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험담

그녀의 사랑 - 21부

본문

이제 이 글의 막을 내리려 합니다.


그 동안 내가 현숙씨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종합해서 내 나름대로의 살을 붙여


이 글을 썼읍니다.


현재도 진행형이고, 앞으로도 영원히 이 사이가 유지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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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정수씨가 나에게 줘서 읽어본 나를 주인공으로 해서 쓴 글 ‘5살 연상의 그녀’를


읽으면서 참 마음이 복잡했다.


왜 나의 이야기를 글로 올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을까? 그것도 야설 사이트에..


나의 음부가 많은 사람 앞에 까발려지는 것 같아 화도 많이 났고, 또 이 남자에게


이런 면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많이 놀라기도 하고..


물론 그 이야기가 전부 사실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줄거리나 많은 부분들이 사실이었으니까


나를 아는 사람이 그 글을 보았다면 아마, 나를 상상하지 않을까?


아니, 상상뿐 아니라 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처음에 내 가게에 내려왔을 때, 참 인상이 깊었다.


나이는 서른 중반쯤 보였는데, 얼굴이 아주 어리게 보였다.


별로 세상걱정을 안 하고 산 사람같이 보였다고나 할까?


내가 아주 마음에 드는 지 황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듯 했다.


그런 표정에 잠시 내 마음이 좀 울렁거리기는 했다.


나는 온갖 일을 다 겪으면서 살았는데, 이 남자는 아주 순조롭게 살아온 모양이지?




사실 정수씨를 처음 만났을 때, 이 남자의 애인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나보다 나이도 많이 어리게 보이는데다가, 그 당시 아무리 수철씨가 나를 힘들게 해도


난 수철씨의 여자였으니까..


사실 내 가게에 술 마시러 오는 손님들 중에 나보다 나이가 어린 남자에게는 존대말을


잘 하지 않았고, 동생처럼 대했다.


하지만, 그 이후 정수씨가 내 가게에 단골로 다니며 나랑 친해질 때 까지도 정수씨에게는


반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생각해도 참 이상한 일이었다.


뭔가 내가 함부로 대하면 안될 사람이라고 느껴서가 아닐까?




그리고, 지난 번 글에서도 나타났듯이 가게에서 나로 인해 일어난 정수씨와


젊은 사람들과의 싸움에서 정수씨가 내 마음 속으로 깊이 들어왔다.


마냥 순한 사람으로 봤는데, 남자는 남자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듬직하게 보였다.


나 때문에 정수씨는 전치 2주에 해당하는 부상을 입었는데, 나는 정수씨 덕분에 수모를


적게 받았다.


그 일이 다 끝나고 나서야 수철씨가 가게로 왔다.


정말 필요할 때 수철씨는 내 곁에 없었고, 정수씨가 내 옆에서 나를 도와 주었다.


물론 일부러 그렇게 된 것은 아니지만..


수철씨가 정수씨를 불러 두 사람이 같이 맥주를 마시게 되었는데,


(아마, 고맙다는 수철씨 마음의 표현이 아닐까?)


그 자리에서 수철씨가 정수씨를 보고 나를 자기의 안 사람이라고 이야길 했다.


나도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좀 억울했다.


다른 손님들에게 자신의 부인이라고 이야기할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그날 이후로 의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정수씨에게 잘 보이고 싶었다.


흐트러진 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고나 할까?


이렇게 슬 장사를 하고 살아도 의연하게 산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를 술 장사나 하는 그렇고 그런 여자라고 생각할까 싶어서..




그리고, 하루는 내 가게에 술 마시러 온 정수씨에게 지난 번 일로 고맙다고 시간 있으면


밖에 나가서 술 한잔 대접하고 싶다고 하니까 그렇게 하자고 해서 그 날은 가게 문을


일찍 닫고 정수씨와 같이 친구가 하는 곱창 집에 가서 술을 같이 마시고 있는데,


수철씨가 뒤따라와서 난폭하게 곱창 냄비를 정수씨의 무릎에 뒤엎고, 내 머리채를 낚아채서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갔다.


이 사람이 이렇게 난폭한 사람이었나 할 정도로 나를 함부로 다뤘다.


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정도의 행동을 내게 했다.


나를 발가 벗겨서 유방을 난폭하게 주물럭거린다든지 보지 속에 손가락을 집어 넣고


후벼 판다든지.. 너무 서슬이 시퍼래서 반항도 하지 못했다.


정말 죽고 싶었다.


애인이 내 남편보다 더 심하게 나를 다루는구나..


한편으로는 이젠 정말 이 남자를 떠나야 하겠구나 하고 마음을 굳혔다.




나중에 수철씨의 입을 통해 들은 이야기로는 가게에 오니까 문을 닫을 시간도 아닌데,


가게 문은 닫혀 있었고, 혹시 내가 딴 짓을 하고 있나 싶어서 한번씩 내가 여자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는 내 친구집으로 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정수씨와 마주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나를 보고 이성을 잃었다고 했다.




