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설

도미시마 다케오의 여인추억 1 ... - 1부 1장

본문

1. 여자의 문 












마사오의 인생에서 여성으로서 제일 처음 눈에 비친 사람은 어머니였다. 


마사오가 국민학교 5학년이 되던 해 봄이었다. 어머니와 목욕탕에 들어갔을 때, 마사오는 어머니에게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의 한 여성을 보았다. 외아들이던 마사오는 그때까지도 어머니와 같이 목욕한다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 당시 


마사오의 눈앞에있는 사람은 여성이 아니라 어머니였으니까. 




그러나 그때 이미 마사오는 사랑의 존재와 남녀의 연애를 알고 있었으며, 때로 성욕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발기한 자기 몸을 손으로 만지작거린 적도 있었는데 그럴 때는 여자와 관계를 맺는 장면까지 


상상해 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늘 마지막 절정을 느낄 때까지 도달하지는 못했다. 도중에 그만두었던 


것이다. 해서는 안 된다는 강박 관념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고 마지막까지 도달하는 방법을 몰랐던 


까닭도 있었다. 




혼자 그런 장난을 할 때 마사오가 상상하는 상대 여자는 간은 학년인 미요짱이거나 어느 땐 동네에 


사는 1학년 위인 여학생 다에꼬였다. 


둘 다 성숙한 여성은 아니었다. 나이가 동떨어진 여성은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벗은 모습을 보아도 어머니는 어머니일 뿐 자신의 사랑이나 욕마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소녀와는 전혀 다른 존재였으므로 거기에서 "여성"을 느낄 수는 없었다. 그리고 마사오는 본능적인 


수치심 때문에 어머니 앞에서는 성에 완전히 무관심한 척하곤 했다. 실제보다도 더 어린아이 같게, 


말하자면 마냥 천진나만하게 행동하고 있었다. 사실 어머니 앞에서는 그런 기분이 들지도 않았고 


저절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갔다. 




그런던 어느 날 저녁, 그날도 역시 마사오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어머니와 함께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탕 안에 먼저 들어가 앉아 있던 마사오는 탕 밖에서 등을 돌리고 앉아 씻고 있는 어머니를 보는 순간 


문득 여성을 느꼈다. 가슴이 두근 거렸다. 노송나무 받침대에 앉아 있던 어머니가 뜨거운 물을 끼얹기 


위해 마사오 쪽을 향했다. 예전에는 어머니가 그런 자세가 되었던 적이 없었는지, 아니면 마사오가 미처 


몰랐었는지 아뭏든 그때 비로소 마사오는 어머니의 그 은밀한 곳을 보게 되었다. 




얼핏 보기에 그곳은 검고 비밀스러웠다. 그 정도는 그때까지 종종 보아서 익숙해져 있었다. 대부분의 


여성에게 있는 것이고, 그런 모습은 곧 여성이 되었다는 증거라고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때 


마사오가 본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어머니의 양다리 사이에서 조금 벌어진 듯한 그 안이 보였던 것이다. 


마사오는 숨을 삼키고 얼른 고개를 돌렸다. 어머니에게 모독을 느꼈던 것이다. 그렇지만 마사오의 눈에는 


그 모습이 선명히 남아 있었다. 크다고 생각했다. 그곳의 색깔도 충격적이었다.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 


깊은 매력이 있었다. 흥분을 느끼진 않았다. 오히려 어머니가 아이인 자신에게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강하고 


믿음직한 존재였음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마사오는 자신의 충격을 쫓아내기 위해 탕 안에 선 채 어머니에게 


말했다. 


"등을 닦아 드릴께요." 


마사오는 착한 아이였다. 




그날 밤 이불 속에 들어간 마사오는 만족감을 조금씩 음미했다. 한번쯤 봤으면 하고 늘 생각했던 것을 마침내 


보고 난 후에 얻은 만족감 이었다. 동시에 다른 사람의 것이 아닌 어머니의 그것을 본 것에 대해서는 무언가 


켕기는 듯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일부러 본 것이 아니야. 저절로 보였잖아? 그러니 내 눈은 용서를 받아야 해." 


