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험담

금촌리 설화(金村里 說話) - 1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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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촌리 설화(金村里 說話) - 11






한가위는 경상도에서 어떤 명절보다 첫손 꼽는 큰 명절이다. 


8월의 달이 둥근 모습으로 영글어 가자 마을 전체가 명절 분위기에 휩쓸렸다. 우선 외지로 나갔던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다시 찾았다. 명절을 맞느라 이곳을 떠나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집집마다 반가운 얼굴을 맞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추석빔을 자랑하거나 명절 음식을 장만하느라 부산했다.


우리집도 읍내의 야간 여상을 다니며 읍내에 기거하던 영숙 누나가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날, 그러니까 추석 이틀전에 아버지도 귀향해 우리집은 오랫만에 6인가족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아버지는 지난번 모내기 때 며칠 묵었다 떠났으므로 근 4개월만의 귀향이다.


우리집에서는 어른이 먼길을 떠나거나 오랫만에 돌아오면 큰절을 한다. 우리 4남매는 함께 큰절을 했고 아버지는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선물은 영자누나 것이 가장 알차 보였다. 조그만 트랜지스터 라디오였다. 


앞 못보는 누나가 바깥세상과 연결하는 유일한 길이 바로 라디오였다. 그런데 그동안 누나가 혼자 듣던 라디오는 나무상자에 코일을 감아 만든 구닥다리였다. 그 라디오는 방송도 제한되어 있어 다른 방송은 안방의 큰 라디오를 이용해야 했다. 


영숙, 영미누나는 다 새옷인데 영미누나는 자기 것이 "더 싸구려같다." 고 좀 토라졌다.


나는 운동화를 받았다. 지금껏 신던 검정운동화가 아니라 요즘 나이키 같은 신형 운동화였다. 호랑이표였는지 말표였는지 잘 기억이 안나지만 나도 그런 운동화를 신게된 것에 정말 감격했다. 그러나 너무 컸다.


"흥, 자기 아들 발 크기도 모르고 ......"


엄마가 괜히 옆에서 트집을 잡는듯 말하면서도 "앞에 신문지를 넣고 신으면 된다."고 했다. 나는 빨리 축구를 하고 싶었다.




"어무이 선물은요?"


누나중 누군가 묻자 아버지는 히죽 웃으며 "응, 나중에 따로 줄끼다." 라는데 엄마는 외면을 하고 "흥, 누가 선물 달락했나? 마음 떠나가 그깟 선물이 뭐라꼬 ......"라며 혼잣말처럼 틱틱거렸다.


그 전에는 그저 아버지란 사람은 원래 그런가보다 라는 식으로 생각하고 넘겨 버렸는데, 아무래도 아버지와 엄마 사이에는 감정의 벽, 혹은 엄마의 말처럼 마음이 떠나 있기 때문인가 라는 느낌도 들었다.


이런 느낌은 내가 빠구리를 알게 된 후 남녀간의 문제도 들여다 보게 되면서 새롭게 눈이 트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특히 아버지가 바로 우리 금촌리의 여인들인 병호 엄마나 효석 아재 아지메와도 빠구리를 한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아버지 엄마 사이에 어떤 문제가 있다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하여튼 몇달만에 아버지가 돌아오면서 우리집은 좀 활기가 넘치는듯 했다. 우리 4남매는 모두 선물을 다시 매만지며 서로 비교하는데 열중했고, 엄마는 틱틱거리면서도 저녁밥상에는 고등어자반과 계란두부 같은 특별반찬도 올라왔다.




저녁을 먹고 얼마후 아버지는 "인사하러 좀 돌아다녀야겠다." 며 집을 나섰다. 사실 뚱해 있는 엄마와 마주하고 있어도 별 재미가 없을 것이다.


아버지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데 마침 라디오에서는 9시연속극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요즘 엄마는 저녁 8시에 홍철이네 집에서 TV연속극을 보고 빨리 집에 와서 9시 라디오연속극을 듣는 것이 사는 재미중 하나였다. 이 연속극이 엄마의 하루 일과중 마지막이기도 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이 방송이 끝나는대로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엄마는 방에 없고 부엌에서 무슨 소리가 났다.