그런 일이 있고 난 이후에 정수씨는 한동안 가게에 오지 않았다.


나를 보고 실망을 많이 했겠지..


그날 수철씨가 내 머리채를 끌고 간 날, 친구인 곱창 집 여자가 정수씨에게 수철씨가


내 남편이 아니라고 말을 했으니 얼마나 나를 부도덕한 여자로 봤을까?




하루는 정수씨가 내 가게로 술을 마시러 왔는데, 찬바람이 쌩쌩 부는 게 정말 사람이


다르게 보였다.


항상 온화하기 만한 사람이 그러니까 내 마음이 많이 아팠다.


그 날 술을 마시는 정수씨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빈 맥주잔에 술만 채우며


앉아 있었다.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신 정수씨가 날보고 같이 나가서 술을 한잔 하자고 했다.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정수씨를 따라간 곳이 예전에 다니던 카바레가 있던 H동 이었고, 그 곳 술집에서


정수씨와 같이 술을 마셨는데, 그 날 나도 술을 꽤 많이 마셨다.


그리고, 그 술집에서 정수씨가 술에 취해 내 몸을 함부로 만졌다.


정말 슬펐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수철씨를 포함해서) 정수씨에게 이런 대접은 받기 싫었다.


그런 사람과 정수씨는 다르다고 생각했으니까..


진수씨나 수철씨나 나는 어두운 곳을 알고 있다면 정수씨는 밝은 곳만 알고 있는


사람 같았다.




그리고, 그 술집을 나와서 정수씨가 나를 데리고 간 곳이 부근에 있는 여관이었다.


꼭 그렇게 나를 대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는 심정으로 정수씨를 따라 여관으로


따라 들어갔다.


정수씨는 자기 글에서 처음 나와 여관에 갔을 때 나를 범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술이 잔뜩 취한 와중에서도 나를 가졌다.


그리고, 정수씨는 잠에 곯아 떨어졌고, 나는 참담한 심정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 날, 남편이 새벽에 들어오는 나를 보고 매우 화가 나서 나를 못살게 굴었지만,


보통 때와는 달리 남편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남편이 하는 대로 당하기만 했다.




그 이후, 정수씨는 내게 적극적으로 대시를 했고, 나는 나이차이를 이유로 피하기만 했다.


그 당시 정수씨는 나보다 나이가 다섯 살 적은 서른 여덟이었다.


나는 마흔 셋이었고..


정말 정수씨에게 자신이 없었다.


지금까지 어떤 남자라도 자신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정수씨 만큼은 자신이 없었다.


정수씨는 내가 아는 세상에서 비켜나서 사는 것 같았다.


그렇게 마음을 정하지 못하면서도 정수씨를 내 몸에 받아 들였다.


그리고, 수철씨도 거절하지 못하고 내 몸에 받아 들였다.


두 남자를 한 몸에 받아 들이는 내 처지가 한심스러웠다.


도저히 이렇게는 살수가 없었다.


정수씨든 수철씨든 어느 한 사람을 정리해야만 했다.




수철씨가 점점 나와 정수씨와의 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자신도 뭔가 느끼는 게 있었으리라..


그러던 어느 날, 수철씨가 불러서 나갔다가 또 수철씨에게 치욕스러운 일을 당했다.


나와 정수씨와의 관계를 의심해서..


그 순간 그 자리에서 이 피곤한 인생을 끝내고 싶었다.


그래! 같이 죽자.


모든 것을 포기하는 심정으로 수철씨에게 달라 들었다.


수철씨도 그런 내가 섬찟했던지 그냥 나를 보내주었다.


이젠 정수씨의 진심을 받아들이리라.. 그렇게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비록 내가 정수씨 보다 나이가 다섯 살이나 많지만, 내 모든 것을 다 바쳐 사랑하리라.


지금까지 진수씨를 알고 수철씨를 알고 지내면서 어쩌면 그 사람들이 나를 사랑했지..


내가 그 사람들을 그렇게 사랑한 건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정수씨는 내가 사랑하고 싶었다.




그리고, 정수씨에게 이야기를 했다.


아무래도 술집을 그만 두어야겠다고..


정수씨는 대찬성이었다.


그래서 가게를 내 친구에게 넘기고, 한번씩 정수씨가 술 마시러 오거든 나대신 잘해주라고


친구에게 부탁까지 해놓았는데, 내 친구가 정수씨를 넘보고 있었을 줄이야..


물론 그 친구는 나와 정수씨 사이를 모르고 있었다.


그 친구에게 가게를 넘기고 잔금을 받으러 찾아 갔었는데, 그 자리에서 그 친구에게


듣지 말아야 할 소리를 듣게 됐다.


정수씨와 내 친구가 몸을 섞은 이야기를…


정수씨에게 화가 나기 보다도 자신이 없는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그리고, 내가 정수씨에게 만나자고 연락을 해서 만난 자리에서 정수씨에게 푸념 비슷한


말을 했고, 정수씨는 앞으로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약속을 했다.


그리고는 바로 정수씨에게 마음을 풀었다.




