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험담

친구의 부인....그리고...... - 9부

본문

이 작품은 성인을 대상으로 쓰여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성년자가 보기에는 적절치 못한 내용입니다.


19세 미만인 사람은 절대 읽지 않기를 바랍니다.




경고: 이 작품은 **넷에서만 연재합니다.


이 작품은 본인의 창작품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으로 옮겨가는 행위를 금합니다. 


이 작품은 다른 사이트에 게재되었다면 본인에게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 진우의 질투 2 ]




잘못했다고 울먹이며 말리는 혜경의 입을 막으며 더벅머리 놈들과 조용한 장소를 찾아 마주선 진우는 문득 속으로 실소를 터트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는 진우였다.


그런 생각에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다섯명의 떠꺼머리들이 저마다 긴장된 표정으로 폼을 잡고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진우는 순간 하마터면 하품을 할뻔했다. 제대로 배운것이 아닌 엉성한 폼 - 자기들 딴에는 격투기를 배웠다고 생각했겠지만 전통무술의 달인인 진우가 보기에는 그랬다. - 으로 서있는 것이 우스웠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진우는 힐끔 혜경을 바라보았다.


혜경은 커다란 두눈에 눈물 방울을 달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연신 진우의 얼굴을 봤다가 놈들의 얼굴을 보며 뭐라고 말하고 싶은것을 참고 있는 눈치였다.


그런 혜경을 잠시 바라보던 진우는 다시 놈들에게 눈을 돌렸다.


어느새 진우의 얼굴에 데드 마스크 같은 차가운 미소가 사라지고 있었다.




( 휴! 이런 꼬맹이들과 맞장을 떠야하다니... 진우야! 진우야! 너 이렇게 살거니?....




할아버지나 아버지께서 아시면 통곡을 하실 일이다.... 그냥 없었던 일로 하고말아?... )




진우는 순간 부질없는 짓이라는 생각에 이 싸움을 그만 두고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아까의 일이 머리 속에 떠오르자 맹렬한 질투심이 들끌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혜경의 행동과 자신의 아픈 곳을 찌르는 말이... 그리고 정면에 서있는 여드름 투성이의 덩치 큰 놈의 말을 생각하자 울화가 다시 치밀었다.




( 뭐!.... 우리 오빠라고?... 그리고 명색이 하늘같은 서방님 앞에서 하는 행동이라니....




그리고 다른 놈은 다 용서해도 저 놈은 용서가 안돼.... 늙다리라니...




저놈은 최소한 3주 정도... 아니지 전치 6주 정도는 되야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거야... )




진우의 얼굴에 예의 차가운 미소가 다시 걸리기 시작했다.


그런 진우의 생각을 알지 못하는 떠꺼머리 놈들은 수시로 변하는 진우의 표정에 동료들과 눈을 마주쳤다. 진우가 모르지만 놈들은 일대 일로 붙어 혜경에게 패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명색이 각 학교의 짱들이었다. 




거기다 모두 일진회에 가입되어있는 그것도 상위 클라스의 한가닥 하는 놈들이었다. 그러니 진우의 모습에 순간적으로 위압감을 느끼기는 했지만 하룻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겁없이 마주 서 있는 것이었다. 사실 혜경이도 일대일로 붙어서 승리했지 모두 한꺼번에 덤빈다면 어림없는 일 일 것이었다. 그렇게 딴에는 한주먹 한다는 놈들이니 어떻겠는가?




그래도 엄청난 싸움 끝에 각 학교의 짱에 오른 놈들인지라 보기에는 허점 투성이로 서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프로페셔널한 듯한 자세를 보이는 진우에게 선듯 덤비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놈들의 태도에 진우는 은근히 감탄을 하며 오늘 확실히 본때를 보여주기로 마음 먹고 있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혜경에게 시위한다는 목적까지 곁들여서....




