰서 일어난 것도 이유였으나 가장 큰 이유는 오늘 


따라 택시를 타기위해 30분이나 기다린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길이 막혀도 30분이면 올 거리를 오늘은 한 시간 이나 걸렸다.


돈은 돈대로 들고 세미나는 세미나대로 참석을 못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거의 충격적일 만한 사건도 있었다. 이곳 유학시절, 자신이 한때 사랑했던, 아니


정확히 말해선 사랑했었던 거라고 애써 믿고 있는 남자가 유학시절 자신의 라이벌이자


자기를 그렇게 못살게 굴던 클래스메이트와 부부가 되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미란은 그녀가 아직도 자신을 미워하고 잇다는 것을 그녀의 눈빛으로부터 


읽어낼 수 있었다.


물론 그 사람이랑 그때 헤어진 것에 대해 지금에 와서 후회는 없다. 그때 헤어진 것은


자신에게도 책임이 어느 정도 있다고 미란은 생각했다. 두 사람의 사이에 시간의 추억이 


쌓이고, 그 사람과의 황홀한 첫 키스 그리고 자신의 몸을 더듬던 그 사람의 부드러운 


손길을 아직도 그녀의 몸은 기억하고 있다. 얼마나 황홀했던 가 ······· 자신은 분명 


그것을 싫어하지 않았다. 아니 겉으로 내색은 안했지만 자신은 몸은, 그 사람의 손길을 


항상 기다리고 있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마지막 행위를 하기 전 그녀의 이성은 항상 그것을 거부했었다.


숫처녀로써의 두려움 때문에 그녀로써는 당연한 행동 이었을지 모르지만 미국사람인 


그 남자는 미란의 그런 행동을 이해하지 못 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두 사람사이에는 잦은 


말다툼이 있었고 결국 두 사람은 헤어졌다.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조용히 자신에게 반문을 해보는 그녀였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마찬가지였다. 그 이후로 몇 사람과 사귀었지만 항상 마지막


까지는 허락을 안 하였던 것이다. 그때서부터는 두려움 따위가 아니었다. 전에 사귀었던 


남자에 대한 일종에 예의라고나 할까, ‘결혼하기 전에는 여기 까지만·······’ 이라며 항상


마지막 행위를 거부했다. 결국은 그 남자들도 그때까지 참지 못 하고 모두 그녀의 곁을 


떠나갔다.


이제 서른을 훌쩍 넘어버린 지금, 다시 남자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더 이상 그녀에게


는 없었다. 어느덧 그녀의 곁에는 일만 남아 있었다. 일이 곧 친구이자 애인이며 남편


이었던 것 이다. 


다만 밤에 잘 때면 가끔, 뜨거워지는 자신의 몸을 스스로 자위할 뿐이다.


그리고 자신의 첫사랑과의 추억이 그냥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길 바랬으나 결국은 


그것도 이루어지지를 않았다. 설마 그녀랑 결혼을 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왜 하필 그 애 일까?’


사나운 일진은 그것으로 끝나질 않았다. 뉴욕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놓친 것 이다.


그리고 오늘따라 다음 비행기가 모두 만석 이었다. 다음날에는 자리가 있다는 비행사


직원의 말에 그곳에서 하루 묵고 다음날 올 수도 있었으나, 그녀는 한시도 뉴욕에 있기 


싫었기에 이렇게 비행기 좌석이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시카고 공항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올이 나간 스타킹········ 


‘오늘은 정말 재수가 없는 날이네.’


이런 저런 생각과 함께 화장실을 나오는 그녀였다.


오늘따라 여분의 스타킹도 없었던 그녀는 맨살의 서늘한 감촉을 애써 무시하며 티켓팅을 


하러 다시 갔다. 그러던 도중·········


벌러덩!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걸어가던 그녀는 발권대 앞 얼마 남지 않은 지점에서 이번엔


미끄러졌다. 그녀의 눈앞에 갑자기 공항 천정이 보이더니 자신이 뒤로 벌러덩 넘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푹신!