"어무이, 연속극 시작한다! "


부엌문을 덜컥 열고 소리치는데 엄마는 알몸으로 쪼그려 앉아 목욕을 하고 있었다. 가마솥에 물을 데워 양푼에 옮겨놓고 찬물을 섞어가며 몸을 씻는 것이다.


"알았다. 곧 갈끼다."


엄마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나는 잠시 문손잡이를 잡은 채 엄마의 뒷모습을 지켜 보았다. 


피부는 그을려 있고 허리도 두툼한데 엉덩이는 풍만했다. 물을 푸느라 몸이 움직이며 좀 늘어진 젖통이 조금 보였다. 


엄마의 알몸을 보는 내 느낌도 특별했다. 그전 같으면 그저 일상사의 한 단편일뿐이다. 그런데 빠구리를 경험하고 다양한 여인들을 안아보게 된 지금은 엄마도 새롭게 한 여인의 몸매로 보이며, 내가 경험한 다른 여인들과 비교까지 하게되는 것이다.


그런 변화에 스스로도 부끄러운 마음이 들며 나는 부엌문을 닫았다. 그런데 불쑥 새로운 깨달음이 머리를 쳤다.




아, 엄마는 오늘 아버지와 빠구리 준비를 하고 있구나! ...... 


이런 생각 역시 내가 빠구리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전에도 엄마는 한여름이 아니면 가끔 부엌에서 목욕을 할 때가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한번도 빠구리와 연관시키지 못했다.


아버지가 나그네처럼 가끔 집에 들려도 나는 항상 요만 따로 폈지, 아버지 엄마와 함께 안방에서 잤다. 그런데 나는 잠을 자면 "업어가도 모른다." 고 할만큼 항상 깊은 잠에 빠졌고, 아버지 엄마가 빠구리를 한다는 낌새조차 느낀 적이 없었다. 하기야 내가 경험하기 전까지는 아버지 엄마가 빠구리를 해서 우리를 낳게되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었으니까.


오늘은 한번 부모의 빠구리 장면을 지켜봐야겠다. --- 나는 그렇게 작정했다.


그런 생각을 하게되자 내가 직접 빠구리를 하는 것보다 더 마음이 울렁거리며 호기심이 발동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껏 남들이 지켜보는 중에 몇차례나 공연하듯이 빠구리를 했다. 하지만 다른 남녀가 하는 것을 본적은 한번도 없었다. 특히 내가 처음 보는 것이 아버지 엄마의 빠구리하는 모습이라니 ...... 


그런데 밤이 꽤 늦도록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고 엄마가 혼자 투덜거리는 소리도 똑똑히 들었다.


"지버릇 개 못준다카더이 오랫만에 와서도 우째 밖으로만 도노? ......"




두런두런 말소리와 무슨 몸이 움직이는듯한 소리도 들었다. 


아뿔사! ...... 그제서야 내가 잠이 들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신경을 곶추 세우고 있어 이렇게 다시 잠이 깼나보다. 보통 때는 거의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까지 오줌을 싼 경우가 아니면 자다 깨는 적이 없었다.


분명 밤은 깊었을테고 방의 불은 꺼져 있지만 한가위 전날의 달빛은 밝아 사물을 거의 식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잠이 깨었음에도 일어나기는커녕 고개를 돌릴 수도 없었다. 엄마나 아버지에게 내가 깨어 있다는 것을 알게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 빨리 까라! 얼마만인데 이래 뻗장만 놓노?"


"에그, 술냄새! ...... 저리 치우소. 할생각 있으마 일찍이나 올끼지, 지금이 몇시라꼬 ...... 새벽에 일어날 사람 갖고 ......"


말을 들어보니 아직 꼽고 있는 상태는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오랫만에 만난 부부가 빠구리를 하는데 왜 이런 승강이가 필요한 것인지 ......?




"뭐, 싫다꼬 ......? 몇달만에 만났는데도 서방 좆이 싫다꼬 ......? 어디 딴놈 좆으로 새참이라도 뭇나?"


"아이고, 말하는 꼬라지가 꼭 그따위로 ...... 내가 문광석이가? 지가 아무데나 휘두르이 남도 모두 그리 보이는 모양이제."


아버지나 엄마나 바로 옆에서 자는 나를 의식해서인지 말소리는 작았다. 


"그라마 빨리 까라! 당신도 내도 다 굶었다 아이가?"