( 오늘 놈들을 확실하게 두들겨 줘야겠어... 그래야 조 녀석도....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열받네




오늘 저녀석이 보인 태도는 절대 용서가 안되네.... 잘 봐둬라 오빠의 실력을... )




진우는 그런 생각으로 혜경을 보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런 진우와 눈길이 마주치자 혜경은 마치 경기하듯 깜짝 놀라는 몸짓을 보였다.


혜경의 얼굴은 삽시간에 울쌍으로 변했다. 진우의 마음이 분명하게 전해지는 것을 느낀것이었다.




( 이제 큰일났다... 오빠가... 오빠가 완전히 마음을 굳혀먹었어.... 제들은....이제...




힝... 그런데 제들 걱정할 때가 아니잖아... 나는 이제 어떡해... 오빠 눈치를 보니....




나도 가만 두지 않을 것같은데.... 애교가 통할까?... 아니면 울어버릴까?....




저번 일도 있고 잘 안통할 것 같은데... 어떡하지?.... 어머님께 구원을 요청하면?...




안돼! 그러면 사건의 전말을 다 말해야하는데... 틀림없이 안도와 주실거야...




나 어떡해.... 힝... )




그렇게 혜경이 울상이 된체 생각에 잠겨있는 동안 대치하고 있던 진우와 놈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닭싸움도 아니고 계속 대치하고 있자 지겨워진 진우가 먼저 움직인 것이었다.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밖에는 없는 진우는 일부러 허점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런 진우의 허점을 발견한 것일까? 놈들은 서로에게 눈짓을 하며 진우를 덮쳐갔다.




그것을 유도하고 있던 진우의 입가에 조소가 매달렸다.


정면에서 덤비는 놈의 주먹을 살짝 피하며 측면의 어린 놈 - 주제에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웃기지도 않는 그런 놈이 었다. - 턱을 돌리기 위해 다리를 들려는 순간이었다. 


놈은 맞지도 않았는데 비명을 지르며 나가 떨어졌다.




진우는 그런 놈에게 놀란 눈빛을 보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얼굴을 사정없이 일그러뜨렸다. 자신의 옆에 서있는 검은 양복의 건장한 사나이를 본것이었다. 그리고는 놈들은 또 한명의 검은 양복의 사나이에게 사정없이 두들겨 맞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어른이 어린아이를 때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혜경도 갑자기 나타나 놈들을 개 잡듯 패는 두 사람의 모습에 경악의 표정을 지으며 정신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혜경으로서는 영문을 알수 없는 일이었다.


단지 무지 싸움을 잘하는구나 하는 생각 밖에는 없는 혜경이었다.


그런 혜경을 본 진우는 오늘도 혜경을 혼내기는 틀렸다는 생각에 고개를 설래 설래 저었다.




" 누가 나서라고 했어?.... 네놈들의 임무를 잊은거냐?.... 아니면 날 물로 보는거야?... "




" 아닙니다. 그런게 아니라... 회장님께서 내리신 명령입니다.... "




" 아버지께서?.... "




" 노 회장님께서 내리신 명령입니다.... 아기씨께서 큰일을 당하실 뻔 하신 후 두분께 조금이라도




위해가 될만하면 모두 사전에 제거하라는 명령이셨습니다. 특히 아기씨께는... "




진우는 할아버지의 명령이란 말에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며 어깨를 축늘어뜨렸다.


영감님이 하라고 했다면 진우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허탈한 심정으로 앞에 무표정한 얼굴로 서있는 경호원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그가 원래 할아버지의 경호를 담당하던 책임자라는 것이 갑자기 머리 속에 떠올랐다.




"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왜! 네가 날 경호하는 거지?... 너 원래 할아버지를 경호했잖아.."




갑자기 생각난 듯한 진우의 질문에 여지껏 무표정한 얼굴로 앞만 바라보고있던 경호원의 얼굴에 당황의 기색이 떠올랐다. 그런 경호원의 당황해하는 표정에 더욱 의심이 인 진우는 그를 닥달했다.