다행히 그녀가 끌고 있던 여행용 가방이 넘어가는 주인의 몸 밑에서 쿠션역할을 하였다.


미란은 창피함에 얼른 몸을 일으켰다. 다행히 그리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았다.


그런데,


휘청!


갑자기 다리 좌우의 균형이 맞지 않아서 밑을 내려다보니 자신의 발에 붙어 있어야 할 


하이힐 하나가 어디로 가고 없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저·······이거.”


그때, 누군가 자신에게 없어진 하이힐 한쪽을 그녀의 눈앞에 들이 밀었다. 


허겁지겁 신발을 신고 나서야 자신의 앞에 서있는 사람을 자세히 볼 수가 있었다.


보기 드물게 잘생긴 소년이었다. 이제 십칠, 팔세 가량 되어 보이는·······


“어디 다치신 데는 없으신가요?”


이어지는 질문, 아까는 경황중이라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지만 소년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한국말 이었다.


“네! 괜찮아요! 고마워요. 근데·······”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 그녀에게서 나올 질문을 예상이라도 했듯이 소년의 입에서 


말이 이어졌다.


“한국인이시죠? 가방에 써있는 이름을 보고 알았습니다.”


하며 환하게 웃으며 얘기하는 소년의 얼굴은·······


두근!


순간 그녀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남자로 인해 느껴지는 두근거림은 미란으로써는 정말로 오래간만 이었다.


‘내가 왜 이러지? 미쳤나봐! 아직 어린 앤데·······’


갑자기 자신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낀 그녀는 그 소년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성급히 그 자리를 벗어났다.




‘한국은 어떤 나라일까?’


공항으로 오는 택시 안에서 민우는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 들었다.


부모님이 태어나신 나라, TV에서나 볼 수 있었고 책으로나 접할 수 있었던 나라. 


미국에서 태어나 줄 곳 이곳에서 자란, 법적으로도 미국 시민인 민우는 한국이 낯 설 수 


밖에 없다.


민우의 부모님은 시간이 있을 때 마다 조국 한국에 대해서 민우에게 얘기 해 주셨다.


그리고 민우의 아버지는 항상 민우에게 ‘사람은 조국과 민족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을 하시곤 하였다. 그래서 민우의 부모님은 민우에게 영어보다는


모국어인 한국어를 먼저 가르치셨다. 그리고 집안에서 만이라도 꼭 한국말로 대화를


하였고 그로인해 민우는 한번도 가보지 않은 한국이지만 언어에 대해서는 영어나 


한국어나 똑같았다.


그런 부모님은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얼마 전 교통사고로 두 분이 저 세상으로


가셨던 것 이다. 이제 민우는 이 세상에 일가친척 이라고는 전혀 없는 천애고아가 되었다. 


하지만 민우 앞으로 들어놓은 막대한 보험금과 유산은 민우가 평생을 흥청거려도


남을 정도로 많았고 세상을 혼자 살아가기에 민우는 충분히 성장해 있었다.


그래서 부모님을 잃은 슬픔이 어느 정도 견딜 수 있게 되자, 가장 먼저, 한국을 


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러고 나서 벌써 석 달의 시간이 흘렀다.


우선, 민우 앞으로 남겨놓은 보험금과 유산의 처리를 평소 아버지와 친분이 깊었던 


변호사에게 부탁 해놓고 이렇게 오늘 한국으로 떠나는 것이다. 


막, 민우가 공항 출국 수속장으로 들어서고 있을 때였다. 앞에서 어떤 여자가 걸어


오고 있는 것이 민우의 눈에 들어왔다. 점점 자신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녀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나이는 조금 많아 보여 민우보다 열 몇 살은 더 많아 보였다. 그리고 동양인으로써는 


키가 상당히 큰 편이었다. 거기다가 동양인 특유의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얼핏 보기에도 


상당한 미인이었다. 