"당신이 잘도 굶었겠다. 찜발이나 할마씨를 봐도 벌떡거리면서 ......"


"이사람이 와 이래 트집만 잡노? 자, 만지봐라. 다른데 썼다카마 이리 탱탱하겄나?"


"싫다카는데 와 이카는교? 할 맘이 있으마 일찍 들어올끼지 ......"


달빛이 밝아 나는 차마 고개를 그쪽으로 돌리지도 못했다. 그런데 지금도 아버지는 엄마 손을 끌어 자기 자지를 잡게 했고 엄마는 그것을 뿌리친 모양이다. 듣는 것만으로도 나는 킥킥 웃음이 나오려 했고 괜히 내 자지도 커지고 있었다.




"오야, 정 그라마 할 수 없제. 내 혼자 할끼다. 니는 안한다캤재? 그래도 몸은 바로 누버야 꼽을 것 아이가? 이거나 좀 들어라. 사루마다 걸렸다."


부스럭거리고 뒤척이는 소리로 짐작해 엄마의 팬티는 벗겨지고 바로 누운 모양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직 엄마 위에 몸을 올리지는 않았다.


"하기 싫다카면서 여기는 와 이리 축축하노? ...... 어, 물이 솔솔 더 나온다. 하기야 강순덕이 보지가 원래 샘물 아이가. 하아, 공알도 성이 나부맀네."


나는 아버지의 손놀림도 짐작이 갔다. 그러나 엄마는, 몸은 희롱을 당해도 마음의 문은 여전히 닫혀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가 뭐 송장이가? 그래 만지는데 물도 안나오게 ...... 힘세다꼬 그래봤자 내사 안할끼니 맘대로 해보소."


"그래. 당신이 정 그리 빼마 혼자 하지 뭐. 그라마 니는 찍소리도 내마 안된다이. 하지만 이거 ...... 다리는 좀 벌리라."




다시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날 때 나는 몸을 뒤척이는체 하며 옆으로 누웠다. 눈을 살짝 떠보니 잠자리가 산처럼 솟아있다. 이불을 덮은 채 아버지가 엄마와 몸을 겹쳤기 때문이다. 그 이불더미가 조금씩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박음질을 시작한 것이다.


살이 부딪치는 소리는 이불의 들썩거림에 가려 들리지 않았지만 잠시후 아버지는 이불을 걷어 버렸다. 


달빛을 받아 아버지의 벌거벗은 근육질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 아버지는 무릎으로 엄마의 허벅지를 좀 더 벌리게 한 후 다시 몸을 포갰다. 엄마는 윗옷은 입고 하반신만 벗겨진채 죽은 사람처럼 두팔을 늘어뜨리고 고개도 옆으로 돌리고 있다. 나와 반대쪽 벽을 향한 것은 다행이었다. 아니면 엄마와 나는 눈이 마주칠 수도 있었다.




이불이라는 장애물을 없애고 자세를 새롭게 잡자 아버지 엉덩이의 들썩거림도 속도가 한결 빨라졌다. 


칙! 칙! 칙! ...... 퍽! 퍽! 퍽! ...... 픅! 푹! 푹! ...... 살이 부딪는 소리는 조금씩 틀리게 났다. 나는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아버지는 찌르기의 속도와 깊이에 계속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이다.


하아! ...... 흐윽! ...... 흑! ...... 고개를 돌린 엄마의 입에서도 소리가 조금씩 다른 신음이 새어 나왔다/


"안한다카더이 와 이리 헐떡거리노?"


"흥. ...... 그래 우에서, 흐윽! ...... 눌러쌓는데 그럼, 흐윽! ...... 숨이 안 막히는감?" 


엄마는 아버지를 마주 보며 대답하면서도 신음을 멈추지 못했다.




"아! ...... 아! ...... 아악!"


속도가 점점 빨라지자 엄마의 입에서 점점 격한 신음이 나오다 끝내 아버지를 끌어 안으며 비명을 질렀다.


"어? 강복순이 소리 질렀나?"


아버지는 동작을 멈추고 엄마를 놀려댄다.


"아이, 이 심술첨지 ......! "


아버지는 꼬집힌 모양으로 몸을 한번 찔끔하더니 "허허 ......" 하고 웃고 나서 여전히 동작을 멈춘채 말했다.


"당신도 좋나? 더 박아줄까?"