언제 왔는지 혜경이 진우의 옆에 와 두 사람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그런 혜경이 눈에 들어올리 없는 진우는 계속 경호원을 몰아세웠다.




" 할아버지의 명령이 뭔지 사실대로 말해... 빨리.... "




" 그... 그게... "




" 어쭈... 너 나에게 뭔가 숨기는 게 있지?... 빨리 안 털어놔... 빨리 털어놔... "




" 사실은... 좋습니다. 모두 털어놓죠... 저는 아기씨를 경호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노 회장님께서는 어느 누구도 아기씨에게 해를 입히지 못하도록 하라는... "




경호원은 몇번을 망설이더니 털어놓는 말에 진우는 경악으로 입을 딱 벌렸다.


그와 대조적으로 옆에서 두 사람의 눈치를 살피던 혜경의 입은 귀에 걸렸다.


경호원의 말은 놀라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질문을 하는 진우의 말에 끊어졌다.




" 자... 잠깐... 할아버지의 명령이라고... 좋아! 다 좋아!... 




그런데 그 누구도라는 말에 나도 포함되는거냐?... "




" 노 회장님의 명령에 의하면 직위고하를 막론함은 물론, 설사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절대 아기씨께 위해를 가할 때는... 죄송합니다. "




" 으.... 으아...! 노망난 영감탱이.... "




진우의 눈치를 힐끔 힐끔 살피던 경호원은 말끝을 얼버무리며 사과를 했다.


진우는 그런 경호원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지 얼굴을 붉그락 푸르락거리며 고함을 질렀다.


반면 혜경의 입은 더욱 기쁨에 벌어지고 있었다. 절로 할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감사의 마음이 온몸을 짜릿하게 전율시키고 있었다.




한동안 치미는 화를 삭히지 못하고 식식거리던 진우는 날카로운 눈으로 경호원을 쏘아보았다.


이어 혜경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별안간 진우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자 혜경은 순간적으로 찔끔하며 목을 움추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진우는 화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만약에 내가 얘를 때리면 어쩔건데?... "




" 제가 막습니다.... "




" 호! 내게 덤비시겠다... "




" 아닙니다. 제가 감히 어떻게... 단지 제 몸으로 막는다는 말입니다. "




" 그말이 그말이잖아... 우와! 미치겠네.... "




경호원의 말에 진우는 펄펄 뛰었다. 그럴 수록 혜경의 기쁨은 더욱 커지고 있었다.


이제 진우를 겁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그런 생각에 절로 배시시 미소를 짓던 혜경은 진우와 눈이 마주치자 얼른 얼굴을 굳혔다.


그러나 미처 웃음을 전부 감추지는 못하는 혜경이었다.




" 그래! 아주 신이 났구나... 신이 났어... 그런다고 내가 널 혼내지 못할것같니?...




집에 가면 저녀석도 따라 들어오지 못하니... 어디 집에 가서도 그렇게 배시시거리는가 보자.."




" 오빠~~~~ "




혜경은 진우의 말에 갑자기 울쌍을 지었다. 그런것 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혜경이었다.


당황하기는 경호원도 마찬가지였다. 진우와 혜경이 집으로 들어가버리면 자신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허둥거리는 경호원이었다. 따라 들어갈 수도 없고 집안에서 일이 벌어진다면 할아버지의 명령을 어기는 것이 된다는 생각에서 였다.


그런 두사람의 표정에 조금 화가 풀리는 것을 느낀 진우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 까불고들 있어... 어쨋거나 지금 혜경이를 혼내면 저녀석이 가만 있지 않을거고....




할수 없네... 집에가서... 그나 저나 영감님은 또 왜그런다냐?... 하여튼 노망이야.. 노망.. )




진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직도 고민에 빠져있는 경호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고아로 운동신경이 놀랍게 발달된 아이였다. 할아버지께서 지원하는 고아원 중 하나에서 자란 명철은 특출한 운동신경으로 할아버지께 진우가 배운 전통무술을 같이 배웠었다.


