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광풍폭우(狂風暴雨) - 6부 10장

본문

제 6 장 아버지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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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모와의 싸움을 끝낸 다음 주 금요일, 중훈은 아침부터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성이 중훈의 맘을 알고선 은영을 시켜 수환을 설득해 같이 놀러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나온다면 분명 지난번의 병세는 많이 좋아졌을 것, 약속장소로 가는 도중에도 그의 얼굴은 밝게 빛나고 있었다.


중훈이 큰 길로 나가 고속터미널로 가기 위해 택시를 잡을 때였다. 누군가가 그의 어깨를 툭툭 친다.




“네가 D중학교 중훈이냐?”




중훈이 고개를 돌려보니 생판 처음 보는 두 녀석이 그를 쳐다보고 있다.




“그런데……?”




그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둘 중의 작은 녀석이 바로 중훈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예상치도 못한 공격에 중훈은 턱을 허용하고 말았다. 주변의 지켜보던 사람들이 놀라 소리를 지르지만 아무도 말리는 사람은 없다. 중훈은 쓰러진 몸을 일으키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너희들, 누구야?”




“그걸 알아서 뭐하게?”




중훈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마도 원모 같은 도전자겠지 라는 생각에 그는 앞에 선 두 녀석을 찬찬히 뜯어봤다. 방금 전 먼저 주먹을 날린 녀석이 덩치가 조금 큰 녀석보다 세 보인다.




“하기야, 지금 상황에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중훈은 말을 뱉음과 동시에 배낭을 녀석들에게 던지고는 작은 녀석의 안면에 바로 주먹을 꽂는다. 녀석들은 중훈이 덤빌 것을 알았는지 신속하게 뒤로 물러섰지만, 중훈의 몸이 더 빨랐다. 중훈은 처음에는 작은 녀석을 공격하나 싶더니 스텝을 바꿔 옆에 있는 녀석에게 주먹을 뻗는 것이었다. 얼떨결에 한 방 맞은 큰 녀석은 땅바닥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나뒹굴고는 패대기쳐진 개구리마냥 몸을 바르르 떨뿐 일어나지 못했다. 더 세어 보이는 작은 녀석을 상대하기 전에 미리 방해거리가 될 녀석을 먼저 처리한 중훈은 다시 손을 까딱이며 남아있는 녀석을 희롱했다. 그러자 그 녀석은 얼굴이 벌게지더니 중훈에게 달려들었다.


녀석은 중훈보다 주먹하나 정도 키가 작았지만, 발재간이 상당한 것을 보아 태권도나 비슷한 유의 것을 익혔나보다. 발은 사정권이 주먹보다 길다. 힘도 다섯 배 정도의 차이가 나지만 그만큼 속도는 둔하다고 현성에게 들은 기억이 있다. 중훈은 현성과 싸울 때처럼 상대의 어깨를 살폈다. 중훈은 달려드는 녀석의 속도나 위압감이 원모보다 못하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가벼운 위빙 몇 번으로 녀석의 왼쪽을 차지한 중훈은 왼손을 녀석의 복부에 꽂아 넣었다.




“우엑~~!”




중훈은 며칠 전 원모의 턱이 나간 것을 기억했기 때문에 가능하면 턱을 치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큰 녀석은 목을, 작은 녀석은 복부를 가격한 것이다. 상대는 중훈의 주먹을 맞더니 고통스러운 듯 욕지기를 하며 속에 있던 것을 모조리 게워냈다. 중훈은 무릎을 꿇고 구토를 하는 녀석의 곁으로 다가갔다.




“너 누구야?”




상대는 입에서 침과 토사물을 질질 흘리다 말고 중훈을 올려다보았다. 녀석은 중훈에 대한 공포와 자신의 나약함으로 인해 몸을 떨고 있었다. 중훈은 녀석의 멱살을 붙잡고는 낮은 목소리로 다시 한 번 물었다.




“누구냐고? 누구 길래 다짜고짜 사람한테 주먹질이야?”




그러나 녀석은 원망어린 눈빛으로 그를 쳐다볼 뿐 대답할 여력이 없는 듯하다. 중훈은 상대방에게 힘 조절을 하지 않은 것이 미안했지만, 그건 그가 상관할 바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약속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녀석들에게 물어보는 것보다 빠른 방법을 생각해냈다. 중훈은 잡았던 멱살을 놓았다. 그러자 잡혀있던 녀석은 힘없이 주저앉았다. 중훈은 녀석의 바지주머니를 뒤져봤지만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중훈은 돌아서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덩치의 상의에서 학생증을 찾아냈다.