지난 번의 그 글에서는 정수씨가 한번 더 그런 일이 있었다고 말을 했지만,


두 번 다시 그런 일은 없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남편이외에 첫 번째 남자인 진수씨는 나보다 나이가 열한 살 많았고,


두 번째 남자인 수철씨는 나랑 동갑이었으며,


세 번째 남자인 정수씨는 나이가 나보다 다섯 살 어렸다.


아이러니칼하게 내가 사랑하는 남자는 갈수록 나이가 어려지는지.. 이것도 내 팔자인가?




그래도, 그 남자들 중에 나이가 가장 어린 정수씨가 가장 이해심이 깊었다.


정수씨가 일일이 나를 간섭하지 않았고, 내가 딴 짓을 하지 못하도록 내 마음을 붙들어


매어 놓은 게 아닌지..


정수씨가 나에게 ‘나그네의 외투’ 이야기를 자주 말한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그 이야기를..


아무리 강한 바람이 불어도 나그네가 입고 있는 외투를 벗기지 못하지만,


대신 햇빛은 나그네의 외투를 아주 쉽게 벗긴다고..


수철씨는 바람같이 강하게 나를 잡으려 했지만, 정수씨는 햇볕의 따뜻함으로 나의 마음을


벗겼다.




아직 나의 일을 정수씨에게 숨긴 것도 없었고, 또 정수씨도 그런 나를 온전하게


믿어 주었다.


진수씨의 이야기도 정수씨에게 했고, 수철씨의 이야기도 정수씨에게 했다.


남편과의 이야기는 말할 것도 없고..


어떻게 보면 남자에게 아주 화가 날 일인데도, 정수씨는 나를 완전하게 이해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나에게 하는 말이 당신과 한번 같이 살아 보았으면 좋겠다고..


또, 당신을 내 옆에 묻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었다.


내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다고 한 것은 이미 그렇게 했고..


(남편이 없을 때, 정수씨가 우리 집에 와서 식사를 했었다. 이 이야기 또한, 정수씨의 글인


‘그녀의 초대’에서 나타나 있고..)


나와 같이 하룻밤을 지내고 싶다고 한 것도 얼마 전에 일박 이일로 지리산에 여행을 하면서 이루어졌다.


(이 이야기 역시 정수씨의 글 ‘그녀와 둘만의 여행’에 나타나 있고..)




정수씨 역시 가정생활이 정상적이지는 않았다.


부인과 잠자리를 거의 하지 않을 정도라고 하니..


그래서, 그 빈틈을 내가 파고들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나 역시 남편과 잠자리를 할 수가 없다.


남편이 얼마 전에 허리를 다쳐서 그 일을 하지 못한다.


그러고 보면, 정수씨와 내가 온전한 부부관계를 가지고 있다. 같이 살지 않을 뿐이지..




참, 정수씨와 둘이서 같이 술을 마셔 서로 많이 취했을 때 나에게 물었다.


“진수씨와 수철씨 중에 누가 당신을 여자로 만든 것 같아요?”


내가 술이 많이 취한 와중에서도 황당했다. 자기 여자에게 전 남자들의 이야기를


물어 보다니..


“그걸 알고 싶어요?”


“당신 몸은 훈련이 잘되어 있고 정돈이 잘되어 있어요.. 여자의 몸은 남자에게 어떻게


훈련을 받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지요.”


나도 술이 많이 취해있던 상황이라 솔직하게 대답을 했다.


“수철씨 였어요.. 근데, 오늘은 내가 답변을 했지만, 두 번 다시 그런 걸 물어보지 말아요.”


“알았어요..”


그래도, 거기에다가 정수씨를 비교하라고 하지 않으니 다행이었다.


사실 정수씨는 앞의 두 남자.. 진수씨와 수철씨와는 많이 다르다.


진수씨는 수철씨나 정수씨보다는 기교나 힘이 떨어지는 편이고,


수철씨가 삽입위주의 힘으로 하는 섹스라면, 정수씨는 사전 애무를 아주 좋아한다.


예전에 젊었을 때는 수철씨 같은 남자가 남자다워 보이고 좋았지만, 지금 나이가 들어서는


정수씨 같이 부드러운 남자가 좋다.




정수씨를 만나고 나서 내가 달라진 게 있다면, 내가 예전과는 달리 남편에게 잘한다는


것이다.


물론 정수씨를 만나면서 남편에게 미안한 것도 있지만, 정수씨도 나를 만날 때마다


남편에게 잘하라고 말한다.


자기 역시 마누라에게 잘할 테니..


나도 정수씨의 부인에게 마음을 써준다. 정수씨에게 그렇게 코치를 하고..


세상사람들은 우리를 이해하지 못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두 사람은 그렇게 마음이 편하고 좋을 수가 없다.


서로의 가정을 온전하게 지키면서 또, 서로의 가정이 진심으로 잘되기를 바라면서


우리의 사랑도 완전해지기를 바라며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변함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혹시, 정수씨와 내가 죽기 전에 같이 살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물론 일부러 그러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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