엄마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라마 고만 할까?"


"맘대로 하소! 가뭄에 콩나듯, 그라면서도 꼭 생색낼라카는기 참말로 눈꼴시럽다."




엄마는 아버지를 감았던 손을 풀고 다시 축 늘어진척 했다. 달빛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입가에 스치는 웃음도 볼 수 있었다.


"오야, 그라마 내 혼자 하지."


아버지의 엉덩이는 다시 천천히 움직였다. 그 움직임이 점점 빨라지며 비슷한 상황이 재연됐다. 마침내 엄마가 "아악!" 하고 비명을 지르며 아버지를 끌어 안더니 이번에는 더 세게 꼬집는 것 같았다.


"아그, 이 밉쌀쟁이! ...... 아그, 이 악당!"


"좋나? ...... 더 해줄까?"


엄마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라마 내는 고마 할끼다."


아버지가 몸을 일으키는 시늉을 하는데 이번에는 엄마가 끌어안은 팔을 더 조였다.




"그 잘난 좆몽뎅이 가졌다꼬 꼭 이리 위세를 부려야 하나? ...... 사람 그만 놀리소."


"그라마 해돌라캐라. 당신이 서방을 이리 무시하니 그거락도 위세를 부려야지, 우짤끼고?"


아버지는 말투도 동작도 능글맞다고 할만 했다. 다시 박음질을 하다 엄마의 숨소리가 가빠지고 비명이 나올 즈음이면 동작을 멈추는 것이다.


"아아, 참말로 이칼래? 내로 말라 쥑일라카나? 빨리 하소오 ......"


엄마는 말소리는 작았지만 진짜 화가 났다는 심경을 표현하고 있었다.


"뭐를 하라꼬 ......? 당신은 안한다캤잖나? "


"아아, 사람 미치겠네! 하던 지랄 싸게 하란 말이다!"


엄마는 몸부림을 치며 아버지의 몸도 같이 흔들었다.




"그라마 옷부터 벗어라."


"아래는 벗기면서 위는 와 자기가 몬하노?"


"자꾸 말싸움만 할래?"


"아이고, 참말로 내가 몬산다!"


엄마는 결국 자기손으로 윗옷을 벗었다. 옷이랬자 적삼과 런닝셔츠 뿐이었다 


"젖도 좀 묵자. 당신이 성깔 부리는 바람에 순서도 틀맀잖나?"


"아아, 아파요! 좀 살살하소. ...... 잠 좀 자게 빨리 끝내소."


"뭐를 끝내 ......?"


"애그, 그 심술보를 내가 우짤끼고? 좆을 빨리 박아주소. 당신 보지에 ......"


엄마는 결국 두손을 들고 말았다. 


"진작 그럴끼지."


아버지는 이겼다는 기분 때문인지 이제 잘 돌아가는 기계처럼 박음질이 계속됐다.




"흐으 ...... 흐윽! ...... 흑! ...... 아아! ...... 아악!"


엄마는 소리를 참으려고 애쓰는듯 입속에 머물며 나던 소리가 한껏 줄였지만 결국 비명으로 터져 나왔다. 아버지의 엉덩이 움직임도 빨라지면서 질퍽거리는 소리가 엄마의 비명보다 더 크게 들렸다. 엄마는 두다리로 아버지를 휘감고 함께 엉덩이를 들썩거린다. 


"으아! ...... 아! ...... 아아!"


아버지도 소리를 질렀다. 그 얼굴이 일그러진 것으로 보아 나는 아버지가 사정중이라는 것을 알았다. 남자도 사정할 때 소리를 지르나? ...... 나로서는 처음 알게된 사실이었다.


아버지와 엄마의 질펀한 빠구리가 끝났다. 아까의 승강이와 말싸움은 이렇게 끝나고보니 양념 같았다. 남녀간의 빠구리란 그 전에 키스나 애무를 하는 것 말고도 이같은 실랑이나 장난도 필요할 것 같았다.


어떻든 처음 보는 부모의 빠구리판은 정말 대단했다. ...... 나는 자지에서 손을 떼었음에도 거의 사정할 정도로 흥분해 있었다.




또 무엇인가 부스럭거림과 말소리에 나는 잠이 깼다. 날은 거의 밝아가고 있었다.


"...... 좀 기다리소. 아무래도 싸겠다."