그 후로도 일 년 동안 마사오는 어머니와 함께 목욕을 했다. 어머니 앞에서 마사오는 여전히 전진난만한 


어린애였다. 마사오는 어머니의 그 은밀한 곳을 두번 다시는 보려 하지 않았다. 굳이 보려고 든다면야 


못 볼 것도 아니었지만 마사오는 그런 기회가 오지 않도록 주의를 아끼지 않았다. 역시 어머니는 마사오에게 


여성이 아니라 어머니였기 때문이다. 


마사오가 어머니와 같이 목욕하는 것을 그만둔 것은 마사오 자신이 스스로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어머니가 마사오를 꺼려한 것도 아니었다. 


어느 날 학교에서, 


"야! 너희들 중에 아직도 엄마랑 같이 목욕하는 놈이 있다며?" 한 녀석이 다짜고짜로 그렇게 묻더니 눈을 


번뜩이며 교실 안을 주욱 둘러 보았다. 


"없어." 


"그런 애가 어디 있냐?" 


모든 아이들이 그렇게 대답했다. 마사오는 시치미를 뚝 떼고 거짓말 을 할 수 있는 아이가 아니었다. 


마사오는 잠자코 있었다. 


"야, 마사오. 너는 어때? 외아들이니까 의심스러운데." 


마사오는 눈썹을 찡그렸다. 수재의 자존심을 어떻게든 상처입힐 생각인 것 같았다. 그건 열등생이 수재를 향해 


던진 도전장 치고는 너무나 치사했다. 


"바보 같은 말 하지 마. 목욕탕은 혼자서 여유있게 생각하는 곳이라구." 


명답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들키지 않은 것에 감사했다. 집에 돌아온 마사오는 곧 어머니에게 선언했다. 


"엄마, 오늘부터는 나 혼자 목욕할 거야." 


그 말이 어머니를 슬프게 하지 않도록, 또 어머니가 마사오가 사춘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하지 않도록 


마사오는 재빨리 덧붙여 말했다. 


"학교에서 그 얘기가 나왔어. 여자와 함께 목욕하는 건 응석받이라고, 다른 애들한데 놀림받으니까 그만둘래." 


어머니는 아직 젊었다. 몸매는 희고 아름다왔다. 젖가슴은 탄탄하게 솟아 있었고 허러의 곡선은 부드러웠으며 


엉덩이는 늘 탄력이 있어 보였다. 서양 영화 배우 비슷했다. 어린 마음에도 마사오는 어머니의 몸에서 예술 


적인 향기를 느끼고 있었다. 마사오는 그 예술 작품에 접할 기회를 자기 스스로 영원히 버린 셈이었다. 


어머니는 웃으며 마사오의 선언을 받아들였다. 


열흘 정도 지났을 때 마사오와 친한 동급생인 찌우에가 쉬는 시간에 마사오에게 다가와 슬며시 고백했다. 


"그때는 안 그런 척했지만 사실은 가끔 엄마랑 같이 목욕할 때도 있어. 물론 항상 그런 건 아니야. 바쁠 때도 


있으니까." 


찌우에는 막내였다. 마사오는 그의 어머니를 알고 있었다. 그녀는 마사오의 어머니처럼 예쁘지 않았고 나이도 쉰 


살쯤 돼 보였다. 마사오는 찌우에의 말을 듣는 순간 자신이 이미 떨쳐버린 것을 계속 하고 있는 찌우에가 


부러웠지만 곧 찌우에를 경멸스러운 눈초리로 쏘아보았다. 그리고는 엄숙하게 말했다. 


"그만둬. 안 그러면 언제까지나 어른이 될 수 없다구! 첫째로 여자와 함께 목욕을 하다니, 더럽잖아?" 


그 마지막 말은 마사오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느낀 것은 아니었다. 찌우에 어머니의 얼굴과 차림새가 떠오르자 든 


느낌이었다. 찌우에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이제부터 그럴 거야. 나도 엄마와 함께 하는 것보다 아빠와 목욕하는게 더 좋아." 