민우는 본능적으로 빠르게 그녀의 전신을 눈으로 훑었다. 풍만하게 솟은 


가슴을 시작으로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 그 밑으로 다시 나올 만큼 나온 히프 곡선과 


탄력 있어 보이는 다리는 민우에게 묘한 기분을 들게 하였다.


한참 호기심이 많을 나이지만, 이미 여체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민우에게는 


호기심 같은 것이 아니었다. 다만 미인을 보면 가슴이 설레이고 어떻게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남자의 본능 같은 것 일거다.


민우와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이제 한 3미터쯤 남았을까·······


순간, 미끄러지며 뒤로 벌러덩 넘어가는 그녀, 보기 민망하게 벌려졌던 다리사이로 


핑크색 팬티가 빠르게 민우의 눈을 스쳐가고 그녀가 신고 있던 하이힐 한쪽이 휭 하니 


민우에게 날아들었다. 잽싸게 힐을 낚은 민우는 그녀에게 황급히 다가갔다.


일어나서 자신의 몸을 추스르는 그녀는, 민우가 보기에 커다란 부상은 없는 듯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밑에 깔렸던 가방에 ‘송미란’ 이라고 한글로 커다랗게 쓰여진 이름을 


발견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저·······이거.”


민우는 일어나서 정신없이 자신의 몸을 추스르던 그녀 앞에 힐을 들이밀었다.


그제야 민우는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역시 가까이서 봐도 상당한 미인


이었다.


“어디 다치신 데는 없으신가요?”


“네! 괜찮아요! 고마워요. 근데·······”


그녀의 말끝이 흐려지는 것이 무엇 때문인지 민우는 짐작 할 수가 있었다. 


“한국인이시죠? 가방에 써있는 이름을 보고 알았습니다.”


‘········!’


‘········?’


“정말로 고마웠어요!”


순간, 그녀는 무엇엔가 당황한 듯 서둘러 인사하고 민우의 곁을 스쳐갔다.


민우는 멀어져가는 그녀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잠시 지켜보다 대수롭지 않은 듯


자신의 볼일을 보러갔다. 걸어가고 있는 민우의 눈앞엔 얼핏 보았던 그녀의 핑크색 


팬티가 아른거렸다.


이미 좌석 확인은 하였고 시간이 조금 남은 것 같아 간단하게 식사라도 할 예정으로 


식당을 찾는 도중 벌어진 일이었다.




한참을 앞만 보고 쉴 새 없이 걷던 미란은 이정도면 됐다 싶어 뒤를 돌아보았다.


좀 전의 그 소년이 자신과 반대 방향으로 멀어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왜 그랬지? 바보같이.’


도망치듯 그 자리를 피한 자신에게 후회를 하며, 일순 두근거렸던 자신의 가슴을


쓸어내리고 한번의 심호흡과 함께 다시 비행기 티켓을 사러갔다.


다행히 예약을 취소한 좌석이 남아있어 그날 서울로 오는 마지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민우는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시간에 맞춰 비행기로 들어갔다.


“B13번 비즈니스석 이군요. 이쪽으로 오세요! 안내를 해드리겠습니다.”


스튜어디스의 안내를 받으며 자신의 좌석으로 찾아 들었을 때·······


자신의 좌석 옆자리에 눈에 익은 얼굴이 들어왔다. 아까 출국 수속장에서 만났던


그녀였다. 


“어머! 어쩜!”


미란도 민우를 보았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는 것 이었다.


“안녕하세요! 또 뵈었네요?”


민우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먼저 인사를 하고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두근!


순간, 소년의 미소에 미란의 가슴은 다시 두근거리는 것 이었다.


‘내가 정말! 왜 이러지·······’


미란은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소년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애써 시선을 창가로 향하였다. 


이어 비행기는 이륙 하였다.


비행기가 이륙을 하고 약간의 시간이 경과한 후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은 미란이었다.


“아까는 정말 고마웠어요!”