엄마는 알몸인 채 머리맡의 요강에 앉았다. 아직 잠이 덜깬듯 눈을 감고 있는데 "쏴 --- " 하며 세찬 오줌발소리가 들렸다. 이미 탱탱해 있던 내 자지는 그 소리를 들으며 혼자 끄덕거렸다. 평소 나와 함께 있을 때도 엄마는 요강에 오줌을 누지만 치마가 덮고있어 그런지 이렇게 큰 소리가 난적은 없었다.


요강에서 일어나 보지를 닦고 이불속으로 들어갈 때 나는 다시 눈을 살짝 뜨고 엄마를 지켜봤다. 옛날에는 비교할 줄을 몰랐는데 엄마의 보지털도 복순이만은 덜 하지만 꽤나 무성한 편이었다.


이제는 별 복잡한 절차 없이 아버지가 바로 자지를 꼽고 이불이 들썩거렸다. 


엄마의 신음이 조금씩 커지는데 아버지는 동작을 중단하고 엄마를 위로 올렸다. 이불은 더욱 크게 움직였고 엄마가 두차례나 쉬면서 다시 비명을 지르며 동작을 빨리 하자 아버지도 "으아! ...... 아아! ...... " 하고 소리를 질렀다. 




다시 잠이 깼을 때는 아버지 엄마의 이부자리는 다 걷혀 있었다. 


자다 두번이나 깬 바람에 나는 늦잠을 잔 것이다. 잠을 깨면 늘 그렇듯 자지는 탱탱해 있었는데 손을 대자 바로 어젯밤 내 잠을 깨웠던 장면들이 되살아 났다.


남의 빠구리 하는 장면, 그것도 바로 나의 아버지와 엄마가 빠구리 하는 것을 옆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은 나에게 또하나 놀라운 체험이었다. 


아침 밥상의 반찬은 어제보다 더 좋았다. 고깃국에 나물도 몇가지, 부뚜막 위에 늘 몇마리 걸려있던 굴비도 올라왔다. 엄마는 굴비살을 발라 아버지 앞으로 놓고 "객지에서 끼니는 제대로 챙겨 들었는교?" 라느니 몇마디 말도 걸었다. 곰살궂기도 하려니와 표정도 밝았다. 아버지는 덤덤하게 대답했다.


이것이 바로 어젯밤 두차례나 이 방에서 벌어졌던 빠구리 효과인 것이다. 그런데 당사자인 아버지와 엄마는 자식들 앞에서 시치미를 떼고 있다.


그런 모습이 얄밉거나 한 것은 아닌데 나는 불쑥 이런 생각을 했다. --- 빠구리를 한 사람은 얼굴에 뿔이 돋거나 한동안 파란색으로 되든 무슨 변화가 있다면 --- 그렇다면 아버지나 엄마도 저렇게 천연덕스럽지만은 못할 것이다.




킥! ...... 갑자기 웃음이 터지는 바람에 나는 입에 물었던 밥알이 튀어나오는 실수를 범했다.


"야가 와 이리 방정이고?"


놀라거나 얼굴을 찌푸린 가족을 대표해 엄마가 화를 내며 꾸중했다.


"아! ...... 갑자기 어제밤 꿈이 생각나서 ......"


아무도 더 이상 묻지 않는데 엄마만 여전히 험상궂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갑자기 심통이랄까, 나도 장난끼가 발동했다.


"누군가 어무이한데 달려들어갑고 어무이가 막 무섭다고 소리치고 울기에 내도 겁이 나서 어쩔줄 몰랐제. 그런데 꿈인기라."


아무도 나의 엉터리 꿈이야기에 대꾸하지 않았다. 그러나 각각의 반응을 나는 볼 수 있었다.




아버지는 머쓱한 표정으로 빙긋 웃고 만다. 


영자 누나도 얼굴을 붉히며 살짝 웃었다. 방정맞은 영미 누나가 "킥!" 하고 웃음을 터뜨리는데 영숙이 누나가 팔꿈치로 영미 누나를 찌르며 제지했다. 그런데 엄마만이 아무런 표정도 없이 밥 한숫가락을 떠서 넣고 다시 국 한숫가락을 보태 열심히 씹기만 한다.


