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도미시마 다케오의 여인추억 1 ... - 1부 19장

본문

19. 창녀와 처녀 사이 






마사오는 미요의 거짓을 추궁하지는 않았다. 이 세계의 여자들에게 


거짓은 생활 수단임에 틀림없었고, 그것을 들춰내는 것은 야비한 행동 


이었다. 여자의 거짓말을 믿는 시늉이라도 하는 도량을 남자는 가져야 


된다고 마사오는 생각했다. 


"가서 어떻게 하죠?" 


"가기만 해 주세요. 돈은 어차피 다나까 씨가 지불할 테고, 다나까씨는 


암거래로 부정한 돈을 버고 있잖아요." 


"그건 그래요. 좋아, 가서 한 시간 정도만 이야기 하죠. 그리고 돌아 


가겠습니다." 


"좋아요." 미요가 마사오에게 안기며 말했다. 


"당신은 제 첫사랑의 남자와 닮았어요." 


이것도 흔히 써먹는 수법일 거야. 마사오는 어쨌든 여기에 오기 전 


부터 쉽게 넘어가지 않도록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었다. 마사오는 모 


두가 있던 방으로 돌아가 미요와 나란히 앉았다. 미요는 술 주전자를 


들어 마사오의 잔에 따랐다. 


"좀 더 드셔도 되죠?" 아까와는 달리 마사오에게 바싹 붙어앉아 말 


했다. 


"어떻게 됐어?" 


다기가 미요에게 물었다. 미요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방에 가 주신대요." 


"잘 됐군." 


다끼는 마사오의 등에 손을 올리며 얼굴을 가까이 대고 목소리를 낮 


추어 말했다. 


"당신, 미요를 그저 이런 데서 굴러먹던 여자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예?" 


"미요는 아직 손님을 받지 않았어요. 당신이 처음이라구요." 


"........" 


"당신은 운이 좋아요. 이런 일은 좀체 흔한 일이 아니에요." 


"왜요?" 


다끼는 더욱 더 속삭이며 말했다. 


"방금 들어왔거든요. 더구나 미요는 지금까지 도대체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어요. 다미도 그렇구요. 사실대로 말하면 우리 주인 마담이 


다나까 씨에게 당신들을 데리고 오라고 부탁한 거라구요." 


".....?" 


"당신들같이 순수하고 깨끗한 청년들이라면 미요와 다미도 승낙할 


거라고 했거든요. 아직 보통 남자는 무섭대요."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미요와 다미가 닳고 


닳은 여자가 아닌 것만큼은 헤아릴 수 있었다. 


"그러면." 마사오는 다끼에게 소곤대며 말했다. 


"미요 씨는 처녀인가요?" 


다끼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녜요. 매상은 정확히 올리거든요." 


도대체 이해가 안 갔다. "좋아, 어차피 시간은 있는 거니까 나중에 


천천히 미요에게 물어보자." 다나까가 여자를 안고 일어섰다. 


"자, 수은 그만 하고. 난 이제 이 애와 놀고 싶다구. 자, 각자 방으로!" 


마사오와 지까후지는 마주섰다. 


"성공을 빌어." 


"너도. 겁낼 건 아무것도 없어. 인생의 첫 발은 누구나 마찬가지니까." 


지까후지는 지그히 당연한 말을 했다. 마사오는 미요를 다로 복도로 


연결된 옆 건물로 갔다. 나무문 앞에서 미요가 멈춰 서더니 그 문을 


밀고 들어갔다. 전등을 켰다. "들어오세요." 작은 방이었다. 창문이 


높았다. 어쩐지 꺼려지는 분위기였다. 마사오는 방 안으로 들어섰다. 


방 한 쪽에는 이불이 깔려 있었는데 베게가 두 개 나란히 놓여 있었 


다. 긴 나무 화로가 보였고 그 위에 놋쇠 주전가가 얹혀 있었다. 불은 


없는 것 같았다. 마사오는 미요가 권하는 방석 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미요는 문고리를 걸고 돌아와 마사오 곁으로 다가와 앉더니 


마사오의 저고리에 손을 대며 말했다. 


"불편하잖아요. 벗으세요."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저고리 정도야 벗어도 되겠지." 마사오가 


직접 단추를 풀렀다. 미요는 마사오의 저고리를 벽에 걸고 와 다시 마 


사오의 옆에 앉았다. 그리곤 몸을 살짝 기대 왔다. 


"같이 자면 안 되나요?" 


마사오는 시계를 보았다. 여덟 시가 조금 넘고 있었다. 


"아홉 시 반에 일어서겠읍니다." 


"한 시간 반 동안이군요. 조금 취한 것 같아요. 눕지 않을래요?" 


미요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눈이 예뻤다. 진지한 표정이었다. 다 


끼가 한 말이 거짓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난 괜찮아요. ... 그런데 당신은 왜 이런 곳에 들어왔죠?" 


미요가 마사오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작은 한숨소리가 섞여 나왔다. 