자신보다 한참 어린 소년으로 인해 두근거림을 느끼고 자신이 그 소년의 시선을 먼저 


피했다는 것이 미란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그래서 애써 가슴을 진정시키고 아무렇지 


않은 듯 먼저 말을 건넨 것 이다.


“뭘요. 그보다 정말로 괜찮으세요? 아까 정말 크게 넘어지시는 것 같던데·······”


“네! 정말로 괜찮아요. 그보다 이름이 뭐예요? 난 송미란 이라고 해요.”


“전 김민우 라고 합니다. 말씀 놓으세요! 저 보다 한참 연상이신 것 같은데·········”


“호호! 그럴까 그럼!”


그때부터 두 사람은, 마치 전부터 알고 있었던 누나 동생 사이처럼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울에 도착하려면 앞으로 열두시간도 넘게 남았다. 아는 사람 하나 없이 


혼자 조용히 오기에는 너무나 지루한 시간이었지만, 두 사람은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서로의 이야기에 빠져 들었다.


미란이, 자신의 마음이 민우에게 자꾸 끌리는 것을 느낀 것은 비행기가 어느덧 캐나다를 


지나 알래스카 상공으로 접어들 때였다.


민우는 정말 매력적인 소년이었다. 세상의 때가 전혀 묻어있지 않은 것 같은 순수함과


문뜩 문뜩 흘러나오는 말에는 적당한 어른스러움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나이차이가 다섯 살만 났으면········· 어머! 내가 무슨 생각을.’


민우의 얼굴을 가만히 주시하다 미란은, 무의식 적인 자신의 생각에 놀라서 이내 생각을


고쳐 잡았다. 


“누나! 왜 그렇게 사람을 뚫어져라 쳐다봐요?”


“응! 민우가 너무 잘생긴 것 같아서!”


빙긋!


미란은 민우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애써 말을 돌렸다. 그리고 ‘이러면 안돼’ 하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민우에게 끌리는 마음을 자신도 어찌 할 수가 없었다.


두 사람 앞에 음료가 놓여졌다. 방금 전에 스튜디어스에게 주문 한 것 이었다.


민우의 앞에는 콜라가 놓여졌고 미란의 앞에는 위스키가 놓여졌다.


술을 그리 잘하지는 못하지만 가끔 기분 좋을 때 위스키 한두 잔을 마시는 미란이었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기분이 좋을 때인 것이다. 거기다가 술을 조금 마시면 두근거리는 


가슴이 어느 정도 진정될 줄 알았다. 그래서 스트레이트로 연거푸 세잔을 마셨지만


가슴이 진정 되기는커녕 아까보다 더욱 심해졌다. 미란이 미처 생각하지 못 한 것이 


있었다.


술은 사람의 긴장을 완화 시키지만 혈액의 순환을 원활하지 못 하게 해서, 미란의 심장은


더욱더 두방망이질을 치고 있었다.


후~읍!


이번엔 갑자기 호흡마저 가빠졌다. 심호흡을 크게 하는 미란을 보고 민우가 걱정스러운


듯이 물었다.


“누나! 괜찮으세요?”


적당히 취기가 오른 미란은 지금, 평소의 냉정하고 이성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응. 괜찮아! 근데 가슴이 너무 두근거려. 한번 볼래?”


그러더니 민우의 한쪽 손을 이끌어 자신의 가슴에 올려놓는 것 이었다.


뭉~클!


민우의 손바닥에 미란의 풍만한 가슴의 감촉이 느껴졌다. 민우는 얼른 미란의 가슴에서


자신의 손을 치우려고 했지만 여의치가 않았다. 미란이 자신의 가슴에 얹어진


민우의 손을 두 손으로 꼭 감싸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란은 두 눈을 꼬옥 


감은 채 여전히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민우는 누가 보는 사람이 없는지 얼른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 지금은 모든 승객들이


잠을 자고 있었다. 어느덧 비행기는 어두운 알래스카 상공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승무원들은 승객들의 수면을 위해 비행기의 모든 전등마저 꺼놓은 상태였다.