가족들은 모두 지금 내가 말한 꿈의 상징적 의미를 알고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제각각 반응을 보이고 있건만, 끝내 흐트러지지 않는 엄마의 시치미는 내게 새로운 놀라움의 하나였다. 어젯밤뿐 아니라 그 전에도 우리 가족중 나만 빼놓고, 누나들은 아버지 엄마의 빠구리 행사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나도 이제 우리 가족이 모르는 비밀이 있다. 내가 그토록 빠구리를 많이 해왔다는 것을 상상도 못할 것이다. 다만 영자누나는 내가 서울띠기 아줌마와 빠구리한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도 한번으로 끝난줄 믿을 것이다. --- 나는 속으로 빙긋 웃었다.




명절은 즐겁다. 


우선 오랫만에 먹거리가 풍성하고 사람들의 얼굴도 밝다. 우리가족은 일찍 산소에 가서 차례를 잡숫고 아침을 먹은 후, 한동안 누나들과 어울려 공기놀이를 했다.


점심을 할아버지댁에서 먹은 후 영숙, 영미 누나와 나는 몇집을 돌아다녔다. 내가 5대 독자라 촌수가 가까운 친척은 없었지만, 종실을 비롯해 우리집과 왕래가 잦은 집에 엄마가 싸준 음식을 건네기도 하고 다른 집의 음식을 얻어 먹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중 절름거리며 앞서가는 한여인이 보였다. 걷는 폼새만으로도 그녀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바로 "청송띠기"다. 그녀는 오른쪽 다리를 심하게 절어 걸음을 뗄 때면 오른손으로 무릎을 받쳐 줘야 했다. 그런데 오늘은 아기를 업은데다 왼손에는 땔감인듯 꽤 무거워 보이는 나뭇단도 들어 걸음이 더욱 우스꽝스러웠다.




누나들 사이에서 나는 한 손으로 무릎을 짚는 그 걸음걸이를 흉내내며 흥얼거렸다.


"찜발아, 찜발아. 요 고개 넘으마 콩떡 한개 줄께. ......"


"그카지 마라."


영숙이 누나가 나를 치며 눈쌀을 찌푸렸다. 그런데 나의 장난끼에 웃던 영미 누나가 이의를 제기했다.


"괘않다. 저 여자 서방은 영자언니를 얼마나 놀렸다꼬 ......"


그 말도 맞다. "청송띠기" 남편인 영구는 내게 형뻘인데 심보가 못돼 동네 병신들만 보면 신이 나서 놀려댔고 영자누나가 마당에 나와 있으면 담밖에서조차 "봉사 봉사 떼봉사 아가리 딱딱 벌려라 ...... " 라고 흥얼거렸다. 나를 봐도 "야, 멍게좆! 오줌발은 잘 나가나?" 라고 놀려댔지,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그건 영구 오빠가 못된기지, 저 여자가 무슨 잘못이고? 불쌍한 사람을 동정은 몬할 망정 놀리는 짓은 참말로 비겁하고 못된 짓이다."


누나의 말이 옳고 나도 놀림 당한 일이 떠올라 흉내를 멈추었다. 그런데 막 모퉁이를 돌다 그녀와 마주쳤다. 짐이 무거워서 잠시 쉬는 모양인데 흉내를 내다 들켰다면 훨씬 무안할뻔 했다. 나는 당황해서 먼저 꾸벅 인사했다.


"영도데련, 어디 가는교?"


"집에요."


그녀가 먼저 말을 걸어왔고, 누나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알은 체를 하고 지나쳤다. 그러나 몇걸음 걷다 나는 뒤돌아섰다. 불편한 몸에 아기를 업고 짐까지 든 그녀를 놀린 것이 미안하기도 했다.




"아이, 혼자 할 수 있는데 ......"


내가 나뭇단을 번쩍 들자 그녀는 반색을 하면서도 사양했다. 꽤 묵직한데 "가입시더!" 라며 내가 앞장 섰다.


"명절날에 웬 나무를 했는교?"


"정규아범이 올 줄 알았제. 당장 내일 땔감이 없는기라. 남들은 다 휴가받아 오는데 지지리도 못나서 ......"


영구는 작년 봄에 결혼했는데 몇달 안되어 영장을 받고 군에 입대했고 얼마전에도 첫휴가를 나와 군복을 입고 뽐내듯 돌아다녔다. 그런데 이번 추석에는 휴가를 못얻은 모양이다.