"빚이 있어요. 여기서 일해서 갚아야 돼요." 


"부모님이?" 


"얼마나?" 


미요가 말한 액수는 마사오에겐 상당한 거금이었다. 


"지금까지 손님을 밪 않았다는 게 정말입니까?" 


"정말이에요." 미요는 또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삻었어요. 여기 주인 어른은 친절하세요. 제 마음이 내키 


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손님을 받지 않으면 돈을 못 벌잖아요?" 


"예, 그래서 결심한 거예요. 그러니까 당신이 처음이죠. 다끼 언니가 


오면 추궁할 테고..." 


"그 여자가?" 


"예, 이제 곧 올 거예요." 


"뭐 하러?" 


"당신을 안아 주러 와요." 


또 알 수 없는 말이었다. 


"난 당신 손님인데요?" 


"그래요. 그렇지만 당신은 처음이잖아요?" 


"그렇지." 


"나도 처음. 그러니까 당신에게 방법을 가르쳐 주러 올 거예요. 실 


제로 해 보이면서. 난 그걸 보며 배우는 거예요." 


"말도 안 돼!" 


"그렇지만 그렇게 말했어요. 난 아직 제대로 당신을 남자로 만들 수 


없다구요." 


"그렇지 않아요." 


어이없어 하는데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발소리는 점점 다가오 


더니 이윽고 문 앞에서 멈췄다. "미요, 문 열어요." 다끼의 목소리였 


다. 미요는 속삭였다. 


"부탁해요. 우리만 있겠다고 돌려보내 주세요." 


"그러지." 


마사오는 성큼성큼 걸어가 문을 열었다. 다끼는 반쯤 풀어헤친 잠옷 


차람이었다. 눈에 요염한 빛이 어려 있었다. 


"잠옷을 갖고 왔어요. 잠까 들어가서...." 


다끼의 손에 있던 잠옷을 마사오가 나꿔챘다. 


"이건 빌리겟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은 이제 가 봐도 됩니다." 


"어머, 이건 이곳 관례예요. 미요에게 들었죠? 내게 맡기세요." 


다끼가 마사오를 껴안으려고 했다. 마사오는 그 양팔을 잡고 그녀를 


밀어냈다. 


"정말 괜찮습니다. 친구 앞이라서 시치미를 뗐지만 난 경험이 있습니다." 


"거짓말!" 


"아니, 정말입니다. 여자 친구가 둘이나 있어요. 여기는 그냥 호기심에 


와 본겁니다. 동정 따위 오래 전에 버렸다구요." 


"그렇지만...." 


"저보다도 지까후지에게나 가 보세요." 


"그 사람에겐 다른 사람이 갔어요. 어쨌든 들어가게 해 줘요. 나도 내 


임무는 마쳐야 되니까. 게다가..., 당신에게 반했어요. 미요에게 뺏길 


수 없어요." 


"미요도 괜찮다고 했읍니다." 


마사오의 목소리는 노기를 띠었다. 미요라면 몰라도 이 따위 굴러먹 


던 계집에게 몸을 더럽힐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뜻밖의 강경한 거부 


에 다끼는 놀란 듯했다. 마사오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더니 이윽고 낮 


게 중얼거렸다. 


"알았어요." 쉰 목소리였다. 


"천천히 놀다가세요. 애들끼리 소꼽놀이 하는 게 즐거울지도 모르겠죠." 


멸시와 조소를 띤 말이었다. 마사오는 문을 닫고 문고리를 걸었다. 


어느새 미요는 이불 속에 들어가 있었다.마사오는 방석 위에 책상다 


리로 앉았다. 


"자, 이리 와서 주무세요." 


"아니, 이게 좋아." 


잠시 후 미요는 천천히 일어났다. 속치마 차림이었다. 마사오에게 


다가오더니 등 뒤에서 안겨 왔다. 젖가슴이 등에 닿았다. 


"자요. 잠만 자도 좋아요." 


"당신은 언제, 누구에게 몸을 허락했죠?" 


"고등과를 나와서였어요.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당신과 비슷하게 


생겼었죠. 오래 사귀었어요. ... 그러니까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나도 알 건 아니까." 


"그 사람과는 어떻게 됐죠?" 


"그는 작년에 결혼했어요. 그래서 난 여기로 올 마음이 생긴 거죠. 


자, 이제 이리 와요." 


"그걸 여기 사람들도 아나요?" 


"예. 날 여기로 데려온 뚜장이한테 순결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모 


양이에요. 두장이가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었죠. 저도 또 뚜장이가 그렇 


게 생각하게 했구요." 


"뚜장이와 관계를 맺었나요?" 


"화내지 말아요. 여자를 묶어놓으려고 흔히 그렇게들 해요. 그런 만 


자는 싫어요. 냄새 나고 끈질겨서 조금도 기분이 나지 않았어요." 


"......" 


"자, 이것도 벗고, 아무것도 안 해도 좋으니까 함께 잠이라도 자요." 