"그것도 그만둬. 자기 몸은 자기가 닦아야지. 내년엔 중학생이잖아!: 


마사오는 어깨를 쭉 폈다. 




어머니 다음으로 마사오가 여성을 느낀 상대는 마사오보다 한 살 위인 오까다 다에꼬였다. 마사오가 어머니와 


같이 목욕하는 것을 그만두었을 무렵 다에꼬는 중학교 1학년이었다. 


마사오가 학교에서 돌아온 어느 날 어머니는 경단이 담긴 찬합을 건네면서 다에꼬 집에 갖다주라고 하셨다. 


마사오는 기꺼이 심부름을 했다. 다에꼬와 만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남에게 물건을 나워준다는 것이 기뻤기 


때문이었다. 아직 그때까지 마사오는 다에꼬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초인종을 누르자 현관에 나온 사람은 다에꼬였다. 가운을 입고 붉은 허리띠를 두르고 있었다. 물기에 젖은 머리 


카락이 유난히 빛을 발했고 양볼이 발그스레하게 상기되어 있었다. "방금 목욕을 했구나" 마사오는 직감할 수 


있었다. 어머니가 일러 준 대로 말을 전하고 참합을 내밀었다. 다에꼬는 의례적인 감사의 말과 함께 찬합을 


받은 뒤 미소를 지어 보였다. 


"우물에 수박을 담가 놓았거든. 어머니가 돌아오시면 잘라줄 거야. 이제 금방 오실 텐데. 올라와서 기다리다가 


먹고 갈래?" 


마사오는 마루로 올라가 앉아 무심결에 발을 흔들고 있었다. 다에꼬는 마사오의 옆에 무릅을 꿇고 앉았다. 머리에서 


향기가 났다. 그 냄새를 맡자 마사오는 현기증 같은 아찔함을 느꼈다. 앉아 있는 모습도 여자다왔다. 


"아! 다에꼬도 여자구나." 물론 다에꼬는 남자가 아닌다. 여자라는 것은 옛날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어렴풋한 욕망 속에서 발기한 성기를 갖고 놀 때 다에꼬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건 일시적이고 


편의적이었을 뿐 다에꼬의 여체를 확실히 의식한 건 아니었다. 전체 학생이 운동회에서 청백팀으로 나뉘듯 마사오는 


그저 남자고 다에꼬는 분류상 여자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마사오는 살아 있는 여성으로서 다에꼬를 느끼게 되었다. 


자신의 그러한 느낌에 놀라 마사오는 다에꼬를 쳐다보았다. 다에꼬의 입술은 꽃잎 모양이었다. 


"왜?" 다에꼬는 동그랗고 귀여운 눈을 크게 떴다. 마사오는 솔직하게 말했다. 


"다에꼬, 여자구나. 여자 냄새가 나." 


"당연하지." 마사오의 발견이 다에꼬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다. 


"난 여자지." 


"응. 그렇구나." 


마사오는 다에꼬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화장했구나?" 


"뭐?" 


다에꼬는 웃었다. 하얀 이빨이 애교있게 보였다. 그것까지도 요염하고 여자답게 느껴졌다. 


"안 했어. 크림도 안 발랐는걸." 그러나 마사오는 다에꼬의 얼굴과 몸에서 풍기는 여자의 냄새를 맡고 있었다. 


그건 기억 속에 있는 어머니의 냄새이기도 했다. 


"어쨌든 다에꼬는 예쁘다." 


"고마워, 마사오. 너도 여자 보는 눈이 있는 모양이지?" 


다에꼬의 얼굴에는 분명히 여자가 아니면 나타낼 수 없는 투명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특히 뺨이 빛나는 것이 


그랬다. 그것은 마사오가 처음 발견한 것이었다. 


"왠지 갑자기 무서운 사람이 된 것 같아. 역시 중학생이 되면 달라지는구나." 