진우보다 한살어린 명철은 어떻게 보면 진우보다 더욱 운동신경이 뛰어난 아이였다.




그래서 항상 진우와의 대련에서 일진 일퇴를 반복하고는 했다.


진우가 생각하기에 속 깊은 명철이 일부러 이길 수 있는 것을 양보하는 듯 했다.


언제나 형 같이 생각하라는 진우의 말에도 주종관계를 확실히하는 명철이었다. 


그런데다가 은퇴한 전 경호실장을 이어 젊은 나이에 경호실장에 올랐으니 실력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명철이었다. 그렇게 동생 같은 명철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자 진우는 쿡하고 웃음을 지었다.




" 알았다... 혼내지 않을테니 너무 고민하지마라... 이녀석은 무슨 말을 못해.... "




진우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문득 떠꺼머리들이 생각나 눈을 돌렸다.


목불인견의 참상이 두눈에 가득 들어왔다. 어디 한군데 성한 구석이 없는 모습의 놈들이 입에서는 신음을 내며 무릎을 꿇고 나란히 앉아있었다.


진우는 절로 나오는 한숨을 감출수 없었다. 되는 일이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 요즘 왜 이렇지... 전에 축제 때도 그렇고 또 스토커 사건 때도 그렇고... 오늘도...




도무지 스트레스를 해소할 길이 없잖아.... 이거 만만한 진호나 만져줘야하나?...




아니지 진호도 요즘은 건드릴수 없잖아.... 요녀석 공부 가르치는데 괜히 건드렸다가는... )




진우의 인상이 절로 구겨졌다. 이제 그렇게 염려하던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었다.


스토커 사건 때 일이 잘 안풀리자 명철을 비롯한 경호원들을 동원할까도 생각했다가 이런 후유증이 두려워 그만둔 진우였었는데... 이제는 자유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숨을 푹 쉬던 진우는 갑자기 안색이 확 바꿨다.




( 가만있자... 이거 큰일도 보통 큰 일 난게 아니잖아?... 명철과 저놈들이 경호한다면....




바람피우면 그것이 고스란히 영감님 귀에 들어가잖아.... 




그럼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성은과의 관계는 끝장이라는 말인데.... )




그런 생각에 진우는 명호를 바라보았다. 할아버지께서 아무리 자신들의 여자관계에 관대하다해도 처 이모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진우는 명철에게 다급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 할아버지께 받은 명령이 정확하게 뭐야?... 혜경이를 경호하라는 건 알겠는데 거기에 나까지 




포함되는거야?... "




" 예?... 설마 정말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으시겠죠?... 자신이 경호를 받아야 될 정도로 약하다는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으리라 여깁니다만... 저는 단지 아기씨만 경호하라는... "




" 그렇지?... 혜경이만 경호의 대상이 되는거지?... "




명철은 별 희안한 말 다 듣는다는 듯 진우에게 말을 했다.


그 말을 듣자 진우는 듣던 중 반가운 말이라는 듯 얼른 맞장구를 쳤다.


그런 진우를 명철과 혜경은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었다.




진우의 마음을 알길없는 두 사람이었다. 그렇게 일단 안심이 된 진우는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린후 조금은 괘씸한 혜경을 어떻게 혼내 줄까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혜경을 그냥 둘수는 없다는 것이 진우의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 진우였다.




( 내가 왜 이러지?...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는 일인데.... 설마!... 설마!... 아니겠지...




설마 내가 질투를... 세상에 어디 질투할데가 없어서 저녀석들을... )




그런 생각이 들자 진우는 엉망이 되어 있는 놈들과 혜경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속으로 아무리 그런 생각을 부인하려고 해도 솟구치는 질투심을 느끼자 진우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보아도 너무나 예쁜 혜경이었다.




그런 혜경이 다른 놈들과 정겹게 이야기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속에서 무엇인가가 울컥 솟아나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진우였다.


그런 것을 느끼자 진우는 망연자실 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아무리 부인해도 명백한 질투의 감정이었던 것이다.