[O중학교 3학년 4반 김태식]




‘O중학교라……? 그럼 이 녀석이……?’




“네가 호걸이란 놈이냐?”




구토를 멈춘 녀석은 중훈의 말을 듣자 몸이 움칫거린다. 중훈은 녀석의 어깨를 발로 밀쳤다. 중훈은 꼴사납게 나동그라진 녀석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러자 녀석은 결심을 한 듯 입을 떼었다.




“아, 아니다. 호걸이가 조만간 널 찾아올 거야. 각오하는 게 좋아. 니가 아무리 현성이랑 원모를 이겼다지만, 호걸인 힘들 거야.”




녀석은 큰소리를 뻥뻥 치더니 쓰러진 친구를 일으켜 세울 생각도 않고 혼자서 달아나버린다. 중훈은 쓴 웃음을 흘리며 쓰러진 녀석을 안아 일으켜 옆에 있는 벤치에 앉혔다. 주변에서 구경을 하던 사람들은 그제 서야 돕겠다고 난리다. 그 모습에 중훈은 속으로 욕을 해대었다.




‘세상 더럽군. 친구를 버리고 가는 놈이나, 애들이 싸우는 데 구경이나 하는 어른들이라니……. 아차! 몇 시지?’




중훈은 시계를 들여다보고는 재빠르게 배낭을 짊어 메고 택시를 잡았다.




“아저씨 고속터미널이요!”






택시를 내려 한달음에 약속장소로 달려간 중훈은 현성의 투덜거림을 들어야했다. 그러나 중훈의 귀에는 그런 것이 들리지 않았다. 녀석은 고개를 돌려 수환을 찾아보지만, 그 장소에는 현성만이 있을 뿐이다. 중훈의 행동을 보던 현성이 웃으며 이야기했다.




“자식, 밝히기는……?”




“야, 니 여자친구랑 친구는?”




“응, 걔네들 표 끊으러 갔어. 곧 있으면 올 거야.”




“응, 그래……?”




“그나저나 왜 이렇게 늦은 거야?”




“오다가 일이 생겨서 조금 늦었어. 미안하다.”




둘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여자애들이 다가왔다.




“어머, 중훈이 왔네?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어, 은영아!”




중훈은 대답을 하고는 은영의 옆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수환은 보이지 않고 다른 여자애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중훈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자 은영이 설명을 해준다.




“중훈아, 미리 이야기 못해줘서 미안……. 수환인 집에서 가지 말라고 했데. 대신 내가 다른 친구 불렀어. 괜찮지?”




“어……, 그, 그래.”




“어머, 얘 좀 봐. 하루 보더니 수환이에게 폭 빠졌나 보네? 야~~ 그럼 내 친구가 실망하잖아? 인사해, 얘는 우리 반 윤정이야!”




은영은 말은 미안하다고 하지만, 전혀 미안한 기색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에게 있어서는 수환에 대한 중훈의 감정은 남자로서의 여자에의 본능으로 밖에는 해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어떻게 되었든 중훈은 은영의 친구에게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응, 아, 안녕…….”




“안녕, 난 김윤정이야. 넌?”




그녀는 중훈에게 손을 내밀었다. 윤정은 은영에게 중훈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수재인데다 싸움도 잘하고, 얼굴도 썩 잘 생겼다는 말에 그녀는 그렇게 좋은 조건을 두루 가진 애가 어디 있냐며 반문해보았지만, 막상 만나보니 선이 굵은 얼굴에 호감가게 생긴 것만은 확실한 것 같았다. 게다가 쑥스러워 하는 그의 표정은 놀려주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귀엽게 보이는 윤정이었다. 아직 나머지 것들에 대한 것은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어쨌든 당장은 그녀도 중훈이 맘에 들었다. 중훈은 그런 그녀의 속내는 모르고 안절부절 못했지만, 이어진 그녀의 대답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었다.




“야, 내 손 부끄럽잖아?”




“어, 미안……. 난 중훈이야, 강중훈!”