그녀에게 더욱 동정이 갔다. 군에 간 이 마을 청년중에 이번 명절에 꽤 많이 휴가를 나왔건만 남편을 못본 것 말고도 그녀는 사실 무척 불쌍한 여자였다.




나는 그녀에 대해 퍽 많이 알고 있다. 이름은 탁송자, 나이는 19살이다.


성이 희성인데다 그녀 엄마가 버섯을 따러 갔다가 소나무숲에서 낳았기 때문에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는 내력까지 알고 있다. 더구나 그녀가 금촌리로 시집오면서 유난히 화제가 분분해 어른들의 입에 오르내린 이야기들을 나도 많이 얻어 들었다.


우선 그녀는 화전민 출신이다. 나는 화전민이라는 말도 그녀가 시집옴으로써 처음 알게 되었다. "청송띠기" 라지만 그녀의 집은 버스를 타는데만 한시간 이상을 걸어야 하는 주왕산 중턱의 오지며 딱 3가구가 산에 불을 놓아 밭으로 개간해 농사를 짓는다는 것이다. 


그녀는 다리를 심하게 저는 것 말고도 사팔뜨기에 살짝곰보였다. 얼굴을 보면 맹하게 보이고, 걷는 것을 보면 더 끔찍하다. 그런 그녀가 시집을 갔다는 것이 애초부터 비극성을 갖고 있었다. 새로운 삶의 터전인 시집도 조건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우선 영구네 집은 금촌리에서도 찢어지게 가난한 집중 하나였다. 


영구는 게을러 빠졌고 그 주제에 가끔 술주정이나 싸움질을 하는 망나니였다. 사람들이 더욱 혀를 차는 것은 그의 엄마 때문이었다.


영구 엄마는 별명이 "혹부리 아지매"다. 왼쪽 이마에서 거의 귀쪽까지 선지덩어리 같은 혹이 매달려 있었다. 더러 사람들은 그 혹을 "심술보"라고도 하는데 정말 영구엄마는 심술덩어리였다. 매사에 트집을 잡고 심술을 부려 마을에서도 인심을 잃었다. 일찍 과부가 되어 남매만 데리고 사는데 딸도 그런 엄마와 동생이 싫다고 몇년전부터 공장에 취직해 거의 집에는 들르지 않는다. 


영구 엄마는 여자인데도 술과 화투를 좋아했다. 그런 소문들은 이웃마을까지 퍼져 영구가 어디서 여자를 훔쳐오기라도 하지 않는 한 장가도 못들 처지였다.




그런데 이런 조건들이 혼사를 쉽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탁송자의 아버지가 약초와 산나물을 팔러 읍내 장날에 왔는데 혹부리 영구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다 어떻게 뽕짝이 맞은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이제 다 자란 딸이 입이라도 덜어 줬으면 했고, 영구 엄마는 그저 치마만 둘렀다면 아들과 짝을 지어줘야 될 입장이었다.


그래서 18살짜리 탁송자가 꽃가마는커녕 보따리 하나만 든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금촌리에 들어섰을 때 사람들은 그녀의 용모나 행색에 놀랐지만, 영구의 색시가 된다는 점에는 혀를 차며 동정의 말들을 나누었다.


영구 엄마는 며느리를 봤다고 농사나 집안일에 손하나 까딱하지 않았고, 몸도 불편한 송자에게 다 떠넘겨버렸다. 다리를 절지만 그녀는 힘이 좋았고 일도 억척스레 잘했다. 자기네 땅이야 손바닥만 해 남의 집 품앗이까지 하면서 3식구의 생계도 거의 그녀가 꾸려가는 셈이었다.




그래도 심술보 영구 엄마는 "음식과 색을 너무 밝힌다." 고 며느리 험담을 입에 달고 다녔다. 영구는 결혼한지 몇달만에 영장을 받고 입대했다. 그가 군에 가 있는동안 영자는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았다.


마을사람들은 그녀에 대해 시어머니와 견해가 달랐다. 


"생긴 것과 달리 복덩이며, 심술보 시어머니 밑에서 불평 하나 없이 집안을 꾸려가는 것 보면 참 신통하고 심성고 곱다." 는 칭찬도 나왔다.