그런 감정을 느끼자 진우는 자신이 한심해 지는것을 느끼며 이미 더이상 놀 기분이 아닌지라 조금 화난 눈초리를 혜경에게 보냈다.


진우의 눈초리에 혜경은 찔끔하며 목을 움추렸다.


진우는 그런 혜경의 그런 모습이 한편으로는 귀여우면서도 혜경의 말과 행동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질투의 감정을 삭힐수가 없었다.




" 혜경아! 그만 돌아가자... 그리고 명철아! 너는 저놈들 알아서 처리해... "




말을 마친 진우는 여전히 굳은 얼굴을 한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런 진우를 바라보다 명호에게 눈길을 던지던 혜경은 명철이 고개를 숙이자 자신도 가볍게 살짝 고개를 숙인 후 급히 진우를 따라갔다.




다리가 긴 진우가 성큼성큼 걸어가자 혜경은 버거운듯 부지런히 발을 놀려 진우를 따라가는 것이었다. 그런 두사람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명철은 고개를 설래설래 저었다.


그러나 명철은 금방 자신의 일을 생각하고는 천둥벌거숭이 같은 놈들을 감시하고 있는 부하직원에게 입을 열었다.




" 그놈들은 대강 훈계하고 보내줘.... 그리고 빨리 아기씨에게 따라붙어... "




" 알겠습니다.... "




부하 직원의 대답을 들은 명철은 급히 몸을 움직였다. 어디까지나 자신의 임무에 충실한 명철이었다.


이미 눈에서 벗어난 혜경과 진우였지만 명철은 그들이 어디로 갈지 잘 알고 있었던지라 그렇게 다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만일을 생각해서 명호는 서둘러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 후! 형님도 아기씨를 진정 사랑하시는구나... 형님이 질투의 감정을 보이다니....




다른 사람이 알면 기절할 일이야... 천하의 플레이보이가 말이야.... )




명철은 부지런히 걸음을 옮기면서 처음보는 진우의 질투섞인 대응에 약간 놀라고 있었다.


어릴때 부터 봐온 진우의 발자취로서는 도저히 상상할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명철은 혜경의 모습을 머리 속에 그려봤다.


그러자 진우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었다.




( 하긴 결혼도 생각없고 욕정이 치밀면 그런 곳에 가서 푸는 나도 아기씨를 보면....




형님은 어떻겠어... 그런데 아기씨는 왜 자꾸 일을 만드는 거지?... 피곤하게... )




아름다운 혜경을 떠올린 명철은 가슴이 따뜻해 지는 것을 느꼈다.


여자에 대해 담백한 명철로서도 너무나 매혹적인 혜경의 모습과 행동이었다.


그러나 명철은 금방 그런 혜경의 모습을 뇌리에서 지웠다.


자신이 넘보기에는 너무나 높은 곳에 있는 여인이라는 생각이 든 때문이었다. 물론 명철 혼자의 생각이지만.... 생각을 하면서도 빠르게 움직이던 명철은 어느새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미 알고 있는 진우의 차를 세워둔 장소를 바라보니 막 진우와 혜경이 차에 오르고 있었다.


진우는 여전히 화가난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런 진우를 바라보는 혜경은 주빗거리고 있었다.


그런 두사람의 모습을 보며 잠시 미소를 짓던 명철은 자신의 차로 다가갔다.


차에 올라타고는 잠시 기다리니 금방 부하직원이 헐레벌떡 다가와 차에 올랐다.




열심히 뛰어온듯 숨이 턱까지 차있는 직원에게 말을 건네려던 명철은 진우의 차가 출발하는 것을 보자 입을 다물고는 차를 몰아 따라갔다.


명철은 주위를 살피며 두사람이 부디 집으로 바로 가기를 속으로 바라고 있었다.


그래야 자신들이 조금이라도 편해지니까...