"그것뿐만이 아니야." 무슨 의미인지 다에꼬는 손을 뻗어 마사오의 턱을 어루만졌다. 


"마사오도 이제 어른이 될 테니까." 


"응. 아니, 난 아직 싫어." 


단 둘이 있다는 데에 마사오는 기쁨을 느꼈다. 그런 생각도 이제 까지는 없던 것이었다. "이대로 있고 싶어. 


이 붉은 뺨을 만져 보고 싶다. 머리카락에 코를 대 보고 싶다. 수박보다 다에꼬가 좋아." 그러나 그런 말은 


일체 하지 않았다. 다에꼬가 말했다. 


"나를 좋아해?" 


"응?" 


"나를 좋아하게 되면 그만큼 어른이 된 것야." 


"옛날부터 좋아했어."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구." 


그때 다에꼬의 어머니가 돌아왔다. 그러자 다에꼬는 급하게 일어나서 마사오가 경단을 갖고 왔다고 쫑알대기 


시작했다. 마사오는 다에꼬가 필요 이상으로 서둘러, 자신에게서멀어진 것처럼 생각되었다. "왜 저러지? 


다에꼬도 나를 이성으로 의식하고 이렇게 가까이 앉아 있는걸 엄마가 알게 되는 것이 부끄러웠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자 가슴이 간지러운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에꼬의 집 우물에는 두개의 수박이 담겨져 있었는데 


마사오는 그 하나를 집에 갖고 돌아오게 되었다. 문을 나서는 마사오를 다에꼬는 길까지 바래다 주면서 상냥하게 말했다. 


"또 놀러 와." 


"응. 다에꼬도." 


마사오의 대답은 반은 인사말이고 반은 진정으로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마사오와는 반대로 다에꼬는 언뜻 


진지한 표정이 되어 고개를 저었다. 


"안 돼. 난 이제 중학생이니까." 


국민학교 학생의 집에 놀러갈 수 있겠느냐는 의미일까? 수박을 들고 돌아온 마사오는 득의만만한 자신감에 들떠 


어머니께 말했다. 


"엄마, 다에꼬 정말 예뼈졌더라." 


"응. 그 애 얼굴이 오목조목 예쁘게 생겼잖니." 


어머니는 마사오가 한 말의 숨은 뜻을 알지 못했다. 


아이들은 자주 "의사놀이"라는 성적인 놀이를 한다고 한다. 마사오의 주위의 아이들도 그런 놀이를 했는지 어떤지는 


잘 모른다. 아마 그중에서는 해 본 아이도 있을 것이다. 동급생이나 하급생 여자애의 그곳을 봤다고 자랑하는 


악동들은 저학년 때부터 있었다. 그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그런 놀이를 하는 거라고 마사오는 생각 


했다. 마사오는 그런 경험이 한 번도 없었다. 우등생의 자존심이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역시 그건 


불량스러운 장난이라는 생각에서 금기시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긴 해도 여체에 대한 흥미는 물론 있었다. 다른 사람 


보다는 많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머니의 그곳을 얼마 전에 봤다고 할 수도 있었고, 어머니는 역시 어머니니까 


다른 여자에게서 자세히 관찰하고 싶다는 잠재 의식은 항상 있었다. 그 렇지만 그건 절실한 것은 아니었다.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역시 운동회에서 몇 등이 되느냐, 학업 시험 결과가 어떻게 나왔느냐 하는 것들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마사오는 한 동네에 사는 마에다와 함께 동행하게 되었다. 마에다는 반은 달랐지만 학교 밖에서는 


자주 함께 놀곤 했다. 마에다는 조숙한 아이였다. 학업 성적도 상위였다. 저만큼 앞 쪽에서 낯익은 여자가 다가왔다. 


두 사람은 인사를 하며 스쳐지나 갔다. 그러자 마에다는 마사오에게 어깨가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와 충격적인 


말을 꺼냈다. 




후기.




이작품은 이부리그님의 도움으로 이번에 올리게 되었습니다.자료를 재공해주신 이부리그님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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