‘어떻게 하지? 이대로 있어야 하나? 억지로 손을 빼야하나?’


한참 민우가 기분 좋은 갈등에 시달릴 때, 미란의 가슴에 놓여있던 민우의 손에 


무의식적으로 힘이 들어갔다.


“하~악!”


순간 미란의 입에서 아까와는 다른 숨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면서도 민우의 손을 치우려고 하지는 않는 것 이었다.


민우도 이제는 더 이상 갈등하지 않았다. 자신도 이 기분 좋은 감촉을 애써 그만두기에는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 것 이다. 이어 조금씩 손을 움직여 보았다.


‘하~악!’


미란이 애써 나오는 신음소릴 속으로 삼키는 것이 느껴졌다. 이어 민우는 더욱더 용기를


내어 이번에는 미란의 블라우스 단추를 하나씩 풀러 나갔다. 제약이 많은 민우의 손은


단추하나를 푸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때 미란이, 잡고 있던 민우의 손을 놓고 두 손을 내려 가만히 담요로 자신의 몸을


덮었다. 민우의 손은 훨씬 수월하게 단추를 풀러 나갈 수 있었다.


미란은 지금 제 정신이 아니었다. 오래간만에 자신의 가슴에서 느껴지는 남자의


손길은 빠르게 그녀의 몸을 달구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그녀의 마지막 이성은 


술기운에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민우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손을 미란의 옷 속으로 집어넣었다. 이어 느껴지는 브래지어와


그 안에 숨겨져 있는 풍만한 가슴의 감촉에, 서서히 자신의 페니스가 켜져 오는 것을


느꼈다. 


‘하~음!’


‘으~음!’


두 사람은 새어나오는 신음소릴 속으로 삼켜야만 했다. 미란이 이번엔 자신의 가슴으로


손을 집어넣어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었다. 다행히 미란의 브래지어는 후크가 앞 쪽에


달려 있었다. 이윽고 민우의 손은 부드러운 미란의 가슴을 맨살로 느낄 수 가 있었다.


이제 민우의 페니스는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만큼 커져 있었다.


미란도 민우의 중요한 부분을 확인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아무리 술기운


이라도 그것까지는 용기가 나질 않았다. 그런 미란의 마음을 민우가 어떻게 알았는지


민우의 다른 한 손이 가만히 미란의 손을 이끌어 자신의 페니스로 가져가는 것이었다. 


민우의 몸에도 어느새 담요가 덮여 있었다.


“흐~윽!”


미란이 민우의 페니스를 움켜쥐자 민우의 입에서 무심코 신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주위에서 두 사람에게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두 사람의 본능도 이제는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아~음!’


‘으~음’


민우는, 한손으로는 연신 미란의 가슴을 주무르며 다른 한손을, 자신의 페니스를 꼬옥 


움켜잡고 있는 미란의 손 쪽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잽싸게 바지의 단추와 지퍼를 내리고


미란의 손을 이끌어 자신의 페니스를 직접 만지게 했다.


미란은 자신의 손에 있는 민우의 페니스를······· 그 모양을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꼭대기에서 뿌리까지 천천히 더듬은 후 중앙을 잡고 천천히 상하로 움직였다.


‘음~’


기분 좋은 쾌락이 민우의 등 어귀를 훑고 지나가자 민우는······· 이번에는 미란의 가슴을


주무르고 있던 손을 천천히 밑으로 내렸다. 이어 미란의 허벅지에 도달한 민우의


손은 스커트 속을 지나 그녀의 다리사이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부드러운 팬티의 감촉이 느껴졌다. 이어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부드러우면서도


까칠한 숲을 지나가자 드디어 그녀의 다리사이 가장 깊은 곳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 곳은 미란의 몸속에서 나온 애액으로 홍건하게 젖어 있었다.


“하~악!”


미란의 거친 신음소리가 입 밖으로 조금 새어나왔다.


민우의 손은 더 이상 진입할 수가 없었다. 미란이 두 다리를 꼬옥 붙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악! 안돼! 거기 까지만·······”


미란은 민우의 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하지만 민우는 거기서 그만둘 생각이 없었다. 