진우는 속이 부글부글 끓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거칠게 차를 몰고있었다.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참을 수없는 진우였다. 그렇다고 쪼잔해 보이기는 죽기보다 싫은 진우였기에 그런 자신의 심정을 애꿋은 차에 집어넣고 있었다.


계속 진우의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 못하는 혜경은 진우가 차를 거칠게 몰자 진우의 속마음을 읽을수 있었다. 




( 휴! 큰일났네... 오빠가 화가 많이 났는가보네... 힝! 어떡하지?...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




내가 애교를 떨면 화를 풀려나?... 오히려 더 화를 내면 어쩌지... )




혜경은 어찌할 바를 몰라 곁눈질로 진우의 눈치만 살필뿐 아무 말도 할수가 없었다.


그런 혜경의 태도를 주시하고 있던 진우는 더욱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진우는 혜경이 잘못을 빌며 평소처럼 애교를 부리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벌써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는데도 도무지 혜경의 입이 열릴 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요게 진짜 사과를 안하네... 진짜 한번 해보자는 거야, 뭐야... 사과하고 애교를 떨면 화를 풀려




고 했는데... 그래! 네가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끝까지 가는수 밖에... )




( 어휴! 진짜 큰일이네... 오빠의 얼굴이 도저히 풀리지 않으니.... 혜경이는 어쩌지...




그런데 그럴 수도 있는 일이잖아... 사람이 오랫만에 아는 사람을 만나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인데




뭐! 내가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크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이건 너무 하잖아.... 그러나 저러나 어쩌지... 눈 딱감고 애교를 부려봐?... )




몇번이고 시도하려다 그만두는 혜경이었다.


그렇게 망설이며 서로 대치하던 두사람은 결국 말을 꺼내지 못한체 집으로 돌아왔다.


한사람은 얼굴을 잔뜩 굳히고 또 한사람은 그런 사람의 눈치를 살피며...




" 아니! 벌써 들어오는거야?.... 왜! 재미가 없었어?... 이렇게 일찍 들어오.... "




너무나 일찍 들어오는 혜경과 진우를 보며 성미는 놀란 표정으로 말을 하다 심상치 않는 두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다 말끝을 흐렸다. 


그런 성미에게 진우는 가볍게 목례만 한체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생전 처음대하는 그런 진우의 태도에 성미는 놀라 방으로 들어가려는 혜경의 팔을 잡았다.




" 무슨 일이야?... 밖에서 너희들 싸웠니?... "




" 아니... 아무일도... "




" 거짓말 하지말고 바른대로 말해... 김서방이 저런 태도를 보인건 처음이야... 아무일도 없을리




없어... 빨리 말해... 싸웠니?... "




성미의 집요한 추궁에 처음에는 아니라고 발뺌을 하던 혜경은 급기야 왁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울음섞인 목소리로 더듬더듬 입을 열어 사건을 설명했다.


성미는 그런 혜경의 말을 끝까지 참을성있게 듣더니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 어휴! 이 철없는 것아!...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하여튼 몸만 컷지 아직 어린애라니까...




김서방이 화가 많이 났겠구나... 어떡한다... 너! 앞으로 행동에 조심해, 알았지! "




성미는 혜경을 야단치며 한편으로 진우의 맘을 어떻게 풀어주나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그런 성미의 마음 한구석에는 자신도 모르게 어떤 쾌감이 이는것을 느꼈다.


고소하다는 감정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성미는 자신도 모르게 흠짓했다.


딸의 불행을 즐거워하고 고소해하다니....




( 내가 미쳤지... 아무리 진우와 그렇고 그런 사이라지만... 어떻게 내가 그런 생각을...




그것도 딸을 상대로... 다시는 이런 생각을 말아야지... )




성미는 자신의 마음속 악마를 몰아내려는 듯 고개를 설래설래 저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미워졌다. 그러나 계속 솟구치는 쾌감은 어쩔수가 없는 성미였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을때 진우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씻으려는지 거실로 나와 욕실로 들어갔다.


그런 진우를 눈부신듯 바라보는 성미였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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