그의 손이 그녀를 잡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윤정은 오히려 자기가 먼저 손을 잡아버린다. 그에 놀란 중훈은 처음으로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자존심 세어 보이는 눈매하며 도톰한 입술이 나이보다 성숙한 느낌을 주는 얼굴이었다. 그가 자신을 살피는 것을 의식한 윤정이 미소를 짓자 왼쪽 볼에는 보조개가 피어났고, 입술 너머로 치아가 밝게 빛났다. 잠시 그가 윤정의 얼굴을 살피는 사이 현성이 또 중훈을 놀린다.




“저 자식은 손만 잡으면 저 지랄이야. 잘 하면 싸겠다? 크크크…….”




“호호호~~!!”




은영의 웃음에 중훈의 얼굴이 또 다시 붉어지지만, 윤정은 그에 아랑곳 않고 중훈의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




“버스 시간 다 됐어. 얼른 가자.”




“어? 으응~!”




중훈은 그녀에게 끌려가다 기분이 상했다. 수환이 안 나온 것도 그렇지만 여자에게 휘둘리는 자신이 맘에 들지 않은 탓이다. 그는 앞장서서 걸어가던 윤정에게 더 이상 끌려가기가 싫었다. 그는 윤정에게 잡힌 손을 놓고 다시 자신이 그녀의 손을 위에서 잡았다. 잠시 그가 손을 놓자 당황하던 그녀도 그의 행동에 이내 다시 웃음을 보였다. 그의 눈에 윤정의 가지런한 이빨사이로 덧니가 된 송곳니가 보였다.




버스에 올라서는 현성과 은영이 같은 자리에 앉았고, 중훈은 윤정과 같이 앉게 되었다. 그들의 목적지는 속초였다. 적어도 대여섯 시간이 걸리는 여정이지만, 분위기는 시종일관 좋은 편이었다. 처음의 대화는 윤정의 궁금증 풀이를 위해 현성과 은영이 중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지만, 대관령을 넘을 때쯤엔 중훈도 서서히 입을 열었다. 이후 대화는 거의 중훈이 주도를 했다. 중훈은 그 또래 치고는 상식이 풍부한 편이라 나머지 셋은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강릉을 지날 때에는 윤정이 중훈의 팔짱을 끼고 이야기할 정도로 둘은 친해져있었다.


넷은 속초에 도착하자마자 중훈의 인도에 따라 택시를 타고 콘도를 예약해둔 찾았다.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중학생인 중훈이 방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 덕이었다. 중훈이 처음으로 친구들과 피서를 간다는 이야기를 꺼내자 아버지가 속초에 있는 후배에게 전화를 걸어 방을 미리 예약해준 것이었다. 나머지들이 해수욕장으로 바로 가지 않는 중훈에게 이상한 듯 물었지만, 중훈은 방을 미리 구해놨다는 이야기를 하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택시에서 내린 중훈이 아버지가 알려준 전화번호로 연락을 하자 1분도 되지 않아 로비에서 건장한 30대 후반의 남자가 20대의 남자하나를 데리고 나타났다. 중훈은 미리 아버지에게 인상착의를 들었기 때문에 먼저 그들을 알아보고는 인사를 하였다.




“저어 춘식이 삼촌이시죠? 안녕하세요! 제가 중훈입니다.”




인사를 받은 그 남자는 중훈과 그를 따라오는 동행을 살펴보며 알겠다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했다.




“오호~~ 그래, 너였구나? 난 사내 녀석들만 온다고 해서 그런 줄만 알았는데, 이런, 이런……. 자아 들어가자. 현일아! 얘들 짐 좀 들어라.”




“예, 형님!”




현일이라는 험악한 인상을 한 남자가 깍듯하게 대답을 하고 몸을 움직이자 현성을 비롯한 나머지들이 놀란 얼굴로 바뀌기 시작한다. 중훈은 현성에게도, 아니 다른 누구에게도 아버지의 직업을 말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이 중훈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것은 당연했다. 중훈은 그들에게 한 번 웃음을 지어보이고는 현일에게 말을 건넸다.




“아니에요. 형. 저희가 들게요. 저희 짐이 얼마 되지도 않는 걸요.”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큰형님의 하나뿐인 아들이 이 먼 곳까지 놀러왔는데 그럴 수야 있나? 현일아, 마저 들어라.”