“누나! 조금만 더········”


손에 힘을 주어 미란의 더욱 깊은 곳으로 들어가려고 애를 썼다. 그렇게 얼마간 민우와


미란의 실랑이가 이어 졌을까········ 미란이 먼저 포기 했는지 서서히 미란의 다리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민우는 가운데 손가락 끝으로 그녀의 가장 예민한 부분을 건드렸다.


‘아~음! 하~악!’


‘허~억!’


미란도 민우의 페니스를 쥔 손에 속도를 주어 빠르게 움직였다.


‘하아악! 하~악!’


‘으~음! 헉!’


그렇게 두 사람은, 신음소릴 속으로 죽이며 서로의 몸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하~악! 아·········’


깊은 신음소리와 함께 먼저 정상에 도달한 것은 미란이었다. 그리고 얼마간 절정의


여운을 즐긴 후 미란은 현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이미 자신의 이성을 마비시켰던


취기는 어디론가 자취를 감춘 뒤였다. 새삼 미란은 부끄러움에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무었보다 그녀를 부끄럽게 만든 것은 이 어린 소년에 의해 절정을 느낀 것 이다.


그리고 그것은 남으로 인해서 처음 도달한 절정이었다. 가끔 자신의 손으로 절정을 느끼긴


했지만 다른 사람에 의해 느껴진 절정은 이번이 처음 이었다. 그러나 계속 이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무언가 얘기를 꺼내야만 했다. 상대방은 자신보다 한참 나이가 어린 


동생이었다. 애써 부끄러운 표정을 고쳐 잡으며, 미란은 민우에게 가볍게 눈을 홀겼다.


“너! 나이도 어린애가 어쩜 그렇게 능숙하니? 수상해!”


“그래요? 내가 그렇게 잘해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미란에게 되묻는 민우의 말에 미란은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가 없었다.


“너·········”


그리고 자신은 아직 인식하지 못했지만, 민우를 바라보는 미란의 눈빛엔 어느덧 사랑이 


묻어 나오고 있었다. 다시 한번 눈을 홀긴 미란은 이번엔 아까 정상에 도달하지 못한 


민우의 페니스로 손을 다시 가져갔다.


“너 아직 안 끝났지! 계속 해 줄께!”


“전 괜찮아요!”


민우는 다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페니스를 잡고 있는 미란의 손을 가볍게 자신의 


몸으로부터 떼어놨다.


“그래도·······나만 기분 좋았는데········”


“나도 좋았어요! 그리고 손으로는 끝까지 도달 할 것 같지도 않고········”


“그래?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


미란은 어떻게든 이 소년을 기분 좋게 해주고 마음에 집요하게, 민우에게 물었다.


“응? 어떻게 하면 되는데?”


“그럼! 입으로·········”


차마 자신의 입으로 말하기 쑥스러운 듯 말끝을 흐리는 민우였지만 그것을 이해 못할


미란이 아니었다. 비록 여태까지 한번도 해본적은 없지만 나이가 나이니만큼 남녀의


관계에 대해서는 알건 다 알았다.


“···········”


“···········”


두 사람사이에 잠깐의 침묵이 흐른 후, 미란은 조용히 민우의 몸을 덮고 있는 담요 속으로


얼굴을 집어넣었다. 이어 미란은 민우의 바지 속에서 페니스를 꺼내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허~억!”


민우는 자신의 페니스 끝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에 몸을 크게 뒤로 젖히며 신음을


토해냈다. 미란은 한차례 가볍게 민우의 페니스 끝은 핥고 나서 부드럽게 상하로


머리를 움직였다.


‘으~음! 허~억!’


미란의 아름다운 얼굴과 지금의 행위가 민우의 머리 속에 겹쳐지면서 민우는 끝없는 


쾌락으로 빠져 들었다. 그리고 금 새 정상에 도달했다.


‘헉!’