가끔 동네 아낙들이 "살기 힘들지 않느냐?" 고 물으면, 먼산을 보는듯 사팔뜨기 눈에 웃음을 지으며 "꽁보리밥이라도 세끼 밥을 먹을 수 있고, 말을 나눌 동네사람도 많아 산에서 살때보다는 좋다." 고 말하기도 했다.


마을사람들은 그런 그녀에게 동정심이 발동해 가끔 밥이나 먹거리를 심술보 아지매 모르게 주기도 했는데 그러면 그녀는 허겁지겁 먹어댔다.




그녀가 아기를 낳고 얼마후 엄마는 행상에서 돌아오며 돼지족 일습을 사와 "청송띠기 갖다 주라." 고 내게 심부름을 시켰다.


"이거 고아무마 젖 많이 나온다꼬 어무이가 갖다주라캤어요."


그녀는 역시 먼산을 보는 얼굴로 "고맙다." 고 했다. 그런데 막 나오는 길에 혹부리 아지매와 마주쳤다.


"영도가 웬일이고?" 


"어무이가 청송띠기 갖다 주라꼬 ......"


그때 그녀가 방문을 열고 말했다.


"쟈가 돼지족발을 가 왔심더."


역시 "심술보"다. 그녀는 선물을 제대로 보기도 전에 우리 둘을 싸잡아 야단쳤다.


"쟈가 뭐꼬? 장가 안간 시동생은 데련님이라 카라꼬 안했나? 못배운 것은 참 ...... 니도 형 색시는 택호가 아니라 형수라 부르는기다."


그 후 그녀는 길에서라도 나와 마주치면 "영도데련, 어디 가는교?" 라고 말을 걸기도 했다.




"영도데련! 잠깐 있으소!"


내가 나뭇단을 내려놓고 돌아나오려 하자 그녀는 아기를 업은 채 거의 한발로 깨금발을 뛰다시피 하며 내 옷깃을 잡았다.


"이래 고맙게 하고 그냥 가마 우해요? 뭐라도 좀 들고가소. 수정과? ...... 약과? ......"


그녀가 너무 사정하는 투라 뿌리치고 나오기가 오히려 미안할 지경이다.


"그라마 아무거나 주이소? 집에서 했는교?"


"아이라. 우리집은 아들 안왔다꼬 아무 것도 안하고 얻어묵기만 했제."


그녀는 약과와 강정 몇개를 그릇에 담아 왔다. 이런 음식은 오늘 실컷 먹은터라 나는 마루에 걸터앉아 인사치례로 강정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때 업힌 아기가 잠을 깼는지 울어대기 시작했다.




"알았다. 알았다. 니도 달라꼬 ......? 배도 고플끼다."


그녀는 포대기를 풀어 안더니 앞섶을 열고 젖을 꺼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얼굴이나 절름거리는 다리와 달리 저토록 탐스런 젖통을 갖고 있다니 ...... 그녀는 얼굴은 물론, 목덜미와 가슴팍까지 거의 검은색으로 그을려 있는데 젖통은 연분홍색이면서 푸른 심줄이 드러나도록 터질듯이 부풀어 있었다. 


그녀는 내가 앞에 있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고 손바닥으로 젖통을 문질렀다. 


손바닥을 떼자 아기 입에 물리기도 전에 젖꼭지에서는 흰 젖이 몇방울 흘러 나왔다. 젖을 물자 아기는 입을 오물대며 빠는데 목으로 넘어가는 소리도 들렸다. 나도 침을 꿀꺽 삼켰다.




"뭘 그리 정신 놓고 보노? 데련도 젖 묵고 싶은교?"


나는 좀 창피했다. 하지만 눈을 쉽게 뗄수가 없었다. 최근까지도 나는 엄마의 젖을 빨아 왔지만 그것은 빈젖이었다. 진짜 젖은 언제 어떻게 먹었는지 전혀 기억도 없다. 그런데 진짜 젖이 나오는 그녀의 젖통뿐 아니라 젖을 먹이는 그녀의 모습 자체가 너무 아름답게 보였다.


"야가 또 멈추네. 이짜도 있는데 ...... "


그녀는 아기를 바꾸어 안고 새 젖통을 꺼내 역시 손바닥으로 몇차례 문지른 후 입에 물렸다. 그러나 아기는 젖을 빨지 않았다. 그녀는 톡톡 아기의 뺨을 때리건만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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