춘식의 그 말에 중훈 일행은 어쩔 수 없음을 알고는 현성의 작은 허리가방을 제외하고는 모든 짐을 덩치 좋은 현일에게 넘겨주었다.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도중 춘식이 중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꺼냈다.




“녀석, 아버지를 꼭 빼닮았구나. 특히 그 눈빛이 형님의 것이랑 똑같아.”




그 말에 중훈은 잠시 몸을 흠칫하였다. 아버지는 그의 출생의 비밀을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않으셨나보다. 중훈은 다른 내색은 하지 않고 대답했다.




“안 그래도 지난번에 뭉치 삼촌도 그러시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뭉치 형님 뵌 지도 오래 되었구나. 다들 잘 지내시지?”




“네, 건강하세요. 아버지도 춘식이 삼촌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그래, 언제 한 번 올라가서 뵈어야 되는데 이놈의 일이 바빠서 시간을 못 내는 구나. 나중에 형님께 전해드려라.”




대화를 하는 도중 그들은 607호라고 적힌 방 앞에 도착을 했다. 춘식이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문을 땄다.




“자, 여기가 너희들이 머물 방이다. 방이 두 개니까 여자애들이랑 하나씩 나눠 쓰면 되겠구나. 그런데 너희들 점심은 먹었어?”




“네, 강릉 정류장에서 간단하게 먹었어요.”




“그래도 그 나이 때는 돌아서면 배가 고픈 법이지. 이따가 삼촌이 한턱 낼 테니 기대하고 있으렴. 어떻게 오늘 해수욕은 할 참이야?”




공포분위기를 비집고 은영이 겨우 말을 뗐다. 아무래도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이 이런 상황에서 먼저 헤어나나 보다.




“저기요……, 삼촌! 잠깐이라도 발을 담그고 싶은데요?”




“음……. 이쁜 아가씨가 그렇게 말을 하는데 너희들 생각은 어떠니?”




현성이 중훈을 쳐다보며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라는 시늉을 하자 중훈이 대답을 했다.




“아직 해도 떠 있고, 여기까지 와서 늦었다고 바다에 안 들어갈 수는 없잖아요?”




“그래. 그럼 준비하고 나와라.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예, 삼촌!”




춘식이 현일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자 현성이 참아왔던 궁금증을 드러냈다.




“야, 어떻게 된 일이야? 아버지가 뭐하시는 분이시길래 저런 사람을 알고 계셔? 저 사람 깡패 아냐?”




중훈은 깡패라는 단어를 듣자 얼굴을 찌푸렸다.




“깡패란 말 하지 마. 우리 아버지 깡패 아니셔.”




중훈의 냉담한 반응에 현성은 몸을 사린다.




“어어, 미안. 그런 뜻은 아니고…….”




“됐어, 인마! 어서 나갈 준비나 하자. 너희들은 저 쪽 큰방을 써. 우린 옆방으로 갈 테니까.”




중훈은 여자애들의 짐을 큰방으로 옮겨주고는 현성과 함께 옷을 갈아입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다. 중훈을 따라 들어온 현성이 윗옷을 벗으며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이 새끼야! 미리 이런 데 있다고 말을 해줬어야지? 그랬으면 괜히 텐트 가지고 온답시고 고생 안 해도 됐잖아?”




“뭐, 너도 수환이 안 오는 거 말해주지 않았으니 비긴 거잖아. 어쨌든 여기서 편하게 지내다 가자.”




“이 씨발놈이……? 나도 그건 어제 저녁에야 알았어.”




“그만 하자.”




옷을 갈아입은 두 녀석이 거실에서 담배를 한 대씩 태울 무렵 여자애들이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출발할 때에는 반팔티에 반바지를 입었던 그녀들은 민소매 티셔츠로 상체를 가렸고, 반바지의 길이도 더 짧은 것을 입고 있었다. 은영의 경우는 반팔티에서 소매부분만을 오려낸 형태의 나시를 입었지만, 윤정은 끈으로 된 옷을 입었기 때문에 어깨가 훤하게 드러났다. 현성은 은영이만을 추켜세우느라 정신이 없는 듯하지만, 곁눈질로 윤정을 훔쳐보는 것이 중훈의 눈에도 보였다. 하지만, 중훈도 윤정의 드러난 어깨를 보며 침 넘기는 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에 윤정은 득의에 찬 미소를 지으며 중훈에게 말했다.




“중훈아, 안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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