민우는 짧은 경련과 함께 자신의 몸에서 정액을 내보냈다. 그것은 고스란히


미란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미란은 민우의 페니스에서 입을 떼지 않았다.


민우의 몸에 있던 마지막 한 방울의 정액까지 미란의 입 속으로 들어가고 더 이상


나올 정액이 민우의 몸속에 남아있지 않았을 때, 그때서야 미란은 자신의 몸을


일으키는 것 이었다.


“어때? 좋았어?”


“네! 근데········· 입속에 있던 거는········”


“응. 그냥 삼켰어! 어디 처리하기가 좀 곤란해서········”


미란은 빙긋 웃으며 말하는 것이었다.


“누나········”


민우는 자신의 입술을 미란의 입술에 갔다 대었다. 이어지는 두 사람의 긴 키스········


그것은 두 사람사이의 첫 키스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에게 깊은 쾌락을 안겨주었고······· 어느덧 비행기는 인천 공항에 


도달하고 있었다.




민우와 미란은 사이좋게 게이트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비행기를 타기 전, 서로는


전혀 모르는 타인이었지만 비행기에서 내린 지금은, 서로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특히 미란에게 있어서 민우는 정말 소중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막 두 사람이 게이트를 빠져 나왔을 때,


“이모! 이모! 여기야! 여기!”


미란의 시선이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 곳에는 자신의 사랑스러운


조카가 서 있었다.


“어머! 혜미 네가 어떻게 알고?”


“안녕 하세요!”


“그래! 예지도 왔구나!”


“내가 억지로 끌고 왔어! 이모가 맛있는 거 사줄 거라고 얘기했어! 헤~”


환하게 웃는 소녀는 자신의 조카이고 그 옆에 조용히 서 있는 소녀는 조카의 둘도


없는 친구였다.


“그래! 이모가 오늘 맛있는 것 사줄게! 뭐 먹고 싶니?”


한참을 미란이 조카와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그때까지 미란 옆에서 말없이 


세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던 민우가 말을 꺼냈다.


“저········저는 이만 가 볼게요!”


“아참! 내 정신 좀 봐! 인사해! 여기는 내 조카와 그 친구 올해 고등학교 2학년들이야!


아마, 민우랑 나이가 같을걸! 그리고 이쪽은 비행기를 쭉 같이 타고 온 민우라고 해!”


“송 민우라고 합니다”


민우가 먼저 소녀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 하세요!”


“안녕 하세요!”


수줍게 인사하며 미소 짓는 두 소녀는 정말 이쁘게 생긴 미소녀들 이었다.


그렇게 민우, 혜미 , 예지, 이 세 사람은 그날 처음 인사를 나누었다.


“근데. 민우는 지금 다른 데로 간다고?”


미란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민우를 쳐다보며 얘기했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묘한 감정의 기류를 혜미는 단번에 느낄 수가 있었지만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고 가만히 두 사람을 지켜만 볼 뿐이다.


“네! 지금 가봐야 할 곳이 있거든요!”


“그래도········”


미란은 아쉬움에 선뜻 작별인사를 건네지 못 하였다.


“아까 전화번호를 받았으니까 제가 연락할 게요!”


민우의 뜻은 확고한 것 같았다 그래서 미란은 더 이상의 말을 꺼내지 못 하였다.


“그럼········”


꾸벅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 민우를 말없이 지켜보다, 세 사람도 잠시 뒤에 몸을 돌려


공항을 빠져 나갔다.


“이모! 저애 상당히 잘생겼다! 그렇지? 예지야!”


혜미의 입에서 이 얘기가 나온 것은 세 사람이 막 공항을 나가고 있을 때였다.


미란은 조카의 말에 말없이 미소만 짓고 있었고, 예지는 왠지 민우의 얼굴이 머릿속에


상당히 오래 남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밖으로 나온 세 사람의 피부 깊숙이 상쾌한 서늘함이 스며들고 아직은 저녘 때면 두터운


외투가 필요한 4월의 어느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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