"정말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손을 뻗으면 난 싫습니다." 


"약속해요." 


"그러면 눕죠. 내가 벗겠어요." 


미요는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마사오는 천천히 바지와 셔츠를 


벗었다. 욕망을 느끼지 않았다. 너무 빨리 돌아가 버리면 지까후지에 


게 미안해질 것 같을 뿐이었다. 미요는 이불을 젖히며 마사오를 맞아 


들였다. 마사오는 누워 발을 뻗고 양손을 가슴 위에 올려놓았다. 미요 


가 다가와서 마사오의 가슴을 안았다. 마사오의 양팔 위로 미요의 팔 


이 올려졌다. 


"당신은 불량배 학생과는 다르군요." 


"평범한 학생이니까." 


"착실한가요?" 


"글쎄, 그런 편이죠." 


"경험이 있다고, 아까 다끼 언니에게 그랬죠?" 


"예." 


"그거 거짓말이죠?" 


"반은 사실이에요." 


"반?" 


여체의 비겨은 이미 몇 번이나 보았고 서로 애무도 나누었었다는 이 


야기를 간단하게 했다. 말하는 동안 마사오의 몸은 이상하게도 흥분되 


고 있었다. 이야기의 내용과 미요의 감촉 때문인 것 같았다. 


"그런데도 하진 않았어요?" 


"예." 


"가여워라." 


"가엾다니?" 


"그래요. 그 여자말예요. 당신은 죄를 지은 거예요. 빨리 해 주었어야죠." 


발이 감겨 왔다. 망설이고 있던 마사오가 당황했을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미요의 다리가 마사오의 흥분된 몸 위 


에 얹혔다. 미요는 반사적으로 마사오를 껴안고 팬티 위로 마사오의 


그것을 잡았다. "고마워요." 미요가 속삭였다. "이렇게 해 주다니." 


마사오는 언뜻 피하려고 했지만 곧 그만두었다. 흥분 상태가 된 것은 


생리적인 현상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미요와 관계하고 싶다는 뜻은 아 


니었다. 


"좋아. 이 이상은 하지 말아요." 


"알았어요. 난 당ㅅ니을 좋아하게 되었으니까, 이대로도 좋아요." 


"지까후지도 돌아갈 거예요. 여기서 자고 갈 사람은 다나까 씨뿐이죠. 


짂후지는 언제 나갈 생각이지?" 


"남은 어떻든 상관 말아요." 미요는 마사오에게 뺨을 비볐다. 


"그것보다 제 이야기 좀 들어 주세요." 


"그러죠." 


"난 이대로 있으면 식비부터 이불대, 옷 외상값...점점 이자만 늘 


뿐이에요." 


"그래서?" 


"빨리 일을 하고, 그래서 돈을 벌고, 자유로와지고 싶어요. 다끼 언니 


처럼 이런 곳에서 일생을 보낼 순 없잖아요." 


"그건 그렇죠." 


"그러려면 하루라도 빨리 손님들에게 사랑을 받아야 돼요." 


"음...." 


"그러니까, 당신이 안아 준다면 평생 동안 추억이 될 거예요. 그래 


서 언니에게 당신을 먼저 빼앗기고 싶지 않았던 거예요." 


"....." 


"저, 날 도와 준다고 생각하고...." 미요는 마사오의 손을 잡고 손 


가락을 하나하나 만지기 시작했다. 


"난 그럴 생각 없어요." 


"당신과는 장사가 아니에요. 보통 남녀의 하룻밤의 연애라고 생각 


하세요. 제 청춘의 마지막 추억이 될 거예요." 


마사오의 손을 쥐 채 미요는 손을 아래로 옮겨갔다. 마사오는 마법 


에 걸린 것 같았다. 아무런 저항도 못 하고 그저 홀린 듯 따랐다. 미 


요의 맨살이 미묘한 자극을 전해 왔다. 


"저, 오늘 밤만이라도 좋아요. 날 사랑해 주세요." 


창녀로서는 신참일지 모르지만 애무하는 기교만큼은 상당히 알고 


있는 여자였다. 


"내일은 깨긋이 잊어도 좋아요. 오늘 밤만, 그저 조금만 사랑해 주 


세요." 


이미 속옷은 말려 올라가 있었고 마사오의 손바닥은 미요의 촉촉한 


곳에 가 있었다. 미요는 마사오의 손목을 잡고 자기 다리를 아래위로 


움직였다. 마사오가 그녀의 다리를 쓰다듬는 꼴이 되었다. "이 애의 


말은 전부 만들어 낸 것일지도 몰라 이 집 주인도 나나까도 모둔 짠 


건지도 모르지. 아까 다끼가 온 것도 연극일 수도 있어. 이 여자는 훨 


씬 전부터 이런 데 있던 능구렁이가 아닐까?" 그렇지만 확인할 도리 


가 없었다. 


"아니, 있다. 확인해 볼 수 있다." 마사오는 벌써 창녀들을 수두룩 


하게 겪어 본 한 친구의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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